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23 「23-2 : 어둠이 사라진 뒤……. (2)」 =========================
로라와 메이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2층을 뛰어 내려갔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마치 영겁(永劫)의 시간처럼 느껴졌던 이유는 굳이 입에 담을 필요도 없었다. 자기들의 아버지이자 남편. 좋지 않았던 가족 사이를 화해시켜주고, 누구보다도 자신들을 아껴준 사람……세린이 죽어버렸으니까.
정신과 육체를 지배당하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녀들은 세린한테 저질러서는 안 되는 짓을 저질러버렸다. 여자가 된 그를 폭행한 것도 모자라 뱃속에 있던 아기를 죽여 버리는 만행까지 저질러버렸다.
여자가 된 세린의 질에 자지를 박아대며 죽으라는 저주를 내렸던 메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아기를 밟아댔던 로라. 두 사람한테 있어 그 기억과 만행은 지우려 해도 절대 지울 수 없는……일종의 저주나 다름없었다.
그것만으로 끝이라면 그나마 다행이었겠지만……현실은 항상 소설보다 잔혹한 법이었다. 다른 아내들과 함께 움직일 수조차 없을 정도로 쇠약해진 세린을 찔러 죽인 것 또한 확실히 기억에 남아있었다. 몇 번이나 멈추라며 소리를 질렀지만 육체는 말을 듣지 않았고, 세린은 그렇게 죽어갔다. 가장 믿고 사랑하던 아내들의 손에 의해…….
유린에 의해 남편을 죽인 후에는 그의 ‘일부(一部)’가 된 것까지는 기억나지만……그 이후의 일은 기억나지 않았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모두가 되살아났을 뿐만 아니라 부서졌던 마을까지 원래대로 되돌아온 것은 참으로 기뻐해야 할 일이었지만……로라나 메이는 순수하게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세린을 죽였다. 누구보다 자신들을 아끼고 사랑하던 세린을 죽였다. 이 생각이 머리에서 사라지지를 않았다. 늘 함께 있었고 여행이나 아기의 상태를 걱정하던 세린이……유린의 지배로부터 벗어날 가능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자신들을 되찾으러 왔던 세린을……무참히 죽여 버렸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배로 인해 움직이지 못하는 자신들한테 모든 책임을 돌리며 욕과 저주를 내렸으니 죽어도 할 말이 없을 거라고. 아내들한테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지 못했던 그가 어떻게 아내들한테 용서받기만을 바랄 수 있냐며 타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들의 말은 옳았고 정당했다. 유린이나 카인. 백발(白髮)의 여자에 대해 세린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우리를 위해서 그랬던 것일 수도 있고 말해봤자 믿을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중요한 것은 ‘말하지 않았다’라는 사실이었으니까.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생각했기에 말하지 않았다고 표현해도 무리는 없었다.
아내들한테 모든 것을 털어놓지 않았다는 것으로 그의 죽음을 정당화시킬 수도 있었다. 그치만……어떤 의미로는 그것은 매우 오만하고 위험한 생각이었다. 솔직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옳은 말이었지만……옳은 일이나 행동, 생각이 항상 실행될 거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었고, 그래야 한다는 의무는 더더욱 찾아볼 수 없었으니까.
세린은 자기가 본 사실에 대해 숨겼다. 그것은 용서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살아가며 항상 올바른 일, 깨끗한 상태로 있을 수만은 없었다. 누군가한테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간직할 수도 있고, 사정이 안 좋다 싶으면 거짓말을 할 수도 있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며 때묻지 않은 상태로 늘 있을 수만은 없었다.
당장 로라나 메이를 보더라도 그랬다. 정말로 옳고 때 묻지 않았다면 로라가 메이를 정서적으로 학대했을까? 그랬다면 메이는 어째서 로라한테 대들었을까? 서로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행동해 서로를 상처 입혔는데, 어떻게 세린한테는 늘 깨끗하고 옳은 것만을 바랄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감춘 것은 아쉬웠지만 그것으로 인한 피해는 없었다. 유린이나 카인이라는 존재에 대해 알았더라도 그의 행동을 막을 수는 없었겠지. 그(그녀)는 신이었으니까. 절대적인 존재의 손가락질 하나로 모든 것이 소멸되거나 없어질 수 있는데, 거기에 어떻게 대항할 수 있었겠는가?
