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20 「12-9 : 평화로운 이야기 (1)」 =========================
판타지 소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은 무엇일까? 난 기사와 마법사라고 생각한다. 판타지 세상에서 마법사라는 존재는 말할 필요조차 없었다. 판타지 세상에서 마법사가 없다면……어, 그래. 좀 참신할 수도 있겠지.
그치만 마법사가 없는 판타지를 볼 거라면 그냥 액션 영화 보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마법사는 판타지를 상징하고 있었다.
기사도 멋지지. 기사도 같이 현재는 보기 어렵지만 일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행하는 사람들은 멋있으니까.
불의를 참지 못하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기사들의 모습은 현대인한테 있어서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사단 같은 오래된 명칭에 로망을 가지는 거겠지.
그래.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난 기사도 아니고 마법사도 아니다. 여기 와서 마법을 쓸 수 있게 됐지만 ‘자지의 맹세’부터 시작해 ‘좆물 캡슐’ 등 이상하고 해괴한 마법을 주로 배웠지.
마법은 쓸 수 있지만 내가 가진 마법은 아무리 생각해도 ‘판타지 세상의 마법사’가 쓸 만한 마법이 아니었다. 변태나 쓸 법한 것이었고 난 변태답게 마음껏 썼다.
……눈물 좀 닦고. 크흥! 코도 좀 풀자. 어, 어디까지 이야기 했더라? 아, 그래. 변태답다는 말. 내가 변태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니 넘어가자. 마법이 중요한 주제니까. 내가 변태라는 걸 알고 싶다면 다른 에피소드를 봐라. 아마 골 때리는 미친 변태 새끼라는 말이 절로 나올 거다.
기사라는 건 주로 체격이 있고, 싸움도 잘 하는……적어도 나 같은 놈보다는 훨씬 더 활동적이고 쾌활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난 혹시나 내가 판타지 세상에 가게 된다면 마법사 같은 타입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 생각은 ‘반(半)’은 맞았다. 좀 독설 넣어 말한다면 반(半)도 안 되지만 어떻게 하다 보니 반이 됐다고 해야 하나…….
마법을 쓸 수 있으니 마법사에 속하긴 하지만, ‘마법사가 됐다’라는 건 엄밀히 말해 틀린 말이었다. ‘마법사가 되는 것을 강요받았다’……라고 해야 할까.
나 같은 놈을 마법사로 분류할 수 있다면 마법사 찌꺼기 정도는 될 수는 있겠지만 정상적인 마법을 쓰는 것도 아니고, 마법을 배우기 위한 공부도 안 했기에 아마 정식적인 마법사로는 인정받을 수 없을 거 같았다.
생각해봐라. 자지에 입을 맞추면 여자를 지배할 수 있게 되는 ‘자지(좆)의 맹세’. 좆물로 임신시킬 수 있는 ‘좆물 캡슐’. 소중한 아기를 죽임으로써 충성도와 의존도를 높이는 ‘낙태’ 등.
이게 어딜 봐서 정상적인 마법사란 말인가? 누가 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면상에 한 방 갈기고 싶어지는 마법들뿐이었다.
더 웃긴 건……이 마법을 누가 줬는지 아는데도 불구하고 면상에 한 방 날릴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나를 비롯해 세 명의 여자들을 이 세상에 부른 것도. 이 ‘하렘 어드벤처’ 세상을 만들어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도. 모두 다 그 머리 하얀 미친 여자가 꾸민 짓이었으니까.
그 미친 여자는 나뿐만 아니라 모든 여자들. 좀 거창하게 말해 이 ‘하렘 어드벤처 월드’의 주인이었다. 모든 여자는 물론이고 나까지 마음대로 조종하고 지배할 수 있는 절대자이자 창조주. 그런 절대적인 힘을 지닌 여자한테 내가 무슨 힘으로 한 방 날릴 수 있단 말인가?
지금 마음속이나 입으로 ‘그건 니 노오오오오오오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예요! 존나 열심히 노오오오오력을 하면 한 대 먹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그년의 보지에 자지를 박아댈 수도 있어요!’라고 지껄인 놈. 진심으로 말한다. 자살해라.
뭐? 노오오오오력?
이 빌어먹을 놈들을 보았나?
너희는 헬조선에서 파견된 노력충 전사들이냐?
