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17 「12-6 : 중장(中章)의 시작 (16)」 =========================
2주라는 시간은 과연 긴 시간일까, 짧은 시간일까? 난 긴 시간이라 생각했다. 한 달을 대강 4주라고 잡는다면 그 반이니까.
14일 동안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는 하고자 하는 일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왕궁에서 지내며 내 아내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자 했다.
여기 온 첫날부터 헬레나한테 까이고, 처맞고. 이튿날 아침부터 목숨을 위협 당해 헬레나를 조교했었고. 어쩌다보니 헬레나를 아내로 맞이하게 됐다. 이것만 해도 3~4일을 소비했기에 일주일을 더 이곳에서 머무르기로 했다.
프레그넌트에 있었을 때에도 의식주의 걱정은 없었다. 경비대에서 숙식을 해결했기에 잘 곳이나 먹을 것에 모자람은 없었으니까. 옷도 지금 입고 있는 옷만 있으면 충분한데 무슨 욕심을 부리겠는가?
내 아내들과 1:1로 오붓한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하루는 시작됐다. 밤에 정액 투성이가 되어 찐득하고 끈적한 몸을 함께 욕실에서 씻는다. 물론 이때부터 난잡한 하루가 시작된다는 건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될 것이리라.
물로 몸을 씻으면서 질이나 항문에 정액을 주입하다니. 깨끗해지려고 씻는 건지, 더러워지려고 씻는 것인지 모를 일이었다.
식사 시간 때는 개인차가 있지만 대부분 질이나 항문에 물건을 박은 채 식사를 했다. 소중한 곳에 자지가 박힌 그녀들은 개처럼 접시에 얼굴을 처박고 먹고는 했다. 동물이 없는 이곳에서 사람이 개 흉내를 내다니.
오묘하면서도 원초적인 그 모습에 몇 번이고 자궁을 찔러댔고, 그럴 때마다 그녀들은 짐승 같은 소리를 내며 음식물 범벅이 되고는 했다.
식사가 끝나면 일부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자유 활동을 취할 수 있었다. 왕궁의 다양한 곳을 누비며 우리는 시간을 보냈다. 방, 욕실, 화장실, 통로, 훈련장, 왕좌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서로를 탐했으며, 지나가던 경비대원이나 시녀들은 우리의 모습을 보며 자신들의 비소(秘所)를 스스로 찔러댔다.
그런 시녀들과 경비대원들을 볼 때마다 난 분신술을 써서 그들을 위로해줬다. 이 건에 대해 마리아한테 말한 결과, 프레그넌트 때보다는 소규모지만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공간을 만들게 됐다. 비번이나 업무 후 그 공간에 가면 내 분신들이 있었기에 그간의 노고를 치하 받을 수 있었다. 물론 몸으로 말이다.
프레그넌트 때처럼 마을 전체 단위의 섹스 파티를 열까 생각도 했지만 무리였다. 넓은 이곳은 프레그넌트와 달리 사람이 모이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리며, 대규모의 이벤트를 열어버리면 다시금 서로의 시간이 없어지니까. 캡슐을 써서 모두의 고민을 해결했다는 걸로 퉁 치기로 했다.
섹스 중에는 과격한 말이나 행동이 용납됐기에 지금까지 꺼내지 못했던 불안, 초조, 슬픔 등을 드러낼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모두와 더욱 더 돈독한 관계를 가질 수 있었고 아내들은 서로를 이전보다 신뢰하고 사랑하게 됐다.
뭐……그런 상태가 되지 않으면 자지로 찔러주지 않겠다는 내 협박도 한 몫 했다만.
그러나 행복한 시간은 늘 빨리 지나가는 법이다. 백일 휴가는 4박 5일이 아니라 4.5초로 느껴지고 가족이 찾아온 군대 면회는 너무나 빨리 지나간다. 그건 정말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사실이자 진리다. 시간은 결코 동일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아내들과 난잡하면서도 달콤한 시간을 보낸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오늘이 지나면 내일 아침 식사를 하고 프레그넌트로 돌아간다. 이 세상에 불려온 것부터 시작해 괴물을 만나고, 여행도 떠나고. 이런 저런 일이 있었지만 요 근래 겪은 2주만큼 즐거웠던 일은 별로 없었지. 씁쓸하면서도 아쉬웠다.
