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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빨로 축구천재-111화 (111/224)

111

* * *

바이에른 뮌헨의 훈련 방식은 U19에서 했던 것과는 달랐다.

훈련의 틀 자체는 비슷했지만, 세밀한 부분에서 꽤 많은 차이가 존재했다.

‘패스의 방식이 훨씬 수준이 높아. 역시 1군의 훈련은 다르다는 건가?’

또한, 분위기도 완전히 달랐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인자한 사람이지만, 훈련 때만큼은 카리스마가 넘쳤고.

그 카리스마를 이용해서 훈련장의 분위기를 완전히 휘어잡았다.

더구나 그는 선수들이 훈련 때 장난을 치는 것도 용납하지 않았다.

늘 진지하게, 최선을 다해서 훈련에 임하기를 강조했다.

그리고.

이런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방식은 신재욱과 매우 잘 맞았다.

‘좋네. 훈련을 할 땐 훈련에 집중하는 게 맞지.’

훈련은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몸을 푸는 워밍업 과정부터 시작됐다.

그런데 워밍업의 시간이 조금 긴 편이었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님은 워밍업 시간을 길게 가져가시는구나.’

신재욱은 미소를 지었다.

이런 부분까지도 마음에 들었다. 신재욱 역시 기초운동과 같은 워밍업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었으니까.

‘유프 하인케스 감독님의 바이에른 뮌헨… 점점 더 마음에 드는데?’

감독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일까?

신재욱은 평소보다도 더 훈련에 집중했다.

또한, 모든 상황에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임했다.

오늘 첫 1군에서의 훈련이었기에,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긴장이 되진 않았다.

신재욱은 너무나도 편안한 상태로 훈련에 참여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낮게 중얼거렸다.

“훌륭한데?”

높은 기준을 지닌 그였는데, 오늘 1군으로 올라온 2명의 한국인 모두 합격점이었다.

기본기도 훌륭하고, 훈련 태도도 마음에 들었다.

특히 신재욱을 향한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눈빛엔 벌써 진한 호감이 드러나고 있었다.

“신재욱 저 친구는 역시나 수준이 굉장히 높군. 아마 연습경기가 펼쳐질 때 재밌는 그림이 나올 수도 있겠어.”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신재욱에게 많은 관심이 있었다.

U―20 월드컵에서부터 완전히 팬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신재욱에게 말했던 것처럼 독일 U19 리그에서의 활약도 거의 다 지켜봤을 정도였다.

“앞으로가 기대되는군.”

같은 시각.

신재욱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훈련을 꽤 길게 하네.’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유프 하인케스 감독답게, 오늘의 훈련도 길게 이어졌다.

선수들 모두 묵묵하게 따라왔고, 뒤처지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잔뜩 긴장한 채로 들어온 이택현도 전혀 뒤처지지 않고 훈련을 전부 소화해냈다.

그리고 지금.

“각자 팀 확인하고, 팀에 맞게 조끼 입고 모여.”

선수들은 연습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팀을 구분하기 위한 조끼를 입었다.

그때였다.

신재욱의 옆에 있던 이택현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재욱아, 나 손발이 너무 떨리는데? 이거 정상일까?”

“갑자기? 방금까진 괜찮았잖아.”

“하… 겁나 떨려! 훈련할 때는 괜찮았는데, 저 사람들이랑 축구를 하려고 하니까 엄청 떨리네. 하, 미치겠네!”

“다 똑같은 사람들이야. 부담 갖지 말고 하던 대로 해.”

“하던 대로 했다가 안 통하면 어떡해? 탈탈 털리면 어떡하지?”

“통해.”

무심하게 대답하는 신재욱의 모습에 이택현의 눈이 커졌다.

“뭐……?”

“네 실력이면 여기서도 충분히 통한다고.”

“진심이야? 내 실력이 저 세계적인 선수들한테도 통할 거라고?”

“어. 통해. 통할 실력이니까 불려왔겠지.”

“……풉! 그거 말 되네.”

이택현이 웃음을 터트렸다.

통할 실력이니까 불려온 거라는 신재욱의 무심한 말이 어이없으면서도 재밌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붙어보기도 전에 쫄지 마. 붙어 보고 나서 쫄아도 안 늦어”

“쫄긴 누가 쫄았다고 그래? 이 이택현 님은 살면서 쫄아 본 적이 없는 사람이야!”