당장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한테 ‘너희가 평범한 사람인 이유는 노오오오오오력을 안 해서 그런 거예요! 존나 노력하면 부자도 될 수 있고 재벌도 될 수 있고 초사이어인도 될 수 있어요!’라고 내가 말하면 어떻게 될까?
몰매를 맞게 되겠지!
내가 꼭 이유를 말해야 하냐?
안 되니까!
못 하니까!
이룰 수 없으니까!
사람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아무리 그 잘난 노오오오오력을 한다고 한들 한계가 있는 사람의 능력으로는 모든 걸 이룰 수 없다. 설령 이룰 수 있다 하더라도 현실의 다양한 요소들이 앞을 가로막기 마련이고, 우리는 그런 요소들 앞에서 무너지고 좌절할 수밖에 없다.
머리 하얀 미친 여자는 바로 그 빌어먹을 요소였다. 아니, 온갖 부조리를 모으더라도 그 여자만큼은 아니겠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생각도 읽으면서 비웃고 있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이런 여자한테 노오오오오력을 해서 한 방 먹이라고? 니가 해라.
한때의 나는 주제도 모르고 그 여자를 죽이려고 했다. 그 여자를 죽이면 모든 게 해피 엔딩이 될 거라 생각했지. 내가 가진 무기나 마법을 잘 써서 죽이면 그 날로 불행 & 고생 끝! 행복 시작! 오 ^0^/
하하, 물론 그게 병신 크리티컬이었다는 사실을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됐지.
마법은커녕 내 목숨을 구해준 M16A1과 K2 소총마저 그녀가 준 능력(무기)이었다. 그녀가 준 마법과 무기는 발동은커녕 꺼낼 수조차 없었다. 그럼 나는 그야말로 평범한 사람이 되는 거고, 평범한 사람은 괴물한테조차 이길 수 없다. 내가 맨 처음 이 세상에 오자마자 괴물한테 비 오는 날 신명나게 맞듯이 털렸는데 어떻게 이기란 말이냐……?
정말 목숨이 위험할 때 날 구해줬던 무기. 하늘을 날아다니는 M16A1에 그토록 고마워했건만……그게 모두 그녀가 꾸민 짓이었다니. 참 웃겼다. 그럼 뭐 하러 이 세상에 불러서 괴물이랑 맞짱을 뜨게 한 거냐? 병 주고 약 주냐? 정말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여자였다. 그 여자한테 논리로 아주 박살이 난 후에 생각했다.
과연 내가 그 여자를 이길 수 있을까?
도망조차 못 쳤던 내가 용감하게 그녀를 상대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나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이렇게 결론을 냈다.
당연히 안 되죠 씨팔! 응? 다들 왜 표정이 그렇게 구겨짐? 너님들은 대체 나한테 뭘 바란 거임? 내가 지금까지 했던 짓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난 절대 희망을 느끼며 질질 싸는 주인공 타입이 아니었다. 온갖 변태적 성향으로 무장하다 못해 그 변태적인 생각을 실천하는 씹변태 좆병신 새끼지!
자기 입으로 그런 말을 하니 안 부끄럽냐고? 이젠 별로 부끄럽지도 않다. 하늘을 하늘이라 부르고 땅을 땅이라 칭하는데 변태를 변태라 불러야지 그럼, 신사(紳士)라고 부르냐? 신사라는 이름의 변태? Huh?
도망조차 못 쳐서 빌빌 댔던 내가 희망에 절정을 느끼며 좆을 마구 흔들어대는 주인공이 아니라는 건 이쯤 되면 모두 알았을 거라 생각한다. 주인공은 좆을 흔들어대며 펀치를 날리는 미친놈이 아니라는 태클이 있겠지만 아무렴 어떤가. 이제 와서 그런 게 중요한 것도 아닌데. 그런 주인공이 한두 명쯤은 있어도 나쁠 건 없겠지.
무기도 못 쓰고 마법도 못 쓰는 평범한 남자. 인간 신세린이 그나마 저항하기 위해서는 가진 몸뚱아리를 쓸 수밖에 없었다. 평범한 물리적 타격이 효과가 있나 없나는 둘째 치고 이런 짓이라도 안 하면 불안해 미칠 것만 같았다.
