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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렘어드벤처–당신의 아기를 낳고 싶어-87화 (87/235)

00086 「9-5 : 여왕과 공주 (5)」 =========================

“이봐, 다리를 벌리라고. 그 아머에 자지를 비비란 말은 아니겠지?”

“아, 알고 있다……크윽……!”

황금빛의 비키니 아머 사이로 드러나는 아테나의 꽃잎은 살짝 젖은 상태였다. 후후, 싫다 뭐다 하면서 튕기긴 했지만 그래도 흥분은 했나보군. 그걸 후루룩 마시자 ‘꺅!?’이라는 비명을 질렀다.

“뭐, 뭐하는 짓이냐 네놈!”

“뭐 하긴……우리 귀여운 아테나 국물 맛 좀 봤지.”

“더, 더러운 놈……네놈이 그러고도 정녕 인간이더냐……!?”

아스카랑 진짜 닮았다니까……. 다르다면 아스카는 ‘하등한 인간 주제에 어찌 이런 건방진 짓을!’이라는 느낌이라면 아테나는 ‘사람의 형태를 한 주제에 어떻게 이런 더러운 짓을!’ 같은 느낌이지.

……어. 생각해보니 슬프네. 난 사람인데 사람이든 괴물이든 간에 두 사람한테 모두 인간 취급을 못 받고 있는 거니까.

마음속으로 약간의 눈물을 흘린 후 그녀의 꽃잎에 귀두를 갔다댔다.

“지, 지금이라도 패배를 인정한다면……너그러이 봐주마…….”

풋. 바보 아냐? 내가 존나 유리하다 못해 승리가 확정된 거나 마찬가지인데 뭐? 그걸 또 파르르 떨며 말하는 꼴이라니! 너무나 웃겨서 웃음이 튀어나왔다. 자기 허세가 간파당한 걸 깨달았는지 아테나는 화를 낸다.

“무, 무엇이 웃기냐? 가, 각오해라! 미리 경고해두지만 네놈의 저속한 물건에 이 아테나, 결코 굴하지 않는다!”

“오오, 그러세요? 그럼 조금씩 들어갑니다아……. 오옷, 빡빡한데……!”

그녀의 질에 입성하자 침입자를 제거하겠다는 양 사방에서 내 물건을 조여 왔다. 어미인 마리아도 조여 왔지만 적당히 조이면서도 내 물건과 하반신을 짓누르는 느낌 덕분에 꽤 편안했다. 하지만 이건 정말이지……빡빡하게 조이는군.

“아, 아앗! 어, 어머니……저의 아기의 보금자리를 보호해 주소서……! 여왕님……!”

“그 여왕님이자 어머니는 지금 내 자지에 미쳐서 허리를 마구 움직이고 있단다, 아테나 아가씨……크윽!”

베, 베라먹을 년! 존나 조여 오네! 내 말에 저항이라도 하겠다는 양 마구 조여 오는 질에 내가 얼굴을 찌푸리자 조금은 기세가 등등해졌다.

“봐, 봤어? 얼른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면 내, 내 보지로 니 자지를 잘라버리겠다……!”

“크, 아윽……!”

장난 아니다! 아니, 내 말은. 쟤가 바보라서 저딴 말을 지껄이는 건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내 물건을 조여 오는 힘은 장난이 아니었다. 벌써부터 사정을 하게 만들 정도라니? 비, 빌어먹을……어미는 쉬웠는데 딸은 왜 이렇게 어렵냐 썅!

난 속으로 욕을 지껄이며 허리를 조금씩 뺀다. 질에서 조금씩 빠져나가는 음경에 그녀는 ‘후, 후후……그래. 패배를 인정하는 건가……’같은 헛소리나 지껄이고 앉아 있다. 이런 바보한테는 냉정한 현실을 가르쳐줄 의무가 있지.

“내가 자지를 뺀 것은……!”

한때 럭키짱, 마계대전 등으로 유명했던 작가. 김성모 작가님. 비록 여러 가지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분이지만 정말 주옥같은 명대사를 많이 남기신 분이다. 난 그분이 남기신 대사를 조금 변형해서 이 상황에 써먹으려 하고 있었다. 그래, 바로 그 대사를!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앗!”

“어, 얼른 그 자지를 빼고 패배를 인……컥────!?

조금씩 질에서 자지가 빠지던 것에 안심하던 아테나는 내 갑작스런 돌진에 말을 잇지 못했다. 더럽게 조여 오는 질을 단숨에 주파한 결과 내 귀두는 그녀의 자궁과 만남의 키스를 나누고 있었고, 힘들어하면서도 웃는 걸 잊지 않았다.

“아, 아아앗! 빼애애엣! 빼란 말야! 이, 더러운……커억!”

너무나 시끄러웠기에 다시 한 번 본때를 보여줬다. 이번에는 박은 상태에서 그녀를 힘껏 끌어안았다. 안 그래도 깊숙하게 박힌 상태에서 그녀를 껴안으니 갈 곳을 잃은 귀두는 자궁을 눌러 부술 정도로 힘차게 찔러댔고, 아테나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충격에 말을 이을 수조차 없었다.

“악! 끅! 허끅! 아, 그만, 둬엇! 하응♡ 하, 앗! 이건, 내가 아냣! 난, 흐응♥”

“하, 윽! 우리 아내, 굉장한. 으윽, 굉장한데? 이렇게 격하게 날 원하다니……!”

“아, 아내라고? 이, 비겁한, 윽! 앗! 찌르지 마! 비겁한 자식! 난 네놈의 아내가……아, 앙! 앗!”

이제 아테나도 고통을 가장한 쾌락에 중독된 건지 날 껴안았다. 날카로운 손톱을 세운 채 등에 박으니 뜨거운 무언가가 느껴지지만 지금은 나보다 그녀가 더 큰 고통을 느끼고 있을 테니까……쌤쌤이로 치자.

“하아, 어때? 응? 우리 아테나, 내 사랑이 느껴져?”

