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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신재욱과 이택현이 동시에 출격한 순간.
한국의 축구팬들은 미친 듯 열광했다.
└우어어어억!!!!! 뭐야?????? 왜 둘 다 나와? 이거 진짜야??? 한국인 두 명이 바이에른 뮌헨에서 동시에 출격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세상 오래 살다 보니까 별일이 다 있네ㅋㅋㅋㅋㅋ 만 17살짜리 한국인들이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걸 볼 줄이야ㅋㅋㅋㅋㅋ
└이건 너무 놀라운데?;;;;;;;;; 생각할수록 놀랍네? 진짜 뭐야ㅋㅋㅋㅋㅋㅋ 신재욱은 그나마 저번 경기에서도 2골이나 넣었으니까 기회 받을 것 같았는데, 이택현은 또 뭐야ㅋㅋㅋㅋㅋㅋ
└이택현도 천재였어. U―20 월드컵에는 안 뽑혔었지만,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신재욱이랑 똑같이 월장해서 뛰던 애야. 이번에 1군도 같이 올라간 거고.
└와 이택현은 충격이네ㅋㅋㅋㅋ 바이에른 뮌헨에 잘하는 공격수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택현이 거길 뚫고 나오네?
└다들 잘 봐둬…… 저들이 한국축구의 미래들이야…… 저들의 몸짓 하나하나는 전부 기억해둘 가치가 있어…….
└위에 ㅂㅅ아 오그라드는 말 하지 말고 응원이나 해.
└역사에 남을 레전드 경기다!!!! 이렇게 된 거 신재욱이랑 이택현 모두 골 넣어서 진짜 레전드 경기 만들자!!!!!!!
그리고 경기장에 있던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도 신재욱과 이택현에게 커다란 함성을 보내줬다.
팀의 유망주들을 향한 응원의 함성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 신재욱의 슬라이딩 태클은 역시 날카롭네요!
부지런히 뛰어다니던 신재욱이 기어코 상대의 수비진에서 공을 뺏어냈다.
하노버 96의 중앙수비수 크리스티안 슐츠가 여유롭게 탈압박을 시도하려던 타이밍에 슬라이딩 태클을 하며 뺏어낸 것이었다.
방심한 상대의 심리를 노린 태클이 완벽하게 통해버린 지금.
슬라이딩 태클을 하느라 바닥에 미끄러진 상태인 신재욱은 누운 상태 그대로 발을 뻗었다.
이어서 발바닥을 이용해 공을 툭― 밀었다.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이택현의 바로 앞 공간에 밀어 넣은 패스였다.
그리고.
이택현은 굴러온 공을 향해 다리를 강하게 휘둘렀다.
퍼어엉!
커다란 타격음.
그와 동시에 엄청난 속도로 뻗어져 나간 공이 골대 안으로 파고들었다.
철썩!
하노버 96의 골망이 크게 흔들렸다.
― 우와아아아아아! 이택현입니다! 이택현 선수가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터트렸습니다!
― 신재욱 선수가 만들어준 기회를 이택현 선수가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습니다! 어린 한국 선수들이 만들어낸 골입니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순간이네요!
경기장에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펼쳐지는 경기였기 때문에 관중들이 내뿜는 함성은 FC 뉘른베르크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했다.
“택현아, 축하한다.”
신재욱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기뻐하고 있는 이택현을 축하했다.
이어서 다른 동료들도 이택현을 둘러싼 채 데뷔골을 격하게 축하해주기 시작했다.
“으하하하! 한국에서 온 괴물들이 아주 다 해 먹네! 야! 너희들 솔직히 말해봐! 나이 속인 거 아니야? 어떻게 17살들이 분데스리가에서 이렇게 잘할 수가 있어?”
“택현! 데뷔골 축하해! 저번엔 재욱이 넣더니, 이번 경기엔 네가 넣었네!”
“완벽한 슛이었어! 어? 근데 설마 지금 우는 거야? 이봐 친구들! 여기 이택현 골 넣고 운다!”
“한 골 넣고 울면 어떡해? 한 3골은 넣고 울어야지!”
“크하핫! 택현! 멋진 남자는 이 정도로 울면 안 돼!”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장난을 치며 이택현의 골을 축하해줬고.
이택현은 얼굴에 흐르는 물을 재빨리 닦아내며 소리쳤다.
