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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렘어드벤처–당신의 아기를 낳고 싶어-117화 (117/235)

00115 「12-4 : 중장(中章)의 시작 (14)」 =========================

일부다처제(一夫多妻制). 남편은 한 명이지만 아내는 여러 명 있는 걸 허락해주는 제도다. 한국에서는 중혼죄(重婚罪)가 성립되므로 당연히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일부다처제 및 하렘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한국이지만 정작 옛날에는 수백 명의 후궁을 거느렸던 왕이 있었다니. 아이러니하다는 말은 바로 이런 때 쓰는 말이겠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말이지만 ‘두 집 살림’이라는 말이 있다. 가정을 지닌 사람이 다른 가정을 만들어 그곳에서도 가족과의 시간을 누리며 지낸다……라니. 이건 너무 순하게 표현한 거지.

한 마디로 바람이다. 바람을 펴서 두 개나 되는 가정을 만든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위법이다. 이걸 인정하면 결혼은 뭐 하러 하겠냐?

예전에는 남자가 부인뿐만 아니라 첩을 두었지만 당연히 사이는 별로 안 좋았다. 그렇기에 남자는 본 부인과 첩의 관계를 어떻게 잘 다루냐에 따라 평가를 받게 됐다. 관계를 잘 이끌어 서로의 사이뿐만 아니라 가정까지 편안하게 이끌 수 있다면 덕이 높다, 능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나.

사람들이 보기에는 부러워 보이는 제도지만 여기에는 많은 문제가 따른다.

첫 번째로는 재산과 남자의 능력이다. 일부다처제라는 제도가 실시되고 있는 곳은 현재 찾아보기 어렵다.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현실성이 없고 실제로 이루자니 경제적 여건이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당장 주위를 둘러봐라. 아이 1~2명 대학 보낸다고 뼈 빠지게 일하는 부모님이 계시는데 거기에 다른 가족까지 더해진다고? 세상에……생각만 해도 오들오들 떨린다!

한국은 돈 많으면 살기 좋은 나라지만 그 ‘돈이 많으면’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기에 ‘헬조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헬조선에서 괴롭게 살아가야만 하는 게 운명이지.

여자가 많다면 그만큼 남자의 경제적 여건 및 본인의 능력이 높다는 소리다.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이 점에서 볼 때 평범한 사람이나 어중간한 부자는 꿈도 꾸지 말라는 계시를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바로 가족에 대한 공평한 사랑이다. 함께 지내는 아내와 가족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들 모두한테 사랑을 베풀기가 어려워진다.

당장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은 아내와 막 태어난 자식을 함께 둬보자. 자식한테 더 많은 사랑을 베풀지 않겠는가. 부모의 사랑과 존재를 새기게 하기 위해 보내야 하는 시간만 해도 장난이 아니다.

그런데 다른 여자, 다른 가족한테도 그런 많은 시간을 모두 줄 수는 없다. 일도 해야 하고 여러 생각지 못한 트러블이 있을 수 있으니까.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 모두한테 공평한 사랑을 줄 수 있는가 묻는다면 답은 당연히 NO다.

이 문제는 남편한테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아내들 간의 파벌 싸움이나 사랑에 대한 욕구 등도 문제고, 이런 성향이 자식들한테 이어진다면 서로 괴롭히거나 하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남자의 능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마구마구 튀어나오는데 다른 문제라고 안 생길까?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문제가 튀어나오는데 누가 하렘을 만들고 싶어 할까?

현대의 대한민국에 와서 그러한 제도는 당연히 없어졌다. 따라서 두집 살림─원칙적으로는 ‘두 집 살림’으로 띄어 써야 맞는 것이지만 대부분 이렇게 쓰니 그냥 붙여 쓴다. 바른 말 고운 말부터 시작해 맞춤법과 띄어쓰기까지 맞추려 하다니. 이게 당연한 건데 이걸 하는 내가 신기해 보인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국어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이나 일부다처제 등은 범죄로 취급된다.