“니, 좆이나 빨아라……시, 발놈아!”

“오우, 우리. 크윽……하아! 조, 존나 쩔어……!”

거친 욕설까지 하지만 보지로 자지를 잘라버리겠다는 그 말은 그냥 허풍 삼아 한 것이 아니었다. 뿌리까지 단숨에 박았다지만 계속해서 조여 오는 질 때문에 당장이라도 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이러다가 진짜 좆 되는 거 아닐까?

내 몸을 끌어안아서 멜론 같던 가슴은 몸이 밀착할 때마다 형체가 변했지만 그 오묘함에 시선을 빼앗길 틈은 없었다. 아테나의 입에 키스를 한 순간 눈이 커졌지만 이제 와서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달콤한 침과 혀를 맛보며 유린하자 등에 세게 박히던 손톱이 점점 약해지기 시작했다. 난 키스를 하면서도 두 손으로는 유두 부분을 손가락으로 튕겨댔다. 물론 허리의 움직임 또한 잊지 않고!

입과 손, 허리. 세 개의 기관을 모두 적재적소에 배치해 사용하니 효과는 확실했다. 보지의 조임은 조금 전보다 훨씬 줄어들었고 그녀의 손은 내 목을 휘감아 떨어지지 않게 됐다. 내가 강요한 게 아니라 스스로 그렇게 만든 것이다.

“하, 아……하아! 쿡! 우리 아테나, 귀엽네……! 이제 날 남편으로 맞이할 걸 결심했어?”

“주, 죽여 버리겠어……! 너 같은 놈은 인간도 아냐……!”

위엄 넘치는 말투는 어디에다 내다 버리고 그런 말투를 쓰는 거냐? 그치만 이런 말투까지 쓰는 걸 보니 정말 얘도 필사적인 거 같았다.

이제 남은 건 인기 만화 [나루토]에서 나온 그것. 풍둔(風遁) 주둥아리 술(術)로 정신마저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들어주마……!

누가 [‘자지의 맹세’를 쓰면 되지 않나요?] 라고 물을 수도 있겠지! 나도 지금 그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승부에서 중요한 건 ‘쾌락을 인정한다’라는 조건이었다. 아주 좆 같으면 그냥 정신 지배해서 ‘졌다’라는 두 글자만 말하게 하면 그만이었다. 난 그걸 언제든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안 했다. 그건 나중에 쓸 수 있는 방법이니까. 아니, 그 이전에……내 힘으로 마리아와 아테나를 굴복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리아는 아테나와 함께 내 귀두에 키스를 할 때부터 이미 함락된 상태였다고 보는 게 옳겠지.

그렇다면 적어도 한 명. 이 드센 아가씨, 아테나는 내 힘으로 어떻게든 해보고 싶었다. 누구는 쓸데없는 호승심이라고 하겠지만 이게 바로 남자다. 쓸데없는 일에 목숨을 거는 어리석은 생물이지.

그녀와의 섹스에 들어가 키스, 손장난, 허리 놀림 등 온갖 테크닉을 쓴 결과 느낄 수 있었다. 승리는 이제 눈앞! 조금만 더……조금만 더! 그 부족한 부분을 내 아가리로! 주둥아리로 보충해주마……!

“후후, 그래. 윽! 이, 인간도 아니겠지……! 하지만 우리 아테나, 보지를 뻐끔뻐끔거리며 위협한들 별로 무섭지는 않은데?”

“뭐, 뭣? 아, 아냐! 이건……이건 내 뜻이 아니란 말이다……!”

실제로 그녀의 조임은 처음에 비해 매우 완화된 편이었다. 뻐끔거리는 건 아마 질 경련을 일으켜서 그런 거겠지. 어찌 됐든 나한테는 좋은 찬스다. 적의 실수는 내 기회이자 찬스. 이게 바로 세상을 살아가는 법칙 중 하나지.

“말은 그렇게 하면서 내 물건을 놓기 싫어하다니……이거 봐. 내가 조금만 빼려 해도 막 조여 오잖아? 그렇게 좆에 굶주렸다니. 이래서야 공주가 아니라 창녀공주잖아……?”

“네, 네놈! 뚫린 입이라고 해도 해도 되는 말과 해서는 안 되는……응흣? 앗, 넣지 마라! 멋대로 그렇게 넣지 말란 말이야……!”

평소의 말투에서 얌전한 말투로 돌아가는 걸 보니 한계에 가까운 것 같군. 맨 처음 사무적인 말투로 날 대하던 아이나가 생각난다. 아이나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했다. 그럼……너도 행복하게 만들어주마.

“쾌락에 이미 패배한 주제에 억지를 부리기는……우리 아테나, 귀여운데?”

“우, 웃기지 마……난 아직 안 졌어……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구……!”

“하핫, 그런 말하면서 날 껴안는 이유는 뭐지?”

그제서야 아테나는 자기가 하고 있는 모순적인 행동을 깨달은 거 같았다. 그래, 그렇겠지. 그녀는 싫다고 하면서 더욱 몸을 밀착시키기 위해 날 끌어안았다.

가슴은 짓눌리고 자궁은 기쁨의 비명을 마구 지르고 있는 상태. 그리고 이런 상태가 될 때까지 계속해서 날 원한 건 바로 너다, 아테나.

“네, 네놈의 사악한 간계(奸計)에 넘어갔지만 정신은……어머니와 이 세상을 위해 노력하려는 내 정신은 어찌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말의 끝에는 조금이나마 저항의 의식이 담겨져 있었다. 그래, 모두를 생각하는 마음이라……아주 좋아. 왜냐고? 그 ‘모두’ 덕분에 너는 패배하게 될 테니까……!

“그래, 패배를……윽! 후우, 인정하지 않겠다고?”

“그래……!”

내가 그 말을 듣고 환하게 웃자 표정이 조금씩 절망에 물들어간다. 내가 뭘 말할지는 몰라도 결코 자기한테 좋은 걸 말하지는 않을 거라는 사실을 이미 본능적으로 깨달은 건가……. 영리한 아이다. 괴롭히는 맛이 있겠어.

