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63화 (6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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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안정적인 무게중심]

[등급] C

[효과] 몸의 무게중심이 낮아지고 안정감을 얻습니다.

[전문 골잡이의 본능]

[등급] B

[효과] 상대의 페널티박스 안에 있을 때, 본능적으로 더 좋은 위치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무려 2개의 특성이 성장한 지금.

신재욱은 씨익 웃으며 자신의 자리로 걸어갔다.

그러면서 해트트릭을 축하해주며 기뻐하고 있는 동료들을 진정시켰다.

경기 종료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특성이 성장했으면 효과를 확인해봐야지. 훈련 때도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전에서 확인해보는 게 더 좋으니까.’

이후, 신재욱은 더욱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며 성장한 특성의 효과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 과정에서 공격포인트도 추가로 기록해냈다.

“이요오오오옷! 이게 바로 이택현 님의 슈팅이다! 재욱아! 굿 어시스트! 흐흐흐! 네가 수비수들을 끌어내 주기까지 해서 더 편하게 슈팅할 수 있었어!”

이택현의 골을 도운 어시스트를 기록한 지금.

신재욱은 이택현을 향해 엄지를 들어 올린 뒤, 진한 미소를 지었다.

어시스트를 기록한 것과 동시에 떠오른 메시지 때문이었다.

[민첩이 1 올랐습니다!]

‘좋아, 좋아!’

능력치가 올랐다는 메시지를 보는 것.

가장 기쁜 순간 중 하나였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좋겠는데, 살짝 아쉽네.’

확실히 실전에서의 성장 속도가 빨랐다.

때문에, 곧 경기가 종료된다는 사실이 아쉽게 느껴졌다.

그리고.

아쉬움을 느끼는 건 신재욱뿐만이 아니었다.

“아오! 진짜 농담 아니고 10분만 더 있었으면 최소한 1골은 더 넣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하! 진심 생각할수록 아쉽네? 이거 추가시간이라도 5분 정도 주면 안 되나?”

이택현은 조금밖에 뛰지 못한다는 사실에 계속해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때였다.

삐이이익!

경기가 종료됐다.

비록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그래도 신재욱과 이택현에겐 의미 있는 경기였다.

바이에른 뮌헨 U15로 월장한 이후로 가장 오랜 시간을 뛴 것이었고, 최고의 활약을 펼쳤으니까.

“으하하핫! 신재욱! 이택현! 너희들이 해낼 줄 알았다! 월장해서 올라온 괴물들 덕분에 U15의 경쟁이 더욱 심해지겠군!”

데이브 감독은 그런 둘을 향해 박수를 보내며 축하의 말들을 건넸다.

그 순간, 신재욱이 데이브 감독에게 질문했다.

“다음부터는 오늘보다 오래 뛸 수 있겠죠?”

직설적인 질문이었다.

오늘 실력을 보여주지 않았느냐? 이런 나에게 더 좋은 기회를 주겠냐? 라는 뜻을 담은 질문.

이에 데이브 감독은 다시 한번 웃음을 터트렸다.

“으하하하! 정말 자네처럼 당돌한 선수는 본 적이 없는데 말이야! 그래, 그래, 자네들을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받게 될 거야. 오늘 같은 실력을 보고도 기회를 주지 않으면 감독을 할 자격이 없는 거지.”

* * *

바이에른 뮌헨 U15의 감독 데이브는 뱉은 말을 지켰다.

도르트문트 U15와의 경기 이후, 신재욱과 이택현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신재욱은 물론이고, 이택현도 출전할 때마다 좋은 활약을 펼치며 기회를 확실하게 잡아냈다.

바이에른 뮌헨 U15로 월장하고 불과 3개월이 흐르기도 전에 둘은 팀의 핵심 선수가 됐다.

흔히 말하는 닥주전.

닥치고 주전이라고 말할 정도의 위치가 되었고,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게 됐다.

나이도 생일이 지나며 만 13세에서 만 14세가 됐다.

“순조롭네.”

독일에서의 생활은 순조롭게 흘러갔다.

다만 모든 게 순조로운 건 아니었다.

