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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빨로 축구천재-45화 (4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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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우오오오오! 으야아아아악! 넣었어! 내가 했다고!”

잔뜩 흥분한 목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골을 넣은 이택현의 목소리였다.

그는 목소리 톤을 한껏 높이며 신재욱을 향해 달려왔다.

“재욱아! 나이스 패스였어! 진짜 개쩌는 패스였다고!”

신재욱이 웃음을 터트렸다.

오두방정을 떨며 좋아하는 이택현의 모습을 보면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좋은 패스 준다고 했잖아.”

“내 마무리는 어땠어? 타이밍 딱 잘 맞춰서 인사이드로 정확하게 밀어 넣었는데? 봤어?”

“어, 봤어. 마무리 좋더라.”

“흐흐! 침착한 거 봤지? 이상하게 긴장이 안 되고 구석으로 잘 찰 수 있을 것 같더라고. 연습을 많이 해서 그런가?”

“원래 연습량이 실전에서 나오는 거야. 앞으로도 열심히 해보자.”

“근데 열심히 정도가 아니잖아. 재욱아, 네 훈련량을 따라가는 건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죽기 살기로 하는 거라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그 정도로 안 죽어.”

“훈련할 때마다 네 얼굴을 보면 항상 죽기 직전이던데…?”

“…그러니까 더 열심히 해야지.”

이택현과의 대화를 마치고, 신재욱은 허공에 떠오르고 있는 메시지를 확인하기 위해 시선을 움직였다.

그러나 하려던 것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헤이! 잠시만!”

어색한 영어로 말하며 달려오는 남자 때문이었다.

‘저 사람, U15 감독 아닌가? 뒤에서 코치도 따라오는 것 같고…….’

신재욱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해되지 않는 행동이었다.

상대 팀 감독이 경기장에 왜 난입을 한단 말인가.

비록 골을 넣은 직후고 세레머니 타임이긴 했지만, 그래도 경기가 진행 중이지 않은가.

“뭐야, 진짜?”

신재욱은 달려오는 독일인 2명을 바라봤다.

눈치로 보아하니 자신에게 용건이 있어 보였다.

잠깐 당황했지만, 저들이 오는 이유도 금방 예상이 됐다.

‘내 플레이에 좀 놀랐나 본데?’

신재욱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바로 앞까지 다가온 바이에른 뮌헨 U15의 감독 데이브가 먼저 입을 열었다.

“반가워! 나는 이곳 바이에른 뮌헨 U15의 감독인 데이브라고 하네. 자네는 대체 정체가 뭔가? 아차! 내 정신 좀 봐. 로버트! 통역사 좀 빨리 불러주게!”

“예!”

로버트 코치가 재빨리 대답했고, 축구천재 FC 측에 있는 통역사를 찾기 위해 움직였다.

다만, 하려던 것을 끝까지 하진 못했다.

신재욱이 독일어로 말하기 시작했으니까.

“굳이 통역사를 부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독일어를 되게 잘하진 못하지만, 의사소통엔 문제가 없거든요.”

* * *

한국에서 가져온 카메라 여러 대가 촬영을 하는 상황이었다.

제작진들 역시 신재욱과 데이브 감독, 로버트 코치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때문에, 이들은 신재욱이 독일어로 말하기 시작했을 때 경악을 금치 못했다.

“뭐야? 설마 지금 재욱이 쟤, 독일어 하는 거예요?”

“그, 그런 거 같은데? 최 피디, 저거 알아들을 수 있어? 대학 때 독일어도 좀 배웠다며?”

“아뇨, 다 까먹은 지 오래죠…… 근데 재욱이의 독일어 발음이 좋다는 건 알겠어요.”

“미친 거 아니야! 어떻게 독일어까지 잘하지? 쟤, 영어도 원어민 수준이잖아?”

“그래서 더 놀라워요. 영어에 독일어까지 가능한 중학교 1학년이 있다? 그것도 축구선수인데?”

“왜 까면 깔수록 뭐가 나오냐? 신재욱 쟤, 양파야?”

“그러니까요. 잊을 만하면 뭐가 나오네요. 이것도 잘 편집하면 시청자들이 좋아하겠는데요?”

“잘 편집할 게 있나? 그냥 그대로 내보내도 드라마가 따로 없는데.”

