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빨로 축구천재-9화 (9/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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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환생 전, 신재욱은 명실상부 유럽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다.

리그 득점왕과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은 물론이고, 발롱도르마저도 3회 연속 수상한 스트라이커이니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때문에, 신재욱은 늘 수비수들에게 견제를 당했다.

거친 태클은 기본이었고, 심판의 눈을 피한 반칙도 수도 없이 당했다.

정말 산전수전 다 겪었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선수였다.

당연히 한 명이 아닌 여러 선수에게 견제당하는 것에도 익숙했다.

그래서 지금.

“하하!”

신재욱은 웃음을 터트렸다.

어린 중학생 수비수 두 명이 당황한 얼굴로 덤벼드는 게 귀엽게 느껴졌다.

‘두 명이 동시에 덤빈다고? 쟤네 감독님한테 혼나겠는데?’

수비수가, 그것도 중앙수비수가 자리를 비우고 동시에 둘이나 튀어나온다?

그것도 선수 하나를 막기 위해서?

좋지 못한 판단이었다.

심하게 말하면 수비의 개념이 없다고 말할 수도 있을 정도로.

그리고.

신재욱은 수비수들의 실수를 놓치는 선수가 아니었다.

상대가 빈틈을 보이면 그걸 철저히 물어뜯는 야수와 같은 선수였다.

지금도 그랬다.

‘센터백 둘이 저렇게 공간을 비우고 나와주면….’

드리블하던 것을 멈춘 신재욱은 그대로 공을 찍어 찼다.

투웅! 빠르진 않지만, 원하는 위치에 정교하게 보내기 좋은 킥이었다.

‘비어버린 공간 안으로 공을 찔러 넣어주면 되지.’

휘이익!

신재욱이 차낸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허공을 유영했다.

덤벼들던 수비수 두 명이 깜짝 놀라서 몸을 돌렸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공은 이미 그들의 키를 넘어 날아갔으니까.

퉁!

공이 힘을 잃고 떨어져 내렸다.

B팀의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비록 신재욱이 계산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위치에 떨어졌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애초에 공간이 너무 넓었으니까.

공격수가 받아서 슈팅하기엔 충분히 좋은 패스였으니까.

“달콤한 꿀 패스입니다. 맛있게 드세요.”

그렇게 중얼거린 신재욱이 미소를 지었다.

지금 그의 눈엔 보였다.

공을 향해 달려드는 선수 하나가.

‘저 친구가 김준혁이라고 했지? 3학년이고, 팀의 주전 스트라이커라던?’

전국적으로 유명한 대한중학교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한다는 것.

실력이 검증되었다는 것이기도 했다.

실제로 김준혁의 퍼스트 터치는 준수했고, 이어진 슈팅 동작 또한 깔끔했다.

철렁!

B팀의 골망이 흔들렸다.

김준혁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오늘의 연습경기에서 첫 골을 넣은 주인공이 되었다.

그런데.

운동장에 있던 모두의 시선은 김준혁이 아닌 패스를 준 신재욱에게 집중됐다.

보통은 골을 넣은 선수에게 시선이 집중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이었다.

“워…… 방금 재욱이 패스 봤어?”

“센스 미쳤는데? 근데 그 전에 드리블은 더 놀라웠어! 신재욱이 저런 플레이를 보여준다고?”

“탈압박을 되게 여유 있게 하던데? 어떻게 된 거지? 쟤 볼 컨트롤 저렇게 안 좋았었잖아?”

“패스는 또 어떻고? 저기서 찍어 차 줄 생각을 하네!”

“난 그전에 보여준 태클이 더 놀라워! 재욱이가 태클을 저렇게 잘했나? 아니, 그보다도 저런 태클을 어떻게 한 거지? 3학년 선배들도 저렇게 깔끔한 태클을 하진 못하던데…?”

“그것보다도 운동장에서 태클하면 다리가 까질 텐데? 저것 봐 재욱이 다리에서 피나잖아?! 쟤는 아프지도 않나?”

“쟤 진짜 변했어. 내가 저번에 얘기했었지? 재욱이 쟤, 완전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니까?”

이처럼 신재욱이 많은 관심을 받는 상황 속에서.

경기가 재개됐다.