일어나지 않길 바랐던 일도 일어났으니까.

“키가 자꾸 몰아서 크는 것만 제외하면 말이지.”

키가 커버렸다는 게 문제였다.

그러면 누군가는 또 말할 것이다.

키가 크면 좋은 거 아니냐고.

하지만 신재욱은 분명 고개를 저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과 같이 대답할 게 분명했다.

“좋긴 좋은데, 이렇게 한 번에 자라면 좋기보단 짜증이 더 나지.”

이전에 5cm가량의 키가 한 번에 커서 고생을 했던 적이 있지 않은가.

그때도 신체밸런스를 잡느라 엄청난 노력을 해야만 했었다.

그런데 또다시 키가 한 번에 많이 자라버렸다.

그것도 이번엔 무려 6cm나 자랐다.

겨우 2달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하…… 이런 게 진짜 인체의 신비라니까? 무슨 2달 만에 171cm에서 177cm가 되냐고.”

그리고.

짧은 시간에 갑자기 키가 큰 건 이택현도 마찬가지였다.

“재욱아, 이거 어떡해? 하! 키 한 번에 확 크면 엄청 힘들잖아? 아…… 네가 전에 고생했던 거 옆에서 다 봐서 그런지 더 겁나네.”

“넌 3cm 큰 거잖아. 그 정도는 그래도 좀 나을 거야.”

“그런가? 그래도 몸 밸런스 맞추려면 고생은 좀 해야겠지?”

“어, 그건 해야지.”

“아으! 이미 하는 훈련들만으로도 개고생인데, 여기서 또 추가로 고생을 하다니! 으어어어~! 엄마 보고 싶다!”

“약한 소리 그만하고, 훈련이나 하러 가자.”

“신체밸런스 잡는 훈련…… 해야겠지…?”

“왜 당연한 말을 하고 그래? 구단에서도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거 잊었어?”

“아오! 잔소리! 이럴 땐 그냥 쫌 위로해주면 안 되냐?”

“한 번에 6cm가 큰 나한테 위로를 바란다고?”

“……듣고 보니 그건 아닌 것 같네.”

“가자.”

신재욱은 평소와 같이 숙소를 나섰다.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져 버린 훈련장으로 향하는 길.

공기도 좋았다. 어린 선수들을 위해 일부러 공기가 좋은 위치를 잡은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기 좋다.”

자주 하는 말이지만, 오늘도 튀어나왔다.

그만큼 이곳의 공기는 좋았다.

그때였다.

신재욱의 말을 들었는지, 이택현이 끼어들었다.

“하! 재욱아, 진짜 여긴 공기 하나만큼은 최고인 것 같아.”

“인정.”

“근데 진은 요즘도 바쁘대? 훈련장에 점점 더 안 오는 것 같아서.”

“일이 바빠졌다네.”

“흠…… 뭐, 진이 워낙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니까 바쁠 순 있는 건데…… 조금 보고 싶긴 하네.”

“같이 있을 땐 맨날 귀 막았으면서 보고 싶긴.”

“야! 솔직히 너무 투머치토커이긴 하잖아. 그리고 신재욱 너는 진 바그너가 제대로 토크를 시작하려고만 하면 얌체처럼 사라져버리면서!”

“눈치챘어?”

“당연하지! 내가 바보냐, 그것도 눈치 못 채게?”

“…….”

신재욱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조금은 바보인 줄 알았다는 속마음도 굳이 말하지 않았다.

‘도착했네.’

떠들면서 걸었기 때문일까?

훈련장에 금방 도착했다. 사실 거리가 워낙 가깝기도 했다.

“휑~하네!”

이택현이 헛웃음을 흘렸다.

그 모습에 신재욱도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아무도 없는 훈련장에 도착하는 것.

거의 매일 보는 장면이었다. 항상 훈련장에 가장 빨리 나오니까.

“늘 그랬잖아.”

“재욱아, 사람들은 알까? 우리가 이렇게 매일 제일 일찍 나와서 제일 늦은 시간까지 훈련한다는 걸?”

“모르겠지. 보통은 겉모습만 보이니까.”

