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93 「10-2 : 서장(序章)의 끝 (2)」 =========================
누군가한테 말하면 ‘이 죽일 놈! 니놈이 그러고도 주인공이냐!?’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난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걸 말한 순간 당장 모니터 밖에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이 씨발놈! 그 누구든 간에 한 방에 없애버리는 죽창을 받아라!’라며 죽창을 던질 수도 있겠지. 그래도 말하자. 힘드니까.
“……이제 섹스 좀 그만하면 안 될까……?”
아, 세상에. 내가 어쩌다 이런 말을 하게 됐을까? 내가 말해놓고도 어이가 없었다. 원래 세상에 있었을 때는 결코 할 수 없었던 행위. 여자 친구를 사귀거나 결혼하지 않아도 그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난 그럴 돈도 없었고 갈 시간조차 없었다만, 여하튼 그래. 그 행위. 바로 섹스(Sex). 내가 지금까지 몇 백 번 이상 해온 바로 그거 말이다.
현실에서는 혜린이를 비롯해 희진이, 은채 등을 딸감으로 쓰며 ‘나도 저런 여성들과 사랑을 나누고 싶어……’라며 생각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 세상에 와서는 그 세 명을 포함해 13명의 아내들. 그것도 모자라 경비대원과 마을 사람들까지 동원해 펠라치오(사까시)를 시키고 있었다.
내가 어쩌다 이런 분에 넘치는 말을 지껄이게 됐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한다면……흠, 흠. 잠깐만. 목소리 좀 가다듬고.
후후, 내가 목소리 좀 가다듬는다고 하니 ‘왜 갑자기 저러지?’라는 표정을 짓고 있구만!
설명해주지! 내 이름은 신세린왜건!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풀어주기 위해 작가의 미친 대가리에서 급조된 캐릭터지! 신세린왜건이나 신세린이나 그놈이 그놈, 그 나물의 그 밥이니 그냥 똑같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생명의 씨앗을 만들 수 없게 된 여왕과 공주, 마리아와 아테나의 부탁을 받아 대체재(代替財). 즉, 씨앗 대신 다른 여성들한테 아기를 심어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 결과 나온 답은 ‘좆물 캡슐’을 각 마을과 수도로 보낸다는 것이었다!
HP와 MP의 회복뿐만 아니라 임신까지 시켜주는 캡슐을 각 마을에 보낸다면 쓸데없이 거기까지 가서 하반신을 흔들어댈 필요도 없거니와 아내들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 필요도 없지!
모든 사람들한테 아기 씨앗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죄책감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일석이조!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아싸 좋구나!
캡슐 제작을 위해 이 신세린 개변태 새끼는 13명의 아내와 경비대원. 그리고 탈리아나 레인 같은 여성들의 힘을 빌려 열심히 작업에 몰두했지만……!
늘어난 마력에 비해 분신을 상대할 수 있는 여성의 수가 제한적이었으며, 그녀들 또한 기력이 다하면 그로기 상태가 됐기에 작업의 능률은 그리 높지 않았다!
그 결과 세린은 아이나한테 부탁해 모든 마을 사람들을 소집시켜 캡슐 제작에 몰두하게 된다! 40000이나 되는 MP 중 절반을 사용해 200명이나 되는 분신을 만든 개변태 새끼!
응? 왜 신세린이라고 안 하고 개변태 새끼라 부르냐고? 진실인데 뭘 어떻게 하냐!? 문제 해결을 위해 마을 여성들한테까지 펠라치오 부탁한 새끼가 변태 아니고 뭐냐고!
홍길동전에서 홍길동은 호부호형(呼父呼兄)을 할 수 없는 것에 안타까워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변태는 변태! 바보는 바보! 그리고 신세린은 신세린이다!
어쨌든, 200명에 가까운 신세린의 분신으로 여성들을 만족시킴과 동시에 캡슐 제작까지! 빡센 작업이 아닐 수가 없었다!
단순히 노동에만 참여시킬 순 없기에 그녀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부카케, 질내사정, 느끼한 서비스 멘트(립 서비스)까지!
현실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이벤트지만 실제로 겪으니 힘들다! 덕분에 세린의 허리는 욱씬거리고 좆은 이제 그만 좀 만지라며 비명을 지른다! 파업해도 이상할 거 하나 없는 레벨의 고통!
