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렘어드벤처–당신의 아기를 낳고 싶어-208화 (208/235)

00205 「21-4 : 지옥(地獄) (4)」 =========================

종교(宗敎)에 대한 내 인상은……최악(最惡)이었다. 「16-9 : 빼앗겨버린 아내들 (9)」를 보면 알겠지만 난 종교. 주로 기독교(한국에서 특수하게 변한 것)에 대해 많은 증오와 짜증을 가지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일이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에 카인(당시에는 유린의 이름을 몰랐었음)을 죽이는 일. 멋있게 말하자면 【신살해(神殺害)】를 행함으로써 내가 일군 평화와 행복을 지키고자 했다. 뭐……그게 바보 병신짓이라는 걸 깨닫게 된 것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모두 알 것이라 생각한다.

으응? 그러고보니……16-9? 난 분명 소설 속에 존재하는 캐릭터이니 이 이야기가 소설이라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해야 하는데……아예 에피소드 중 일부가 현재 에피소드의 인트로와 관련이 있다며 광고까지 하고 있었다. 이렇게 막 나가도 되는 건가 싶었지만 작가는 내 기억을 삭제함으로써 자기의 무능력함을 자주 숨기곤 했다. 망할 작가놈.

19금 소설의 주인공을 여자로 만들어 강간 & 임신까지 당하게 한 주제에 또 이런 짓을 하다니. 양심이랑 상식이 있는 건가 싶었지만 금세 그런 게 없으니 이딴 짓을 태연히 하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으, 윽……머리가……!!

또, 또 기억을……1, 16-9? 소설?

데, 데프프……세린이는 그런 거 모르는 데슥……데프프……!?

삭제된 기억을 바람과 함께 날리며 다시 진지한 생각에 접어들었다. 원래 살던 세상에서는 종교를 믿지도 않았거니와, 광신도나 잘못된 포교 활동을 보며 점점 종교를 싫어하게 된 내가……지금은 신한테 구원을 요청하게 되다니. 참으로 웃긴 일이었다.

빈다고 소원이 이루어질까? 간절하게 바란다고 소망이 이루어질 것 같았으면 포기한다는 말은 아예 나오지도 않았어야 했다. 바라기만 하면 소원이나 소망이 이루어지는데 포기를 할 이유가 어디 있단 말인가?

동시에 노력한다는 개념이나 말 또한 존재하지 않아야 했다. 노력해서 이루지 못하는 꿈이나 목적, 소망을 그저 기도하고 바라기만 하면 된다니. 그럼 도대체 노력의 존재 가치나 의미가 이 세상에 있어야 할 필요가 어디 있단 말인가?

종교에 귀의(歸依)하거나 신앙(信仰)을 가지는 걸 비난하려는 뜻은 없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을 기댈 곳이 필요하며 그게 연인이나 배우자,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애완동물이 될 수도 있었다. 살아 있는 생명이 마음을 기댈 곳이 될 수 있는데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종교가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법은 없었으니까.

종교를 믿으며 좋은 뜻을 행하는 건 좋지만……과유불급(過猶不及). 넘치는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지듯이, 과한 믿음과 신앙으로 인해 종교가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어버린 경우도 많이 존재했다. 내가 종교를 싫어하게 된 원인도 그런 부류 때문이었지.

너무 노골적이고 강압적인 포교 활동도 문제였지만……종교를 믿음으로써 얻는 것이 없다는 것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믿고 기도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아무리 오래 기도해도 자기가 원하는 기적이 일어날 확률은 지극히 적다.

중병이나 나을 수 없는 병. 종교에 매달리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는 상황에 빠진 사람들은 기도를 올림으로써, 종교를 믿음으로써. 자기 힘으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을 해결하려고 한다. 신이라는 절대자의 힘을 빌려 자기가 처한 난관(難關)을 벗어나려 한다. 그게 바로 종교를 믿는 주된 이유 중 하나다.

그들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나도 빌었으니까. 제발 이 상황을 어떻게 좀 해결해달라고 부탁했었으니까. 하지만……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한테 이렇게 물으면 모두 다 한결같이 ‘아뇨’라고 대답할 것이다. 뭐라 물을 거냐고?

