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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빨로 축구천재-49화 (49/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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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감회가 새롭네.”

신재욱이 헛웃음을 흘렸다.

중학교 2학년이 되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이제 15살이 된 거네…… 유럽 나이로는 여전히 13살이긴 하지만. 그나저나 아무리 생각해도 어이가 없군.’

매일 보고는 있지만, 어려진 몸을 보는 건 영 익숙해지질 않았다.

그래서일까?

“재욱아, 2학년이 되니까 뭔가 어른이 된 느낌이 들지 않아?”

갑작스럽게 치고 들어오는 이택현의 말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하하!”

“뭐야? 왜 웃어? 넌 가끔 내가 말을 하자마자 웃더라?”

“네 말이 너무 재밌어서 웃음을 참을 수가 없네.”

그때였다.

이해할 수가 없다는 얼굴을 하던 이택현이 눈을 빛내며 질문해왔다.

“도대체 뭐가 웃긴다는 건지 모르겠네. 근데 재욱아, 바이에른 뮌헨의 데이브 감독님이랑은 연락 잘하고 있어?”

“꾸준히 하고 있지.”

“오! 대박! 독일어가 되니까 연락을 하네! 난 네가 독일어를 그렇게 잘하는지 전혀 몰랐잖아.”

“너도 빨리 독일어 공부 시작해.”

“하긴 해야지…그래야 하는데…… 난 공부가 너무 싫어.”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해야 하니까 하는 거지. 못하겠으면 그냥 한국에서 축구 하면 돼.”

“신재욱 넌 너무 냉정하게 말하는 경향이 있어.”

“괜한 희망 고문은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서.”

그렇게 말하며, 신재욱은 이택현을 바라봤다.

‘데이브 감독 그 양반, 보는 눈이 있어.’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바이에른 뮌헨 U15의 감독 데이브는 이택현까지 원하고 있었다.

사실 알려지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이 사실은 신재욱이 한국으로 온 이후에 데이브 감독과 연락을 하며 들은 것이었으니까.

당시 신재욱에게 신경이 너무 팔려있어서 충분히 놀라운 재능을 지닌 이택현에겐 말도 걸지 못했다는 게 데이브 감독의 말이었다.

‘이택현 정도면 독일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재능이겠지.’

당연하게도 그 소식을 들은 이택현은 크게 흥분했었다.

동기부여가 됐는지 훈련도 더욱 열심히 했다. 물론 엄살을 부려대는 건 여전했지만.

그리고 지금처럼 틈만 나면 신재욱에게 바이에른 뮌헨과의 연락이 잘 되어가고 있는지 물어왔다.

“맞지, 고문 같은 훈련은 시켜도 희망 고문은 안 하는 사람이 신재욱이지.”

“고문은 무슨. 아직 힘든 훈련은 훨씬 많이 남았어.”

“그건 너무 끔찍한 말인데? 근데 재욱아, 빨리 독일에 가고 싶지 않아? 내가 그 얘기를 했었나? 나 요즘에 독일에서 축구 하는 꿈도 꿔.”

“마음 같아선 나도 빨리 가고 싶지.”

신재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바로 독일로 떠나고 싶었다. 바이에른 뮌헨 측도 하루빨리 신재욱과 이택현을 데려오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내고 있었고.

하지만 바로 해외로 뜰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비자 문제 때문이었다.

선수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신재욱과 이택현의 경우엔 독일로 가기 위해선 비자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쉽진 않은 일이었다.

실제로 이 비자 문제 때문에 해외 도전을 포기하는 유망주들도 꽤 많았다.

‘바이에른 뮌헨 측에서 도움을 줘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피곤해질 뻔했어.’

신재욱의 경우엔 다행히 빠르게 해결이 되어가고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 측에서 신재욱을 영입하고자 하는 의지가 워낙 강했기 때문이었다.

현지에 속한 팀, 그것도 큰 힘을 지닌 팀이 도움을 주니 비자 문제도 일사천리로 해결되는 중이었다.

다만, 비자 말고도 또 다른 문제가 존재했다.

