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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빨로 축구천재-4화 (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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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철렁!

대한중학교 2학년과 3학년 주전 선수들로 구성된 A팀의 골문이 열렸다.

팀에서 가장 축구를 못하던 1학년 신재욱에게.

“골, 아닌가요?”

신재욱이 코치를 바라보며 물었다.

멍하니 서 있던 코치는 그제야 목에 걸린 호루라기를 입에 가져다 댔다.

삐익!

골이 인정된 지금.

신재욱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를 제외한 모두가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거 뭐야? 방금 신재욱 움직임 봤어?”

“쟤 뭐냐? 드리블 개쩔잖아? 페인팅으로 선배들을 다 제치고 골 넣을 넣었어!”

“우오오? 신재욱이 원래 저렇게 잘했나? 아닌데……? 쟤 1학년 중에서 제일 못했는데…?”

“헐! 움직임 미쳤는데……? 수비랑 골키퍼까지 다 뚫고 골을 넣다니…!”

“방금은 무슨 호나우지뉴인 줄 알았어! 어떻게 선배들을 다 뚫을 수가 있지? 저런 걸 재욱이가 어떻게 한 거야?”

운동장에 있는 모두가 경악했다.

심지어 무게를 잡고 경기를 지켜보던 구영철 감독도 화들짝 놀라버렸다.

“뭐, 뭐야?!”

구영철 감독, 그는 입을 떡 벌리곤 신재욱을 바라봤다.

재능이 없다고 판단했던 1학년이 2, 3학년 선배들을 뚫고 골을 넣었다.

운이었을까?

“아니야…… 이건 절대 운이 아니야.”

구영철 감독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오랜 시간 감독직에 있다 보니 여러 장면을 봐왔다.

그중엔 1학년이 운이 좋아 선배들을 뚫고 골을 넣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저 움직임이 어떻게 운일 수가 있겠어? 말도 안 되지!”

신재욱과 같은 움직임으로 선배들을 농락하고 골을 넣은 일은 본 적이 없었다.

“방금 그건…… 프로 무대에서나 나올 법한 움직임이었다고…!”

이처럼 구영철 감독을 포함한 모두가 놀라고 있을 때.

신재욱은 덤덤한 얼굴로 실시간으로 눈앞에 떠오르는 메시지들을 바라봤다.

[슈팅이 좋아집니다!]

[드리블이 좋아집니다!]

[개인기가 좋아집니다!]

[민첩이 좋아집…….]

…….

‘몇 번 봤다고, 이젠 놀랍지도 않네.’

홀로그램처럼 떠오른 메시지들이 익숙해져 버렸다.

그런 상황에서 신재욱은 궁금한 게 생겼다.

‘혹시 이거, 다른 사람한테도 보이려나?’

반투명한 글씨들이 다른 사람에게도 보이는 건지, 아니면 자신에게만 보이는 건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신재욱은 골을 축하해주러 온 동료 중, 1학년으로 보이는 친구에게 질문했다.

“혹시 이거 보여?”

“으응? 뭐가 보인다는 거야?”

“여기 허공에 떠 있는 거, 안 보여?”

“무슨 말이야?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그래? 고마워.”

아무것도 안 보인다고? 그럼 내 눈에만 보인다는 거잖아?

그렇게 중얼거리며, 신재욱은 자리로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주변을 둘러싼 B팀 동료들의 질문이 쏟아졌으니까.

“그나저나 재욱아, 방금 플레이 뭐야? 엄청 현란하게 A팀 선배들을 다 제치고 골을 넣었잖아?”

“미쳤다 진짜! 신재욱 너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왜 실력이 좋아졌어?”

“민병훈 선배 제칠 때 했던 드리블 어떻게 한 거야? 나도 알려주면 안 돼?”

“대박! 대체 뭐야?! 어떻게 하루 사이에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가 있어?”

질문은 피곤할 정도로 많았다.

컨디션이라도 좋았으면 모를까, 신재욱은 방금 넣은 골 때문에 체력을 너무 많이 소모해버렸다.

호흡하기도 바쁜 상황에서 한가롭게 떠들어댈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신재욱은 그저 ‘운이 좋았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자리를 피했다.

