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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빨로 축구천재-94화 (9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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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콜롬비아가 4 대 1로 밀리는 상황에서 선수 한 명이 퇴장당하고, 프리킥까지 내준 지금.

콜롬비아를 응원하던 관중들이 분노하기 시작했다.

“이게 왜 퇴장이야?! 저 5번 자식은 왜 저렇게 쉽게 넘어지는 거냐고? 그리고 앤서니 저 멍청한 놈은 옷을 잡긴 왜 잡아?”

“젠장! 기껏 응원하면 뭐 해? 한국한테 이따위로 밀리는데? 거참 어이가 없네!”

“콜롬비아는 감독부터 선수들까지 싹 갈아치워야 해!”

“경기 보러 온 푯값이 아깝네!”

“4골이나 먹힌 걸로 모자라 이제는 프리킥까지 내줘? 퇴장을 당해? 어이가 없네! 난 이딴 경기를 보려고 경기장에 온 게 아니라고!”

“전술이 쓰레기야! 선수들의 정신 상태도 썩어빠졌고! 겨우 한국한테도 못 이겨서 뭘 어쩌겠다는 거야? 이번 대회의 개최국이라는 게 쪽팔린다, 쪽팔려!”

그리고 그런 관중들의 반응을 본 신재욱은 입꼬리를 올렸다.

“슬슬 짜증 나겠지.”

원하던 상황이 펼쳐지는 걸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다만 아직 만족하진 않았다.

비신사적인 걸 넘어서 미개한 수준을 보여준 관중들을 더욱 화나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신재욱은 동료들에게 프리킥을 차고 싶다고 말했다.

반대하는 동료는 없었다.

오히려 다들 빠르게 동의했다.

“그래, 네가 얻은 프리킥이니까 네가 차. 그리고 요즘 훈련 때 프리킥 성공률도 네가 제일 높잖아.”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우리 에이스 신재욱이 차고 싶다는데, 안 될 게 뭐가 있겠어?”

“프리킥 재욱이가 찬다는데, 불만 있는 사람 없지? 난 우선 무조건 찬성!”

“제일 잘 차는 사람이 차는 게 맞지. 재욱아, 부담 가지지 말고 편하게 차.”

“흐흐! 뭘 그렇게 말까지 해주고 그러냐? 오늘 해트트릭에 어시스트에 상대 선수 퇴장까지 시킨 대단한 분께서? 신재욱 너는 그냥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도 돼.”

이처럼 동료들의 신뢰를 받는 상황에서 신재욱은 천천히 공을 내려놓았다.

다음으로 골대와 공이 있는 곳의 거리와 각도를 살폈다.

“충분히 넣을만한 위치야.”

계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신재욱은 이번엔 상대 수비벽의 높이와 위치를 확인했다. 더불어 바람까지 느꼈다. 다행히 바람은 세지 않았다. 슈팅에 거의 영향이 없을 정도로 약했다.

모든 게 마음에 들었다.

“프리킥 골 넣기 좋은 환경이네.”

물론 이 순간에도 야유 소리가 귀가 아플 정도로 쏟아지고 있지만.

신재욱에게 이 정도는 무시할 수 있는 일들이었다.

“슬슬 차볼까?”

드디어 프리킥을 찰 준비가 끝났다.

이제 주심의 신호를 받으면 슈팅을 때리면 된다.

― 다른 선수들 없이 신재욱 선수 혼자서 공 앞에 섰습니다! 이건 그냥 신재욱 선수가 프리킥을 차겠다는 거죠.

― 기대됩니다! 최근 신재욱 선수의 슈팅 감각은 물이 올라 있거든요? 매번 무시무시한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고, 심지어 말리전엔 멋진 프리킥 골을 기록하지 않았습니까?

― 그렇습니다! 그리고 신재욱 선수는 오늘도 컨디션이 좋아 보이기 때문에…… 아, 말을 하던 도중에 주심이 프리킥을 차도 된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신재욱 선수, 공을 향해 움직입니다!

신호가 나온 지금.

신재욱은 심호흡했다.

환생 전의 그는 프리킥을 잘 차던 선수였다.

날고 긴다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프리킥을 담당했을 정도로.

당연하게도 프리킥에 많은 자신감을 가진 채 살아왔었다.

