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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렘어드벤처–당신의 아기를 낳고 싶어-69화 (69/235)

00068 「7-7 : 항문희진 & 얼짱은채(4)」 =========================

“후우, 레인. 조금 살찐 거 아닐까?”

“응, 끅! 아, 냐! 아기 때문에 커진 거라구……!!”

탈리아의 딸, 레인의 꽃잎을 가차 없이 유린하며 묻자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예전에는 그냥 바보인 줄만 알았는데 아주 못 써먹을 바보는 아닌가 보군.

옆을 슬쩍 보니 희진이는 굳어 있었고 은채는 두 손으로 입을 막은 채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그렇겠지. 벌건 대낮에 야외 섹스. 그것도 여자들이 보는 앞에서 강간이나 다름없는 짓을 한 거니까.

아침을 먹은 후 나와 혜린이는 마을을 안내해 주기로 했다. 로라와 메이는 안나와 니나한테 마을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가르쳐 주느라 꽤 바빴다.

아이나와 아이라는 나눌 이야기가 워낙 많아서인지 집무실에 있는 상태였다. 5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니까. 많은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 엉덩이 또 때리지는 말고.

미카는 경비대 건물부터 시작해 성벽 주변을 둘러본다고 했다. 부카케와 달리 성벽으로 보호 받고는 있지만, 혹시라도 파손된 부분을 호시탐탐 노리는 괴물들이 없나 등을 직접 확인하고 싶대나.

철두철미한 부분은 성격이기도 하겠지만 부카케에서 일어났던 야습(夜襲) 때문이기도 하겠지. 우리도 그땐 식겁했었어.

마을을 안내하던 중 만난 레인은 꽤나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탈리아 없이 레인 혼자만 덩그러니 있는 걸 보니 어제 못 풀었던 정욕이 금방 솟구쳤다. 매력적인 중년 여성의 섹시함이 물씬 풍겨나는 탈리아보다 키나 가슴이 작았지만 아름다운 건 틀림없었다.

“와아……오랜만의 자지! 아물! 하읍……우물……!”

벌건 백주 대낮에 야외 섹스라니. 오랜만의 쾌락을 느끼며 난 레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야기가 시작됐을 때 희진이와 은채의 표정을 말했지만 사실 그 전부터 그랬다. 나한테 있어서는 평범한 일상이 그녀들한테는 쇼킹한 것이었을 테니까.

입으로 하는 봉사는 기분은 좋았지만 역시 좀 감질이 났기에 바로 하반신에 내 걸 박았다. 누군가의 집 벽에 두 손을 놓은 채 뒤에서 찔리는 걸 좋아했지, 레인은. 예전의 모녀 섹스 이후로 조금씩 적극적이었던 그녀였기에 마음에 더욱 들었지만, 마을 안내 중 나타나다니. 나이스 타이밍이었어.

“레인, 상으로 좆물을 듬뿍 줄 테니까……내 사랑, 받아달라고.”

“하, 응! 응! 빨리 좆물 줘! 응? 한 달 만에 주입당하는 아기 씨앗, 듬뿍……끅!?”

오랜만에 맛보는 마을 여자의 질이었기에 사정없이 좆물을 발사했다. 질과 자궁을 마구 때리는 이 감각은 나한테도 황홀하지만, 여자한테는 이 이상 없는 행복이자 쾌락이겠지. ‘끅’이라는 단말마와 함께 절정으로 가버린 레인은 주르륵 쓰러졌다. 움찔대는 그녀의 하반신에서는 백탁의 액체가 뿌직거리며 조금씩 나왔다.

“레인. 마무리를 해야지?”

“하, 네에……쮸웁……쮸읍…….”

질 내부의 액체와 내 정액으로 범벅이 된 귀두를 소중하게……그리고 부드럽게 입으로 청소한다. 기특한 녀석 같으니라고.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 중에 소리가 들려왔다.

“지, 지금……지금 대체 뭐하는 짓이야!?”

이 세상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짓을 본 것 마냥 은채는 소리 높여 날 질타했다. 마을의 여자들이 모두 우리를 본다.