오히려 아무한테도 사정을 말 못 한 채 모두를 지키려고 노력하던 세린이 그 빌어먹을 신보다 훨씬 더 훌륭했다. 세린은 패배와 죽음을 알면서도 신한테 맞섰다.
누가 그러라고 시킨 것도 아니고, 그런 짓을 한다고 모두가 기뻐할 거라는 보장도 없었는데……그는 했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한 짓을……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자신들)을 지키기 위해서.
그런 세린을 죽여 버렸다. 로라와 메이는 그 사실을 참을 수가 없었다. 유린의 일부가 된 후부터는 기억이 끊겼지만……어떻게 했는지는 제쳐두고, 자신들의 목숨과 마을을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모든 걸 바쳤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자신들도 그 목소리를 들었으니까. 세린의 마지막 목소리를…….
마을 주변에 더 이상 괴물이 없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이미 그 전부터 로라는 방에 틀어박힌 지 오래였다. 메이도 다를 것은 없었다. 혜린을 제외한다면 두 사람은 이 마을에서 가장 처음 세린을 만나 결혼한 사이였으니 정신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음은 두 말할 것도 없었다.
식사도 하지 않았다. 자기들이 세린을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목숨 바쳐 되살려냈는데 이제 와서 웃으며 식사를 한다고? 가당치도 않은 이야기였다. 보다 못한 미카가 대원들을 동원에 입에 음식을 넣긴 했지만……여전히 달라진 것은 없는 상태였다.
두 사람이 틀어박힌 채 일주일이 좀 넘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세린의 곁에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검이나 마법으로 자살하지 않은 것은 조금이라도 그와 보냈던 추억을 더 맛보고 싶어서였다. 가능하다면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다. 아무것도 몰랐지만 아무런 불편함이나 후회도 없었던 그 시절로…….
그런 두 명이……식사와 대인관계를 거절한 채 틀어박히기만 했던 로라와 메이가. 거의 식사를 하지 않은 몸인데도 불구하고 허겁지겁 식당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밥을 먹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대원이 방문을 열고 말했던 단 한 마디의 말. 그것을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2층을 내려온 로라와 메이는 헤매지도 않고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에는……정말로 ‘그’가 있었다. 스프를 떠먹던 그는 눈을 크게 뜨며 이쪽을 봤다. 정말이다. 진짜야……정말로……!!
“……세린?”
“……아빠?”
세린이 있었다. 진짜 세린이었다. 혹시나 싶어 고개를 저었지만……아니다. 꿈도 아니고 환상도 아니다. 누군가가 마법을 쓴 것도 아니었다. 정말 세린이었다. 눈앞이 투명한 무언가에 의해 가로막히자 곧바로 그걸 닦았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다시 만날 수 있게 될 줄이야. 다시 그를 보게 될 줄이야.
세린의 곁에는 자기들 외에도 많은 여자들이 있었다. 혜린이를 비롯해 근무에서 돌아온 안나나 니나 등……. 거의 대부분의 아내들이 그의 곁에서 그가 식사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한숨을 쉬고 있던 사람도 몇 명 있었다만……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그가 여기 있다는 사실이었으니까.
“아, 빠……아빠!”
이 감동스러운 순간을 깬 것은 메이의 부름이었다. 뭘 먹지 않아 초췌해진 메이는 세린을 부르며 달려가려 했지만…….
“오지 마!!”
식당 안에 쩌렁쩌렁 울려 퍼질 정도로 세린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 모두 눈을 크게 떠 세린을 보았다. 메이는 달려 나가던 것을 멈춘 채 파르르 떨고 있었다.
“아, 아빠……그, 그거 때문이야……? 내가 아빠를……아빠 아기를 죽여서……그, 런 거야? 미, 미안해……정말 미안해요……나, 나는……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으며 메이는 커다란 눈물방울을 흘렸다. 그래, 세린의 반응은 옳았다. 지금은 남자라지만……여자가 됐을 때의 세린을 폭행했을 뿐만 아니라 아기까지 죽여 버린 자신들한테 호의(好意)를 보일 리가 없었다.
