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렘어드벤처–당신의 아기를 낳고 싶어-72화 (72/235)

00071 「7-10 : 항문희진 & 얼짱은채(7)」 =========================

“음, 츄릅……쮸읍. 어때, 세린? 엉덩녀의 펠라치오, 기분 좋지? 응?”

희진이는 필요 이상의 애교를 떨며 펠라치오를 자랑했다. 원래라면 그 모습에 얼굴을 찌푸려야 했지만 역시나 고기는 먹어본 놈이 안다고, 펠라치오의 솜씨가 상당했다.

“우리 희진이, 밖에서 남자 좆을 많이 빨아서 이렇게 능숙한 건가?”

“어머~우리 세린도 참……. 세린을 사랑하는 내 마음이 이렇게 능숙하게 만든 거라구?”

사실상 직구나 다름없는 내 말에 그녀는 화를 내지조차 않았다. 웃으며 능숙하게 받아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미카한테 말했던 ‘사랑’을 운운하는 모습은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겠다’라는 의지 표명이겠지.

예전의 혜린이처럼 날 이용하려는 생각은 안 했으면 좋겠는데. 또 가짜 인격을 꺼내서 고생하긴 싫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안나와 니나를 내 노예로 만든 후 혜린이의 가짜 인격으로 즐겼었지. 솔직히 그때는 좋았는데 주(主)인격인 혜린이와 가짜 인격인 혜린이가 동시에 있으니 생각지 못한 문제가 생겼었다. 바로 전투였다.

식사나 섹스 등은 인격과의 공존이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전투는? 원래부터 능숙한 가짜 인격과 달리 주 인격인 혜린이는 전투에 능숙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여러 경험을 하며 그녀도 강해졌다.

그렇지만 아무리 강해져도 서로가 바라는 전투 방법은 다르기 마련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니까?

결국 가짜 인격을 다시 집어넣는 수밖에 없었기에 혜린이가 전투 등을 모두 담당하게 됐다만……희진이가 제발 자신으로 하여금 나를 그 개고생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 레알. 진짜. 그 고생은 한 번이면 충분해…….

누군가 이런 내 마음을 안다면 ‘이봐요! 미카와 서로한테 폭언을 던지며, 죽을 뻔했는데 섹스가 즐겁나요?’라고 묻겠지. 어……즐겁다. 그렇게 음식물 쓰레기 보는 시선으로 봐도……어쩌겠냐? 그것과 이것은 별개다.

미카와 내 오붓한 시간은 아마 그 백발의 여자로 인해 엉망이 된 거라 생각한다. 오리지널 세린이 자고 있다 하더라도 의식은 여전히 남아 있고, 시작한 섹스를 그냥 정지할 수는 없잖아. 재미는 봐야 하니까.

게다가 아침에 희진이와 은채한테 했던 말도 있고 하니, 약속을 지켜야지. 오늘 밤 이후로는 건방진 태도로 날 대할 수 없도록 확실하게 교육을 시켜야만 한다. 미카와 있었던 슬픔은 이걸로 달래도록 하자.

“후후……듣기 좋은데. 그에 비하면…….”

나와 내 걸 빨고 있는 희진이의 시선은 은채한테로 갔다. 은채는 아예 입조차 대지 못한 채 만지작 거리고만 있었다.

“시, 발……!! 시발……!!”

“이봐, 만지작거린다고 좆물이 나오진 않아. 테크닉도 없는 주제에……빨리 입에 넣으라고.”

“크,윽……!”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 아양 부렸던 얼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분노와 치욕이 보인다. 그래, 이런 타입도 괜찮군.

“어라, 괜찮냐? 그딴 식으로 나한테 대하면 후회할 텐데?”

만지작거리던 손이 멈췄고 금세 얼굴에는 공포가 퍼진다. 바보냐. 후회할 거 같았으면 처음부터 잘 했었어야지.

“오늘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나도 널 제대로 대접해주기 어렵거든. 지금 입고 있는 옷, 불만이지? 근데 그 비키니 아머마저 없이 알몸으로 밖에 추방시켜줄까?”

빌어먹을 취향의 옷이라며 비키니 아머를 디스하던 은채였지만 그건 싫을 거다. 그렇겠지. 이걸 벗어버리면 정말 알몸이 되어버린다. 경비대 건물 밖은커녕 건물 안조차 다닐 수 없겠지. 아, 다른 여자들은 잘 다닌다. 적응이 됐거든.

“잠자리도 없이 추운 밤을 지내다가 아침이 되면 배가 고프겠지. 모두 따뜻한 밥을 먹고 멋진 하루를 시작하려는데 밥조차 먹지 못해 달달 떠는 모습이라니. 하하, 보고 싶은데?”

“아, 안 돼……싫어!”

내 자지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이젠 정말 한꺼풀만 더 벗기면 되겠군. 여자로 태어난 사명은 오직 남자를 기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걸 몸에 새겨주마, 썅년아.