촤악!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태클이었다.

마음먹고 공격을 시도하던 B팀에게 찬물을 끼얹는 태클이기도 했다.

B의 전진을 태클로 끊어낸 선수는 이번에도 신재욱이었다.

“아오! 바닥 좀 잔디로 바꿀 생각 없나? 다리 다 까져서 따가워죽겠네.”

신재욱은 입으로는 투덜거렸지만, 몸은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었다.

흙바닥에서 태클을 연달아 한 바람에 다리에서 쓰라린 고통이 느껴졌지만, 그의 움직임엔 조금도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투웅!

몸을 일으킨 신재욱은 곧바로 공을 동료에게 연결했다.

이 플레이로 인해 신재욱이 속한 A팀의 역습이 시작됐다.

중원에서 측면으로 이어지는 A팀의 공격은 날카로웠다.

측면을 파고든 선수는 2학년 윙어 소중섭.

소중섭은 공을 끌지 않고 그대로 크로스를 올렸다.

“김준혁 선배!”

그가 노린 곳은 페널티박스 안으로 파고들던 김준혁의 머리였다.

하지만 공은 소중섭의 의도와는 다르게 날아갔다.

‘젠장! 킥이 너무 셌어!’

다리에 힘이 과하게 들어갔고, 그 결과 공은 김준혁의 키를 넘겼다.

그때였다.

“어어?!”

소중섭의 눈이 커졌다.

과감하게 몸을 던지는 다이빙 헤딩슛을 시도하는 한 선수 때문이었다.

* * *

태클을 성공한 직후.

신재욱은 동료에게 공을 넘긴 뒤, 곧바로 전방을 향해 튀어나갔다.

동시에 주변의 시야를 확인했다.

‘팀 전술상 크로스를 시도하겠는데?’

신재욱의 눈엔 뻔히 보였다.

동료들이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가.

그래서 움직였다.

상대인 B팀의 페널티박스 안으로.

‘역시.’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같은 팀 윙어 소중섭은 측면에서 크로스를 시도했다.

신재욱은 소중섭이 누구를 타겟으로 하는지도 전부 예상했다.

‘김준혁의 머리를 노리려는 거겠지?’

그런데 그 순간.

신재욱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소중섭의 움직임에서 이상함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소중섭 저 친구, 무게중심이 앞으로 과하게 쏠려있어. 몸에 힘도 많이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이고. 흥분했나? 저러면 크로스가 너무 세게 나갈 텐데?’

이상함을 느낌과 동시에, 신재욱은 방향을 틀었다.

촤앗!

빠른 판단력.

이 또한 신재욱을 최고의 선수로 만들어줬던 무기 중 하나였다.

‘역시 길게 빠지네.’

공은 김준혁의 키를 넘길 기세로 길게 날아왔다.

모든 걸 예상했던 신재욱은 공을 향해 전속력으로 뛰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골을 넣을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신재욱의 예상을 벗어난 일이 생겨버렸다.

‘뭐야? 벌써 다리에 힘이 없다고?’

신재욱이 당황했다.

자신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건 이미 있었다.

하지만 벌써 다리가 풀려버릴 줄은 몰랐다.

‘태클이랑 드리블을 좀 쳤다고 빨리 지친 모양이야. 하… 미치겠군.’

당황한 것도 잠시, 신재욱은 현실을 받아들였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날아오는 공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한다.

이대로라면 좋은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재욱은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던 남자였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도 골을 넣을 방법 몇 가지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몸 던져야지 뭐.’

신재욱은 상체를 과감하게 앞으로 숙였다.

마치 육상선수를 떠올리게 하는 자세였다.

그 상태로 땅을 강하게 박찼다.

타앗!

몸이 앞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상대와 부딪치기라도 한다면 크게 다칠 수 있는 행동이었다.

당연하게도 두려움이 생길 수도 있는 행동이었다.

그러나.

신재욱에게 두려움은 없었다.

그런 게 있었다면 아마도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될 수 없지 않았을까?

휘익!

몸을 앞으로 날린 지금.

신재욱은 집중했다.

날아오는 공의 움직임을 끝까지 주시했다.

공은 빠르게 날아왔다.

그 공을 향해 신재욱은 머리를 들이밀었다.

