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88 「19-7 : 종언의 카운트다운 (18)」 =========================
괴물과 부딪치는 빈도는 조금씩 늘어났다. 전투는 항상 내 몫이었기에 이루이는 늘 미안한 표정으로 날 봤다. 그 모습이 애틋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괜찮다며 그녀를 달랬다. 실제로 큰 문제는 없었다. 전투는 늘어났지만 그 횟수는 까놓고 말해 안즈랑 여행할 때보다 훨씬 적었으니까.
청록색 촉수괴물의 분포(分布)나 개체수(個體數)는 예전에 비해 크게 줄어 있었다. 괴물과 부딪치는 빈도는 늘었다지만 그 횟수나 적의 수는 안즈와 여행할 때보다 훨씬 줄어 있었다. 이루이가 걱정하는 이유는 괴물과 만나는 횟수가 늘어나서 그런 거지만 나한테 있어서는 걱정 거리가 아니었다. 예전처럼 네 마리가 기습을 해오지는 않았으니까.
괴물의 수가 줄어든 것을 느끼며 ‘왜 이렇게 놈들 수가 줄어든 거지?’라는 생각을 했다. 카인이 귀찮아서 괴물을 필드(황야나 초원)에 보충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더 이상 보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
전자(前者)든 후자(後者)든 간에 중요한 것은 괴물의 수가 줄어들었다는 거였다. 귀찮아서 안 했든 필요 없어서 안 했든 간에 괴물의 수를 늘리지 않은 것은……카인도 알고 있다는 거겠지. 이 여행. 나와 마주치게 되는 순간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이렇게 표현하니 내가 그와 라이벌 같이 보이지만……모두 다 알 것이다. 나를 포함해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카인한테 있어 장난감, 피조물.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미 백발(白髮)의 여자한테 실컷 처발렸다. 말빨로 처발렸던 내가 카인의 라이벌? 하하, 웃기는군. 그런 생각을 한 내가 병신 같았다. 사람의 라이벌은 사람이어야 제격이지. 언제든지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인 나와 이 세상의 신인 카인이 라이벌이라고? 젠장, 이거 들으면 또 나를 엄청 비웃겠군.
난 그냥 발버둥을 치고 있을 뿐이었다. 처음에는 살기 위해. 그 다음에는 여자들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이런 저런 일이 있었지만 그것들도 모두 다 옛날이야기, 추억이 됐을 뿐이다. 남은 것은 조촐한 코스튬과 무기. 그리고…….
“네?”
“아니. 예뻐서.”
내 실없는 소리에 이루이는 헤헤 거리며 웃었다. 이 귀여운 아내뿐인가……. 안즈까지 포함해 현재 내 아내는 두 명. 예전에 있던 14명의 여자들은 모두 카인의 아내가 되어버렸다. 망할 년들…….
여행을 하며 아무도 없는 들판에서 그녀들한테 온갖 폭언과 모욕, 저주를 퍼부었다. 더 이상 그녀들을 사랑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이루이나 부서진 마을.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아내들과 겪었던 일들이 계속 내 감정과 마음을 자극했다.
내가 아내들을 욕했던 이유는 얼핏 보면 말도 안 되는 말이었지만 은근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무슨 말이 그렇게 이상하냐고 묻겠지. 그래, 안다.
그래도……이렇게밖에 표현을 할 수가 없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게 ‘여기서 여기까지는 사랑, 저기서 저기까지는 증오야!’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그녀들한테 소리를 지르며 외쳤었다. 너흰 사실 카인한테 지배당하는 게 좋은 거 아니냐고. 너희가 정말로 나를 소중하게 생각했다면, 진심으로 사랑했더라면……그 마음과 사랑으로 정신지배(세뇌)를 풀어 내 곁으로 와야 하는데, 대체 아내들 중 몇 명이 그런 일을 달성했을까?
단 한 명도 없었지. 그걸 생각하자 한숨이 또 나온다. 그래, 단 한 명도 없었다. 목숨을 걸고 수도로 돌아왔더니 나보고 ‘살아 있었냐’라고 묻는 혜린이부터 시작해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았었다. 그들을 위해 목숨과 시간, 노력을 바친 나를 말이다.