평화와 행복만 찾으면 모든 것이 잘 풀릴 줄 알았는데 나는 왜 맨날 내가 원하지 않는 짓만 해야 하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더 슬프고 안타까웠다. 군대에 있을 때도 그랬다만 투덜거린다고 무언가 달라지는 게 있는 것도 아니니 할 수밖에 없지.
내가 익힐 것은 격투술과 검술이었다. 마법이 없는 한국에서 사람이 맨손 혹은 무기를 들고 싸우려면 격투술이나 검술을 배우는 게 일반적이었고, 이는 이 세상에서도 그랬다.
용병 생활을 하던 안나와 니나 모녀도 괴물과 싸우며 자주 격투술을 쓰곤 했다. 니나의 경우 아예 마력을 써서 난타전으로 몰고 가고는 했지.
소총과 투영마술을 마음껏 쓰며 접근전을 거의 벌이지 않았던 내가 이제 와서 검술과 체술 훈련을 하게 되다니. 인생이란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프레그넌트로 돌아온 날. 나는 아내들한테 헬레나한테 졌던 것을 핑계로 대며 훈련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 미친 여자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벙끗 안 했기에 모두 믿는 눈치였다.
아침 일찍 일어나 무언가를 하게 되는 건 군대가 마지막일 거라 생각했었다. 계약직 이후로 백수였던 내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이유는 도서관에 가려고 그런 거지, 일을 하려고 그런 건 아니었으니까. 오전에는 체술(격투술), 오후에는 검술을 훈련하기로 했다.
경비대는 사실 군대에 가까운 집단이다. 마을을 지키기 위해 경비를 서는 것부터 시작해 훈련, 업무를 하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군대였다. 예비군 할 때마다 이 빌어먹을 예비군 생활도 이제 얼마 안 남았다고 좋아했었는데 설마 이런 식으로 두 번째 입대를 하게 될 줄이야. 기분이 묘하다. 뭐어……여자들만 있으니 나야 좋다만.
은빛 비키니 아머를 입고 다니는 그들을 보며 눈요기를 한 건 약과였다. 근무를 마친 그녀들의 노고를 위로한다는 뜻에서 몇 번이나 강간을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그리고 난 현재……그 아리따운 여성들 앞에서 체술을 배우고 있었다.
……알몸으로.
† † † † † † † † † †
“읏, 찻!”
킥킥거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빌어먹을. 그렇지만 욕을 할 수는 없었다. 실제로 웃긴 모습이었으니까. 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
혹시나 싶어 말해두지만 난 남자다. 여자가 아닌 남자 새끼가 옷 하나 안 입고 발차기나 정권 찌르기를 한다고 생각해봐라.
……죽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금 정권 찌르기를 했다. 주변에는 내 아내를 비롯해 막사에서 쉬고 있던 경비대원들까지 나와 날 구경하고 있었다.
이 쪽팔린 상황에서 내 자지는 울긋거리며 자기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고 있었고, 난 부끄러워하면서도 모두의 주목에 쾌감을 느끼는 나 자신을 박살내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있었다.
“세린도 차암……정말이지 재능이 없는 병신이네요? 이렇게 나갔다간 괴물한테 죽기 십상이겠어요.”
“미, 미안해요……읏! 꿀꺽……로, 로라……거긴. 흑! 읏!”
젠장! 왜 내가 신음을 해야 하는 걸까!? 남자 놈의 신음소리 따위 아무도 안 듣고 싶어 한단 말이다! 로라와 미카, 안나와 니나는 내 주위를 둘러싸 자세의 교정 등을 해주고 있었다……만. 아무리 봐도 약한 사람 괴롭히며 즐거워하는 느낌이다.
로라는 내 뒤로 와 그 가녀린 손으로 자지를 잡은 채 조금씩 힘을 주고 있었다. 맨날 치욕과 쾌락만 주다가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하니……기, 기분 존나 좋아……!
인정해야 했다. 난 변태다. 그것도……남한테 쾌락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창피나 고통을 받는 것도 즐기는 변태. 변태를 넘어선 변태. 앞으로 나를 초변태(超變態)라 불러다오……!
“팔이 멈췄다구요, 세린! 정말이지……! 당신 같은 약골이 괴물한테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에잇, 에잇♡”
“윽, 하읏……! 아, 알겠어요 로라……! 윽! 하앗……!”
