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92 「10-1 : 서장(序章)의 끝 (1)」 =========================
“우리 세린 어린이, 누나한테 버림받기 싫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쪽♪”
평소라면 결코 흘려들을 수 없는 도발적인 말. 하지만 현재로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말을 하며 은채는 내 귀두에 부드럽게 키스했다.
이미 몇 발씩이나 정액을 쏜 상태지만 남근 뿌리에 달린 ‘회복의 반지’의 효과로 인해 체력이 조금씩 회복 중이었다.
“어때, 세린? 현실에서 너 같은 놈은 절대 못 만났을 희진이의 입보지는? 응? 황홀하지?”
“하, 하아……그렇네. 이 입으로 몇 명이나 되는 남자를……읏?! 아, 무, 물지 마……!”
“쮸즙! 건방진 말 하면 누나의 치아로 이 조그마하다 못해 쓸모없는 좆대가리를 물어뜯는다? 흐흥♬”
치아로 정말 살짝. 살짝 문 것뿐이지만 연약한 귀두한테는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고통이다. 쾌감이라고도 할 수는 있겠지만 가능하면 이런 것은 삼가고 싶었는데 말이지…….
나를 포함해 분신들은 경비대의 방에서 내 아내들을 상대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직 점심시간까지는 30분 정도의 시간이 있다.
왜 한낮부터 내 아내들한테 이런 수모를 받으며 섹스를 하고 있냐고 묻는다면 답은 간단했다. 바로 ‘생명의 씨앗을 대체할 좆물 캡슐 제작 계획’. 약칭 [캡슐 계획]을 위해서였다.
떠난 지 3일쯤 되는 날 다시 마리아와 아테나가 찾아왔다. 그녀들한테 부탁했던 물건은 ‘마력회복’과 ‘마력의 절대량 상승’ 도구였다. 어째서 그런 걸 부탁한 것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도 있을 테니 하나씩 설명하도록 하마.
우선 ‘마력회복’이다. 내가 만든 캡슐로 HP와 MP를 회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먹은 여성을 ‘임신 상태’로 만들어주는 좆물 캡슐에 대해서는 모두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몇 번이고 말했지만 이 캡슐은 여성만 쓸 수 있으며 나는 먹어도 아무런 효과를 볼 수 없다. 그 이전에 중요한 문제라면…….
자기 좆물로 만든 캡슐 먹고 싶은 사람 손들어 봐.
없지? 없지?
있을 리가 있겠냐 시발!
아니, 자기 좆에서 나온 좆물이라고!? 그걸 먹고 싶어 하는 미친 새끼가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물론 나도 사람이며 그 정액을 여성들한테 먹이다 보니 의도치 않게 먹게 된 적은 있다. 내 정액으로 범벅이 된 입과 내 입이 키스하면 그야 당연히 들어오겠지!
하지만 그건 예외다! 여성의 침이나 애액이 섞여버린 이상 순도 100%, 내 아기 씨앗이 힘차게 헤엄치는 좆물이 아니라고!
이제 익숙해졌으니 괜찮다만 나도 내 정액을 먹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은 있다. 하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여성은 분위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생물이다. 남자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하며, 그 방법은 섹스와 키스부터 시작해 애무 등 매우 다양하다.
서로간의 사랑을 입과 입을 맞춤으로써 확인한다고? 좋아, 아주 좋아! 그뿐이냐? 19금 동인지나 야애니에서 나오는 ‘마우스 투 마우스(Mouth to Mouth)’ 테크닉도 나는 매우 좋아한다! 그게 뭐냐고? 여성이 남성의 정액을 입에 담아 다른 여성한테 전달하는 멋진 기술이지!
뭐? 어떻게 그런 변태 같은 걸 좋아할 수 있냐고? 어허, 이 사람들이! 이 소설 한두 번 보시나?
무릇 캐릭터란 작가를 반영한 인물! 내가 작가를 대변하는 캐릭터라면 나의 행동과 작가의 필력(筆力). 그리고 지금까지 일어났던 이벤트들을 다 생각해봐라.
감이 오지 않냐?
촉이 잡히지 않냐?
변태라고! 나랑 작가는 다 변태야! 아니, 정확히는 [변태 작가 때문에 내가 변태가 됐다]라고 해야 옳겠지! 그리고 대부분의 남자는 모두 변태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왜냐고? 모두 함께 외치자!
우린 남자니까!
어렸을 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무구한 존재지만 시간이 지나고 사회를 경험함에 따라 우리는 점차 달라진다!
여성에 대한 관심, 이성에 대한 욕망! 2차 성징기와 함께 찾아오는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시기! 슈트룸 운트 드랑(Sturm und Drang)! 누구나 다 알 것이라 믿는다!
아, 덧붙여 슈트룸 운트 드랑이 [기동무투전 G건담]에 나오는 건담 슈피겔의 기술 중 하나라는 것은 다들 잘 알 거라 믿는다.