난 욕했다. 빌어먹을 년들, 배은망덕한 계집애들. 필요할 때는 사랑하는 남편, 임금님이라고 받들며 자지를 빨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카인한테 지배당하니 그걸 빌미로 나를 버렸냐고. 그놈의 자지에 박히는 게 좋아서 지금까지 모두를 위해 노력했던 나를 헌신짝처럼 버리냐고 욕했다. 어, 그래. 이걸 보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겠지.
‘야, 말이 되냐? 정신지배가 사랑이나 마음 같은 감정으로 쉽게 풀릴 거 같았으면 누구나 쉽게 풀었겠지! 카인한테 책임을 전가해도 모자랄 판국에 아무런 죄도 없는 아내들 탓을 하며 욕을 해? 저주를 퍼부어? 니가 인간이냐? 어휴, 밴댕이 소갈딱지 같은 새끼!’
어떻게 이렇게 구체적으로 말했냐고? 내가 이렇게 생각했으니까! 아무리 그녀들한테 욕과 저주를 퍼부었다지만 나는 정상적인 감성과 지식을 지닌 인간이었다. 아무런 죄 없는 그녀들한테 모든 책임을 돌리며 욕하는 게 기분 좋았을 리가 없었다.
기분 좋았을 리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내면의 목소리】의 말에 귀를 기울여 욕을 했으니 별 설득력은 없다만……. 그렇기에 말이 되면서도 말이 안 됐다. 다른 사람들한테 모든 책임을 돌리면서도 사실은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니. 결국 그녀들한테 잘못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말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버림받은 것을 카인한테 따질 수 없으니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다니……. 저항도 할 수 없이 카인한테 몸과 마음을 바치게 된 아내들. 그녀들은 피해자나 다름없는데, 그런 피해자한테 ‘너희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다, 시발년들아!’라고 욕을 해? 마음 같아서는 힘차게 자살을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진짜 인간이 왜 이럴까?
날 사랑해주는 사람들한테 책임을 떠넘기며 욕을 하는 것도 문제였지만……그런 짓을 하면서도 아내들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참 웃긴 일이었다. 그래, 난 그런 놈이었다. 욕을 하면서도 사실은 아내들이 나를 위해 움직여주기를, 싸워주기를 바란 놈이었다.
현실 세상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아내와 딸들. 무엇보다 소중한 가족의 가치를 스스로 깨닫게 됐기에 더욱 더 그 미련은 컸겠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달콤한 가족생활을 6개월 이상 누렸는데 이걸 갑자기 포기하라니. 빼앗겨도 입 닥친 채 가만히 있으라니. 그거야말로 불가능한 것이었다.
이건 너무하잖아. 많은 사람들이 평범하게 가지는 가족. 행복하고 안전한 생활을 위해 그토록 노력했는데 이제 가져간다고? 이 세상의 신이 가족과 평화, 행복을 가지고 가더라도 아무런 저항도, 대항도 못 한 채 빼앗기기만 하는 삶을 살라고? 시발 장난 치냐? 그럴 거 같았으면 내가 노력을 왜 했겠냐? 누구 좋으라고? 장난 빠냐?
이미 나한테 있어 이 세상과 아내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 된 상태였다. 그런 나한테서 가족을 빼앗아 간다니……평생 괴로워하면서 죽으라는 말과 뭐가 다른데? 그런 삶도 모자라 장난감처럼 취급당하기까지 했다. 더 이상 참을 수도 없었고 참을 이유도 없었다.
“음, 쯉, 쮸르읍……!! 푸핫! 세린니이임……또 다른 여자를 생각하고 계시죠?”
내 물건을 빨던 이루이는 불만스럽다는 투로 내 마음속의 외도(外道)를 질타했다. 이런……. 이루이를 화나게 만들 생각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녀를 토라지게 만들었다. 난 미안하다며 그녀의 머리와 뺨을 어루만졌다. 어루만질 때마다 이루이는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었다.