그러나 환생한 이후엔 프리킥을 잘 차지 못하게 됐다. 자신감도 떨어졌다. 그래서 더 연습했다.

과거의 프리킥 실력을 되찾기 위해서.

그렇게 노력한 결과.

‘아직 부족하긴 하지만, 그래도 많이 좋아졌어.’

실전에서 프리킥을 차기 위해 나설 정도로 개선됐다.

갓 환생했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프리킥 실력이 좋아졌다.

게다가 현재 슈팅 능력치는 81로 더욱 높아졌고, 중급 슈팅 컨트롤(C) 특성의 도움까지 받고 있다.

여러모로 자신감이 살아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공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간 신재욱이 슈팅을 때려냈다.

퍼엉!

* * *

경기장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계속해서 쏟아지던 야유 소리도 이제는 들리지 않았다.

관중석에 가득한 콜롬비아의 팬들이 입을 다물었기 때문이었다.

― 고오오오오오오올! 고오오오오올입니다! 우오오오! 신재우우우우우욱! 신재욱이 또 골을 기록했습니다! 이번엔 프리킥 골입니다!

― 느린 화면으로 다시 보시죠! 이야~! 정말 잘 찼네요! 이렇게 구석으로 파고드는 프리킥은 골키퍼가 막는 게 거의 불가능하죠!

― 그러네요~! 콜롬비아의 골키퍼가 방향은 맞췄지만, 방향을 맞추는 게 한계였습니다! 막아내기엔 슈팅의 궤적이 너무 날카로웠습니다! 신재욱 선수, 무서울 정도로 침착합니다! 이 선수에겐 긴장감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걸까요?

경기장에 득실득실한 콜롬비아의 팬들은 야유를 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탄식을 내뱉을 뿐.

그리고 같은 시각.

모든 장면을 지켜본 한국의 축구팬들은 열광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콜롬비아 놈들 입 닥친 것 좀 봐ㅋㅋㅋㅋㅋㅋㅋㅋ 신재욱한테 프리킥 골 처먹자마자 야유 소리가 귀신같이 사라졌네ㅋㅋㅋㅋ

└야유할 맛이 안 나겠지ㅋㅋㅋㅋㅋ 계속 골만 처먹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 진심 너무 통쾌햌ㅋㅋㅋㅋㅋㅋ

└개매너 관중들 때문에 혈압 터질 뻔했는데, 신재욱이 제대로 조져주네ㅎㅎㅎㅎ 명치 꽉 막혔던 게 쑤욱! 내려갔네!

└미쳤다 진짜ㅋㅋㅋㅋㅋㅋㅋ 신재욱 얘 콜롬비아한테 4골 넣었어ㅋㅋㅋㅋㅋㅋㅋ 지금 U―20 월드컵 득점왕 페이스임ㅋㅋㅋㅋㅋㅋㅋ

└공격형 미드필더가 득점왕 먹으면 레전드 아니냐?ㅋㅋㅋㅋ 신재욱은 근데 클래스가 다르다;;;;;

└콜롬비아 개 꼬숩다ㅉㅉㅉㅉㅉㅉㅉ 관중들도 개매너고 선수들도 더럽게 거칠게 하더니ㅉㅉㅉㅉㅉ

└워!!!ㅋㅋㅋㅋㅋ 한국이 콜롬비아를 5 대 1로 바르고 있다고? 한국이 A조 1위로 16강에 올라간다고?ㅋㅋㅋㅋㅋ 오래 살다 보니 별일을 다 보네ㅋㅋㅋㅋㅋ

└콜롬비아 저 새끼들ㅋㅋㅋㅋㅋ 더럽게 하더니만 결국 참교육 당하네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신재욱 얘는 정말…… 시원시원해서 좋다니까?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지금.

신재욱은 씨익 웃었다.

동시에 4개의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콜롬비아의 팬들을 바라봤다.

비신사적인 야유와 쓰레기 투척, 각종 반칙에도 불구하고 4골을 넣었다는 의미를 담은 행동이었다.

이런 도발적인 행동에도 콜롬비아의 관중들은 더 이상 야유를 보내지 못했다.

그저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갈 뿐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신재욱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집으로들 돌아가시고 다음부턴 매너 있게 경기 봅시다.”

신재욱의 프리킥 골이 터진 이후.