“울긴 누가 울었다고 그래요? 저 이 정도로 안 웁니다! 100골을 넣어도 안 운다고요!”
같은 시각.
이택현이 골을 넣은 장면을 본 한국 축구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우와;;;;;;;;;;;; 뭐냐;;;ㅋㅋ;;;;;;; 신재욱 어시스트에 이택현 골이 오네?;;;;ㅋㅋㅋ;;;;;;
└이택현 슈팅 왜 저렇게 좋아? 난 무슨 대포알 나가는 줄 알았어ㄷㄷㄷ
└이택현 진짜 대단하네;;;; 데뷔전이라 떨릴 만도 한데 그걸 다이렉트로 때려서 골을 넣어 버리네;;;;
└근데 신재욱은 어떻게 거기서 슬라이딩 태클을 해서 공을 뺏을 생각을 하냐?ㅋㅋㅋㅋㅋ 미친놈 아니야?ㅋㅋㅋ
└저거 원래 신재욱이 잘하는 거야ㅋㅋㅋㅋ 슬라이딩 태클은 월클 수비수들한테도 안 밀리는 듯ㅋㅋㅋㅋ
└하노버 센터백 개불쌍해ㅋㅋㅋㅋㅋ 방심하다가 개털렸어ㅋㅋㅋㅋㅋ
└아마 경기 끝나면 감독한테 싸대기 맞지 않을까?ㅋㅋㅋ 그러게 그냥 안전하게 하지, 왜 신재욱을 제치려고 까불어?
└태클을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겠지ㅋㅋㅋㅋ 근데 난 태클도 놀라운데, 신재욱이 누워서 발바닥으로 패스 넣는 거 보고 지렸잖아ㅋㅋㅋㅋ 발바닥으로 툭 밀어주는데 그냥 킬패스 돼버림ㅋㅋㅋㅋ
└대박이네 진짜ㄷㄷ 신재욱이랑 이택현 둘 다 이대로 쑥쑥 컸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
“이야… 발바닥 패스…이게 되네?”
도움을 기록한 신재욱은 최근에 성장한 특성을 바라보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최고급 패스 컨트롤]
[등급] A
[효과] 패스의 정확도가 대단히 높아집니다. 또한, 패스의 강약 조절이 더 편해집니다.
* * *
이택현의 골로 5 대 0 스코어가 된 이후.
바이에른 뮌헨은 계속해서 적극적인 공세를 이어갔다.
놀라운 건 크게 밀리고 있는 하노버 96이 계속해서 바이에른 뮌헨과 맞불을 놓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때, 신재욱은 상대의 움직임을 보며 진한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든 한 골은 넣고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건가?’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신재욱에겐 수많은 경기를 치러온 경험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같은 하노버 96의 플레이는 신재욱이 바라던 것이었다.
‘이렇게 나와주면 나야 좋지.’
적극적으로 골을 노리는 상대는 수비가 약해질 수밖에 없고.
신재욱은 그런 수비진을 뚫어내고 공격포인트를 기록할 생각이었으니까.
― 아! 아쉽습니다! 하노버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하고 있지만, 날카로움이 떨어지네요!
― 조금 더 만들어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너무 급하게 마무리를 하려고 하거든요? 물론 바이에른 뮌헨의 압박이 강하기 때문에, 여유가 없을 순 있는데 그럴수록 더 침착하게 만들어가야 합니다!
하노버 96의 공격은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에 번번이 막혔다.
그리고.
막힐 때마다 바이에른 뮌헨에게 역습을 허용했다.
지금도 그랬다.
― 다니엘 판바위턴의 좋은 수비입니다! 아르투르 소비에치의 돌파를 깔끔하게 막아냈습니다! 자! 이러면 바이에른 뮌헨의 역습이 시작될 수 있죠!
― 다니엘 판바위턴, 토니 크로스에게 전진 패스를 찔러넣습니다. 토니 크로스! 공을 몰고 달려갑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중앙수비수 다니엘 판바위턴으로부터 역습이 시작됐다.
공을 잡은 토니 크로스는 빠르게 전진했다. 다만 공을 오래 끌진 않았다. 하노버의 수비수가 반칙으로 끊기 위해 접근하자, 곧바로 근처에서 달리던 신재욱에게 공을 넘겼다.
― 신재욱이 공을 받습니다! 신재욱! 전진합니다!
