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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빨로 축구천재-43화 (4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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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바이에른 뮌헨 U15의 감독 데이브.

그는 벤치에 앉은 채로 로버트 코치를 불렀다.

“저 아이, 이름이 뭔가?”

“방금 골을 넣은 상대편 선수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래. 대체 누구야?”

“한국 쪽 팀의 에이스랍니다. 이름은 신재욱이고요.”

“신… 재욱? 한국 이름치고는 발음하기 어려운 편은 아니군.”

“관심 있게 지켜볼까요?”

“됐어. 한 골 넣은 것 가지고 관심은 무슨. 이제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하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못 할 게 뻔한데.”

“그건 그렇죠. 방금 저 아이가 보여준 움직임이 놀랍긴 했지만, 저런 움직임은 우리 아이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감독님… 만약에 저 아이가 또다시 골을 넣으면 그땐 어떻게 할까요?”

“으하하! 로버트 코치, 자네는 농담을 너무 좋아해서 문제야. 한국에서 온 저 아이가 우리 아이들한테 2개의 골을 넣는다고? 그것도 제대로 하기 시작한 우리 아이들에게? 말이 되는 소리를 하게. 자네, 날 웃기려는 의도였으면 매우 성공이야.”

데이브 감독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만큼 로버트 코치의 말은 어이가 없는 소리였다.

바이에른 뮌헨 U15가 어떤 팀이던가.

독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천재라고 불리는 또래 아이들을 모아놓은 팀이다.

이들이 마음먹고 경기에 임한다면, 한국의 어린 선수들이 어떻게 상대가 될 수 있겠는가.

‘저 아이들도 한국에선 나름 천재라고 불리겠지만…… 이곳 바이에른 뮌헨 U15의 아이들은 차원이 다르거든.’

그래서일까?

탈압박을 위해서 턴을 하며 패스를 받는 신재욱의 움직임을 본 데이브 감독은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야? 기술이 저렇게 좋다고?”

기술이 좋은 선수는 많다.

하지만 상대가 잘하면 좋은 기술이 무용지물이 될 때가 많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의 유소년들을 상대로 좋은 기술을 보여주는 건 완전히 다른 난이도였다.

그만큼 어려웠다.

때문에, 데이브 감독이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

또 그의 옆에 있던 로버트 코치 역시 놀란 건 마찬가지였다.

“감독님! 방금 저 아이, 움직임이……!”

“그래! 나도 봤어! 미쳤구만……! 저건 철저히 계산된 움직임이야! 절대 운일 수가 없다고.”

“예, 저도 느꼈습니다. 저 아이는…… 아무래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알겠네. 내 실수를 인정하지. 아깐 내가 잘못 생각했어. 한국에서 온 손님들의 실력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거든. 그래서 저 친구 이름이 신… 재욱이라고 했나?”

“이미 이름까지 기억하고 계시는군요?”

“…혹시 모르니 기억은 해둬야지.”

데이브 감독, 그리고 로버트 코치는.

한국에서 온 신재욱의 움직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 * *

투웅!

신재욱이 몸을 돌리면서 공을 받았다.

움직임이 부드러웠다. 처음 환생했을 때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중급 볼 컨트롤이 큰 도움이 되고 있어.’

초급 볼 컨트롤(D)이 성장하며 얻게 된 중급 볼 컨트롤(C) 덕분이었다.

물론 꾸준히 훈련하는 것도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확실한 것은 이 특성을 얻게 된 이후로 신재욱은 훨씬 나은 볼 컨트롤 능력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 멋진 턴입니다! 신재욱은 뒤통수에도 눈이 달린 걸까요? 뒤에서 달려오던 에밋의 압박을 이미 알고 있던 것처럼 피해버렸습니다!

― 상대 선수들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능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거죠. 그러니까 방금처럼 좋은 탈압박을 보여줄 수 있는 거고요. 더구나 볼 컨트롤 능력도 최근 들어 많이 좋아진 것처럼 보입니다. 턴을 하면서 공을 끌고 오는 움직임이 상당히 부드러웠거든요?

― 신재욱이 단순히 재능만 뛰어난 게 아니고, 노력도 대단히 많이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만, 이조차 신재욱의 마음에 들진 않았다.

다른 사람들의 눈엔 좋은 움직임으로 상대의 압박을 벗어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신재욱은 더 효율적인 탈압박 방법을 많이 알고 있었으니까.

