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100화 (100/224)

100

* * *

체력 능력치와 속도 능력치가 올랐다는 메시지를 본 이후.

신재욱은 더욱 힘을 내서 뛰었다.

심리적으로 힘이 나기도 했고, 능력치가 올랐기 때문에 육체적으로도 힘이 났다.

― 신재욱이 중원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장면의 연속이네요! 그 강력한 브라질의 미드필더들이 신재욱 한 명 때문에 중원 싸움에서 밀리고 있어요!

― 신재욱 선수의 능력은 정말 경이롭네요……! 브라질이 어떤 팀입니까? 지난 8강전에서 스페인을 상대로도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갔던 팀입니다! 그런데 그런 브라질을 상대로……오오! 또 신재욱입니다! 태클로 엔히키의 공을 뺏어냈습니다!

신재욱의 스탠딩 태클과 슬라이딩 태클은 브라질에게 너무나도 잘 먹혔다.

공격형 미드필더의 태클이 개인기가 좋은 브라질 선수들에게 높은 확률로 통하는 것.

경기를 지켜보는 모든 사람에게 경악스러운 장면이었다.

하지만 신재욱에겐 당연한 결과였다.

환생 전, 월드클래스 브라질 선수들에게도 너무나도 잘 통했던 태클이었으니까.

― 브라질이 제대로 공격을 못 하고 있습니다! 핵심적인 기회를 만들어내려고 할 때마다 신재욱 선수가 나타나서 귀신같이 끊어내고 있거든요!

― 하하하! 브라질 선수들은 당황스러울 겁니다. 개인기에 자신이 있는 선수들인데, 신재욱 선수와 만나면 자꾸만 무기력하게 공을 뺏기고 있지 않습니까?

다만, 이처럼 신재욱이 중원을 쓸어 담아주고 있음에도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로 우위를 가져가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브라질 선수들에 비해서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 아! 우민규 선수! 이건 받아줬어야죠!

― 신재욱 선수가 기습적으로 흘려주는 패스는 좋았는데, 우민규 선수의 볼 터치가 너무 길었네요……! 아쉽습니다…!

― 아……! 장호연의 돌파가 막힙니다……! 시도는 좋았지만…… 브라질의 풀백을 뚫어내진 못했네요. 그래도 지금처럼 자신감 있게 하는 건 괜찮습니다…!

― 오정훈이 뺏깁니다……! 오정훈 선수가 오늘은 최전방에서 버텨주는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브라질의 수비수들과의 경합에서 이겨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재욱의 활약에도 한국은 흔들리고 있었다.

선수들은 패스를 주고받는 상황에서 불안함을 드러내고 있고, 실제로 공을 뺏기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공격 역시 제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신재욱이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한국 선수들은 중요한 순간마다 브라질의 수비에 막혔다.

답답한 상황이었다.

‘답답하네.’

신재욱이 붉은 머리를 쓸어올렸다.

전반전이었음에도 땀이 물처럼 흐르고 있었다.

상대가 상대인 만큼 평소보다 더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대로는 좋지 않은데…….’

중원에서 활약하며 좋은 기점 역할을 계속해서 해주고 있지만, 성공적인 공격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었다.

다만, 신재욱은 전혀 좌절하지 않았다.

다른 방법을 찾을 뿐이었다.

‘방법을 바꿔야겠어.’

이후, 원래라면 동료에게 공을 넘겼을 타이밍에 신재욱은 한 번 더 전진했다.

이제는 기점 역할이 아닌, 직접 어시스트를 뿌리거나 골을 기록하려는 움직임을 펼쳤다.

‘내가 직접 한다. 골은 넣어야 하니까.’

결국,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다.

1 대 0으로 앞서가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승리할 수 없다는 걸 신재욱은 알고 있었다.

‘지금의 한국팀으로서는 브라질의 공격을 다 막을 순 없어. 3골 정도는 내줄 생각을 하고, 더 많은 골을 넣어야 해.’

상대는 브라질이었고, 한국의 수비는 지금도 흔들리고 있었으니까.

이런 흐름이라면 사실상 골을 허용하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래서.

신재욱은 더 과감하게 전진했다.

― 신재욱이 오스카의 압박을 쉽게 벗어났습니다! 중앙선을 넘어 달리는 신재욱!