주변에 괴물이 없는 걸 확인한 우리는 조촐한 침구류 위에서 달콤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안즈랑 싸울 때보다는 전투의 횟수도, 격렬함도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이루이한테는 마을을 나와 싸운다는 것 자체가 매우 놀라운 경험이었기에 연이어 나를 걱정했다. 무리도 아니지……나도 로라나 경비대원들을 엄청 걱정했었으니까.
나한테는 너무나 걱정스러운 일이었지만 그들한테는 이미 일상(日常)이 된 것이었기에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었고, 프레그넌트에서 여러 일을 겪으며 나 또한 예전처럼 많은 걱정을 가지지는 않게 됐다. 그렇다고 아예 걱정을 안 한다는 건 아니고.
반복된 전투와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서 이루이는 자신의 몸을 써서 나를 즐겁게 해줬다. 어색한 테크닉이었지만 조금이라도 나를 기쁘게 하려는 그 마음가짐과 태도가 너무나 기특했기에 그것만으로도 전투의 피로가 날아가는 것만 같았다.
“안 돼요오……세린님을 버린 년들 따위……꼴깍! 푸, 쮸릅……그런 년들, 제가 잊게 만들어 드릴 테니까아……저만 바라보면 돼요오……츕♥”
귀두뿐만 아니라 자지의 뿌리에까지 키스를 하는 이루이의 모습은 색(色)에 눈을 뜬 여자. 발정난 계집애와 흡사했기에 가슴이 더욱 두근거렸다.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오른다는 옛말이 이렇게 증명될 줄이야……옛날 조상들은 대체 얼마나 파란만장으로 살았길래 사자성어나 속담을 그렇게 많이 만들었을까?
사자성어나 속담이 실제로 겪은 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감안하니 옛날 조상들이 고맙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했다. 겪은 삶의 지혜를 후대(後代)에 전하려는 노력과 마음 씀씀이는 고맙지만……그걸 겪었을 때의 육체적·정신적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었을 테니까.
이루이가 겪었던 고통이나 충격도 그렇거니와……사람은 고통과 손실, 공포 등으로 소중한 것에 대한 가치를 깨닫게 되는 거 같았다. 그 많던 아내들을 빼앗긴 후 내 자지를 빨아주는 여자가 이루이밖에 없다는 것 또한 일종의 깨달음이겠지.
이루이는 혀를 써서 귀두 부분을 공략했다. 귀두 끝의 갈라진 틈 사이로 혀를 억지로 집어넣으려는 그 당돌함과 색기에 볼품없는 신음을 흘리며 침구류를 잡았다.
“휴릅, 쁘읍……헤헤, 세린님. 좋죠? 세린님처럼 버림받은 왕의 자지를 빨아주는 건 저 정도라구요……? 그러니 저한테 잘 보이셔야 해요……?”
천진난만하면서도 순수한……올곧은 이루이가 이런 말을 하니 몸이 더욱 떨렸다. 순수한 여자애가 창녀로 타락하는 걸 이 눈으로 목격하게 되다니. 알겠다고 말하자 이루이는 치아로 내 걸 살짝 물며 눈웃음을 보냈다. 저렇게 하니 나도 좀 골려주고 싶어지는데…….
자신의 꽃잎에 내 물건을 비벼대던 이루이는 살짝 삽입을 시킨 후 일부러 주저앉았다. 완전하게 발달되지 않은 그녀의 질은 좀 뻑뻑했기에 이루이가 받는 쾌락과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 입에서 질질 흐르는 저 침이 그 증거지.
“에, 헤헤……에, 잇! 야압! 흐, 윽!”
스스로 허리를 찧어대며 요상한 소리를 하던 그녀는 허리에 걸린 검을 꺼냈다. 카미유에 있을 때 주웠던 제식용 아밍 소드를 그녀한테 줬었지.