뭐? 네오 도이츠. 설정상 독일의 건담이 왜 닌자들이나 쓰는 인법을 쓰냐고? 내 알 바냐? 건담 월드가 맛간 게 하루이틀 일도 아니잖아. 그냥 그러려니 치자. 지금 중요한 건 건담 파이터의 출신이나 기술이 아니라 앞으로의 일이니까.
여성이 정자로 가득한 액체를 다른 여성의 입에 전해줄 때 그 쾌락! 그 엑스터시! 크으으으~!! 최고다! 최고잖아? 이걸 최고라고 부르지 않으면 뭘 최고라고 부르겠는가?
아! 물론 사람마다 좋아하는 테크닉이나 시츄에이션 등이 있기에 내가 좋아하는 걸 강요할 수는 없다. 적어도 나한테는 좋아하는 것 중 하나다.
좆물 캡슐부터 시작해 잡설이 좀 길었지만……여하튼. 자기 자지에서 나온 좆물은 안 마시고 싶다. 바로 이런 뜻이다. 누구나 느끼는 걸 이렇게 자세히 쓰자니 힘들구만.
좆물 캡슐로 나 자신을 회복시킬 수도 없지만 먹고 싶지도 않았기에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생각 끝에 얻은 방법 중 하나가 마력 회복이었다.
좆물 캡슐은 제작에 50의 MP를 쓴다. 비록 분신술에 비하면 1/2이지만 내가 만들어야 하는 캡슐의 양은 마을 5곳과 수도에 사는 사람들이 먹어야 하는 분량이다.
분신들이야 밥도 안 먹으니 그저 캡슐을 만들면 된다지만 모든 분신이 하나의 캡슐을 만들 때마다 50씩 마력을 소모한다면 소모량이 장난이 아니다.
마력을 회복할 수 있다면 분신의 수가 많더라도 모두 캡슐 제작에 매진할 수 있으며, 기껏 만드는데 ‘아, 시발……마력 부족하잖아. 안 그래도 힘들게 뽑았는데 이게 뭐야……’라는 허탈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겠지.
이 작업에 동원되는 여성들은 아내나 경비대원들, 친분이 있는 여성 몇 명으로 한정됐다. 마을 사람들이랑 했다간 또 난교 파티가 될 거고 정력과 정액, 시간을 모두 낭비하게 될 테니까. 시동 걸려서 무서운 건 남자나 여자나 같다.
마력회복도 중요하지만 더욱 더 중요한 건 ‘마력의 절대량 상승’이었다. 나도 사람이다 보니 하루 종일 여성들을 상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내 아내들 또한 여러 번 절정을 맞이하다 보면 휴식을 요구했다.
우리는 충전지처럼 충전했다가 바로바로 다시금 파워를 발휘하는 기계나 소모품이 아니다. 인간이다. 그렇기에 휴식이 필요했다.
그런데 왜 절대량이 중요하냐고? 마력의 회복은 휴식이나 도구로 해결되는 문제다. 하지만 절대량은 레벨 업이 아닌 이상 올릴 방법이 없었다.
이 부근의 괴물은 이미 거의 다 쓰러뜨렸다. 애초에 다시 초록색의 촉수 괴물이 나타날 일도 없지만, 그래도 혹시나 모르니 나타났다 치자.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니까.
몇 번이고 쓰러뜨렸지만 이제 초록색 촉수 괴물이 주는 경험치는 기대할 것이 못 됐다. 그놈들을 쓰러뜨릴 바에야 다른 곳에 원정토벌을 하러 가는 게 차라리 나을 정도다. 그 정도로 효율이 나쁘다.
처음에는 이놈들밖에 없으니 토벌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지만 레벨 10이 되니 앞길이 막막했었지.
이제 와서 레벨 업을 위한 노가다를 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캡슐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마력회복의 성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절대량도 늘려야 할 필요가 있었다.
아낌없이 마력을 소모할 수 있는 건 회복할 수 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그 양이 늘어서 나쁠 것은 하나도 없었으니까.
혹시나 전투에 들어간다 치더라도 마력량이 많으면 소총을 무제한에 가깝게 난사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게다가 다른 마을에 전해줘야 하는 캡슐의 양이 모자란다 싶으면 좀 무식한 방법이긴 하지만, 분신을 많이 만들어 자위를 하는 것으로도 해결할 수는 있었다.
읽은 사람은 알겠지만 ‘해결할 수는 있었다’에서 중요한 부분은 [수는]이다. 그런 방법으로도 일을 해결할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이었다. 그 전까지는 최대한 여성들과 살을 맞대며 사랑을 나누고 싶었다.
뭐……도중에 아내들은 질내 사정을 바라기도 하고 부카케를 바라기도 했기에 마력이 더 필요하기도 했다만…….
마리아와 아테나가 가져온 것은 매우 특이한 도구였다. 내가 말했던 ‘마력 회복’과 ‘마력의 절대량 상승’을 모두 갖춘 도구였다.