“예쁜 옷도, 맛있는 식사도. 따뜻한 잠자리도 없다니. 의식주도 없이 마을 밖을 다니던 우리 은채는 괴물한테 무참히 살해당하겠지. 예비 후보로 출마한 잘난 커리어 따위는 쥐뿔도 도움이 안 되고, 괴물한테는 말조차 안 통하니 아무런 소용도 없겠지. 자, 기대되는데? 우리 은채는 몇 일만에. 아니, 몇 시간 만에 괴물한테 잡아먹힐……읏!?”

은채는 다급히 내 물건을 입에 넣었다. 하지만 난 그녀의 얼굴을 강하게 밀어냈다.

“큭, 이봐! 이빨로 물어버리면 아프다구!”

“하, 카학! 으, 케엑! 읍!”

잠시 입에 넣었다가 뺀 것만으로 저러다니. 앞날이 걱정되는군.

“어머……우리 고귀한 은채한테 세린의 좆은 너무 안 맞는 거 아닐까?”

손장난을 치며 매혹적으로 말하는 희진이한테 매서운 은채의 눈길이 갔지만 전혀 겁을 먹지 않았다. 오히려 그걸 즐기듯이 더욱 손의 테크닉이 거세졌다.

“괜찮니, 은채야? 창녀 같은 나한테 뒤져서야 독재당의 이름이 울지 않겠어?”

“하아……하아……너네 전부 개씨발년놈들이야……!!”

눈물을 흘리며 욕을 하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 욕을 하든 발버둥을 치든 현실을 바꾸는 건 사람의 행동과 마음. 의지와 태도다. 희진이는 귀두에 뽀뽀까지 하며 여유를 부렸다.

“세린……날 아내로 삼아줄 거지? 응? 후후, 나……세린만을 위해 열심히 서비스할 테니까. 잘 부탁해? 응?”

“후후, 글쎄……. 하지만 고분고분한 태도, 보기 좋은걸. 희진아.”

희진이는 고맙다며 치아를 살짝 세웠다. 깨물기 위해 세운 게 아니라 치아 특유의 날카로움을 살려 내 것을 자극하기 위함이었다.

“오, 오오……희진아. 사랑스러운데. 날 위해 이렇게까지 해주는구나……!!!”

정말 놀라운데. 내 아내들한테는 받지 못했던 치아 테크닉이었다. 내 물건을 잘라버릴 수도 있는 날카로움을 가진 치아가, 내 물건을 스치며 전해주는 쾌감과 스릴이란……!!

“하아, 하아……지, 질 수 없어……저런 창녀한테 내가……내가 질 리가 없다구……!!”

이젠 살아남기 위한 섹스가 아니라 ‘지지 않기 위한 섹스’가 된 건가. 이해할 수 없는 사고 회로였지만 은채는 조금 전보다는 적극적으로 입에 대기 시작했다. 귀두에 키스를 하고, 혀로 핥고. 엉성하기 짝이 없는 테크닉이었지만 점점 타락하는 그녀를 보니 사랑스러움을 느낀다.

“어, 얼른 싸라구! 원래 세상이었다면 너 따위의 좆……절대 내 입에 들어올 수 없었을 테니까……그 답례로 빨리 싸라구!”

엉망진창이군. 말하는 게 완전 어거지잖아. 조금 전까지는 분노를 느꼈지만 이젠 허세와 다급함이 전해져 온다. 하반신에 힘을 주니 자지가 움찔거렸다. 자기 손 안에서 움찔거리는 자지의 움직임에 은채는 ‘햐윽!?’이란 비명을 질렀다.

“은채야.”

“어, 어……?”

비꼬거나 화를 내는 게 아니라 부드럽게 부르자 그녀는 의아한 얼굴로 날 봤다.

“사랑스럽구나. 우리 은채.”

“뭐, 뭐라고 씨부리는 거야……빨리 좆물을 싸라구! 저런 년한테……저런 창녀한테 질 수 없다고!”

난 대답 대신 은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은채는 눈물이 맺힌 눈으로 날 올려다본다.

“섹스라는 건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일종의 ‘스포츠’야. 난 널 사랑해. 딸감으로도 썼고, 실제로 이렇게 마주 하니 아내로 삼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럽다고 느끼고 있어.”

“너, 너 같은 쓰레기의 아내가 될 바에야……!”

이젠 너무 들어서 지겹다. 그리고 맞는 말이다. 난 쓰레기니까 이렇게 살아왔다. 쓰레기 같이 내가 하지도 않은 일에 휘말려 여기까지 온 거지.

은채가 하는 말은 기분 나쁘지만 핵심은 콕 집어내는 것이었기에 겸허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래. 니 말대로 난 쓰레기야. 하지만 이 세상에서라면 너 또한 쓰레기지. 니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그저 죽음만을 기다려야 할 거야. 그건 싫지?”

대답조차 할 수 없었다. 은채는 울고 있었으니까. 희진이는 이 와중에도 쪽쪽 소리가 날 정도로 내 물건을 힘차게 빨고 있었다.

누가 더 빨리 사정을 시키는가라는 웃긴 대결은 이미 볼 것도 없이 승자가 정해져 있었다. 눈에 보이는 패배만큼 전의(戰意)를 상실시키는 것은 없다.