공격용 마법을 거의 배우지 않은 것도 그랬고 육체적으로 그리 발달되지도 않은 이루이였기에 검은 좋든 싫든 가져야만 했다. 검술도 훈련받지 않았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그런 그녀가 검과 은색 비키니 아머를 갖추어 입으니 모습은 상당히 그럴 듯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경비대원이 여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었고, 당사자인 이루이도 ‘존경하던 경비대원 언니들’과 같은 옷을 입으니 기분이 좋아보였다.
“헤헤, 으윽! 저어, 이 검으로……으윽! 찌, 찌를 거예요……! 세린님이 제 아기의 보금자리를 막 찌르듯이……하큭!”
스스로 찧어대는 것도 있었지만 내 물건이 그녀의 자궁과 아기를 찔러댈 때마다 그녀는 몸을 이리 저리 비틀었다. 손에 쥐고 있는 검이 언제 떨어질지 몰라 불안했지만……내 빌어먹을 자지는 이런 위험한 순간을 그녀보다 더 즐기는 듯했다.
“이, 검으로……모두를 지킬 거예요……어, 엄마도, 아줌마들도……모두 다……어, 어때요? 제 검술, 멋지죠? 응, 아앗! 꺅! 찌, 찌르지 마세요……그, 그런 짓하면……이 검으로……응앗!”
완전 맛이 가버렸군. 검술은커녕 검을 다루는 것조차 못하는 그녀가 ‘이 검으로 모두를 지킨다’라고 말하다니…….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겠다는 건 기특한 마음가짐이었지만 이미 죽은 사람들을 지킬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소중한 사람들을 눈앞에서 잃은 고통과 상실감을 저런 연극으로 때울 생각인가. 싸구려 레퍼토리 느낌을 주는 이루이의 연극에 나도 어울려줄까……. 잔인한 말을 하는 것도 좋았지만 현실의 허무함을 깨닫게 해주는 것도 남편의 일이니까 말이지.
“우리 이루이, 굉장한데……윽! 하, 하아……후우……이루이의 뛰어난 미모와 검술 솜씨라면 공주인 아테나를 이기는 것도 간단하겠는걸……?”
내 말에 이루이는 몽롱한 표정으로 날 봤다. 입에서 흐르는 침은 그녀의 몸을 타고 흘러 내 몸에 떨어졌지만 그 끈적함마저 기분 좋게 느껴질 정도로 나와 이루이는 섹스에 심취(心醉)해 있었다.
“아테나……공주님……?”
정신이 날아간 와중에도 공주님이라는 칭호를 붙이다니. 예의가 바른 건지, 순진한 건지. 둘 다겠지만 난 기회다 싶어 헛소리를 마구 지껄였다. 이루이의 마음도 편하게 해주고, 섹스도 즐겁게 하고. 이게 일석이조 아니겠어?
“그럼! 우리 이루이의 화려한 검무(劍舞)라면 제 아무리 아테나라도 이길 수 없을걸? 뭐니 뭐니 해도 이루이는 내 아내이자 루인 최고의 마법검사니까…….”
속으로 비웃었다. 헛소리도 정도가 있지. 루인 최고의 마법검사? 검사(劍士)는커녕 검도 제대로 못 휘두르는 것도 모자라 마법도 잘 못 쓰는 이루이를 마법검사라고 부르다니.
그녀를 골려줄 생각이었지만 생각 이상으로 시궁창 같은 표현이었기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망할. 일종의 비꼬는 말이나 다름없는 표현에 이루이는 더욱 웃었다.
“헤, 헤헤♡ 응, 맞아요……이 검과 마법으로……공주님도 쓰러뜨리고……응, 으큭! 아앗!”
미친놈…….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칼을 쥔 채 휘두르는 것도 불안해 죽겠는데 나는 두 손으로 이루이의 허리를 마구 짓누르고 있었다. 가냘픈 허리를 두 손으로 잡아 하반신으로 내리칠 때마다 이루이는 비명과 신음을 지르며 몸을 비비 꼬아댔다.
“아, 앗! 안 돼요! 응, 컥! 카, 칼을……!!”