【그래서, 신이 당신의 소망이나 기도를 들어줬습니까?】

아, 존나 패고 싶은 질문이다. 내가 생각한 질문이지만 저딴 질문을 하는 놈이 있으면 존나 때려주고 싶었다. 저건 ‘ㅋㅋㅋ 너님이 기도 올린다고 기적이 일어나겠음? 어, 그래. 그래도 기도 올리고 믿었으니 예의상 질문할게. 소원 이뤄졌음?’이라고 묻는 것과 같았다. 그야말로 비웃음과 비아냥을 가득 담은 질문이나 다름없었다.

이뤄졌으면 시발 내가 이 지랄 하고 있겠냐? 영혼을 바치고 몸까지 빼앗기기 전에 뭔가 일어나겠지 씨팔!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기도를 해서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기에 이 지경 요 꼬라지가 된 거겠지.

기도? 종교에 대한 믿음? 신이 이루어 주기를 바라는 소망? 그것들이 대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내 상황은 끝장났고 이런 처참한 수준에 떨어질 때까지 그 잘난 신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고 내 소망을 이루어주지도 않았다.

아, 그래. 유린이 이 세상의 신(神)이긴 했지. 하지만 나는 유린 이외의 다른 신한테 빌었다. 잘 모르겠고 여전히 믿기 어렵지만……그 많은 시공차원계 중 한 명 정도는……적어도 한 명 정도는 이런 상황을 불쌍히 여겨 누군가 구해주러 와도 괜찮지 않은가?

시공차원계가 평행우주나 평행세상이라면 그만큼 많은 수가 있을 테고, 그 수만큼……아니, 적어도 유린 이외의 신이 존재할 텐데! 무수히 많은 신들 중 한 명이라도 나타나줬더라면 지금 같이 험한 상황을 맞이하지는 않았을 텐데! 나타나지도 않았고 소망을 이루어주지도 않았는데 뭐가 종교고 뭐가 신이고 뭐가 시공차원계란 말인가? 씨발! 씨발!

이렇게 믿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욕을 하며 ‘왜 나를 도와주지 않았냐’며 화를 내다니. 그야말로 동대문에서 뺨 맞고 서대문에서 욕하는 것이나 진배없었다. 자기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었던 것을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종교와 신 탓으로 돌리다니……꼴사납다는 표현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욕하면서도 끊임없이 기도하고 소망하는 건……그만큼 내가 집착이 많다는 거겠지. 전혀 상관도 없고 관계도 없는 신을 욕하면서도 나는 여전히 기도를 하고 있었다. 도망도, 자살도. 그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한 채 최후만을 기다리는 나한테 가능한 일은 그 정도밖에 없었으니까.

수주대토(守株待兎)라는 사자성어가 나온 배경처럼……토끼가 스스로 나무 그루터기에 달려가다 죽어버리듯, 어떻게든 이 상황이 잘 풀리고 해결되어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가기만을 바라다니. 내가 생각해도 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머저리 같은 놈이었다.

……음, 아니군. 여자가 됐으니 ‘년’이다. 남자의 정신을 가지고 있다지만 정신은 계속해서 여성스럽게 바뀌고 있었다. 아기를 쓰다듬으며 몸을 걱정하는 행동을 눈치 챘을 때는 이미 늦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원하지 않는 임신을 당했는데도 아기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모성애(母性愛)는 예전의 신세린한테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어머니의 모습’이었으니까.

점점 내가 변해가는 것에 대해 물었더니 유린은 의외로 순순히 대답해줬다. 설령 내가 안다 치더라도 더 이상 저항도 할 수 없고 어떻게 할 수도 없다는 걸 그도 잘 알고 있었다. 답변은 내가 예전에 생각했던 가정 중 2번. 달라진 육체에 의해 점점 정신 상태가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여자의 몸에 남자의 정신을 넣을 경우 정신은 스스로가 남자라며 자기 정체성을 지키려 하지만……형태를 확인할 수 없는 정신과 달리 늘 쾌락과 자극을 바라는 육체는 내 정신에 계속해서 ‘나는 여자다’라는 것을 주입시킨다고 했다.