지배받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의 소중한 것을 빼앗아갔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고, 이는 메이뿐만 아니라 자신이나 다른 아내들한테도 적용되는 것이었다. 살아 돌아온 그를 껴안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다니……. 침울한 마음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고 있었지만……세린의 입에서 나온 것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어, 그게 아니라. 메이야, 너 나한테 달려와서 뭘 할 생각이었니?”
누가 보면 서럽다고 느낄 정도로 울던 메이는 코를 훌쩍거리며 대답했다.
“으, 윽……아빠, 한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어……! 그치만, 크흥! 아빠, 가……우릴 싫어하니까……!!”
그래, 그게 옳은 행동이다. 설령 용서받을 수 없다고 해도 말하고 싶었다. 전하고 싶었다. 자기들이 잘못했다고. 너무나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을 저질러버렸다고. 그런 마음을 전하지 못해 울고 있는 메이와 달리……세린은 한숨을 쉬며 다시 입을 연다.
“어, 아닌데? 싫어하는 건 아닌데? 오히려 너희는 엄청 사랑하는데……?”
“……어?”
울음이 멎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왜인지 한숨을 쉬며 표정을 구기고 있었다. 자신들을 사랑한다는 말을 듣자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로라는 희망을 느꼈다. 자신들을 엄청 사랑한다니……. 설마 다시금 그 말을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으니까.
“그, 그럼 왜? 왜 오지 말라고 한 거야?”
로라도 궁금했다. 행동과 말이 맞지가 않았다. 사랑한다고 말해준 것은 기쁘지만……그럼 왜? 왜 메이한테 ‘오지 마!’라고 소리친 거지? 로라와 메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았는지 세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 메이야. 너 나한테 오면 끌어안을 생각이었지?”
메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로라도 긍정했다. 당연한 것 아닌가. 사랑하는 사람을 찾았는데 포옹을 하며 재회의 기쁨을 나누는 것에 대체 무슨 문제가 있단 말인가?
그런 생각을 이미 알고 있었는지 세린은 또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한숨 많이 쉬는 걸 보니 확신이 세린이긴 했다. 그런 버릇이나 반응으로 그가 진짜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 것은 썩 기분 좋은 일이 아니었다만.
“널 싫어해서 그런 말을 한 게 아니라……밥 먹는데 껴안는 게 좀 그래서. 너 오기 전에 얘들이 다 똑같은 짓을 했거든. 다 울면서 나 껴안고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말하는데……아니, 밥은 먹게 하라고! 밥 좀 먹자고! 껴안는 건 나중에 해도 괜찮잖아!?”
세린의 주변에서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쉬던 그녀들은 다시 크게 한숨을 쉬었다. 자기들이 한 행동이 모두 똑같았다는 것에 창피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재회의 기쁨을 나누는 포옹보다 식사를 더 우선시하는 세린을 한심하게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 그럼 아빠는……밥 먹고 싶어서 오지 말라고 한 거야?”
메이의 목소리는 슬픔이나 애절함 대신 황당함이 들어 있었고 세린은 이 와중에도 빵을 먹고 있었다.
“어. 밥 먹다가 포옹을 다섯 번 이상 당하니까 식사하기가 어렵더라고.”
조용했다. 참으로 조용했다. 세린이 밥 먹는 소리. 주변에 있던 아내들이 한숨 쉬는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식사를 위해 ‘오지 마!’라고 소리 지르다니. 한때 기절한 상태에서 일어나자마자 메이한테 한 말이 ‘그거(쟁반 위에 있는 음식) 떨어뜨리면 안 된다!’였었지.
과거를 떠올리니 그의 행동이 납득이 가기는 했지만……자신을 사랑하고 생각해주는 마음을 담은 포옹보다 식사를 더 중요하게 여기다니. 다른 사람들이 왜 한숨을 쉬며 병신 보듯이 그를 흘겨보는지 이해가 갔다. 뭐……그게 자신들의 남편이라는 점도 웃기긴 했다만.
“아빠.”