폭언이나 다름없는 모욕성 발언이었지만 그것마저도 기쁘고 즐겁게 느껴질 정도로 기분이 몽롱했다. 남들 앞에서 치욕을 당한다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을 줄이야……!
지금까지 야외 섹스를 하며 미친 대사를 지껄였던 아내들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머리가 완전 새하얘져서 아무래도 좋은 느낌이었다.
이런 느낌은 여자들이 받아야 했고, 난 그런 여자들을 보며 승리와 정복감을 느껴야 했는데……어쩌다 이런 꼬라지가 된 걸까. 내가 아헤가오가 되어 가는 모습을 누가 보고 싶어 할까. 작가도 안 보고 싶어 한다.
이 글을 적으면서 ‘하, 시발……내가 남자 새끼 질질 싸는 거 적어야 하나……’라며 심각하게 고민 중이었다.
“왜 그러느냐, 세린? 아직 수련중이니라. 정말이지……훈련 중인데도 자지를 벌떡 세우다니. 세린은 정말이지 음탕하구나……! 너 같은 놈의 아내가 된 걸 감사히 여기거라. 이 쓸모없는 고깃덩어리 노예놈아……!!”
아스카는 이때다 싶었는지 폭언을 날리며 촉수검과 같은 꼬리로 내 좆을 살짝 찌르기도 하고 묶기도 했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쾌감에 난 부들부들 몸을 떨었고 주변에서는 더욱 더 큰 웃음소리가 들렸다.
“세린! 제 말을 무시하는 건가요? 하아……예전의 메이 같이 쓸모가 없네요. 당신 같은 남자를 믿었다니. 제 자신이 부끄러워요. 제 말 듣고 있나요?”
“하, 읏! 네에! 듣고 있어요, 아윽! 로라! 아스카! 제발 자지를 놔……윽!”
쀼직! 찌즈즙!
좆대가리가 마구 흔들리며 정액이 발사됐다. 내 물건을 쥐고 있던 아스카의 꼬리와 로라의 손이 그 사정마저 냉정하게 막았고, 발사될 곳을 잃은 정액은 그녀들의 꼬리와 손에 퍼지며 생을 마감했다.
“아앗……아까운 좆물을 이렇게 낭비하다니! 세린, 정말 혼나고 싶어요? 읏, 쯉……할짝! 하, 읏! 빨리 좀 더 뿜어내라구요! 경비대원조차 아닌 당신을 교육해야 하는 제 고통을 알긴 아나요? 꿀꺽……하아……조, 좆물 죠아아아……♥”
날 매도하는 것에 기쁨과 즐거움, 쾌락을 느끼며 좆물을 게걸스럽게 빨아대는 로라의 모습은 마치 처음 만났을 때와 같았다. 그때를 생각하니 다시금 자지가 부풀어 올랐고 로라는 콧노래를 부르며 힘을 줬다. 로라와 아스카를 비롯해 날 보며 웃는 여자들을 보며 난 확신했다.
지금도 내가 변태라는 생각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지만……오늘 그 생각에 다른 내용 또한 추가해야 했다. 변태는 나뿐만이 아니었다. 여기 있는 대부분의 여자. 어쩌면 모든 여자가 나를 능가하는 변태일 수도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 지금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메이를 만났을 때처럼 다른 사람을 매도하고 비난하며 쾌감을 느끼는 로라의 모습은 어딜 보더라도 가학적(加虐的) 성향이 강한 여성이었다! 아스카는? 그 꼬리로 내 물건을 찌르고 휘감으며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다!
미카는 로라한테 교대를 요구했고 안나와 니나는 자기들 차례는 언제 오냐며 투덜대고 있었다. 로라는 프레그넌트의 경비대장이자 내 두 번째 아내. 아내의 서열에서도, 프레그넌트에서의 발언권도. 좀 막말로 ‘짬’에서도 밀리는 부분이 없는 여성이었다. 메이는 검술 실력이 아주 높은 수준이 아니었기에 견학을 하고 있다.
혜린이를 비롯해 현실에서 온 여자들은 히죽대며 날 놀리고 있었다. 오늘 밤이 두렵지 않은가 보지? 그런 가벼운 협박조차 못 할 정도로 내 물건을 능숙하게 가지고 노는 로라를 보니 진짜 변태 성향이 엄청나긴 엄청나다.