안 그래도 정신만 여자 몸에 옮겨져서 불안한데……이 ‘하렘 어드벤처’에서 여자란 존재는 남자를 위한 존재. 출산이나 임신, 섹스를 통해 쾌감을 느끼는 것을 가장 가치 있게 여기는 생명체였기에 내 정체성을 잃어가는 데에 이만큼 적합한 무대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하고 기도를 올려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원래부터 달라질 기미도 없었다만 모든 것이 유린의 계산대로였기에 나는 더욱 더 절망만을 느끼게 됐다. 그러나……절망만을 느끼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유린은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 † † † † † † † † †

“응, 응컥! 아, 하읏♡ 개, 새끼! 죽일 거야! 널 죽여 버릴, 꼬라고……히큭!”

“헤헤, 세린……사랑해. 니 덕분에 이런 멋진 육체와 영혼을 얻을 수 있었으니……으, 윽! 자지밀크를 듬뿍 넣어줄게……흐, 윽……!!”

유린은 내 목소리와 육체로 병신 같은 소리를 지껄이며 다시 한 번 내 자궁에 힘껏 귀두를 찔러 넣었다. 자궁과 귀두가 닿을 때마다 마치 몸 전체가 마비되는 느낌이 들었고, 예전에는 강간이라는 이름의 첫 경험. 그 당시의 충격 때문에 느끼지 못했던 【여성의 쾌락과 기쁨】을 이제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으, 윽……앗! 아기, 아기잇! 아기 찌르지 마앗! 내, 아기를……허, 하끅!”

생각 같아서는 놈의 목을 졸라버리고 싶었지만……내 육체는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놈을 죽여야 한다는 살의(殺意)는 계속해서 자궁을 찔러대는 자지로부터 소중한 아기를 지켜야 한다는 보호욕구(保護欲求)에 의해 무너진 지 오래였다.

강간을 당해 얻게 된 아기 따위, 아무래도 좋다는……그런 생각을 가진 내 정신과 달리 육체는 놈한테 받은 아기와 쾌락을 둘도 없는 보물로 여기고 있었으며, 놈이 내 꽃잎을 찌르며 충격을 줄 때마다 내 정신을 흔들며 망가뜨리고 있었다.

“으, 윽! 하, 하아……내 허리에 발까지 스스로 걸다니……이거 완전 창녀잖아? 킥킥……너 사실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로 태어났어야 했던 거 아냐?”

내 얼굴로 저렇게 웃으며 머저리 같은 소리를 지껄이다니. 한때 나와 몸을 나누며 즐겼던 여성들이 저런 바보 같은 표정과 낯짝을 봤다고 생각하니 창피함과 분노가 동시에 끓어올랐다.

“뭐, 갓……으큭! 하, 으끅……!!”

뿌, 웅……뿌지직! 뿌즈즈즙!

방귀로 끝날 것 같았던 오묘한 소리는 더러운 대변과 함께 몸 밖으로 나와 버렸다. 메이와 아이나를 보며 똥싸개라 놀렸지만……여자가 된 지금은 왜 그녀들이 그러한 행동을 반복했는지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자궁 구석구석까지 때리는 뜨거운 정액의 신선함. 아기 씨앗이 이미 착상한 자궁을 다시금 범하려는 그 질풍노도(疾風怒濤)의 기세는 내 육체를 황홀하게 만들었지만……육체를 황홀하게 만드는 것은 오직 정액과 피스톤 운동만이 아니었다.

격렬한 섹스로 인해 제어를 할 수 없게 된 장운동(腸運動)은 대변을 내보내야 한다며 뇌에 신호를 알렸고, 섹스 중 갑자기 나오게 되는 똥은 절정을 맞이하는 것과 동급……취향에 따라서는 그 이상의 쾌감을 부여했다.