투웅!

공과 머리가 부딪친 순간.

신재욱은 머리를 살짝 틀었다. 골키퍼가 막기 힘든 방향으로 공의 궤적을 바꾸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골키퍼가 반응조차 하지 못한 것을 보면.

철렁!

골망이 흔들렸다.

운동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경악한 표정으로 신재욱을 바라봤다.

그런 상황에서.

“아슬아슬했네.”

신재욱은 씨익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골을 기록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동안 많은 골을 넣어왔음에도 그랬다.

엄청난 숫자의 관중들이 지켜보는 앞에서도 많은 골을 넣어왔고.

연습경기에선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골을 넣어왔다.

그럼에도 골을 넣을 때면 항상 기분이 좋았다.

“반응들이 좋구만.”

신재욱이 주변을 훑었다.

경악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골을 넣은 것도 기분이 좋았지만, 사람들의 저런 반응은 더 기분 좋고 재밌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좀 더 재밌게 해봐야겠어.’

더 많은 골을 넣어봐야겠다고.

* * *

구영철 감독은 감독직을 맡은 경력이 길었다.

긴 경력 때문이었을까?

그만큼 눈썰미도 있는 편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최근 들어 신재욱이 달라졌다는 것도 가장 빨리 느꼈다.

당시엔 너무 놀랐지만, 더는 놀랄 일이 안 생길 것이라고 믿었었다.

그러나.

그는 또다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 저 녀석이…… 저 정도였다고?”

오늘 신재욱이 보여주는 경기력이 그의 생각을 한참이나 뛰어넘었으니까.

“이건…… 도대체 얼마나 잘해진 거야? 아니면 그냥 처음부터 실력을 속였던 걸까? 젠장! 전부 말이 안 되는데…?”

구영철 감독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그에게 일어난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당황해서 판단력이 흐려졌나…? 재욱이 저 녀석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안 돼…… 이럴 리가 없는데…….”

그는 착각하고 있었다.

자신이 너무 놀라서 신재욱의 실력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는 거라고.

하지만 사실 구영철 감독이 신재욱의 수준을 파악하지 못하는 건 당연했다.

신재욱 정도의 실력을 지닌 선수를 실제로 본 적이 없으니까.

“허… 허허!”

결국, 구영철 감독은 헛웃음을 터트렸다.

애써 웃음 지으며 믿을 수 없는 현실을 회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웃음조차 오래가지 못했다.

“이런 미친!”

신재욱이 다섯 번째 골을 넣었기 때문이었다.

같은 시간.

5개의 골을 기록한 신재욱은 허리를 반으로 접은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후읍……! 후우……!”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그뿐인가?

입에선 단내가 났고, 온몸의 근육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체력을 전부 몰아 쓰고도 무리해서 뛴 결과였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는데… 너무 무리했어.”

이미 20분 전부터 몸에 힘이 없었다.

다리가 후들거렸고, 호흡도 망가졌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신재욱은 초인적인 정신력을 발휘했다.

그 결과로 다섯 번째 골을 기록한 것이고.

다만, 이렇게까지 무리하는 건 신재욱의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그냥 세 골 정도만 기록할 생각이었는데, 더 욕심을 내고 말았다.

“아니, 이걸 보고 어떻게 욕심을 안 내냐고.”

신재욱이 투덜거리며 허공을 바라봤다.

[슈팅이 좋아집니다!]

[슈팅이 좋아집니다!]

…….

…….

주르륵 떠 있는 메시지들.

골을 넣을 때마다 신재욱을 유혹하듯 떠오른 메시지들이었다.

골 욕심을 낼 수밖에 없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게다가.

다섯 번째 골을 넣은 지금은 새로운 내용을 담은 메시지까지 떠올랐다.

[슈팅이 1 올랐습니다!]

축구선수에겐 아주 중요한 능력인 슈팅이 좋아졌다는 메시지.

신재욱을 미소 짓게 만들어내기엔 충분한 내용이었다.

“…능력치 하나 올랐다고 힘들었던 게 사라지는 것 같네.”

그때였다.

“어……?”

또 다른 메시지가 허공에 떠올랐다.

[특성이 생성됩니다!]

[‘골잡이의 본능’을 습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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