‘몸 상태가 더 좋았으면 굳이 이렇게 턴을 하면서 체력소모를 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며, 신재욱은 계속 전진했다.

최대한 많은 상대 선수를 끌어들일 생각이었다. 그래야 동료들이 받는 압박이 줄어들 테니까.

‘직접 돌파하고 골 넣는 걸 한 번 보여줬으니 이번엔 기를 쓰고 막으려고 하겠지.’

신재욱은 속도를 높였다.

빠르진 않은 속도였지만, 조금 전 골을 넣은 선수였기에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얼굴엔 긴장감이 흘렀다.

쉽게 달려들지도 못했다.

발이 들어오는 순간 드리블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에, 이제는 신중하게 신재욱의 움직임을 지켜보려고 했다.

조금 전 골을 허용하기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쉽게 안 낚인다는 거지? 그래, 여기서 뛰려면 저 정도는 되어야지.’

신재욱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지어졌다.

상대가 제법 영리했지만, 문제 될 건 없다.

덤벼들지 않으면 덤벼들 수밖에 없게 만들면 되니까.

휘익! 휙!

신재욱이 헛다리를 두 번 짚으며 전진했다. 동시에 고개를 살짝 돌려 동료를 바라보며 다리를 슬쩍 들었다. 영락없이 페인팅 이후에 패스를 찔러넣는 행동이었다.

상대로서는 무언가 할 수밖에 없는 행동이기도 했다.

당연했다.

전진 패스를 뿌리려는 상대 선수를 가만히 두는 선수는 없으니까.

“에잇!”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형 미드필더 율리안.

그는 신재욱에게 덤벼들었다. 조금 타이밍이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패스를 방해는 해야 했다.

그냥 패스라면 모를까, 저건 딱 봐도 스루패스였다.

편하게 놔두면 수비진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신재욱의 모든 움직임은 속임수였다.

그것도 34살까지 축구를 했고, 세계적인 무대에서 뛰었던 베테랑의 속임수였다.

10대 중반의 율리안이 알아채지 못하고 속아 넘어간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툭!

발을 뻗는 율리안의 움직임에 맞춰, 신재욱은 반대쪽 대각선으로 공을 치고 나갔다.

율리안은 그렇게 제쳐졌다.

― 신재욱이 돌파합니다! 이 선수는 정말 축구를 쉬워 보이게 하네요!

― 바이에른 뮌헨의 유소년 선수들은 전 세계에서 뛰어난 천재들만 모인 곳인데, 그들을 신재욱이 쉽게 상대하고 있습니다! 대체 신재욱의 재능은 얼마나 뛰어나다는 걸까요?

수비형 미드필더 율리안까지 제쳐낸 지금.

신재욱은 계속해서 전진했다. 페널티박스 안쪽을 향해서 드리블했다.

이제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수들도 움직일 수밖에 없게 됐다.

이대로 돌파를 허용할 수는 없었으니까.

“네가 붙어! 내가 뒤에서 패스 각 좁힐게!”

“알겠어! 빨리 끊고 역습 가자!”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진은 천재라고 불리는 선수들답게 영리했다.

한 명이 신재욱의 앞을 가로막았고, 다른 선수가 대각선에 서서 각도를 좁혔다. 한 명은 돌파를 막고, 다른 한 명은 패스 길을 막는 수비.

공격하는 선수로선 답답함을 느낄만한 상황이었다.

‘역시 제대로 하니까 잘하네. 웬만한 아이들은 못 뚫겠는데?’

신재욱이 작게 감탄했다.

바이에른 뮌헨 U15의 수비 실력은 좋았다.

또래 선수들에겐 아마 통곡의 벽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신재욱이 누구던가.

환생 전, 통곡의 벽이라고 불리던 월드클래스 수비수들을 상대로도 어떻게든 뚫어내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던 선수이지 않은가.

눈앞에 있는 10대 중반의 수비수들이 아무리 잘한다고 한들.

‘하지만 난 너희 또래가 아니거든. 사실 34살 먹은 아저씨란다.’

신재욱에겐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압박감 따위 조금도 없었다. 상대는 아직 성인 무대 경험도 없는 어린 수비수들이었다.