“그럼 니 엄마는?”

“……어, 머니?”

자신을 지탱해주는 소중한 존재. 어머니이자 여왕인 마리아의 이름이 거론되자 목소리가 떨렸다. 내가 옆을 보자 그녀의 시선도 따라갔고 그곳에는…….

“하앗, 어떤가요? 세린, 마음에 드나요? 네?”

“최, 최고야 마리아……너란 여자는 내가 만난 여자 중 최고의 여자야! 흐윽!”

……날 눕힌 채 그 위에서 힘껏 허리와 가슴을 흔들어대는 마리아가 있었다.

장난 아니라 진짜다. 오리지널인 나는 그녀한테 짓눌려 그저 좆물과 쾌감을 제공하는 기계가 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녀가 허리를 흔들 때마다 내 좆은 마치 오락실 조이스틱처럼 이리저리 휘둘렸고, 가슴과 엉덩이의 무게 덕분에 자궁을 박살낼 기세로 찌르고 있었다.

“응, 앗! 세린! 또오! 또 싸! 빨릿! 여왕의 명령이야! 하윽!”

“마, 마리아……읏!”

쀼즈즙!

탁한 정액이 그녀의 질을 더럽혔다만, 그 전부터 이미 그녀의 보지는 헐거워진 상태였다. 네 번째 사정을 마치고 다섯 번째에 도달하자 아무리 ‘회복의 반지’를 쓰고 있어도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근데 어떻게 다섯 발이나 쐈냐고?

“아앙~♥ 안 돼에에. 겨우 이 정도로 만족 못 한다구……응? 에잇!”

주문조차 외우지 않았는데 손에서는 빛이 났다. 고속으로 몸이 회복되는 게 느껴졌고 그 느낌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금 몸을 흔들어댔다. 이번에는 위에서 아래로 푹푹 처박히는 느낌이다. 으윽……그만 좀 해라, 빌어먹을.

“마, 마마…….”

드디어 입에서 ‘마마’라는 말이 나왔군. 한국과는 다르게 이곳에서는 외국이나 일본 문화를 꽤 수용한 상태였다. 마마라는 말이 완전한 일본어는 아니지만 그래도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에서 꽤나 자주 쓰인 말이었다.

마마라는 말을 썼는데 왜 갑자기 언어학적 이야기를 하냐고? 이 세상에서 딸이 어머니를 어머니 등으로 부르지 않고 ‘마마’라고 부르는 것은 정신의 한계가 왔다는 걸 뜻하니까.

더 이상 체면이나 예절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피폐해진 정신을 공격하는 게 바로 나, 신세린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지!

인간쓰레기나 다름없는 걸 생각하며 난 악마의 속삭임을 들려주듯 아테나를 꼬드겼다.

“봤지? 너의 소중한 어머니이자 여왕님인 마리아는 저 상태야……. 완전 자지에 푹 빠졌다고.”

“아, 아아……아앗……!”

실시간으로 신나게 허리를 흔들어대는 음란 여왕한테 손을 뻗지만 그 손은 닿지 않았다. 거리로도 닿지 않지만 그 마음은 설령 마리아한테 닿는다 하더라도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다.

“저렇게 내 자지를 좋아하는 어머니와 함께 둘이서 수도로 돌아가면 기분이 어떨까? 응? 분명 외로움에 눈물을 펑펑 흘리실 거 같은데? 우리 총명한 아테나, 내가 뭘 말하고 싶은지 알겠지?”

패배. 오직 ‘패배’라는 글자만이 아테나의 머리를 채우고 있겠지. 아테나는 안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넌 패배할 수밖에 없어. 아무리 니가 노력하고 시간을 끌어도 부정할 수 없거든. 너 또한 쾌락에 빠져 섹스에 탐닉했으니 날 이렇게 껴안고 있는 거겠지……?”

“아, 아냐…….”

날 죽이겠다며 협박하던 그 용맹함은 어디로 갔는지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처음과 비교하면 불쌍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녀다만 더 이상 틈을 줄 수는 없다. 단숨에 몰아붙이겠어…….

“여기서 져서 너와 마리아, 두 명이 얌전히 수도로 돌아간다면 틀림없이 슬퍼하겠지? 이미 자지의 맛을 알아버린 너도 그렇지만 마리아는 더 심하겠지. 밤마다 날 찾아댈 거야. 지금도 날 찾고 있는데 아무렴 밤에 오죽하겠어?”

강화된 성욕은 개인이 어떻게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 아스카마저 건방진 태도를 모조리 부순 채 오직 내 물건만을 원하게 됐으니까.

“여왕이라는 직책에 앉아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이제야 그걸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거지. 헌데 니가 그걸 방해한다면……후후, 분명 좋아할 거야.”

나를 데리고 수도로 간다. 승리할 때의 조건이다. 하지만 그녀들한테 승리는 있을 수 없다. 이미 ‘자지의 맹세’를 맺은 것도 모자라 이렇게 스스로 내 몸을 원하고 있으니까. 그럼 그녀들한테 있어서 최고의 선택은……?

“나보고……마마랑 같이 여기 남으라고……?”

“바로 그거지! 우리 아테나, 역시 똑똑한데? 응~츕!”

내 생각을 정확히 읽은 아테나한테 과장스럽게 키스를 했다. 이젠 거부하는 낌새마저 없이 날 받아들이는 아테나는 키스가 끝나자 아쉬워하며 말을 더듬었다.

“아, 안 돼……나와 어머니는 레이프와 모든 마을을 위해……!”

“생명의 씨앗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미 4개월 전부터 안 만들어지기 시작했잖아? 너희가 내 도움을 바라는 건 알지만……우선 왜 만들 수 없는가를 생각해야지. 이곳에 있으면서 그 문제가 해결될지도 모르잖아?”

