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렘어드벤처–당신의 아기를 낳고 싶어-130화 (130/235)

00128 「13-7 : 왜 내 인생은 늘 이러냐……? (3)」 =========================

당연한 소리지만 아내들의 반응은 ‘안 된다’였다. 헬레나를 끝으로 더 이상 아내를 만들 생각이 없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아내들이 싫어하니 떠날 생각도 금세 사라졌다.

야만족인 그녀는 내 아내들 중 얼마 없는 육체파에 견줄 정도로 근육과 생김새, 복장이 매력적이었다만……. 아내들과의 평화와 행복을 부서서 얻고 싶을 정도는 아니었다.

아내들이 싫어하는 것은 그녀들과 몸을 나누는 것뿐만이 아니었다. 얼마나 멀리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곳으로 가버리면 나와 함께 지낼 수가 없는 것에도 화를 냈다. 그걸 들으니 가슴이 찡해지더라…….

에휴, 나도 참 노답 새끼군. 아내들은 내가 다른 여자와 몸을 섞는 것부터 시작해 우리의 마을에서 나가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데 난 그저 ‘어, 예쁘네……존나 박음직하네 ㅎㅎㅎ’따위나 생각하고 앉아 있으니 원…….

안즈는 어디 있냐고 물으니 마을을 구경하고 있다고 했다. 야만족이라고는 하지만 숲에 사는 사람들이다. 우리 마을이 예전보다 훨씬 더 살기 좋아졌을 뿐 아니라 활기를 띠고 있는 것에 관심을 가진 거겠지.

마을의 여자들은 모두 임신 4개월로 접어 들어가고 있었다. 점점 불러오는 배를 나한테 들이대며 우리의 아기가 자라고 있다며 기뻐하는 그녀들을 볼 때마다 자지가 불끈거렸기에 곤란했었지.

체술과 검술 훈련이 일과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마을의 여자들을 그대로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내 아내들뿐만 아니라 경비대원들한테도 육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욕구불만인 것은 그녀들뿐만이 아니었다.

마을의 모든 여자들이 나와 사랑을 나누고 싶어 했다. 임신만 시켜두고 이대로 끝내는 것도 뭐했다만, 자주 돌봐주지 못하는 아기들한테 사랑을 전해주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정식적인 아내들은 아니지만 공개적으로 섹스 파티를 할 때 몇 번이고 탐했던 그녀들을 이제 와서 창녀나 없는 여자 취급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그딴 짓을 할 리가 없지 않은가?

물론 뭐……다른 쪽으로 미치긴 했다만. 그래도 내 아기를 임신한 여자들을 소홀하게 둘 생각은 없었다.

아내들이나 경비대원들은 늘 자고 먹고 하는 숙사에서 매우 가까웠기에 좋든 싫든 만나서 몸을 나누는 사이였다. 결과론으로만 보자면 ‘가까운 곳에 있으니 얼마든지 서로를 탐할 수 있다’였다.

하지만 프레그넌트의 여성들은 그렇지 못했다. 3백 명이 넘는 여자들이 경비대에 들락날락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해낸 것은 분신을 이용한 서비스였다. 늘 함께 있는 그녀들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좀처럼 만날 수 없는 마을의 여성들한테 있어서는 혼자라는 사실이 매우 힘들고 외로울 것이라 했다. 아빠가 있지만 좀처럼 만날 수 없다니. 슬픈 일이지 않은가. 내가 뭐 죽은 것도 아니고.

그녀들이 가진 아기의 아빠는 바로 나지만, 나는 한 사람이다. 원래대로라면 그녀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었겠지만……이 세상에 온 후에 익힌 마법들을 쓴다면 그러한 일도 가능했다. 지금까지 몇 번이고 썼고 앞으로고 계속 쓸 그 마법. 분신술만 있다면 말이다.

프레그넌트를 돌아다니며 지리나 사람들의 얼굴, 이름, 집을 외우느라 꽤나 고생했지. 아직까지 완벽하게 외우고 있지는 않았지만 육체적인 쾌락과 정신적인 안정감을 바라는 여자들은 대부분이었기에 꽤 넉넉하게 분신을 만들어야만 했다.