난 둘 중 하나라도 있으면 좋겠다, 두 개 다 있으면 일이 빨리 진행되겠지……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설마 효능을 모두 갖춘 도구를 가지고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난 처음에는 좋아했다. 두 개나 되는 효과를 모두 갖추었으니 귀찮게 도구를 두 개 가지고 다닐 필요도 없으니까. 올 인 원(All in One). 이 얼마나 멋진 일이란 말인가?
내가 살던 시대에서 스마트폰이 괜히 필수품으로 각광받은 줄 아냐? 여러 도구에 있는 기능 중 필요한 것들을 간추려 하나에 때려 박았지. 나도 쓰면서 ‘이거 완전 가지고 다니는 소형 컴퓨터네……’라고 느꼈을 정도니까.
그런데……응. 알잖아. 내 인생, 결코 쉽게는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다 좋은데……. 아니, 다 좋지는 않구나. 안 좋은 일이 생겼으니 이런 글을 적는 거겠지. 하아……한숨 나온다. 음. 빡친다만……빡친다고 해서 상황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가져온 것은 하나의 반지였다. 보석이 박힌 것도 아니었고 아주 사치스러워 보이지도 않았다. 유명한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반지처럼 아주 평범한 반지였다.
그냥 ‘전 반지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라는 분위기를 어필하는 듯한 황금색의 반지를 주니 ‘이거 진짜 효능 있겠지?’라는 의심마저 들었다.
반지의 이름은 [사랑과 신뢰의 반지]였다. ‘무슨 이름이 이러냐……?’라는 생각을 하며 효능을 확인한 순간. 머리를 감싸 쥐며 어떻게든 빡치려는 걸 참을 수밖에 없었다.
당장이라도 소리를 지르고 싶은 걸 정말 잘 참았다고 생각하며 다시 한 번 확인한다. 그래, 사람이 뭐 잘못 봤을 수도 있으니까…….
[사랑과 신뢰의 반지]는 ‘마력회복’과 ‘마력의 절대량 상승’의 효과를 지닌 초 고성능의 반지였다. 앞으로 이걸 ‘마력반지’라고 부르자.
사랑과 신뢰 어쩌고 부르는 것도 낯간지럽지만 마력 회복과 절대량 상승을 늘 언급하는 것도 귀찮으니까. ‘절대반지’가 아니라서 참으로 다행이다. 난 괴물 엮이는 건 딱 질색이다.
내가 말했던 대로 마력을 회복도 시켜주고 절대량도 상승시켜주는 효과다. 좋은 거 얻었는데 문제가 뭐냐고? 매우 간단했다. 이 반지는 ‘나 혼자 쓸 수 있는 도구’가 아니었다. 효과는 ‘이 반지의 사용자와 사랑과 신뢰를 나누고 있는 여성 캐릭터가 있어야만 효과를 발휘한다’였다.
아내들을 사랑하며 신뢰하느냐고? 물론 신뢰하고 사랑한다. 하지만 그거랑 이거는 별개잖아……! 아니, 그럼. 딱 잘라 말해 여성을 강제로 범하거나 괴물이랑 섹스를 하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뜻이잖아? 무, 무슨 이딴 아이템이 다 있냐……?
사용자는 플레이어. 바로 나다. 아내들의 나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의심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내가 바랐던 건 언제 어디서든 효과를 발휘하는, 범용성 높은 도구였단 말이다!
나를 사랑하고 신뢰해주는 사람? 아, 좋지! 좋고말고! 나한테 사랑과 신뢰를 가진 여자들한테 어떻게 불만을 가지겠는가? 내 아내들은 모두 나한테 사랑과 신뢰를……!
……가질까? 어, 아니. 야!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어, 그래. 잠깐만……잠시만.
상황정리 좀 하고. 음, 그래. 사랑과 신뢰지……? 어, 어디 보자…….
사랑? LOVE? 愛? 그, 그야 있겠지? 없을 리가 없지 않은가?
신뢰는……어, 없을 수도 있겠는데?
아, 씨발! 이거 봐라! 얻은 순간부터 벌써 고민이 생겼다고! 그냥 가지고 있으면 마력 회복시켜주거나, 절대량 늘려주거나. 여하튼 둘 다 ‘가지고 있기만 하면 된다’라는 조건이 있었어야지! 대체 왜 이런 걸 가지고 온 거야!?
마리아랑 아테나한테 물어보니 마력반지에 비하면 효과가 미미했기에 그걸 가지고 왔다고 했다. 확실히 효과는 좋았다. 우선 마력회복은 날 사랑하고 신뢰하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조금씩 차오르기 시작했었다. 분신술을 쓰고도 쭉쭉 차오르는 걸 보니 정말 기뻤지.
절대량을 보니 더욱 더 기쁠 수밖에 없었다. 늘어나는 절대량은 날 사랑하고 신뢰하는 여자들의 숫자에 따라 비례한다고 적혀 있었다. 내 MP를 보니……지금 생각하면 오싹하다. 40000. 4만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숫자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