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87화 (87/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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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국의 역습 상황.

앞으로 뛰어나가는 동료에게 패스를 뿌려준 신재욱이 전방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현재 신재욱의 속도 능력치는 72.

빠르진 않지만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은 속도였다.

전속력으로 뛰면 역습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정도는 충분히 됐다.

그래서 신재욱은 이를 악물고 뛰었다.

자신에게 올 수도 있을 기회를 기다리며.

― 너무 좋은 기회입니다! 우리 선수들이 역습을 전개합니다!

― 빠르게 처리해야죠! 지금 같은 상황에선 시간이 끌리면 안 됩니다! 오정훈 선수!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현재 공을 소유한 선수는 한국의 공격수 오정훈.

그는 최전방에서 달리고 있었다. 다만 발이 빠른 편이 아닌 그의 옆엔 이미 프랑스의 수비수가 따라붙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신재욱은 달리는 상황에서도 오정훈에게 현 상황을 알려줬다.

“정훈 형! 옆에 수비수 붙었어요! 오른쪽 옆에 찬호 형 있으니까 공 넘기는 것도 괜찮아요!”

적극적인 의사소통.

축구에서 꼭 필요한 것이지만, 의외로 많은 수의 선수들이 놓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신재욱은 달랐다.

환생 전에도 그랬고, 환생한 이후에도 늘 동료들과의 의사소통에 적극적이었다.

“찬호 형은 거리 좀 더 벌려줘요! 지금 정훈 형이랑 너무 가까워요!”

그때였다.

오정훈이 공을 오른쪽으로 툭― 밀어냈다.

발이 빠른 동료인 이찬호에게 다음을 맡긴 것이다.

투욱!

이찬호는 긴장이 풀렸는지 빠르게 달리는 상황에서도 굴러오는 오정훈의 패스를 잘 받아냈다.

그리고 그의 눈엔 보였다.

더 좋은 위치에서 달리고 있는 신재욱의 모습이.

하지만 이찬호는 스트라이커였다.

골 욕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 포지션.

지금도 충분히 욕심을 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결국, 이찬호는 패스를 선택했다.

더 좋은 위치에서 달리고 있는 동료가 다른 선수도 아니고 신재욱이었으니까.

‘에잇! 신재욱 너니까 준다.’

터엉!

수비 한 명을 끌고 달리던 이찬호가 반대편에서 아무런 방해 없이 홀로 달리는 신재욱에게 패스를 준 상황.

신재욱은 너무나도 편하게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을 맞았다.

‘좋아. 이렇게 쉽게 받아먹을 때도 있어야지.’

그 순간 골키퍼가 골대를 비우고 뛰쳐나왔다.

여유가 없는 선수였다면 달려오는 골키퍼에게 부담을 느껴서 바로 슈팅을 때렸겠지만, 신재욱은 그러지 않았다.

여유가 있었으니까.

그것도 너무나도 많이.

‘내가 훨씬 유리한데 급할 필요 없지.’

신재욱은 공을 몰고 전진하며 골키퍼가 달려오는 것을 바라봤다. 마침내 골키퍼와의 거리가 가까워졌을 때.

공의 밑부분을 찍어 찰 것처럼 다리를 짧게 휘둘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프랑스의 골키퍼는 재빨리 몸을 던졌다. 신재욱이 칩슛을 하기 전에 막아내려는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신재욱은 애초에 칩슛을 할 생각이 없었다.

그저 속임수일 뿐이었다.

신재욱은 휘두른 다리에 힘을 쭉 뺐다. 동시에 공을 대각선 앞으로 툭― 밀며 튀어 나갔다.

골키퍼로서는 알아채기 힘든, 교묘한 페인팅 동작이었다.

프랑스의 골키퍼 역시 완벽하게 속아버렸다.

“안 돼!”

뒤에서 들려오는 프랑스 골키퍼의 비명.

그 소리를 무시하며, 신재욱은 텅 빈 골대 안으로 공을 차 넣었다.

― 우오오오오오! 신재욱이 또 넣었습니다! 골키퍼를 완전히 제치고 넣은 골입니다! 이제 스코어는 3 대 1이 됩니다!

― 문전 앞에서 너무나도 침착한 모습을 보여주네요! 이 선수를 누가 청소년 대표팀의 막내라고 생각할까요?