내가 13명이나 늘어나니 그만큼 식사에 들어가는 식재료가 많아지는 건 좀 미안했다. 난 외동아들이지만 쌍둥이만 해도 식비나 양육비에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고 한다. 열 네 명이나 내가 존재하니까 식사에 생각보다 많은 지출을 낸 것이 지금도 마음에 걸렸다. 마리아는 신경 쓰지 말라고 했지만 난 신경 쓰인단 말이다…….
어젯밤부터 지금까지……마리아와 아테나, 헬레나는 내 남근을 자신들의 소중한 곳에 넣은 채 나와 함께 행동했다. 내일이면 헤어질 테니 조금이라도 더 함께 있고 싶다는 뜻이겠지. 그 애틋함과 갸륵함을 보니 이곳에 더 있고 싶었지만……프레그넌트에 돌아가서 마을에 필요한 일도 해야만 했다.
레이 시리즈에 대한 대처도 그랬지만 프레그넌트에 돌아가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이곳에 정착하게 될 것이다. 마리아와 아테나, 헬레나는 이곳에 남아야 했지만 다른 아내들만 프레그넌트에 보낸 채 이곳에서 세월을 보낼 수는 없었다.
여러 모로 슬픈 결단이다만 어쩔 도리가 없다. 최대한 이곳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소중히 보내는 수밖에…….
“세리이……인. 이곳에 남으면 안 되나요? 후훗……레이프를 비롯해 모든 마을에 있는 여자들을 당신한테 드릴 수 있다구요? 음, 쯉…….”
10시간 이상 내 물건이 박힌 상태에서도 날 유혹하려는 마리아의 모습은 그야말로 요부(妖婦)……아니, 서큐버스였다.
어디선가 느껴본 감각이 내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자 로라가 다급하게 외쳤다. 벌떡 일어서는 로라의 가슴이 흔들렸기에 그것 또한 보기 좋았다.
“안 돼요, 마리아! 세린한테 매혹의 마법을 걸다니……! 그런 거, 용서 못 해요!”
오오, 그랬군. 이 느낌……레이 시리즈와 떨어진지 2주나 넘었으니 무리도 아니지. 매혹의 마법에 걸리면 그녀가 누구보다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보인다. 다른 것보다 오직 마리아(매혹의 마법을 건 사람)만을 원하게 되는 이 마법을 나한테 걸다니…….
날 마법으로 지배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거의 반칙에 가까운 이 마법을 쓸 정도로 날 가지고 싶어 하다니. 기뻐해야 할 부분이겠지?
“다, 당신 같이 미천한 년이 감히 여왕의 결단에……읏, 아앗! 미안해요 세린! 머리가 새하얘져서 그런 거였어요! 로, 로라……사랑해요……억! 아윽!”
자궁을 연속해서 찌르자 흥분했던 그녀가 조금씩 안정하기 시작했다. 원래라면 더욱 더 흥분해야 했지만 로라에 대해 사과하라는 일종의 메시지이기도 했다. 로라 또한 내 분신한테 박히며 날 보호한 상을 받고 있으니 상부상조 아니겠는가.
마리아와 아테나, 헬레나는 내 아내들과 함께 레즈비언 섹스 또한 즐기고는 했다. 서로의 소중한 부분을 마구 비벼대거나 충돌시키며 겪는 그 짜릿함. 먼저 절정에 도달하는 쪽이 패배라는……알 수 없는 규칙에 서로의 몸과 마음, 긍지를 걸고 하반신을 마구 움직여댔지. 내 과거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말은 저렇게 했지만 로라와 안나, 마리아는 모두 딸을 둔 어머니였기에 궁합이 괜찮았다. 로라는 이전에 함께 했으니 말할 것도 없고, 안나는 스스로가 고귀한 존재가 되길 원했기에 마리아와 보지를 비벼대며 예전 같은 부끄러운 말을 하고는 했다. 아아, 그때 안나는 정말 귀여웠지.
고귀한 존재가 되고자 했던 그 시절을 안나나 니나는 ‘다시 꺼내기조차 부끄러운 시절’로 치부하곤 했다.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오곤 하지. 그치만 용병이 여왕이나 공주를 만날 일은 좀처럼 없으니까……그 당시를 기억하며 안나는 마리아의 몸을 자주 탐하곤 했다.