나와 혜린이가 이 세상에 온 것으로 인해 영향을 받은 거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변명이지만 내 생각이기도 했다. 정말 잘 하면 ‘생명의 씨앗’을 다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만드는 방법은 아직 모르겠다만.

“나, 난 공주고……마마는 여왕이야……그런……?”

“그런 건 아무래도 좋잖아? 너희 어머니가 저렇게 열정적으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 적 있어? 지금까지?”

이미 마음속에서 패배를 받아들인 아테나는 다시 마리아를 봤다. 물론 오리지널 신세린. 나는 밑에 깔린 채 괴로워하고 있다. 주변에 있는 아내들이 내 분신들한테 ‘세린, 괜찮아?’라고 묻자 나는 ‘아니, 사실 존나 안 괜찮아’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인데 어떻게 하냐…….

하지만 괴로운 것과 이용할 수 있는 건 별개다. 마리아가 열락에 젖어 즐거워하는 모습은……이토록 즐거워하는 모습은 평생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여왕인 너희 마마가 이곳에 남아 하루 24시간 계속 즐거운 걸 누릴 수 있다면……그걸 존중하는 게 올바른 딸의 마음가짐과 행동 아닐까?”

“……올바른 딸의……마음가짐? 행동?”

부서진 시계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면서 딸깍거린다. 조금만 더……정말 조금만 더 하자.

“여왕기사단의 단장이자 딸인 니가 어머니를 놓고 혼자 돌아갈 수는 없잖아? 그렇다고 저렇게 즐거워하는 어머니를 설득할 수도 없고. 생명의 씨앗을 다시 만들기 위해서라는 명목 아래 이곳에 체류한다면 신하들도 그 뜻을 헤아려줄 거야……응? 무엇보다…….”

아테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귀엽군. 원래 귀여웠지만 이렇게 망가진 모습도 귀엽다.

“우리 아테나와 마리아가 함께 내 아기를 낳는 장면을 보고 싶어. 사랑하는 내 아내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싶어. 우리 사랑스러운 아테나와……함께 지내고 싶어.”

아테나의 눈에서는 뜨거우면서도 맑은 것이 흘러나왔다.

“……남, 을게.”

“……다시 말해줄래?”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채 눈물을 흘리는 아테나는 조용히. 하지만 확실히 말했다.

“……졌어. 그러니……아기 씨앗을……이 힘든 현실을 잊을 수 있게 날 도와줘요……!”

“……알겠어. 간다?”

대답에 관계없이 난 하반신을 있는 힘껏 박았다. 밖에서부터 한 방에 박는 것도 힘들지만, 박힌 상태에서 다시 한 번 박으니 질이 움찔거리며 다시 조여 왔다.

“아흑! 아, 아파……요! 아파요, 세린!”

존댓말로 변한 아테나의 호소를 들으니 장난 아닌데……! 지금까지 잃었던 기운이 다시 되돌아오는 느낌이었다. 그래, 바로 이거다! 내가 원했던 건……내가 원한 결말은 바로 이런 거였다고!

아테나를 눕힌 나는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쑤컹거리며 자지가 질을 범할 때마다 ‘윽! 아윽! 드디어……이 힘든 사명에서 벗어나는 거죠……네?’라며 날 끌어안으려 했다. 어머니를 지키는 공주이자 기사단장의 업무. 그것만으로도 힘들었는데 생명의 씨앗을 만들지 못하게 되니 더욱 더 불안하고 힘들었겠지.

내가 살던 현실에서도 사람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갔다. 그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방시키느냐가 삶을 행복하게 만드느냐, 불행하게 만드느냐를 판가름하게 만들지.

이곳의 사람들은 아기나 섹스가 아니면 그걸 풀 수가 없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인생이군……. 그야말로 예전의 나나 다름없었다.

이렇게 괴로워하는 여자들을 못 본 척하는 건 남자로서 할 일이 아니지……! 보이지 않는 자지의 핏줄이 조금씩 튀어 오르는 게 느껴진다. 오늘의 하이라이트군……!

“으, 흐윽! 아, 세린 님……세린 니임……!!”

“후웃……하악……아테나, 준비됐어? 마리아랑 같이 이 마을에서 살아갈 준비됐어?”

원래 그녀였다면 결코 대답할 수 없었고 대답할 리도 없는 짓궂은 질문.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아테나는 내 목을 휘감으며 키스를 했고 난 그걸 대답으로 받아들였다.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다시금 자지를 박은 순간, 지금까지 참던 백탁 액체가 임무 종료를 선고한다.

“……아, 앗……드, 들어오고 있어요……. 몇 만 명이나 되는 아이가 내 안으로……윽!”

지금까지 그토록 드세게 굴었다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날 휘감았던 손은 바닥에 닿은 채 꿈틀대고 있고, 자지를 뺀 곳에서는 하얀 액체가 주르륵 흘러나왔다. 내가 한 일이지만……조금 심했던 거 같군.

“……헤. 헤헤. 에헤헤…….”

뭐, 뭐냐 얘. 갑자기 왜 헤헤 거려? 혹시 내가 너무 정신 공격 해대서 좀……이상하게 된 걸까? 조금 전까지 멀쩡하던 아테나가 갑자기 헤실거리며 웃으니 내가 더 무서웠다. 아테나는 낮은 자세로 기어와 입으로 내 물건을 힘껏 빨아댔다.

“윽! 야, 너……괜찮냐?”

“어엉……?”

자다가 일어난 사람 같았다. 어, 아니. 정확히는……집에 막 돌아온 회사원 같다고 해야 하나?

“당연히 안 괜찮죠……헤헤, 자지가 눈앞에 있는데 괜찮을 리가 없잖아요? 세린 님도 참……음, 쬬릅…….”

시발, 좆됐다. 미카에 의해 남편의 리드권을 잃었을 때 느꼈던 그 불안함을 설마 다시금 느끼게 될 줄이야. 가짜 인격으로 바꾼 것도 아닌데 조금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아테나를 보니 더욱 무서웠다.

