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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빨로 축구천재-91화 (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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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선제골을 허용한 지금.

신재욱은 분위기를 바꿀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동료들을 향해 소리쳤다.

자신이 5분 안에 동점 골을 넣을 테니까 도와달라고.

다행히 효과는 있었다.

한국 U―20 대표팀 선수들의 눈빛이 살아났으니까.

당황하던 표정도 이젠 사라졌으니까.

‘분위기는 바뀐 것 같은데…….’

다만 이제는 신재욱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5분은…… 너무 오바했나?’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마음에 무리한 목표를 잡아버렸기 때문이었다.

제아무리 신재욱이라고 해도 5분 안에 골을 확신하는 건 힘들었다.

환생 전의 기량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그때보다 한참 부족한 몸 상태이지 않은가.

“10분이라고 말할 걸 그랬나?”

작게 중얼거린 신재욱이 이내 고개를 저었다.

“이미 뱉은 말이니까, 지켜야지.”

5분 안에 골을 넣겠다는 말을 지켜내겠노라 마음먹었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지만, 해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집중하자.’

신재욱은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위치선정도 더욱 세밀하게 조정했다. 동료들이 공을 주기 좋은 위치로 움직였고, 그러면서도 상대 선수들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투욱!

공을 잡은 신재욱은 다시 근처에 있던 동료에게 패스했다.

5분 안에 골을 넣겠다고 말했지만, 천천히 라인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침착해야 했다. 급하게 전진하다가 공을 뺏기게 되면 뱉은 말을 지키지 못하는 건 당연했고, 위험한 역습을 허용할 수도 있으니까.

그나마 다행인 건 콜롬비아의 압박이 강한 편이 아니라는 것.

‘굳이 무리하고 싶진 않겠지.’

콜롬비아 역시 A조에서 2승을 거두며 16강행을 확정 지은 상태였다.

그런 상황이었기에, 한국과의 경기에서 무리하고 싶진 않을 것이다. 부상 없이 무난하게 경기를 치르고 싶을 것이다.

때문에, 신재욱은 편하게 공을 컨트롤할 수 있었다.

지금도 그랬다.

― 신재욱이 전진합니다! 직접 드리블하며 기회를 만들 생각인 것 같습니다!

― 어느 순간부터 신재욱 선수가 공을 잡으면 기대가 되네요! 과연 이번에는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까요?!

신재욱은 공을 소유한 채 천천히 전진했다.

콜롬비아의 압박은 여전히 약했다. 신재욱의 전진을 끊으려는 적극적인 움직임도 없었다.

그 순간 신재욱이 속도를 높이며 과감하게 전진했다.

상대를 억지로라도 끌어낼 생각이었다. 신재욱이 드리블하며 페널티박스와 멀지 않은 곳까지 접근했을 때.

그제야 콜롬비아 선수들의 움직임에 적극성이 드러났다.

‘이제 오는구나.’

신재욱은 가장 앞에서 달려오는 상대 선수를 바라봤다. 정확히는 그의 움직임을 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자 달려오던 콜롬비아 선수가 발을 뻗었다.

전문 수비수가 아니었기에 나온 성급한 태클이었다.

이때, 신재욱은 공을 옆으로 치며 태클을 피해냈다.

툭!

상대 선수 한 명을 끌어내고 제쳐내기까지 한 지금.

신재욱은 공을 대각선 앞에 있는 오정훈에게 건네며 앞으로 달렸다.

“정훈 선배! 리턴!”

오정훈은 등을 진 채, 공을 지켜냈다. 그리고 앞으로 달리는 신재욱을 향해 공을 찔러넣었다.

순식간에 이뤄진 연계 플레이.

훈련 때도 자주 나왔던 상황이었다. 물론 지금은 실전이었고, 훈련 때 했던 움직임을 그대로 재현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데.

신재욱은 훈련 때와 같은 움직임을 펼쳤다.

오정훈이 찔러준 공을 콜롬비아의 페널티박스 안에 침투하며 부드럽게 터치해냈고.

퍼엉!

골대 구석을 노리는 날카로운 슈팅까지 때려냈다.

― 드, 들어갔습니다! 우오오오오오! 들어갔어요! 골입니다! 신재욱의 골입니다!

― 역시 신재욱입니다! 이 선수는 오늘도 놀라운 플레이를 보여주네요! 선제골을 허용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신재욱 선수가 동점 골을 기록했습니다! 이제 스코어는 1 대 1이 됩니다!

깔끔한 슈팅으로 골을 기록한 지금.

