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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빨로 축구천재-109화 (109/224)

109

* * *

삐익!

연습경기가 시작됐다.

신재욱은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며 공격과 수비 모두 잘해줘야 하는 포지션이었다.

그만큼 어려운 포지션이기도 했지만, 신재욱에겐 익숙한 포지션 중 하나였다.

게다가 U―20 월드컵 때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긴 했지만, 사실상 중앙 미드필더에 더 가까운 역할을 소화하지 않았던가.

“패스! 여기!”

“바로 뛰어줘! 더 나가야지!”

“뒤에 온다! 조심!”

“에이! 조심하라니까?”

바이에른 뮌헨 U19 선수들은 열정적이었다.

초반부터 활발 의사소통을 하는 건 물론이고, 많이 뛰며 끊임없이 공간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확실히 다들 실력이 좋아.’

신재욱은 작게 감탄했다.

바이에른 뮌헨 U19 선수들은 축구를 잘했다. 재능이 다들 뛰어났고, 열정적이었다.

심지어 이 선수들은 축구를 즐기기까지 했다.

다만.

‘그래도 다들 분데스리가에서 뛰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긴 해.’

신재욱의 기준에서 대단한 수준은 아니었다.

나이에 비해서 잘하는 수준일 뿐이었고, 저 정도면 아직은 분데스리가에 데뷔하긴 힘든 수준이었다.

그만큼 독일 1부리그인 분데스리가의 벽은 높았다.

물론 저들 중 소수는 가능성이 보이긴 했지만, 말 그대로 가능성이 보이는 정도였다.

‘그럼 이제 놀라게들 해볼까?’

신재욱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작은 압박이었다. 공을 컨트롤하는 상대 선수를 압박하는 것.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하는 것이지만, 지금 신재욱이 하는 압박은 다른 선수들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바로 바이에른 뮌헨 U19 선수들이 버텨내기 힘들 정도로 높은 수준의 압박이라는 것이었다.

“헙?!”

신재욱과 몸싸움을 하며 공을 지켜내던 상대가 깜짝 놀라며 다급하게 동료를 찾았다.

압박을 받는 순간에 펼쳐진 짧은 공방으로도 신재욱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신재욱은 상대에게 달라붙은 채, 무릎으로 상대의 하체를 밀었다. 반칙이 되지 않는 선에서 펼쳐진 교묘한 몸싸움이었다.

“이런…!”

자연스레 상대의 중심도 흔들렸다.

그 순간 상대가 몸을 돌리기 위해 움직였다. 그러나 신재욱은 그 움직임을 기다렸다는 듯 발을 뻗어 공을 빼냈다.

여러 심리전이 오갔지만, 매우 짧은 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때였다.

“뭐야? 방금 뭐지?”

“말도 안 돼!”

“저렇게 뺏긴다고?”

훈련장에 웅성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팀을 가릴 것 없이 모든 선수가 신재욱을 보고 놀라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어찌 보면 단순히 압박해서 공을 뺏어낸, 별것 아닌 상황이지만.

이곳에 있는 사람 중에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공을 뺏긴 선수가 바이에른 뮌헨 U19에서 가장 탈압박 능력이 좋은 선수 중 하나였으니까.

“벤이 저렇게 쉽게 공을 뺏긴다고? 쟤 평소에 탈압박 되게 잘하잖아?”

“맞아. 벤은 웬만하면 공을 안 뺏기지…… 근데 신재욱한테는 너무 쉽게 뺏겼는데……?”

“신재욱의 압박이 저렇게 좋았었나? 벤을 너무 쉽게 상대하는데? 뭐지? 벤이 방심했나?”

“벤 표정 좀 봐. 전혀 방심한 사람의 표정이 아니야. 쟤, 최선을 다해서 안 뺏기려고 했던 것 같아…….”

모두의 시선을 받는 지금.

신재욱은 직접 공을 몰고 앞으로 나아갔다.

욕심을 내서 공격포인트까지 기록할 생각이었다.

골이 됐든, 도움이 됐든, 어떤 것이든 만들어내고자 마음먹고 있었다.

그러나 상대는 바이에른 뮌헨의 U19 선수들이었다.

모두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었고, 이들은 신재욱을 강하게 압박하기 위해 덤벼들었다.

단숨에 2명이 덤비려는 상황.