난 내가 현실 세상에 있을 때 바람은커녕 결혼이나 할 수 있을까 의문이었다. 부모님이 빚을 멋대로 넘겨주는 것부터 시작해 그 빚을 갚을 때까지 제대로 된 문화생활조차 누릴 수 없게 된 나. 그런 내가 누군가와 사귈 수 있는가조차 궁금했다만……만약 사귄다 치자. 그럼, 이렇게 말해야 하는데?

‘어, 미안……우리 집에 빚이 꽤 있거든. 그래도 나랑 사귈래? 아, 참고로 빚은 아직 남아있어.’

……정말 병신 같은 프로포즈다. 장담컨대 백의 구십 여덟은 사귀지 않을 것이다.

응? 왜 100명 중 98명이냐고? 한 명은 사랑에 빠져 콩깍지가 씌인 여자고 한 명은 날 죽여 보험금 타내려는 여자겠지. 적어도 이런 사람들까지 계산하며 사랑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슬프기 그지없다.

아, 물론 내 처지도 참 비참하기 짝이 없다만!

여기 와서 아내들을 14명이나 만들긴 했지만 단순히 섹스를 한 여자만 친다면 400명은 가뿐히 넘기고도 남는다. 괴물인 아스카나 레이 시리즈와도 섹스를 했으니 숫자뿐만 아니라 종족마저 초월한 섹스를 이룬 것이다.

장하다 신세린, 용감하다 신세린.

위에서 나온 문제에 대해서는 나 또한 고민한 적이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지금도 고민 중이다만……. 재산에 대해서는 그리 큰 고민을 하지 않게 됐다. 원래부터 돈을 쓸 일이 별로 없었고 로라와 결혼한 후부터는 경비대에서 숙식을 해결하게 됐다.

뜻한 건 아니지만 마리아와 아테나. 두 명과 결혼을 함으로써 나는 이 나라의 임금(왕)이 됐다. 뜻하지 않게 얻은 권력을 마구 휘두를 생각은 없었기에 세금을 더 많이 거두라는 병신 탭댄스를 추진 않았다. 이유야 어찌 됐든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머리를 싸매는 일은 없었다.

현실에서 그토록 고민했던 게 다른 세상에 넘어온 것만으로 이렇게 해결되다니.

응? 해결 아니라고? 에이, 아무렴 어때. 그 빚 원래 내 거 아니었다. 불효자 같지만 내가 실종된 지 5년쯤 지나면 사망 보험금이 나올 테니 그걸로 조금 갚으라 하든가. 난 지금 문제만으로도 힘들다고.

재산적, 경제적 요건으로 힘든 일은 별로 없었다. 마리아나 아테나, 헬레나의 경우 왕가의 사람들이 입어야 하는 비키니 아머를 입어야 하니 딱히 다른 옷을 살 필요도 없고. 드레스 룸에 있는 드레스나 속옷만으로도 엄청난 양이었으니 옷 사느라 돈에 허덕일 일은 없을 거다.

하지만 사랑과 배려는 문제였다. 참으로 웃긴 이야기였다. 현실에서는 단 한 명이라도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여자들을 14명이나 아내로 삼은 것도 웃긴 이야기지만, 그 아내들한테 공평한 사랑을 주지 못해 고민하다니. 사람의 인생이란 덧없고 어찌 될지 모르는 거라지만 이건 정말 LTE급 변화잖냐…….

14명이나 있는 아내들 한 명씩한테 신경을 써준다는 건 꽤 힘든 일이었다. 내 몸은 하나지만 ‘분신술’ 마법을 쓸 수 있었기에 몸의 개수는 문제가 아니었다. 몇 십, 몇 백 명을 만들고도 남을 마력을 지녔으니까.

그러나 독자들이여. 잊지 마라. 부부싸움이라는 것은 장난삼아 하는 게 아니다. 서로 간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원했던 결혼생활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에 부부는 서로 싸우는 거다. 나도 우리 엄마 아빠 싸우는 걸 보며 ‘어휴, 겨우 저딴 걸로 싸우냐?’라고 생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보는 사람이나 제3자의 입장에서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겠지만, 본인들이 보기에는 매우 중요한 것일 수도 있다. 물건의 가치, 관점의 차이는 사람마다 다른 것이니까…….