“난 쓰레기지만 너도 쓰레기야. 그럼 서로가 서로의 모자란 점을 보완하며……쓰레기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일 아닐까?”

“아, 아내를 그런 식으로 다루고……몇 명씩이나 데리고 있는 주제에……!”

아, 그건 확실히 불만이겠군. 일부다처제라니. 내가 살던 세상에서는 생각도 못 한 일이었으니까.

“조금 전의 너무 흥분했던 거니까. 게다가……내 아내들은 너희까지 포함하면 딱 열 명 째야. 마을의 여자들한테는 아기 씨앗을 제공한 것뿐이지. 뭐……사랑은 하지만.”

은채를 설득하기까지 아주 조금. 아주 조금만 더 노력하면 그녀도 이제 모든 걸 포기하고 현실을 받아들일 거 같았다. 이게 마지막인가. 부탁한다. 그녀의 헛된 의지를 부숴다오.

“내가 너한테 못 됐게 굴어서 미안해. 하지만 난……아마 널 부러워해서 그랬던 거라고 생각해.”

“내가……부러워?”

이 상황에 갑자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냐는 식으로 물었다.

“그도 그럴게……우리 집은 가난했거든. 원하지도 않았는데 졸업 전부터 4천만 원에 가까운 빚을 지게 됐어.”

희진이는 열심히 빨고는 있지만 눈은 우리를 향한 상태였다. 울컥대는 느낌이 오더니 곧 희진이의 입에 자짓물을 쏴버렸고, ‘으읍……!!’이라는 소리와 함께 희진이는 관객 없는 승리자가 되어 버렸다. 은채는 이제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만.

“난 능력도 없고 백도 없고 재산도 없었어. 있는 건 빚과 초라한 미래뿐이었지. 하지만 넌 그 나이에 예비 후보로 출마했었어. 비록 금수저 부모님을 만난 덕도 있지만……나와 또래였던 니가 그렇게 나온 건 일종의 희망이었어. 독재당 소속이란 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그래도 나와 같은 또래 여자가 세상을 바꾸려는 게 충격이었거든.”

사실이었다. 누구는 병신 같은 부모가 멋지게 패스한 빚 갚느라 좆같은 공무원 공부 때문에 머리를 썩이는데, 누구는 부모 잘 만나 빚도 없이 대학까지 졸업한 것도 모자라 해외여행, 어학연수까지 다녀오다니. 한 술 더 떠서 출마까지 해버렸다. 미래가 탄탄대로였지.

“그런 초라한 내가 이 세상에 와서는 예전보다 가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었어. 하지만 넌 반대였지. 모든 걸 잃어버린 너한테 있어서 이 세상은 싫어할 수밖에 없는 곳이라 생각해.”

“……맞아.”

시선을 돌리지만 솔직하게 인정하는 모습을 보니 그녀 또한 공감은 하는 거 같았다.

“이미 말했지만 또 말해야겠어. 우린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죽음을 기다릴 수만도 없는 노릇이야. 살아남은 사람은 이유가 있어서 살아남은 거라 생각해. 너희도 괴물을 만났지만 살아남았잖아? 그렇다면 너희의 삶에는 틀림없이 이유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아무것도 못 하는데. 나.”

은채는 투덜거리면서 무언가를 말하려 했다. 그녀를 보니 ‘윽……’이라는 소리를 뱉고는 결국 고민을 털어냈다.

“니 말대로……그래. 이제 밝은 미래고 쥐뿔이고 없어. 그치만……이것 보라고. 만나자마자 온갖 욕을 다하고. 희진이……언니한테도 폭언 날리고. 자존심 존나 쎄면서 할 줄 아는 건 아무것도 없는 내가……너한테 쓰레기라고 했던 주제에 너보다 할 줄 아는 게 없는 내가 무슨 가치가 있다는 거야……?”

오늘 들었던 말 중에 제일 놀라운 말이 아닐까?

“은채야. 너……반성하고 있었던 거야?”

“그럼……난 뭐 좋아서 그런 말 하는 줄 알았어? 나도……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다 엉망진창이고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데……그런데 말이 막 나오고, 사과할 수도 없게 됐고! 전부 내가 생각 못 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난……!”

은채는 땅에 손을 짚은 채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지금까지 온갖 욕과 폭언을 했고 어지간해서는 울지도 않았는데……이렇게 쉽게 울어버리다니. 우는 것도 놀라웠지만 나름 반성하고 있었다는 점 또한 나를 놀라게 만드는 요소였다. 이 여자, 생각보다 나쁜 성품을 가진 거 같지는 않은데…….

“그럼……나랑 희진이보고 개씨발년놈들이라 한 것도 흥분해서 나온 말이야?”

“흐, 윽. 아니. 그건 진심이야.”

내가 병신이었지. 아아……괜히 동정심이 일어서 이상한 거 물어봤어. 안 물어봐도 되는 걸 물어서 긁어 부스럼. 이게 내 인생 퀄리티죠, 제기랄.

그치만 이렇게 되니 억지로 하면 내가 나쁜놈이잖아. 그런 생각을 하던 도중 눈에 띄는 건 은채 곁으로 다가온 희진이였다.