아프다고 난리 친다 허리!
너무 박아대고 만져대서 따가운 귀두!
그만 좀 쏴라, 발정 난 남근!
정액백탁색(精液白濁色)의……오버 드라이브으으으────읏!
후우……멋지게 설명했군. 그럼, 신세린왜건은 쿨하게 사라져주지. 아듀!
요약 : 마을 사람들 다 불러서 온갖 짓을 다해서 힘듭니다. 섹스 좀 그만하고 싶어요…….
† † † † † † † † † †
“방금까지 설명하던 새끼는 대체 뭐야? 아니, 신세린왜건은 또 뭔데!?”
너무나 어이가 없었기에 소리쳤지만 대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긴……없는 게 당연하지. 난 지금 욕실에 있고, 조금 전의 말도 안 되는 소리는 나만 들은 거 같으니까. 지금은 그런 거보다 욕조에 들어가서 쉬고 싶어…….
“아, 죽겠다……진짜 힘들다…….”
욕조에 들어가서 누우니 정말 살 거 같았다. 도대체 하루에 몇 발이나 쏴댄 건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200명이 단숨에 쏴대니 이론적으로는 100~200개가 금방 만들어져야 했다.
하지만 날 상대해주는 마을 여성들을 즐겁게도 해주고, 때로는 그녀들 뱃속에 있는 아기한테 아빠의 신선한 자지밀크를 전해주기도 해야 했기에 좀처럼 수는 모이지 않는다.
아내와 경비대원들로만 만들기에는 기력과 매너리즘 등이 문제였기에 마을 사람들까지 동원했지만 이렇게 힘들 줄이야……. 만들어지긴 하지만 힘든 건 힘든 것이었기에 여성들과 몸 섞는 걸 잠시 그만두고 싶다는, 사치스러운 고민까지 가지게 됐다. 힘들다…….
마을 여성들도 나름 만족하며 돌아가긴 했지만……문제는 숫자였다. 이 프레그넌트야 380명 정도쯤 되는 인구수를 자랑한다만 다른 곳은 여기보다 적은 곳도, 많은 곳도 있었다. 부카케의 경우 성벽이 아니라 기둥으로 마을을 지키고 있었고 괴물의 습격 또한 많았기에 프레그넌트보다 인구수가 훨씬 적은 편에 속했다.
프레그넌트에 있는 모든 인구는 이미 임신뿐만 아니라 ‘자지의 맹세’에 속해 있기에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다른 마을의 인구수나 치안 상태 등을 모르기에 캡슐 배분에 문제가 생기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다행스럽게도 그 부분은 수도의 기사단에 의해 공정하게 배분된다는 듯했다.
이대로 간다면 나도 힘들겠지만 마을 사람들 또한 나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낭비할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다른 마을에 가서 도움을 받을 만한 일도 아니다.
하아……요컨대 인력. 기력도 기력이지만 시간이나 개인 사정에 얽매이지 않는 여성들이 있다면 좋을 텐데.
이 말을 듣고 누군가는 ‘그럼 세린의 분신끼리 서로의 좆을 빨아주거나 하면 안 되나요?’라는 무시무시한 생각을 했겠지.
하지 마라.
다시 한 번 말한다.
하지 마라.
그런 생각은 절대 하지 마라.
아니, 결단코 할 수 없다!
있을 수 없는 일!
생각해서조차 안 되는 일이다!
중국의 유명한 소설, 삼국지. 이 작품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게임으로도 유명하다. 그 게임에서는 일기토(一騎討)라는 개념이 있다. 원래 정확하게 번역한다면 일대일(一騎討ち)이지만 솔직히 거기까지 따지고 들어가는 사람이 없으니까 일기토라 치자. 장수끼리 1:1로 붙는 걸 말한다. 쉽게 말해 장수끼리 맞다이 까기.
갑자기 왜 일기토가 나오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조금 전의 생각.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생각이지만 한때 인터넷에서 누군가 올린 글에서 비슷한 걸 본 적이 있었다. 남자가 발기(勃起)를 하면 성기는 딱딱해진다. 그거야 당연한 상식이다. 누구나 아는 것 아니겠는가?