스프를 먹던 세린은 메이를 쳐다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병신 같아.”
참으로 맞는 말이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고 그 말을 들은 세린도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끝끝내 세린은 식사를 끝냈고 모두가 모여 대화를 나누게 된 것은 그로부터 30분 정도가 지난 후였다.
† † † † † † † † † †
집무실에 모두가 모인 게 얼마만일까?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잠시였다. 자기를 보는 아내들의 눈빛이 매우 부담스러웠기에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렇게 보다가 눈에서 레이저 빔 나가겠다. 볼 게 없어 나를 그렇게 보냐? 본다고 돈이 나오니, 쌀이 나오니?”
내 썰렁한 농담에 아무도 안 웃었다. 어휴, 얘들도 참. 식사를 마쳤지만 배가 여전히 고팠기에 후식인 레몬파이를 몇 조각 들고 왔다. 다른 애들은 안 먹는다고 했지만 로라와 메이는 매우 쇠약해 보였기에 같이 들자고 했다.
“……그래서,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은채가 퉁명스럽게 물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냐니. 누누이 말하지만 주어와 서술어를 갖춰서 말하렴. 내가 니 마음을 훤히 들여다 볼 수는 없잖니.
“어, 세린. 너……그, 죽은 거 아니었어?”
아이라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날 봤다. 어, 이야기하기 참 어렵네. 뭐부터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오기 전부터 그런 생각을 하긴 했었지만……실제로 이런 상황을 접하니 행동하기가 쉽지 않구나. 역시 생각과 실전은 달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유린이란 놈은? 어떻게 우리가 되살아난 거야? 박살났던 마을은? 너, 목숨을 바친 거 아니었어? 대체 지금까지 어디서 뭘 하다가 이제야 온 거야!?”
질문이 막 쏟아진다. 음……질문 퍼레이드군. 이야기할 것도 많은데 답변해야 할 것도 많다니. 한숨이 나왔지만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일단 궁금해 하는 것부터 대답하자.
“어, 여러 가지 일이 있었는데. 쉽게 말해서……유린 죽였어. 더 이상 이 세상에 우리를 가지고 노는 사람은 없으니까 안심해.”
모두 눈을 크게 떴다. 나는 천천히 내가 아는 것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유린을 없앤 후 죽은 사람이나 부서진 마을을 복원시키는 데에는 내가 얻게 된 힘. 이미 사라진 ‘그들’로부터 받은 지식과 힘을 썼다고 말했다.
나한테 힘을 준 그들에 대해 말하는 것은 간략하게 마쳤다. 더 이상 없을뿐더러 이야기해봤자 믿기 어려운 이야기였으니까. 아예 말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많은 시간을 할애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유린한테 복수하려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라고 정리했다.
그들이 안식을 되찾으러 가기 전, 나는 물었다. 내가 가진 힘으로 죽은 사람들이나 부서진 마을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냐고. 평소라면 생각지도 못할 아이디어였지만 당시의 나는 싸우기 전부터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 싸워서 이긴다고 한들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죽은 사람은 살아나지 않으며 부서진 마을은 돌아오지 않는다. 건물이나 숲, 땅을 모두 흡수해 아무것도 없어진 세상을 본 순간부터 나는 생각했다. 신의 힘에 의해 모든 것이 사라진 ‘하렘 어드벤처’는 더 이상 내가 알던 곳이 아니라고. 모든 것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유린을 없애버렸으니 더 이상 희망은 없다고 생각했지만……마음 한 구석에서는 계속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
신의 힘을 지닌 유린을 없앴다는 것은 여러 사정이 있었겠지만……내가 가진 힘이 유린의 힘보다 강하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신을 뛰어넘는 힘으로 그가 저지른 파괴. 부서지거나 죽은 것을 원대래도 되돌리는 것은 어떨까?
【유린과 동급 혹은 그 이상의 힘을 지녔다는 것은 그가 한 짓을 나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 말을 하자 그들은 황당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말했다.
“가능은……할 것이다. 힘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절대자이자 창조주인 그한테 타격을 줄 수 있었던 이유는 같은 성질의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했던 행동을 니가 해서는 안 된다는 법은 없으니 이론적으로 가능은 하겠지만…….”