그리고.

경악한 건 제작진들뿐만이 아니었다.

데이브 감독과 로버트 코치.

이 두 남자는 제작진들이 놀란 것보다 훨씬 더 놀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뭐야! 독일어를 왜 해?”

“감독님! 아 아이…… 독일어를 잘하는데요?”

“나도 귀 있어! 다 들었다고!”

“뭘까요? 그냥 외워서 말한 걸까요? 아니면 진짜…….”

신재욱은 두 남자의 말을 가만히 듣던 것을 멈췄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저 독일어 할 줄 알아요. 외워서 말한 거 아니고요.”

“진짜잖아?!”

“헙…!”

이후, 데이브 감독과 신재욱의 대화가 이어졌다.

자연스레 경기는 잠시 중단됐다.

정식 경기가 아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자네…… 독일어는 어디서 배웠나?”

“그냥 독학했어요.”

사실은 과외도 열심히 받았었고, 당시의 동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서 얻은 독일어 실력이었지만.

신재욱은 독학이라고 둘러댔다.

그 대답에 데이브 감독의 눈은 찢어질 듯 커졌다.

“……독학…… 이라고?”

“예. 독학했어요.”

“독일어가 독학으로 가능해……? 네 나이에?”

“가능하더라고요.”

“혹시 독일에 와본 적이 있니? 유학이나 그런 거…….”

“이번에 처음 왔는데요?”

“……!”

데이브 감독은 신재욱과의 대화를 멈추고 고개를 돌려 로버트 코치를 바라봤다.

“로버트, 이 아이가 한 말 들었지?”

로버트 코치의 표정은 데이브 감독과 비슷했다.

귀신이라도 본 얼굴이었다.

“……예, 들었어요. 근데 듣고도 믿기지 않네요.”

“얘, 대체 정체가 뭘까? 진짜 천재인 건가?”

두 남자는 궁금한 게 너무 많았다.

머릿속으로 여러 질문이 스쳤다. 다만, 두 남자 모두 질문을 하진 못했다.

신재욱의 말 때문이었다.

“그런데 하실 말씀이 있으면 경기 끝나고 해주시면 안 될까요? 집중력이 깨질 것 같아서요.”

“어… 어? 그래…… 미안하다. 내가 너무 흥분했어. 이봐, 로버트! 자넨 내가 경기장으로 뛰어들면 말려야지, 같이 오면 되나!”

“……다음부턴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감독님.”

결국, 데이브 감독과 로버트 코치는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재개됐다.

― 잠시 돌발상황이 있었죠?

― 허허! 이런 일도 있네요. 바이에른 뮌헨 U15의 감독과 코치가 동시에 경기장으로 뛰어들어서 신재욱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 더 놀라운 건 신재욱 선수가 저들과 독일어로 대화를 나눴다는 건데요!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잘하는 신재욱 선수인데, 오늘은 숨겨왔던 독일어 능력도 보여주네요! 이 선수, 축구만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공부에도 굉장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나이는 제 아들뻘의 선수이지만, 정말 존경스럽네요!

― 말을 하던 가운데, 양 팀 선수들 모두 어느새 다시 경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역시 뛰어난 재능을 지닌 선수들다운 집중력입니다!

같은 시각.

신재욱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느낌이 좋은데?’

계산된 행동이었다.

데이브 감독과 대화를 나눌 때, 평소에 보여주던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일부러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다.

유럽에선 자신감 넘치고 당당하게 할 말을 다 하는 사람을 좋아하니까.

아닌 곳도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신재욱이 경험한 나라들은 대부분 그랬다.

적어도 겸손한 것보다는 당당한 걸 좋아했다.

‘내 축구 실력도 좋게 보인 것 같고.’

실제로 데이브 감독은 그런 신재욱에게 마음을 뺏긴 얼굴이었다.

오랜 기간 유럽에서 살아온 경험이 있기에, 신재욱은 확신했다.

데이브 감독이 자신을 원하게 될 거라고.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어줘야겠어.’

신재욱의 눈이 빛났다.

좋은 기회를 만들고, 그 기회를 살리는 모습을 더 보여줄 생각이었다.

자신을 원할 수밖에 없게끔.