아이나나 아이라는 마법에 특화된 타입이었기에 그녀들 또한 어쩔 수 없이 견학을 해야 했다. 내 물건을 가지고 놀 생각은 만땅이지만 함께 훈련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니. 으음……어떤 면에서는 나 이상으로 교활하단 말이지.
갑자기 아내들의 색다른 모습과 은밀한 성향을 깨달은 건 기뻤지만 그걸 알기 위해 지불한 대가는 너무 컸다. 그 대가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겠지. 지금 같은 형태로.
너무나 황홀했기에 지면에 쓰러질 것 같았다. 간신히 팔꿈치로 땅을 짚어 땅바닥과 키스하는 걸 막았지만 문제는 아직도 남아 있었다.
“세린! 당신이란 사람은 정말이지……자지가 뿔룩대고 있는 건 건강하다는 증거잖아요? 엄살 피지 말고 일어나요! 으읏, 미카! 아직 제 차례라구요……!”
“시, 싫어! 나도 세린을 괴롭혀보고 싶다구……! 그 울컥대는 자지는 원래 나만의 것이었단 말이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아요! 정말이지……! 이런 건 저한테만 말했으면 좋았을 것을! 눈치도 없다니까요? 이봐요, 세린! 얼른 안 일어나요?”
“아, 읏! 제발! 이, 일어날게요! 그러니 제발 손에 힘 좀 빼요……!”
미카는 아예 대놓고 날 괴롭혀보고 싶다고 했다. 아니, 로라 씨. 비단 로라만이 아니라 모두 다. 나한테 무슨 원한이라도……있겠군. 멍청한 질문이었다. 오히려 원한이 없는 게 이상하지.
날 사랑하긴 하지만 내가 그녀들한테 짓궂은 짓을 한두 번 했어야 말이지. 여러 번 한 정도가 아니라 엄청 많이 했었다. 자승자박, 자업자득이군.
겨우 일어나자 로라는 내 물건에서 손을 풀었다. 이제야 자유로워지나 싶었는데……으, 응? 로라? 왜 내 앞에 오는 거야? 그녀는 스커트를 들어 올려 팬티를 살짝 벗었다. 어, 왜!?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야……!?
“로, 로라! 내 차례잖아! 그런 건 비겁해!”
“아, 아직 모자라다구요! 자아, 세린……? 얼른 여기에 세린의 걸 박아주세요. 이것도 훈련을 위한 거니까 빨리 하라구요……!”
틱틱대며 나를 몰아붙이는 그 말투는 밉살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것이었다. 나한테 이런 변태적인 성향이 있다는 걸 조금 더 빨리 깨달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럼 함께 메이를 혼내고 때리는 플레이도 가능했을 테니까. 짐승이나 할 법한 생각이다만……인간도 짐승의 한 종류니까.
머뭇거리면서도 천천히. 그녀의 안에 물건을 삽입하자 로라는 다리를 부들부들 거리면서도 어떻게든 서있는 상태를 유지했다. 이게 훈련과 대체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거야?
그런 생각을 하던 나는 갑자기 로라가 다가오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두 다리와 두 손으로 내 허리와 목을 휘감았다.
자궁과 남근이 결합된 상태에서 다가왔으니 우리의 사랑은 더욱 깊어졌고, 그녀는 목과 허리에 손과 발을 휘감음으로써 떨어지는 걸 방지하고 있었다. 스스로 하반신을 움직일 때마다 충격과 부들거림이 온몸으로 전해져 왔고, 이렇게 되니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가슴이 클 뿐만 아니라 아기까지 품은 로라의 몸은 생각 이상으로 육중했기에 바들바들 거리면서 간신히 지탱해야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이, 이게 무슨 훈련이랑 관계가 있다는 거야……?
“그, 그런 훈련이라면 나도! 나도 할 수 있느니라! 어째서 로라만 이득을 보는 게냐!?”
“시, 시끄러워요! 자아, 세린……느껴지죠? 이게 바로 생명의 무게에요. 윽, 하끅! 히, 히야아……♪”
로라는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며 계속 하반신을 내리쳤고, 그 덕분에 나는 넘어지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생명을 죽인다는 건 아주 무서운 일이니……끅! 아, 앗! 그래요! 바로 거기! 생명을 직접 안고 훈련함으로써……으응! 아, 흣!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 거랍니다……?”
“그런 거 엉망진창이야! 세리인! 나도! 나도 할 거야!”