― 방금은 이찬호 선수의 패스도 너무 훌륭했지만, 결국 아주 좋은 위치로 파고든 신재욱 선수의 오프더볼 움직임이 아주 빛났습니다! 게다가 달려오는 골키퍼를 침착하게 제쳐내는 움직임도 완벽했고요! 이렇게 골키퍼와 일대일을 할 때의 신재욱 선수를 보면 웬만한 스트라이커보다 더 스트라이커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하하하! 이번 U―20 월드컵에서의 신재욱 선수는 스트라이커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뛰어난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죠. 실제로 골도 매우 많이 넣고 있고요.

골을 터트린 신재욱은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공을 들고 경기장 중앙으로 뛰었다.

역시나 세리머니는 없었고, 한국 축구팬들은 그런 신재욱에게 열광했다.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고오오오오오오오올!!!!!!

└워!!!!!!! 또 골이야!!!!!! 또 신재욱이야!!!!!

└개쩐다 진짜ㅋㅋㅋㅋㅋㅋ 신재욱한테 걸리면 그냥 골이네!

└우와……거기서 골키퍼를 제칠 생각을 하네;;;;;; 얜 진짜 대박이다ㅋㅋㅋㅋㅋ

└세리머니는 또 안 하네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이쯤 되면 거의 도발 아님?ㅋㅋㅋㅋㅋㅋㅋ

└뭐야? 진짜 세리머니 안 하네?ㅋㅋㅋㅋ 프랑스 애들 개 빡칠 듯ㅋㅋㅋㅋㅋ

└내가 봐도 신재욱 일부러 저러는 거 같은데?ㅋㅋㅋㅋ

└신재욱은 진짜 미친놈 같아ㅋㅋㅋㅋㅋ 아니, 경기 이기고 있잖아ㅋㅋㅋㅋㅋ 세리머니 왜 안 하냐고ㅋㅋㅋ

└프랑스를 상대로 대체 몇 골이나 넣겠다는 마인드이길래 2골을 넣고도 세리머니를 안 하냐?ㄷㄷㄷㄷ

이처럼 열광하는 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몇몇 팬들은 신재욱을 걱정했다.

경기에서 이기고 있음에도 세리머니를 생략하는 신재욱의 행동이 프랑스 선수들을 화나게 만들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었다.

실제로 프랑스 선수들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저 자식…… 우릴 무시하는 거지?”

“아까부터 우리를 만만하게 보고 있어. 그게 아니고야 저렇게 세리머니도 안 하고 골 넣자마자 공 가지고 뛸 리가 없지.”

“감히 우릴 무시해? 내가 저 자식 가만히 안 놔둔다……!”

* * *

프랑스 선수들의 마음속엔 한 가지 목표가 추가됐다.

자신들을 무시한 신재욱을 혼내주겠다는 목표였다.

― 어어? 신재욱 선수가 넘어집니다! 이건 반칙이죠! 프랑스 선수들 너무 거친 플레이를 하는데요? 옐로카드가 나옵니다!

― 프랑스 선수들은 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감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건 좋지 않은데 말이죠? 신재욱 선수에게 좋지 않은 감정이 쌓인 것 같습니다.

― 얄밉겠죠. 오늘 2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고, 이기고 있는데도 골을 넣을 때마다 세리머니를 생략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아마도 프랑스 선수들은 본인들이 무시를 당한다고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지금과 같은 모습은 좋지 않죠! 그리고 막상 신재욱 선수는 프랑스 선수들을 도발할 생각이 없어 보이거든요?

툭툭!

신재욱은 몸을 일으키며 유니폼에 묻은 잔디를 털어냈다.

“거칠게 나오네.”

프랑스 선수들이 감정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지만, 당황하진 않았다.

예상했으니까.

“열 받을 만하지.”

자신의 행동이 프랑스 선수들을 화나게 할 수 있다는 걸.

화가 난 프랑스 선수들이 감정적으로 나올 수도 있다는 걸.

그러나 신재욱은 하던 것을 멈출 생각이 없었다.

물론 추가로 골을 넣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어쩔 수 없어. 이런 것들이 눈에 보이는데 어떻게 세리머니에 시간을 쓸 수가 있겠어?”

그렇게 중얼거린 신재욱은 조금 전, 골을 넣었을 때 나왔던 메시지들을 바라봤다.

[체력이 1 올랐습니다!]

[특성이 성장합니다!]

[‘중급 볼 컨트롤(C)’이 ‘고급 볼 컨트롤(B)’로 성장합니다!]

