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44화 (4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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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골을 넣은 축구천재 FC 측의 분위기였다.

― 신재욱의 슈팅이 바이에른 뮌헨의 골망을 흔듭니다! 벌써 두 번째 골을 터트린 신재욱입니다!

― 바이에른 뮌헨의 유소년 선수들이 당황하고 있습니다! 신재욱의 실력이 저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났던 모양이죠?

― 하하! 방금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수들은 진지하게 수비에 임했습니다. 첫 번째 골을 허용했을 때랑은 다르게 집중하고 있었단 말이죠? 그런데도 뚫려버렸습니다. 신재욱이 저들의 빈틈을 정화하게 찔러버렸어요!

― 그나저나 정말 신기하네요. 신재욱 선수의 눈엔 상대의 약점이 보이는 걸까요?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진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은 빈틈밖에 없었는데, 그곳을 파고들어서 골을 넣어버리네요!

― 보통 사람이 보지 못하는 길이 신재욱에게는 보이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시야가 얼마나 넓은 건지, 축구 지능이 얼마나 높은 건지 감히 예상도 할 수가 없습니다!

해설들 또한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그만큼 흥분하고 있었다.

제작진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들도 평소보다 훨씬 더 흥분하고 있었다.

“우와! 우리가 이기고 있잖아? 이거 예상했던 거예요?”

“그럴 리가 있겠어? 지면 아름다운 도전으로 포장하고, 이기면 진짜 대박이라고 생각했지만…… 솔직히 이길 거라는 생각은 거의 못 했지!”

“그럼, 이거 이대로 이기면 대박이네요?”

“대박이지! 근데 아직 경기가 끝난 건 아니니까, 진정 좀 하자.”

“네! 근데 만약에 진짜 이기면…….”

“그땐 뭐 시청률 터지는 거지!”

“만약 그렇게 되면 회식으로 꽃등심 가능하죠?”

“꽃등심만 가능하겠어? 참치 스페셜도 가능하지!”

“오오! 참치요? 그러면 더 열심히 응원해야겠네요!”

같은 시각.

신재욱은 미소를 지었다.

지금처럼 상대의 홈에서 2개의 골을 먼저 넣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상대는 축구천재 FC보다 전력이 강할 것으로 생각되던 바이에른 뮌헨의 유소년팀이지 않은가.

예상치 못한 상황이기에 더 기쁠 수 있는 거고, 실제로 진민호 감독과 축구천재 FC의 선수들은 굉장히 기뻐하고 있었다.

그러나 신재욱이 웃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특성이 나온다고?”

새로운 특성을 얻었다는 메시지 때문이었다.

* * *

‘하…….’

신재욱은 당황스러웠다.

특성을 얻었다는 메시지를 확인할 틈도 주지 않고, 어느새 다가와 쉬지 않고 떠들어대는 이택현 때문이었다.

마음 같아선 그냥 가라고 하고 싶었지만, 골을 넣은 신재욱보다 더 기뻐해 주는 모습을 보니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재욱아! 내 움직임 봤어? 네가 편하게 슈팅할 수 있게 왼쪽에서 계속 뒷공간 침투하는 모션 취했다고~! 그래서 쟤네 수비수 하나가 계속 너한테 못 달려들고 나를 보더라니까?”

“그래, 네 움직임이 큰 도움이 됐어.”

“으흐흐! 역시 재욱이 넌 이 이택현 님의 실력을 알아보는구나! 그리고 그전에도 계속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상대 수비수들 체력을 좀 빼놨어. 내가 또 체력에 자신이 있잖아? 대한중 강철 체력 이택현 알지? 그에 비해서 쟤들 봐봐. 벌써 이마에 땀 흐르는 거 보이지?”

“…어, 그래. 보인다.”

신재욱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택현의 말엔 살짝 과장이 있긴 했지만,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의 눈에도 상대 수비수들이 뛴 시간에 비해서 지쳐 보였다. 실제로 이택현의 움직임을 쫓느라 체력이 많이 소모된 것이다.

“아 그리고 신재욱! 슈팅 자주 때리라더니 네가 다 넣고 있잖아? 이럴 때 보면 누가 공격수인지 모르겠다니까? 나도 패스 좋은 거 좀 줘,”

“꿀 패스 곧 갈 거니까 집중하고 있어.”