“뭐, 뭐야. 사과 안 할……읍?”

희진이는 다짜고짜 은채한테 키스를 했다. 하지만 그건 보통 키스가 아니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따스한 액체. 생명을 품고 있는 백탁(白濁)의 물은……희진이가 뽑아낸 내 좆물이었다.

“읍, 부, 흡!? 케헥! 아, 쿨럭! 무, 무슨 짓거리야……!?”

끈적해서 제대로 뱉을 수조차 없는 정액을 꿀꺽 삼킨 후 은채가 소리쳤지만 희진이는 날 보며 웃고 있었다.

“어머……난 내가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은채도 훌륭하게 자짓물을 뽑았네?”

……아아, 그렇군. 그런 소리인가. 역시 희진이. 인생을 멋으로 오래 산 게 아니지. 장단에 맞춰줄까.

“음, 그렇네. 희진이도 수고했지만 처음 하면서 좆물을 입에 담은 은채도 장해. 둘 다 훌륭한데?”

은채도 깨달은 거 같다. 희진이는 은채를 약 올리며 도발도 했지만……진심으로 은채를 버린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바보 같이. 처음부터 그렇게 솔직해졌으면 됐잖아.”

“……언, 니.”

지금까지 시발년, 너, 창녀 등으로 불렀지만 진심을 말할 때는 ‘언니’라고 했던 호칭. 그 호칭에 희진이는 웃음을 띠며 은채를 안았다. 두 명의 여성이 저렇게 껴안으니 마치 로라와 메이 같군. 둘 다 곧 따먹어주마.

“무섭고 힘든 걸 말해주지도 않고 가르쳐 주지도 않았잖아. 그렇게 욕만 한들 아무도 널 도와주지 않아. 늦긴 했지만 진심을 말해줘서……기뻤어.”

“어, 언니는……언니는 바보야? 언니 보고 개씨발년이라고 한 나를……나한테 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희진이한테 반문(反問)했다. 그게 보통 사람의 생각이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왜 도와주는 걸까?

“……나는, 니가 말한 대로 창녀니까.”

스스로가 입에 담으니 너무나 안타깝지만, 사실은 사실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자기 자신을 상품으로 만들어 돈을 얻었다.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렇게 신통치도 않고 손님도 없는 내가 점 한 번 볼 때마다 7만원이니 잊지 말라고 인터넷 방송에서 광고도 하고, 자위 동영상을 미끼로 아이템을 구걸하고. 그럴 때마다 나 자신한테 환멸했거든. 어디서부터 잘못된 길에 들어선 걸까 하고.”

좆물이 조금 묻은 손으로 은채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 모습은 마치……진짜 자매 같았다.

“세린만 널 부러워한 게 아냐. 나도 부러웠어. 너 같이 금수저, 부모 잘 만나 인생 즐겁게 사는 아이들. 난 그럴 수 없었고, 어느 새인가 그런 사람이 되는 것과는 다른 길을 골랐었지. 내 뜻이든 아니든 결국 그렇게 된 거였지만……그래서 안타까웠어. 만약 나 같은 사람이 있다면 이런 길로는 오지 말라고 하고 싶었거든.”

“희진이 언니…….”

그렇겠지. 무속인을 비롯해 여성 인터넷BJ 등은 일반인이 생각하지 않는 직업이다. 누군가 걸으려 해도 함부로 걸을 수 없고, 들어온다 해도 나름의 재능이나 특출난 능력이 없으면 어중이떠중이 취급을 받으며 돈도 벌 수 없다.

치열한 생존을 위해 옷을 벗어 사람들을 유혹하는 것부터 시작해 치욕스런 짓까지 해야 한다.

BJ와는 다르지만 무속인도 마찬가지지. 현대 사회에서 발달한 과학에 점점 입지(立地)를 잃어가고 있는 무속 및 신앙 부분의 관계자들.

어지간히 잘 알려진 족집게나 신통력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케이블 TV나 심령 특집, 납량 특집 같은 3류 싸구려 방송에 출연하며 생활에 필요한 돈을 모아야만 한다.

희진이는 저 두 개에 모두 해당했다. 그렇기에 자기가 걸어온 길이 얼마나 힘든지를 뼈저리게 알고 있다. 나처럼 아무것도 없는 사람은 아니지만, 가졌다 해도 보통 사람은 함부로 가질 수 없는 길을 걸어야만 했던 여자다.

“참 웃기지? 세린도, 나도. 너와는 전혀 다른 하층민 흙수저인데……그런 우리가 너를 이해하려 하다니. 하지만……그만큼 우리는 많은 걸 경험한 거야. 그러니까 비록 욕을 먹더라도……널 잘못된 길로 가게 내버려 두고 싶지는 않아. 넌 충분히 가치 있는 여자니까, 자기를 너무 비하하지 마.”

“비하가 아니라 사실이잖아! 난……아무것도 못하면서 욕만 하고! 남의 도움 필요 없다면서도 결국 언니가 힘들 게 얻은 좆물을 나눠 받은……쓰레기 개썅년이라구.”

