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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빨로 축구천재-62화 (6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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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환생 전의 신재욱은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다.

발롱도르를 연속 3회나 수상했을 정도로 대단한 스트라이커였다.

사람들은 그에게 자주 질문했다.

“당신이 아무리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고 한들,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선 긴장되지 않습니까?”

골을 넣기 직전의 상황에 맞이하면 긴장이 되느냐고.

그리고.

그럴 때마다 신재욱은 항상 고개를 저었다.

긴장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그는 긴장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서 골키퍼와의 일대일은 집에서 밥을 먹는 것만큼이나 편한 일로 느껴졌으니까.

상대가 세계 최고의 골키퍼든, 월드클래스 골키퍼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으니까.

그저 매 순간 어떤 방식으로 골을 넣을지를 고민할 뿐.

“신! 때려!”

“골키퍼 나온다! 슈팅해!”

“뒤에 수비수 붙고 있어! 바로 때려!”

동료들의 다급한 외침이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지금도.

도르트문트 U15의 골키퍼가 덤벼드는 지금도.

‘어떻게 넣을까? 어? 골키퍼가 다리에 너무 힘을 주는데? 저러면 대부분 슬라이딩하던데. 그럼…….’

신재욱은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침착한 표정으로 상대를 지켜보며 더 쉽게 골을 넣을 방법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그때였다.

골키퍼가 슬라이딩을 하기 직전, 신재욱이 먼저 다리를 휘둘렀다.

영락없이 슈팅을 때리는 모양새였다.

상대는 도르트문트 U15의 주전 골키퍼답게 굉장히 날렵했다. 굉장히 탄력적으로 튀어나오며 신재욱의 슈팅을 방해하기 위해 몸을 던졌다.

그 순간, 신재욱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래, 속을 수밖에 없지.’

골키퍼와의 일대일에서 이겼다는 즐거움 때문이었다.

웃음과 동시에 휘두른 발의 속도를 줄이며 공을 오른쪽 대각선으로 툭 밀었다. 동시에 땅을 박찼다.

슈팅 페인팅 이후 급격히 방향을 전환하는 드리블이었다.

덤벼들던 골키퍼는 신재욱이 방금까지 있었던 공간을 향해 쭈욱 미끄러졌다.

지금 골키퍼가 할 수 있는 거라곤 허탈한 얼굴로 신재욱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비었네.”

신재욱은 빈 골대를 향해 공을 툭― 밀어 넣었다.

터엉!

골대의 가운데를 노리는 안정적인 슈팅이었고.

쭉 뻗어진 공은 이변 없이 도르트문트 U15의 골망을 흔들었다.

[드리블이 좋아집니다!]

[슈팅이 좋아집니다!]

[개인기가 좋아집니다!]

[민첩이 좋아집니다!]

허공에 메시지들이 떠올랐다.

각종 능력치가 좋아졌다는 내용.

그것들을 본 신재욱이 미소를 지었다.

“오늘 잘하면 능력치가 오를 수도 있겠는데?”

능력치가 오를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다만 생각은 여기까지. 신재욱은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

‘일단 이기고 보자.’

우선 팀이 이기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였다.

다행히 기회는 금방 찾아왔다.

휘익! 타닷!

팀 동료가 측면에서 좋은 돌파를 보여줬다.

“좋아! 계속 들어가!”

“여기! 여기로 올려줘!”

공격진에 있던 바이에른 뮌헨 U15 선수들이 서로에게 공을 달라고 소리쳤다.

마무리는 어떻게 할지 몰라도 우선은 자신감을 가지고 공을 요구하는 것.

유럽 선수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신재욱도 손을 들었다.

“여기!”

단순히 자신감만 가지고 공을 달라고 외친 건 아니었다.

신재욱은 이미 계산을 끝낸 상태였다.

자신이 어떻게 움직일지, 어떻게 골을 넣을지를 전부 계산해놨다.

또한,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었다. 상대 수비수들의 압박을 떨쳐내기 위함이었다.

페널티박스 바깥으로 나갔다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들어오는 움직임을 반복하는 것.

체력이 소모되긴 하지만 수비수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기엔 아주 좋은 방법이었다.

지금도 그랬다.