이미 두 번 이상 탈분(脫糞)을 경험한 나는 왜 메이와 아이나가 그토록 똥을 싸댔는지 뼈저리게 이해할 수 있었다. 몸 안에 있던 노폐물이 단숨에 빠져나가는 그 쾌감! 더 이상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한 섹스를 나누고 있었기에 겪을 수 있는……말하자면 ‘격렬한 사랑으로 인한 탈분’이었다.

“에, 헤헤……똥 싸버려쪄……유린, 이렇게 못난 세린을 벌줄 거지? 응? 나쁜 아기랑 아기 엄마한테 좆물을 듬뿍 뿌려줄 거, 으, 윽……아, 냐! 이건 내가 한 말이……아, 앗!”

내 입에서 나오는 ‘여성의 기쁨’은 더 이상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멋대로 지껄이기 시작한 입은 유린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크큭……물론이지. 싫다며 나 죽이겠다는 년이 이렇게 허리까지 감아주며 정액을 원하는데……들어줘야 하는 게 남자 아니겠어?”

“아, 윽! 아냐! 꺼져! 너 따위……너 따윈……응, 아, 앗! 안 돼! 또오!? 또 뿔룩거려! 자지가 움찔대고 있다고! 하지 마앗! 이미 아기가 들어섰다고! 안 됏!! 빼애엣! 빼애────으, 컥!”

얼른 자지를 빼라며 소리치던 나는 배를 움켜잡은 채 기침을 할 수밖에 없었다. 유린은 내가 빽빽대는 게 거슬렸는지 주먹으로 내 배를 때렸다.

안 그래도 배와 자궁 부위에서 오는 충격과 쾌감에 저항하던 중이었는데 갑작스런 충격. 그것도 명백한 적의(敵意)와 분노를 담은 펀치가 전해지자 나는 제대로 비명조차 못 지른 채 몸을 움찔거릴 수밖에 없었다.

“후후, 카인님께 저항하니 그런 꼴이 되는 거라고……바보 같은 세린. 그렇죠, 카인님?”

카인은 혜린이의 말에 아무런 말없이 계속해서 하반신을 찔러댔다. 누군가의 말을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육체의 쾌락에 빠진 것은 나만 그런 게 아닌 것 같았다. 처음 얻는 몸으로 몇 번이고 나를 범한 것은 그만큼 그 몸을 쓰고 싶다는 마음과 욕정 때문이었겠지.

멍한 얼굴로 하반신만을 움직이는 유린. 유린의 주먹에 맞아 눈물을 흘리며 저항조차 할 수 없는 우리 주위에는 16명의 아내들이 서있었다. 이혜린, 로라, 메이, 아이나, 미카, 안나, 니나, 아이라, 항희진, 박은채, 아스카, 마리아, 아테나, 헬레나, 안즈, 이루이.

원래 내 아내들이었던 14명한테서 사랑과 신뢰를 받을 수 없게 된 후 만든 아내. 안즈와 이루이의 배마저도 혜린이를 비롯한 다른 아내들처럼 부풀어 올라 있었다. 예전에 칼로 찔렸던 아스카의 몸에는 군데군데 찔렸던 흔적이 있었지만……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홀쭉했던 배가 다시 부른 걸 보니 고속성장을 쓴 거겠지.

“아앗, 부러워요. 엄마……저도 카인님한테 범해지고 싶어요.”

“안 돼요, 메이. 카인님께서 즐기고 계시니 버릇없는 말을 하면 안 된답니다. 후후……그보다는 세린의 표정이 절망으로 물드는 걸 즐기도록 하죠. 저희를 버리고 다른 아내까지 만들었던 세린이 절망에 물들어 추락한다니. 아아, 읏……굉장해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보지가 흥건해졌어요……!!”

내 주위에서 내가 범해지는 걸 보며 비난이나 비아냥을 던지곤 했던 그녀들이었지만……그녀들은 이제 더 이상 나를 남편이나 아버지, 연인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그녀들을 향한 저주와 욕, 매도는 내 이상으로 확실한 성과를 발휘하고 있었으며……나는 그 모든 책임과 결과를 전부 다 받아야만 했다.