42,500의 마력 중 40,000 정도를 쓸 정도의 대규모 분신을 만들어야만 했기에 함부로 마력을 낭비할 수 없게 됐다.

이 건에 대해서는 아내들한테 내가 먼저 말을 했다. 대규모의 섹스 파티를 매일 열 수는 없었기에 경비대에 와서 신청하면 내가 분신을 그곳으로 보낼 생각인데, 너희는 괜찮냐고 물었다. 아내들이 싫어한다면 아무래도 실행하기가 그랬으니까.

내 걱정과 달리 아내들은 내 의견에 대해 흔쾌히 찬성해주었다. 자기들이 나를 너무 독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에 대해 자각은 있었던 거 같았다. 마을의 주민들한테 나를 공유해주자니 자신들과의 생활이나 함께 있는 시간이 줄어들 거 같았는데, 내 스스로 이런 서비스를 생각해 말하니 오히려 기뻐하는 눈치였다. 반대를 하지 않아 다행이군.

괴물을 쓰러뜨려 평화와 행복, 안전이 찾아온 건 확실했다. 하지만……이 세상은 흔히 접하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랑은 달랐다. ‘괴물 격파 = 모든 사람의 행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쓰러뜨린 후에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 더욱 더 고민해야만 했다. 안전을 위해 경비를 어떻게 설 것이냐부터 시작해 고민해야 하는 것 투성이었다. 이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아내들한테 말한 서비스만 해도 그렇다. 서비스라고는 하지만 400명의 분신을 각 집에 한 명씩 보내는 것은 꽤 현실성이 없었다. 레이 시리즈도 상대해야만 했고, 레이 시리즈한테 줄 마력과 정액 또한 제한되어 있었으니까.

‘회복의 반지’가 있긴 하지만 이것만 철썩 같이 믿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집이나 관계가 가까운 여자들은 한 집에 모여 그녀들과 사랑을 나눌 수밖에 없겠군…….

프레그넌트는 마을 사람들 간의 교류가 잦은 편이었으며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또한 매우 깊었다. 아마 두세 가구가 한 집에 모여 함께 난교 파티를 즐긴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광장에서 몇 백 명이나 되는 여자들과 몸을 나누며 운우지락을 나누었는데 그 정도야 어려운 일도 아니겠지.

정상적인 사람들 입장에서 볼 때는 그야말로 미친 짓이겠지. 두세 가정의 아녀자들을 모아다가 어미고 딸이고 상관없이 그 꽃잎과 엉덩이에 자지를 박아대는……그야말로 모녀강간이나 다름없는 짓이니 말이다.

현실에서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짓이었겠지만 이제는 너무 익숙해지다 보니 현실의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하는 빈도나 횟수가 줄어들었다. 이젠 완전히 이 세상 사람이군.

달라진 나 자신을 볼 때마다 그 머리 하얀 미친년이 했던 소리가 떠오른다. 더 변하라며 날 비웃었었지. 그 이유부터 시작해 도무지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며 힌트까지 줬었던 게 떠오른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었지.

‘레벨 10이 됐을 때, 너희가 부카케에 도착했을 때. 그리고 안나랑 니나한테 납치당했을 때. 마리아랑 아테나까지 보냈었지. 니 생각 맞아. 니가 말하는 ‘원하지도 않는데 휘말리는 상황’을 만든 건 바로 나야. 하지만 말이지……니가 그때마다 했던 일을 생각해봐. 그 이벤트가 뭘 뜻하는지 금방 답이 나올걸? 힌트는 바로……. ‘언제나 너는 거기에 있었다’야.’

체술 훈련 때는 눈앞에 적이 있다 생각하며 급소를 노리거나 주먹을 질렀기에 그런 걸 생각할 틈이 없었다. 하지만 검술 훈련 때는 단순히 목검을 내리치기만 하면 됐기에 오히려 생각할 시간이 많이 났었고, 그 짬을 이용해 자주 잡생각을 하고는 했다. 지금 막 떠올린 말 또한 생각해봤었다. 답을 알았냐고? 그럼 내가 떠올렸겠냐? 짐작도 가지 않았다.

내가 그때마다 했던 일이라니. 아니, 살아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릴 때가 아니었는데 뭘 했다는 거야 내가…….