미카의 말대로였다. 아니……지금까지 죽인 건 오직 괴물뿐이었다. 사람을 죽일 생각도 없고 설령 사람과 싸울 일이 있다 해도 내가 쓰는 건 무기와 마법이다. 이 훈련에는 하등 필요 없는 논리라고 생각한다만…….
“마마! 그런 거 안 돼! 아빠한테 박히고 싶어서 거짓말하면 못 써!”
“시끄러! 윽, 아앗! 세린……이러니까 옛날 생각도 나고, 좋죠? 네?”
메이의 불만 서린 목소리에 노기 서린 목소리로 대답한 로라는 다시금 긍정적인 대답을 바라며 몸을 비벼왔다. 으음……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훈련이랑 상관없는 거짓말인데.
그치만 뭐, 아주 틀려먹은 말도 아니었고 거절하기에도 뭐한 상황이었기에 그냥 이렇게 있자 싶었다.
“후후♥ 자아, 세린. 이번에는 정권이 아니라 자지 찌르기랍니다? 늠름한 자지 찌르기로 아버지의 위엄을 보여줄 때에요. 네? 그런 것도 못 할 정도로 무능하진 않겠죠?”
“하, 하……물론이죠. 아름다운 로라가 지도해주는데 그런 것도 못 하겠어요? 윽……!”
주변에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지기 시작했다. 하아……. 그냥 체술을 연습할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이 꼬라지가 됐을까? 내 탓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이렇게 흘러간 것에 대해 단 1%의 책임도 없다고 하긴 그랬기에 분신술을 썼다. 점점 나타나는 분신을 보며 난 힘껏 외쳤다.
“한 명씩 데려가세요! 체술이든 검술이든 마음껏 훈련시키세요! 단, 다치지 않게 주의하시고요!”
아내들을 비롯해 경비대원들은 열락 띤 비명을 지르며 내 분신들을 데려가기 시작했다. 평소 경비대원들로 가득하던 훈련장은 내 자지에 박힌 채 앙앙대는 암캐들로 가득 차있었다.
아침훈련이 어느새 아침 섹스로 변해버린 것에 대해 더 이상 할 말이 없었기에 그냥 눈앞에 닥친 현실에 만족하기로 했다.
“아, 앗! 저 세린도! 저기 있는 저 세린도! 다 내 거인데……! 흥앗!? 으끅! 으큭!?”
“자아, 로라. 여러 가지로 모자란 제자를 봐주느라 고생 많았죠? 이건 제 답례에요! 으랏, 샤! 읏차!”
코알라처럼 매달린 로라를 위해 이번에는 다른 테크닉을 썼다. 원래라면 허리를 뺐다가 단숨에 처박는 테크닉이어야 했지만 내 목과 허리가 휘감긴 상태에서는 쓰기가 어렵다. 그럼 현재 내가 처한 상황을 이점(利點)으로 살리면 그만이다.
엉덩이를 잡은 상태에서 힘껏 들어올렸다 손을 놓는다. 그걸로 끝이었다. 매우 심플해 테크닉이라고 하기도 뭐했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커다란 가슴과 뱃속의 아기. 체중만으로도 무겁건만 지구의 중력으로 인해 받게 되는 힘은 매우 복합적이며 커다란 것이었으니까.
“앗, 앗! 하지 마요! 제가 움직일 테니까……흐응! 앗, 엉덩이를 막 만지면 아기가 죽어버려요!”
“안 죽어요.”
썰렁 개그 같은 대화를 나누며 다시 한 번 풍만한 엉덩이를 잡았다. 몇 번이고 박았던 엉덩이지만 이렇게 안긴 상태에서 만진 적은 별로 없었기에 꽤 즐거웠다. 날 향해 매도를 날리던 로라도 좋지만 이렇게 어쩔 줄 몰라 하는 로라도 너무 좋아♬
“로라. 하늘 같은 서방님께 건방진 소리를 지껄여서 좋았죠? 저도 즐겁게 해드릴게요.”
“세, 세린……그러지 마요! 그, 조금 흥분이 돼서 그랬던 거니까 그렇게 난폭하게……으큭! 허, 허끅! 아, 아기가……윽! 발길질을 한단 말이에요! 하지 마요……시, 시발놈아……!”