마지막이라서 그런 걸까? 말소리가 작아지며 감정적인 면을 보이는 걸 보니 그들도 어지간히 기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당연한 거겠지. 그토록 원하던 안식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기쁘지 않을 리는 없지. 나라면 기쁨에 겨워 아주 미쳐 날뛸 텐데……그런 식으로 보자면 매우 침착하다고 봐야했다.
“가능은 하겠지만 니가 지닌 힘과 지식……우리가 준 것은 일회성(一回性)의 것이 되어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는 원래부터 이곳의 창조주였으니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 게 당연했지만 너의 경우에는 우리가 모은 힘을 쓰고 있는 것이니……창조에 가까운 행동을 하면 성공은 할 수 있겠지만 더 이상 지금과 같은 힘은 쓸 수 없게 될 것이다.”
망설일 필요도 없었다.
“그, 죄송합니다. 기껏 주신 힘인데……아무래도 써야겠네요. 말씀대로라면 아마 이 짓을 한 후에는 두 번 다시 못 쓰게 될 거 같으니 미리 사과드립니다.”
그들은 아깝지 않냐고 물었다. 어차피 자기들은 영혼이고 이제 곧 안식을 맞이할 테니 지식이나 힘은 필요 없지만, 유린을 쓰러뜨릴 정도의 힘을 잃게 될지도 모르는데 아깝지도 않냐고 물었다.
그들의 말은 이해가 갔다. 이 힘이 있다면 다른 시공차원으로 갈 수도 있겠지. 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연구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적어도 ‘이곳과는 다른 세상’으로 갈 수도 있었고, 이 힘을 써서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할 수도 있었다. 내가 원하는 행동이라고 해봤자 지금 하려는 것 외에는 별로 없다만.
“솔직히 말해서……별로 안 아까워요. 그야, 저도 인간이니까 ‘아, 이런 존나 센 힘으로 내 마음대로 살아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긴 들죠. 지금까지 힘없이 당하기만 했으니까요. 그치만……저 혼자 힘 가지고 살아가다간 유린처럼 될 거 같거든요. 아무리 위대하고 강력한 힘이면 뭐해요? 혼자 있으면 심심하고 외로운데. 그러니까 유린이 병신짓을 한 거잖아요.”
유린은 외로웠다. 다른 시공차원에 가기 위해 사람들을 희생시킨 것은 절대 용서할 수 없었지만……근본적인 원인은 자신을 이해하고 함께 있어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자신을 이해해줄 사람. 이해를 못해도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여기까지 일을 크게 벌이지는 않았겠지. 누군가 막았을 것이다. 막지 못했다면 조언이라도 했을 테고.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없었고, 그렇기에 유린은 ‘자기가 하는 행동이 나쁘다’라고 자각조차 할 수 없게 됐다. 나쁘다고 자각한다 치더라도 그걸 막아줄 사람도 옆에 없었으니 크게 달라질 건 없었겠지.
자기의 고민이나 마음을 알아줄 사람도, 터놓고 고백할 사람도 없었다. 다른 세상에서 소환한 사람들을 자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만 삼았다.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나 소통을 스스로 단절한 채 자기 목표만을 쫓던 유린의 마지막 모습은 참으로 신(神)한테 어울리지 않았었지. 신이 아니라 미치광이라고 불러야 옳을 정도였으니까.
유린조차 그렇게 변해버렸는데 나보고 혼자 있으라고? 유린이랑 삐까치는 이 힘을 가지고 영원히 혼자 살라고? 그야말로 병신 자위하다 좆물 찍 싸는 소리였다.
나 홀로 있고 싶지도 않았고 그런 행동을 해서도 안 됐다. 그런 행동을 하다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가버린 신. 유린이라는 이름의 훌륭한 견본을 방금 죽였는데 내가 미쳤다고 그놈 전철을 밟겠냐?
“게다가……유린 때문에 목숨을 잃거나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사람들은 많잖아요. 그 사람들을 위해서도,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해서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이 힘을 쓰고 싶어요. 전 혼자 위대한 존재가 되는 것보다는……그냥 아무런 힘없이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랑 지내고 싶거든요. 그 사람들한테 잘못한 걸 속죄(贖罪)하고 싶기도 하구요.”