신재욱이 가장 먼저 한 행동은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한 후에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다행이다. 아직 5분 안 됐네.”

조금 전에 동료들에게 했던 말을 지켜냈다는 것.

그 사실이 신재욱을 기쁘게 했다.

더구나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까지도.

[특성이 성장합니다!]

[‘초급 슈팅 컨트롤(D)’이 ‘중급 슈팅 컨트롤(C)’로 성장합니다!]

‘벌써 성장한다고?’

가장 최근에 얻은 특성이 성장했다.

놀라울 정도로 빠른 성장 속도였고, 신재욱은 동그랗게 커진 눈으로 성장한 특성의 정보를 바라봤다.

* * *

[중급 슈팅 컨트롤]

[등급] C

[효과] 슈팅의 정확도가 더 높아집니다.

슈팅의 정확도를 더 높여주는 특성이었다.

특별할 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론 아주 높은 효율을 보여주는 특성이었다.

그런 특성이 성장했으니,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제 더 좋은 슈팅을 때릴 수 있겠어.’

만족스러운 결과에 기뻐하던 신재욱은 잊었던 사실을 떠올렸다.

“아! 공 가지고 왔어야 했는데!”

평소였다면 공을 들고 경기장 중앙으로 뛰었을 텐데, 성장한 특성을 확인하느라 깜빡하고 말았다.

뒤늦게라도 공을 가지고 오기 위해 뛰려고 했지만, 신재욱은 하려던 행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잔뜩 흥분한 동료들이 그에게 달려들고 있었으니까.

“우오오오오오! 재욱아아아아아! 네가 해냈어어어! 네가 해냈다구우우우!”

“이 미친놈! 진짜 5분 안에 동점 골을 넣었잖아? 너 진짜 미친 거 아니야? 대체 왜 이렇게 잘하는 거냐고!”

“이거 실화야? 진짜 5분도 안 돼서 골을 넣었다고? 재욱아! 너 뭐야? 사람 맞아? 아니면 진짜 괴물이냐?”

“이건 뭐…… 우와…! 축구의 신이라도 빙의했나……?”

한국 U―20 선수들은 흥분을 쉽게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만큼 방금 신재욱이 넣은 골이 이들에겐 중요한 골이었다.

그리고 이들만큼이나 흥분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한국의 축구팬들이었다.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 곤란하다 진짜ㅋㅋㅋㅋㅋ 잘해도 너무 잘하잖아ㅋㅋㅋㅋㅋ

└와ㅋㅋㅋㅋㅋㅋㅋ 신재욱은…… 감탄밖에 안 나온다ㅋㅋㅋㅋㅋ

└신재욱쓰!!!!! 신재욱쓰!!!! 우리 신재욱쓰가 또 해냈다고!!!!!! 의심한 사람 다 나와!!!!

└어우! 방금 움직임은 그냥 남미 선수처럼 보이지 않았냐? 그것도 월드클래스 남미 선수들이 보여주는 플레이랑 다를 게 없는데?;;;

└미쳤다!!!!! 신재욱은 너무 잘한다!

└ㅋㅋㅋㅋㅋㅋㅋ골 먹히고 4분 만에 동점 골 넣어버리는 거 실화냐??ㅋㅋㅋㅋㅋ 동료들이 싼 똥을 막내인 신재욱이 다 치워주네ㅋㅋㅋㅋㅋ

└이 정도면 그냥 다른 선수들은 신재욱한테 형이라고 불러야 돼.

└이번에 콜롬비아 엄청 강하던데;;;;ㄷㄷㄷ 얘네 프랑스도 4 대 1로 이겼잖아? 근데 신재욱이 그냥 털어버리네;;;;;;;

그러나.

이와 같은 한국 축구팬들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1 대 1 동점이 된 이후, 콜롬비아가 계속해서 경기를 주도했기 때문이었다.

―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좋은 탈압박을 보여주네요! 우리 선수들은 이 선수를 더 강하게 압박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선수가 콜롬비아 공격의 핵심이거든요! 우리 선수들은 이 하메스 로드리게스 선수를 막지 못하면 또다시 위기를 맞게 될 수 있습니다!

― 아! 방금도 너무 위험했습니다! 하메스 로드리게스 선수의 슈팅이 김준기 선수의 몸에 맞긴 했지만, 위협적이었거든요? 우리 선수들이 콜롬비아 선수들이 마음대로 슈팅하지 못하게 조금 더 붙어줘야 합니다!

콜롬비아는 빠르고 강했다.