‘저걸 다 대답해주면 끝이 안 났겠어.’

질문 공세는 끝났지만, 따가운 시선은 여전했다.

운동장에 있는 모두가 신재욱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금 보여준 플레이가 꽤 괜찮았나?’

오랜 시간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고 훈련했기 때문일까?

신재욱의 눈은 매우 높았다.

당연히 방금 펼친 자신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과거의 자신과 비교했을 때 모든 부분이 부족했으니까.

몇 명을 제치고 골을 넣긴 했지만, 어린 애들을 상대로 이렇게 하는 건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때였다.

“어?”

자리로 돌아가던 신재욱이 걸음을 멈춰 섰다.

“……이건 또 뭐야?”

지금 이 순간 그의 눈엔 보였다.

처음 보는 종류의 메시지가.

[체력이 1 올랐습니다!]

“하… 하하…….”

신재욱이 헛웃음을 흘렸다.

“이러니까 정말 게임 캐릭터라도 된 것 같잖아?”

체력이 1 올랐다는 메시지.

그걸 보자 마치 게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 이러다가 능력치가 적힌 상태창도 나오는 거 아니야?”

그가 어릴 적에 했던 게임들은 전부 상태창이 있었다.

능력치를 확인하고 올릴 수 있는 상태창.

물론 재밌는 상상일 뿐이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잠깐.”

신재욱이 우뚝 멈춰 섰다.

제자리에 멈춰선 그의 눈은 찢어질 듯 커져 있었다.

정말 보였으니까.

“……진짜라고?”

각종 정보가 적힌 상태창이.

* * *

신재욱은 경악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게임에서나 보던 상태창이 보였으니까.

[이름] 신재욱

[나이] 14(만 12세)

[키] 163cm

[체력] 51 [슈팅] 39 [패스] 44 [속도] 57

[민첩] 41 [대인방어] 28 [태클] 24 [몸싸움] 35

[탈압박] 33 [드리블] 41 [개인기] 38 [헤딩] 41

[특성] 뛰어난 집중력(D)

“진짜 상태창이잖아?!”

각종 정보가 적힌 상태창.

모든 내용을 빠르게 훑은 신재욱은 또다시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몸이 많이 이상하고는 생각했는데…… 이거 내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심각하잖아?”

숫자로 평가된 능력치들이 너무 낮았으니까.

“예전에 했던 축구게임에서도 이렇게까지 낮은 능력치는 본 적이 없는데…….”

신재욱이 생각에 잠겼다.

순간적으로 앞이 깜깜해진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이내 앞머리를 쓸어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긍정적인 마인드는 그의 가장 큰 무기 중 하나였고, 지금도 발휘가 됐다.

“그래 이 정도 난이도는 돼야 재밌지. 그리고 체력 오른 거 보니까 능력치가 성장하긴 한다는 거잖아? 그거면 충분해.”

열심히 노력하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왔다.

과거의 실력을 되찾고 목표를 이룰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삐이이익!

경기가 재개됐다.

신재욱은 이전과 같은 몸놀림을 보여주진 못했다.

원래도 빠르지 않았지만.

지금은 경기 초반보다 훨씬 더 느려진 몸으로 운동장을 뛰어다녔다.

호흡도 굉장히 거칠었다.

“허억… 헉…! 경기 끝나면 당장 체력개조부터 들어가야겠어.”

온몸에 힘이 전부 빠진 상황이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리가 없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났을 땐 뛰는 것조차 힘들었다.

사실상 걸어 다니는 수준이었다.

그래서일까?

“에이~! 뭐야? 다시 원래의 신재욱으로 돌아왔잖아? 아깐 그냥 뽀록이었나?”

“운이 좋았던 거지 뭐. 생각해봐. 항상 못했던 녀석이 갑자기 잘해지는 게 말이 돼?”

“아깐 선배들이 방심해서 당하신 건가 보네. 하긴 대회에서도 잘하시는 분들이 신재욱한테 당하겠어?”

“그래, 이제야 재욱이답네.”

신재욱을 향한 대한중학교 선수들의 관심은 급격히 식어버렸다.

삐이이익!

연습경기가 끝이 났다.

결과는 A팀의 4 대 1 승리.