“하, 아……얘들아, 미안……햇! 윽, 큭! 하지, 맛! 개, 씨발새끼……으, 윽! 아, 안 돼! 때리면, 아기가! 아기가 다친단 말이야……으, 흐윽……부탁이니 애기만큼은……애기를 때리는 것만큼은 하지 마세요……제발……!!”

날 비웃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들한테 사과를 했지만……그것도 잠시. 계속해서 자궁벽을 긁어대며 멍청하게 하반신만을 움직여대는 유린을 욕하던 나는 비굴함을 보이며 배를 감싸야만 했다.

아기 따위 아무래도 좋아야 했건만……내 정신은 이미 여성의 것에 가까워진지 오래였다. 배에 오는 충격으로 인한 고통보다는 소중한 아기를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감 때문에 나는 소극적·방어적 자세를 취하며 비굴함을 보였다.

침이 가득 고인 입으로 내 입을 맞춘 덕분에 자지는 자궁을 꾹 누른 상태가 되어버렸고, 그 쾌감이 너무나 자극적이었던지 유린은 많은 자짓국물을 내 보지 안에 쏟아 부었다.

예전에는 가해자였던 나는 어느새 좆물의 쾌락과 맛에 몸을 부들거리는 피해자로 변해 있었고, 사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움찔거리는 자지의 움직임에 황홀해하며 침을 질질 흘려댔다.

“카인니임……이런 쓰레기 같은 년은 놔두고 저희랑 즐겨요. 네? 네?”

“앗, 치사해 마마! 마마 같은 늙다리나 여기 축 늘어진 걸레년보다는 제가 좋죠? 네?”

안나와 니나는 나를 쓰레기, 걸레년이라 욕하며 자신들과 몸을 겹치기를 원했다. 두 명이 먼저 나서서 그런 걸까. 아니면 유린의 사정이 끝나서 그런 걸까? 비음(鼻音) 섞인 목소리로 카인한테 아양을 떠는 아내들은 무거운 배로 내 몸을 꾹꾹 짓눌러댔고 나는 피하지도 못한 채 이상한 신음소리만을 내야 했다.

“아, 앗……윽! 아, 안 돼 얘들아……유린은……으, 앗! 아, 큭! 안 돼! 아, 빠를……엄마를 때리면 안 돼 아테나……!”

다른 여자들이 유린을 유혹하고 있는 틈을 타 아테나는 발로 내 허벅지 부분을 걷어찼다. 나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다 ‘엄마’라고 고친 것도 우스웠지만……그런 것과 관계없이 ‘아테나(딸)한테 맞았다’라는 것은 다시금 커다란 충격을 나한테 선사했다.

“흥! 우리를 창녀라고 부른 주제에 뭐가 아빠라는 거야? 그래도 꼴에 정신은 남자라고 그딴 소리나 지껄이다니……퉷!”

아테나는 명백한 적의를 보이며 침을 뱉었고 그 침은 내 입 주변에 들러붙어버렸다. 날 욕하던 아테나는 마리아가 자기 가슴 사이로 유린의 팔을 넣는 걸 보고 ‘아앗, 안 돼요!’라며 귀여운 목소리를 내며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한때 나한테 했던 행동 그대로. 아내들의 보살핌과 호의를 받고 있는 저 몸을 가지고……모두한테 사랑과 신뢰를 받는……그런 행복한 인생을 보냈었는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을 지냈었는데……어쩌다가? 어쩌다가 이렇게 시궁창에 떨어지게 된 걸까? 뭘 어떻게 해서 이런 지옥에서 눈물만 흘리게 된 걸까?

입 주변에 묻은 침을 닦을 생각도 못한 채 난 하반신을 움찔거렸다. 힘을 줄 때마다 꽃잎 사이에서 끈적한 정액이 조금씩 흘러내렸다. 이미 임신을 해버렸으니 정액을 빼는 행위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지만……날 범한 유린의 정액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 따위는 추호도 나지 않았기에 어떻게든 빼려고 노력했다.

“읏, 카인님! 저거 봐요! 저 배은망덕한 년, 카인님의 소중한 정액을 막 빼고 있어요!”