스스로를 쓰레기라 인정할 정도로 은채는 자기 자신을 형편없게 여겼던 건가. 다른 의미로 안타깝다. 저렇게 아무런 모자람 없이 살아온 여자마저도 자기를 쓰레기라 부를 정도라면, 대체 행복해지기 위해서. 자기가 어엿한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걸 가지고 있어야만 할까?

“그럼 뭐 어때.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법이야. 나도, 너도. 세린도. 모두 쓰레기라면……쓰레기끼리 뭉쳐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 말은 저렇게 해도, 세린도 아주 나쁜 사람은 아니라구.”

으윽. 그런 식으로 ‘나쁜 짓 하면 안 된다’라는 말을 하면 심각한 짓은 못 하겠는데. 게다가……누군가 늘 나를 실드 칠 때마다 초 치는 소리가 들려왔었는데.

“쟤는 아까 미카……언니 눈에 좆 비볐잖아. 누가 뭐래도 쓰레기지.”

“아, 그건 그래.”

봤지? 하하, 나도 미래 정도는 예상할 수 있다. 나를 까는 미래 정도는 말이다. 왜 그렇게 조용히 넘어가나 싶었다. 한심한 생각을 하며 다가가 두 명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여기 와서 여자 머리는 엄청 쓰다듬는군. 부드러운 게 기분 좋다.

“두 명 다. 화해하니 보기 좋은데.”

“아직 완전히 한 건 아냐.”

은채가 말하자 희진이가 ‘너도 참 끈질기네’라며 웃었다.

“그래. 근데 대놓고 그걸 말 안 해도 되거든? 희진이 무안하게 만들지는 말고. 서로의 잘못을 받아들여야 새로운 미래로 나갈 수 있잖냐.”

“……너랑 결혼하는 미래라면 별로 가고 싶지는 않은데.”

아, 진짜 때려? 결국 희진이는 멋지게 웃음을 폭발시켰고, 은채도 킥킥 거렸다. 원래라면 ‘아앗! 세린의 좆이 없다면 살아갈 수 없어요!’라는 식으로 조교를 시킬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참으로 이 세상은 오묘한 것이다. 어찌 될 줄 모르는 거니까.

“그치만……응. 희진이 언니도 그렇고……방법은 마음에 안 들지만 어쨌든 솔직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 건 너니까. 고마워.”

“오빠라고 부르지 그러니? 내 나이 27살이란다.”

“싫어. 그치, 언니?”

친한 척하자 희진이도 ‘나도 그건 좀 그렇네’라며 은채와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레즈비언의 탄생이라. 보기 좋은데. 하지만 그 전에 이것도 좀 해달라고.”

아직 사정하지 않은 자지를 은채의 머리 위에 올리니 그녀는 ‘씨발놈……’이라 중얼거렸다.

“오우, 우리 은채. 입이 거친데. 그럴 때마다 짜릿하다고. 그 입으로 내 걸 빨아줄 걸 생각하니까.”

“……하아. 아마 이 세상에 와서 제일 큰 불행은 너랑 결혼하는 거라 생각해. 아니, 확신해.”

그렇지만 다른 선택지는 없다. 은채는 양손의 엄지와 검지를 잡아 원을 만들어 내 물건에 끼웠다. 조금씩 위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따스함과 성의가 느껴진다.

“후후, 사랑스러워. 은채야.”

“하아, 하아……씨발! 나, 제대로 돌봐야 한다? 너 같은 흙수저 하층민한테는……아까우니까……!!”

눈물을 흘리며 더욱 속도가 높아졌다. 드디어……. 마침내 그녀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더 이상 도망치지 않고 현실을 마주보려고 하는 것이다.

“하아, 하아……으, 은채. 상당하네. 몇 명이랑 자봤어?”

성희롱이나 다름없는 내 말에 은채는 침까지 좆에 뱉었다.

“퉷! 퉤엣! 더, 더러운 새끼……그딴 걸 묻다니……!”

“뭐 어때. 우리 희진이는 나보다 좆이 더 큰 남자랑도 자봤을 텐데.”

“아앙♡ 우리 세린, 삐졌어? 그치만 이젠 내 영원한 사랑은 너뿐이니까……츕…….”

은채가 내 좆을 대딸해주고 있는 와중에 희진이의 입술이 내 입과 겹쳐졌다.

“큭, 시발! 시발년아! 내가 좆 만지고 도중에 남편한테 키스하지 맛!”

입술을 핥으며 내 침까지 다 먹은 희진이는 다시금 도도한 표정으로 은채를 자극했다.

“어머……우리 은채, 다시 또 욕하네? 후후, 귀엽지. 세린?”

그게 은채의 진심을 나타내는 스타일이긴 하다만……저 말버릇은 나중에 좀 고치도록 해야겠다. 소중한 내 아내들한테 이년 저년 하는 건 좀 그렇잖아.

“하, 으으……이딴 새끼한테 내 처녀를 바쳐야 한다니……! 하, 윽! 계속 꿈틀거려! 그만 좀 해 씨발아……!!”