타닷! 탓!

신재욱은 페널티박스의 깊숙한 곳까지 뛰어 들어가다가 갑자기 뒤로 빠졌다.

여전히 페널티박스 안이었지만 뒤로 살짝 쳐진 위치에 섰다. 그를 견제하던 수비수와의 거리도 잠깐이지만 벌어졌다.

그 순간 공이 빠르게 굴러왔다.

팀 동료가 신재욱에게 패스를 보낸 것이다.

‘이 움직임으로 골 많이 넣었지.’

공을 향해 다리를 휘두르며, 신재욱이 씨익 웃었다.

머릿속에 있는 움직임을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실제로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만족스러웠다.

더구나 공을 때려내는 느낌도 좋았다.

슈팅한 순간 골을 직감하게 될 정도로 좋은 느낌이었다.

‘이건 들어갔다.’

퍼어엉!

발의 안쪽으로 공을 감아서 때려낸 지금, 신재욱의 눈엔 보였다.

아등바등 팔을 뻗지만 날카로운 코스로 파고드는 공을 건드리지 못하는 골키퍼의 모습이.

* * *

“우와아아아! 네가 해냈어! 하하하! 네가 경기의 분위기를 바꿔놨다고!”

“오오! 진짜 잘한다! 도르트문트 애들을 완전 바보로 만들어놨잖아?”

“흐흐! 도르트문트 쟤네 되게 잘하는 애들인데, 신이 들어오고 나서부터는 되게 약해 보이네.”

“역시 신재욱은 더 빨리 투입됐어야 했어! 후반전에 들어왔는데도 이 정돈데, 선발이었으면 얼마나 대단했겠어?”

경기장에 환호성이 터졌다.

교체 투입된 지 10분도 지나지 않아서 2개의 골을 터트린 신재욱을 향한 팀 동료들의 환호였다.

신재욱이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바이에른 뮌헨 U15 선수들은 위축된 상태였다.

전반전 내내 도르트문트에게 경기력에서 밀렸었으니까.

그러나 이젠 아니었다.

신재욱이 들어온 이후로 바이에른 뮌헨 U15의 경기력이 살아났다.

그것도 도르트문트를 경기력에서 압도하고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당연하게도 선수들의 자신감도 살아났다.

더구나 잠시 후 뛰어난 실력을 지닌 공격수가 투입되며 바이에른 뮌헨 U15 선수들의 자신감은 더욱 커졌다.

그 공격수는.

“형들! 나 왔어!”

노란색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뛰어 들어온 이택현이었다.

비록 바이에른 뮌헨 U15에 와서부터는 아직 제대로 된 기회를 얻진 못했지만.

함께 훈련하는 팀 동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이택현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걸.

“아오! 너무 늦게 투입됐네. 근데 뭐, 이 정도 시간이면 한 골 정도는 넣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치, 재욱아?”

“충분하지.”

경기장에 들어오자마자 골 욕심을 드러내는 이택현을 보며, 신재욱은 피식 웃어버렸다.

누군가는 욕심이 너무 과하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신재욱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 역시 누구보다도 골 욕심이 많았던 사람이었으니까.

‘스트라이커라면 항상 골 욕심을 내야지.’

게다가 이택현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도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만약 실력이 없다면, 실력도 없는 선수가 그냥 까불기만 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가 봐온 이택현은 실력도 뛰어났다.

‘아마 또래 중에선 최고 수준의 실력일 거야.’

자신을 제외하면, 동 나이대에서 그보다 뛰어난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에이! 여기! 아니지! 더 와서 받아줘야지!”

이택현은 들어오자마자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또한, 그는 꾸준히 과외를 받으며 구사할 수 있게 된 짧은 독일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동료들과 소통했다.

아직 바이에른 뮌헨 U15의 핵심 전력이 되진 못했지만, 이택현의 자신감만큼은 팀의 핵심 선수들보다도 거대했다.

“패스 좋네!”

동료를 칭찬한 이택현은 재빨리 움직이며 상대 선수의 압박을 피해냈다.

교체로 들어온 이택현이 곧바로 좋은 플레이를 펼치자, 도르트문트 U15 선수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쟨 또 뭐야?! 왜 저렇게 빨라?”