칼이 잘못 떨어졌다간 나를 벨 수도 있었기에 이루이는 검을 던지려 했다. 자아, 그럼 슬슬 남편으로서의 치졸한 복수를 시작해볼까?
“이, 이루이……설마 검을 던지려는 건, 으윽! 아, 아니겠지?”
이루이는 내 말을 듣자마자 두 손으로 검을 쥐었다. 검을 쥐긴 했지만 당장에라도 던져야 한다는 초조함과 불안이 얼굴에 피어오른다. 목숨을 담보로 한 섹스라니……그렇게 생각하자 자지가 더욱 뿔룩댔고 그녀를 짓누르는 손 또한 더 강해진다.
“아테나를 쓰러뜨릴 정도로 강하고 아름다운 이루이잖아? 검을 놓으면 안 된다고……검은 검사의 생명이니 말이지……!!”
내 말에 이루이는 움직임을 멈춘 채 이도저도 할 수 없게 됐다. 나의 안전을 위해서는 검을 던지거나 놓아야 했지만 이미 머리가 미쳐버린 상태라 내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게 됐다. 마을 사람들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서 태어난 ‘마법검사 이루이’의 이미지는 그녀의 연약한 정신과 육체를 강제로 옭아맸다.
“아, 앗! 으윽! 마, 맞아요! 저어, 이런……아, 하끅!”
씨발! 그녀의 질이 더욱 더 내 물건을 조여왔다! 질 경련이 일어난 건가? 아, 아니면 아기한테 닿은 건가? 어느 쪽이든 간에 절정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침뿐만 아니라 콧물과 눈물까지 질질 흘리는 이루이의 모습에서 ‘모두를 지키는 마법검사’의 이미지는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하, 히큭! 응, 앗! 안 돼에엣!”
쨍그랑.
맑은 소리가 났다. 이루이는 결국 검을 옆으로 던지고 말았다. 도저히 검을 쥘 상태가 아니었기에 그 행동은 옳았다. 놓친 검이 나를 찌르거나 죽였다면? 카인한테 죽은 것도 아니고 괴물한테 살해당한 게 아니라 ‘아내가 칼 가지고 장난치다가 잘못해서 죽었다’는 병신 같은 죽음을 맞이했겠지. 내가 병신이긴 했지만 그런 식으로 죽는 건 사양이었다.
날 위해 검을 던졌지만 이건 이거대로 쓸 만한 핑계였기에 이루이를 보며 비웃음과 조롱을 날린다.
“마법검사인 주제에 검을 놓치다니……네년은 정말 쓰레기군……!!”
마법검사에서 단숨에 쓰레기로 전락해버린 이루이는 내 말에 황급히 변명하려 했다. 당장 절정에 도달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태에서 던진 검과 내 얼굴을 번갈아보던 이루이는 되지도 않는 변명을 지껄였다.
“아, 아니에요! 세린님을 지키기 위, 햇!? 어, 억! 아, 아기가……으, 아윽! 아파요! 자, 자궁을 그렇게 찌르면 안 돼요! 아기가 죽는단 말이에요!”
아기의 목숨이 위험해지자 체면과 자존심을 버린 채 외쳐대는 저 모습! 그 모습에 나는 눈물을 흘렸다. 그래, 이거다. 이런 맛이 있어야지! 허리를 잡던 손으로 그녀의 옆구리를 잡아 내 쪽으로 당기자 이루이는 기겁을 했다.
안 그래도 아기한테 가끔씩 자지가 닿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내 품에 안겼다간 신체적 구조로 인해 더욱 더 자궁에 충격이 가해지게 된다.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내 손길을 거부해야 했지만 아무런 힘도 없는 그녀한테 저항의 가능성이 남아있을 리가 없었다.
“엄마와 친구들도 지키지 못한 쓰레기 같은 년! 어미가 무능하니 그 딸년도 무능하기 짝이 없겠지! 너 같이 무능한 년을 놓고 죽은 엄마가 불쌍한데? 하핫!”