내가 내 아내들이랑 대놓고 싸운 적은 없다. 애초에 나한테 뭐라고 할 정도로 사이가 나빠지지도 않았고 그럴 일도 없다. 단지 함께 하는 시간이 적어진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

프레그넌트를 출발하기 전까지 내 아내는 총 네 명이었다. 원래 세상에서 함께 온 혜린이. 프레그넌트에서 만난 로라, 메이, 아이나. 여행 중에 만난 미카와 안나, 니나, 아이라를 아내로 맞이했다.

프레그넌트에서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아내들과 보내는 시간은 꽤 많았다. 섹스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이야기도 즐겼고 함께 마을을 거닐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여행 출발 후부터는 이야기가 좀 달라졌다. 아내가 늘어남에 따라 점차 그들과 보내는 시간이 적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미리 말하지만 그건 내 탓이 아니었다. 함께 하는 시간이 적어지는 건 여행과 싸움 때문이었지. 그걸 보충하기 위해 틈틈이 섹스를 했고 아내들은 육체적 쾌락과 나와의 시간을 소중히 여겼다. 지금도 그렇다만.

아내를 늘리며 돌아온 여행. 하지만 곧 원래 세상에서 소환된 희진이와 은채. ‘생명의 씨앗’을 해결하기 위해 이곳에 왔던 마리아와 아테나. 왕궁에서 만난 헬레나까지. 총 5명의 아내를 더 만들었기에 합계 14명의 아내를 가지게 됐다.

함께 지내는 시간이 줄어든 것도 문제지만 그녀들은 나를 독차지하고 싶어 했다. 그야 그렇겠지. 자기 남편이 다른 여자와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는데 누가 좋아할까? 분신이나 오리지널이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함께 하는 시간을 유일한 남편, 신세린(나)과 함께 보내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다.

그러한 욕망도 섹스로 만족시켜주면 끝날 일이지만……내 입장에서는 내 능력이 많이 모자라는구나 하고 자격지심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부부싸움을 벌이지 않는 아내들한테 고맙다 못해 미안할 정도였다. 생각 없이 아내만 늘리니 이런 꼴이 되는 거지…….

어지간하면 더 이상 아내를 늘리지 말자고 생각은 했지만 헬레나를 아내 멤버에 추가시킴으로써 나는 결국 14명의 아내를 만들고 말았다. 헬레나를 아내로 맞이한 이유를 말할 때 모두의 표정? 어…….

[쯧쯧……니가 또 그럴 줄 알았다. 또 섹스 중에 아드레날린이 존나 분비돼서 책임도 못 질 말 실컷 지껄였겠지? 아이나 때도 그랬지만 제발 좀 나대지 좀 마라. 주제도 안 되는 게 깝싹대지 말라고! 어휴, 시발! 자지만 들어가면 아주 뇌가 백지 상태가 되냐? 진짜 백지로 만들어 줘? 뒤통수에 강려크한 한 방 넣어서 영원히 아주 백지 상태로 만들어줄까? 존나 좋을걸? 1년 365일 하루 24시간 꽃밭에 가있을 테니까!]

……저렇게까지 심하게 말한 건 아니지만, 아마 한두 명 정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쩌면 아내들 모두가 다 저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고. 그렇다면 그거대로 슬프기 짝이 없겠지만…….

여하튼, 아내가 늘어나버린 것에 대해 다들 한 마디씩은 했지만 진심으로 미워하지는 않았다.

레이 시리즈한테 매혹 마법까지 걸려가며 캡슐을 만들었을 때에도 레이를 아내로 맞이하지는 않았다. 이 말인즉슨 내 스스로가 그녀들을 아내로 삼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는 것이다. 비록 내가 이상한 말을 지껄인 탓도 있지만 마법에 걸리지 않은 내가 스스로 헬레나를 아내로 삼고 싶다고 말했기에 모두가 수긍한 거겠지.

당연한 소리지만 더 이상 만들 수는 없었다. 안 그래도 많은 숫자인데 이대로 가다간 우리를 소홀히 할 거라는 아내들의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나 또한 이 이상 늘어나버리면 힘들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사실상 막내가 된 헬레나한테 혹시나 나쁜 짓을 하지 않을까, 해코지 하지 않을까 하며 걱정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내 아내들이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지 않은가?