“오케이! 믿는다?”

“그래, 믿어도 돼. 그리고 일단 여기까지만 얘기하고, 자리로 돌아가자. 세레머니 타임이 너무 길었어.”

“알게쓰!”

이택현을 보내고, 신재욱도 자신의 자리를 향해 걸었다.

걷는 내내 그의 눈은 바쁘게 허공에 뜬 메시지를 읽고 있었다.

각종 능력치가 좋아졌다는 메시지들도 있었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능력치가 올랐다는 메시지는 아니었으니까.

게다가 가장 중요한, 특성을 얻었다는 메시지가 떠 있었으니까.

[특성이 생성됩니다!]

[‘초급 패스 컨트롤’을 습득합니다!]

신재욱의 눈이 커졌다.

너무나도 원했던 특성이었으니까.

“패스와 관련된 특성이 나오길 바랐는데…… 드디어 나와주네.”

환생 전, 마이클 신이었을 때는 공격수로는 당대 최고였고 미드필더로도 월드클래스 실력이라는 평을 받아온 그였다.

패스 실력 역시 월드클래스 수준으로 어지간한 패스 마스터들에게도 크게 밀리지는 않는다는 평을 받아온 그였다.

그러나 환생을 하며 패스 실력이 형편없이 떨어져 버렸고, 패스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답답함을 느껴왔던가.

그런데 드디어 패스 관련 특성이 나왔다.

“효과부터 빨리 확인하자.”

기분이 워낙 좋았기에 시간을 두고 천천히 기분을 즐기고 싶었지만.

이제 경기가 재개될 시간이었다.

신재욱은 어쩔 수 없이 서둘러 새로운 특성의 정보를 확인했다.

[초급 패스 컨트롤]

[등급] D

[효과] 패스의 정확도가 높아집니다.

패스의 정확도가 높아진다는 짧은 문장.

대단한 효과로 보이진 않았지만, 신재욱은 알고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해.’

이 효과가 자신의 패스 실력에 꽤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게다가 초급 볼 컨트롤 특성이 중급 볼 컨트롤로 성장했던 것처럼 이것도 성장할 수도 있는 거잖아?’

이처럼 원하던 특성을 얻었기에, 신재욱은 한층 더 기분 좋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더불어 상대인 바이에른 뮌헨 U15 선수들이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능력치 주고, 특성도 주네. 바이에른 뮌헨, 너무 호감인데?’

반면, 바이에른 뮌헨 U15 선수들은 기쁘긴커녕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한국에서 온 팀에게 2 대 0 스코어로 밀리게 된 상황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그래서일까?

바이에른 뮌헨 U15는 더욱 공격적인 운영을 펼쳤다. 패스의 템포, 선수들의 움직임 모두 빨라졌다.

게다가 이제는 중거리 슈팅까지 뻥뻥 때려댔다.

― 율리안의 슈팅이 높이 뜹니다! 비록 골이 되진 않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지금 같은 상황을 만들면 안 됩니다! 상대가 슈팅을 편하게 때리도록 놔두면 안 된다는 것을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죠!

― 오우! 위험했습니다! 문성진 골키퍼가 니콜라스의 슈팅을 간신히 쳐냈습니다! 슈팅 타이밍이 상당히 날카롭네요! 그나저나 축구천재 FC의 수비진은 더 집중해야 합니다! 벌써 몇 번이나 중거리 슈팅을 내주고 있거든요?

급하게 때리느라 슈팅이 부정확하고, 축구천재 FC의 문성진 골키퍼의 선방이 나오며 두 차례 위기를 넘겼지만.

세 번째까지 넘기는 것엔 실패했다.

― 아…… 골입니다! 중거리 슈팅을 너무 쉽게 내준다 했는데, 결국엔 골을 허용하고 마네요.

― 니콜라스 선수가 낮게 잘 깔아 찼습니다. 이런 슈팅은 반응속도가 빠른 문성진 골키퍼라도 막기 힘들죠.

스코어는 2 대 1이 되어버렸다.

이어서 전반전이 종료됐다.

신재욱은 아쉬움을 느끼며 쓰게 웃었다.

‘새로 얻은 특성을 확인해볼 기회가 없네.’

일방적으로 밀리는 상황이었기에, 공격형 미드필더인 신재욱이 공을 잡을 기회가 오지 않았다.