고인드립과 패드립을 동시에 치며 끌어안자 이루이는 충격과 분노를 나타냈다만……. 그것뿐이었다. 괴물의 습격과 여행의 피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피폐한 이루이가 내 완력을 이길 리는 만무했기에 결국 내 품으로 부드러운 육체를 눕히게 됐다.
“아, 아기는 관계없어요! 아기에 대한 모욕을 취소해주세……으큭! 아, 앗! 안 돼요옷! 아기가 움찔거렸어요! 자지가 닿을 때마다, 으, 극! 어윽!”
섹시했던 신음은 어느새 고통의 단말마로 변해 있었고 그녀는 내 자지로부터 벗어나려 했지만……헛된 발버둥이다. 질 경련과 함께 남자의 맛을 알아버린 꽃잎은 더욱 더 자지를 빨아댔고, 내부의 돌기와 온도는 좆과의 오붓한 키스를 즐기고 있었기에 빠져나올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울컥대는 자지는 이제 곧 절정에 도달하니 그녀한테 전할 마지막 말을 정하라며 아우성을 쳤다. 내 다리 사이에 달린 것이긴 하지만 가끔은 나와 전혀 별개의 영혼이나 정신을 가진 게 아닐까 의심이 될 정도로 본능에 충실한 놈이었다. 원하는 대로 마무리로 들어가 보실까.
“마법검사는 무슨 마법검사냐, 무능한 년! 죽은 마을 사람들을 버린 채 날 따라온 배신자년은 내 자지로 찔러 죽여주마앗! 으, 앗! 크윽! 흑, 흐큭! 아, 앗!”
“아앗! 싸앗! 싸요! 아기가 죽어도 상관없으니 싸아앗! 빨리! 좆물이 들어오면 분명 모두가 행복해질 거, 으윽!”
질 안에서 터진 생명의 액체는 나와 이루이. 두 명의 육체와 정신을 셧다운 시켜버렸다. 소중한 정자를 터뜨린 나는 지금까지의 열정이 거짓말이라 생각될 정도로 축 가라앉아 버렸다. 아직 발기한 채 단단하게 선 자지 외에는 모든 신체 일부가 정지된 느낌이 든다.
축 늘어진 건 이루이도 마찬가지였다. 기승위(騎乗位) 자세. 내 몸을 짓누른 채 허리와 보지를 박아대던 자세였지만 내가 무리하게 그녀를 끌어안았기에 이루이는 현재 내 품에 안긴 채 움찔대고 있었다. 내가 너무 심했나…….
“이루이, 괜찮아?”
너무 자극이 심해 혹시나 아기나 배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어 상태를 물었다. 이루이는 대답 대신 내 입에 자신의 입술을 맞추며 날 끌어안았다. 질 안에 있는 물건이 움찔대며 남은 정액을 뿌려댔다.
“헤, 헤헤……임금님, 만족하셨어요?”
그녀는 오히려 날 향해 만족하냐고 물었다. 이런 상황에서까지 날 ‘임금님’이라 부르다니……. 이미 왕위를 빼앗기고 모든 걸 잃은 병신이 됐건만, 그런 나를 이렇게까지 극진하게 대접해주니 뭐라 말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이루이는 침이 흐르는 입으로 내 목 주위를 핥아댔다.
“미, 미안. 그……너한테 한 말은 진심이 아니었어. 너무 마음에……으윽!”
목을 핥아대던 그녀는 내 사과를 다 듣지도 않은 채 어깨를 깨물었다. 아주 강하게 깨문 건 아니지만 살짝 치아 자국이 남았기에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싶었다. 이루이는 자기가 낸 치아 자국을 핥으며 웃었다.
“헤헤……알고 있어요. 세린님 같이 착하신 분이 진심으로 그런 말씀을 하실 리가 없잖아요……?”
미안하다. 진심으로 한 말은 아니지만 골려주려고 한 말이었어. 차마 ‘자신만만하고 건방진 이루이를 놀리기 위해 패드립 & 고인드립을 쳤다’라고 말할 수는 없었기에 바보 같이 고개만 끄덕였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스스로 좋은 의견을 냈는데 굳이 그걸 망칠 이유는 없지.