나한테 쓴 소리, 비난, 비판, 욕 등을 했지만 새로 들어온 아내는 따뜻하게 보살펴 주는 게 아내들이었으니까.

내가 위에 적은 것들 다 들으면서 ‘으음, 내가 정말 씹새끼기는 씹새끼구나……’라고 슬퍼했던 건 안 비밀이다. 내가 안아주면 모두 미안하다며 헉헉 대는 주제에 욕할 때는 정말 서슴없이 욕한다. 혜린이, 희진이, 은채의 경우 원래 세상에 있다 보니 안 그래도 걸출한 욕을 퍼붓곤 하지. 다른 애들이 배울까봐 걱정이다.

남편의 위엄? 웃기는 소리다. 남편의 위엄 따위는 박살난 지 오래다. 임금님, 남편, 아빠 등으로 불리지만 디스 받을 때는 실컷 받는다.

밤에는 미안하다며, 본심이 아니었다며 앙탈을 부린다만……하아. 그 본심을 행동으로 보여주면 오죽 좋겠니. 나도 좋다고 그녀들을 범하니 피장파장이지만.

지금까지 지겹도록 언급했던 백발(白髮)의 여자. 머리 허연 미친년. 이 세계의 창조주이자 절대자. 여러 호칭이 있지만 절대 나한테 호의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었지. 그녀에 대한 걱정도 아내들과 몸을 섞으며 지내다보니 점점 잊게 됐다.

제정신이냐고? 물론 제정신이다. 아주 맑고 깨끗한 제정신. 아내들과 함께 지내며 시간을 보낼 때마다 내가 가지고 싶어 했던 평화와 마음의 안식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아기를 낳을 때까지 내가 발버둥치는 꼴을 보고 싶다고 했고, 난 그걸 일종의 집행유예라고 여기게 됐다.

언젠가 날 죽일지도 모른다만 그 전까지는 이 행복을 최대한 즐길 생각이었다. 모든 걸 다 포기한 건 아니지만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으니까.

지금은 개고생하며 얻은 평화와 행복, 안식을 마음껏 즐길 생각이었다. 지금 안 하면 나중에 못 하잖아.

원래라면 일주일 정도 있을 생각이었지만 마리아와 아테나, 헬레나는 앞으로도 계속 이곳에 있어야만 했다. 따라서 일주일을 더 추가해 2주간 이곳에 머무르기로 결정했고 아내들 또한 이견을 내지 않았다. 그 결정을 하고 오늘로 5일째. 난 현재 마리아와 함께 왕좌(王座)에 있었다.

† † † † † † † † † †

“흐읏……다, 다른 마을은 어떤가요?”

마리아는 몸을 비비 꼬면서도 다른 마을의 상태를 묻는다. 여왕의 업무를 다할 때의 마리아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여인이었다.

자상하면서도 자애롭고, 다른 사람들이나 마을에 신경을 쓰는……헬레나가 반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여인. 이런 여인과 결혼하다니. 난 행운아라니까…….

“그,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캡슐 사용 후로는 주민들의 민심이 예전처럼 돌아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태어날 아기들을 위한 태교 모임회 등도 열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여왕기사단의 단원은 처음에는 말을 더듬었지만 이내 보고를 끝냈다. 검술이나 마법뿐만 아니라 예상외의 사태에 대해서도 최대한 냉정하게 대응하려는 자세. 멋진데?

“태, 태교(胎敎)라……저도 언젠가 가보고 싶네요……응, 앗! 세린! 하지 마욧! 하끅!”

단원과 시녀들이 보는 가운데 그녀는 결국 신음을 뱉으며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하긴……아침부터 보지에 내 자지가 박힌 채 1시간 이상 있으니 죽을 맛이겠지. 오히려 지금까지 버틴 게 용했다.

나를 독차지하고 싶어 하는 아내들을 위해 돌아가기 전까지 최대한 개인과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고민한 결과, 분신술을 써서 한 사람 당 한 명씩의 세린과 시간을 보내는 게 어떨까 싶었다. 필요하면 더 늘리면 그만이니까. 아내들은 섹스뿐만 아니라 평소 생활에서 나를 독차지할 수 있다고 하니 모두 찬성을 했다.