신재욱은 전속력으로 뛰며 눈으로는 동료들과 상대 선수들의 움직임을 확인했다.
‘나보다 앞에서 달리는 선수는 이택현과 토마스 뮐러. 하지만 이택현은 수비수랑 너무 붙어 있고, 토마스 뮐러는 너무 멀어서 정확하게 패스하기 어려워.’
판단은 빠르게 이뤄졌다.
패스를 찔러넣는 것보단 더 전진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 패스를 하지 않네요? 신재욱 선수가 욕심을 낼 생각인 걸까요? 직접 공을 몰고 전진하고 있습니다!
신재욱의 속도는 77로 빠른 편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제법 괜찮은 속도가 나오고 있었다.
공을 받기 전부터 미리 뛰어오며 추진력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신재욱은 그냥 뛰지 않았다.
상대 선수 하나가 근처에 있었기에, 끊임없이 상체 페인팅을 넣어가며 달렸다.
이런 신재욱의 움직임 때문에 근처에서 같이 뛰어오는 상대 선수는 쉽게 태클을 하지 못했다.
잘못된 타이밍에 태클했다간 레드카드를 받게 될 수도 있으니까.
― 신재욱 선수! 슬슬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상대 선수가 따라붙고 있거든요?
그때였다.
신재욱은 더 앞에서 달리는 이택현과 눈을 마주쳤다.
동시에 공을 앞으로 밀어 넣었다. 이택현을 향한 패스였다.
그런데 공을 보내면서도 달리는 걸 멈추지 않았다.
약속된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 순간.
툭!
이택현은 신재욱이 보내준 공을 잡아두지 않고, 살짝만 건드리며 옆으로 밀었다.
달려오는 신재욱이 받기 좋게끔 건네준 패스였다.
그리고 지금.
투욱!
신재욱이 다시 공을 잡았다.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그를 방해할 수 있는 건 오직 정면에 있는 골키퍼뿐이었다.
휘익!
빠르게 거리를 좁힌 신재욱이 골대 오른쪽을 보며 다리를 휘둘렀다.
그러자 하노버의 골키퍼가 오른쪽으로 다이빙을 하기 위해 움직였다. 하지만 신재욱의 휘둘러진 다리는 속임수였다.
골키퍼는 속임수를 눈치채고 몸을 날리려던 동작을 멈췄다. 그러나 중심을 잃었다.
신재욱은 그런 골키퍼와 먼 곳인 골대 왼쪽 구석으로 가볍게 공을 밀어 넣었다.
매우 짧은 순간에 일어난 골키퍼와의 일대일 대결이었다.
― 우와아아아아! 골입니다! 신재욱과 이택현이 아름다운 플레이를 만들었습니다!
― 이 두 선수는 정말…… 나이가 믿기지 않는 플레이를 보여주네요! 두 선수의 호흡이 좋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방금 장면은 서로의 생각을 전부 다 읽고 있는 것처럼 보였단 말이죠?
― 두 선수가 함께 축구를 해온 시간이 굉장히 길거든요? 그런 시간을 보상받는 듯한 골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신재욱 선수가 보여준 움직임은 특히나 놀라웠습니다. 감히 말하자면 신재욱 선수는 대단하다는 스트라이커들보다도 더 침착하고 결정력도 더 좋은 것 같습니다!
― 하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신재욱 선수가 골키퍼와의 일대일에서 골을 넣지 못한 장면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것 같거든요.
바이에른 뮌헨의 골이 터지며 6 대 0 스코어가 만들어진 지금.
경기장엔 어마어마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우와아아아아아아!
그리고.
골을 넣은 신재욱은 이번엔 공을 들고 뛰지 않았다.
함성을 보내주는 관중들을 향해 양팔을 넓게 벌리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러자 함성은 더욱 커졌다.
우와아아아아!
신재욱은 씨익 웃으며 관중들을 바라봤다.
피부가 저릿저릿해질 정도로 거대한 함성이 쏟아졌다.
몸에선 전율이 흘렀다.
‘짜릿하네. 이래서 세리머니를 한 번 하면 그만두기가 어렵지.’
사실 갑자기 세리머니를 하고 싶어졌던 건 아니었다.
경기 종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서두르는 게 의미가 없는 상황이었기에 한 세리머니였다.
그런데 이때.
“어?”
신재욱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실시간으로 허공에 떠오르는 메시지의 내용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