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02화 (102/224)

102

* * *

후반 31분.

신재욱이 공을 잡았다.

위치는 페널티박스 바로 바깥.

“드디어 왔구나.”

그렇게 중얼거린 뒤, 신재욱은 재빨리 왼쪽으로 공을 끌었다. 뻗어오는 상대 수비수의 발을 피해내기 위함이었다.

자연스레 슈팅을 때릴 수 있는 공간과 타이밍이 나왔다.

신재욱은 이런 기회를 놓치는 선수가 아니었기에 곧바로 다리를 휘둘렀다.

휘익!

그러나 슈팅을 끝까지 이어가진 못했다.

포기하지 않고 몸을 던지며 앞을 가로막는 수비수 때문이었다.

이대로 슈팅을 때리면 수비수의 몸에 맞을 가능성이 있기에, 신재욱은 다급하게 휘두른 다리에 힘을 뺐다.

‘이렇게까지 막는다고? 열정이 대단하네.’

동시에 발바닥으로 공을 컨트롤했다.

상대 수비수는 몸을 던지느라 바닥에 넘어져 있는 상태였고, 신재욱은 넘어진 수비수를 피해 더욱 안쪽으로 움직였다.

투욱! 타닷!

신재욱이 브라질의 페널티박스 안까지 침투한 지금, 브라질의 골키퍼가 튀어나왔다.

― 골키퍼가 나옵니다! 신재욱 선수! 좋은 기회입니다!

골키퍼와의 일대일.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아주 귀중한 기회였다.

반면 그만큼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골키퍼가 나와주는 것도 좋지.”

신재욱은 늘 그랬듯 편안한 표정으로 움직였다.

판단에도 망설임이 없었다.

긴장하지 않고 공을 부드럽게 컨트롤하며 덤벼드는 브라질의 골키퍼를 쉽게 제쳐낸 뒤, 빈 골대를 향해 공을 밀어 넣었다.

투욱!

― 고오오오오오오오올! 신재욱 선수가 해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골을 넣으며 동점을 만들어냅니다!

― 브라질은 분명 강합니다! 필리페 쿠티뉴, 오스카, 카세미루, 다닐루 같은 대단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신재욱이 있습니다! 우리의 에이스 신재욱이 브라질의 수비수와 골키퍼를 모두 제치고 동점 골을 기록해냈습니다!

― 브라질 선수들도 신재욱 선수를 전혀 못 막네요! 방금 골은 신재욱 선수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해트트릭을 기록한 지금.

떨리는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 축구팬들은 열광했다.

└꼬오오오오오오오올!!!! 꼬르르르르르르르!!!!!!

└ㅅㅂ됐드아!!!!!!!!!!!!!!!!!! 이거 봐!!! 신재욱이 할 거라니까????!!

└해트트릭!!!!!!!! 우와……ㅠㅠㅠㅠㅠㅜㅜ 진짜 신재욱은 너무 멋있다ㅠㅠㅠㅠ

└역시 신재욱!!!! 이제 3 대 3 동점이다!!! 완전 할 만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어우! 미친ㅋㅋㅋㅋㅋ 신재욱 원맨팀인데, 그 원맨이 너무 강하네ㅋㅋㅋㅋㅋㅋㅋ 브라질을 상대로 이렇게까지 비빌 줄이야ㅋㅋㅋㅋ

└그러니까ㅋㅋㅋㅋ 경기력은 개털리고 있는데, 신재욱이 꾸역꾸역 골 넣어주고 비벼주네ㅋㅋㅋㅋ 브라질 애들은 멘탈 씨게 흔들리겠네ㅋㅋㅋㅋㅋ

└우어어어어어!!!!! 이게 돼? 이 정도면 브라질 애들도 황당하겠다ㅋㅋㅋㅋ 신재욱을 계속 경계하고 있는데, 막지를 못해ㅋㅋㅋㅋㅋ

└브라질한테 해트트릭이라니!!!!! 진심 신재욱은 대단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듯!!!

같은 시각.

팬들을 열광케 한 신재욱은 브라질의 골대 안으로 뛰었다.

이어서 굴러다니는 공을 들고 경기장 중앙으로 뛰었다.