깔끔한 드리블로 브라질 선수 한 명을 제쳤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속도가 더 빨랐으면 편하게 뚫었을 텐데,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환생 전엔 있었던 빠른 스피드가 없다는 것.

그 사실이 아쉬웠지만, 신재욱은 이내 머릿속에 있던 아쉬움을 지워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적어도 이번 U―20 월드컵에서만큼은.’

신재욱은 전진하는 속도를 줄였다.

앞을 가로막은 선수 때문이었다.

‘카세미루.’

카세미루.

만 20세의 나이로 브라질 최고의 명문 클럽 중 하나인 상파울루 FC의 주전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천재.

미래엔 브라질 성인 국가대표팀의 일원이자, 레알 마드리드에서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게 되는 진짜 중의 진짜였다.

때문에, 신재욱의 움직임도 신중해졌다.

‘나이가 어려도 호랑이는 호랑이니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시작은 가벼운 속임수였다.

휘익!

신재욱은 상체를 오른쪽으로 움직이며 발바닥으로 공을 끌었다.

겉으로 보기엔 영락없이 돌파를 시도할 것처럼 교묘한 페인팅이었다.

그런데 카세미루는 속지 않았다.

‘역시 이 정도엔 안 속네?’

예상했기에, 신재욱은 곧바로 다음 동작을 이어갔다.

휘익!

한 번 더 오른쪽 상체를 흔든 뒤에 기습적으로 왼쪽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카세미루는 이번에도 속지 않고 반응했다. 왼쪽 대각선으로 움직이는 신재욱을 따라왔다. 더 나아가 어깨까지 집어넣으려고 했다.

그 순간 카세미루의 얼굴엔 승리의 미소가 떠올랐다.

본인이 이겼다고 확신했기에 나온 미소였다.

하지만, 이런 상황조차 신재욱의 미끼였다.

‘이런 애랑 부딪치면 그냥 나가떨어지겠네.’

신재욱은 밀고 들어오는 카세미루와 부딪쳐줄 생각이 없었다.

185cm 85kg의 피지컬을 지닌 카세미루와 몸싸움을 하는 건 공을 뺏기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행동이었으니까.

그래서 지금.

투욱! 휘익!

신재욱은 파고들 것처럼 페인팅을 준 뒤, 한 번 더 왼쪽으로 공을 밀며 움직였다. 그제야 덤벼들던 카세미루의 중심이 흔들렸다. 그와 동시에 신재욱이 속도를 내며 카세미루와의 거리를 벌렸다.

― 신재욱이 카세미루까지 제쳐냈습니다! 이 카세미루는 일대일 수비에 굉장한 강점을 발휘하고 있는 선수인데, 신재욱을 막아내진 못하네요!

― 신재욱 선수! 카세미루 선수와의 심리전에서 완전히 이겨버렸어요! 아~! 신재욱 선수는 매번 놀랍네요! 정말 믿기 힘들 정도로 노련합니다! 고작 만 16세의 선수가 이렇게 노련한 플레이를 하는 게 가능한 일일까요?

― 어떤 팬분이 그러시더군요. 천재를 이해하려고 하지 말라고요. 하하! 신재욱 선수의 재능은 저희의 시선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게 당연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카세미루와의 거리를 벌리며 전진한 상황.

원래라면 신재욱은 더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를 찾고, 패스를 보냈을 테지만.

지금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내가 해야지.’

골이든 어시스트든, 둘 중 하나만큼은 꼭 직접 만들어낼 생각이었다.

* * *

환생 전, 신재욱은 드리블이 매우 뛰어난 선수였다.

크랙이라고 불리는 어떤 선수들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높은 평가를 받을 때가 많았다.

드리블 성공률 역시 리그 1위를 여러 번 기록했을 정도로 높았다.

그리고 브라질과 맞붙는 지금의 신재욱은.

환생 전만큼의 실력은 아니었지만, 각종 드리블 기술과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는 드리블을 보여주고 있었다.

― 신재욱 선수가 두 명 사이를 돌파합니다! 신재욱 선수 특유의 심리전과 속도를 조절하는 드리블은 정말 일품이네요! 브라질의 수비수들이 제대로 대응하질 못하고 있습니다!