니나 또한 메이와 아테나, 세 명이서 함께 몸을 섞었다. 가벼운 흥분 상태에 들어선 니나는 ‘세린이 왕이니까 난 왕비이자 공주지? 헤헤……아빠, 정말 좋아해♥’라며 나한테 키스를 했고, 메이와 아테나는 그 모습을 보곤 자기들한테도 서비스를 해달라고 했다. 아니, 이건 니나가 멋대로 한 짓이거든? 난 아무 책임이 없거든?
여왕이라는 점에서는 아스카와 마리아 또한 좋은 궁합을 보여줬다. 괴물이든 사람이든 여왕이라는 자리에 위치한 자는 나름대로의 책임감과 긍지를 보여주기 마련.
사람과 괴물 중 누가 먼저 쾌락에 굴복할 것인가를 주제로 범했을 때는 정말 끝내줬었다. 여왕이나 쓸 법한 고귀한 말투를 쓰며 어떻게든 내 움직임을 멈추려는 그 행동은……크으! 진짜 쩔어줬지! 응? 대강 어떤 거였냐고?
“아앗, 세린! 아니 되느니라……! 이런 인간 여왕한테 질 수는 없는 법이니라! 종족을 뛰어넘어 날 아내로 삼은 너라면 분명 저년보다 나를 사랑할 것이니 그만……윽, 하앙! 이끅♡ 그, 그만두거라! 아기의 보금자리를 찔러대다간 내가 바보가 되어버리느니라! 이대로 질 수, 는……아, 아앗! 서방님의 좆물 밀크가!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정액 우유가 뿜어지면 죽어버리느니라! 안 돼! 안 돼에에엣────!!”
말할 필요가 있겠냐? 아스카다. 진짜 쩔어줬지……. 말한 걸 보면 알겠지만 날 기쁘게 하려는 의도가 너무나 다분했고, 나중에 가서는 ‘누가 더 세린을 기쁘게 만드는 말을 하는가’로 주제가 바뀌었다. 듣는 내가 부끄러울 정도여서 그만두라 했었지. 으이그……어쩌다 내가 내 칭찬을 받고 쪽팔리게 된 건지 원.
“세린, 천천히 박아줄 거죠? 살아있을 가치도 없는 이런 괴물년 따위……세린의 자지로 찔러죽일 거죠? 히힛, 전 알고 있어요♡ 다른 년들을 모조리 참수시키고 저랑 오붓하게 살고 싶은 거죠? 세린의 못된 자지를 벌해줄 수 있는 건 제 안락한 보지밖에 없으니까……응, 앗? 왜, 왜 찌르는 거예요? 윽, 으각! 억! 트, 틀려요! 이건 다른 여자들을 죽이고 싶다는 뜻이 아니라……꺅! 윽, 자,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그 이상 찌르면……아앗, 왕위를 계승할 우리의 귀여운 아기가 죽어버려요! 임금님의 자지에 찔려 태어나기 전에 죽어 버려어엇────!”
……이거 말할 필요 있냐? 하아……마리아다. 아무리 폭언이 용납된다지만 참수나 반역, 죽인다 등. 생각 이상으로 수위가 있는 발언을 할 때는 가끔 오싹했다. 얘들 진짜 마음먹고 토막살인 저지르는 건 아닌가 하고. 마법이 있으니 토막살인을 저지를 필요조차 없잖아…….
이쯤 되면 또 이런 걸 묻고 싶을 것이다. ‘그럼 ‘누가 더 세린을 기쁘게 하는가’라는 부분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라고. 보통 독자라면 그럼 그렇고 저러면 저런 거지 하고 넘어갈 부분까지 세세하게 파고들다니. 내 부끄러운 부분은 무슨 일이 있어도 파헤치려는 그 자세와 의지. 역시 독자답다. 참고로 이거 칭찬 아니다.
뭐? 내 또라이 같은 소설을 보다 보니 그렇게 변한 거라고?
……
…………
………………할 말 없다.
음, 그래. 그럴 수도 있지.
내가 또라이짓, 바보짓, 병신짓을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니고 평생에 걸쳐 했는데. 아무렴! 독자도 그렇게 변할 수 있는 거지. 응……이라 말할 줄 알았냐!?
이게 어디서 약을 팔아!?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아니, 그건 내 탓 아니거든요? 내 탓이 아닌 게 많긴 하지만 그것만큼은 내 탓이 아니지!