세리머니를 생략하고 빠른 경기 재개를 위해 움직이는 것.

다른 경기에서 골을 넣었을 때와 같은 행동이었다.

― 신재욱 선수는 아직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방금 해트트릭을 기록했음에도 전혀 만족하지 않는 표정이네요!

― 하하! 신재욱 선수의 패기는 정말 대단하네요! 체력이 거의 바닥난 상태인 것 같은데도, 공격포인트를 향한 욕심을 계속해서 드러내고 있습니다.

해설들의 말처럼 신재욱은 여전히 공격포인트를 욕심내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과 동시에 메시지가 주르륵 떠올랐으니까.

[슈팅이 1 올랐습니다!]

[개인기가 1 올랐습니다!]

[민첩이 1 올랐습니다!]

다른 경기 때보다 더 빠른 성장이었다.

더구나 가장 능력치가 높은 슈팅까지 성장했다.

이러니 욕심을 내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절대 못 참지.”

신재욱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메시지들로부터 시선을 뗐다.

삐이이익!

경기가 재개되었기 때문이었다.

‘다들 표정이 밝네.’

신재욱의 눈엔 보였다.

표정이 밝아진 동료들의 모습이.

변화였다.

동점 골을 넣기 전까지만 해도 지금처럼 좋진 않았으니까.

정신력과 악으로 간신히 뛰는 게 표정에서 드러났었는데, 이제는 미소를 띠고 있다.

이게 바로 골이 주는 힘이었다.

더 놀라운 건 한국 선수들의 움직임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었다.

― 우리 선수들이 좋은 압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단합니다! 분명 지쳤을 텐데도 끊임없이 브라질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 브라질 선수들도 많이 지쳤네요. 불과 20분 전만 해도 압박에 강한 모습을 보였었는데, 이제는 우리 선수들의 압박에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한국 선수들은 힘든 걸 참고 부지런하게 뛰며 브라질을 압박했다.

체력이 떨어진 브라질 선수들은 놀라운 정신력을 발휘하는 한국 선수들의 모습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저 자식들 뭐야? 왜 갑자기 살아난 거냐고?”

“미친놈들이…… 지치지도 않나?”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 거야? 젠장! 나는 다리가 다 풀렸다고!”

“더럽게 달라붙네! 후반전에 이렇게까지 압박을 할 수가 있다고?”

“쟤들 도핑이라도 한 거 아니야?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경기의 흐름도 바뀌었다.

한국의 강한 압박에 체력이 떨어진 브라질 선수들은 황급하게 공을 돌렸다.

브라질 선수들은 전반전 때처럼 과감한 공격을 나가지도 못했다.

시간이 시간인 만큼 모두 지쳐있었고, 이런 상황에서 역습을 허용하면 굉장히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 브라질 선수들이 당황하고 있습니다! 분위기가 우리에게로 완전히 넘어왔습니다!

― 이럴 때 추가 골을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너무나도 좋을 텐데요!

하지만 이처럼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브라질은 브라질이었다.

기술이 좋은 팀답게 한국의 강한 압박을 꾸역꾸역 버텨냈다. 패스 실수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집중력이 떨어질 만도 한데…… 잘하네.’

신재욱은 의외라는 표정으로 브라질 선수들을 바라봤다.

아직 어린 선수들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지쳤을 땐 실수가 나올 거라고 봤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하지만 빈틈이 생기지 않은 건 아니었다.

‘정신 차리려고 노력 중인 건 알겠는데…….’

신재욱에겐 여러 경험이 있었고, 그중엔 지친 상대 팀에게 골을 만들어냈던 경험도 많았다.

그래서 지금과 같이 상대가 지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건 반응 못 할걸?’

브라질의 수비진에서 얼쩡거리던 신재욱이 이제는 상대 수비수의 사각지대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위협적이지 않게, 은밀하게 움직이며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지금.

브라질의 수비수가 앞으로 움직이며 공을 받았다. 그는 차분하게 빌드업을 시작하려고 동료들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런데 그 순간.

신재욱이 움직였다.

3m 정도의 거리를 빠르게 좁힌 그는 브라질의 수비수에게 슬라이딩 태클을 해버렸다.