잘 안 오르던 체력 능력치가 올랐고, 좋은 효과를 보고 있던 ‘중급 볼 컨트롤(C)’ 특성이 성장했다.

이렇게나 성장이 잘 되는 무대인데 어찌 시간을 아끼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U―20 월드컵에선 세리머니를 할 일이 없겠어.”

미소를 지은 신재욱은 세트피스에 참여하기 위해서 동료들이 모여있는 곳을 향해 움직였다.

그러면서 눈으로는 조금 전에 성장한 특성의 정보를 한 번 더 확인했다.

[고급 볼 컨트롤]

[등급] B

[효과] 공을 다루는 게 매우 편해집니다.

짧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대단할지 예상이 되는 설명이었다.

‘전체적인 볼 컨트롤이 다 좋아지겠네. 드리블도 당연히 더 잘될 거고.’

신재욱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동료들의 주변에 섰다.

그가 얻어낸 반칙으로 만들어진 세트피스 상황.

공중볼에 강한 프랑스를 상대로 세트피스에서 골을 기록하는 건 어렵겠지만, 그래도 신재욱은 골을 노릴 생각이었다.

자신에게 공이 넘어오기만 하면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나한텐 공중볼 따내는 요령이 많거든.’

그러나 아쉽게도 공은 신재욱에게로 날아오지 않았다.

스트라이커인 오정훈의 머리를 향해 날아왔는데, 오정훈은 프랑스의 수비수와의 공중볼 경합에서 이겨내지 못했다.

‘또 기회가 오겠지.’

신재욱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자신의 포지션으로 돌아갔다.

크게 아쉽지도 않았다.

기회를 만들어낼 시간은 충분했으니까.

― 우리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공을 돌리고 있네요. 라인을 많이 내리고 공을 돌리고 있는 걸로 보아, 이대로 시간을 보낼 생각인 것 같죠?

― 그렇습니다. 상대는 언제든 골을 넣을 수 있는 프랑스이지 않습니까? 3 대 1로 앞서나가는 상황에서 굳이 무리하지 않겠다는 게 안기혁 감독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후반전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한국은 문을 걸어 잠그는 운영을 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이 전부 라인을 내린 채, 수비에 신경을 쏟는 경기 운영이었다.

이기고 있는 팀이 승리를 굳히고 싶을 때 쓰는 전술.

그러나 항상 잘 굳혀지는 건 아니었다.

변수가 생기곤 했다.

지금처럼.

― 어어! 김준기 선수의 패스 미스가 나옵니다! 위험합니다!

중앙수비수인 김준기의 역할은 중요했다.

특히 지금처럼 수비적으로 굳히는 운영을 할 때는 더욱 중요했다. 패스 실수를 해선 안 되고, 가장 안전한 위치에 있는 동료와 공을 주고받아야 했다.

그런데 그 중요한 역을 맡은 김준기가 실수를 해버렸다.

부정확한 패스로 상대 팀인 프랑스에게 공을 넘겨주고 말았다.

― 방금 패스는 너무 안일했죠! 우리 선수들! 집중력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조금만 더 집중하면 2승을 거두며 16강에 올라갈 수 있게 됩니다!

― 이 위기를 잘 넘겨야 할 텐데요!

해설들의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그만큼 한국에게 위험한 상황이 펼쳐졌다.

좋은 위치에서 기회를 얻어낸 프랑스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이 몰린 중앙이 아니라 측면으로 공을 뺐다.

측면에서 공을 잡은 선수는 프랑스의 윙어 아르노.

오늘 경기 내내 한국의 측면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던 선수였다.

뛰어난 드리블 실력을 지닌 그는 한국 선수 2명을 앞에 둔 지금도 실력을 드러냈다.

휘익! 툭! 툭!

아르노는 양발을 이용한 팬텀드리블로 순식간에 한국 선수 2명을 뚫어냈다.

그걸로도 모자라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침투하기 위해 전진했다.

‘이렇게 못하는 한국 놈들을 상대로 왜 다들 골을 못 넣는 거야?’

아르노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떠올랐다.

오늘따라 답답한 프랑스 동료들 대신 자신이 직접 골을 넣어줄 생각이었다.

그런 그의 앞을 한국 선수 한 명이 가로막았지만, 아르노는 멈추지 않았다.

이미 2명을 제친 상황에서 1명을 더 제치는 건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그게 아르노의 실수였다.

그의 앞을 막은 선수는 붉은 머리를 한 신재욱이었으니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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