밤늦게까지 몸을 나누고도 서로를 원하는 모습을 보니 나만 발정 난 수컷이라는 욕을 차마 할 수가 없었다. 난 내 아내들이 싫어하는 짓은 하지 않는다. 좀 억지 삼아 할 때도 있지만 진심으로 그걸 싫어한다면 안 한다. 굳이 싫어하는 짓을 해서 서로에 대한 감정을 죽여야만 할 필요가 없으니까.

하루 동안……. 정확히는 앞으로 프레그넌트에 돌아갈 때까지 매일 이렇게 자신만의 ‘세린’을 가지게 된 아내들은 매우 기뻐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서로의 세린을 공유하며 지내는가 하면 둘만 있는 시간을 원하기도 했다. 아내들의 반응이 이토록 다양한 것을 보고 놀랍기도 했지만 미안하기도 했다.

숲의 괴물 토벌부터 시작해 프레그넌트의 섹스 파티 등 지금까지 여러 일이 있었지만, 그 사건들을 핑계 삼아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 원하는 일만 해왔던 게 아닐까 하는 죄책감이 들었다. 하고자 했다면 예전에도 할 수 있었던 일을 이제야 하게 되다니. 아내들한테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그런 내 마음에 대해 아내들은 지금까지 바쁘고 힘들었던 건 내 탓이 아니다, 오히려 그 와중에도 신경 써주기 위해 우리를 보듬어준 세린을 사랑한다며 날 위로해줬다. 그 말에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앞으로는 프레그넌트에 돌아간다 치더라도 이런 서비스를 자주 해주자고 마음먹었다.

오리지널인 내 경우 여왕이자 사랑스러운 아내인 마리아와 함께 있기로 했다. 어차피 이곳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니 그 한정된 시간 동안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마리아와 함께 있자고 생각했으니까.

수도의 동태부터 시작해 각 마을의 상태 등을 파악하는 그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여왕이었다. 멀리서 봤더라면 정말 존경스러웠겠지. 지금도 존경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아침 보고를 받으면 그 외에 특별히 할 일이 없다고 했고 걸리는 시간은 대략 한 시간이라고 했다. 난 같이 있고 싶다고 했고 마리아는 매우 기뻐했다. 하지만……내가 어떤 놈인가? 어지간한 사람들은 하지 않는 미친 생각을 하는 놈 아니던가? 마리아와 함께 있는 건 좋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지금밖에 할 수 없는 일을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마리아가 앉는 왕좌에 먼저 내가 앉았다. 황금빛 비키니 위에 반투명한 망토를 걸친 그녀의 모습은 내 정욕을 보다 충족시켰고 금방 내 물건은 발기 상태가 됐다. 그녀는 천천히……하지만 정확하게 내 귀두부터 뿌리까지를 그녀의 질 안에 넣게 해줬다.

아무리 왕이라지만 신하들 앞에서 부부의 섹스를 보여주다니……! 그런 생각이 들자 보다 물건은 불끈거렸다. 물건은 넣지만 움직이지는 않는 묘한 상태. 섹스에도 동(動)과 정(靜)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신하들은 이내 정신을 차렸다. 우리가 어떤 상태든 아침의 보고는 해야 하는 일이었고 그것에 엄청난 체력이나 움직임을 요구하지는 않았으니까. 그저 앉아서 듣기만 하면 되는 일이기에 이내 마리아도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사람이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면 욕심을 내기 마련이다. 신하들 앞에서 음부끼리의 결합을 끝낸 우리는 서로 현재 이상의 쾌감을 원하고 있었다. 내가 허리를 움직이자 그녀는 당장이라도 날아갈 것만 같은 이성의 끈을 잡은 채 부들부들 떨어야만 했다.

나만 짓궂은 짓을 했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마리아는 그 탐스러운 가슴과 엉덩이로 교묘히 내 자지를 찍어댔고, 그럴 때마다 나는 왕좌의 손잡이를 잡은 채 숨소리를 죽여야만 했다. 우리는 발정기에 들어간 한 쌍의 오붓한 부부이자 짐승이었다.

옥빛의 왕좌에 앉은 우리는 1시간 정도를 아침 보고를 듣는 데에 쓰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먼저 움직인 건 당연히 나였다.

