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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빨로 축구천재-110화 (110/224)

110

* * *

1년이 흘렀다.

신재욱은 만으로 17살이 됐다.

그동안 독일의 U19 리그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황소개구리와 같은 존재가 됐다.

득점 1위, 도움 1위, 태클 1위.

독일 U19 리그에서 신재욱의 기록이었다.

이택현의 활약도 대단했다.

스트라이커로서 놀라운 재능을 보여주며 득점 2위를 기록하는 중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신재욱은 기다렸던 소식을 들었다.

“신재욱, 자네와 이택현은 승격이 확정됐네. 축하한다. 자네들은 이제 바이에른 뮌헨 1군 소속이 됐어.”

바이에른 뮌헨 1군에 콜업되었다는 것.

기다려왔던 기회였다.

단순히 1군에 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좋은 건 아니었다.

‘분명 지금보다 성장 속도가 빨라질 거야.’

더뎌진 성장을 빠르게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1군 선수가 되면, 1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성장에 큰 도움이 될 테니까.

“감사합니다.”

감독의 말에 대답한 뒤, 신재욱은 이택현과 함께 훈련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택현의 상태가 이상했다.

“후우! 후! 개떨린다! 진짜 너무 떨리는데? 재욱아! 이거 맞아? 우리 정말 1군에 들어가게 된 거야?”

이택현은 심호흡을 하며 주절주절 떠들어댔다.

그만큼 흥분한 것이다.

반면에 신재욱은 전혀 흥분하지 않고 있었다.

그냥 평소처럼 덤덤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왜 이래? 이제 독일어 괜찮게 하잖아? 못 알아들었어?”

“알아들었지! 알아들었으니까 이러지! 어우! 넌 떨리지도 않냐? 1군이라고! 1군! 바이에른 뮌헨 1군 선수가 됐다고오!”

“그래 안다고. 근데 별로 안 떨리는 걸 어쩌냐.”

“헐! 진짜로? 진짜 안 떨려? 리베리, 로번, 만주키치, 필립 람, 슈바인슈타이거, 마리오 고메스, 토마스 뮐러, 마누엘 노이어 같은 선수들이랑 같은 팀이 됐는데?”

“안 떨린다고.”

“우와! 신재욱 너 진짜 로봇 아니야…?”

“됐고, 훈련이나 하러 가자.”

“엥? 웬 훈련? 짐부터 옮겨야 하지 않을까?”

“훈련하고 옮기자.”

“…이 훈련 귀신!”

“고맙다.”

“칭찬 아니라고! 진한테 전화해서 축하받아야겠다. 진은 분명 기쁘게 축하해줄 거야.”

이택현은 훈련장으로 향하는 동안 계속해서 투덜댔다.

다른 팀도 아니고 바이에른 뮌헨 1군에 들어갔는데 이렇게까지 안 기뻐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는 말도 계속해서 반복했다.

‘리액션 좀 해줄 걸 그랬나? 근데 진짜 그렇게 기쁘진 않은 걸 어떡하라고.’

훈련을 마친 뒤.

신재욱은 근처에 있는 숙소로 짐을 옮겼다.

원래라면 1군으로 승격하는 선수는 이곳 바이에른 뮌헨 캠퍼스에서 지내지 않는다.

개인 집을 구매하던가 구단에서 집을 지원해주지만, 신재욱과 이택현의 경우엔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이곳에 머물게 됐다.

“여기도 괜찮지. 밥 주고 청소도 다 해주니까.”

신재욱은 숙소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성격이었기에, 불만 없이 침대 위에 누워서 바이에른 뮌헨 1군 선수들에 관한 자료를 읽기 시작했다.

‘오~! 이 선수가 지금 여기서 뛰고 있구나!’

1군 선수들의 자료를 보는 건 흥미로웠다.

환생 전에도 알던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U19 리그에 집중하느라 정작 소속팀 1군 선수들한테는 관심이 너무 없었네.’

한참을 자료에 집중하던 신재욱은 하던 것을 멈췄다.

시간이 늦었다는 걸 인지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나?”

새벽 2시였다.

옆 침대를 보니, 이택현은 이미 자고 있었다.

신재욱은 누운 채, 지난 1년을 되돌아봤다.