“으, 읍. 푸하~. 세린……저 여자 왜 저래?”

뭐라고 해야 할까. 뭐라고 해야 레인한테 잘 말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할 시간은 별로 없었지만 어차피 아무 말이나 해도 이 덜 떨어진 계집애는 철썩 같이 믿을 것이다. 좋은 게 좋다고, 듣기 좋게 말하자.

“레인과 내가 사이좋은 거에 질투하는 거야. 귀여운 레인한테 날 빼앗길까봐 두려워하는 거지.”

은채의 표정은 이제 기가 막히다 못해 어떻게 저딴 소리를 할 수 있냐는 표정으로 바뀐다.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표정을 보니 내가 더 재미있다. 앞으로도 열심히 헛소리를 하자.

“에헤헤……이해가 가. 세린한테 좆물을 주입당할 때 그 느낌, 최고였어. 머릿속이 하얘지고 몸이 부르르 떨리는 게……마마랑 서로의 보지로 부딪칠 때 같았어.”

그렇군. 탈리아랑 그렇게 욕구불만을 해소하는 건가. 나중에 모녀나 자매한테 한 번 시켜봐야겠다.

“세, 세린! 지금 니가 무슨 짓을 한 줄 알아?”

이젠 희진이마저 날 비난하는 건가. 그게 정상이긴 하다. 난 특히 귀두를 공략하는 걸 좋아하는 레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사랑하는 여인들과 사랑을 나누는데, 뭐 잘못됐습니까?”

“뭐, 뭐……? 넌 강간을 한 거야! 벌건 대낮에!”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저 여자들의 상식 내에서’의 이야기다. 여긴 하렘 어드벤처고, 이곳에서 우리의 지식이나 상식은 그대로 통하지 않는다. 통해도 일부만 통하지.

“그런가? 하지만 이 마을에 있는 모든 여성들은 기뻐하던데?”

“……모든 여성들?”

“응. 이 프레그넌트에 있는 모든 여자들은 제 아기를 임신하고 있거든.”

그 순간, 은채가 쓰러졌다.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얼굴색이 새파랬다. 아마 날 보고 저런 표정을 지은 거겠지. 희진이는 은채보다는 침착했지만 그렇다고 얼굴색이 좋게 보이지는 않았다.

“모, 모두 다……라고?”

“어. 모든 여성들한테 아기 씨앗을 심어주는 건 힘들었지만……정말 즐거웠어. 아, 걱정 마. 우리 예쁜 희진이와 깜찍한 은채한테도 곧 심어줄 테니까…….”

대놓고 강간 선언을 하다니. 나도 참 미친놈이라니까? 아무리 엄청난 모욕을 당한 사람이라도 저 둘 같은 표정을 지을 수는 없겠지. 치욕과 분노, 경악이 섞인 얼굴을 보니 오히려 더욱 더 침착해지는 느낌이 든다.

“레인, 고마워. 다음에도 부탁할게.”

“응! 그럼, 나중에 봐……쪽.”

작별의 키스를 나누고 다른 곳으로 가는 레인한테 손을 흔들어줬다. 이래서야 마을 안내는 더 이상 무리겠군. 쓰러진 은채한테 손을 내밀었지만 그녀는 거절했다. 혜린이가 그녀의 손을 잡아 부축해줬지만 썩 기분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희진이와 은채가 우리한테 불만을 가지고 있듯이, 우리도 얘들한테 불만을 가지고 있거든.

아침을 먹고 나오긴 했지만 꽤 빠른 아침이었기에 아직 점심까지는 시간이 있다. 자, 점심 먹기 전에 대화의 시간을 한 번 가져볼까?

“왜 그래. 둘 다 표정이 안 좋아 보이는데.”

“그걸……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야!?”

지금까지 넋을 놓고 있던 은채가 폭발했다. 얘는 폭탄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 자주 폭발할까?

“너……넌 미쳤어! 미쳤다고! 강간범! 넌 빼도 박도 못하는 강간범이야!”

“강간범? 아, 뭐……원래 세상이었다면 그랬겠지. 원래 세상이었다면 지금쯤 강간도 못한 채 니가 부른 무서~운 아찌들한테 처맞았을걸?”