헌데 이 발기한 남성기를 남자끼리 서로 닿게 하며 싸우는 걸 발기토(勃起討)라고 적은 글에 빵 터졌었다. 그걸 읽고 ‘아, 이런 미친 새끼ㅋㅋㅋ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남자끼리 어떻게 그런 걸 할 생각을 하냐 진짜 ㅋㅋㅋㅋ 일상생활 가능해요, 아재?’라며 웃었었다.
헌데 날 도와주는 여자들한테 너무 부담을 주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떠올린 악마의 생각. 신세린끼리 서로의 좆을 상냥하게 어루만지거나 빨아주는 상상을 하던 나는 저도 모르게 ‘시발, 이런 미친! BL따위 결단코 용서할 수 없다!’라고 외칠 뻔했다.
아, 그때 받은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어쩌다 그런 미친 생각을 하게 됐을까?
이런 저주받아 마땅할 생각 따위 빨리 잊어버려야 하지만……사람이란 저도 모르게 끔찍했던 기억이나 추억을 오래 간직하기 마련이다. 옛날에 본 귀신 영화 때문에 화장실에 가기 어려웠던 것처럼, 원하지 않는 기억이야말로 가장 오래 남게 되는 법이지. 마치 지금의 나처럼…….
내 상상 속에서는 나와 붕어빵인 분신 두 명이 서로의 좆을 어루만지며 가끔 발기토도 나누는 장면이 보였다. 그러다가 용납되지 않는 사람. 괴물이나 사람의 벽을 훨씬 넘긴……자신간의 사랑에 괴로워하며 끝에는 서로 폭풍 후장 쎅쓰를 즐기는……!
“씨빱빠라! 이런 개좆같은! 안 돼! 절대 안 돼! 시펄! 내가 어쩌다 이런 무서운 생각을 하게 된 거지!?”
아, 진짜 무섭다! 여자들을 고생시키면서도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이상한 생각이나 하며 나 자신한테 불만을 표하고 있었다. 마리아와 아테나가 기껏 가져다준 소중한 도구도 이래서야 쓸모가 없잖아……. 그럼 나 때문에 모두 쓸데없는 고생만 하게 만든 거 같아서……그런 건 싫단 말이다.
욕조에 상반신까지 넣은 나는 간신히 얼굴만 물에 뜰 정도로 몸을 가라앉혔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대로 계속 하자니 내가 생각했던 계획만큼 빨리 캡슐이 모일 거 같지 않았다. 그렇다고 200명을 손장난이나 시키자니 분신들도 ‘저기 있잖아……딸감이나 주고 시키면 모를까 꼭 이래야 돼?’라며 나한테 한 소리 할 거 같고.
지금까지 생각한 요인들은 모두 아내들한테는 아직 말하지 않았다. 그녀들한테 괜한 부담을 주기 싫으니까. 또……그 요인들 중 하나는 말했다간 엄청 화를 낼 문제였으니까.
강간탐방을 갈 거라는 미친 소리는 아니었지만 들으면 분명히 화낼 것임에 틀림없었다. 이걸 생각한 나도 참 또라이다만…….
“……좀, 다른 여자들이랑 해보고 싶다.”
그래, 오랜만이다. 독자들이 날 보며 ‘쯧쯧, 이딴 놈을 주인공이라고 적다니. 작가도 불쌍하군……’이라며 혀를 차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아니, 내가 더 불쌍하거든요? 그런 작가한테 괴롭힘당하고 이렇게 혹사당하는 내가 더 불쌍하고 가련하거든요? 아, 그 표정은 뭐야? 진짜 한 번 해보자는 거야? 응!?
독자한테마저 무시당하다니! 내 위치가 얼마나 낮은지 이해가 가냐? 어휴……. 난 속으로도 한숨을 쉬었고 입으로도 한숨을 쉬었다. 사람은 겉과 속이 다르다지만 난 지금만큼은 겉과 안이 모두 같았다. 너무 뭐라 하지 마라. 내가 봐도 한심하니까.
다른 여자를 안고 싶다는 욕망은 남자라면 누구나 가지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많은 여자들이 눈물을 흘리게 된다. 가정파괴는 안 된다면서 바람은 피우고 싶어 하는 모순적인 마음. 바로 나 같은 경우겠지.