“그나저나 재욱아 넌 부모님이 뭐라셔? 우리 부모님은 절대 혼자 못 보낸다고 자꾸 그러시네. 그래서 너랑 둘이 가는 거라고 말했는데도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

“부모님의 마음이 다 그렇지 않을까?”

“그러게 말이야. 에휴! 부모님을 설득하는 게 가장 힘든 일이 될 줄은 몰랐는데.”

이택현의 말처럼 부모님을 설득하는 게 생각보다 힘든 문제였다.

바이에른 뮌헨엔 유소년 전용 숙소가 있고, 많은 어린 선수들이 그곳에서 생활한다.

밥과 숙소가 모두 제공된다. 사는 것에 큰 지장이 없다.

그런데 부모님들의 입장은 다른 모양이었다. 아무리 시스템이 잘되어 있다고 설명해도 걱정을 하셨다.

보내지 않겠다는 건 아니었다.

이택현의 부모님과 신재욱의 부모님 모두 자식들이 꿈을 펼치는 것을 응원해주셨다.

문제는 독일로 함께 가실 생각을 하고 계신다는 것이었다.

‘부모님이 함께 가시는 건 어떻게든 막아야 해.’

신재욱은 이 부분에서 양보할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만약 부모님이 독일에서 함께 생활하면 분명 좋은 점이 많긴 할 것이다.

어머니가 해주신 밥도 먹을 수 있고, 아버지와 축구 관련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그러나.

‘나 때문에 두 분이 희생하게 만들 순 없지.’

독일에서 같이 생활하려면 부모님은 한국에서의 삶을 포기하셔야 한다.

오랫동안 해오시던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셔야 하고, 독일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일을 찾으셔야 한다.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거라는 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당연했다.

때문에, 신재욱은 그런 상황을 만들 생각이 전혀 없었다.

자신 때문에 감사한 분들이 희생하는 건 절대 보고 싶지 않았다.

‘오늘은 고집을 꺾어주시려나?’

* * *

몇 달이 훌쩍 흘렀다.

비자 문제와 부모님을 설득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었지만, 신재욱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훈련하며 땀을 쏟았다.

더군다나 최근 들어서 해야 할 일이 생겼다.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키가 갑자기 크고 난리야.’

신재욱은 최근 신체 밸런스를 잡는 훈련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었다.

갑자기 커버린 키 때문이었다.

축구선수의 경우, 갑자기 키가 커버리면 밸런스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1~2cm 정도 크는 건 그나마 빠르게 적응할 수 있지만, 그 이상 넘어가 버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갑자기 바뀐 몸에 적응하기 힘들어진다. 만약 적응하지 못하면 오랜 기간 실력이 정체될 수도 있다. 심한 경우엔 실력이 퇴보한다.

그런데.

신재욱은 겨우 몇 달 사이에 키가 5cm나 커버렸다.

170cm.

15살인 신재욱의 현재 키였다.

‘아버지가 키가 크신 편이셔서 이 몸도 커질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건 너무 갑자기 컸잖아.’

아버지의 키는 184cm였다.

한국에서도 그렇고 유럽에서도 큰 키였다.

당연하게도 같은 유전자인 신재욱의 몸도 키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다만, 이렇게 짧은 기간에 훅 커버릴 줄은 몰랐기에 당황스러운 게 사실이었다.

‘밸런스가 쉽게 안 잡히네.’

신재욱이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과거에 해왔던 최신 훈련들을 적용하며 땀을 흘리고 있지만, 갑자기 깨져버린 신체 밸런스는 잘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신재욱이 누구던가.

세계 최고의 선수였고, 세계 최고 수준의 트레이닝 시스템 속에서 훈련했던 남자였다.

금방 해결될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상황을 이겨낼 방법을 알고 있었다.

‘고생 좀 해야지 뭐. 힘들긴 해도 지금 밸런스를 미리 잘 잡아두면 앞으로 도움이 될 테니까.’

신재욱은 생각했다.

이번에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키가 갑자기 많이 클 때가 올 거라고.

그땐 지금보다 키가 더 많이 클 수도 있다고.

‘잘 준비해두자.’

그때였다.

“잘돼가?”

이택현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질문해왔다.

최근 신재욱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나온 반응이었다.