안나와 니나가 우리를 납치했을 때는 아기의 목숨까지 위험한 상황이었기에 수단, 방법 따위를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그저 어떻게든 ‘자지의 맹세’를 써서 살아남으려고 했었지.

마리아와 아테나? 그 미친년 때문에 우리 마을까지 왔었지. 하필이면 숲을 되찾은 축하 겸 마을 전체 섹스 파티 때. 하아……그때 생각하니 다시금 감회가 새롭구만. 1년 정도 지난 느낌이 든다. 워낙 충격적인 일이 많다보니 추억이 아주 오래 전의 일로 느껴진다.

어찌 됐든……마을 여자들의 불만을 풀어주고 육체적·정신적 쾌락을 위해서는 이 마을에 있어야만 한다. 아쉽지만 안즈를 따라갈 수는 없다. 뭐어……그 여자 한 명만 만족시켜주는 거라면 오늘 밤에 그녀를 범하면 되는 일이고.

범할 때 ‘자지의 맹세’를 발동시키면 그걸로 THE END. 야만족의 전체 인구수를 물어 그만큼 캡슐을 갖다 주면 그걸로 충분하다.

캡슐을 먹어 임신을 하게 된 그녀들은 바라는 아기를 가지게 되어 해피☆해피!

마을의 여자들은 내가 계속 마을에 있게 되니 밤마다 외롭지 않아 해피★해피!

내 아내들과 경비대원들은 업무 스트레스와 피로를 섹스로 풀며 살아간다.

내 아내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허이짜!

사랑스런 여인들의 자궁에 좆물을 쩌빱!

행복……만땅! 좆물……만땅!

“……풋! 푸, 크흐흐흐! 어, 흐흑……!! 아, 씨발……빵 터졌잖아……!!”

잡생각하다가 갑자기 혼자 한 개그에 빵 터져 부들거리다니……!! 이거야말로 혼자 놀기의 진수 아니던가?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허파에 바람 들어간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미친 듯이 웃어댔다. 자주 웃고는 했지만 이렇게 빵 터져버리면 진짜 미친 듯이 웃어댔기에 아내들이 ‘뭐 잘못 먹었냐?’라며 이상한 눈으로 봤었지.

혼자 별 지랄을 다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생각은 좀처럼 그만둘 수가 없었다. 생각해보니 나도 참 기구한 인생이었다. 오늘날 여기까지 올 때까지.

숲에서 일어나 괴물과 싸우고, 프레그넌트에 들어와서도 괴물이랑 싸우고. 로라랑 메이를 화해시켜주면서 괴물이랑 싸우고, 아이라를 찾으러 가면서도 괴물이랑 싸웠지.

부카케에 가서 미카를 구하느라 싸웠고, 안나와 니나를 노예로 만든 후에도 싸웠다. 아이라의 텔레포트를 써서 프레그넌트 주변에 온 다음에도 싸웠고, 아스카를 포획하기 전까지도 싸웠다.

싸움은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마리아와 아테나. 두 명과 결혼 후 왕궁에 가서도 모의전을 벌였지. 처맞으며 지는 원 사이드 게임. 일방적인 모의전이긴 했다만.

정말 최근에 들어서서야 안전하고 행복해진 프레그넌트를 생각하니 참으로 슬프기 그지없었다. 뭐가 슬펐냐고? 지난 6개월 동안 진짜 괴물이랑 싸우는 게 주된 인생이었구나 싶어서.

아니, 뭐가 이렇냐? 현실에서는 싸움을 못 하는 것도 있고 안 하는 것도 있었다. 못 해서 싸움 자체에 참여도 안 했고 관심도 없었다. 이종격투기나 권투 보면서 ‘허허, 저 사람들 잘 싸우네’라고 생각하기도 했었지. 싸움이랑은 인연이 없는 인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데 이건 뭔데? 왜 싸움에는 인연도, 관심도 없었던 내가 계속 괴물을 죽이며 모험길, 여행길을 헤쳐 나갔던 걸까?