망할……. 숨을 허덕이며 내가 정액을 빼는 모습을 고자질한 건 은채였다. 은채는 맨 처음 만났을 때의 세상 물정 모르는 건방진 아가씨의 모습. 그와 동시에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최대한 호감을 사려는……정반대의 모습과 성격이 어우러진 상태였다.

한 때 내 아내였던 은채였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유린한테 점수를 따기 위해 고자질이나 하는……맨 처음 만났을 때의 세상물정 모르는 아가씨로 돌아간 느낌을 줬다. 한 바퀴 빙 둘러 다시금 이런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 내가 킥킥대자 은채는 뭐가 웃기냐며 화를 냈다.

“후우……배고프군. 너희는 식사 준비를 하러 가라. 난 세린이랑 좀 이야기를 하고 갈 거니까.”

“그, 그치만 카인님…….”

이상하군. 유린은 내 몸과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들은 계속해서 유린을 ‘카인’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유린이라는 이름을 몰라서 그런 건가? 근데 이상하군. 모든 것을 알려준 유린이 자기 이름 하나 못 가르쳤을 리가 없는데. 그냥 귀찮아서 카인이라고 부르라고 한 건가?

“맞아. 저 고깃덩이들이 날 뭐라고 부르든 간에……난 신경 안 쓰거든.”

옷을 적당히 걸쳐 입은 유린은 내 곁으로 오며 내 생각에 답해줬다. 유린이 인상을 쓰며 빨리 먹을 거나 준비하라고 하자 아내들은 머리를 조아리며 식사실로 향했다. 하핫……내가 저랬으면 존나 욕했을 텐데.

어? 근데 생각해보니……저 건방진 짓을 내 몸으로 한 거잖아? 이런 빌어먹을. 저렇게 거만하고 건방지게 구는 걸 내 몸으로 하다니. 욕먹는 것도 억울한데 왜 내 몸으로 나도 해본 적 없는 짓을 저 새끼가 하는 걸 봐야 하는 걸까?

“왜긴 왜야. 영혼을 나한테 바쳐서 그런 거지.”

유린은 끈적한 말투로 내가 한 짓을 읊어대며 내 배를 쓰다듬었다. 고속성장에 걸린 것은 아니었기에 내 배는 홀쭉한 상태 그대로였다. 배를 쓰다듬는 느낌이 꽤 괜찮았지만 놈에 대한 저항심과 반감(反感)을 없앨 수는 없었다. 이놈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개새끼니까.

“너무하잖아. 니 영혼과 몸을 빼앗은 건 인정하지만 말이지……너도 여기서 재미 볼 거 존나 많이 봤잖아?”

내 곁으로 바싹 다가왔기에 나는 몸을 옆으로 옮겼다. 침대가 아니라 부드러운 담요 위에서 정사(情事)를 나눴기에 옆으로 물러날 공간은 그리 없었고, 유린은 내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와 입을 맞추었다.

“흐, 읍……쮸릅……커, 하윽……개, 새끼.”

저항조차 할 수 없는 나한테 유일하게 남은 무기는 매도와 욕. 말뿐이었다. 물리적으로 공격해봤자 헛수고였고 괜히 저항했다가 아기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정신을 지배했기에 남은 공격수단은 언어밖에 없었다. 이런 내 생각과 사정을 읽은 유린은 능글맞은 표정을 지으며 비겁한 말을 꺼냈다.

“헤헤……뱃속의 아기를 죽여줄까? 생각해보니……아기를 패죽이는 건 해본 적이 없었거든. 이왕 하는 거 너한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그 건방진 태도도 고분고분하게 만들고 싶었고, 낙태의 고통과 기쁨도 깨닫게 될 테니까 말이지…….”

“하, 하지 마! 아, 아기를 죽이면……내가 너를 죽일 거야……으, 읍!”