이 ‘하렘 어드벤처’에서 중혼(重婚)이라는 개념은 그다지 중요하게 여겨지는 개념은 아니지만, 아내를 여러 명 만들면 만들수록 한 사람한테 사랑을 쏟을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진다. 사랑을 원하는 여자들한테 있어서 절대 좋은 시스템은 아니다.
하지만 이해 좀 해주라. 나도 남자라구. 300명 이상의 여성들과 성 관계를 맺는 건 좋았지만 그들한테 괜한 수고를 끼치게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죄책감이 있었다.
그럴 때 나온 생각이 ‘이럴 바에야 모르는 여자들과 즐기는 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라는 것이었다.
아예 모르는 여자들이라. 만약 강간탐방이 실제로 이루어졌다고 가정해보자. 전혀 모르는 마을의 생면부지의 여자들과 만나 단체 섹스를 하다니.
게다가 아직 섹스의 쾌락과 즐거움마저 모르는 여자들을 내 손으로 조교하며 그들을 보다 열락에 젖게 만들 수 있었다면……!
아프다고 엄살떨던 내 남근은 어느 새인가 벌떡 일어나 수면 위로 솟구쳐 있었다. 하하, 미친……. 아프고 힘들다고 엄살을 떨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미지(未知)의 여자들과 나눌 섹스에 벌떡이다니. 이런 새끼 몸 걱정해준 아내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다.
난 나 자신한테 물었다.
“넌 뭐 하고 싶냐?”
난 나 자신한테 대답한다.
“빨리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고 싶다.”
평화로운 하루가 뭔데라고 물으면……. 지금 하고 있는 일 같은 거 없이 그저 평온하게. 모두와 같이 웃으며 보내고 싶다.
캡슐을 만드는 건 어디까지나 마리아와 아테나의 부탁을 들어주고 싶으니까. 확실하지는 않지만 나와 혜린이가 소환된 것으로 인해 만들 수 없게 됐을 테니까.
그걸 대놓고 말할 순 없고 그 원인을 제공한 게 우리도 아니라지만……마음이 석연치 않은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렇다면 하다못해 날 남편으로 맞이해준 그녀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로 인해 얻은 피해를 이런 식으로라도 보상해줘야 마음이 편해질 거 같았다. 반대로 말하자면……이 일이 끝나면 더 이상은 이런 작업을 할 필요가 없겠지.
물론 각 마을과 수도의 여성들이 낳은 딸이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된다면……? 그런 생각을 했지만 곧 그게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이곳의 아이들은 태어나서 1~2개월 만에 20세에 가까운 체형과 지식을 가지게 된다. 그럼 그녀들 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 아기를 원하게 될 것이다.
이 작업을 몇 번이나 더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만약 또 해야 한다면……차라리 그녀들이 ‘생명의 씨앗’을 만들 수 없게 된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게 제일 좋을 테니까. 생명의 씨앗을 만들어 나누어주는 건 원래 그녀들의 일이었으니까. 이렇게까지 일을 복잡하게 만든 모든 원인이자 원흉은 바로…….
“……그 백발 여자겠지.”
정말 범용성 높은 여자군. 내가 ‘니가 한 짓이 이거냐?’라고 물으면 ‘그것도 내가 했다’라고 대답할 거 같다. 내가 어쩌다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됐담? 일은 지가 다 저질러 놓고 수습은 내가 다 하다니. 재주 부리는 사람과 돈 받는 사람은 따로 있군.
그렇다고 내가 손해만 봐온 건 아니지만. 이 세상에서 겪은 경험. 얻은 것들은 현실 세상에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것들이니까. 아무리 많은 돈을 주더라도 결코 얻을 수 없는 소중한 것들. 그렇기에 보다 지키고 싶고 더욱 함께 있고 싶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들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서도. 그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도. 마지막으로 주어진 이 일─마지막 맞겠지? 시발 내가 앞으로 이런 노가다를 몇 번이나 더 해야 한다니. 진짜 레알 좀 봐주세요. 아니 진짜……─을 최대한 빨리. 하지만 확실하게 완수하고 싶다.