“게다가……말뿐이긴 해도 기뻤어요. 아테나 공주님처럼 강하고 아름다우신 분보다 강하다고 말씀해주셔서요…….”
그녀한테 ‘마법검사’라는 칭호를 붙이기 위해 그냥 막 꺼내다 쓴 아테나가 이렇게 거론되자 미안한 마음이 더욱 든다. 마법검사라니. 마검사라면 또 모를까 ‘마법검사’같은 어정쩡한 칭호부터 시작해 그걸로 이루이를 괴롭힌 내가 감사 인사를 받으니 뻘쭘했다.
진실을 말하자니 화를 낼까봐 무섭고, 말을 안 하자니 미안한 마음이 팍팍 든다. 아아, 역시 내 주둥아리와 자지는 모든 화의 근원이다. 입 끝, 손(주먹) 끝, 좆 끝. 그 중 입 끝과 좆 끝을 잘못 다뤄서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나란 놈은 정말 반성도 진보도 없는 놈이구나 싶었다.
“아테나 공주님처럼 아름답지도……강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주신 세린님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테니까……너무 신경 쓰시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전투에 참여할 수 없는 이루이는 전투 후에 치료 혹은 내 상태를 묻는……일종의 힐러(Healer)의 역할이었다. 사람마다 할 수 있는 일, 할 수 없는 일이 있듯이 그녀한테 전투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내 보호를 받아가며 여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그렇다고 해서 자기 자신한테 무력함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루이의 경우 나를 보며 더욱 더 무력감과 초조함을 느꼈겠지. 결속력이 강한 마을, 루인을 지키던 경비대원들처럼 모두를 위해 일하거나 싸우고 싶어 했었으니까.
하지만 현실은 괴물을 피해서 다녀야 하는 비참한 여행길뿐이었다. 전투가 발생해도 나한테 전투를 맡긴 채 안전한 곳에 피해 있어야 했고, 주변에 혹시나 습격이나 응원군이 없나를 살펴봐야만 했다. 마법검사는커녕 마법조차 전투에 쓸 수 없는 그녀한테 있어서는 일종의 모욕이나 다름없었겠지.
“미안해, 이루이. 널 모욕할 생각은 정말 없었어. 난 그……이루이가 너무 귀엽고 기특해서……괜히 자격지심(自激之心)을 느껴서 우울해하는 게 안타까웠거든. 기운을 북돋아 주려고 했던 말인데……괜히 상처를 준 거 같네. 정말 미안해.”
이루이는 고개를 저으며 더욱 강하게 나를 끌어안았다. 사정이 끝난 자지라지만 여성의 품 안에서 자극을 받으면 매우 색다른 자극을 느낄 수 있었다. 뇌로 전해지는 그 쾌감에 나는 힘을 잃은 채 멍해졌으며 그런 나를 보며 이루이는 살짝 웃음을 띠었다.
“헤헤……역시 세린님은 착하고 좋으신 분이에요. 세린님의 좆물을 마셔서 아기도 좋다고 하는걸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지만 그런 식으로 말해주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안즈와는 색다른 맛이 있는 이루이였기에 그녀를 소중히 안았다. 그녀를 안은 채 올려다 본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있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수도겠네요…….”
예전에 비해 전투가 많이 줄었기에 남은 시간은 그저 걷기만 했다. 휴식과 식사도 최소한의 시간으로 끝내고 오직 걷기만 했기에 수도에 도착하는 시간은 예정보다 빨라질 것이다. 출발이 늦었던 만큼 도착이라도 빨리 해야지. 아마 내일이면 도착할 거 같았다.
“수도에 가면……세린님과 헤어지게 되나요?”
“……글쎄.”
