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15화 (115/224)

115

* * *

다음 날.

하노버 96과의 경기가 펼쳐질 시간이 다가왔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표정은 지난 FC 뉘른베르크 때보다 밝았다.

홈구장에서 펼쳐지는 경기였기 때문이었다.

이들 모두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의 경기는 지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홈구장에서의 경기는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먼 거리를 이동할 필요도 없고, 익숙한 환경이고, 많은 수의 홈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뛸 수 있으니까.

“홈경기니까 쉽게 잡고 가자.”

“하노버 96 요즘 분위기도 안 좋던데, 더 안 좋아지게 크게 이겨버리자!”

“푸하핫! 너무 잔인한 거 아니야? 그럼 어쩔 수 없지. 1골은 내가 넣겠어.”

“어시스트는 내가 할게.”

분위기도 좋았다.

이들 모두 패배할 거라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다.

다만, 몸을 풀 때만큼은 언제 떠들었냐는 듯 조용히 집중했다.

지금도 그랬다.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과 교체 명단에 있는 선수들 모두 경기장 위에서 조용히 몸을 풀었다.

“컨디션이 좋네. 이런 날엔 선발로 나가줘야 하는데.”

신재욱은 스트레칭을 하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교체 명단에 있기엔 컨디션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단순히 컨디션만 좋은 게 아니었다.

어제 있었던 팀 훈련에서 특성이 하나 성장했다.

성장을 한 특성은.

[고급 패스 컨트롤]

[등급] B

[효과] 패스의 정확도가 매우 높아집니다.

많은 도움을 주던 ‘고급 패스 컨트롤(B)’이었다.

성장한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최고급 패스 컨트롤]

[등급] A

[효과] 패스의 정확도가 대단히 높아집니다. 또한, 패스의 강약 조절이 더 편해집니다.

A등급으로 성장한 특성답게, 훨씬 발전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었다.

‘패스의 정확도도 더 높아졌고, 무엇보다 패스의 강약 조절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지.’

만족스러운 문구였고, 실제로 훈련 때 패스를 해본 결과 효과는 대단했다.

패스의 퀄리티가 한 단계 높아졌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였다.

그때였다.

특성을 확인하는 걸 마친 신재욱이 시선을 돌렸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엔 이택현이 몸을 풀고 있었는데, 컨디션이 상당히 좋아 보였다.

“이택현도 몸이 가벼워 보이네. 쟤도 오늘 출전하기만 하면 뭔가 보여줄 것 같은데.”

신재욱은 이택현이 기회를 얻기를 바라고 있었다.

교체명단에 들었다는 사실에 이불 속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걸 봤기 때문은 아니었다.

‘실력이 있으면 기회를 얻어야지.’

이택현의 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재욱이 봐온 그의 실력은 분데스리가 하위권 팀에선 충분히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수준이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이택현의 나이는 고작 만 17세였으니까.

그럼에도 지금까지 기회를 얻지 못했던 건 순전히 팀이 바이에른 뮌헨이기 때문이었다.

‘이 팀엔 공격수가 너무 많긴 해. 심지어 다들 실력도 좋아.’

바이에른 뮌헨은 어떤 팀을 가도 주전 공격수로 뛸 수 있는 마리오 만주키치, 클라우디오 피사로, 마리오 고메스를 보유한 팀이었으니까.

심지어 바이에른 뮌헨의 핵심 선수 중 하나인 토마스 뮐러까지 공격수로 뛸 때가 많았다.

‘그래도 이겨내야지. 이겨내지 못하면 다른 곳으로 임대를 가던가 이적을 하게 되는 거고.’

프로축구는 냉정한 전쟁터지만, 신재욱은 이택현만큼은 이겨내기를 바랐다.

얼마나 간절하고,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를 알고 있었으니까.

그때였다.

몸을 풀던 이택현이 다가왔다.

“재욱아, 뭔 생각해?”

“그냥 이런저런 거. 왜?”

“멍 때리고 있길래 한 번 와봤어. 컨디션은 좀 어때?”

“너무 좋지. 선발 출전이 아닌 게 아쉬울 정도야.”

