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23화 (2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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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축구천재 FC.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중학생들로 팀을 만들고, 재능을 만개하게끔 도와줘서 추후엔 국내 프로팀에게 도전하는 스토리를 가진 프로그램.

[축구천재 FC의 멤버로 1차 합격 되셨습니다.]

신재욱은 그 프로그램에 1차 합격했다.

다만.

“이제 2차에만 합격하면 되는 거네.”

아직 2차가 남았다.

인성을 확인할 면접과 현장 테스트에서 합격을 받아야 최종 합격을 하게 된다.

“인성을 확인한다니…방송에 나와야 해서 그런 건가?”

물론 신재욱은 이 부분에서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

“나 정도면 착하지.”

그때였다.

운동장 위에서 유난히 기뻐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나이쓰! 이욜! 역시 될 줄 알았다니까?”

워낙 시끄러웠기에, 신재욱은 그 사람의 얼굴을 확인했다.

“…이택현? 뭐 좋은 일이라도 생겼어?”

“그럼! 엄청 좋은 일이 생겼지! 나 ‘축구천재 FC’에 1차 합격했다!”

“뭐……?”

신재욱은 당황했다.

이택현이 ‘축구천재 FC’에 신청을 했었다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그리고.

이택현은 신재욱의 반응이 재밌었는지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흐흐! 놀랐지? 전혀 몰랐지? 당연히 모를 수밖에 없지. 내가 ‘축구천재 FC’에 대해서 조금도 얘기한 적이 없으니까.”

“왜 말 안 했어?”

“말했으면 네가 가만히 있었겠어? 날 쥐어패서라도 못 가게 했겠지.”

“내가 언제 널 쥐어팼다고 그러냐…….”

“전에 골목에서 처맞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살면서 그렇게 많이 맞아본 건 처음이었어. 그때까진 나도 싸움 좀 한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재욱이 너한테 완전히 털렸지.”

“…크흠! 그러게 왜 양아치 짓을 해.”

“그러게 말이야. 어금니가 지금까지도 흔들릴 줄 알았다면 안 그랬을 텐데.”

“……미안하다.”

신재욱은 머리를 긁적이며 사과했다.

다른 학생을 괴롭히고 돈을 뺏던 당시의 이택현을 혼내준 건 미안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심하게 때렸었기에…… 그 점이 조금 미안했다.

“사과받았으니 됐어. 그리고 네가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내가 괴롭혔던 애들 다 찾아가서 사과했어.”

신재욱은 조금 커진 눈으로 이택현을 바라봤다.

놀랍게도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진 않았다.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저게 진짜라면… 의외인데.’

사과를 했다고 죄가 없어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안 한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이택현은 자존심이 굉장히 센 녀석이었기에, 더욱 의외였다.

‘신기하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데……그러고 보면 대한중학교로 전학 온 이후로 별다른 사고를 친 적도 없잖아? 뭐지? 골목에서 혼내줬던 게 효과가 있었던 걸까?’

신재욱이 과거의 일을 떠올리던 그때.

이택현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혹시라도 ‘매’가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했으면 틀렸어. 난 너한테 맞아서 변한 게 아니라 축구에서 지고 변한 거야.”

“…그러냐.”

“그리고 내가 따라간다고 해서 너무 싫어하진 말아줘. 만약 축구천재 FC에 최종 합격하면 너 귀찮게 안 하도록 최대한 노력할 테니까.”

“……그래.”

신재욱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자존심 센 이택현이 저렇게까지 말하니, 우선은 믿어보기로 했다.

* * *

축구천재 FC의 면접이 종료됐다.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질문들이 오갔고, 신재욱에겐 어렵지 않은 시간이었다.

이어진 현장 테스트도 마찬가지였다.

신청자들의 실력을 파악하기 위한 자리였고, 신재욱 깔끔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제작진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야! 움직임 되게 깔끔하네! 쟤가 신재욱이지? 이번에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대한중학교의 에이스.”

“맞아. 1학년인데 팀의 에이스가 된 천재지.”

“저 나이에서 한 살 차이는 엄청 크지 않아?”

“크지. 재들 나이 때 한 살은 거의 넘을 수 없는 벽이야. 그러니까 그걸 넘은 신재욱이 대단한 거고.”