뭐? 그런 건 됐으니까 빨리 말이나 하라고? 후우……이게 무슨 주인공이야. 좆물 제조기 & 정액 헌납기지. 하아……내 인생이 그럼 그렇지. 아내들부터 시작해 독자들한테도 무시당하는 이 서러움과 슬픔. 그래, 이게 바로 내 인생 퀄리티죠…….
“그, 그래……바로 그것이니라……! 자짓물로 범벅이 된 아기의 보금자리를 계속해서 찌르다니……역시 세린이니라. 아내를 기쁘게 하기 위해 자신의 하반신을 쉬지 않고 흔드는 그 용맹한 모습은 늘 나를 가슴 뛰게 만드는구나……. 읏, 느……느껴지느냐 세린? 아기의 보금자리에서 아기가 기뻐하고 있느니라! 아기 씨앗을 듬뿍 뿌려준 것뿐만 아니라 그 늠름한 좆으로 아기의 안부를 묻기 위해 보금자리를 두드릴 때마다 아기가 기뻐하는구나……! 나는 행복한 여자이니라……!!”
이거 무슨 처형임? 부끄럽게 만들어서 죽일 생각? 그거냐? 중2병 제조기의 절정에 도달하면 이런 게 나오는 거임? 난 정말 창피해 죽을 것만 같았다.
아니, 차라리 ‘후후! 내 이름은 신세린! 내 오른손에는 흑염룡이 잠들어 있지……큭큭, 오늘 밤은 어둠이 보통 때보다 어둠이 더 진하군……! 어둠의 불꽃에 휩싸여 사라져라!’라고 말하는 게 낫겠어! 이건 대체 뭔데!?
용맹한 모습? 아니, 발정난 모습이거든요? 어딜 봐도 용맹의 이응(ㅇ)자도 없는데 뭐가 용맹이야!? 아! 물론 발정의 끝 글자. 정이 ‘ㅈ+ㅓ+ㅇ’으로 이루어지니 이응(ㅇ)이 들어가긴 하지! 근데 그게 그런 뜻이 아니거든요?
아기의 안부를 묻기 위해 보금자리를 두드려? 아니, 대체 무슨 생각이니!?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동안 머리가 꽃밭이니? 자지를 마구 박고 있는데 그런 말하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씨발…….
정말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날 기쁘게 하기 위해 한 말이니 화내는 건 더더욱 할 수 없었고.
이쯤 하면 괜찮지 않을까 싶지만 우리의 독자들은 ‘에이! 한 번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지! 자, 마리아는 뭐라고 했어? 싸게 싸게 말해부러! 애간장 태우면 없애버린다?’라며 날 협박하고 있다. 이젠 독자한테마저 협박을 당하다니. 나 주인공 맞지? 이 작품 주인공 맞지?
“세린……세린을 만나 정말 다행이에요. 생명의 씨앗부터 시작해 모든 걸 해결해준 세린한테는 몇 번이고 감사의 말을 드려도 부족해요……. 전 여왕이지만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적어요. 누군가한테 기대야 겨우 제정신으로 있을 수 있는 연약한 여자에요……. 그런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주고, 모두한테 아기라는 희망을 준 세린의 아내가 될 수 있다니. 정말 꿈만 같아요……. 뱃속의 아기도 세린한테 고맙다고 말하고 있어요. 조금이라도 함께 더……오래 있고 싶어서 세린의 자지를 꾹 잡고 있는 거. 느껴지나요……?”
죽고 싶다. 정말 죽고 싶었다. 어, 그래. 좋은 말도 고맙고 날 그렇게 대단한 놈으로 여겨주니 고맙지. 근데 어……그거 꼭 섹스할 때 말해야 해? 다 끝나고 현자 타임 때 말해도 되잖아…….
난 결국 ‘부끄러우니까 그런 말 하지 마……해도 되는데 나중에 해줘……’라고 항복 선언을 했다.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결국 오늘이 마지막 날인가……. 내일은 아침을 먹고 프레그넌트로 가니까 사실상 오늘이 종일 있을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니. 조금 전에 말했던 것들도 모두 즐거운 추억이다. 매혹 마법을 걸 정도로 함께 있었던 시간은 즐거웠고 소중했다. 그녀의 마음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었다.