남은 살의(殺意)를 담은 협박이었지만……통하지 않았다. 내 필사의 저항을 비웃는 듯 유린은 다시 내 입술을 탐했으며, 소중한 아기를 살해할지도 모르는 놈과의 입맞춤에서 황홀함과 기쁨을 느끼던 나는 보지를 뻐끔거리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몸은 솔직하군. 이거 봐. 또 박히고 싶어 보지를 뻐끔거리다니. 내 참……아무리 남자라지만 여자의 몸에 넣으니 얄짤 없이 창녀로 전락해버리는군. 자기 딸이나 다름없던 고깃덩이한테 걸레나 창녀라고 매도 받으니 매저키스트로 눈을 뜬 거 아냐? 킥킥…….”

헛소리라며 일갈(一喝)해주고 싶었지만……그럴 수가 없었다. 어쩌면 정말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남자였을 때부터 은근히 매도 받는 것에서 자극이나 쾌감을 느끼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여성이 되니 육체적 쾌락을 개방적으로 드러내게 됐다. 유린이 한 말을 들으니 어쩌면 남자였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피학적 성향이 마침내 개방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으니까.

“니 아내들도 참 웃긴 고깃덩어리들이지. 웃기잖아? 남편이다, 연인이다, 아버지다, 임금이다. 온갖 미사여구로 너를 추켜올리더니 이제 와서는 너를 걸레나 창녀라고 하다니. 그러면서 은근히 나를 빼앗기는 거 아닐까 하며 불안해하는 걸 보니……큭큭. 정말 끝내준다니까? 몸이나 영혼뿐만 아니라 이런 즐거운 연극까지 보여주다니. 넌 정말 사랑스러운 여자야.”

“웃, 기지 마……아기를 빌미로 비겁한 행동을 하는 너 같은 놈한테 그딴 소리 듣는다고……헤헤♬……아, 아냐! 이건……큿……!!”

정신이 몽롱했다. 모든 것을 빼앗아간 가증스런 남자한테서 ‘사랑스럽다’라는 말 한 마디를 들었다고 온몸이 편해지다니. 유린은 내 이마에 입을 맞춘 후 자리에서 일어섰다.

“혹시나 싶어 말해두지만……이건 빈말이 아니라 정말이야. 도움도 안 되는 고깃덩어리들이 여자가 된지 일주일도 안 되는 너한테 나를 빼앗기는 건 아닐까 싶어 불안해하는 꼬라지를 보니 정말 우스웠어. 쿡. 정말 닮은꼴이잖아? 서로 욕하고 적대시하는 건 남편이나 아내들이나 똑같았으니까 말이지. 크하핫……아하하핫!”

자기가 할 말을 모두 마친 유린은 크게 웃으며 방을 나갔다. 나와 아내들을 모두 모욕하는 그 말을 들으면서도 나는 저항 하나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이 쾌감은 거짓된 것이라며 자신을 속이려 했지만……난 결국 인정해야만 했다.

내 정신은 거의 완전히 여자가 된 상태였고……이제는 저항마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눈앞에서 모욕적인 말을 하는데도 헤벌레 웃으며 기쁘게 여기는 이 상태는 결코 정상이라 할 수 없었다. 여자가 된지 오늘로 2일째인데 이런 상태니 빠르면 내일. 늦어도 이틀 후에는 내 정신은 완전히 이 몸과 하나가 될 거라 여겨졌다.

죽을 생각은 없지만……내가 이 상태로 죽는다 하더라도 유린은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기에 자살을 선택할 수도 없었다. 어찌 하든 간에 아무런 이득 없이 목숨만 잃는 최악의 사태는 피하고 싶었기에 나는 한숨을 쉬며 담요를 꼭 쥐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아가야……?”

배를 문지르며 물었지만……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강제 성전환 - 강간 - 임신]이라는 개막장 테크트리를 탄 것도 모자라 스캇물 요소까지 첨부하다니.

그것뿐일까요. 한때 아내들이었던 여인들한테 조롱과 비난은 기본이요 '쓰레기 같은 년'이라는 말까지 듣게 됩니다.

누가 어휘력 부족할까봐 '축 늘어진 걸레년', '배은망덕한 년'이라는 말까지 써가며 세린을 디스합니다.