아니, 누구는 9클래스 마법, 오러 블레이드, 소드 마스터 등 무력 짱에 지력도 짱. 삼국지로 치자면 ‘여포+제갈 공명’ 급의 개사기 캐릭터가 되어 온 천하를 호령하며 다니느라 바쁜데 왜 나는 아내들 힘까지 빌리며 괴물이랑 싸워온 걸까?

슬픈 건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싸우는 건 괴물과의 전투로 끝나지 않았다. 안나랑 니나한테 납치당했던 걸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자 투쟁’이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 또한 싸웠던 것으로 카운트된다. 괴물도 모자라 사람한테 납치까지 당하며 살아남아야 했다니. 대체 내 인생은 어쩌다가 이런 시궁창에 떨어지게 된 걸까?

그러다가 왕궁에 들어가서는 여왕기사단의 부단장인 헬레나한테도 동네북 때리듯이 처맞았었지. 이제 와서 그녀가 날 때릴 일은 없겠지만 다짜고짜 사람한테 맞는 역사를 보니 나도 참 기구한 운명이구나 싶었다.

하아……이것도 저것도 다 그 머리 하얀 여자 때문이야……. 어떻게 그 여자는 무슨 일만 일어났다 하면 나한테 욕을 먹냐? 그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었다. 욕 먹는 능력.

또 슬픈 건……괴물과 싸우며 평화와 행복을 얻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정작 그 전부터 지금까지. 내 아내들과 제대로 된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아, 착각하지 마라. 난 아내들을 사랑하며 그녀들과 보낸 시간을 매우 소중히 여기고 있다. 내가 말하는 ‘제대로 된 시간을 보내다’라는 말은 일종의……오붓한 가족 간의 시간을 말하는 것이었다.

보통 가족과 함께 유원지나 공원에 놀러간다거나, 추억을 만든다거나 등. 가족끼리 어딘가에 가 화목한 시간을 보내며 추억을 만드는 것은 일종의 이벤트이자 거쳐야 할 추억 중 하나다. 그러한 아름답고 행복한 추억이 사람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라 나는 확신한다만……정작 이곳에서는 그럴 틈이 없었다.

늘 생존을 위해 싸우고 괴물을 죽이고. 겨우 숲에 있던 괴물을 전멸시켜 그곳을 돌아본 것 정도일까……. 화목한 가정을 바랐지만 정작 아침부터 저녁 먹기 전까지 체술, 검술 훈련만을 하고 있으니 씁쓸한 느낌이었다. 훈련을 시작한지 오늘로 일주일째던가?

이 정도 시간밖에 안 지났는데 이런 생각이 나는 거 보니 내가 가정이나 가족에 관심 없는 무심한 놈처럼 느껴졌다.

자식인 나한테 빚을 떠넘기고 공무원이나 대기업 사원이 되기를 바랐던 부모를 그렇게 욕했건만……내가 그런 부모의 피를 이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그런 부모를 보면서 자라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런 부모의 길을 걷고 있던 걸까?

어느 쪽이든 용서받지 못할 변명이었기에 한숨을 쉬었다. 강해지는 건 중요하지만……이대로 소중한 가족을 내버려두고 싶지는 않았다.

……어쩔 수 없지. 고민하던 나는 결국 꼼수를 쓰기로 했다. 꼼수라고 해도 그리 대단한 건 아니었다. 이걸 쓰면 훈련을 하면서도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는 있다.

뭐……훈련 시간에 비해 습득하게 되는 지식이나 경험은 내가 직접 수련하며 얻은 것처럼 만족스럽지는 못하겠지만. 안 하는 거보다 나을 거다. 훈련도, 가족을 신경 쓰는 것도. 훈련을 하는 건 좋지만 그런다고 내가 바로 엄청 강해지는 건 아니잖아?

공부를 땡땡이치는 학생 같은 변명을 하며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경비대원들한테 경비대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나 주의할 점 등을 가르치고 있는 로라가 보인다. 근엄한 얼굴로 무언가를 가르치던 그녀는 나를 보자 정말 반가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역시……아내들 곁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한 건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다.

“세린……! 어, 지금은 검술 훈련 중 아니었나요?”