로라는 좀처럼 하지 않는 욕까지 뱉으며 불만을 내뱉었다. 원래라면 멈춰야 했지만 이미 발동이 걸린 상태였기에 그건 무리다. 적어도 한 방은 빼야지.
“이러다 아기가 좀 빨리 태어날 수도 있겠네요……! 그럼 좀 더 해볼까요?”
“아, 안 돼! 세린! 제발 하지 마요! 아악! 또, 또오……아, 애기가……흐윽!”
날 사정시켜야만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로라는 스스로 엉덩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엉덩이로 자지와 하반신을 짓누를 때마다 탄력 있는 자궁이 움찔거리는 귀두와 키스를 했지만, 지금 이 상태로 점심까지 있는 거보다야 나을 거라 생각했겠지. 난 그녀를 꼭 껴안아 격한 움직임을 취할 수 없게 만들었다.
“윽, 놔! 놓으란 말야! 아기가 이대로 나오면 안 돼에! 시발놈아, 놓으라고!”
“아앗, 로라! 아기의 발길질이 저한테도 느껴져요! 저희의 사랑을 듬뿍 담은 애액과 좆물로 오늘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하게 축복하죠!”
“히킥! 앗, 아앙! 안 돼! 잘못해쪄요! 졔발 져 죰 노아주셰요……흐끅! 앗!?”
남근뿐만 아니라 배에서 느껴지는 고통. 이중의 고통에 그녀는 몸을 비비 꼬면서 나를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그녀의 손톱이 등을 파고 들어가자 더욱 더 짜릿함이 느껴졌고, 그 짜릿함은 사정을 촉진시킨다.
“로라! 받, 아! 내 사랑이 듬뿍 들어간 자지 밀크 좆물 우유야! 아, 앗!”
누군가 듣는다면 ‘자지는 좆물! 밀크는 우유! 똑같은 말이 두 번이나 들어갔잖아요!’같은 태클을 걸 법한……진부한 절정 대사를 지껄이며 사정했다.
그녀의 자궁 안에서 터졌기에 단 한 방울의 낭비도 없이 폭발한 정액은 질과 자궁을 침략하며 그녀의 뇌를 과부하시켰다.
“어, 헉! 으헝! 와, 왔어! 세린의 상냥함이 듬뿍 들어간 자짓물이 보지랑 자궁을 익사시키고 있어요! 아기의 보금자리까지 들어와 태어나기도 전에 죽이려 해요! 아, 앗♡ 아아아아────앗! 샤, 샤량혜여……여보……♥”
깊게 파고 들어간 손톱은 점점 힘이 빠지며 풀려버렸다. 사정을 할 때까지는 결코 풀지 않겠다는 양 단단하게 날 휘감던 손과 팔도 시체처럼 덜렁거렸고, 그런 로라가 추락하지 않도록 꼭 안고 있었다. 정액 범벅이 된 그녀의 자궁을 계속해서 찌르는 건 잊지 않았다.
아침 체술 훈련부터 이런 상태라니. 주변을 둘러보니 다양한 체위로 즐기고 있는 아내들과 경비대원들이 보였다. 아무래도……오후 훈련도 결코 정상적으로 흘러가진 않을 거 같은 예감이 들었다.
============================ 작품 후기 ============================
제목과 내용이 완전 딴판이네요. 독자분들은 아마 이걸 보고 '개소리 집어쳐! 뭐가 평화롭다는 거야! 늘 하던 섹스 삼매경이잖아!'라고 외치실 겁니다. 아니면 뭐 이딴 게 다 있냐고 웃으실 수도 있겠구요.
어찌 됐든 간에 일단 평화롭기는 평화롭습니다. 괴물은 더 이상 없고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까봐 두려워 할 필요도 없게 됐죠. 괴물이 있던 때와 비교한다면 평화롭기는 평화롭습니다. 세린의 남근은 절찬리 호평중이긴 합니다만…….
대체 완결이 어떻게 날지 제가 더 궁금하네요. 이 막장을 어떻게 더욱 더 개막장으로 승화시킬 것인가……. 고민의 주제와 방향이 틀리긴 합니다만, 그냥 넘어갑시다. 이런 거 한두 번 겪은 것도 아니잖아요 ㅋㅋㅋ
회사 때문에 힘들어서 후기도 잘 못 쓰네요……. 부디 토요일과 일요일이 오기를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