어, 아니. 잠깐만? 바로 오리지널 신세린이 뭐 하고 있나 눈을 돌렸다. 오리지널은 ‘시발, 뭘 보냐……넌 내가 노는 걸로 보이냐? 아, 아니. 잠깐만. 진짜 잠깐만요 마리아. 좀 쉬다가 하면……악! 젠장! 그만 좀 해……시발……’이라며 울고 있다. 별로 불쌍하지는 않다만…….

하지만 내가 오리지널을 본 건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마리아와 아테나. 섹스 후로 완전히 달라진 두 명의 성격. 서, 설마……섹스 후에 성격이 변하는 거. 유, 유전(遺傳)인가? 그래서 엄마건 딸이건 간에 이렇게 확 변한 건가?

아주 설득력 없는 가설은 아니었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생활 행동이 비슷하다는 쌍둥이 이야기가 있듯이, 유전이라는 건 내 상상 이상으로 사람을 얽매는……일종의 생물학적인 족쇄였으니까. 부모가 어떤 행동을 하면 아이도 그 행동을 따라할 수도 있다. 심지어 안 보여준다 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그런 유전의 힘이 이런 곳에서……동시에 같이 발현될 줄이야. 로라나 메이, 안나나 니나. 생각해보면 그들한테도 꽤나 닮은 구석이 있었다.

로라와 메이의 독점욕은 나뿐만 아니라 서로에 대해서도 적용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서로를 그렇게 소중히 여길 수 있는 거지.

안나와 니나는 용병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생활해 왔기에 알아차리긴 어려웠지만……서로의 탓을 하면서도 서로를 지키고 위하려는 마음은 둘 다 같았다. 그 부분은 모녀라면 누구나 같은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서로가 없는 부분을 보완하는 컴비네이션을 본다면 꼭 그런 것도 아니었다.

모녀관계로만 치자면 내 아내들 중 세 번째에 해당하는 마리아와 아테나가 설마 이런 면모를 갖추고 있을 줄이야.

직장에서 아무 말도 못하고 억압당하던 회사원이 집에 온 후로는 단숨에 그 분노를 폭발시키며 털털한 성격으로 변하는 느낌이다. 스트레스가 그렇게 심했던 걸까…….

“하, 쯉! 쯉! 푸하앗……와아, 정말 멋져요……이 자지. 평생 같이 있고 싶어요……헤헤…….”

불알에 그 매끈한 피부를 비벼대니 고맙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이런 걸 들이대서 미안하다고 해야 할지. 어찌 됐든 내 입장에서는 참으로 곤란했다.

어……그래. 아내가 된 건 좋지. 근데 성격이 이렇게 확 바뀌니 좀, 뭐라 해야 하지? 다른 사람 대하는 느낌이 들었다. 혜린이처럼 털털한 성격도 아니고.

미카도 섹스를 할 때는 얌전한 성격으로 바뀌고는 했지! 하지만 일시적이었고 그런 성격마저 본래의 성격과 잘 녹아들어가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었다! 근데 이건 그야말로 집안 퉁소 회사원이잖아?

“마마랑 세린이랑 이 마을에서 자지를 듬뿍 빨면서……해피 해피(Happy Happy)한 인생을 살아갈 거라 생각하니. 아, 아하하! 최고야! 끝내줘! 음, 쪽♥ 앞으로도 잘 부탁해……남·편·님?”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도 ‘후, 후우……오늘은 이 정도로 만족할게. 세린……너의 아내이자 여왕인 나를 위해 힘내줘? 우후훗♡’이라며 키스를 하고 있다.

……아, 이런 씨발! 또야! 또!

또 이상한 여자들을 아내로 삼고 말았어!

내 머릿속에서는 온갖 상념(想念)이 폭발하고 있었다.

아니, 잠깐만. 진짜 이거 뭔데?

왜 나한테만 폭탄을 주냐고?

여왕과 공주를 손에 넣었다는 짜릿함도 잠시. 그 짜릿함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발물에 대한 불안감으로 바뀐 지 오래였다. 이런 것까지 계산해서 두 명을 보낸 거라면……백발의 여자. 인정한다. 넌 진짜 사람 빡치게 하는 데에 도가 튼 사람이야…….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나 자신의 패배─수도로 갈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 좋은 여성을 손에 넣었냐 아니냐의 승부─와 낮은 안목에 반성하며……그 날은 그렇게 흘러갔다.

============================ 작품 후기 ============================

「데스노트」라는 만화나 애니메이션. 하다못해 단어를 한 번 이상은 접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처음에 그 만화가 나왔을 때는 '뭐지? 중2병 만화인가?' 싶었습니다. 표지에 그려져 있는 라이토와 류크의 모습이 살짝 중2병 티가 났거든요. 근데 실제로 보니 대박. 지금 봐도 손색 없을 정도로 재미있더군요. 진짜 장난 아니었습니다.

만화판과 애니메이션, 결말이 모두 다르긴 하지만 모두 다 좋아합니다. 원작과 다르다면 그건 그거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인간 관악기가 되어 10년째 노래만 하는 라이토가 좀 불쌍하긴 하지만……아직도 데스노트MAD가 나올 정도로 데스노트는 인기를 가지고 있다는 거겠죠. 갸루☆바나나!

갑자기 데스노트 이야기를 꺼낸 것은 코멘트에 대한 대답을 진지하게 말씀드리기 위한 것입니다. 바로 코멘트에 대한 대답으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루인sv님, 감기약 잘못 잡수시면 진짜 큰일납니다. 저도 'ㅋㅋ 고작 감기약 따위, 인간의 정신력을 무너뜨릴 수 있겠어?'라며 깔봤습니다. 결과요? 떡실신이었습니다. 공익광고에서 '떡은 사람이 될 수 없지만 사람은 떡이 될 수 있습니다'며 시루떡이 졸고 있는 모습. 그거 진짜입니다. 약 한 방이면 정신력이라든가 깡이라든가 그런 거 다 박살납니다. =_=;;

공익광고 볼 때는 뭐 저런 맛간 광고가 다 있냐 싶었는데 실제로 겪으니 섬뜩하더군요. 말짱한 정신력과 체력을 가진 사람조차 수마(睡魔)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약입니다. 운전하시는 분들이나 운송업 관련분들이 드셨다간 섬뜩한 결과를 낼 수도 있겠죠.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도 감기약을 비롯해 약 드실 때는 반드시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약은 사람의 병을 낫게 하려고 먹는 거지, 위험에 노출되기 위해 먹는 게 아니니까요.