“하앗, 마, 마리아……마리아의 안에 쌀게. 괜찮지? 응? 모두가 보는 곳에서 왕과 왕비의 운우지락을 보여주자고……?”

“……히, 히히♪ 우리 임금님은 참을성이 없으시네요……? 그, 그렇게까지 원하시니 어쩔 수 없죠. 신하들 앞에서……야압! 에잇! 흥, 아욱!”

건방진 말을 하는 아내를 조교하기 위해 허리를 움직였지만 포지션 측면에서 유리한 건 마리아였다. 마리아는 그 커다란 빨통과 엉덩이를 들어 힘껏 내리침으로써 내 하반신을 마구 유린할 수 있었다.

보이진 않지만 수박만한 가슴과 탐스러운 엉덩이로 날 찍을 때마다 중력과 가속도가 더해져왔고, 내 몸과 정신은 점점 씹창이 되어갔다. 지금까지 내가 범하던 여자가 반대로 나를 범하게 되다니. 이런 상황조차 발정과 욕정을 풀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둘은 정말 천생연분이 아닐까 싶었다.

“여, 여왕님…….”

아연실색의 얼굴이 된 신하들. 그들의 얼굴에는 한결같이 믿을 수 없다는 감정이 가득했다. 그렇겠지. 오늘 일부터 시작해 나를 찾아왔을 때 봤던 마리아와 아테나의 책임감, 의무심 등을 고려한다면 필시 왕가의 두 명은 모두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는 인물이었을 것이다.

생명의 씨앗을 만들 수 없게 된 것만으로 커다란 죄책감을 느꼈던 마리아와 아테나. 헬레나만큼은 아니지만 이곳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두 명에 대한 애틋한 연모의 마음을 품고 있겠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애타하며 뜨거워진 몸을 홀로 위로할지도 모른다.

존경받고 사랑받아 마땅한 두 명 중 한 명.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여왕인 마리아가……고귀하며 위품을 갖추어야 할 옥좌(玉座)에서 섹스를 나누고 있다니……!

그 누구한테도 함부로 보여서는 안 되는 소중한 부위를, 어디에서 온지도 모르고 출생조차 천하기 그지없는 말뼈다귀 같은 새끼한테 박힌 채 앙앙대며 좋아하는 모습이라니……!!

그런 감정과 마음이 보이자 나와 하반신은 더욱 더 미칠 지경이었다. 그래, 바로 이거다! 바로 이거라고! 현실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었으며 이곳에 와서까지 느낄 거라 생각 못 했던 저 얼굴들과 감정! 저게 이토록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것도 없고 뛰어난 능력도 없는 나한테 연애 플래그나 여자와의 썸씽 등이 없다는 건 나조차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하렘 어드벤처’의 세상에 온 후부터 그런 과거는 아무래도 좋은 것이 되었다. 아내들을 맞이하긴 했지만 그 길이 항상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납치도 당해봤고, 맞기도 했다.

그런 일을 겪으며 맞이한 아내들과 사랑을 나눌 때마다 자주 현실 세상에 있던 때를 비교하게 됐다. 내 과거를 모르는 그들이 봐도 충격적인 모습이겠지만 내 과거를 아는 내가 볼 때는 이보다 더 짜릿하고 멋진 경험은 없었다.

결코 손에 닿지 않는 높은 신분의 여성을 모두 앞에서 범할 수 있다니! 그 여성이 스스로 좋다며 보지와 엉덩이를 찍으며 내 정액을 빨아들이려 하다니……!

울컥대며 절정이 느껴지자 마리아는 체신이고 뭐고 던져버린 채 가성 높은 목소리로 울어댔다.

“어헝, 나 죽어! 모두의 여왕이자 만인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내가……시, 신하들 앞에서 가버려요! 아, 앗! 안 돼요! 세린, 빼요! 여왕의 명령이니 들어주세요! 이곳에서 절정에 도달한다면 저……와, 와왓! 하큭♡”

그럴 수야 있나……. 모두 앞에서 우리의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와서 그만두자니.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사나이란 칼을 빼들었으면 무라도 잘라야 하는 법. 내 앞에는 무보다 더 탐스러운 몸이 있는데 이걸 버리다니? 당치도 않다!