덤으로 다른 여자를 안아 보고 싶다는 내 은밀한 욕망도 만족시키며 말이지……. 으음, 내가 말한 걸 모두 이룰 수 있는 방법이라. 좋은 방법 없나……. 기껏 얻은 마력인데 좀 더 유용하게 쓰고 싶은데. 다른 마을 여자들을 안을 수 없는 노릇……인데?
“……걔네들!”
난 욕조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 얼굴은 거울을 보지 않아도 틀림없이 웃고 있을 거다. 장담한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폭소를 터뜨렸다. 우하하! 어떻게 이럴 수가!? 내가 생각해도 난 정말 쓰레기군! IQ라면 낮을지 모르겠지만 잔머리 지수(JQ)는 틀림없이 천재 수준일 거다!
지금까지 고민했던 것들이 단숨에 싹 날아간다. 내가 얻은 단 하나의 답, 유일한 방법. 그것만 있으면 조금 전까지 고민했던 것들. 내가 느낀 죄책감들을 완전히 없애버릴 수 있다! 그렇고말고! 여행 중에 발견했지만 놓칠 수밖에 없었던 그 여성들을!
온몸이 뜨거워진다. 힘들어서 그런 것도 있고 뜨거운 물에 오래 들어가 있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이 온도는 흥분으로 인한 온도다.
후후, 좋아. 아주 좋군……. 그런 방법이 있었어. 이거라면 단숨에 내 계획을 진행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떡고물까지 확실하게 챙길 수 있다구!
샤워를 마친 나는 재빨리 밖으로 나갔다. 작업도 난교 파티와 마찬가지로 저녁쯤이 되면 자동적으로 해산한다. 저녁을 먹기 전에 씻는 건 그 정도로 냄새가 나서 그랬다. 밥 먹는 식당에 정액 냄새가 가득하면 좀 그렇잖아. 밥맛 떨어지게 시리. 식당에서 먼저 밥을 먹고 있는 아내들한테 난 외쳤다.
“얘들아! 우리 서큐버스 잡으러 가자!”
다들 반응이 걸작이었다. 혜린이는 ‘……뭐?’라는 표정을 짓는다. 로라는 ‘세린이 방금 무슨 헛소리를 한 거 같은데……’와 같은 표정. 메이는 ‘서큐버스? 갑자기 왜요?’라며 나한테 물었다.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거라고 대답한다.
아이나와 아이라는 ‘아, 저 병신 또 이상한 짓 시작했어……’라며 한숨을 쉬었다. 내가 뭐 어때서!? 니들 위해 희생한 걸 이토록 빨리 잊어버리다니! 배은망덕한 계집애들 같으니라고!
미카는 ‘아, 그러고 보니 서큐버스는 주변에 남아있었지’하며 기억을 떠올렸다. 부카케에 들어갈 쯤에 나왔던 괴물이니까. 부카케에서 나왔지만 그래도 오기 전까지는 평생을 살았던 마을이었고, 경비대장의 역할도 맡았었기에 지금도 걱정이 되겠지.
안나와 니나는 ‘서큐버스라……걔들은 상대하기 껄끄러워’하며 드물게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마법을 많이 쓰는 안나한테 마력을 빼앗는 서큐버스는 천적(天敵)이니까. 니나 또한 마력을 통한 강화를 즐겨 썼기에 용병 모녀한테는 꽤 껄끄러운 상대인 듯싶었다.
희진이와 은채는 위험한 거 아니냐며 물었지만 난 괜찮다고 했다. 마력만 빼앗아가는 타입이니 물리적인 공격으로 충분히 해치울 수 있고, 이번에 가는 목적은 레벨 업이 아니라 포획이었으니까.
아스카는 ‘서큐버스? 마력만 빼앗아가는 겁쟁이 놈들을 뭐 하러 잡으러 가느냐?’라며 물었다. 난 모두를 편하게 만들기 위해라며 아스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부드러워서 좋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거 보니 아스카도 좋아하는 거 같다.
마리아와 아테나는 괴물 토벌을 위해 가는 거냐고 물었다. 토벌에 가깝긴 하지만 죽이는 게 아니라 포획이며 그들을 잡는 이유는 모두를 위한 거라고 적당히 말했다.
하지만 나랑 함께 여행을 하거나 내 성격을 아는 여자들은 이미 ‘흐응……그렇단 말이지?’와 같은 눈빛을 보낸다.