어제 그렇게 소리 질렀던 ‘무서운 아저씨’들을 ‘무서운 아찌’라고 비꼬아 말하니 더욱 표정이 구겨진다. 그래, 주제도 모르고 어디 한 번 덤벼봐라. 너희는 결코 이길 수 없다. 나한테도. 생존에서도. 이 세상한테도.

“넌 미쳤어……어, 어떻게 그런……!?”

희진이가 나에 대해 단적으로 표현했고, 그건 맞는 말이었다. 그래, 미쳤다.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정상적인 사고를 한다면 애초에 M16A1을 소환한다든가 하는 짓은 아예 할 수 없었겠지. 미쳐야 살 수 있는 곳이다. 이 세상은.

“여기 있는 여자들은 모두 바라던데? 이 세상은 아기가 절대적인 행복으로 간주되거든.”

이렇게 말하자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짓는다.

“너흰 내가 말하는 걸 이해 못 하겠지? 내 행동도.”

“미친 새끼! 대낮에 여자를 강간하는 미친놈을 이해하라고? 우리가!?”

예전에 대학 교수가 이런 말을 했었다. ‘나는 여러분을 이해 못하지만, 여러분도 저를 이해 못 합니다. 그러니 서로 이해하려고 안 해도 됩니다’라고. 딱 이런 상황이다.

“이해 안 하고 싶으면 안 해도 돼. 근데 있잖아. 너 어제 내가 한 말 들었냐?”

슬슬 이 지겨운 패턴에서 벗어나고 싶었기에 진짜 문제를 꺼냈다.

“집에 못 간다고 하니까 아주 떡실신이 됐었지. 집에 못 가니 이곳에서 살긴 살아야 하는데……겨우 이 정도 일로 호들갑을 떨어서야 어떻게 이 세상에서 살아남겠냐?”

“호, 호들갑……? 대낮에 여자를 강간한 게……호들갑이라고?”

“강간 아니라니까? 나랑 합의 하에 한 거지. 안 그러면 내 좆을 그렇게 맛있게 빨 수 있었겠냐?”

이런 말을 하며 레인을 생각하니 다시금 하반신이 부풀어 올랐고, 희진이와 은채는 바로 거리를 벌렸다.

그걸 본 소감? 너무나 웃겼다! 바보 아닌가? 도망치면 내가 물러가거나 그냥 이 자리에 계속 있을 것도 아닌데……도망친다고 무슨 해결이 된단 말인가?

혜린이도 처음에는 비슷했다. 하지만 그녀는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얘들처럼 욕하며 도망만 치지는 않았었다고. 이젠 한숨도 안 나왔기에 바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어떻게 할 건데? 앞으로 어디서 자고, 뭘 먹고, 어떻게 살아갈 건지. 정해놨어?”

희진이와 은채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럼, 희진이는 둘째 치더라도 은채 너는 절대 아무 말도 할 수 없겠지. 머리에 든 게 없으니까.

“어디 한 번 볼까? 너흰 내가 싫을 거야. 아주 경멸스럽겠지. 너희 말마따나 강간범에 미친 놈이니까. 그럼 이 마을을 떠난다고 가정해볼까? 여기서 나가면 아무리 가까운 마을이라도 일주일이 걸리지. 일주일. 음, 길군. 그래, 우리 총명한 은채야. 돈 있냐?”

“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는 이유는 내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그녀 자신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돈 따위가 있을 리가 만무하지.

“돈 없지? 하긴, 있으면 뭐하냐? 그 돈으로 식량, 무기, 도구 등 온갖 걸 사도 말짱 헛지랄 도루묵인데. 사방이 괴물인데 갈 방법도 없잖아?”

괴물이라는 말이 나오자 희진이의 얼굴도 새하얗게 변했다. 그렇겠지. 나라도 괴물이랑 영혼의 1:1. 맞다이를 까라는 소리를 들으면 미쳤냐고 욕할 거다. 미치지 않고서야 그딴 짓을 할 리가 있겠냐?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아, 그래. 있다고 치자. 까짓거 없으면 어때? 식량이랑 무기, 도구 다 챙겼다고 치자고. 근데 어떻게 갈 건데? 당연히 걸어서 가겠지? 여긴 말도 없고 자동차도 없으니까. 과연 일주일 동안 단 한 번도 그 괴물들이랑 마주치지 않고 무사히 다른 마을로 갈 수 있을까?”