나를 반기면서도 훈련에 대해 걱정하다니. 이 경우 ‘야, 너 똑바로 안 하냐? 시발, 검술 훈련하던 놈이 일주일도 안 돼서 내팽개쳤냐? 어휴, 근성 없는 새끼!’라는 메시지는 들어가 있지 않았다. 자기를 찾아와 준 게 훈련보다 기쁘니 저런 표정을 지었던 거겠지. 단지 ‘여기 있으면 훈련은요?’라는 느낌으로 물어본 거겠지.

“하고 있어요. 밖에서.”

“네? 그게 무슨……? 앗, 혹시……?”

역시 로라다. 눈치가 빠르다니까? 그녀는 이미 눈치 챈 거 같았다. 아는 사람은 다 알 거라 생각한다. 내가 사용한 꼼수. 그건 바로 분신술이었다.

MP 100을 소모해 한 명의 분신을 소환하는 분신술은 흡사 닌자 만화 [나루토]에 나오는 환영분신술(幻影分身術)과 매우 유사한 효과였다.

실체를 지닌 채 자율행동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여 분신이나 마법을 써서 섹스나 전투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마법. 그게 바로 분신술이었다.

누가 들으면 ‘ㅋㅋㅋ 섹스랑 전투랑 같냐? 와, 골 때리는 새끼 ㅋㅋㅋ’라며 비웃을 수도 있겠지만 그 효과는 결코 비웃을 수 없는 것이었다.

분신술의 좋은 점이라면 당연히 머릿수였다. 아내들과 함께 싸운 이후로 머릿수를 요긴하게 쓴 적은 주로 한 아내한테 두세 명의 세린을 붙여줄 때. 그리고 마을 사람들을 포함해 대량의 여자들을 상대할 때였다. 본체인 내가 다른 업무를 보고 있을 때 분신으로 나온 세린들이 노력해준 덕분에 염려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좋은 점은 바로 분신의 성질이었다. 분신이 각 여자와 즐길 때마다 느끼는 감촉, 쾌감, 생각 등이 나한테 전해졌기에 다양한 정보를 단숨에 파악할 수 있었다. 그들이 즐기거나 얻는 지식 등이 모조리 나한테 왔기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많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이러한 특성은 [나루토]에 나오는 환영분신술과 매우 유사한 타입이었기에 백발의 여자가 다시금 오타쿠가 아닌가 의심케 만드는 요소 중 하나였다. 카미유도 그렇고 코스튬도 그렇고.

이 ‘하렘 어드벤처’는 어느 정도 뼈대가 갖추어진 세상이지만 그걸 이루고 있는 요소들은 대부분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 나오는 것들이었다. 오리지널리티와 다른 작품들의 요소가 어색하게 섞여 있다고 해야 할까.

내가 직접 경험하는 것처럼 아주 생생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식이나 느낌을 전달받는 것은 매우 특이하면서도 황홀한 경험이었다. 몇 백 명의 여자를 상대하든 간에 그 촉감과 열락 어린 경험이 모두 돌아오다니……이보다 황홀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심지어 그걸 경험한 게 모두 ‘신세린’이라니. 기쁘기 한량 없잖냐.

자율행동과 경험 및 지식의 습득을 동시에 할 수 있었기에 이는 훈련에도 쓸 수 있었다. 지금까지 쓰지 않은 이유라면……앞서 말했듯이 어디까지나 지식으로 전달 받는 정도였기에 내가 직접 경험하고 수련하는 것만큼의 효능은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분신을 대타 삼아 쓰는 거라면 효율의 극대화를 꾀할 수도 있겠지만, 오늘부터 시작했으니 그리 큰 효과는 못 보겠지.

하지만……그게 뭐 어쨌다고. 이렇게 좋아하는 로라를 보니 역시 대타 쓰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 다른 아내들을 위해서도 이 방법을 선택하는 게 좋겠지. 음……이후에 돌아올 피로감이 좀 걱정되긴 한다만.

분신술을 통해 얻는 건 쾌감과 지식만이 아니었다. 질내사정이나 과격한 섹스 후 얻는 피로감이나 고통 또한 나한테 전달됐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요리 조리 골라먹을 수는 없다는 걸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지. 저렇게 검을 휘두르다보면 피로가 쌓일 테고, 그 피로는 분신이 사라짐과 동시에 나한테 올 것이다.