“임금한테 명령을 하다니, 건방진 여왕이로군……! 자, 마리아……간다! 신하들 앞에서 우리 사랑을 보여주자! 틀림없이 금술 좋은 잉꼬부부로 소문이 날 테니까, 응?”

내가 봐도 난 정말 지독한 놈이군……. 보지에 자지가 박힌 채 꿈틀대는 거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여자. 그야말로 금치산자나 다름없는 여자한테 이런 말을 하다니……. 현실이었다면 사기죄로 잡혀가도 할 말이 없는 짓이었다.

하지만 마리아는 그런 것에는 관심조차 없어보였다. 이제 곧 폭발할 정액만 받을 수 있다면 신하 앞에서 절정을 맞이하든 눈을 뒤집든 간에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태도였다. 그러한 반응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며 바라왔던 것이기도 했다.

“응, 아아───앗! 여, 여러분……! 저, 가버려요! 신하들 앞에서 좆물 주입 당해버려요! 잉꼬부부죠? 저희는 한 쌍의 아름다운 잉꼬부부죠? 네? 정액에 지배당하는 모습 공개되는 거죠? 여왕으로서의 위엄이 자짓물 범벅이 되는 거죠? 응, 아아앗♪ 사, 살짝 나왔어! 세린의 좆물이 나왔다구요!?”

스스로 위엄을 박살내다 못해 가루로 만들어 버리는 발언. 그러나 그런 것조차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마리아의 뇌는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신하들 앞에서 절정에 도달한다고 광고하는 너 같은 걸레 같은 년한테 상을 주마……으, 읏! 마리앗! 모두한테 우리의 사랑을 보여주……자아아아────ㅅ! 끅!”

“히끅! 앗, 좆물이 들어와쪄! 아기의 보금자리에 가득 차서 아기를 익사시키려 햇! 아앗, 죽어버리렴! 좆물에 쩔어서 보지도 애기도 아기도 생명도 다 죽어버려! 죽여! 모두 다……죽, 어……♡”

아름다웠던 여왕이 순식간에 정액에 미친 살인광이 되어버렸군. 왕좌의 손잡이조차 제대로 잡지 못할 정도로 부들부들 떨던 그녀는 마치 뱀 같은 움직임으로 내 목 뒤에 손을 휘감았다. 삐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정액은 옥좌에 떨어졌고 신하들은 ‘아, 앗……여, 여왕님……’이라는 걱정과 탄식만을 뱉어내고 있었다.

“마리아……넌 정말 아름답고 총명한 여자야. 너 같은 여자를 아내로 맞이할 수 있었던 건 내 최고의 홍복(洪福)이야. 쮸웁……♥”

그녀는 목을 무리하게 뒤로 돌려 나와 입맞춤을 나누었다. 몽롱해진 얼굴과 공허한 눈동자 속에서는 아직도 모자라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었다.

“……헤헤, 세린……아직 더 할 거죠?”

난 웃으며 그렇다고 대답했다. 아침 보고가 끝난 이상 더 이상 할 일은 없다. 즉…….

우리의 진정한 사랑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뜻이었다.

============================ 작품 후기 ============================

생물의 궁극적 목표는 자손을 남기는 거라고 합니다. 자기가 살았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자기 종족이 후대에도 계속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여러 이유나 목적이 있지만 교미를 통해 자기 후손을 남기려고 합니다.

아마 세린이 하는 짓도 그것과 비슷한 게 아닐까요. 백발 여자 때문에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며 살아가라는 게 이상한 거겠죠.

언제 죽을지 모른다면 언제 죽어도 괜찮도록 아기 씨앗을 뿌리며 쾌락을 탐닉하는 세린. 주인공으로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죽음을 앞둔 생명체로서는 지극히 당연한 행동이 아닐까 싶네요.

최근 바빠서 코멘트에 대한 답변은 적기가 어렵네요.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노말베기님, 코멘트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최근 힘들어서 약 빤 채로 글이나 후기 적기가 어렵네요. 맨정신으로 이런 저런 일을 경험해야 하기에 텐션이 많이 내려갔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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