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81화 (8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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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말리의 선수 한 명이 퇴장당한 상황.

그런 상황에서 차게 된 프리킥이었다.

잘 차서 골을 넣게 된다면 점수를 3 대 0으로 벌리며 승리를 사실상 굳히게 될 수 있다.

그만큼 중요한 기회였기에 프리킥을 차는 선수에겐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신재욱은 전혀 긴장하지 않고 있었다.

덤덤한 얼굴로 프리킥을 찰 준비를 했다.

이런 모습을 보며, 해설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 신재욱 선수가 프리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건 예상하지 못했던 장면이죠?

― 놀라운데요? 팀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선수가 프리킥을 차는 경우는 드물거든요? 특히 전부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만 모인 대표팀에서 신재욱 선수가 프리킥을 찬다? 이게 의미하는 건 큽니다.

― 팀에서 신재욱 선수의 영향력이 크다는 거겠죠?

― 예. 지금같이 좋은 위치에서의 프리킥은 보통 팀에서 가장 킥이 좋은 선수가 차게 되는데, 신재욱 선수가 나선 것에 아무도 반대를 하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이건 신재욱 선수가 팀에서 핵심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는 걸 뜻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 그만큼 기대가 되네요. 신재욱 선수가 자신감 있게 나선만큼 좋은 슈팅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같은 시각.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의 축구팬들 역시 놀라움을 드러냈다.

└????????신재욱이 찬다고?????? 맞아???????

└엥??? 뭐냐??? 왜 신재욱이 차? 신재욱 프리킥 잘 차? 보통 우민규나 강태현이 차지 않나?

└우민규랑 강태현도 프리킥을 그렇게 잘 차는 편은 아닌데, 그래도 신재욱은…… 좀 신선하네? 축구를 엄청 잘하긴 하지만, 그래도 프리킥은 더 잘 차는 사람이 맡는 게 맞지 않나……?

└팀의 막내가 경기를 조율하고 이제는 프리킥까지 찬다고?ㅋㅋㅋㅋㅋㅋ 근데 아무도 안 말리는 게 대박이다ㅋㅋㅋㅋ 신재욱이 훈련 때 프리킥도 꽤 잘 찼다는 거잖아?

└워……팀에서 엄청 인정받고 있는 듯.

└이거 신재욱이 넣으면 진짜 소름 돋을 듯ㄷㄷㄷㄷ 그렇게 되면 U―20 월드컵 데뷔전에 만 16살짜리가 2골 1도움 기록하게 되는 거야ㅋㅋㅋㅋㅋ

└그럼 리얼 소름이지ㅋㅋㅋㅋㅋㅋ 근데 난 신재욱이 저렇게 자신감 있게 프리킥 차려고 나선 것도 소름이다. 떨리지도 않나 봐.

└신재욱 쟨 멘탈이 웬만한 사람보다 훨씬 강한 거 같아;;;;;;

팀에서 가장 어린 선수가 데뷔전에서 자신감 있게 프리킥을 차겠다고 나서는 것.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때문에, 프리킥을 준비하는 신재욱의 모습을 지켜보는 한국 축구팬들의 시선엔 평소보다 더 큰 기대감이 담겨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삐이이익!

프리킥을 차도 된다는 심판의 신호가 들렸다.

그와 동시에.

타앗!

신재욱이 공을 향해 움직였다.

‘무리하게 감지 말고, 조금 안쪽으로 가도 괜찮으니까 안정적으로 차자. 그래도 충분히 넣을 수 있는 각도야.’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다리를 휘둘렀다. 프리킥에서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집중한 상태로 세밀하게 공을 차야만 원하는 방향과 궤적으로 쏘아지게 된다.

때문에, 신재욱은 호흡마저 참은 채 공을 때려냈다.

퍼어엉!

발과 공이 맞닿은 순간 터진 타격음.

그 순간 신재욱은 미소를 지었다. 공을 찼을 때의 느낌이 연습 때와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건 들어간다!’

신재욱은 공의 궤적을 바라봤다.

날아간 공은 휘어지며 말리의 골대 왼쪽 구석으로 향했다. 계산했던 대로 완전히 구석은 아닌 위치.

그러나 그걸로 충분했다.

말리의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그의 손은 공에 닿지 못했다.

―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들어갔습니드아아아아아! 우오오오오오오! 신재욱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이 터집니다!