나도 참 사람이 못 됐다. 절대 그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묻다니. 괴물한테 쫓기던 때의 공포가 생각난 건지 은채는 숨을 몰아쉬었다. 희진이는 손을 벌벌 떨며 진정하려 애쓰지만……당연히 무리지. 저들은 깨달아버린 것이다. 괴물의 무서움을.

귀신이랑 사람 중 어느 쪽이 무섭냐고 묻는다면 누구는 귀신이라고 하겠지. 하지만 많은 일을 겪은 사람들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알잖아? 귀신이 사람을 해(害)할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사람은 분명히 사람을 죽일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욕망을 가지고 사는 생물이다. 돈이나 금은보화를 가지고 회유를 시킬 수도 있다. 욕망뿐만이 아니라 감정에 호소해 동정을 얻을 수도 있고.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괴물은? 괴물한테는 그런 게 없다. 돈이든 금은보화든 다 쓸모없는 거고, 동정심에 호소하는 짓 또한 병신 이단 옆차기 하는 거나 다름없다. 아무런 쓸모가 없는 행위이고, 괜히 그런 짓하다가 촉수 더미에 몸이 찢겨지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유명한 SF 영화, 에일리언에서도 그랬다. 에일리언을 포획하려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짓인지 나온다. 그런 에일리언을 인간의 명령을 듣는 괴물로 만들려 했지만 결국 살해당하고 말았지. 괴물은 괴물이다.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기에 괴물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런 괴물을 일주일 동안 단 한 번도 만나지 않고 갈 수 있냐는 질문도 참 병신 같은 것이지만, 그러다 한 번 만나면? 끝. 게임 오버. 인생 종 치는 날이다. 여기서 죽으면 제삿밥도 못 얻어먹는다. 하긴……죽어도 제사를 치러줄 사람이나 있는지 묻고 싶다.

“집에……집에 가야 해……전화? 전화는? 핸드폰이나 컴퓨터는……!?”

아이고……이 와중에 저러다니. 마치 옛날의 나 같다. 괴물 때문에 수풀에 숨어 있던 나는 ‘핸드폰만 있으면 어딘가에 연락을 취할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었지. 나중에 생각하니 그것도 병신짓이었다. 핸드폰이 있다 치자. ‘어떻게’ 전화를 한단 말인가?

전화를 연결시켜주는 교환원도 없거니와 통신망조차 없다. 통신망이 없는 상태가 어떤 거냐고? 깊은 산속에나 귀신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통화권 이탈’이다. 통화를 못 한다니까? 있어도 전화를 걸 수도, 받을 수도 없는 고철 덩어리가 되어버린다.

“없다니까, 병신아? 있다 치자. 여기서 전화가 걸릴 거 같냐? 전선도 없고 통신국 기지도 없는데? 충전은 어떻게 하려고?”

마치 물 만난 고기마냥 다른 문제점을 던져준다. 문제 하나도 제대로 해결을 못 하는 상태지만 난 현실을 알려줘야만 한다. 잔혹한 현실을 감춘 채 어르고 달랜다고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여긴 전화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 전기조차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시대라고. 그런데 전화? 컴퓨터? 딱하다 딱해. 왜? 산 속에 들어가서 참치를 낚는다고 해보지? 차라리 그게 더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절망에 젖은 채 천천히 쓰러진다. 벽에 몸을 기댄 채 쓰러지니 큰 충격은 없겠지만 지금은 육체보다는 정신의 데미지가 더 크겠군.

“세린……세, 세린은……돌아가는 방법. 알지? 응?”

희진이는 마지막 희망으로 날 생각한 거 같네. 저 희망에 물을 끼얹기는 매우 안타깝다만……. 거짓말을 할 수도 없잖아. 못 하는 걸 못 한다고 하는 게 죄는 아니고.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내가 여기 있겠냐?”