그녀들을 믿지 못한 채 욕과 저주만을 퍼부었다. 비록 육체와 정신을 지배당하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녀들의 분노와 증오는 유린이 심어두기만 한 게 아니었다. 꾹 참고 있던 것, 배신당했다고 느낀 감정. 모든 것들이 폭발해버린 거겠지. 그녀들한테 속죄를 하기 위해서도 힘은 써야만 했다. 이렇게 보면 나 자신을 위한 것밖에 되지 않겠지만…….
“아무런 힘없는 인간이 되겠지만 그건 원래부터 그런 거였으니까요. 저는 강한 힘으로 약한 사람들 괴롭히는 사람보다는……힘이 없어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해내는 사람이 더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유린 보세요. 그 힘을 가지고 한 게 이 지랄인데 그놈의 어디가 훌륭하다고 볼 수 있겠어요?”
죽은 후에도 ‘이런 놈이 되면 안 된다’라는 견본으로 쓰이고 있는 유린을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난 그런 병신과 다르다. 그런 놈이 될 수도 없지만 되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 나는 그냥 나. 아무런 힘도 없는 평범한 남자. 신세린이다. 그거면 족하다.
힘을 썼다. 내가 가진 마법과 마력, 지식은 이 세상을 원래대로 되돌릴 때마다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머리에 있던 지식은 바람에 흩날리는 모래처럼 어디론가 가버렸고, 유린을 없애고도 남아있던 마력은 마치 아이스크림이 녹듯이 점점 사라져간다.
되돌릴 수 있는 사람의 수는 내가 가진 힘에 따라 달라졌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기에 그들을 되살리는 데에는 아주 많은 힘을 필요로 했다. 그렇기에 나는 최대한 힘을 아끼며 배제해야 하는 항목이나 존재들에 대해 생각했다.
이 세상을 되돌릴 생각은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람’한테만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괴물은 원래부터 되살릴 생각이 없었기에 아예 존재하지 않게 만들었다. 더 이상 경비대원이나 마을 사람들이 습격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서큐버스인 레이 시리즈나 아스카는 제외시켰다. 이 세상에 남는 괴물은 서큐버스밖에 없겠군. 아스카의 경우 그녀 자체는 초록색 촉수괴물의 여왕이지만……더 이상 괴물을 낳지도 않고 그럴 생각도 없으니 제외시켜야만 했다. 내 아내를 죽일 정도로 난 나쁜 놈이 아니거든요?
소생시킬 사람의 숫자는 제한적이었기에 청록색 촉수괴물이 습격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사망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삼았다. 말할 필요도 없겠지. 청록색 촉수괴물이 본격적으로 날뛰기 시작했던 것은 야만족의 숲에 끌려갔을 때부터였으니까. 죽었던 야만족을 비롯해 괴물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은 모두 소생됐다. 이루이의 어머니도.
소생시킨 후에는 터전과 이 세상을 복구시켰다. 사람들의 터전과 성벽, 마을에 관련된 것에 중점을 뒀기에 숲 같은 곳은 좀 규모가 작아졌지만……그건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내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주관하는 신이 될 수는 없었으니까. 죽은 사람을 최대한 살리고 그들의 터전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에 중점을 두자.
사람들의 소생(蘇生), 터전의 부활, 괴물들의 전멸. 이 정도면 충분했다. 사실……이 이상은 더 이상 뭘 할 수도 없었지만. 숲의 규모를 줄이며 겨우 이 세상의 모습을 원래에 비슷하게 되돌리자마자 힘이 다 떨어져버렸다. 오죽하면 비행마법마저 취소시킨 후 땅에 내려와 다른 것들을 점검해야 할 정도였다니까?