그러다 골을 허용했고 전반전까지 종료되어버렸다.

하지만 신재욱은 아쉬움을 금방 날려버렸다.

‘후반전엔 알게 되겠지.’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다들 잘 들어.”

한 골을 허용하며 조금은 위축된 동료들을 다독일 시간이었다.

* * *

바이에른 뮌헨이 신재욱에게 두 번째 골을 허용했을 때.

데이브 감독은 전혀 아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웃음을 터트렸다.

“으하하! 로버트! 방금 봤나? 저 아이, 진짜야! 진짜라고!”

“봤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상대로 저렇게 할 수 있다는 게 놀랍네요. 저 아이, 제대로 된 교육도 못 받았을 텐데 말이죠.”

“로버트 코치! 말이 조금 이상하잖나. 그냥 교육을 못 받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축구’를 붙여서 말했어야지.”

“아… 죄송합니다. 그 얘기를 하려고 했던 게 맞습니다. 신재욱이 한국에서 축구를 배우긴 했을 거지만, 솔직히 이곳 독일과 비교하면 열악한 환경이지 않겠습니까?”

“같은 생각이네. 내가 직접 한국에 가본 적은 없다만… 한국에서 뛰어난 선수가 거의 나오지 않는 걸 보면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있다고 보긴 어렵겠지.”

“그렇다는 건 타고났다는 거겠죠?”

“그렇지! 저 아이의 움직임은 배워서 될 게 아니야. 저 어린 친구가 베테랑 같은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피지컬은 아쉽지만, 축구 자체를 굉장히 잘하는 아이야. 조금 전 율리안을 제칠 때도 마찬가지야. 움직이는 모든 게 철저히 계산된 속임수들이었어. 겉으론 쉬워 보이지만, 굉장히 복잡한 고급 트릭들이 들어간 돌파였다고. 게다가 제법 재능있는 센터백인 켈리와 아드리안 듀오를 완전히 농락했어. 로버트, 자네도 알 거야. 심리전에서 켈리와 아드리안의 머리 위에서 놀고 있지 않으면 보여줄 수 없는 돌파였다는 걸.”

“예…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정말 놀랍네요. 대체 재능이 얼마나 뛰어나면…….”

“그뿐인가? 신재욱 저 아이, 슈팅한 뒤에도 계속해서 공의 움직임을 쫓았어. 저 어린아이가 골대 바로 앞에서 슈팅을 때려놓고도 절대 방심하지 않고 끝까지 공을 쫓았다고. 실로 무서운 집중력이야. 그리고 저런 집중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은 보통…… 킬러 본능이 있지.”

“스트라이커로서의 재능도 보인다는 건가요?”

“그래. 어쩌면…… 아니, 아닐세. 저 아이를 얼마나 봤다고…… 로버트, 이제 경기에나 집중하자고.”

“……알겠습니다.”

데이브 감독과 로버트 코치.

이 두 남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가 재개됐다.

조금씩 바이에른 뮌헨 U15가 경기를 지배해나갔고, 결국 스코어는 2 대 1이 됐다.

그때까지도 두 남자의 표정엔 변화가 없었다.

이 둘의 시선도 여전히 한 소년에게만 향해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 소년이 공을 잡았다.

― 신재욱이 공을 끊어냈습니다! 기습적인 태클로 율리안의 패스를 끊어내네요! 이 선수, 무서운 집중력입니다!

그 순간 두 남자의 표정도 변했다.

눈이 동그랗게 커졌고, 얼굴은 붉게 상기됐다.

그리고.

― 뚫어냈습니다! 신재욱이 이택현과의 원투 패스로 켈리의 수비를 뚫어냈습니다! 오오! 신재욱이 슈팅을 하는 척 페인팅을 주며 옆으로 공을 밀어줬습니다!

― 이택현! 슈우우웃! 고오오오오오오올! 들어갔습니다!

신재욱이 수비를 뚫어내고 완벽히 떠 먹여주는 패스를 주며 도움을 기록한 순간에는.

“도저히 못 참겠어!”

“예…? 감독님?!”

“저 이해할 수 없는 천재랑 직접 대화를 나눠봐야겠어!”

“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같이 가시죠!”

데이브 감독과 로버트 코치.

두 남자는 더는 참지 못하고 경기장 안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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