“크으으! 이번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기대되는구만.”

어려운 게 조금도 없었던 신재욱의 현장 테스트의 결과는 당연히 합격이었다.

신재욱은 합격 통보를 받은 뒤, 잔디 위에 앉아서 다음 차례로 들어오는 선수를 바라봤다.

이곳에 함께 온 팀 동료 이택현이었다.

‘이택현 정도면 쉽게 합격하겠지.’

이택현의 실력은 함께 훈련을 해왔기에 잘 알고 있었다.

이곳에 전국에서 가장 축구 잘한다는 중학생 선수들이 모였다고 해도, 신재욱의 눈엔 이택현이 최고의 재능이었다.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이택현은 각종 테스트에서 뛰어난 실력을 드러내며 손쉽게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나이쓰으! 재욱아! 나 됐다!”

“축하해.”

신재욱은 합격 소식에 기뻐하는 이택현을 축하해줬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만!”

“어? 왜?”

“너 면접 어떻게 뚫었냐?”

“뭔 소리야? 살인미소 지으면서 대답하니까 금방 합격하던데?”

“살인미수 표정 지은 거 아니고? 솔직히 말해봐. 인상 쓰고 협박한 거 아니야?”

“아! 왜 이래, 진짜? 나 이제 양아치 짓 안 한다니까? 예전의 이택현이 아니라고!”

“내가 원래 사람을 쉽게 안 믿어.”

“하여간 신재욱… 의심이 오지게 많아요. 근데 이제 뭐 할 거야? 바로 집으로 갈 거야?”

“밥이나 먹고 가자.”

“밥? 안 돼. 나 버스비밖에 없어.”

“내가 받아왔어. 부모님이 친구랑 같이 면접 보러 간다니까 밥 사 먹으라고 돈 주시더라.”

“오! 대박! 재욱아, 너네 부모님 짱이다!”

“…고마운 분들이지.”

신재욱은 주머니에 있는 만 원짜리 두 장을 만지작거렸다.

‘감사합니다.’

돌아가신 어머니와 비교할 순 없지만, 그래도 환생을 하며 함께하게 된 두 번째 부모님은 좋은 분들이었다.

항상 아들을 믿어주고 사랑을 주시는 분들.

때문에, 신재욱은 늘 다짐했다.

‘지금은 제가 돈을 받지만, 나중엔 제가 다 보답해드릴 겁니다.’

받은 것, 그 이상으로 꼭 보답해드리겠다고.

* * *

축구천재 FC의 프로그램 제작 소식은 국내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다만, 좋은 관심과는 거리가 멀었다.

└프로그램 이름이 축구천재 FC래ㅋㅋㅋㅋㅋ 미치겠다ㅋㅋㅋㅋ

└아;;;; 프로그램 이름 너무 유치한데? 그리고 왜 하필 중학생들로만 팀을 짠 거야?

└그러니까 말이야. 중삐리들이 잘해봐야 얼마나 잘한다고ㅋㅋㅋ 진짜 재밌게 만들 거였으면 고등학생들까지는 넣었어야 해.

└대충 방영하다가 시청률 안 나오면 조기 종영하겠지. 뻔합니다 뻔해요.

└ㅋㅋㅋㅋㅋ다들 프로그램 취지 봤음? 중학교 다니는 천재들로 팀을 만들어서 국내 프로팀에 도전한대ㅋㅋㅋㅋ 프로가 ㅈ밥으로 보이나?

└국내리그가 재미없고 수준이 안 높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축구 제일 잘하는 사람들만 모아놓은 건데…… 중학생들로 무슨…….

└100% 눈 썩는 경기 나오고, 감성팔이 나온다ㅋㅋㅋㅋㅋ

이처럼 축구 관련 커뮤니티 내에서의 반응은 차가웠다.

관심은 보였지만, 부정적인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반응이 뜨겁네.”

신재욱이 피식 웃었다.

그는 축구 커뮤니티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다들 되게 부정적이구나. 근데 또 막상 프로그램 방영되면 재밌게 볼 것 같은데.”

환생 전, 엄청난 숫자의 팬들과 안티팬들을 거느렸던 신재욱이었다.