그들이 한 말이 기억난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바치면서까지 부활시킬 가치가 있는 건가 물었었지. 난 웃으며 답했다. 다른 사람한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일지 몰라도 나한테는 소중한 사람들과 세상이라고. 그것보다 중요한 건 나한테 없다고. 사람마다 소중한 것의 가치는 서로 다르다고 말이다.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 있듯이 저 멀리 있는 다른 마을의 사람들한테도 저마다의 소중한 것, 소중한 사람들이 있겠지. 그 사람들이 슬퍼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았다. 소중한 아내들을 잃었던 나조차 멘탈이 박살날 뻔했는데 그 사람들이야 오죽 했을까.
난 세상을 부활시킬 때 중얼거렸다. 이 세상을 사랑했다고. 그 이유면 충분했다. 여기 와서 겪은 모든 일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이자 경험이었고, 유린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들을 못 본 척할 수는 없었다.
『얘들아……지금까지 정말 미안했다. 그리고……진심으로 사랑한다.』
사랑과 사죄를 동시에 담으며 이 세상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렸다. 하늘은 푸르렀고 초원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더 이상 이 세상을 지배하는 신은 없었다.
소중한 것을 잃어 극심한 슬픔과 고통에 잠기기 전의 상태로 되돌아왔으니 틀림없이 모두 기뻐하겠지. 죽었다고 생각한 사람들을 껴안은 채 재회의 기쁨을 나눌 그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저절로 나왔다.
끝났다. 더 이상은 특별한 힘도, 능력도, 지식도 없었다. 괴물은 이 세상에 없었지만 혹시나 괴물이 나타난다면 아무런 저항도 못한 채 죽어가야겠지. 평범한 사람이 됐으니까. 하지만…….
“이거면 충분해.”
아무도 없는 초원에서 중얼거렸다. 그래, 이거면 충분한 거다. 사람들이 살아났고, 터전은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그들의 평화와 행복을 위협할 괴물은 단 한 마리도 존재하지 않는다. 서큐버스 시리즈는 마력만을 가져갈 뿐이니 위험도가 그리 높지는 않았다. 서큐버스를 그대로 둔 건 레이 시리즈한테 미안한 감정이 있어서 그런 거다만…….
다시 바람이 불어왔다. 이번에는 부드러운 바람이었다. 그 바람을 맞으며 나는 아주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머리를 긁던 나는 한숨을 쉬며 봉착(逢着)한 문제를 중얼거렸다.
“……근데 여긴 어디냐?”
마지막에 실수를 하다니. 역시 내 인생 퀄리티. 신과 동급의 힘을 지니게 됐어도 이 빌어먹을 퀄리티 하나만큼은 그대로인 것 같았다. 웃으며 한숨을 쉰 나는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내 인생 퀄리티가 이렇죠, 시발.”
하늘은 참으로 푸르고 맑았다.
============================ 작품 후기 ============================
힘이라는 것은 좋으면서도 무서운 것입니다. 무슨 일이든 편리하게 해결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남용하다간 그게 특권이거나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게 되는 단점도 있습니다. 어느 시대든 마찬가지지만 권력에 미친 사람만큼 추한 최후를 맞이하는 사람은 없었죠.
그런 면으로 볼 때 세린의 선택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외로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게 용납될 수는 없지만 유린이 미쳐날뛰게 된 원인 중 하나는 자기와 동등한 상대 및 마음을 털어놓을 존재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까놓고 말해 20년 간 혼자 있었으니 미칠 만도 하겠죠.
쭉 혼자 있지는 않았지만 여러 모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세린입니다. 제2의 유린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고 미친 짓 한들 자기를 벌하는 사람도 없으니 유린처럼 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럴 바에 그 힘을 써서 사랑하는 아내들과 세상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게 낫다고 생각한 거겠죠.
죽은 사람들의 지식과 힘까지 빌려 소생시킨 세상, 아내들. 그건 다 좋은데……자기가 어디에 있어야 할지는 끝내 생각을 못 했던 거 같습니다. 다른 건 다 해결했으면서 자기 앞길은 해결 못 하다니. 이게 세린의 인생 퀄리티지만 가장 세린다운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프레그넌트에 도착한 게 23-1~2니까 지금부터 펼쳐질 것은 그 사이의 이야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는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주셨으면 합니다.
아, 참고로 제일 즐겁게 적은 부분은 메이가 '병신 같아'라고 했던 부분입니다.