여성이 이렇게까지 어프로치를 하는데 모른 척하는 건 남자가 아니지. 그녀의 마음에 보답해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현실에서 데이트하는 남자들을 보며 부럽기도 했지만 이리 저리 끌려 다니거나 하는 모습을 보니 불쌍하다고 느끼기도 했었지. 이벤트 같은 걸 챙기느라 힘든 것도 모자라 그 이벤트나 선물이 마음에 안 들면 싸우는 것도 웃겼고.
여기 있는 내 아내들은 나한테 그런 특별한 이벤트나 선물을 바라지는 않는다. 능력이 안 돼서 안 바라는 것도 있다만……이런 말하니 좀 슬프긴 하다.
어쨌든, 이벤트나 선물을 바라지 않는 그녀들한테 특별한 무언가를 선물해주고 싶다는 건 꽤 어려운 리퀘스트였다.
하루 종일 뒹굴며 즐기는 건 이미 했다. 원한다면 또 할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 날이니 만큼 강렬하면서도 멋진 추억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그게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일 테니까.
“마리아랑 아테나, 헬레나. 오늘이 마지막 날인데……그. 하고 싶은 일이나 그런 건 없어? 내가 들어줄 수 있는 거라면 들어줄게.”
세 명의 반응은 상당히 특이했다. 내가 들어줄 수 있는 거라면 뭐든 들어준다고 하니 기뻐하긴 했다만, 정작 뭘 부탁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바로 말하지를 못했다. 바라는 건 많은데 그걸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해야 하나? 이 경우에는 함께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니 그 이상의 걸 생각한 적이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
이렇게 되니 그녀들한테 해줄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내 아내들이 그녀들을 미워하는 건 아니지만 어지간한 이벤트에 함께 참여했으니 그 이상 뛰어나거나 추억으로 삼을 만한 걸 생각하기 어렵겠지.
식사를 거의 끝낼 때까지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역시 이거다! 하고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정말 사치스러운 고민이군. 주지육림 정도는 아니지만 아내들과 여왕기사단, 경비대원들과 시녀들. 온갖 여자들과 향락을 누렸고 시도 때도 없이 여자들을 탐했건만 그 이상 가는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니. 이러다 칼빵 맞는 거 아닐까?
칼빵이라고 하니 그 머리 허연 미친년이 생각났지만 곧 생각을 접었다. 어차피 언젠가 만나게 될 거고 그때는 절대 좋은 꼴은 못 볼 거다.
언젠가 겪어야만 하는 비참한 미래에 대해 왜 지금부터 고민을 해야 할까. 당장 눈앞의 아내들을 만족시키는 것도 못 하는 주제에. 일단은 그녀들부터 생각하자.
그나저나 힘드네. 추억을 만든다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평소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던 시간이 쌓이며 추억을 만든다고 하는데 내 경우에는 오늘 내로 그 추억을 만들어야 하니 뭘 해야 하나 싶었다.
현실 세상에서는 꿈도 못 꿀 일이지. 이벤트다 뭐다 하면 돈 들어가고, 시간 들어가고. 그 이벤트가 여자 마음에 든다는 장담도 못 하니까.
추억을 만드는 건 좋고 아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하려는 의도도 좋았다. 하지만 정작 나한테 원하는 거 없냐고 물어본 나조차 뭘 하면 좋은지 몰라 이렇게 고민하고 있다니. 내가 남 말 할 처지가 아니구만.
미친 것도 있었고 내 성격이 특이한 것도 있었지만 그 덕분에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봤었다. 그렇다면 결국 이번에도 생각하고 결정하는 건 내 몫이겠군. 지금까지 겪었던 이벤트나 아내들과의 즐거웠던 섹스 등을 떠올린다. 고작 2주라는 시간 안에 잘도 이렇게 몸을 섞어댔군. 감탄이 나올 지경이다.
이미 말했지만 수도 사람들을 모아 하는 대규모 난교 파티는 못 한다. 시녀나 경비대원들을 위해 분신들을 따로 만드는 건 이미 했고 애초에 아내들은 그런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아도 나와 늘 함께 한다. 그럼 함께 하지 못한 이벤트는……그것뿐이군. 그곳까지 생각이 미치자 절로 웃음이 나왔다. 나도 참 미친놈이다.
“있잖아, 얘들아.”
내가 아내들을 불렀고 그 ‘얘들아’는 주로 마리아, 아테나, 헬레나. 내일이면 헤어질 세 사람이었다. 세 명은 여전히 나와 분신의 자지에 박힌 채 날 본다. 몽롱한 시선을 보니 몇 번이고 절정에 도달했군. 그런 와중에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다니. 사랑스럽고 기특했다.