― 우와! 놀랍습니다! 신재욱 선수의 심장은 강철로 만들어진 걸까요? 한국 나이로 겨우 17살의 선수입니다! 이런 선수가 U―20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떨지 않고 완벽한 프리킥을 때려냈습니다!

― 신재욱 선수는 정말 놀랍네요! 벌써 2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신재욱이 프리킥을 성공시킨 지금.

한국 축구팬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ㅋㅋㅋㅋ 쟤 뭐냐고 진짜ㅋㅋㅋㅋㅋ

└우와…… 미쳤다…… 그냥 미쳤다는 말밖에 안 나오는데? 어떻게 저 나이에 저렇게 잘하냐?

└진짜 바이에른 뮌헨에 데뷔하는 거 아님? 이 정도면 우리나라 역대급 재능 아니야?

└ㄷㄷㄷㄷ우리나라 역대급 재능은 이미 맞고, 내 생각엔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는 재능일 듯. 게다가 스타성도 있잖아. 난 저 신재욱의 빨간 머리도 꽤 어울린다고 봄.

└2골 1도움!!!!!!!!!!!!!!!! 신재욱 청대 데뷔전 맞냐? 걍 베테랑 선수처럼 개잘하는데?

└우리 재욱이 너무 잘하고~! 상당히 압도적이고~!

└ㅠㅠㅠㅠㅠ드디어 한국에도 제대로 볼 맛 나는 선수가 나왔구나ㅠㅠㅠㅠ 제발 빨리 데뷔해줬으면 좋겠다. 꼭 바이에른 뮌헨이 아니어도 되니까 경쟁률 좀 낮은 다른 팀 가서 경험 쌓아도 좋을 듯.

└진짜 잘한다ㅋㅋㅋㅋㅋ 침착하게 감아 차는 것 좀 봐ㅋㅋㅋㅋ

└일단 오늘 경기 최고의 선수는 확정임.

그리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건 신재욱도 마찬가지였다.

“오! 이거 뭐야? 이게 벌써?”

* * *

프리킥을 성공시키며 골을 넣은 순간.

신재욱은 세리머니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세리머니를 할 생각을 접고 말리의 골대 안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이어서 공을 들고 경기장 중앙으로 달렸다.

이전에 골을 넣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빠른 경기 재개를 위한 행동이었다.

그러자 신재욱의 동료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흐음……? 이번엔 세리머니 해도 되지 않았나? 3 대 0으로 이기고 있는데, 저렇게 서두를 필요가 있을까?”

“재욱이가 훈련 때는 저렇게까지 급하지 않았었는데……?”

“또 세리머니를 안 한다고? 무슨 일이 있나? 왜 저러지?”

동료들의 반응이 이럴 정도이니, 경기를 지켜보던 축구팬들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축구팬들은 긍정적인 의미로 이해하기 힘들어했다.

└또 공 가지고 중앙으로 뛰네? 뭐지?ㅋㅋㅋㅋㅋ

└신재욱 또 세리머니 안 한다ㅋㅋㅋㅋㅋ 왜 저러는 걸까? 이해하기 어렵네;;;;;

└골 욕심이 많은 거 아닐까? 아니면 첫 출전이라서 아직 보여주고 싶은 게 많은 걸 수도 있고.

└ㅋㅋㅋㅋㅋ시간이 아깝나 보지 뭐ㅋㅋㅋㅋ위에 뭘 그리 예상을 하고 그러냐ㅋㅋㅋ 아무리 예상한다고 해도 우리가 어떻게 천재의 생각을 알겠냐?

└근데 저런 모습이 뭔가 멋있긴 하다. 3 대 0으로 이기고 있는데도 아직도 만족하지 않는다는 거잖아.

└ㅇㅇ신재욱 표정 보니까 골 더 넣고 싶은 듯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말리 애들은 그냥 질려버리겠는데? 제발 그만 좀 하라는 마인드일 거 같음ㅋㅋㅋㅋ

└근데 신재욱 나이에 안 맞게 되게 노련하네. 말리 선수 한 명 퇴장당한 것도 사실상 신재욱 태클 때문이잖아?

이처럼 한국 축구팬들은 골을 넣고도 세리머니 없이 중앙선으로 달리는 신재욱의 행동을 놀라워했지만.

신재욱으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슈팅이 1 올랐습니다!]

프리킥 골을 넣은 순간 능력치가 올랐으니까.

‘이러면 세리머니할 시간도 아깝지!’

다른 능력도 아니고 무려 슈팅 능력이 올랐다.

‘80이라니!’