자세한 이야기는 저녁을 먹은 후에 할 거라 했다. 저녁을 맛있게 먹은 우리는 집무실로 모였다. 역시 기숙사 방은 좁다. 총 14명이 모여야 하니까. 티 타임(Tea Time)을 즐긴 후 먼저 이야기를 꺼낸 건 혜린이었다.
“여행할 때 못 데리고 왔던 서큐버스 데리고 와서 즐기려고 그런 거야?”
역시 내 아내. 눈치가 빠르다. 그치만 너무한데. 내가 오직 즐기는 것만을 생각하는 노답 변태로 생각되다니.
“그것도 있지만……서큐버스를 데리고 오면 아마 생각 외로 작업이 빨리 끝날 거 같아. 오늘 계속 생각해봤는데……작업의 속도가 느린 것도 있지만 마을 사람들을 언제까지고 이 작업에 동참하게 만들 순 없잖아. 이대로라면 언제 다 만들 수 있을지 장담할 수가 없어.”
프레그넌트를 제외한 마을은 5개. 그 중 200명 단위의 마을이 세 곳. 300명 단위가 한 곳. 400명 단위가 한 곳이었다. 수도는 대략 600~700명 정도. 400명 단위는 당연히 어보션이었다. 수도 다음으로 발달된 곳이었기에 그만큼 인구의 집중이 높았다.
200명 단위는 부카케와 자멘. 그리고 아직 가보지 못한 두 마을 중 하나였다. 나머지 하나는 300명 단위. 프레그넌트와 동등한 수치다.
이름조차 듣지 못한 마을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건 그렇다 치자. 어차피 늘 이래왔으니까. 그럼 그걸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결해야만 평화가 찾아오는 것이다.
“어차피 서큐버스는 까놓고 말해 마이너스야. 마력을 빼앗아가기만 하지만 마력에 의존하는 마법사한테 있어서 서큐버스는 절대 환영할 만한 존재는 아니잖아. 부카케로 찾아가는 사람이나 부카케에서 우리 쪽으로 오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하나도 도움이 안 되잖아.”
“그건 맞아. 프레그넌트로 오면서 무시하긴 했지만 여러 마리가 있으면 골치 아파.”
경비대장인 미카도 무시했다고 할 정도다. 목숨에 지장은 안 주지만 그 외에는 골치 아프게 만드는 괴물이라니. 하지만 그 덕분에 대대적인 토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토벌을 하려고 해도 우선순위는 주변에 있던 파란색 촉수 괴물이었으니까. 그 괴물들은 우리가 대부분 없앴다.
“서큐버스를 포획해서 캡슐을 만드는 데에 동참시킬 생각이야. 그럼 마을 사람들을 억지로 동원할 필요도 없고 나도 괜히 조바심을 느끼지 않을 거고.”
“그건 좋은데……위험하지 않겠어? 마력 빼앗기잖아.”
아이라의 말에는 마을 사람들이나 자기들의 마력을 빼앗길 위험성도 있지 않느냐는 메시지도 들어가 있다.
“우리 사랑스런 아내들한테 그런 짓하게 내버려 둘 놈이 아니라는 거 너도 잘 알잖아?”
그러자 은채가 피식 웃으며 그건 그렇다고 긍정했다. 오, 그런 반응 좋아.
“서큐버스가 없어진다고 아쉬워 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부카케 주변을 보다 안전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캡슐 제작을 더 가속시킬 수도 있고. 마을 사람들이나 너희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잖아.”
“나는 너와 몸을 나누는 게 좋으니라.”
“……고맙다, 아스카.”
그렇게 대놓고 말하니 부끄럽구만. 물론 아내들은 업무 대신 나와 섹스하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그것도 어지간히 그래야지. 하루 종일 붙잡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그럼 밤에 즐기는 것에 매너리즘을 느끼게 될 거고 부부 간의 사랑은 식어갈 것이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미카. 부카케 주변의 서큐버스는 대략 몇 마리 정도야?”
수를 묻는 이유는 너무 많이 있다면 작업 진행은 빠르겠지만 그 이후가 문제여서 그랬다. 작업 속도가 올라가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끝난 후에 모조리 죽이는 것도 좀 그랬으니까. 토사구팽이라는 사자성어처럼 내가 써먹을 곳에만 써먹고 죽이는 건 아무래도 찜찜했다.