“오늘이 지나면 내일 프레그넌트로 돌아가잖아. 너희와 헤어지기 전에 그, 추억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걸 만들면 어떨까 싶었거든.”
“지금도, 응! 아극!”
쀼쯔릅……!
얼마나 갈겨댄 건지 소변 냄새와 굳어버린 정액으로 가득한 보지 틈새에서 하얀 액체가 흘러나왔다. 음……확실히 현재진행형으로도 추억을 만들고 있군.
“응, 고마워. 지금도 우리가 사랑을 나누고 싶지만……오늘이 마지막이다 보니 너희한테 좋은 추억을 선물해주고 싶었거든. 그러다 보니 생각난 게 프레그넌트에서 대부분의 아내들이랑 나눈 추억이었어. 너희랑은 아직 못 했지만 어쩌면 오늘, 이곳에서밖에 못 만들 추억이 될 거 같았거든.”
그게 뭐냐고 묻자 난 웃으며 답했다. 그걸 들은 내 아내들 중 이미 경험을 끝낸 아내들은 ‘그럼 그렇지. 너 같은 변태 새끼가 어디 가겠냐……’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었다. 저것들이……지들도 기뻐하면서 박아댔던 주제에!
곧 헤어질 세 명의 여인은 기뻐하면서도 머뭇거렸다. 프레그넌트에서도 했지만 이곳에서 한다면 그녀들의 이미지나 명예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나와 함께 나누는 마지막 추억이기도 했고, 그 강렬한 자극을 생각하니 그녀들 또한 브레이크를 걸 수 없었다. 뭐냐고? 음, 아마 이미 눈치 챈 사람도 있을 거 같은데. 그건 바로…….
† † † † † † † † † †
“읏, 보, 보지 마세요 모두들……응! 앗! 세리이인! 모두 보고 있어요! 제 소중한 백성들이 저를……하앙♪”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마리아의 보지는 더욱 더 강하게 내 물건을 조아 댔다. 그녀의 아름다운 골반에 손을 댄 채 어정쩡하게 걸어야 했기에 걷는 속도는 더욱 더 느려졌고, 사람들은 더욱 더 우리를 본다.
“히히……여러분~♡ 레이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공주 기사 아테나에요! 쪽♥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아테나는 대가리의 사고회로가 날아간 건지, 아니면 나가사 몇 개 빠진 건지는 몰라도 모두를 향해 인사를 해댔다.
유명한 여자 아이돌이나 섹시 스타가 모두한테 키스를 날리듯 그녀도 비슷한 행위를 했고,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달라는 그 말은 마치 유권자한테 아양을 떠는 정치인과 비슷했다. 현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짓이지만…….
“무, 물렀거라……! 여왕님과 공주님의 행차시니라……윽! 뒤, 뒤에서 찌르지 마세요 임금님……아읏! 어큭! 싸, 쌌어요……국민들 앞에서 똥을 싸버렸어요! 아, 아앗! 기분 최고에요……!”
내 아내들 중 가장 탱탱한 둔부(臀部)를 가진 헬레나는 두 명과 달리 항문에 자지를 박은 채 앞으로 가고 있었다. 모두한테 보여지고 있다는 극도의 흥분과 긴장, 치욕이 어우러진 덕분에 대량의 탈분을 해버렸고, 그녀가 가는 길에는 조금씩 똥이 떨어져 있었다.
내가 제안했던 것은 켄타우로스 보행법을 이용한 수도 관광이었다. 수도 관광은 맨 첫날 이미 끝난 것이었다. 그치만 질(膣)이나 항문에 남근을 박은 채 수도를 관광하는 것은 아직 하지 않았었다. 프레그넌트에서는 당연하게 했던 것이지만 이곳에서는 함부로 할 수 없었다.
여왕과 공주, 여왕기사단의 부단장. 탑 클래스급의 유명인사이자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지위의 TOP 3가 자지에 박힌 채 마을을 개처럼 돌아다니다니. 그녀들의 위신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었다.
맨 처음 수도를 투어할 때도 난 그 문제 때문에 찜찜함과 불안함을 느꼈다. 내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이 오직 그 머리 하얀 미친년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아마 맨 처음부터 그런 성향을 지니고 있었던 게 아닐까……하고.