詭計智將님, 로리콤MK님. 주말 동안 두 분이 납득이 가실 만한 해명을 생각했습니다. 꽤 진지하게 후기를 쓰는 것도 그 때문이구요.

우선 로리콤MK님께 해명하자면……천편일률적으로 아랫도리에 환호하는 모습은 적으면서도 '아, 힘드네……'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까놓고 말해서, 각 여캐가 가진 매력이나 성격이 사라져버리게 되거든요.

각 여캐가 가진 매력(츤데레나 봉사적인 성격, 모습 등)이 없어져버리기에 최대한 섹스 때의 행동이나 발언 등으로 개성을 부여하려 했지만……그것도 꽤 힘들었습니다. 적어도 10명 이상의 여캐를 생각해야 하는 거니 말입니다.

처음 쓰는 노블레스고 써야 하는 여성이 많으니까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이 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로리콤MK님의 지적은 매우 맞는 말입니다. 쓰고 있던 저조차 걱정했을 정도인데 이러한 지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섹스씬을 쓸 때는 2~3명 정도의 여성을 나눠서 써야만 했습니다. 10명 넘게 있으면 누가 누군지 모를 테니 분산해서 쓰는 편이 캐릭터의 성격이나 행동을 나타내기 쉽고, 읽으시는 독자분들께서도 헷갈리지 않으실 거라 생각했거든요.

고육지책이긴 하지만 그나마 제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방법이었습니다. 구차하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이것 외에 뚜렷한 방법이 없네요.

다른 예시를 들어 설득력을 올리자면 19금 동인지를 예시로 들 수 있겠네요. 츤츤 거리며 튕기는 여자든 순진한 여자든 간에 동인지에서는 창녀 뺨을 맛깔나게 때리고 남을 정도의 빗치(Bitch)가 되어버리곤 하더군요. 섹스로 인한 흥분과 이성의 상실을 동인지에 빗대어 생각하시면 아마 이해하기가 쉬울 거라 생각합니다.

여성들의 경우 이전편 후기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쾌락과 사랑 등으로 인해 위험한 행동도 서슴지 않게 된 거지, 인간성의 상실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아, 현실에서 온 3명의 경우에는 '원래 가지고 있던 인간성이나 인간미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거 같네요. 인간성의 상실은 아니지만 하렘 어드벤처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사상이나 사고, 가치관이 변할 수도 있으니까요.

詭計智將님, 말씀하신 코멘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번거롭게 여러 번 글을 남기게 만들었네요. 주인공의 이성 상실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두 글자로 말하자면 병신

세 글자로 말하자면 쓰레기

네 글자로 말하자면 인간말종

다섯 글자로 말하자면 이상성애자

옙, 인간말종 쓰레기.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작가인 저도 글을 쓸 때 '이딴 주인공이어도 독자분들 보려나?'하고 불안해했습니다. 동시에 이런 주인공을 지금 안 쓰면 언제 쓰겠어? 하는 생각으로 써나갔습니다. 독자분들을 끌어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가인 제가 즐겁게 글을 쓸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도 세린 덕분이겠죠.

세린은 현재 사람이지만 인간성이나 도덕에 관해서는 꽤 뒤틀린 상태입니다. 짐승이나 괴물급은 아니지만 하는 행동이나 생각은 원래 세상의 것과 매우 크게 달라져버렸습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하지 않을 짓을 하면서 쾌락을 맛보는 그 모습은 어딜 보더라도 정상적인 주인공의 모습에서 벗어난 놈으로밖에 안 보입니다.

주인공이 '사람이라면 들어가서는 안 되는 영역'에 발걸음을 옮겼다고 한다면 그 시작은 단연 51화겠죠. 낙태배빵펀치로 인해 아기를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지를 빨라며 들이대는 그 모습은 아무리 보더라도 주인공이 할 짓이 아니었습니다. 인간이라면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괴물이야 본능적으로 여자를 죽이거나 범한다지만 세린은 다릅니다. 지적인 능력을 가진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낙태나 정신이상 유발 마법을 쓰곤 합니다. 많은 소설을 봐온 것은 아니지만 쓰던 저도 '이거 써도 괜찮으려나?'하고 걱정될 정도의 막장성을 지닌 마법입니다. 용케 이딴 걸 생각해냈구나 싶습니다. 독자분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변해버린 그입니다만……스토리 진행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을 제외한다면 한 마디로 해명을 하고 싶습니다.

그야 그럴 수밖에요. 하렘 어드벤처라는 세상에 와버렸으니 말입니다.

갑작스럽게 후기 가장 처음에 말씀드렸던 데스노트로 이야기가 옮겨져 갑니다만……주인공인 야가미 라이토는 사신 류크가 떨어뜨린 노트로 인해 점점 인간성을 잃게 됩니다.

총명했던 눈은 탁하게 흐려진 상태고 인간의 목숨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완전히 잊어버리게 됩니다. 여동생을 죽여야 하나 고민할 정도였으니 레알 인간 막장이란 말도 아깝지 않죠. =_=;

하지만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만약 라이토가 노트를 줍지 않았더라면 L과 선의의 라이벌 관계를 가졌을 거라고. 데스노트를 쓰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라이토 나름대로의 정의와 사상을 펼치며 L과 대립을 했겠죠. 선의의 라이벌로서, 악당이나 범죄자를 잡기 위해 말입니다.