‘열심히 살았지.’

바쁜 일정의 연속이었다.

매일 열심히 훈련했고, U―20 월드컵에 출전해 우승했고, U―20 월드컵 대회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도 받았다.

더구나 U―20 월드컵 대회 득점왕에게 주어지는 골든 부트까지 수상했다.

이후엔 소속팀으로 돌아와서 독일의 U19 리그에서 활약했다.

역시나 리그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 결과 바이에른 뮌헨 1군 콜업까지 받게 됐다.

“많은 게 변했네.”

그렇게 중얼거리며, 신재욱은 허공에 띄운 상태창을 바라봤다.

[이름] 신재욱

[나이] 18(만 17세)

[키] 181cm

[체력] 81 [슈팅] 85 [패스] 84 [속도] 77

[민첩] 83 [대인방어] 82 [태클] 82 [몸싸움] 81

[탈압박] 81 [드리블] 84 [개인기] 84 [헤딩] 81

[특성] 스트라이커의 본능(A), 경이로운 집중력(B), 고급 패스 컨트롤(B), 고급 볼 컨트롤(B), 경이로운 정신력(B), 완벽에 가까운 무게중심(B), 고급 슈팅 컨트롤(B), 그라운드의 프로파이터(C)

능력치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속도를 제외하면 모든 능력치가 80을 넘겼다.

더구나 슈팅 능력치는 무려 85였다.

특성에도 변화가 있었다.

중급 슈팅 컨트롤(C)이 고급 슈팅 컨트롤(B)로 성장하면서 슈팅 정확도가 보다 더 높아지게 됐다.

그리고.

키가 181cm가 되었다는 사실 역시 중요한 변화였다.

‘체감도 많이 좋아졌어.’

능력치가 높아지고, 키가 커진 만큼 실력도 많이 되찾았다.

환생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했지만, 그래도 이제는 신재욱이 원하는 플레이를 대부분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은 충분히 됐다.

‘지금 몸 상태면 1군에서의 적응도 큰 문제는 없겠지.’

신재욱은 상상했다.

바이에른 뮌헨 1군 선수들과의 훈련을.

그들은 분명 대단한 선수들이었지만, 지금의 몸 상태로도 크게 뒤처질 것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어떤 부분에서는 앞설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일까?

확인하고 싶었다.

지금의 자신과 바이에른 뮌헨 1군 선수들의 수준 차이를.

‘빨리 내일이 왔으면 좋겠군.’

* * *

신재욱은 아침부터 이택현과 함께 바이에른 뮌헨의 훈련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오늘은 진 바그너도 동행했다.

이제 1군에서 뛰게 된 만큼 새로운 계약을 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바이에른 뮌헨 유소년팀 출신이기 때문에 특별히 대단한 조건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진, 고생하셨어요. 신경 많이 써주셔서 감사해요.”

신재욱은 조금이나마 더 좋은 계약 조건을 위해 노력한 진 바그너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러자 진 바그너는 손사래를 치며 민망해했다.

“감사하긴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그리고 오히려 제가 감사하죠. 이렇게 훌륭하게 성장하고 계시니까요.”

이후, 진 바그너는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떠났고.

신재욱은 이택현과 함께 1군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때였다.

옆에서 걷던 이택현이 깜짝 놀라며 신재욱의 어깨를 두드렸다.

“재욱아! 저기! 저기!”

“뭐?”

“저기 좀 봐봐! 1군 선수들 다 있어! TV에서 보던 선수들이 저기에 다 있다고!”

“나도 눈 좋아. 이미 다 보고 있어.”

신재욱이 피식 웃었다.

호들갑을 떠는 이택현의 마음이 이해가 됐다.

지금 저 앞에 있는 선수들은 바이에른 뮌헨의 1군 선수들이었다.

즉,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었다.

그러니 한국 나이로도 고작 18살밖에 안 된 이택현의 눈엔 얼마나 신기하겠는가.

다만 신재욱은 아니었다.

신기한 건 전혀 없었다.

그저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라서 반가울 뿐이었다.

‘괜히 아는 척하지 말자. 환생 전과는 다르게, 지금의 저 선수들은 날 모르니까.’