경기가 재개됐지만, 콜롬비아는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1명이 부족한 콜롬비아였기에, 제대로 된 공격은커녕 한국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만으로도 힘겨워했다.

― 아! 너무 아깝습니다! 이찬호의 슈팅이 살짝 옆으로 벗어나고 마네요! 조금만 더 감겼다면 바로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었는데 말이죠!

― 비록 골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긍정적인 건 우리 선수들이 콜롬비아를 완전히 압도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반면 콜롬비아로서는 오랫동안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경기가 될 것 같은데요? 프랑스와 말리를 잡아낼 때만 해도 기세가 굉장히 강했던 팀인데, 한국에게 큰 점수 차로 패배할 위기에 놓였거든요!

한국은 계속해서 좋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아쉽게도 골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며, 좋은 마무리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한국과 콜롬비아의 경기는 추가득점 없이 종료됐다.

― 경기 종료됩니다! 한국이 콜롬비아를 상대로 5 대 1 대승을 거뒀습니다! 훌륭한 투지와 경기력을 보여준 우리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네요!

― 우리 선수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경기가 종료된 지금.

콜롬비아 선수들은 곧바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홈구장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완벽한 망신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콜롬비아 선수들을 응원하던 관중들은 한참 전에 경기장을 빠져나간 상태였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기쁨을 나눴다.

이미 16강이 확정된 상태이긴 했지만, 강팀 콜롬비아에게 대승을 하며 조 1위로 올라가게 됐다는 건 선수들에게 훨씬 더 큰 기쁨을 줬다.

“모두 고생했다! 정말 고생 많았어!”

평소엔 카리스마를 보여주던 안기혁 감독마저도 지금은 환하게 웃으며 선수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었다.

그리고.

신재욱 역시 기뻐하고 있었다.

능력치가 올랐다는 메시지들 때문이었다.

[태클이 1 올랐습니다!]

[헤딩이 1 올랐습니다!]

한참을 기뻐하던 대표팀 선수들은 라커룸을 향해 걸어 나갔다.

그러나 몇몇 선수들은 경기장에 남아있었다.

이들은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런 인터뷰는 오랜만에 하네.’

오늘 최고의 활약을 펼친 신재욱도 인터뷰 명단에 속해있었다.

게다가 인터뷰 순서도 마지막이었다.

‘다들 안 떨고 잘하네.’

신재욱은 동료들이 인터뷰하는 모습을 재밌게 구경했다.

기자들이 하는 질문은 전부 무난했다.

특별히 문제 될 것도 없었고, 대답하기 곤란한 내용도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신재욱의 차례가 왔다.

― 안녕하세요, 신재욱 선수.

“안녕하세요.”

시작은 가벼운 인사였다.

특별할 게 없는 동료들의 인터뷰를 봤기 때문에, 신재욱은 편안한 마음으로 기자들을 바라봤다.

‘무난하게 인터뷰하고 들어가 쉬자.’

그런데 첫 번째 질문부터 무언가 이상했다.

― 팀에서 가장 어린 나이로 U―20 월드컵에 참여해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부담스럽지는 않으신가요?

질문을 들은 신재욱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뭐야, 이거?’

짜증이 솟구쳤다.

미끼가 걸린 질문이었으니까.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부담스럽지는 않냐고? 어이가 없네. 여기서 부담스럽지 않다고 대답하면 거만하다는 기사가 쓰일 거고, 부담스럽다고 말해도 팀의 에이스라는 걸 인정하게 되는 거잖아? 그러면 또 거만하다는 말이 나올 거고.’

당장이라도 인터뷰를 때려치우고 싶었지만, 신재욱은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수많은 경험이 있는 그였다.

그 경험 중엔 개념 없는 기자들에게 물어뜯겼던 일도 존재했다.

그런 경험들이 있다 보니, 기자들을 상대하는 방법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저런 기자들은 본인들이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을 때 가장 짜증을 냈었지.’

그래서 신재욱은 미소를 유지한 채로 대답했다.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그냥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질문을 한 기자의 표정이 굳었다.

얼굴까지 붉게 달아오른 그는 이번엔 다른 질문을 던졌다.

― 이번 U―20 월드컵에서 빨간색 머리로 나타난 모습에 많은 팬분들이 큰 충격을 받은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그리고 많은 색깔 중에 하필 빨간색으로 염색한 이유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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