― 축구천재 FC, 정말 대단합니다! 분명히 전력이 더 강한 건 바이에른 뮌헨 U15거든요? 근데 너무나도 잘 싸워주며 스코어에서 오히려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 맞습니다! 실제로 계속해서 밀리고 있습니다만, 오히려 골은 더 많이 넣고 있습니다.

― 신재욱 선수와 이택현 선수의 활약 덕분이겠죠?

― 그렇죠. 물론 모든 선수가 잘해주고 있지만, 이 두 선수는 특히나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진을 효과적으로 흔들어주고 있죠.

신재욱이 고개를 들고 주변을 살폈다.

동료에게서 패스가 왔다. 안정적으로 받기 위해 또다시 주변을 살피며 움직였다.

툭!

공을 받아냈다. 지금처럼 움직이면서 패스를 받는 건 신재욱에게 당연한 일.

요리조리 움직이며 패스를 주고받는 신재욱의 플레이에 상대 선수들은 쉽게 압박을 걸지 못했다.

“둘러싸! 쟤가 공을 많이 만지게 해선 안 돼!”

“제대로 막아! 자꾸 공간을 주지 말라고!”

“쟤는 무조건 막아야 해!”

바이에른 뮌헨 U15의 선수들은 어느새 신재욱을 크게 경계하고 있었다. 신재욱이 공을 많이 만지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졌고, 불안감을 느꼈다.

때문에, 바이에른 뮌헨 U15 선수들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신재욱을 경계했다. 조금 과장하면 신재욱이 공을 잡을 때마다 우르르 몰리는 수준이었다.

심각한 집중 견제.

당하는 선수로서는 굉장한 부담을 느낄만한 일이었지만.

신재욱에겐 전혀 부담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은 그에게 익숙했으니까.

그것도 아주 많이.

― 킬패스입니다! 이택현이 받습니다! 때리나요? 아! 들어갔습니다! 이택현이 추가 골을 만들어냅니다!

― 이택현 선수의 결정력은 날이 갈수록 더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방금도 퍼스트터치가 예술이었죠?

― 하하! 역시 천재 공격수다운 움직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신재욱 선수의 칭찬을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이 선수가 상대 선수 3명을 끌어내며 빈틈을 만들어냈고, 그 틈으로 직접 킬패스까지 뿌려서 도움까지 기록해냈습니다! 게다가 상대 선수들은 무려 바이에른 뮌헨에서 훈련받는 유망주들인데 말이죠!

― 신재욱과 이택현이 바이에른 뮌헨 유소년팀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상대의 경계심을 오히려 이용해서 빈틈을 만들어내고 이택현에게 좋은 스루패스까지 찔러넣으며 도움까지 기록한 지금.

신재욱은 땀에 젖은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더 자세히 보기 위함이었다.

가장 먼저 보인 건 각종 능력치가 좋아진다는 메시지였다.

[민첩이 좋아집니다!]

[패스가 좋아집니다!]

[탈압박이 좋아집니다!]

[개인기가 좋아집니다!]

여기서 끝났더라면 아쉬움을 느꼈을 테지만, 다행히 능력치가 올랐다는 메시지가 이어서 떠올랐다.

[패스가 1 올랐습니다!]

‘좋아, 이대로 능력치 하나만 더 올려보자.’

강한 의지를 다지며, 신재욱은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

남은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 경기 종료됩니다! 축구천재 FC 선수들! 놀라울 정도로 잘 싸워줬습니다! 세계 최고의 유망주들이 모인 바이에른 뮌헨 U15를 상대로 4 대 2 승리를 이뤄냈습니다!

― 마지막에 수비 실수로 한 골을 허용한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4 대 2 스코어로 바이에른 뮌헨 U15를 이긴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죠. 하하! 진민호 감독도 굉장히 좋아하고 있습니다. 오늘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크게 한턱낼 필요가 있겠는데요?

4 대 2 승리였다.

이기기 힘든 경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일까?

축구천재 FC 선수들은 크게 기뻐했다.

감수성이 풍부한 선수는 눈물까지 흘리며 기뻐했다.

그리고.

신재욱은 진한 미소를 지었다.

저 멀리서 경기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급하게 달려오는 데이브 감독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신재욱! 자네, 나랑 얘기 좀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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