“흐흐! 너도구나? 나도 마찬가지야. 몸이 날아갈 것처럼 가벼운데, 교체 명단이네. 하! 뛸 수는 있으려나? 팀에 공격수가 하도 많으니까 나한테까지 기회가 올지 모르겠어.”

“항상 준비는 해놔야 해. 그리고 교체 명단에 들기 시작했다는 게 어디야.”

“그건 맞지. 그나저나 와! 나 어제 교체 명단에 내 이름 있는 거 보고 겁나 소름 돋았다니까?”

“그래 보이더라. 얼마나 소름이 돋았는지 몸을 덜덜 떨던데?”

“……나 안 울었다?”

“울었다고 한 적 없는데?”

“그런 뉘앙스로 말했잖아!”

“그런 적 없어. 네가 찔려서 그런 거겠지.”

“찔리긴 뭐가 찔려! 난 살면서 울어본 적이 없는데!”

“그러시겠지.”

“진짜라니까?”

“알았다고.”

신재욱은 피식 웃으며 손을 휘휘 저었다.

이젠 그만 가라는 뜻이었다.

물론 이택현을 놀리려는 의도가 다분한 행동이었다.

“아오! 저 제스처 왜 이렇게 얄밉지? 하여튼 나 안 울었다?”

“알았어.”

“으어어! 너무 얄미워!”

“하하!”

신재욱은 웃음을 터트리며 움직였다.

이제 명단에 있는 선수들 모두 경기 준비를 위해 라커룸으로 들어갈 시간이었다.

라커룸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여느 때와 같이 진지한 얼굴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가 사용하는 전술판은 각종 글씨로 가득했는데, 그만큼 생각이 많았다는 것이기도 했다.

한참을 설명하고, 지시를 내리던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어느 순간 하던 것을 전부 멈췄다.

경기장에 나가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전술판을 밀어둔 뒤, 선수들을 바라봤다.

강렬한 눈빛이 선수들을 차례로 훑었다.

동시에 작지만, 힘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자네들 모두 알 거야. 우리는 강하다. 그러나 이곳은 분데스리가다. 방심하면 질 수도 있다. 이 사실을 항상 명심하고 뛰도록.”

짧고 굵은 말이었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선수들의 눈빛이 더욱 살아났다. 동기부여가 된 것이다.

방심하고 있던 선수들은 재빨리 마음을 다잡았다.

‘준비 끝났네.’

신재욱이 옅게 웃었다.

강력한 경기력을 지닌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정신 무장까지 마쳤다.

이쯤 되니 상대 팀이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오늘의 바이에른 뮌헨은 되게 강할 거 같은데……하노버 96, 큰일 났네.’

그리고.

이런 신재욱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 * *

― 토니 크로스의 골입니다! 이야~! 엄청난 중거리 슈팅이 나왔습니다! 정말 대단한 발목 힘이네요!

― 토니 크로스의 실력이 날이 갈수록 물이 오르는 것 같은데요?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되어버렸습니다!

시작은 토니 크로스의 골이었다.

전반 4분 만에 중거리 슈팅으로 만들어낸 골이었다.

다음 골도 이른 시간에 터졌다.

― 마리오 만주키치입니다! 프랑크 리베리가 올려준 크로스를 그대로 헤딩골로 연결해버렸습니다!

― 엄청나네요! 역시 공중볼에 강한 선수답습니다!

전반 25분, 하노버 96의 측면을 부숴버린 프랑크 리베리가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190cm의 마리오 만주키치가 머리로 골을 기록했다.

― 역시 바이에른 뮌헨의 화력은 강하네요! 하노버가 전혀 버텨내질 못하고 있습니다!

―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의 헤딩도 훌륭했지만, 방금은 프랑크 리베리의 플레이가 너무 환상적이었죠?

― 그렇습니다! 하노버의 측면 수비를 가볍게 뚫어버리는 드리블은 왜 프랑크 리베리가 세계 최고의 윙어 중 한 명인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2골이 터진 이후, 바이에른 뮌헨은 완벽하게 잡은 기세를 계속 이어나갔다.