“어머? 처녀래. 우리 세린이, 부러운데?”

은채의 손장난을 받으며 희진이와 달콤한 대화를 나누다니.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최고의 서비스에 난 점점 도취되어 갔고, 점점 익숙해지며 자극을 더하는 은채의 손길에 절정에 달했다.

“은, 은채야! 쌀게? 처녀 욕데레 박은채의 얼굴에 싼다?”

“욕데레는 또 뭐야, 씨발놈아……윽, 아앗!? 아, 큭!? 씨, 빨! 입에 들어왔어 개새끼!”

폭발해버린 자지를 제대로 잡고 있지 않았기에 좆물의 궤도가 엉망진창이었다. 얼굴, 코, 입에 뿌려질 때마다 은채는 욕을 했지만 손에 잡은 자지를 풀지는 않았다. 좋은 근성이군.

“하, 하아……이상해……이런 걸 마시다니. 다들 미쳤어.”

“은채야……최고였어. 역시 넌 내 아내가 될 자격이, 하아. 하아……. 충분해.”

“뭐, 가……아내야. 짐승만도 못한 놈……!!”

눈물을 흘리며 욕했고 희진이는 ‘처음인데 잘 했어’라며 은채를 토닥였다.

“우리 희진이도……그렇게 모욕당했는데 은채를 챙겨주다니. 정말 사랑스러운데…….”

“후후……그럼, 혜린이 대신 날 첫 번째 아내로 삼아줄래?”

건방진 년. 하지만 아직 내 아기 씨앗을 그녀들한테 심어주지 못했기에 저런 소리를 하는 거겠지. 약간은 진심이 들어간 도발인가.

“잘 보이면 생각해볼게. 자, 얘들아……. 옷을 벗자고.”

바르르 몸을 떠는 은채한테 ‘괜찮아’라며 희진이가 말한다. 별로 괜찮지는 않을 텐데. 아마 여러 남자와 자본 테크닉을 써서 날 함락시킬 생각이겠지.

가소롭기는. 우애(友愛)가 좋아진 건 좋지만 기어올라도 좋은 곳이 있고, 안 되는 곳이 있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그 마음은 갸륵하고 기특하지만 감히 날 함락시키려 하다니. 혜린이와 삐까칠 정도로 건방지군. 그 건방진 생각과 태도를 확실하게 뜯어고쳐 주리라 생각하며 그녀들을 침대로 안내했다.

============================ 작품 후기 ============================

'원래 세상이었다면 너 따위의 좆, 절대 내 입에 못 들어왔을 테니까 답례로 빨리 좆물이나 싸라'. 소설에도 나왔습니다만 실제로는 꽤 슬픈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과 섹스를 할 수 없다는 게 슬프다는 게 아니라, 상대할 가치가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았다는 점이 말입니다.

실제로 국회의원들한테는 저희 같은 국민이 개돼지 노예로 보일 겁니다. 나향욱의 발언부터 시작해 김진태의 물대포 & 촛불 비하 발언 등. 명색이 정치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이잖습니까.

국민들의 표로 뽑혔다는 새끼들이 어떻게 그토록 국민을 병신 취급할 수 있는 건지 원. 자기들이 무슨 신이라도 되는 줄 아는 거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은채는 개념인이네요. 선민사상이나 국민을 개돼지 노예로 볼 정도로 타락하지는 않았으니까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희진과 좆물을 교환하는 키스를 함으로써 다시금 관계를 회복합니다. 자기 자신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깨달으며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게 됩니다. 건담으로 치자면 '상호이해'겠네요. 제가 적긴 했지만 진짜 막장이긴 개막장입니다. 그런 은채를 서포트하며 언니로서의 관록을 보여주는 희진. 이 두 캐릭터는 어떨 때는 괜히 적었나 싶지만 이렇게까지 노력해서 적은 걸 보니 그 나름대로 적은 보람이 있다고 생각되네요.

상호이해라고 하니까 떠오르는 건데, 건담이라고 해서 늘 화해와 상호이해만을 난무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겠죠. 그 오랜 시리즈 동안 전쟁이나 전투를 벌이며 사람들은 상호이해를 거부합니다.

사실, 할 필요가 없고 해서도 안 되는 행위죠. 당장 자기 친구나 가족한테 빔 병기나 실탄 병기를 퍼부으려 하는데……미쳤다고 그들과 상호이해를 하겠습니까?

헤이세이 건담 중에서 가장 상호이해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건 역시 더블오라고 생각합니다. 세르게이 스밀노프의 아들인 안드레이 스밀노프는 친아버지인 세르게이를 죽였고 이로 인해 소마 필리스(=마리 파파시)와 싸우게 됩니다. 최종결전에서 박살이 난 MS에 탄 채 부유하던 그들은 트랜잠 버스트로 인해 의식공유를 하게 되고 각자의 품 안에 있던 생각과 분노를 털어놓습니다.