그러나 신재욱은 그런 상황을 만들어줄 생각이 없었다.

툭! 타닷!

천천히 드리블하던 신재욱은 재빨리 방향을 틀어 왼쪽 대각선으로 드리블했다. 순간적으로 다리에 힘을 주며 스피드도 높였다.

신재욱의 스피드는 빠른 편이 아니었지만, 느리게 달리다가 갑자기 속도를 높인 것이었기에 상대 선수들에겐 잠깐이지만 빠르게 느껴졌다.

‘여러 명은 이렇게 상대해야지.’

여러 명이 덤벼들 때 한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직접 상대하는 선수의 숫자를 줄이는 것.

다수를 상대할 때 매우 좋은 방법이었다.

다만 전제조건이 있었다.

정면에 있는 선수 하나를 제칠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휘익! 툭!

신재욱은 오른쪽으로 움직일 것처럼 페인팅을 넣은 뒤, 다시 왼쪽으로 파고들었다.

“엇?! 에잇! 절대 안 놓친다!”

상대 수비수는 이 움직임에 속았지만, 재빨리 신재욱의 앞으로 어깨를 집어넣었다. 비록 페인팅에 속긴 했지만, 돌파만큼은 허용하지 않기 위한 좋은 수비였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이런 좋은 움직임조차 신재욱의 예상 안에 있었다는 것이다.

툭! 휘이익!

신재욱은 어깨를 집어넣으려는 상대의 움직임에 맞춰 몸을 회전했다.

수비수는 휘청거리며 중심을 잃었고, 신재욱은 손으로 상대를 살짝 밀며 앞으로 나아갔다.

손을 적절하게 써서 중심을 잃던 상대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미는 힘을 이용해 추진력을 얻는 움직임.

최고의 무대에서 수많은 경험이 쌓였기 때문에 가능한 플레이였다.

‘다 뚫었네?’

상대 수비수를 제치며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온 지금.

퍼어엉!

신재욱이 슈팅을 때렸다.

‘제대로 맞았어.’

골을 확신할 정도로 잘 때린 슈팅이었다.

실제로 공은 날카로운 코스로 빨려 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신재욱의 얼굴에 진한 미소가 떠올랐다.

모두를 놀라게 하려던 의도가 성공했다는 생각에 흘러나온 웃음이었다.

‘이 정도면 조금 놀라겠지?’

그런데.

바이에른 뮌헨 U19 선수들이 조금은 놀랄 거라는 신재욱의 예상은 틀렸다.

조금이 아니었으니까.

신재욱의 골이 터진 지금.

훈련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경악하고 있었으니까.

“미쳤구만……! 신재욱 쟤, U―20 월드컵에 가더니 완전히 말도 안 되는 괴물이 돼서 돌아왔어.”

“팀 훈련할 때 뭔가 달라졌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실력이 엄청 늘었네…… 방금 움직임은 미리 알아도 못 막았겠는데…?”

“직접 공을 뺏고, 2명의 압박을 벗어나고, 수비수와의 일대일에서 이겨낸 다음에 골을 넣는 선수가 있다……? 그 선수가 고작 16세밖에 안 됐다? 이게 말이 돼?”

“아오……! 쟤 16살 맞냐고……!”

“신재욱은 그냥 괴물이야. 말도 안 돼.”

“워……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 플레이를 보여주냐…….”

하지만 이들은 몰랐다.

아직 놀라기엔 이르다는 걸.

신재욱이 더 많은 걸 보여줄 생각이라는 걸.

삐이이이이익!

연습경기가 종료됐다.

평소였다면 선수들 모두 음료수나 물을 마시며 경기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선수들 모두 충격에 빠진 얼굴로 서 있었다.

그나마 정상적으로 행동하는 건 이택현뿐이었다.

“재욱아,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뭐가?”

“흐흐! 쟤들 얼굴 좀 봐봐. 다들 넋이 나갔잖아. 너, 일부러 그랬지? 일부러 더 빡세게 뛰었지?”

“조금 놀라게 해주려고 하긴 했지.”

“조금? 조오오오오금~? 야, 완전히 다른 수준을 보여줘 놓고……! 어휴! 어떡하냐, 쟤네들도 나름 날고 긴다는 친구들인데 넘을 수 없는 벽을 벌써 맛봤네.”