이제는 딸한테까지 좆병신 취급을 받는 세린.
이게 진짜 세린 퀄리티……이게 진정한 아버지의 모습!
진정한 즐거움은 지금부터다! 펜듈럼……으, 윽! 머리가! 머리가……!?
코멘트에 대한 답변입니다.
고양이새벽님, 세린을 나락의 구렁텅이로 빠트린 건 좋았는데(세린 : !? 작가 이 새끼가!?), 마무리를 엉성하게 지은 거 같아 창피할 따름입니다. 원래대로라면 태어난 아기들과 아내들한테 똥오줌 세례를 받는 스캇물 뺨치는 전개도 있었습니다만, 그걸 박살낸 건 조아라의 태만한 플랫폼 운영과 불펌러들. 그리고 출판취소 통수 크리를 때린 출판사입니다.
그러니까 그 출판사 관계자들은 진짜로 뒤져라, 씨발.
qndyd02님, 말씀주셔서 감사합니다. 세린이 멘붕하고 험한 꼴 당하는 걸 보시며 힘들게 보셨다는 말을 들으니 죄송하면서도 기쁩니다. 죄송한 부분으로는 독자분들한테 읽기 싫은 글을 읽게 한 것이지만 기쁜 쪽으로는 그만큼 주인공의 입장에 감정이입을 하며 보셨다는 뜻이니까요.
세린이 마냥 정의롭고 올바른 인간은 아니지만 그 나름대로 노력하며 살아가려는 모습을 보이긴 합니다. 메이한테까지 병신 취급 당한 세린입니다만, 그런 주인공을 응원하는 독자분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것에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로리콤MK님, 지금 솔직히 쓰기가 어렵습니다. 후속작도 점차 모습을 갖춰 가고 마지막 닫는 이야기(약 거하게 빨고 '이히힛, 후기를 한 에피소드로 올린다! 독자들과 영혼과 마음의 교감을 나눈다는 변명을 하며 후기를 한 편으로 올린다고! 50kb 돌파! 똥오줌 발싸!' 같은 거 들어가는 글)도 슬슬 써야 하기에 로리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로리 캐릭터가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습니다만, 첫 번째로 아청법. 두 번째로 사이트의 자체적인 검열입니다. 아청법이야 말할 것도 없고 조아라 자체에서도 심하다 싶은 소재나 묘사에는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 위험 부담을 지우면서까지 쓰기에는 너무 좀 그렇다 싶어 결국 보류하게 됐습니다. 이 점,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물론 세 번째 이유는 제 책을 출판취소시킨 좆같은 출판사 때문입니다.
너무 우려먹는 거 아니냐고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거 아니냐고요?
사람마다 저마다의 취향이나 생각이 있듯이, 저한테도 제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습니다.
어차피 디씨인사이드나 다른 곳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좆같은 출판사의 병신 머저리 행동 때문에 출판취소 당했으니 평생 탓해야죠. 내부 사정 들어봤는데 좆같았습니다. 그걸 언제 어디서 설명할지는 모르지만 여러분도 명심하세요.
통수 때린 인간은 쉽게 잊을지 몰라도
통수 맞은 인간은 평생 잊을 수 없습니다.
sckgjjjDrthcjfjdj님, 로리콤MK님께 말씀드린 것과 마찬가지로 로리캐릭을 병용한 외전은 위험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23챕터가 다 끝난 후 마지막으로 거하게 약을 빨고 '히힛, 이 후기는 소설이야! 조아라가 좆같이 운영했으니 후기도 한 편으로 올리겠다고! 소설을 능가하는 50kb다, 씨발 텍본러 새끼들아! 오줌 발싸! 좆물 발싸! 도퓻도퓻!' 같은 마음을 담아 특별편을 쓸 테니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면 갈 수록 후기가 길어지고 있네요. 이 후기도 곧 마지막이 올 거라 생각하니 시원섭섭합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약을 빨고 후기를 적겠습니다. 모두 함께……레드썬!!
P.S - 회사 사정으로 오전 업로드를 하게 됐습니다. 업로드 시기가 자정 아니면 아침이 될 수도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