안드레이는 '그 남자(아버지)는 아무것도 안 했다! 어머니를 구하려고도 안 했고 아들인 나한테 아무런 말도 안 했다!'라고 분노합니다. 하지만 세르게이와 함께 지내던 마리는 그렇지 않다며 그의 상냥함과 인자함을 이야기하며 서로 이해하려 했냐고 물어봅니다. 결국 안드레이는 엄청나게 오열을 하며 건담의 주제 중 하나를 내뱉습니다. '말을 안 해주면 모르잖아'라고 말입니다.

자기가 가진 생각이나 감정을 말하지 않으면 아무리 과학이나 세상이 발달했다 쳐도 상호이해를 이룰 수는 없습니다. 트랜잠 버스트로 인한 의식공유 공간에서 마침내 진상을 알게 된 안드레이 스밀노프는 목 놓아 울며 근친살인의 죄를 뉘우치게 됩니다. 비록 패륜곰이라고는 하지만 극장판에서 그가 한 행동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면죄부는 받았다고 생각되네요.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상황도 있습니다. 아무리 트랜잠 버스트의 의식공유 입자를 퍼붓고 대치해도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관계. 아리 알 서셰스와 록온 스트라토스(2대)의 관계입니다.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용서나 상호이해는 전혀 없습니다. 서셰스는 어떻게든 통수를 쳐서라도 살아남으려 하고 록온은 가족과 형을 죽인 서셰스를 용서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용서를 할 기미가 보이긴 했지만……관용을 베풀려고 하던 록온한테 역공을 가하려던 서셰스는 역관광을 타고 저승으로 떠나게 됩니다. 서로 이해할 수 있었냐고 묻던 록온은 '상호이해했다'라고 합니다만……그 대답을 들은 사람은 이미 죽은 어뉴 리터너였습니다.

즉, 록온은 '상호이해는 했지만 저 새끼(서셰스)가 아니라, 너(어뉴 리터너)랑 한 거다'라고 말한 거나 다름없습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상호이해의 장이 마련되었다 치더라도 당사자가 그걸 거부하면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는 내용이기도 했습니다.

건담 이야기로 줄줄 설명을 하게 됐습니다만……사실, 일본의 가장 유명한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건담도 현재 매우 위험한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현재 방영중인 '철혈의 오펀스'는 전쟁이나 반전, 상호이해의 메시지가 전혀 없습니다. 야쿠자의 항쟁 따위를 모티브로 다루었기에 병신 같은 가오나 후까시를 잡는 애새끼들이나 보여주는 게 다입니다.

역사교육은 애초부터 눈 가리고 아웅이었지만……군사적으로 점점 커질 뿐만 아니라 극우적 사상을 애니메이션에까지 적용시키려 하는 일본. 자기들이 2차 세계 대전 때 폭탄 맞고 개고생했던 걸 완전히 잊었는지 위대한 일본의 모습이나 국뽕 따위를 주입시키며 전쟁의 가벼움만을 보여줍니다. 그 가벼움이란 중2병 애니메이션이나 유사 전투 행위를 다룬 작품입니다. 라이트노벨 등을 다룬 작품에서 매우 많이 보여지는 양상이죠.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전쟁이나 전투는 절대 멋진 것도, 즐거운 것도 아닙니다. 언제 총탄 맞고 뒈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웃으며 총질을 한다니.

현실은 애니메이션과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저희는 그걸 알고 있습니다. 알기 싫어도 알 수밖에 없게 되죠. 대부분의 남자들은 어쩔 수 없이 군대에 끌려가 고생하게 되니까요.

근데 일본은 아닙니다. 징병제가 아니라 모병제이기에 군 복무 및 병기 사용 훈련 따위는 경험해볼 기회도 없습니다. 당장 들어가서 가혹행위 등을 겪게 될지도 모르는데……이런 상황에서 '우리 대일본군이 마음만 먹으면 세계정복 따위 간단하다능! 조센징이나 중국 미개인놈들은 별 거 아니라능! 일본은 위대한 나라라능!'이라는 말 따위를 지껄이는 넷우익 등을 보면……그냥 고개를 좌우로 저을 뿐입니다.

지금만 해도 역사부터 시작해 다양한 극우적 행보로 욕 먹는 일본입니다. 몇 십 년이 지나게 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전쟁의 참혹함과 슬픔을 모른 채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으로만 전쟁을 접하게 된 세대. 거짓된 역사로 점철된 그들이 세상으로 나갔을 때, 과연 외국인들이 퍼붓는 역사의 진실에 견딜 수 있을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도 남 말할 처지는 아닙니다만 전법국가급의 범죄는 안 저질렀으니 말입니다.

자기들한테는 득이 될지 몰라도 외국에는 전혀 득될 게 없는 일본의 우경화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건담의 아버지인 토미노 요시유키는 G의 레콘기스타를 통해 우회적으로 일본을 깝니다. 헌데 그 IP를 써서 만든 철혈의 오펀스는 대놓고 자살돌격, 막장 등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분들이라면 비웃음밖에 안 나올 겁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누가 죽냐고요?

우리가 죽습니다.

우리가 아니더라도 우리와 가까운 사람. 가까운 관계라면 가족. 좀 멀다 치더라도 친척이나 친구가 죽습니다. 단 한 명도 죽지 않는 전쟁은 불가능합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전쟁을 최대한 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쟁은 어리석은 지도자의 최악의 선택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니까요.