세린이 '작가 이 씨발 새끼! 니놈 피 색깔은 무슨 색이냐!'라며 소설 속에서 튀어나와도 할 말이 없을 정도네요.

아, 참고로 전 소설 속에서 세린이 튀어나오면 '시발, 니가 이 소설 하드캐리해야지 누가 하냐 개새꺄!?'라며 역관광을 태울 생각입니다.

안 그래도 소설출판 무산되고 이 지랄을 하고 있는데 주인공한테마저 원망받다뇨? 전 매저키스트 아닙니다.

레드썬을 자주 쓰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정의로운 레드썬이지, 결코 이상한 목적으로 쓰는 게 아니라구요.

예? 레드썬이 레드썬이지, 정의로운 레드썬이 어디 있냐고요?

……레드썬!!

코멘트에 대한 답변입니다.

고양이새벽님, 기뻐하시는 거 같아 다행입니다. 세린이를 괴롭힐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때까지는 마음껏 즐겨주세요.

로리콤MK님, 모든 것은 긴따로와 불펌러들. 그리고 제 소설 출판을 박살낸 놈들 때문입니다. 욕을 하려면 그 사람들을 욕합시다.

예? 긴따로는 그렇다 치더라도 소설 전개와 캐릭터 메이킹은 모두 제 탓 아니냐고요?

하핫, 로리콤MK님도 참. 함께 잠시 이야기라도 나누죠. 자, 이 방 안으로…….

(작가와 함께 작은 방에 들어가는 로리콤MK님. 그 후, 방에서 '레드썬!'이라는 소리와 함께 환한 빛이 뿜어져 나온다)

……자, 여러분! 오늘도 힘차게 하루를 보냅시다!

이상입니다. zxc54님의 질문에 대답을 드리며 첨언하기도 했습니다만, 불펌텍본의 실상을 보니 정말 엄청나더군요. 저 외에 메인에 자주 걸리는 작가님들의 작품까지 모조리 텍본처리된 걸 보니 어이가 없었습니다.

공짜로 보고 싶다는 마음이야 누구나 가지고 있겠지만 정작 그런 분들일 수록 자기 이익이나 권리가 침해당하면 더 화내기 마련이겠죠. 왜 있잖습니까. 사람 중에 「내가 너한테 피해를 입히거나 민폐를 끼치는 건 어쩔 수 없는 행동이다만 니가 나한테 피해나 민폐를 끼치는 것은 결단코 참을 수 없다」라는 분들. 이중잣대 쩌네요. 인생 그렇게 살아가고 싶습니까? 누가 보면 돈 지불하고 작품 보시는 독자분들은 바보 멍청이로 보이겠습니다. 이게 대체 뭐하는 짓입니까?

저를 포함해 다른 작가분들의 작품이 불펌텍본 처리된 것도 참을 수 없지만 돈 주고 봐주시는 독자분들도 순식간에 바보로 만들어버리다니. 텍본도 그렇고 불펌자료 만드는 사람들도 그렇고. 진짜 좆나게 싫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 권리나 재산 등 소중한 것들을 잃어봐야 정신을 차릴 겁니다.

제가 자주 적지 않습니까. 소중한 것은 잃은 후에 깨닫기 마련이라고. 다른 사람들 바보로 만들며 남의 이익과 권리를 침해했는데 자기 이익과 권리는 영원무궁 안전할 거라 생각하다니. 그런 사람들은 진짜 크게 당해봐야 정신을 차릴 겁니다.

험한 말이 나왔지만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작가분들을 포함해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고 보시는 독자분들마저 바보로 만드는 불펌텍본입니다. 비판과 비난을 하면 했지 실드를 칠 필요나 의무는 눈꼽만치도 없습니다. 한때 '텍본러 개과천선 이벤트'라는 좆 빠는 이벤트를 벌였던 조아라도 제발 각성해주면 좋겠네요. 그딴 이벤트 한 번만 더 하면 후기 적을 때마다 조아라 까는 글을 계속 적을 겁니다.

슬슬 후기도 마쳐야겠네요. 2017년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여러분도 만족스러운 한 해 보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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