처음으로 80이라는 능력치를 얻게 됐다.

현재 능력 중 가장 높은, 79라는 수치를 지녔던 슈팅이었기에 벌써 오를 거라는 생각은 못 했었다.

이렇게 성장이 빠른 경기에서 세리머니를 하느라 시간을 보낸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않겠는가.

그래서 신재욱은 직접 공을 들고 경기장 중앙에 내려놨다.

다음으로 심판을 바라봤다.

빨리 경기를 재개시켜달라는 눈빛으로.

그러자 마침 가까운 곳에 서 있던 심판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너 세리머니 안 해?”

“예. 그럴 시간이 없어요.”

“뭐가 그렇게 급해? 너희 팀이 이기고 있잖아?”

“아직 부족해요.”

“……특이하네.”

짧은 대화가 끝나고, 심판은 이내 경기를 재개시켰다.

그리고.

신재욱은 이제까지보다 더 공격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 신재욱 선수가 프리킥 골을 넣은 이후로 좀 더 위로 올라와서 뛰고 있죠? 공격포인트 욕심을 더 내려는 것 같습니다.

― 허허……! 이제는 신재욱 선수가 무섭게 느껴지는데요? 공격포인트를 향한 이 선수의 집념은 제가 봤던 어떤 선수보다도 대단한 것 같습니다!

― 멘탈까지 대단하네요! 과연 이 신재욱 선수가 얼마나 더 성장할지 감히 상상도 할 수가 없네요!

후반전에 접어든 이후로는 수비 참여까지 줄여가며 마음먹고 공격에만 집중했다.

독단적으로 내린 판단은 아니었다.

신재욱이 컨디션이 좋고 공격포인트에 욕심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안기혁 감독의 지시가 있었기에 생긴 변화였다.

― 안기혁 감독도 대단하네요. 팀의 막내인 신재욱 선수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끔 허락도 해준 것 같거든요? 감독으로서 정말 쉽지 않은 판단일 텐데 말이죠. 그것도 다른 무대도 아니고 U―20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요.

― 반대로 말하면 그렇게 믿음을 줄 정도로 신재욱 선수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거겠죠?

― 하하!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네요.

그때였다.

더욱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던 신재욱이 또다시 기회를 만들어냈다.

― 신재욱이 측면으로 파고듭니다! 강태현과의 호흡이 아주 좋았습니다!

윙어인 강태현이 순간적으로 침투하는 신재욱에게 공을 밀어줬고.

툭! 휘익!

신재욱은 그 공을 부드럽게 받아내며 도전적인 드리블로 말리의 측면 수비수를 뚫어냈다.

이어서 신재욱은 코너킥 라인을 아슬아슬하게 타며 페널티박스 안으로 파고들었다.

상대에겐 너무나도 위협적인 움직임이었다.

‘튀어나올 수밖에 없을걸?’

신재욱은 확신했다.

말리의 중앙수비수가 곧 튀어나올 거라는 것을.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에잇! 내가 막을게!”

말리의 중앙수비수가 이찬호를 마크하는 것을 포기한 채, 신재욱을 막기 위해 움직였다.

그리고 그 순간.

툭!

신재욱은 기다렸다는 듯 이찬호를 향해 짧은 패스를 뿌렸다.

그리고 이찬호는 그 공을 가볍게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다.

― 들어갔습니다! 골입니다! 고오오오오올! 우오오오! 이찬호 선수의 골이네요! 침착함이 돋보이는 슈팅이었습니다!

― 대한민국! 대단합니다! 이찬호 선수의 결정력도 정말 대단하네요! 오늘 벌써 2골을 기록하고 있는 이찬호 선수입니다! 그리고 신재욱 선수의 칭찬을 하지 않을 수가 없죠?

― 하하하! 사실상 신재욱 선수가 거의 다 만들어준 골이죠! 말리의 측면 수비수를 뚫어내는 드리블도 환상적이었고, 이어서 침투 후에 컷백 패스를 뿌린 플레이도 아주아주 좋았습니다!

오늘 두 번째 골을 넣은 이찬호는 첫 번째 골을 기록했을 때와는 달랐다.

이번엔 과하게 흥분하지도, 긴장하지 않고 관중들 앞에서 침착하게 백덤블링 세리머니를 펼쳤다.

반면에 도움을 기록한 신재욱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늘 보여주던 침착함은 온데간데없고, 붉게 상기된 얼굴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특성이다…!”

새로운 특성이 나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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