그런 라이토마저 완전히 변해버렸습니다. 고작 노트 한 권 주웠다고 말입니다. 물론 그 노트가 데스노트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좀 진지하게 생각을 해야겠습니다만……데스노트라고 해도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노트. 세린이 온갖 쾌락을 즐기며 자기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상황에 빠진 것과 비교한다면 그리 큰 힘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작해야 사람 죽이는 것밖에 못하는 거니 말입니다.

독자분들한테 여쭙고 싶네요. 「데스노트 vs 하렘 어드벤처의 세상에 갈 수 있는 권리」. 뭘 선택하고 싶나요?

전 당빠(당연의 비속어) 후자입니다. 고민할 필요도 없죠. 왜 데스노트를 선택 안 했냐고요?

혹시나 오해할 분들이 있을까봐 말씀드립니다만, 데스노트라는 작품이나 데스노트의 힘을 낮게 보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실제로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물건 중 하나거든요. 나머지 물건은 뭐냐고요? 도라에몽의 4차원 주머니 아닐까요. 그것만 있으면 우주정복도 쉬울 거예요, 레알.

농담 삼아 말했지만 데스노트와 도라에몽의 4차원 주머니는 그 정도로 매력적인 겁니다. 데스노트는 사용자의 정신을 망치게 만들고도 남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야가미 라이토의 성우를 맡으신 김영선 성우님께서도 '위험하다, 바로 태울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왜 데스노트를 선택 안 하고 하렘 어드벤처로 갈 수 있는 권리를 선택하냐고요?

죽이면 끝이잖아요.

데스노트는 확실히 존나 매력적인 아이템이에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 저 새끼 존나 죽이고 싶네!'라고 생각했던 적은 매우 많았습니다. 물론 사람이니까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여러 일을 겪었거든요. 이렇게 생각한 사람은 저만 있는 게 아닐 겁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거나 느낄 수 있잖습니까.

근데 죽인 후에는? 죽인 후에 '아, 죽였다!'라며 기뻐할 수는 있습니다. 정말로 미워하던 사람이라면 죽음을 기뻐할 수도 있을 테고, 데스노트의 주인으로 잠시 활약하던 히구치처럼 자기 이익이나 사리사욕을 위해 사람을 죽일 수도 있을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그럴 수 있습니다. 사람이니까요. 사람의 욕망을 이뤄주는 데스노트를 손에 넣었으니까요.

근데 그 후에는? 죽이고 싶은 사람 다 죽인 후에는 남는 게 없습니다. 사람의 행동을 조종해서 자기한테 이익이 된다면 누군가 눈치를 챌 수도 있겠죠. FBI처럼 거창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이익이 집중된다면 경찰이나 사람의 원한 등을 살 수도 있습니다. 죽이면 기분 좋겠지만 그 후에 오는 문제 등은 대부분 리스크입니다. 별로 좋을 일은 없습니다. 죽인 후에 딱히 뭐가 남는 것도 아니고.

근데 하렘 어드벤처는? 아니, 굳이 하렘 어드벤처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이세계나 모험을 겪을 수 있는 곳. 자기가 먼치킨이나 특별한 힘을 가지고 갈 수 있는 곳에 간다고 생각해보세요.

쩔어주잖아요!? 직업이나 노후부터 시작해 미래, 정치, 경제, 외교, 인간관계 등.

귀찮았던 것들로부터 모조리 벗어나 최강의 힘을 마음껏 휘두른다?

만들고 싶었던 하렘을 세우며 타락한 나날을 보낸다?

이거 존나 쩔어줘요! AWESOME!!

현실과 망상을 구분 못 할 정도로 미쳤냐고요? 에이, 그건 아니고요. 생각해보세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시작되기 전부터 헬조선 상태였잖아요.

군대식 문화부터 시작해 열정페이, 꼰대, 노오력, 헬조선 탈출 등. 그런 것에 대해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나요?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한 번.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생각해봤을 겁니다. 그 정도로 요즘 한국 상태가 개판이니까요.

개판인 건 옆나라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죽하면 이세계 소환 붐이 일본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할 정도일까요. 한국에서 예전에 나오던 이고깽 소설이 일본에서 붐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보니 딱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합니다.

사스가 형제의 나라! 서로 미워하긴 하지만 매우 닮은 나라죠. 실제로 일본은 단일민족 국가가 아니기에 한국계의 인종이나 피가 섞여있다고 봐야만 할 겁니다. 예전부터 이런 저런 일이 있었으니까요.

그런 험난한 세상 대신 복지나 노후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이세계라니. 당연히 이쪽을 골라야 하는 거 아닙니까? 데스노트로 사람 죽여 '내가 사람 죽였음! 난 신세계의 신임! ㅋㅋㅋ'하며 광고하다간 잡혀들어가잖아요.

아무리 좋아도 결국 죽이거나 부수는 쪽의 힘.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도 없거니와, 그런 힘을 광고하다간 죽을 위험도 있죠. 살인 목적에는 매우 특화된 물건이지만 사람의 노후나 미래를 책임지기에는 정말 쓸모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쪽에서 보자면 하렘 어드벤처를 포함해 19금 하렘 요소 빵빵한 이세계 소환이라니. 남자라면 갈 수밖에 없겠죠? 구멍이 있으면 들어가는 게 남자 아니겠습니까? 설령 그게 함정이라고 한들 말입니다.

그 정도로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이세계 소환보다 범용성이 떨어지는 데스노트. 그 데스노트 한 권 주웠다고 라이토가 어떻게 변했는지는 굳이 말씀 안 드려도 될 겁니다. 굉장한 힘 앞에서 사람은 매료되고 변할 수밖에 없죠.

그 천재적인 라이토조차 변해버렸습니다. 평범한 인생을 살아오던 신세린이 점차 인간성을 잃으며 변모해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며 적었구요.

이세계 소환물에서도 이러한 클리셰는 적용됩니다. 평소 억압받던 주인공이 힘을 얻어 쓰레기 같은 면모를 보이는 때도 많죠. 정의로운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존재합니다. 인간 내면에 있는 파괴욕구나 살인욕구 등을 완전히 억누를 수 없다는 좋은 반증이기도 합니다.