지닌 개인기들이 좋으니, 창의적인 플레이도 자주 나왔다.

한국 선수들로서는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

전반 20분, 한국은 중앙선을 넘기도 힘들 정도로 콜롬비아에게 밀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무조건 기회는 올 거야.’

신재욱은 수비에 가담하며 기회를 노렸다.

― 콜롬비아의 주안 선수에게 민동기 선수가 뚫렸습니다! 위험합니… 오오! 신재욱이 주안을 막았습니다!

― 정말 위험한 순간이었는데, 신재욱 선수의 커버가 너무 좋았네요!

콜롬비아의 공격을 막아낸 지금.

신재욱은 반대편에서 달리는 강태현을 보고 패스를 뿌렸다.

퍼엉!

먼 곳으로 뿌려낸 롱패스였다. 쉽지 않은 시도였지만, 다행히 패스는 정확하게 날아갔다.

강태현의 트래핑도 좋았다.

투욱!

높게 날아온 공을 발등으로 받아낸 그는 속도를 높이며 전진했다.

― 반대편으로 벌려주는 좋은 패스입니다! 신재욱 선수! 시야가 굉장히 넓네요!

― 강태현이 달립니다! 이 선수는 스피드가 장점인 선수죠!

잘 찔러주고, 잘 받은 상황.

한국에겐 아주 좋은 기회였다.

더구나 현재 강태현의 근처엔 콜롬비아 수비수 한 명밖에 없었다.

수비수 한 명과의 대결만 이겨내면 곧바로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너무 긴장한 탓일까? 아니면 기본기가 부족했던 것일까?

강태현의 두 번째 터치가 너무 길었다.

투웅!

공이 강태현과 멀리 떨어졌다.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의 입에서 저절로 탄식이 흘러나올 정도로 아쉬운 터치였다.

반대로 콜롬비아의 수비수에겐 위기를 끊어낼 좋은 기회였다.

촤아아악!

콜롬비아의 중앙수비수 바르가스가 몸을 날렸다. 공을 끊어내기 위한 슬라이딩 태클이었다.

강태현은 필사적으로 뛰며 공을 잡아내려고 했지만, 바르가스의 발이 더 먼저 공에 닿았다.

툭!

두 선수가 바닥에 쓰러졌다.

주심은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경기는 계속 진행됐다. 그런 상황에서 공은 주인을 잃고 느리게 굴렀다.

그리고 그 순간 한 선수가 공을 잡아냈다.

강태현에게 롱패스를 보내자마자 전속력으로 달려온 신재욱이었다.

― 흐르는 공을…… 신재욱이 잡아냈습니다! 좋은 기회입니다!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

신재욱이 늘 자신감을 보이는 상황이었다.

지금도 다를 건 없었다.

침착하게 공을 컨트롤하며 전진하던 신재욱은 골키퍼와의 거리가 좁혀지자, 페인팅 동작을 사용하며 너무나도 쉽게 돌파해냈다.

― 오오오오오! 신재욱이 골키퍼를 제쳐냈습니다아아아!

골키퍼를 제쳐낸 신재욱은 빈 골대 안으로 공을 툭― 밀어 넣었다.

―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올! 들어갔습니다! 역전 골입니다! 콜롬비아는 분명히 강팀이지만, 우리에겐 신재욱이 있습니다!

― 콜롬비아가 신이 나서 공격하다가 제대로 한 방 먹었네요!

한국의 골이 터진 지금.

우우우우우―!

경기장엔 야유가 쏟아졌다.

개최국답게 관중석을 거의 다 차지한 콜롬비아 사람들이 보내는 야유였다.

듣는 것만으로도 고막이 쩌렁쩌렁 울리고,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는 강렬한 야유.

그런데 신재욱은 그런 상황에서도 덤덤했다.

야유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골대 안에 있는 공을 들고 경기장 중앙을 향해 뛰었다.

그러자 콜롬비아 팬들이 보내는 야유 소리는 더욱 커졌다.

우우우우우우우―!

더 나아가 이제는 페트병까지 날아왔다.

신재욱이 있는 곳까지 날아오진 않았지만, 해서는 안 될 위험한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걸 본 신재욱이 제자리에 멈춰 섰다.

“쓰레기를 던져?”

신재욱은 한쪽 입꼬리를 올린 채, 관중석을 가득 메우고 있는 콜롬비아 팬들을 바라봤다.

동시에 다짐했다.

“후회하게 해줄게.”

저들에게 잊지 못할 끔찍한 추억을 선물해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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