“기대할게.”

“……어?”

“안 쫄고 잘하는 모습 기대한다고. 마침 같은 팀으로 뛰게 돼서 네 플레이 더 잘 볼 수 있겠다.”

“너 할 거에 집중해줬으면 좋겠어.”

“내 할 것도 다 하면서 널 지켜볼 거야.”

“……꼭 그래야만 속이 후련하겠냐?”

“하하!”

신재욱이 웃음을 터트렸다.

이택현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이어간 대화였는데, 이택현의 반응이 재밌어서 결국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신재욱, 너 또 나 놀린 거지?”

“놀리다니. 친구 긴장을 풀어주려는 깊은 뜻이었는데.”

“에휴! 그래, 네 덕에 긴장이 풀리긴 했네.”

“고맙지?”

“그래! 아주아주 고맙다!”

“그렇게까지 고마워할 필요는…… 어, 경기하려나 봐. 우리도 움직이자.”

신재욱은 이택현과의 대화를 마치고, 훈련장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주전 선수들과 후보 선수들이 골고루 섞여서 A팀과 B팀으로 나뉘어 있었다.

신재욱과 이택현은 B팀이었다.

‘눈빛들이 살벌하네.’

선수들은 전부 승부욕을 드러내고 있었다.

훈련 때도 진지하긴 했지만, 지금처럼 강렬한 눈빛을 하고 있지는 않았었다.

“역시 세계적인 선수들은 이래야지.”

그렇게 중얼거린 신재욱은 입가에 띤 미소를 지웠다.

얼굴에 떠 있던 장난기도 사라졌다. 오로지 진지함만이 남아있었다.

신재욱은 빠르게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오히려 실전 경기 때보다도 더 집중하고 있었다.

‘보여줄게.’

1군 합류 첫날이었기에.

신재욱은 앞으로 함께 할 동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자신이 지닌 실력을.

삐이이익!

경기가 시작됐다.

양 팀의 전술은 같았다. 다른 건 오직 선수들뿐이었다.

‘처음부터 많이 뛰어볼까?’

이번 경기에서 신재욱이 맡은 역할은 중앙 미드필더였다.

단순한 중앙 미드필더는 아니었다.

바이에른 뮌헨의 전술엔 공격형 미드필더가 없기에, 신재욱이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까지 해야 했다.

상대 팀인 A팀에서 이 역할을 맡은 선수는 바이에른 뮌헨의 핵심 선수 중 하나인 슈바인슈타이거였다.

그만큼 중요한 역할이었다.

“오른쪽! 좀 더! 좋아!”

“받으러 와줘!”

“뒤에! 압박 온다!”

1군 선수들은 모두 의사소통을 활발하게 했다. 동료가 공을 잡으면 그 주변 상황에 대해서 바로바로 알려줬다.

신재욱도 마찬가지였다.

“뒤로 빼는 게 나아요!”

쉬지 않고 동료들과 소통하며 중원을 뛰어다녔다.

더구나 신재욱은 플레이도 안정적이었다.

‘슬슬 적응되네.’

신재욱이 공을 잡을 때마다, A팀의 선수들이 강하게 압박을 걸어왔다.

그러나 신재욱이 누구던가.

공을 거의 뺏기지 않는 선수이지 않은가.

지금도 다를 건 없었다.

A팀 선수들의 강한 압박에도 신재욱은 전혀 흔들리지 않고 탈압박을 해냈다.

개인 기량으로 압박을 벗어나기도 했고, 동료를 이용하기도 했다.

‘전진해도 되겠는데?’

탈압박을 해낸 뒤.

신재욱은 직접 공을 몰고 앞으로 나아갔다.

편안한 상황이었다.

상대가 붙지 않으면 중거리 슈팅을 노려봐도 되고, 상대가 붙으면 패스를 하면 되니까.

그때였다.

A팀의 중앙 미드필더 슈바인슈타이거가 빠르게 달라붙었다.

피지컬과 수비력이 모두 좋은 그였기에, 신재욱에게 덤벼드는 움직임에도 강한 자신감과 기세가 드러났다.

더불어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17세의 신입을 상대로 기선제압을 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었다.

그러나 상대는 그냥 17세의 신입이 아니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였던 신재욱이었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너무 방심한 거 아니에요? 이런 건 안 통하죠.’

신재욱은 가볍게 몸을 회전했다.

휘익!