높은 태클 성공률을 보유한 신재욱의 슬라이딩 태클이었고.

이번에도 성공이었다.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갑자기 들어온 태클, 그것도 매우 낮게 깔려 들어오는 슬라이딩 태클이었기에.

브라질의 수비수는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 오오오오! 신재욱이 공을 뺏어냈습니다!

중앙수비수의 공을 뺏어낸 지금.

신재욱의 눈엔 훤히 열린 브라질의 수비진이 보였다.

“거봐, 반응 못 한다니까?”

그곳을 향해 나아갔다.

급하지 않게, 적당한 속도로 공을 컨트롤하며 전진했다.

그러자 브라질의 골키퍼는 골대를 비우고 뛰쳐나오지 못했다.

조금 전 일대일 상황에서 호되게 당했던 기억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연하게도 신재욱은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안 나오면 슈팅 때리면 되지.’

그냥 슈팅을 때려버릴 뿐이었다.

* * *

철렁!

브라질의 골망이 흔들렸다.

― 고오오오오오오오올! 골입니다! 역전 골입니다! 신재욱이 역전 골을 만들어냈습니다아아!

― 우어어어어어어! 대단합니다! 신재욱! 팀에서 가장 어린 이 선수가 브라질의 팬들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 벌써 4골을 넣고 있습니다! 신재욱 선수! 괴물이네요! 정말 괴물이라는 말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선수입니다!

신재욱이 브라질의 수비진에서 공을 뺏어낸 뒤에 때려낸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고.

이제 스코어는 4 대 3이 됐다.

“하아…….”

“아…….”

“…….”

브라질의 선수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원래라면 동점 골을 만들기 위해서 바쁘게 움직였을 테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했다.

너무 허무하게 실점하는 바람에 순간적으로 힘이 쭉 빠져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신재욱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할 맛 안 날 거야. 나 같아도 뛰기 싫어지겠다.’

방금 그가 골을 넣은 방식은 환생 전에도 여러 번 써먹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성공할 때마다 상대 선수들의 반응은 지금의 브라질 선수들과 비슷했다.

그들 모두 허탈해하고, 어이없어하고, 힘이 빠진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으니까.

‘그나저나 다행이야.’

신재욱은 조금 전 슈팅할 때의 상황을 떠올렸다.

일대일 상황에서 튀어나오지 않고 골대를 지키는 브라질의 골키퍼를 보며, 과감하게 슈팅을 때렸었다.

넣을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기에 나온 판단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체력이 떨어져서 다리에 힘이 빠져있었다는 것.

‘큰일 날뻔했지.’

골대 구석으로 감아 찬 슈팅이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공에 스핀도 적게 들어갔고 힘도 잘 실리지 않았다.

때문에, 타이밍 좋게 때린 슈팅이었음에도 상대 골키퍼의 손에 막힐 뻔했다.

다행히 골로 연결되긴 했지만, 분명 불안한 장면이었다.

“이렇게 운이 따를 때도 있어야지. 자, 이제…….”

생각을 마친 신재욱이 공을 향해 달려가지 않았다.

그럴 체력도 없었거니와, 실시간으로 메시지가 떠오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성이 성장합니다!]

[‘전문 골잡이의 본능(B)’이 ‘스트라이커의 본능(A)’으로 성장합니다!]

신재욱의 눈이 커졌다.

“전문 골잡이의 본능(B)이 성장했다고?”

전문 골잡이의 본능(B) 특성의 정보는 다음과 같았다.

[전문 골잡이의 본능]

[등급] B

[효과] 상대의 페널티박스 안에 있을 때, 본능적으로 더 좋은 위치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상대의 페널티박스 안에서 위치선정이 좋아지는 특성.

덕분에 신재욱의 위치선정만큼은 환생 전보다 더 좋아진 상태였다.

즉, 엄청난 도움을 주는 특성이었다.

그런데 그 특성이 성장했다.

“이건 바로 봐야지.”

신재욱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성장한 특성의 정보를 확인했다.

[스트라이커의 본능]

[등급] A

[효과] 상대의 페널티박스 안에 있을 때, 본능적으로 더 좋은 위치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슈팅의 정확도가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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