그 질문에는 확답(確答)할 수가 없었다. 나도 몰랐으니까. 자랑은 아니지만 내 미래가 결코 평탄하지 않을 거라는 대답은 가능했다. 그건 안 봐도 알 수 있었고, 지금까지 오래 경험했으니까. 하지만 이루이의 질문에는 긍정도, 부정도.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내 생사(生死)의 유무부터 시작해 아내, 괴물, 도시. 모든 것이 어떻게 될지 도무지 감이 안 잡혔으니까. 수도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카인이 나한테 던졌던 애매모호한 말과 태도가 내 사고회로를 괴롭혔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다. 알몸이긴 했지만 오히려 선선한 느낌이 들었기에 기분이 좋아진다. 질 안에 들어간 자지를 놓지 않겠다는 양 이루이는 나를 꼭 끌어안았고, 나 또한 그녀의 갸륵함과 귀여움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을 담아 껴안았다.
길고 긴 여정의 끝이 바람과 함께 다가오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코멘트에 대한 답변입니다.
고양이새벽님, 늘 코멘트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겁게 읽어주셔서 고맙긴 한데 내용은 점점 막장으로 치닫고 있어 참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19금씬입니다만 세 글자로 줄이자면 넵막장. 루인 최고의 마법검사라는 말부터 시작해 자지로 찔러 죽여주마, 패드립 등등. 적은 작가의 정신상태를 의심케 만드는 표현이 여럿 있습니다. 누가 적었는지 몰라도 정신상태가 존나 황폐한가 보네요.
예? 제가 적었다고요?
하핫! 레드썬에 많이 걸리셔서 혼동을 하시는 거 같네요!
저처럼 깨끗하디 깨끗한 정신 상태를 가진 사람이 이런 퇴폐한 글을 적을 리가 만무하잖습니까? 그런데 제가 이런 글을 적었다니. 앞으로는 레드썬을 피하시며 건강한 삶을 삽니다.
으응? 근데 이상하네요?
안 적었다고 하면 왜 저는 후기를 작성하고 있는 걸까요?
작가도 아닌데 후기를 작성하다니……읏, 머, 머리가……!!
뭐, 뭐지 이건……뭔가 머리로……들어 온다……!!
……나는 스케일1의 신세린과 스케일 11의 신세아를 펜듈럼 세팅!
이걸로 레벨 2에서 10까지의 몬스터를 동시소환 가능!
흔들려라, 영혼의 펜듈럼.
천공에 그려라, 빛의 아크(Arc)!!
펜듈럼 소환! 나와라! 개막장 삼형제!
개막장 삼형제1! 쓸데없는 잡담으로 한 편 때워먹기!
개막장 삼형제2! 19금씬 적으면서 늘 똑같은 표현 쓰기!
개막장 삼형제3! 이상한 글 적는 주제에 잘 나가는 작가인 줄 아는 병신작가!
이게 바로 개막장 아크 파이브가 남긴 유산, 펜듈럼 소환이다! 망할 앜파 각본가놈아!
뭐, 유희왕 드립은 이 정도로 그칠까 싶네요. 아크 파이브는 너무 악명이 높아 몇 개의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안 봤고요. 싱크로 소환? 액셀 싱크로? 전 엑시즈를 더 선호하고 싶네요. 5D's때부터 안 봤거든요. 덧붙여 최근 방송하는 브레인즈도 아직 안 건드렸습니다. 링크 소환? 마스터즈 룰4? 전 그런 거 몰라요!
드래곤볼 슈퍼
건담 철혈의 오펀스
유희왕 아크 파이브
개막장 3총사 중 철혈은 다 봐버렸습니다. 그걸 리얼타임으로 다 보다니. 과거로 돌아가 저 자신을 때리고 싶네요. 덕분에 야쿠자 뽕이 뭔지 알게 됐습니다. 두 번 다시 알고 싶지 않네요. 여러분도 가능하면 저 위의 세 개는 접하지 마세요. 여러 모로 힘들어집니다. 즐겁자고 보는 애니인데 정신이 막 오염돼요.
앞으로 건전한 후기를 적기 위해 열심히 소설도 적고 애니도 보겠습니다. 여러분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네? 신세아는 누구냐고요?
극후반부 가면 언급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전자책 ‘아스라이’의 주인공입니다. 200화까지 게시하면 잠시 쉬게 될 것 같으니 그 사이에 심심풀이 삼아 보셔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