“되게 위협적인데……?”

“하! 거참, 거슬리게 하네! 쟤들 대체 뭐야? 한국에서 온 선수들이라고?”

“쟤도 U14랑 U15 리그에서 엄청 잘했던 애라는 소문은 들었었는데…… 그래도 저건 움직임이 너무 좋은 거 아니야…?”

분위기도 바이에른 뮌헨 U15 측으로 더욱 기울었다.

이제는 바이에른 뮌헨 U15가 도르트문트 U15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휘익! 휙!

수비수를 앞에 두고 화려하게 헛다리를 짚던 이택현이 갑자기 속도를 올리며 돌파를 시도했다.

도르트문트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깜짝 놀라며 다리를 뻗었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 U15 내에서 최고의 민첩성을 지녔고, 양발잡이이기까지 한 이택현을 막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우선 하나 제쳤고!”

상대 선수 하나를 가볍게 제쳐낸 이택현이 빠른 속도로 전진했다. 그가 위협적인 드리블을 펼치는 걸 본 도르트문트 수비진은 다급하게 진열을 재정비했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완벽하게 정비하긴 어려울 수밖에 없었고.

이택현에겐 도르트문트 수비진의 빈틈을 파고들 능력이 있었다.

“하나…… 더!”

또다시 돌파에 성공하며 페널티박스 안까지 침투한 이택현의 움직임에 도르트문트 수비진이 크게 흔들렸다.

다만 도르트문트의 중앙수비수 한 명은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날카로운 타이밍에 이택현에게 몸을 부딪쳐왔다.

타이밍이 너무 좋았기 때문일까?

“깜짝이야!”

이택현의 눈이 커졌다.

그러나 당황하지는 않았다. 곧바로 판단을 내리며 몸을 움직였다.

툭!

공이 오른쪽 대각선 앞으로 굴러갔다.

침투하는 동료를 향한 이택현의 패스였다.

그리고.

그 공을 향해 달려든 선수는.

“재욱아! 꿀패스 보냈다잉?”

오늘 2골을 넣은 신재욱이었다.

‘꿀패스, 맞네.’

패스는 좋았다.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들어온 공이 침투하는 신재욱을 정확히 겨냥하며 굴러왔으니까.

못 넣는 게 이상할 정도로 완벽한 상황.

그런 상황에서.

신재욱은 옅은 미소를 띤 얼굴을 한 채, 공을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다.

철렁!

골망이 흔들렸고.

그와 동시에 신재욱은 제자리에 멈춰 섰다.

오직 그의 눈동자만이 메시지가 떠오르고 있는 허공을 향해 움직였다.

마음 같아선 아무 일도 없는 척,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워……!”

허공에 뜬 메시지들에 시선을 뺏길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충격적인 내용을 담은 메시지들이었으니까.

[특성이 성장합니다!]

[‘낮은 무게중심(D)’이 ‘안정적인 무게중심(C)’으로 성장합니다!]

[특성이 성장합니다!]

[‘골잡이의 본능(C)’이 ‘전문 골잡이의 본능(B)’으로 성장합니다!]

신재욱은 입을 떡 벌린 채, 계속해서 메시지를 바라봤다.

도무지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특성이 한 번에 2개나 성장해?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

특성의 성장.

늘 바라던 일이다. 실력에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신재욱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재욱아! 해트트릭 축하해! 이 이택현 님의 패스 어땠어? 제대로 꿀패스였지?”

“신! 넌 마무리를 할 때마다 어떻게 그리 침착할 수가 있어?”

“재욱! 대단해! 들어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3골을 넣냐!”

“으흐흐! 재욱! 네가 경기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어!”

동료들의 칭찬을 받는 순간에도.

‘빨리 확인해보자.’

신재욱의 시선은 계속해서 허공을 주시했다.

그곳에 성장한 특성들의 정보가 떠 있었으니까.

[안정적인 무게중심]

[등급] C

[효과] 몸의 무게중심이 낮아지고 안정감을 얻습니다.

[전문 골잡이의 본능]

[등급] B

[효과] 상대의 페널티박스 안에 있을 때, 본능적으로 더 좋은 위치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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