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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빨로 축구천재-58화 (58/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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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시간 빠르네.”

그렇게 중얼거린 신재욱이 주변을 둘러봤다.

상대 팀 선수들과 동료들이 몸을 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리그가 진행 중이었고, 바이에른 뮌헨 U13 선수들은 홈구장에서 경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었다.

“벌써 여기 온 지 90일이나 지났다니.”

어느새 3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많은 일이 있었다. 다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항상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주변의 시선과 평가가 바뀌었다.

첫 만남 때 패스를 안 하며 텃세를 부리던 U13 선수들은 이제 공을 잡으면 가장 먼저 자신을 찾았다.

계속해서 실력을 증명한 신재욱은 어느새 팀의 에이스가 됐다.

팀의 경기력 수준도 높여놨다.

바이에른 뮌헨 U13은 독일 내에서 동 나이대의 선수들끼리 펼쳐지는 U13 리그에서 원래 강한 팀이었지만, 압도적인 1위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신재욱이 들어온 이후로는 만나는 상대마다 전부 박살 내버렸다.

상대를 늘 압도적으로 무너뜨렸다.

그리고.

리그 경기가 치러지는 오늘도 바이에른 뮌헨 U13은 상대를 박살 내기 위해 움직였다.

터엉!

동료 선수가 패스를 뿌렸다.

신재욱은 자신에게 굴러오는 공을 원터치 패스로 이택현에게 보냈다. 원래라면 안전하게 받은 뒤에야 패스했겠지만, 이젠 아니었다.

초급 패스 컨트롤 특성이 중급 패스 컨트롤로 성장한 이후로 조금 더 정확도 높은 원터치 패스를 구사할 수 있게 됐으니까.

“다시 보낼게!”

다시 보낸다는 말과 함께, 이택현은 굴러오는 공을 잡아뒀다. 이어서 대각선 앞으로 밀듯이 차 냈다. 앞으로 침투하는 신재욱을 향한 패스였다.

‘예리하네.’

낮게 깔려 들어오는 패스를 보며, 신재욱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패스의 퀄리티가 상당히 높았다. 파워, 정확도, 타이밍 모두 완벽에 가까웠다.

항상 이런 패스를 뿌리는 건 아니었지만, 이택현은 가끔 지금처럼 놀라운 수준의 패스를 뿌려주곤 했다.

단순히 놀라운 수준이 아니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였던 신재욱을 놀라게 한 패스였다.

‘가끔 나오는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고작 만 13세의 나이에 이런 패스를 구사하는 사람은 본 기억이 없어.’

신재욱은 감탄하며 발을 뻗었다. 빠르게 굴러오는 공을 정교하게 힘 조절을 하며 건드렸다.

톡!

공의 방향을 바꿔 놓는 터치였다.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면 그냥 몸에 가깝게 붙이는 터치를 선택했겠지만, 지금은 상대 수비수 하나가 가까이 달라붙은 상태였다.

이럴 땐 생각 없이 그냥 공을 받으려고 해선 안 된다. 그랬다간 상대 선수에게 압박당하며 시간이 끌리게 될 수 있다.

휘익!

신재욱은 기습적으로 방향을 바꾸는 볼 터치를 하며 몸을 틀었다. 공과 몸의 방향을 동시에 바꾸는 움직임이었다. 덤벼들던 수비수는 깜짝 놀라며 신재욱의 움직임을 따라가려고 했지만 무리였다.

“윽!”

수비수는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

퍼스트 터치로 탈압박을 해낸 지금, 신재욱의 눈엔 보였다.

슈팅을 할 수 있는 각이.

그래서 왼쪽 다리를 휘둘렀다.

‘이런 위치에선 오른발보단 왼발로 슈팅하는 게 타이밍이 더 잘 나오지.’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때려낸 슈팅이었다.

골키퍼에겐 아주 빠른 타이밍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헙!”

당연히 반응도 빠르지 못했다.

철렁!

골이 터졌다.

팀의 첫 번째 골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우와아아아!

바이에른 뮌헨 U13 선수들이 환호성을 내지르며 신재욱을 향해 달려들었다.

“신! 넌 정말 괴물이야! 어떻게 거의 모든 경기에서 골을 넣지?”

“우와! 어떻게 그 타이밍에 슛을 때리냐? 넌 내가 저번에도 말했지만, 그냥 공격수로 뛰어도 잘할 것 같다니까?”