어제도 비슷한 말을 했었지. 어제 했던 짓을 오늘 또 하다니. 시간 낭비, 정력 낭비다.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오늘 내로 마무리를 짓자. 휴가도 얼마 안 남았는데 마을 여자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긴커녕, 이런 바보들이나 상대해야 한다니. 나 참…….

생각 같아서는 때려 눕혀서 범하고 싶었지만……이쯤 되니 그것도 귀찮다. 오늘 밤에 미카와 사랑을 나누며 너희도 덤으로 안아주마. 미카한테 새로운 옷도 줘야 하고. 아이라를 데려 와서 이제 평화로운 일상을 누리겠구나 싶었는데 단 하루 만에 박살나다니. 불쌍하고 처량하다.

희진이와 은채는 아마 자기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하고 처량하겠다고 생각하겠지만……아니, 너희는 너희가 좋아하는 일이나 하다가 여기 온 거지. 내가 무슨 이 세상 관리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얘들을 죽게 내버려둘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아…….

“그럼……그럼 우린 이제부터 어떻게 되는 거야?”

은채의 질문에 난 ‘오, 이건 꽤 괜찮은 질문인데’라고 생각했다. 저 철딱서니 아가씨가 자기 미래를 걱정하게 되다니. 아주 기특한 정도는 아니었지만……그래. 늘 0점만 맞던 아이가 50점은 맞은 느낌? 적어도 0점보다야 훨씬 나은 점수잖아.

“어떻게 되긴. 여기서 살아야지. 너무 걱정 마. 여기도 나름 즐거운 곳이야. 컴퓨터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지만……아기를 만들며 살아가면 무지 즐거워.”

“큭……!!”

잘 가르쳐줬는데 왜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는 걸까. 이해가 안 간다.

“응? 뭐니 그 역겨운 표정은? 마음에 안 들어?”

“마음에 들 리가 없잖아!! 넌……아니! 전부 다 미쳤어! 그것도 니 짓이지?”

“그게 뭘 뜻하는 건지 좀 설명이나 하고 말해라.”

“이혜린이 임신한 것도 다 니가 한 짓이잖아!”

혜린은 현재 로라 방에서 쉬고 있었다. 자지의 맹세를 끝마쳤기에 저들은 나한테 해를 끼칠 수 없다. 게다가……대화를 하려면 내가 해야지. 혜린이한테 맡길 수는 없잖아. 이제부터 아내가 될 내 귀여운 여인들인데.

“하하, 봤어? 이야……부끄럽네. 슈퍼 스타 이혜린과 내 사랑의 결정체야.”

“……넌 미쳤어. 미쳤다구……!”

“아니, 미친 건 아니까 그만 좀 하지? 그 말만 계속 똑같이 하면 듣는 사람도 힘든 거 아냐? 게슈탈트 붕괴라고 들어봤냐고.”

아무래도 내 말을 안 듣는 거 같았다. 젠장. 자기 할 말은 다 하는 주제에 남의 말은 경청하지 않다니. 이래서 금수저 부잣집 도련님 & 아가씨는 짜증이라니까.

“우, 우리를……강간할 거야? 그 여자처럼?”

희진이는 가슴을 가린 채 바들바들 떨며 말했다. 원래라면 그 바들거리는 몸에 따스한 옷을 입혀주며 달콤한 말을 하는 게 정석(定石)이겠지만……나한테 그런 거 바란 사람 손. 없지? 없지? 그럴 줄 알았다.

“응. 평소에 딸감으로 쓰던 여자들이 오니 자지가 벌렁거린다구. 한 번 볼래?”

“……너, 넌……넌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인간이길래 그딴 말을 해!?”

“어떻게 생겨 먹었냐니. 그러는 너야말로 그런 말을 할 자격 있어?”

희진이는 전혀 생각지 못한 말에 반박당한 것 같았다. 표정 관리 좀 합시다, 아가씨들……. 혜린이를 제외하고 내가 만난 여자들은 거의 다 하렘 어드벤처 안에 있는 여자들이었다. 그녀들과 만나며 여자에 대한 걸 많이 알았다만, 역시 여자란 알 수 없는 생물이다.