깔끔한 마르세유 턴이었고, 슈바인슈타이거의 압박을 허무할 정도로 쉽게 벗어났다.

2명의 압박을 뚫어낸 상황.

그럼에도 A팀의 수비진엔 균열이 생기지 않았다.

여전히 단단해 보였다.

신재욱은 그 원인을 알고 있었다.

‘하비 마르티네스와 루이스 구스타부 콤비는 반칙이지.’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 두 명이 A팀의 후방을 지키고 있었으니까.

아무리 환생 전의 실력을 제법 많이 되찾은 신재욱이라고 해도, 저 둘을 상대로 돌파를 시도하는 건 미친 짓이었다.

지금은 더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때였다.

그래서.

터엉!

신재욱은 왼쪽 측면으로 침투하는 프랑크 리베리를 향해 패스를 뿌렸다.

오른쪽을 보며, 아이페이크를 준 뒤에 뿌려낸 패스.

때문에, A팀의 측면수비수는 빠르게 반응하지 못했다.

그사이 프랑크 리베리는 공을 받아냈고,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며 A팀의 페널티박스 안까지 침투했다.

‘역시 프랑크 리베리는 무시무시하다니까?’

신재욱은 월드클래스 윙어인 리베리의 움직임에 감탄했다.

그러나 감탄만 하고 있진 않았다.

리베리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도 이미 전방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혹시 모르잖아? 나한테 컷백을 줄지.’

신재욱은 프랑크 리베리가 공을 주고 싶게끔 움직였다.

컷백을 뿌리기 좋은 각도에 서 있었고, 계속해서 리베리와 눈을 마주치며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지금.

터엉!

프랑크 리베리가 컷백 패스를 뿌렸다.

신재욱이 서 있는 곳이었다.

‘좋았어!’

현시점에서 세계 최고의 윙어 중 하나인 프랑크 리베리의 컷백 패스는 매우 정확했다.

신재욱이 서 있는 곳으로 정확하게 굴러왔다.

더구나 A팀의 수비수들이 끊어내지 못하도록 낮고 빠르게 오기까지 했다.

‘이런 건 넣어줘야지.’

신재욱은 굴러오는 공에 모든 집중을 쏟았다.

무조건 넣는다는 생각이지만, 정작 몸엔 힘을 빼고 침착하게 다리를 휘둘렀다.

이어서 세게 때리기보다는 타이밍을 잘 맞춘다는 생각으로 공을 때려냈고.

퍼엉!

제대로 힘이 실린 공은 빠른 속도로 쏘아졌다.

A팀의 골키퍼 톰 슈타르케가 재빨리 몸을 날렸지만, 좋은 타이밍에 잘 맞기까지 한 슈팅을 막아내는 건 무리였다.

철렁!

A팀의 골망이 흔들렸다.

선제골을 기록한 선수는 오늘 1군에 합류한 신재욱이었다.

* * *

B팀 선수들이 신재욱에게 달려왔다.

이들은 비록 훈련이긴 했지만, 그래도 신재욱이 1군에서의 첫 골을 기록한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뭐야? 엄청 침착하잖아? 크게 되겠어! 첫 골 축하한다!”

“멋진 골이었어! 너, 되게 잘하네!”

“이전에 보여준 탈압박도 굉장하던데? 슈바인슈타이거의 압박을 이겨낼 줄이야.”

그런 상황에서 신재욱은 좋은 패스를 준 프랑크 리베리에게 엄지를 들어 올렸다.

“프랑크, 완벽한 패스였어요.”

그러자 프랑크 리베리는 말없이 윙크를 보내곤 몸을 돌렸다.

‘프랑크 리베리답네. 아주 시크해.’

신재욱은 씨익 웃으며 허공을 바라봤다.

그곳엔 메시지가 떠오르고 있었다.

[슈팅이 1 올랐습니다!]

‘오! 드디어!’

슈팅 능력치의 성장은 오랜만이었다.

85가 된 이후로는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르지 않았었다.

그런데 바이에른 뮌헨 1군에서의 첫 훈련 만에 올라 버렸다.

‘역시 1군은 성장이 다를 것 같았다니까?’

신재욱은 씨익 웃으며 훈련장에 있는 선수들의 얼굴을 전부 바라봤다.

이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이 생겼다.

자신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었으니까.

‘모두 고마워요. 앞으로 잘 빨아먹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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