주전 선수들만 모인 A팀과 비주전 선수들 위주로 모인 B팀의 전력 차는 컸다.

B팀은 신재욱이 넣은 골을 제외하면 좋은 기회를 한 번도 만들지 못했다.

“고생하셨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고생하셨습니다!”

“고생…….”

…….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선수들 모두 지친 몸으로 서로에게 인사를 한 뒤, 학교를 빠져나갔다.

그러나 한 선수는 운동장에 남았다.

신재욱이었다.

“이제 시작해볼까?”

다른 사람은 끝났을지 몰라도 그의 훈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들보다 부족한 몸을 지녔으니, 더 많은 훈련으로 부족하지 않게 만들어야 했다.

그게 신재욱의 스타일이었다.

“가보자.”

그가 가장 먼저 시작한 건 운동장을 뛰는 것이었다.

한 바퀴, 두 바퀴…….

강도 높기로 유명한 대한중학교 축구부 훈련을 마친 뒤의 훈련이었기 때문일까?

신재욱은 제대로 뛰질 못했다.

숨이 계속해서 턱 끝까지 차올랐고 속이 울렁거렸다.

다리는 힘이 다 풀려서 후들거렸다.

그래도 신재욱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으어……!”

운동장을 몇 바퀴나 돌았을까?

어느 순간부터는 정신력으로 뛰었고, 이제는 그럴 기운조차 남지 않았다.

신재욱은 운동장에 대자로 뻗은 채 숨을 몰아쉬었다.

“이렇게 지쳐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네.”

환생 전의 신재욱은 체력이 좋기로 유명했다.

3개의 심장까지는 아니었어도, 2개의 심장을 지닌 것 같다는 소리는 많이 들어봤을 정도였다.

그래서 더 어색했다.

겨우 이 정도 훈련에 죽을 만큼 힘든 이 몸뚱이가.

“그래도 운동했다는 느낌이 확실하게 오는 건 좋네.”

그렇게 중얼거리며, 신재욱이 몸을 일으켰다.

훈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구력 훈련을 했으니, 이젠 피지컬 훈련을 할 차례였다.

* * *

피지컬 훈련.

신체 능력을 끌어올리는 이 훈련은 유럽에서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분야였다.

크고 거친 유럽의 축구선수들과 싸우려면 힘이 있어야만 했으니까.

피지컬을 좋게 해줄 수 있는 훈련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신재욱이 가장 좋아하는 훈련은 맨몸운동이었다.

철봉에 올라가고, 물구나무를 서는 그런 훈련.

그러나.

“와…… 어떻게 턱걸이 한 개가 안 되지?”

지금의 몸은 놀라울 정도로 신체 능력이 떨어졌다.

턱걸이를 하나도 할 수가 없었고, 심지어 팔굽혀펴기도 고작 5개가 최선이었다.

하지만 신재욱은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턱걸이를 하나도 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 철봉에 매달리는 것부터 시작했고.

팔굽혀펴기를 조금밖에 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는 땅에 무릎을 대고 연습했다.

[체력이 좋아집니다!]

가끔 떠오르는 메시지는 심리적으로 큰 힘이 됐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신재욱은 운동장 바닥에 널브러진 채로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계속해서 웃음이 나왔다.

허공에 떠오른 메시지들 때문이었다.

[체력이 좋아집니다!]

[몸싸움이 좋아집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이것들 때문에 운동하는 맛이 제대로 나는데?”

적절한 타이밍에 허공에 떠오르는 메시지들은 신재욱에겐 어떤 피드백보다도 달콤한 칭찬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체력이 1 올랐습니다!]

한 번씩 보이는 능력치가 올랐다는 메시지는 더더욱 달콤했다.

“능력치가 워낙 낮아서 그런가, 꽤 잘 오르는 느낌이네.”

스윽!

신재욱이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아직 훈련은 끝나지 않았다.

“다음은 지금 몸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해야겠어.”

과거, 그가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많은 훈련량이 큰 역할을 했다.

당연히 몸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것에도 익숙했다.

지금도 그랬다.

비록 몸엔 힘이 다 빠져버렸지만.

“다시 가보자.”

신재욱의 눈빛은 여전히 강렬하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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