“넌 내가 여자를 강간했고, 이 마을의 여자들과 섹스를 나눈 것에 대해 범죄라고 생각하겠지. 맞아?”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거라면 받아칠 수 있다.

“그래? 그럼 희진아. 내가 물어보자. 넌 전혀 부끄럽지 않아?”

“뭐, 뭘 말하는 거야……?”

“뭘 말하냐니. 니가 현실 세상에 있을 때 한 짓 말이야. 2006년 때 엉덩녀, 축구공녀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부터 시작해 성인 방송에 출연한 것 등. 심지어 무속인이 된 주제에 인터넷 방송으로 돈을 벌며 남자들을 유혹했잖아.”

그녀가 지금까지 해온 짓을 나열하자 어떻게 그런 걸 알았냐는 표정이다. 내가 변태긴 하지만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나름 열심히 하는 변태다.

단순한 변태와는 다르다, 단순한 변태와는!

“……어, 어떻게 그걸……?”

“말했잖아. 넌 유명한 사람이고, 난 니 팬이었다고. 어제 내 말, 귀담아 안 들었냐? 그럼 잘 됐네. 다시 한 번 말해주는 거니까 잘 들으라고. 같은 말 반복하는 거 엄청 싫어하니까.”

설마 내가 딸감으로 쓰던 여자한테 그 여자 프로필을 들려주게 될 줄이야. 인생은 진짜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거다.

“이름 항희진. 나이는 혜린이랑 비슷한……거의 얼추 38살 정도였지?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항문이 그대로 보이는 비닐 청바지와 함께, 젖꼭지에 축구공 마크를 그린 노출증 환자로 등장. 이때 붙은 별명이 엉덩녀, 축구공녀였고 이게 오늘까지 지속됐지.

그 후 뉴스 등을 타 이름을 알려 케이블TV에 출연. TV드라마나 영화 단역, 성인 방송 TV 등에 출연하며 연예계 진출을 노렸지만 성과는 별로 크지 않았지. 무속인의 길을 걷게 됐지만 사실상 몸을 노리는 남자들이나 흑심을 가진 사람들뿐이라 무속인 방면에서도 이름은 그리 안 알려졌고.”

남자 입에서 나오는 그녀의 프로필은 그녀를 놀라게 만드는 데에는 충분했던 거 같다. 희진이는 ‘어떻게 그런 것까지……’라며 중얼거렸다.

“어떻게 아냐고? 야, 팬이라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 정보 구하는 거야 당연한 거지. 걸그룹만 팬이 있는 줄 알아? 나야 귀여운 편이지. 어디까지 했더라? 아, 맞아. 무속인으로 이름을 못 알렸지. 그 전에 ‘엉덩녀’라는 타이틀로 다양한 19금 프로그램을 찍었지만 사실상 야동보다 재미없으니 이것도 별로 유명세는 못 탔지.

요즘은 시대가 좋으니 누구나 인터넷BJ가 되어 자기 방송을 할 수 있게 됐지. 너도 그랬고. 엉덩녀라는 한물 간 여자가 예쁘장한 옷을 입고 방송하니 눈요기 하러 오는 남자들도 많았지. 그 사람들한테서 돈으로 환전받을 수 있는 아이템을 구걸하는 것도 모자라, 아이템의 액수에 따라 모텔에 갈 수도 있다는 등 별 지랄을 다 했지.

아, 나도 가고는 싶었지만 돈 없는 흙수저 새끼한테 그런 건 불가능했지. 그런 면에서 보자면 심했다고. 만나고 싶어 하는 팬보다는 돈을 주는 남자가 더 좋다고 대놓고 말한 거니까. 돈보다 섹스 궁합이 맞다고 지껄였던 주제에 너무 돈만 밝히는 거 아냐?”

이야기를 들은 건 희진이뿐만이 아니었다. 은채는 내가 한 희진이의 프로필 설명을 모두 들었다. 나를 경멸에 찬 눈초리로 보던 그녀였지만, 희진이에 대한 프로필을 들으니 그녀한테도 경멸감을 가진 거 같았다. 하긴……금수저 입장에서는 나나 희진이나 돈에 허덕이는 속물로 보일 테니까.