점차 변해가는 세린을 보며 '뭐 이딴 놈이 다 있냐?'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게 옳으신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도록 적었으니 말입니다. 자기한테 주어진 힘이나 환경을 거리낌없이 쓰며 여자들을 농락하는 세린. 그 쓰레기 같은 행동을 쓰며 '내가 왜 이딴 짓을 하고 있을까. 여긴 누구 난 어디?'라며 정신줄 놓았던 적이 있었다는 것은 안 비밀입니다. 저도 힘들었어요 ㅋㅋㅋ

게다가 힘이나 환경에 의해 변모하는 모습은 반드시 적어야만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힘겹게 세상을 살아오던 사람이 이세계에 가서도 힘들고 찌질하게 살아야 한다니. 이건 정말 아니구나 싶었거든요.

낙태나 정신 이상 마법을 쓰는 게 옳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바들바들 떨며 집에 처박힌 주인공의 모습을 쓰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사람은 온몸으로 세상을 경험하며 살아가는 생물. 그렇다면 이세계의 환경과 자기가 가진 힘에 의해 변모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겼거든요.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쓰레기 같은 짓을 할 세린이지만 이것 두 개만큼은 확실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 세린은 쓰레기이긴 하지만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낙태나 정신이상 마법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맨 처음 낙태 마법을 썼던 안나 & 니나 모녀의 경우 아내들이 목숨과 아기를 위협받았던 것도 있거니와, 멋대로 사람을 납치해 재산을 갈취하고 폭력을 휘둘렀던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항희진한테 정신이상 마법을 쓴 후에 '효과가 너무 강했네. 앞으로는 좀 자제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세린이 마구잡이로 막장 마법을 남용하지는 않는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 그렇다고 세린이 아주 착한 놈이라는 건 아닙니다. 착하면 처음부터 그런 마법을 쓰지 말았어야 했거든요.

아주 착한 것은 아니지만 주변 사람들한테 '낙태! 낙태! 너도 낙태 한 방! 저년도 낙태 한 방! 누구든 죽창 한 방이면 골로 가듯이 너희도 낙태 써서 홍콩으로 보내주마!'라고 미쳐날뛰는 놈은 아닙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물론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그렇다고 아주 착하고 순한 청년이란 건 아닙니다. 지금 이 와중에 '세린은 아주 착하고 정의감 강한 청년이에요 ^^'라고 말하면 독자분들은 전부 '까고 있네! 미친 작가 새끼가? 어디서 약을 팔어?'라며 분노하실 겁니다.

두 번째, 앞으로도 쓰레기 같은 행동을 할 세린이지만 왜 그런 행동을 말리지 않냐고 저한테 물으실 수도 있습니다. 전 이렇게 대답해드리고 싶네요.

지금까지 온갖 약을 거하게 빨며 적은 작가지만 언젠가 세린을 험하게 굴리겠다고 언급한 저(작가)입니다. 설마 세린이 이대로 '모든 여자들을 아내로 만들었다. 합삐합삐(Happy의 일본어 발음)~^^합삐엔딩구!'를 맞이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으신가요? 혹시 계시다면 전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거 없다.

아직 백발의 여자가 뭐하는 사람인가에 대해서도 안 밝혀졌습니다.

그뿐입니까? 자기가 얻은 힘을 마음껏 쓰면서도 거기에 대한 대가 등은 치르지 않았습니다.

인간성을 상실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행동과 대처가 무조건 좋은 결과로 이어질 리가 없습니다.

응분의 대가도, 진실의 무게도. 아무것도 모르는 세린이 행복에 젖은 채 하반신을 마구 쑤시는 걸로 엔딩을 맞이한다니.

작가인 제가 가만히 놔둘 리가 있겠습니까?

팬픽인 「소드 아트 온라인─마법사 이야기─」조차 '주인공이 나보다 행복한 꼴은 봐줄 수 없다!'며 가짜 엔딩을 적은 접니다. 그런 제가 세린 좋은 일만 해주며 엔딩을 쓴다? 설마요 ㅋㅋㅋ

나중에 가서는 '그때는 참 좋았지……'라며 과거를 회상하게 만들 정도로 굴릴 겁니다. 그때까지는 달콤한 현실 속에서 놀게 놔둘 생각입니다.

후기는 이상입니다. 장난 아니라, 후기 한 편으로 소설 한 편에 맞먹는 내용을 써버렸습니다. 가능하면 이렇게 긴 후기는 피하고 싶네요. 시간이 너무 듭니다 =_=;;

아, 참고로 전 라이토의 승리를 원했던 쪽입니다. 이유가 어찌 됐든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세계범죄 70% 감소를 실현했거든요. 범죄자한테는 무르지만 피해자한테는 엄한 세상이라니. 존나 좆같잖아요.

현실의 박근혜 수사만 보더라도 데스노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물론 전 있다면 바로 죽일 생각은 없습니다. 죽음보다 더한 죄를 물어야겠죠.

검찰이 박근혜한테 고개 숙이는 장면 봤을 때부터 '아, 씨발……'하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장난치나……피의자로 지목된 박근혜한테 함박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여? 얼른 차기 정부를 세워야 친일파 & 매국노 & 쓰레기 처리가 가능하겠죠. 진짜 한국 망했습니다 ㅋㅋㅋ

이상입니다. 긴 후기를 읽어주셔서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그래도 가능하면 긴 후기는 안 쓰고 싶네요……. 덧붙여 100편을 업로드하면 한 주 정도 재정비의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 인간 관악기 야가미 라이토는 오늘도 노래합니다.

마츠다아아아! 누굴 쏘는 거야! 죽고 싶어!?

(탕! 탕! 탕!)

야가미 소이치로 말이냐? 그래, 마츠다! 그런 정직한 인간이 [송해]를 보는 거야!

넌 그런 세상이 좋아!?

……

…………

………………송해?

전구우우우──욱!

노래자라아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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