“넘을 수 없는 벽은 무슨, 근데 넌 괜찮네?”

“나야 괜찮지. 너 괴물딱지인 거 한두 번 보냐? 그리고 나는 언젠가는 널 뛰어넘을 수 있는 이택현 님이니까 전혀 안 놀라지!”

“좋은 마인드야.”

“딱 기다려. 진짜 나중엔 네가 나한테 축구 가르쳐달라고 할 정도로 잘해질 테니까.”

“그때쯤이면 난 더 잘해져 있을 텐데?”

“아오! 왜 이렇게 재수가 없냐? 어떻게 U―20 월드컵 다녀오더니 더 재수가 없어진 것 같네.”

“솔직하다고 말해주면 안 될까? 진솔하다는 표현도 괜찮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 배고파.”

“가자.”

신재욱은 이택현과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

연습경기를 끝으로 팀 훈련은 끝났기 때문에 문제 될 건 없었다.

그렇게 이택현과 밥을 먹은 뒤, 신재욱은 다시 훈련장으로 향했다.

팀 훈련이 끝난 상황에서 다른 선수들은 숙소에 들어가서 쉬고, 게임 하고, 외출을 하며 개인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신재욱은 당연하다는 듯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한 것은 오늘 펼쳐졌던 연습경기를 복기하는 것이었다.

‘아까 돌파할 때 이런 식으로 했으면 더 좋았으려나?’

공을 가지고 움직이며 조금 전의 플레이를 다시 펼쳤다. 그러면서 부족했다고 느꼈던 부분은 즉시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래, 다음엔 이렇게 해봐야겠다.”

한참을 고민하며 움직이던 신재욱이 움직임을 멈췄다.

마음에 드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는 주변을 둘러봤다.

여전히 다른 선수들은 아무도 없었고, 오직 이택현만 땀을 흘리며 훈련하고 있었다.

‘열심히 하네.’

신재욱은 잠시 이택현의 훈련을 지켜봤다.

과하거나 부족한 게 있으면 알려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딱히 건드릴 게 없었다.

‘잘하고 있는데? 그냥 이대로 훈련하면서 실전 경험 계속 쌓으면 잘 성장하겠어.’

세계 최고의 선수였던 신재욱의 기준에서도 이택현의 훈련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현재 이택현이 하는 개인 훈련들은 대부분 신재욱이 알려준 것이었으니까.

그래도 대단한 건 대단한 것이었다.

“이런 훈련들이 알려준다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말이야.”

그때였다.

이택현이 땀을 닦으며 다가왔다.

“후우! 힘들다. 재욱아, 나 훈련하는 거 봤어? 어땠어?”

“내 거 하느라 계속 보진 못했는데, 잘하고 있더라.”

“그래? 어우! 다행이다! 까다로우신 신재욱 선생이 이렇게 말하는 거 보면, 내가 되게 잘하고 있나 보네.”

“거만할 필요는 없고.”

“신 선생님께 배운 건데요? 항상 자신감을 가져라!”

“……그동안 입담 훈련도 따로 했어?”

“아니, 이건 타고나서 훈련 안 해도 알아서 늘더라.”

신재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택현의 입담이 너무 강해서 여기서 더 얘기하면 피곤해질 것 같았다.

“오랜만에 일대일 훈련이나 하자.”

그래서 이택현을 향해 일대일 훈련을 제안했고.

“오우! 좋지!”

이택현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 *

바이에른 뮌헨에 돌아온 이후.

신재욱은 독일 U19 리그에 출전하며 놀라운 활약을 이어갔다.

매번 압도적인 활약을 펼쳐서 독일 내 지역 신문에 단골손님으로 나올 정도였다.

「신재욱, U19 리그에서 해트트릭 기록하며 팀의 승리 이끌어!」

「바이에른 뮌헨의 보물 신재욱, 3골 1도움 기록하며 완벽한 경기 펼쳐!」

「천재 신재욱, 5골 3어시스트 기록!」

이런 신재욱의 활약은 몇 달이 지나도 멈추지 않았다.

매일 열심히 훈련하고, 경기중엔 긴장하지 않고 지닌 실력을 전부 드러내고 있었으니까.

더구나 신재욱의 능력치는 느리지만 계속해서 오르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1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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