헌데 일본의 우경화는 커다란 모순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멋진 무기나 힘으로 적들을 쓸어버리는 전개 따위야 라노베 등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입니다만……뭐 좋습니다. 그럴 수 있다고 쳐요. 백보 양보해서 뉴타입처럼 활약할 수 있는 힘이나 무기가 있다고 칩시다.

근데 그렇게 싸울 사람들은 어디서 모집할까요?

그야 당연히 일본인(자국인)들을 끌어 모아야죠.

자기들은 전쟁이 일어나도 절대 안 죽는다, 자위대가 일본을 지켜준다고 생각합니다만……참신한 개소리입니다. 당장 주변 국가인 한국이나 중국, 러시아를 비교해봅시다.

아무리 멍청한 사람이라도 금방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즉각 전력이 될 수 있는 수부터 시작해 예비전력이 될 수 있는 인구수가 가장 적은 곳은 일본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우경화시킨 건 좋은데 목숨 걸고 싸우라 하면 절대 안 싸울 겁니다. 설령 나간다 치더라도 금방 전의를 잃고 PTSD에 걸려 오들오들 떨 겁니다. 당장 한국만 보더라도 그런 사람들이 수없이 많은데……키보드와 마우스로 아가리파이터짓을 하던 사람들이 전투? 우울증 발생해서 자살이나 안 하면 용할 겁니다.

전쟁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고 거기서 죽는 사람들은 주로 군인입니다.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 등은 아무리 막장 국가라도 피하겠죠. 그딴 짓을 했다간 전후 처리에서 엄청난 비난과 제재를 받을 겁니다. 그 정도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겠죠.

외교 관계에 있어서도 나설 곳이 없기에 사실상 국가좆망 테크트리를 탈 수밖에 없습니다. 어찌 됐든 죽는 건 군인.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 지키려고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저희는 그 군인이 될 확률이 존나 높구요.

어리석은 선택이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전쟁. 그걸 피하기 위해 노력해도 모자랄 판에 우경화 교육을 가속시키고 있다니. 이렇게 말은 합니다만……웃긴 게 뭔지 아세요?

이웃 국가인 일본은 어떻게든 외교 입지를 높이려고 하며 우경화 교육을 실시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며 노예로 삼으려고 한다는 겁니다.

일본은 우경화로 자기들 나라나 국민한테 도움(이게 진정한 의미에서 도움인지 아닌지는 둘째 치고)을 주려는 반면, 저희는 명색이 민주주의인데……국가의 주인을 개돼지 노예처럼 취급하며 써먹으려 하다니. 저희가 지금 일본 보고 막장이라고 욕할 때가 아닙니다 시발 ㅋㅋㅋ

어떻게 병신좆망 테크를 타는 일본보다 못한 걸까요. 국민성이나 경제적 입지라든가……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좀 더 근본적인 부분. 국가와 국민의 관계 자체가 완전히 무너져버렸습니다. 그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불러온 거나 마찬가지구요. 이렇게 보니 참 웃기는 일입니다. 박근혜와 최순실을 비롯한 고위층 연놈들도 결국 안 했습니다. 뭘 안 했냐고요?

뭐긴 뭡니까, 상호이해죠.

대화도 안 하고 서로 이해하려고도 안 했습니다. 그 결과가 요 모양 요 꼬라지입니다. 박근혜와 최순실 덕분에 국민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 민주적인 방법으로 겨우 여기까지 온 겁니다. 이 사실이 안 드러났다면 과연 어떻게 나라가 돌아갔을지……상상만 해도 살이 떨리네요. 개표조작에 자살을 빙자한 타살, 무능력한 정부와 관료주의 등. 끔찍했던 한국이 계속 이어질 예정이었다니……진짜 헬조선이라는 말만큼 한국을 잘 표현한 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은 상호이해지만 현실은 개좆망 시궁창입니다. 저희는 상호이해를 위해 노력했지만 박근혜를 비롯한 부역자, 매국노, 개씨발연놈들은 그 시도를 거절했습니다. 위에서 예시로 든 서셰스와 록온은 그나마 나은 편이죠.

저희의 경우, 아예 대화나 이해를 처음부터 거절한 상태였으니 말입니다. 본의 아니게 더블오가 다시금 헤이세이 건담 중 명작이 되는 계기를 제공하게 됐네요. 그런 고로 여러분, 철혈의 오펀스는 깝시다.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고 두서 없는 글이 됐습니다만……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상호이해. 다른 사람과 서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중요한 건 많지만 우선은 서로 이해하는 것부터 잘 해야 하는 거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으니 말입니다.

코멘트에 대한 댓글은 다음부터 정상적으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P.S - 근데 진짜 어쩌다가 후기가 이렇게 된 거냐? 역대 후기 중 제일 긴 거 같은데…….

P.S2 - 초전자포 2기 후반에 합체로봇이 나왔을 때부터 나가이 타츠유키의 수완을 의심해봐야 했습니다. 제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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