신재욱은 반가운 마음을 애써 숨기며, 바이에른 뮌헨 1군 선수들을 향해 다가갔다.

“반갑습니다. 오늘부터 1군에 합류하게 된 신재욱입니다.”

다음으로 이택현이 인사를 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택현입니다!”

그 순간 바이에른 뮌헨 1군 선수들은 신재욱과 이택현을 반갑게 맞아줬다.

유소년팀 때와는 달리 텃세 같은 건 전혀 없었다.

특히 가장 먼저 반겨준 선수는 팀의 주장인 필립 람이었다.

그는 170cm에 70kg도 나가지 않는 왜소한 체격을 지녔지만, 그 누구보다도 강렬한 눈빛을 소유한 선수였다.

“소식은 미리 들어서 알고 있었어. 너희 둘 다 17살인데 콜업돼서 온 거라며? 대단하네!”

주장이 먼저 반겨주자, 다른 선수들도 신재욱과 이택현에게 관심을 드러냈다.

“잠깐, 필립! 17살이라고? 쟤들 둘 다? 그럼 완전 천재들이잖아?”

“이야~! 놀라운데? 난 17살 때 뭘 한 거지?”

“왠지 어려 보이더라. 한국에서 왔다고?”

“앞으로 잘 지내보자.”

그리고 이들 중 신재욱에게 유난히 많은 관심을 보이는 선수가 있었다.

“안녕! 나는 토마스 뮐러야. 그냥 토마스라고 부르면 돼.”

토마스 뮐러, 그는 장난기가 가득한 표정으로 악수를 신청했다.

“반가워요, 토마스.”

신재욱은 그의 손을 맞잡았다.

그러자 토마스 뮐러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너 엄청 잘하더라.”

“절 봤어요?”

“그럼! 작년에 했던 U―20 월드컵! 나 그거 재밌게 봤거든. 흐흐! 신재욱 너 그 대회에서 진짜 미친놈처럼 잘했잖아.”

“아… U―20 월드컵을 보셨구나. 그때 제가 괜찮게 하긴 했죠.”

“흐흐! 성격도 마음에 드는군! 앞으로 잘 지내보자!”

토마스 뮐러와의 짧은 대화를 마친 뒤.

신재욱은 다른 선수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곳에 있는 선수들 대부분 세계적인 선수들이었지만, 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건 전혀 어렵지 않았다.

위축되지 않았으니까.

‘예전에 다 붙어 봤던 선수들인데 뭘.’

의외인 건 이택현이었다.

신재욱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이택현을 바라봤다.

그는 언제 긴장했냐는 듯, 이제는 제법 실력이 좋아진 독일어를 사용하며 1군 선수들과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었다.

‘참 붙임성이 좋은 친구란 말이야?’

* * *

바이에른 뮌헨 1군 선수들과 인사를 나눈 뒤.

신재욱은 뒤늦게 나타난 유프 하인케스 감독과도 꽤 긴 시간 대화를 나눴다.

세계적인 감독 중 하나인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토마스 뮐러와 마찬가지로 U―20 월드컵에 출전한 신재욱의 모습을 인상 깊게 봤다고 했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바이에른 뮌헨 U19에서의 활약도 잘 봤다네. 정말 놀랍더군. 이택현 자네도 마찬가지야. 엄청난 재능을 지니고 있더군.”

신재욱과 이택현이 독일 U19 리그에서 보여준 활약 역시 봤다고 말했다.

‘유프 하인케스… 정말 대단한 감독이지.’

환생 전,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밑에 있었던 적은 없지만.

적으로 만난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팀은 항상 상대하기 어려웠었다.

그만큼 전술적인 능력이 뛰어난 감독이었다.

더구나 훌륭한 인성으로도 유명했었다.

실제로 신재욱의 주변엔 유프 하인케스 감독 밑에 있었던 친구들도 존재했었는데, 그들 중 유프 하인케스 감독에 대해서 나쁘게 말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동료들도 좋고, 감독님도 아주 마음에 들어. 이러면…… 1군에서의 생활이 재밌겠는데?’

신재욱이 느끼는 1군에서의 첫인상은 매우 좋았다.

이보다 좋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일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 있는 모두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심어주고 싶다고.

물론 실력으로.

‘제대로 보여줘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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