“요즘에는 수가 줄었으니까. 대략 20마리 정도……?”
“생각보다 적네.”
난 ‘제발……100마리는 좀 심하니까. 응, 절반인 50마리. 그, 그것도 좀 많긴 하지만……’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반인 25마리에도 못 미치는 숫자라니. 왜 그렇게 적은 거지?
“서큐버스는 마력을 양식으로 삼는 괴물이잖아. 마력이라는 건 쓰지 않는 한 잘 사라지지 않아. 자기들도 주변에 사냥감이 없으면 움직임을 최소화해서 살아남으려 하지. 자기들이 안 움직이는데 사람들이 걔들한테 직접 찾아갈 이유가 뭐가 있겠어?”
“마력이 고갈되면 죽는 거야?”
“응. 소멸한다고 해야 하나……. 전투능력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자기 몸을 지키려고 하거나 사람들한테 혼란 마법을 걸 때 외에는 거의 안 움직이니까.”
20마리라……. 그 정도면 괜찮겠다. 양식이 마력이라면 내가 주면 그만이다.
“아이라. 부카케 주변으로 텔레포트할 수 있어?”
“텔레포트 에어리어는 업무 용도나 특별한 상황 외에는 못 쓰니까 그런 거지? 할 수 있으니까 걱정 마.”
이동, 포획은 이제 확정됐다. 서큐버스를 잡기 위해 내일 아침부터 고생할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이전에는 잡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잡을 수 있다. 예전의 아쉬움도 달래고 캡슐도 만들고. 일석삼조다. 왜 일석삼조냐고?
……다른 여성들이랑 즐길 수 있으니까.
부탁이니까 그런 쓰레기 보는 눈으로 보지 맙시다……네?
============================ 작품 후기 ============================
이제는 나올 게 없어 죠죠드립까지 나옵니다. 이 미친 소설 대체 누가 썼나 싶었는데……찾을 필요도 없네요. 본편, 후기. 다 제가 적었으니까요. 미친놈을 찾으러 멀리 나갈 필요가 어디 있습니까? 훌륭한 미치광이 작가가 바로 여기 있는데.
덕분에 소설을 위한 사전조사나 취재할 필요는 없네요. 미쳤다는 게 좀 슬프긴 하지만……아무렴 어떻습니까. 후회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닌데.
아내들을 10명 넘게 만든 것도 모자라 서큐버스까지 잡으려 하다니. 저도 미쳤지만 세린만큼은 아닙니다. 네? 그 세린이 저한테서 태어난 캐릭터 아니냐고요?
[혼잣말 : ……너희 같이 눈치 빠른 독자들은 정말 짜증나…… Ver. 쇼 터커(강철의 연금술사)]
…… 저는 미치지 않았어요.
………… 미치지 않았으니 세린도 미친놈이 아니에요.
……………… 제가 외치면 여러분은 한 점의 의문도 품지 않게 됩니다.
레드썬!
후우……상쾌하네요. 코멘트에 대한 답변입니다.
루인sv님, 댓글만으로도 감사스러울 따름입니다. 일단 사건은 그럭저럭 수습됐습니다. 그나마 상황이 괜찮아져서 다시 후기를 쓰게 됐습니다만 분량이나 약을 빨았는 정도는 예전이랑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적네요. 걱정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루인sv님도 환절기 조심하시기를!
로리콤MK님, 부히힛! 로리쨩 다이스키이잇! 가느다란 팔! 털이 없는 허벅지! 아름다운 소형의 육체! 페롯페롯! 낼름낼름! 웃효오오오! 부히히이이잇────! 텐션 올라갑니다아아앗!
……텐션이 또 내려갔네요. 어쨌든, 감사드립니다. 독자분들의 구독과 추천, 응원 덕분에 그나마 마음이 좀 나아졌네요. 로리콤MK님도 따스한 날씨에 마음을 놓으시다 감기 걸리시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예? 예시가 너무 구체적이라고요? 제가 리얼타임 실시간으로 감기 겪고 있다는 것 따위는 비밀입니……헙!
이상입니다. 벚꽃이 만개했네요. 떨어지는 꽃잎처럼 안 좋은 일도 바닥으로 떨어지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