물론 몸 상태가 환생 전과는 너무나도 다르기에, 저들을 뚫어낼 방법이 많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늘 그랬듯 신재욱은 그 방법들을 몇 가지 알고 있었다.

지금 그 몇 가지 방법 중 한 가지를 쓸 생각이었고.

‘너희들은 내가 독일어를 꽤 잘한다는 걸 모를 거야.’

신재욱은 드리블하면서 귀를 기울였다.

상대 수비수들의 대화를 엿듣기 위해서였다.

“네가 오른쪽으로 조금만 더 이동해서 막아야 해! 그리고 내가 왼쪽으로 좀 더 빠져서 각을 좁힐게! 아까 보니까 쟤네 공격수가 왼쪽으로 크게 돌아 들어갈 때가 많더라. 스피드도 빠르니까 미리 준비해둬야 안 당해.”

“알겠어! 이쪽은 나만 믿어! 쟤네 공격수의 발이 빠르긴 한데, 패스 각만 안 주면 결국 연결하지 못할 거야.”

독일어로 떠드는 수비수들의 말이 전부 들렸다.

‘친절도 하셔라.’

자신들이 무얼 할지 대놓고 떠들어대고 있다.

눈앞의 한국인이 독일어를 전부 알아듣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조금도 못한 채.

* * *

바이에른 뮌헨 U15.

중학생인 축구천재 FC 선수들과 비슷한 나이로 이뤄진 팀이다.

다만, 축구천재 FC보다 수준이 더 높았다.

전술의 퀄리티, 선수들의 개인 기량 모두 더 뛰어났다.

수비도 훌륭했다.

만약 환생 전의 신재욱이 봤다면 칭찬을 해줬을 정도로.

하지만 저들은 큰 실수를 했다.

“방심은 하면 안 되지.”

축구천재 FC의 선수들이 독일어를 할 줄 모른다는 고정관념.

치명적인 실수였다.

그리고.

신재욱은 상대의 실수를 파고들 생각이었다.

타앗!

하체에 힘을 주고 땅을 박찼다. 신재욱의 몸이 제법 탄력 있게 튀어 나갔다. 꾸준히 민첩성을 기르는 훈련과 하체 근육 강화 훈련을 해온 결과물이었다.

“안 돼~! 못 빠져나가.”

바이에른 뮌헨의 중앙수비수 켈리가 빠른 스텝으로 뒤로 빠지며 각을 좁혔다. 신재욱을 왼쪽으로 몰아넣으며 슈팅이나 패스를 시도할 각을 내주지 않으려는 수비였다.

그리고 왼쪽엔 또 다른 중앙수비수 아드리안도 있기에, 공격하는 선수는 큰 압박을 받게 된다. 마치 점점 숨통이 조여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분명 매우 좋은 수비였다.

신재욱이 켈리와 아드리안의 의도를 몰랐더라면.

‘그래, 네가 원하는 곳으로 들어 가줄게. 대신 좀 많이 들어갈 거야.’

투웅!

신재욱은 공을 평소보다 조금 더 길게 쳤다. 순간적으로 스피드를 내기 위해서였다. 동시에 땅을 강하게 박차고 튀어 나갔다.

켈리가 몰아넣으려고 했던 왼쪽으로 파고드는 움직임. 다만, 켈리의 의도보다 더 깊숙이 들어갔다.

“엇?!”

켈리가 당황했다.

더 깊숙이 들어간 신재욱의 움직임은 예상치 못했다.

동료 수비수 아드리안은 상대 공격수 이택현이 돌아 들어가는 것을 견제하고 있었다.

때문에, 지금 신재욱이 파고든 위치는 켈리와 아드리안으로 이뤄진 바이에른 뮌헨 U15 중앙수비진의 거의 유일한 약점이었다.

“미리 알려주는데, 어떻게 못 뚫겠어?”

그렇게 중얼거리며, 신재욱은 공을 향해 다리를 휘둘렀다.

골대 바로 앞에서 빠른 타이밍에 강하게 때려낸 슈팅이었다. 그것도 구석을 노린.

퍼엉!

상대가 바이에른 뮌헨 U15의 재능있는 골키퍼이긴 하지만.

지금 쏘아진 공은 그가 아니라 세계적인 골키퍼가 오더라도 막기 힘든 슈팅이었다.

― 우어어어어! 골입니다! 들어갔습니다! 신재욱의 두 번째 골이 터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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