스토킹, 모욕, 인종차별, 심할 땐 살해 협박까지 받아봤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일들도 겪어봤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국내 축구팬들의 부정적인 반응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

“다들 너무 열 내지 마시길. 제가 방송 재밌게 만들 겁니다.”

환생 전, 신재욱은 퍼포먼스에 강한 편이었다.

경기가 유리할 때면 팬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화려한 기술을 시도하고, 아크로바틱한 골을 노렸다.

팬이 있어야 프로선수도 있다는 마인드를 지녔기에 한 행동들이었다.

물론 이제는 몸 상태가 다르니, 환생 전만큼의 플레이를 보여줄 순 없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재밌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생각이었다.

다음 날.

팀 훈련을 마친 뒤, 신재욱은 이택현과 함께 감독을 찾았다.

“축구천재 FC, 합격했습니다.”

사실, 신재욱은 감독이 합격 사실을 싫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무리 전국대회가 없는 방학 때 제작되는 프로그램이라고는 해도, 팀의 에이스가 팀훈련에 자주 빠지게 되는 걸 좋아하는 감독은 없을 테니까.

그런데.

합격 소식을 들은 대한중학교 축구부의 감독 구영철은 전혀 싫어하지 않았다.

환하게 웃었고, 심지어 신재욱과 이택현을 끌어안기까지 했다.

“어이구, 이 예쁜 녀석들! 너희들 덕에 우리 대한중학교 축구부의 위상이 더 높아지겠구나. 방송에서 절대 욕하지 말고, 웬만하면 짜증도 내지 말고. 특히 택현이 너! 성질 좀 죽여. 방송에서는 이미지 나쁘게 나오면 학교 망신시키는 거야. 알겠지?”

구영철 감독은 분명 좋아했다.

하지만 걱정이 되는지 계속해서 잔소리를 이어갔다.

체감상 30분 정도가 흘렀을 때.

참지 못한 신재욱이 감독의 말을 끊어냈다.

“감독님, 제가 택현이 잘 도와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음…? 그래, 그래. 재욱이 너라면 믿을 수 있지. 택현이 저 녀석, 사고 치지 못하게 잘 돌봐줘.”

“예.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어이쿠!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얼른 집에 가. 너무 늦었다.”

감독과의 대회를 끝내고 난 뒤, 신재욱은 추가훈련을 위해 운동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옆엔 이택현이 당연하다는 듯 따라왔다.

“재욱아, 오늘은 어떤 훈련을 할 거야?”

“슈팅 훈련하려고. 근데 너 집에 안 가냐?”

“서운하게 왜 이래? 요즘에 계속 같이 남아서 훈련하고 있으면서.”

“감독님한테 합격 소식 말하느라 평소보다 늦어졌잖아.”

“그러는 넌?”

“할 건 해야지.”

“나도 마찬가지야.”

신재욱은 고개를 돌려 옆에서 따라오는 이택현의 눈을 봤다.

어마어마한 열정이 흐르는 눈이 보였다.

‘대회에서 봤을 땐 저런 눈빛이 아니었는데, 변하긴 했네.’

과거, 저런 눈빛을 가졌던 선수들은 대부분 높게 성장했다.

이택현 역시 이대로 성장하면 좋은 축구선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신재욱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인성만 좋게 자리 잡으면 될 것 같은데.’

* * *

훈련, 그리고 또 훈련.

신재욱의 하루는 쳇바퀴처럼 굴러갔다.

달라지는 게 있다면 훈련의 종목을 바꿔가며 한다는 것 정도.

더불어 훈련의 강도도 높았다.

이처럼 힘든 시간을 매일 이겨내는 것.

열심히 한다는 프로선수들도 버텨내기 힘든 일상이었다.

그럼에도.

“좋아. 상체 근육이 꽤 늘었어.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몸싸움에서도 쉽게 안 밀리겠는데?”

신재욱은 모든 걸 아무렇지 않게 해냈다.

게다가 즐거워했다.

훈련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즐겼다.

특이한 걸 넘어선, 놀라운 일이었다.

때문에, 팀 내에서 사이보그라고 불릴 때도 많았다.

“내일은 하체 운동의 비중을 높여야겠어. 그리고…어?”

그리고 지금.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해주듯, 메시지 하나가 떠올랐다.

[특성이 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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