다른 경기에서도 그랬듯 유리한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했다.

그리고 전반 28분.

또다시 골을 만들어냈다.

골을 넣은 선수는 오늘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프랑크 리베리였다.

― 고오오오오오오오올! 원더골입니다! 프랑크 리베리의 원맨쇼입니다!

― 프랑크 리베리 선수! 측면을 뚫어낸 다음에 직접 슈팅으로 마무리까지 해냈습니다!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월드클래스입니다!

3 대 0 스코어가 만들어진 지금.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지시에 따라 경기의 템포를 조금 늦췄다.

후반전을 대비해서 체력을 보충하는 전략을 실행한 것이다.

전략은 성공적으로 이행됐다.

하노버 96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아내며 전반전을 마쳤으니까.

그리고.

― 후반전이 시작됩니다!

후반전이 시작된 이후부터는 바이에른 뮌헨의 공세가 다시 강해졌다.

아꼈던 체력을 쏟아부으며 적극적으로 골을 노렸다.

그 결과, 하노버의 수비는 또다시 무너졌다.

― 토마스 뮐러입니다! 혼전 상황에서 좋은 위치에 있던 토마스 뮐러가 공을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 하하! 토마스 뮐러 선수가 굉장히 좋아하네요!

4 대 0.

후반전 6분 만에 만들어진 스코어였다.

바이에른 뮌헨의 기세는 끝도 없이 올라가고 있었고.

하노버 96의 선수들의 기세는 바닥을 쳤다.

그리고 잠시 후.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무려 2장의 교체 카드를 동시에 사용했다.

―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선수를 빼주네요? 이 선수들 대신 들어오는 선수들은…… 오오?!

상황을 설명하던 한국의 해설이 비명을 질렀다.

놀라운 장면을 봤기 때문이었다.

― 신재욱 선수와 이택현 선수가 투입됩니다!

신재욱과 이택현.

두 명의 한국 선수가 경기장에 뛰어 들어오는 장면이었다.

* * *

신재욱과 이택현.

동시에 투입된 둘은 각각 중앙 미드필더와 최전방 스트라이커 역할을 받았다.

“이택현.”

“…어?”

“긴장하지 말고, 네가 그동안 해왔던 걸 보여줘.”

“……당연하지! 좋은 패스나 찔러줘. 이 이택현 님이 환상적으로 넣어줄 테니까!”

“초반엔 최대한 많이 움직여. 그러면 몸이 빨리 풀릴 거야.”

“…고맙다.”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며, 신재욱은 이택현에게 실용적인 조언을 해줬다.

오늘이 첫 출전인 이택현으로선 긴장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해준 말이었다.

‘오늘은 그래도 시간이 많을 때 들어왔네?’

신재욱은 시간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현재 시각은 후반 13분이었다.

추가시간까지 다 합치면 못해도 30분은 넘게 뛸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엔.

― 바이에른 뮌헨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낸 신재욱 선수와 이택현 선수가 동시에 출격했습니다! 정말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 이 두 선수가 오늘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교체가 전부 이루어진 지금.

경기가 재개됐다.

이택현은 신재욱이 말해준 대로 일부러 많이 뛰면서 긴장감을 떨쳐내려고 노력했다.

‘잘하고 있네.’

신재욱은 미소를 지었다.

그 역시 경기장을 넓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긴장감 때문은 아니었다. 긴장감은 거의 없었다.

오로지 상대의 공을 뺏어내려는 의도였다.

‘이렇게 유리한 경기에선 패스를 기다리고 있으면 안 되지. 다들 골 넣고 싶어서 욕심을 부리기 마련이거든.’

신재욱은 투입된 이후로 5분이 흐를 동안 부지런하게 뛰어다녔다.

상대를 끊임없이 압박했고, 슬라이딩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며 상대의 패스를 끊어내려고 했다.

그리고 후반 19분.

― 우오오오! 깔끔한 태클입니다! 신재욱 선수가 슬라이딩 태클로 크리스티안 슐츠의 공을 뺏어냈습니다!

신재욱이 상대의 수비진에서 공을 뺏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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