“신은 이미 공격수들보다 더 많은 골을 넣고 있잖아.”

“하지만 공격수로 뛰면 더 많은 골을 넣을걸? 신의 공격 재능은 천재적이잖아.”

“공격수든 미드필더든 신재욱은 그냥 축구를 잘해. 쟨 내가 봤던 사람 중 가장 천재인 것 같아.”

동료들의 수다스러운 축하를 받은 뒤, 신재욱은 근처에 있던 이택현을 칭찬했다.

“택현아, 패스 좋더라.”

솔직한 말이었다.

방금 골은 이택현의 지분이 상당히 높았다. 그가 완벽에 가까운 패스를 뿌려줬기 때문에 신재욱이 골을 넣을 수 있었다.

그러자 이택현이 기다렸다는 듯 환하게 웃었다.

“그치? 으흐흐! 좋았지? 안 그래도 패스하는 순간에 딱! 느낌이 왔다니까? 아! 이건 완벽한 패스다! 그 느낌이 왔는데, 역시나 생각한 그대로 뿌려지더라고!”

“그래, 방금 그 패스만큼은 거의 완벽했어. 조금 놀랐다.”

“천하의 신재욱이 이런 극찬을 한다고? 캬! 기분 째지네! 오케이! 다음엔 더 쩌는 패스 간다?”

“기대할게.”

대답을 마친 신재욱은 동료들을 향해 자리로 돌아가라는 말을 해줬다.

선수들 모두 그런 신재욱의 말을 잘 따랐다.

팀의 주장은 따로 있었지만, 대한중학교에서 그랬던 것처럼 신재욱은 팀에서 많은 영향력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제 겨우 한 골을 넣은 것뿐이야.’

골을 넣었지만, 신재욱은 전혀 만족하고 있지 않았다.

경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시간은 많았으니까.

그래서 신재욱은 생각했다.

‘더 많이 넣어야지. 도움도 좀 기록하고.’

항상 그랬듯 이번 경기에서도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해야겠다고.

이처럼 자신감에 찬 건 신재욱만이 아니었다.

바이에른 뮌헨 U13의 선수들.

이들 모두 확신하고 있었다.

에이스인 신재욱이 있는 한, 지금 펼쳐지는 경기도 승리할 것이라고.

* * *

경기의 승자는 바이에른 뮌헨 U13이었다.

5 대 0이라는 스코어가 나온 압도적인 경기였다.

그리고.

경기를 치른 다음 날.

신재욱은 이택현과 함께 아침부터 벤 감독의 호출을 받고 사무실을 찾았다.

벤 감독은 두 남자를 보자마자 반갑게 맞아줬다.

이어서 시간을 끌 생각이 없다는 듯 본론을 꺼내 들었다.

“신재욱 그리고 이택현. 자네들은 내일부터 U14에서 뛰게 될 거야.”

내일부터 U14에서 뛰게 됐다는 벤 감독의 말.

그 말을 듣자마자, 신재욱이 입을 열었다.

“월장이군요?”

“그래, 월장이지. 축하한다. U14에 가서도 잘하리라 믿는다.”

“잘해야죠.”

“그래, 너라면 잘하겠지. 저기 옆에서 진 바그너의 통역을 듣고 있는 이택현도 잘할 거고.”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기껏해야 3개월 붙어있었는데 감사는 무슨, 네가 알아서 잘한 거지. 아 참! 혹시나 U14로 월장했다고 만족할 생각이라면, 마음 다잡는 걸 추천하지. 내가 봐온 자네는 한 번 월장하는 것으로 만족하면 안 되는 인재거든.”

한 번 월장한 것으로 만족하지 말라는 벤 감독의 말.

그 말을 들은 신재욱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만족할 생각 없습니다. 제가 보고 있는 곳은 조금 높거든요.”

“으하핫! 그래! 신재욱 너라면 그럴 줄 알았다. 그런데 말이야…… 내 생각엔 자네가 바라보고 있는 곳이 조금 높은 정도가 아닐 것 같은데?”

“누군가에겐 바라보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높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너에겐 조금 높은 목표 정도다?”

“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대단한 자신감이군.”

“유럽에서 축구 하려면 자신감은 필수죠.”

“으하하핫! 자네는 참 시원시원해서 마음에 든단 말이야?”

“저도 감독님의 성격이 시원시원해서 좋습니다.”