분신이 맛보는 쾌감과 고통을 실시간으로도 느낄 수 있지만 나중에 한 번에 몰아서 받을 수도 있었다. 난 현재 후자를 선택한 상태였다. 이거야 완전 숙제를 나중에 한 번에 몰아치기로 끝내려는 학생이 된 기분이군.

차근차근 풀어나가든 한 방에 몰아치든 숙제를 해야 한다는 의무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게 바로 딱 내 입장이었다. 원해서 그렇게 된 건 아니지만.

그러한 피로를 그리 신경 쓰지 않고 활동할 수 있었던 건 회복의 반지나 회복 마법 덕분이겠지. 아내들이 수시로 걸어주는 마법 덕분에 편하긴 했지만 그것도 너무 중독되면 곤란했기에 적절한 시기에 써야만 했다. 마법에 너무 의지하다간 마법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이 될 테니까.

피로가 걱정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본체인 내가 다 마치고도 그냥 피곤하다 정도였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이 세상에 와서 본의 아니게 얻은 것에는 마법이나 고생만 있는 게 아니었다. 어느 정도의 체력 단련도 뜻하지 않게 얻게 됐다.

정말 원해서 얻은 것도 아니고 생각해서 얻은 것도 아니지만, 이왕 얻은 것이니 감사히 쓰기로 했다. 아내들과의 오붓한 시간에서.

이 세상에 끌려 와서 얻게 된 것이라면 최대한 좋은 쪽으로, 나를 위해 쓰기로 했으니까. 내가 미쳤다고 고생해서 얻은 걸 버릴까? 나한테 도움이 되지 않고 가지고 있어봤자 쓸모가 없다면야 버리거나 남을 주겠지. 지식이나 경험, 체력 등 내가 쓸 수 있고 나한테 도움이 되는 것들을 포기할 이유는 하등 없었기에 감사히 써줄 생각이었다.

기뻐하는 로라 곁에 있으니 그녀는 기뻐하면서 다시 강의를 시작했다. 차기 경비대장은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기에 각자 경험을 하며 얻은 지식이나 경험을 강의로 설명하고 있었다. 내가 없는 동안 아내들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괜히 나까지 가슴이 따뜻해지네. 정말이지, 좋은 아내들을 뒀구나. 나는…….

안즈한테는 오늘밤에 정액을 주입한 후 돌려보낼 생각이었다. 한 명을 임신시키는 것 정도야 아내들이 이해를 해줄 테고, 내가 이 마을에서 벗어나 야만족이 있는 숲까지 가는 거에 비하면 아주 싼 것일 테니까. 아내들과 마을 여성들을 위해서도 난 이곳에 있어야만 했다.

저녁 식사 전까지 열띤 목소리로 강의를 하던 로라는 각자의 건투를 빈다는 말로 강의를 마쳤다. 곧 저녁식사였지만 로라는 그런 것에 아랑곳 않고 팔짱을 요구했다.

그녀의 팔과 내 팔이 서로를 껴안자 커다란 가슴이 손에 닿았고 로라는 그것을 은근히 즐기는 느낌이었다. 이 시간이면 원래 훈련을 해야 하는데 자신 혼자만 나를 독차지하게 된 것이 매우 기쁜 거 같았다.

저녁을 먹으며 나누는 이야기는 남들이 듣기에는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무엇보다 소중한 이야기였다. 아침에 누구와 무슨 일을 했다부터 시작해 아기가 배를 찼다, 마을 여성들이 부러워했다는 등.

수련으로 인해 나가지 못하는 나한테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해줬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나도 저 이야기에 동참할 수 있겠군.

이야기를 들으며 느낀 것은 단순히 수련 때문에 못 얻은 정보를 전해 들어서 기쁘다는 것뿐만이 아니었다. 자신들이 겪은 이야기를 즐겁게 이야기하는 걸 보니 마음이 따스해졌다. 이럴 때마다 현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가족의 소중함, 사람의 온기,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 등을 느낄 수 있었기에 가슴이 찡해졌다.