“하! 이렇게 열심히 훈련해서 그런지, 요즘에 자꾸 우리보고 타고 났다는 기사나 댓글들 보면 기분이 별로더라. 사실은 제일 많이 훈련하고, 제일 고생하고 있는데…….”

“그런 거 너무 신경 쓰지 마. 축구선수는 그냥 축구로만 보여주면 돼.”

“…알겠어. 열심히 해서 나중에 바이에른 뮌헨 1군 데뷔하면 엄~청 노력했다고 인터뷰해야겠다.”

“좋은 생각이야.”

대화를 마치며, 신재욱은 곧바로 훈련에 돌입했다.

무리한 훈련은 아니었다.

조금 뒤에 팀 훈련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에, 신체밸런스를 바로잡고 몸에 무리가 적은 훈련들만을 진행했다.

다만 무리가 적을 뿐 힘들지 않은 건 아니었다.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훈련이었으니까.

‘쉽지 않네.’

신재욱이 크게 숨을 내쉬었다.

신체밸런스를 맞추는 훈련은 같은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재미라도 있으면 모를까, 전혀 재미가 없었다.

그런 동작들을 계속 반복하는 건 매번 인내심을 강하게 시험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래도.

신재욱은 꾸역꾸역해내고 있었다.

오늘도 그랬다.

“고생했어. 내일은 좀 나을 거야.”

신체밸런스 훈련을 마치고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이택현을 격려한 뒤, 자신도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대로 조금 쉬면서 동료들이 올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었다.

잠시 후, 동료들이 훈련장에 모두 나타났고.

감독과 코치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다들 모여보겠나.”

데이브 감독의 표정이 어두웠다.

* * *

선수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한 채, 감독의 앞으로 모였다.

다들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장난기가 많은 평소의 모습과는 다르게 어두운 얼굴을 한 데이브 감독 때문이었다.

그는 선수들을 모아놓고도 한참이나 침묵을 유지했다.

마침내 입을 열었을 땐, 메말라 갈라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미안하다.”

사과로 말을 시작한 데이브 감독은 곧바로 본론을 꺼내 들었다.

“바이에른 뮌헨 U16의 감독이 급히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 구단에서도 그렇고 나 역시 어떻게든 말려봤지만…… 막을 수가 없었다. 이 자리에서 말할 수는 없지만, 일을 그만둬야 하는 이유가 있었거든. 그리고…… 구단에선 차기 U16의 감독으로 나를 점찍었다.”

훈련장에 있던 선수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데이브 감독의 말은 즉, U15의 감독을 그만두고 U16의 감독으로 떠난다는 뜻이었으니까.

선수들 모두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얼굴이었지만,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감독의 표정이 워낙 무거웠기 때문이었다.

“너희에게 U15의 감독으로서 마지막으로 명령을 하나 하마.”

데이브, 그는 선수들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천천히 바라봤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그는 여전히 굳은 얼굴로 무거운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모두 뛰어난 재능을 지녔으니, 자신을 절대 의심하지 마라. 무슨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말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라.”

거기까지였다.

데이브 감독은 언제 분위기를 잡았냐는 듯, 장난스럽게 웃으며 소리쳤다.

“으흐흐! 너무 주접을 떨었군! 어차피 내년이면 U16에서 만나게 될 텐데 말이야. 혹여나 너희들 중 내가 빨리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월장이라도 하든지 하게나.”

그러자 선수들도 굳은 표정을 풀고 웃음을 터트렸다.

당장 믿고 따르던 감독이 사라진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감독의 말처럼 시간이 흐르면 다시 만나게 될 테니 큰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이후, 데이브 감독은 평소처럼 훈련을 진행했다.

신재욱은 평소와 같이 훈련했다.

그는 감독이 떠난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도 덤덤했다.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곧 U16에서 뵙겠네.’

머지않아 U16으로 월장하게 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으니까.

이런 신재욱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훈련이 끝난 이후, 신재욱은 이택현과 함께 데이브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감독의 사무실에 도착한 두 남자가 들은 말은 다음과 같았다.

“이것도 인연인 건가? 정말 질기게 이어지는군. U16으로 월장하게 된 것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잘 지내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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