“그럼, 잘되고 있지.”

“오! 진짜? 내가 구영철 감독님이랑 진민호 감독님한테 다 물어봤는데, 갑자기 키가 크면 신체 밸런스가 완전히 깨져버려서 다시 잡기 힘들다던데?”

신재욱이 피식 웃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더니 뒤에선 대한중학교의 구영철 감독과 축구천재 FC의 진민호 감독을 찾아 신체 밸런스에 관해서 물어보고 온 모양이었다.

‘첫인상은 양아치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네.’

이택현의 최근 모습은 처음 봤을 때와 완전히 달라졌다.

수업시간에 자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다른 학생들을 괴롭힌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분위기를 흐리는 경우도 없었다.

게다가 축구도 열심히 했다.

어지간해선 따라오기 힘든 신재욱의 훈련 일정을 매번 포기하지 않고 따라오고 있을 정도로.

그래서일까?

이택현을 바라보는 신재욱의 눈빛도 처음과는 달라졌다.

처음엔 경멸이었다면, 이제는 재밌는 동생을 보듯 바라봤다.

“힘들지. 근데 불가능하진 않아. 하면 돼.”

“……멘트 뭐냐? 너는 왜 짜증 나게 멋있는 말만 해?”

“그러게.”

“우욱…! 어우! 토할 뻔했다! 그런 느끼한 소리 그만하고, 훈련이나 더 빡세게 하자.”

“지금도 힘들어 죽겠다며?”

“아, 빡세게 해야 네가 실력을 되찾을 거 아니야!”

“그래? 그럼 진짜 강도 높인다. 말 바꾸지 마.”

“말 바꾸긴 무슨! 뭐든지 해봐! 이 이택현 님은 어떤 훈련이든 다 소화할 수 있다고!”

“알았어. 꼭 소화해줘.”

그렇게 말하며, 신재욱은 공을 들고 움직였다.

이택현이 원하는 대로 훈련의 강도를 높일 생각이었다.

당연히 조금 높이는 정도는 아니었다. 힘들어서 토가 나올 정도로 만들어줄 계획이었다.

“……야! 넌 왜 이럴 땐 한 번도 거절을 안 하냐? 어? 야! 신재욱! 얼마나 늘릴 건데? 야……! 미안! 미안하다고오……!”

* * *

“우웨에에엑!”

신재욱이 인상을 찌푸렸다.

변기에 토를 하는 이택현 때문이었다.

등을 두드려주고 있긴 하지만, 마음 같아선 멀리 떨어지고 싶었다. 비위가 강한 편은 아니었으니까.

‘으… 나도 토할 것 같네.’

신재욱이 헛기침을 했다.

그 역시 토할 것 같은 걸 간신히 참고 있었다.

냄새 때문만은 아니었다.

오늘 한 훈련의 강도 때문이었다.

몸이 힘든 건 물론이고, 정신력을 한계까지 몰아붙여야 했을 정도로 힘들었다.

그때였다.

토를 하던 이택현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으…… 재욱아 이건 좀 아니지 않냐? 이렇게 매일 할 건 아니지? 이렇게 매일 하면 프로선수 되기 전에 과로로 죽겠는데……?”

“……자주 할 수 없는 훈련이긴 하지.”

틀린 말이 아니라는 생각에 신재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극한의 체력 단련이었어.’

자주 하면 오히려 탈이 날 수 있는 훈련이었다. 하지만 오늘처럼 어쩌다 한 번 하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훈련이었다.

‘그래도 어떻게 버텨지긴 하네.’

신재욱이 눈에 들어간 땀을 닦아내며 옅게 웃었다.

예상은 했지만, 확신은 없었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도 이택현과 함께 토를 쏟아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만약 그랬다면 너무나도 창피했을 것이다.

다행히 예상과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신재욱은 토하지 않고 버텨냈다.

그런데 지금.

“…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스윽!

신재욱이 옷소매로 눈을 다시 닦아냈다.

이번엔 땀을 닦아내기 위한 게 아니었다.

갑작스레 허공에 떠오른 메시지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였다.

[특성이 생성됩니다!]

[‘강한 정신력’을 습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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