내가 노답 변태 새끼긴 하지만……역시 이 마을에서 떨어지는 것은 원치 않았다. 필요하다면 안즈만을 임신시킨 후 캡슐과 함께 보내버리면 된다. 야만족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아기만 임신할 수 있다면 캡슐로도 충분하겠지. 굳이 내가 가서 아내들을 화내게 만들 필요는 없잖아?

게다가 마을 여자들을 위한 섹스 서비스를 실행하기 위해서도 내 존재는 필수불가결한 것이었다.

뭐, 내가 가기 싫은 이유에 이것저것 이유를 붙여 정당화시키는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이제 와서 듣도 보도 못한 사람들을 위해 또 모험에 나서야 한다니. 참아주라. 캡슐 하나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도울 의무는 없잖아.

그런 생각을 하며 아내들의 얼굴을 보니 그녀들은 평소보다 물끄러미 내 얼굴을 보고 있었다. 이미 안즈와 나눈 이야기를 들은 거 같군. 하아……날 이렇게 걱정해주는 여자들이 여기 있는데 가길 어딜 가.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내가 여기에 남기를 바라는 사람이 적어도 나 혼자만 있는 건 아니라는 뜻이었으니까.

저녁을 다 먹은 나는 아이나와 아이라, 로라와 함께 응접실로 향했다. 아침에는 집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굳이 저녁까지 집무실을 쓸 이유는 없었으니까.

낮 동안에 마을을 돌아다닌 안즈한테 있어서도 딱딱한 집무실보다는 부드러운 분위기의 응접실이 나을 것이다. 내가 할 대답은 어차피 거절이니까 이왕이면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완만하게 해결하는 게 낫겠지.

거절을 해야 하니 야만족의 전체 인구수를 물어 캡슐을 만들어야겠군.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기를 원하는 건 여기나 저기나 마찬가지일 테니까. 다시 레이 시리즈를 써야 할 거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한숨이 나올 거 같지만……참아야겠지. 꼭 나쁜 일만 있는 건 아니니까. 만약 안즈가 원한다면 그녀를 임신시켜줄 수도 있고.

아직 거절의 뜻을 전하지도 않았건만 난 벌써부터 안즈를 범할 생각에 빠져 있었고, 그런 생각에 하반신이 불끈거리자 아내들이 핀잔을 주었다.

으음……이미 내 생각까지 훤히 꿰뚫고 있다니. 핀잔을 들은 건 슬프지만 내 뜻을 이렇게까지 파악해주는 아내들한테 사랑스러움과 행복함을 느끼며 우리는 발걸음을 옮겼다.

============================ 작품 후기 ============================

처음에 나루토를 봤을 때는 꽤 신선한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닌자를 다루는 만화도 별로 없었지만, 차크라나 혈족계승 같은 설정이 꽤 신기했거든요. 그런 부류의 만화는 좀처럼 보기 어려웠기에 점차 나루토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최고로 인기가 좋았을 때는 두말할 것도 없이 사스케를 되찾는 에피소드였습니다. 굳이 이름붙이자면 ‘사스케 탈출 저지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예? 왜 ‘사스케 탈환’이라고 안 하냐고요? 사람한테는 탈환(奪還)이라는 말을 쓰면 안 되거든요.

여담이지만 기동전사 건담00에서 ‘알렐루야 탈환 작전’이라는 에피소드가 있는데……사람으로도 안 취급하는 알렐루야의 대우 보소 ㅋㅋㅋ 근데 솔레스탈 빙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중 한 명입니다. 건담 마이스터 중에서 그나마 말이 통할 거 같거든요. 건담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다시 나루토로 돌아갑시다.

사스케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나루토 일행. 목숨을 걸면서까지 싸우지만 사스케는 결국 탈주닌자가 되어버립니다. 1부 마지막의 나루토 vs 사스케 전투는 실로 엄청났죠. 오죽하면 그걸 계기로 나루토라는 작품에 입문한 사람까지 나올까요.

하지만 2부. 흔히 말하는 ‘나루토 질풍전’이 시작되며 점차 그 명성과 인기는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잦은 연재로 인해 작가인 키시모토 마사시는 건강 및 작품 진행의 소재가 고갈되기 시작했었습니다. 1부의 설정이나 캐릭터 특징과 맞지 않는 장면도 조금씩 보였고요.