“큭큭…! 바이에른 뮌헨에 아주 대단한 녀석이 들어왔어. 자! 말이 또 길어졌군. 나이가 드니 자꾸만 말을 길게 하게 되는 느낌이야. 나는 젊게 살고 싶으니 여기까지만 하겠네. 신재욱 그리고 이택현! 자네들의 앞날을 응원하지.”

대화는 거기까지였다.

이택현이 진 바그너의 통역을 통해 벤 감독에게 그동안 감사했다는 말을 남겼고.

그것을 끝으로 신재욱 일행은 벤 감독과의 미팅을 끝냈다.

“우오오오오! 월장이라니! 재욱아! 우리가 정말 월장을 했어! 이제 U13이 아니라 우리보다 한 살 많은 U14 애들이랑 뛰게 됐다고!”

사무실에서 나온 이택현이 괴성을 지르며 방방 뛰어댔다.

월장을 했다는 사실에 굉장히 흥분한 모습이었다.

신재욱은 그런 이택현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사무실 안에선 어떻게 조용히 있었냐?”

“벤 감독님이랑 너랑 분위기 잡고 얘기하고 있었잖아. 나도 눈치가 있는데 그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설치냐?”

“잘 참았네.”

“그럼! 감정조절 정도는 잘해야지. U14에서 뛸 사람인데.”

“그렇게 좋냐?”

“당연하지! 내가 월장을 최우선적인 목표로 두고 있었던 거, 너도 알잖아.”

“알지.”

신재욱이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이택현은 월장을 목표로 열심히 달려왔다.

애초에 독일에 올 때부터 U15로 가는 줄 알았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U15까지 월장하겠다는 게 이택현의 목표였다.

그래서일까?

이택현은 기쁨이 쉽게 가시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기쁠 수밖에 없지! 이제 U14에서 잘해서 U15로까지 월장하면 1차 목표 달성이다!”

“2차 목표는 뭔데?”

“아직 없어. 1차 목표부터 이루고 생각해봐야지. 처음부터 너무 많은 목표를 설정하면 괜히 머리만 아프거든.”

“…꽤 현명한 방법 같네.”

이후, 신재욱은 일행들과 함께 숙소에 있는 짐을 옮겼다.

짐은 직접 옮겨야 했는데, 다행히 U14 선수들이 머무는 숙소와의 거리는 멀지 않은 편이었다.

또한, 191cm에 112kg 근육질 몸을 지닌 진 바그너의 존재는 짐을 옮기는 데에 큰 도움이 됐다.

“진, 너무 감사해요. 덕분에 편하게 짐을 옮길 수 있었어요.”

짐을 다 옮긴 뒤, 신재욱이 먼저 진 바그너를 향해 감사 인사를 했고.

이어서 이택현도 싱글벙글 웃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진! 감사합니다! 진이 아니었으면 몇 번은 더 오갔어야 했을 거예요. 근데 진, 근육이 많아서 힘이 셀 줄은 알았는데, 진짜 상상 초월로 세던데요? 완전 슈퍼맨인 줄 알았잖아요!”

“다 이럴 때 쓰려고 만든 근육이죠. 그런데 근육 하니까 떠오른 건데, 혹시 웨이트 트레이닝 하실 때…….”

진 바그너가 자신의 민머리를 쓰다듬으며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신재욱은 핑계를 대며 빠르게 빠져나갔다.

절대 이야기를 듣고 있을 생각이 없었다.

지금처럼 진 바그너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야기를 할 땐 투머치토커가 된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전 부모님께 연락드려야 해서 먼저 방에 들어가 있을게요.”

신재욱의 발걸음은 빨랐다.

진 바그너에게 붙잡힌 이택현이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내왔지만, 애써 무시했다.

“야! 신재욱! 혼자 가냐!”

“넌 진이랑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해서 얘기 좀 하다 들어와. 너한테 분명 도움이 될 거야.”

“야…… 야! 신재욱! 도움이 되는 이야기면 너도 와서 같이 들어!”

“말했잖아. 난 부모님께 연락드려야 해.”

“너만 부모님 있냐? 나도 있어! 빨리 이리로…….”

신재욱은 이어지는 이택현의 말들을 못 들은 척하며 방으로 들어왔다.

“휴…… 하마터면 같이 말려들 뻔했네.”

안도의 한숨을 쉰 신재욱은 현재 몸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상태창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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