그렇게 생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이벤트를 개최하게 된 이유는……이것 외에는 추억으로 삼을 만한 행동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미 궁내(宮內)를 개처럼, 코알라처럼 돌아다닌 그녀들은 예전보다 수치심이나 스트레스가 많이 내려간 상태였다. 그런 아내들한테 최고의 추억을 선물해줄 이벤트는 이것 외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물론 이것은 절대 강제가 아니었다. 프레그넌트 때에는 아무리 지위가 높아도 끽해봐야 마을 촌장인 아이나를 비롯해, 내 아내들과 이러한 마을 관광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건 폐쇄적인 마을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마을 사람들의 호의를 거절했던 사정도 있었고 모두 마을에서의 유대감과 관계를 소중히 여겼기에 누릴 수 있었던 이벤트였지.
나와 하나가 된 상태로 수도를 돌아다니게 된다면 그녀들의 명예나 위엄, 위신이 내려갈 수도 있다는 걸 미리 말해두었다. 평판이 ‘나빠질 수도 있다’라고 한 이유?
백성들을 위해 직접 이야기를 하고 소통하는 그녀들이 이러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무조건 비난하거나 경멸하는 사람이 없을 수도 있었으니까.
이 ‘하렘 어드벤처’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평판이 현실 세상처럼 나쁘지 않았다. 부정적이거나 나쁜 시선으로 누군가를 바라볼 일 자체가 별로 없었으며, 있다 하더라도 타당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이었지 아무런 이유 없이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폄하하지는 않았다.
프레그넌트에서 이러한 일을 하더라도 아내들과의 사랑을 돈독하게 만드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받아들일 뿐이었다.
애초에……대낮부터 결혼 초야(初夜)를 빙자한 강간을 했는데도 친절하게 응원까지 하는 곳이다. 이 세상을 한 단어로 나타낸다면 ‘순수’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
이러한 것까지 모두 계산하긴 했지만 실제로는 어떻게 될지 봐야만 했다. 그렇기에 ‘~할 수 있다’라는 확실치 않은 표현을 쓴 거였고. 실제로 나와 보니 우리를 의아하게 보는 사람은 있지만 증오나 살의를 담아 보는 사람은 없었다.
내 생각이 맞아떨어지는 것도 기뻤지만 사람들 앞에서 그녀들한테 쾌락과 치욕, 멋진 추억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 또한 나를 흥분케 만들었다. 열락 띤 신음을 뱉으며 마치 고장 난 장난감처럼 앞으로 가는 그녀들을 보니 자지는 더욱 더 울컥댔다.
세 아내들을 위한 추억 만들기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아내 세 명을 발가벗기고 하반신에 자지를 박은 채 마을을 돌아다니다니. 적은 제 정신 상태가 의심스러울 정도네요. 왜 이딴 걸 적었냐고요? 저도 알고 싶습니다.
실제로 이런 짓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겠죠. 일본AV나 동인지에서는 잘 나오는 노상방뇨나 탈분, 집단 섹스. 실제로는 어지간히 미치지 않고서야 절대 못 할 겁니다. 범죄 중에도 질이 나쁜 범죄 쪽에 해당하니까요.
회사 때문에 너무 힘들어 약도 못 빨겠네요. 여러분은 좆 같은 회사 가지 말고 적당한 곳에 취업하시길 바랍니다. 사실 회사가 아니라 알바 개념에 가까운 일이지만……그래도 존나 빡세네요.
코멘트에 대한 답변입니다만, 세린의 투영마술은 남아는 있습니다. 단지 전투씬이 없고 쓸 기회도 없을 뿐. 어디까지나 코스튬의 힘을 빌리고 있는 상황이므로 코스튬이 없어지면 기본적인 무기나 능력(자지의 맹세를 비롯한 습득 마법)밖에 못 씁니다.
즉, 쓰고 있지는 않지만 사용은 가능한 상태라는 겁니다.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전투력을 보여줄 기회는 없으면서 하반신을 여기 저기 박아대는 모습은 실컷 보여준다니. 독자들도 뭐 이딴 주인공이 다 있냐며 입을 모아 욕하겠죠.
이놈을 왜 주인공으로 만들었을까, 어떻게 이딴 병신 같은 소설을 썼을까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 걱정 마세요.
이거 적고 올리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