신재욱은 브라질의 수비진을 흔들며 페널티박스 안까지 침투했다.

수비수들은 급해졌다.

하지만 함부로 태클을 시도하진 못하고 있었다. 신재욱이 먼저 움직임을 취하면 그에 맞는 카운터 태클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신재욱은 그런 상대의 심리를 이용했다.

휘익!

슈팅하는 척 다리를 휘두르자 브라질의 수비수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발을 뻗었다. 이때, 신재욱은 휘두른 발에 힘을 빼며 방향을 틀었다.

흔히 접는다고 말하는 동작.

그 동작에 브라질의 수비수는 완벽하게 속으며 휘청거렸다.

“으헉!”

그리고 몸을 접은 신재욱에겐 왼발로 슈팅할 각도와 타이밍이 나왔다.

오른발에 비해선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왼발 슈팅 역시 꾸준히 연습을 해오고 있기에.

신재욱은 망설이지 않고 왼발로 슈팅을 때려냈다.

터어엉!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공이 브라질의 골대 하단 구석으로 휘어져 들어갔다.

그 순간 한국의 축구팬들은 미친 듯 흥분하기 시작했다.

└고오오오오오오올!!!!!!!!!!!!!!!!! 들어갔드아아아아아!!!!!!!!!! 신재욱 이 미친놈이 또 넣었어!!!!!!!!

└오오오오오오오오오!!!!!! ㅅㅂ뭐야????? 신재욱 얘 신이야? 뭐냐고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골!!!!!!!! 신재욱 2골째!!!!!!!! 브라질 개털어버리는 중!!!!!!!!!!!

└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 진짜 미치겠닼ㅋㅋㅋㅋ 재욱아ㅋㅋㅋㅋ 도대체 얼마나 잘하려는 거냐?ㅋㅋㅋㅋ 프랑스랑 콜롬비아랑 멕시코를 털더니, 이젠 브라질까지 털어? 아놔ㅋㅋㅋㅋ국뽕 제대로 마시게 하네ㅋㅋㅋㅋ

└그…… 만……! 제발 그만…… 해…! 이미 국뽕 치사량이라구……!

└개쩌렀다!!!!!ㅋㅋㅋㅋㅋㅋ 분위기 넘어가려고 할 때쯤 신재욱이 또 해주네ㅋㅋㅋㅋ

스코어가 2 대 0이 되었다는 것.

그 사실에 신재욱의 동료들 역시 기뻐했다.

더불어 2골 차로 앞서나가게 됐다는 것에 안도하는 한숨을 내쉬는 선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좋은 분위기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단 5분이었다.

브라질은 2번째 골을 허용한 지 5분 뒤, 강력한 화력을 뿜어내며 한국의 수비를 뚫어냈다.

― 다닐루의 오버래핑입니다! 이 선수는 측면수비수임에도 굉장히 빠른 스피드와 좋은 드리블 능력을 지니고 있죠! 우리 풀백들은 필리페 쿠티뉴만 경계할 게 아니라 이 다닐루의 오버래핑 역시도 조심해야 합니다! 아! 뚫렸습니다……!

브라질의 측면수비수 다닐루.

빠른 스피드에 뛰어난 킥력을 지닌 그는, 지금도 그의 장점을 발휘했다.

터어엉!

낮고 빠르게 깔려 들어가는 크로스가 한국의 페널티박스 안으로 순식간에 파고들었다. 심지어 날카롭게 휘어지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공을 향해 브라질의 스트라이커 윌리앙 주제가 발을 뻗었다.

철썩!

한국의 골망이 앞뒤로 크게 흔들렸다.

― 아…… 한국이 브라질에게 골을 허용합니다……!

― 역시 브라질은 강하네요……! 공격수나 윙어도 아닌, 측면 수비수인 다닐루 선수의 크로스가 이렇게 좋으면…… 우리 풀백으로서는 힘들 수밖에 없죠…….

전반 38분에 나온 브라질의 골이었다.

첫 골을 기록한 이후, 브라질은 특유의 리듬을 이용해 한국을 몰아붙였다.

공격과 미드필더, 심지어 수비수까지도 기술이 좋은 브라질답게, 어떤 포지션에 상관없이 모든 선수가 한국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그리고 전반 44분.

한국은 다시 위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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