처음에 보였던 근성, 노력 등은 어디로 가고 혈족계승, 혈통빨, 눈깔대전으로 변모한 질풍전. 거기에 무리수까지 덧붙이니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흥미진진하지만 진짜 재미있어서 흥미진진한 게 아니라, 막장으로 흘러가서 흥미진진한 거였죠. 탁 까놓고 말해 1부의 완성도나 재미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차크라를 제대로 운용 못 하던 나루토는 금수저 집안 출신의 귀공자였고 사스케는 눈깔만으로 대부분의 적을 물리치는 굇수가 되어 있었습니다.

록 리요? 특별편 외에는 더 이상 활약도, 특징도 없는 패배자가 되어버렸습니다. 체술만으로도 상급닌자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응, 무리. 넵, 불가능. 그야말로 작가가 대놓고 만든 병신 캐릭터로 전락해버렸죠.

백안은 눈깔대전에 들어갈 수도 없는 최하급 눈깔이 됐습니다. 초기에는 백안, 사륜안, 마지막 하나의 눈동자가 있었는데 거기에 윤회안이 들어가게 됐습니다.

물론 그 윤회안의 설정과 파워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는 굳이 거론할 필요도 없겠죠. 나뭇잎 부수기를 완성시키고 싶어 하던 오로치마루를 단숨에 병신 머저리로 만들었습니다. 파워 인플레라고 들어는 보셨나?

이처럼 1부의 악역이나 사건, 전개를 무시하고 ‘재미를 위한 재미’만을 추구하던 나루토는 결국 엔딩을 맞이했습니다.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긴 했습니다만 굳이 말하자면 [좋았던 작품. 하지만 소년점프의 욕심+간섭과 휴재 없는 연재로 인해 이상하게 끝났다]라고 말하고 싶네요.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나루토니 만큼 함부로 완결시킬 수는 없었을 겁니다.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캐릭터 상품 등.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빠른 완결은 절대 용납할 수가 없었겠죠. 또한 휴재를 해버리면 인기가 줄어드니 휴재 또한 봐줄 수는 없었을 겁니다.

문제는……만화를 비롯해 대부분의 작가나 창작자는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당연히 휴식 시간도 필요하고 차후 전개나 설정, 떡밥 해결 등을 생각할 시간 등이 절실합니다. 저도 소설 써보니 아는데, 하루에 2~3편 쓰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집니다. 진짜 그냥 쉬고 싶어져요.

헌데 어시스턴트랑 협력해서 그려야만 하는 만화를 계속 연재하도록 만들었다? 무리수와 억지 전개가 안 나올 수가 없습니다. 작가도 그걸 존나 원해서 그리는 게 아니라, 여러 사정이 있어 그렇게 그린 거겠죠. 자기 자식처럼 소중한 유명작품을 뭐 하러 막장으로 만들겠습니까?

이런 저런 말은 많았지만 결국 끝난 나루토. 후속작인 보루토가 나오지만 이미 나루토붐은 끝났다고 봐야겠죠. 후속편이 나오니까 보는 거지 옛날만한 기대나 애정은 없다고 보는 게 정확합니다. 결국은 나루토라는 작품의 스핀오프에 가까운 거니까요.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개인사정이나 외부의 간섭이 들어가면 망할 수밖에 없다는, 매우 좋은 예시입니다. 아, 그렇다고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나루토는 정말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지금도 좋아하고, 특유의 세계관에 닌자라는 것을 넣은 것만큼은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합니다.

일뽕이라든가 그런 문제가 아니라, 닌자라는 것을 넣어 이렇게까지 ‘닌자 만화=나루토’라는 인식을 만드는 건 힘든 일이거든요. 순정만화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다른 만화를 생각하지만 닌자 만화라고 하면 곧바로 나루토가 나오잖아요. 그 정도로 나루토의 파급력은 엄청난 거였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게 되면 처음에는 좋지만, 후에는 점차 방해나 원하지 않는 길을 걸게 됩니다. 단순히 만화만 해도 그런데 사람의 앞일이나 미래야 말할 것도 없겠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부디 그러한 힘든 일 때문에 괴로워하는 미래를 안 보내셨으면 하네요.

후기는 이상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재밌는 소설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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