“희진아, 희진아……우리 희진아. 그거 알아? 난 꽤 널 좋아해. 개인적으로 호의(好意)를 가지고 있으니 너한테 많은 걸 베풀어주고 싶어. 그치만 그건 아니잖아. 항희진, 박지영, 신아영 등. 온갖 가명을 쓰면서 성인 방송에 출연했었지. 그래, 좋아. 나한테 있어서는 그런 식으로나마 활동을 해주니 더 좋았어. 좋아하는 여자가 노력하는 모습이라니. 최고였다고.”

딸감으로써 좋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좋아하는 여배우나 여가수가 점점 유명해지는 걸 보는 느낌이었다. 그녀가 유명해지길 원했었다. 과거형이 된 이유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길을 갔으며, 유명해지긴 했지만 나쁜 쪽으로 유명해졌기 때문이다.

“남녀가 떡칠 때 궁합을, 떡 궁합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는 주제에 5백만 원에 달하는 아이템을 받으면 모텔 데이트를 해준다니. 이래서야 고급 창녀인가? 아니지. 창녀도 예쁘고 아름다운 데다 그만큼의 가치가 있어야지. 40대 아줌마 같은 너한테 5백만 원이라니. 욕심이 과하잖아?”

“……미친년.”

우와. 놀랐다. 은채는 희진이한테 대놓고 욕을 했다. 생각지도 못한 은채의 욕에 희진이는 분노로 가득 찬 일갈을 날렸다.

“미, 미친년이라고? 내가!?”

“하……이거 알고 보니 내가 창녀랑 같이 다닌 거였잖아? 무속인이라는 것도 웃기지만 그런 주제에 남자한테 웃음이랑 몸을 팔다니…….”

딱히 은채가 내 편을 들어준 건 아니지만, 여자 입장에서도 희진이의 행동은 지탄받아 마땅한 거겠지. 결국 많은 돈을 받고 몸을 판 거니까.

한국에서 매춘은 허가된 사업이 아니다. 성을 파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대구의 자갈마당이나 집창촌 등에 가면 그런 법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희진이의 경우 ‘돈을 받고 성적인 서비스를 한다’라는 법적 책임을 피해가기 위해 아이템을 돈 대신 요구했다. 이런 경우 들어주나 안 들어주나 사회적인 책임은 발생하지 않는다. 아이템을 돈으로 인정하기에는 법적인 문제도 있거니와, 애초에 매춘을 전제로 한 거래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이지. 머리 참 잘 썼다니까…….

함께 이 세상에 떨어져 의지하던 두 사람이지만, 이렇게 되니 서로에 대한 불신감과 혐오감을 드러내게 됐군. 나야 극딜 맞는 게 내가 아니니 좋지만……이렇게 되니 꽤 즐거운데. 지금까지 함께 어려운 상황을 헤쳐 오던 두 여자가 서로 으르렁대는 꼬라지라니. 여자의 우정 따위, 결국 이런 거겠지.

오늘 밤에 미카와 함께 몸을 나눌 것도 기대됐지만, 이 두 명을 어떻게 하면 즐겁게 구워삶아 먹을 수 있는지 또한 기대됐다. 서로가 서로를 분노의 눈동자로 바라보는 사이, 내 머리는 오늘 밤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한 방법을 계속 모색하는 중이었다.

============================ 작품 후기 ============================

벌건 대낮에 여자들 앞에서 PO섹스WER!! 이제 두려울 것도 없고 무서울 것도 없네요. 다른 작품이긴 하지만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의 토모에 마미랑 죽이 잘 맞을 거 같습니다.

약간 튀어나온 곳에 다리 하나 척 올려두고 '이젠 더 이상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라고 다짐하면 더 분위기가 살겠죠. 물론 그 후에 마미루당하는 건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마미루가 뭔지 모르신다구요? 네이버랑 구글에 쳐봅시다. 친 후에 겪는 정신적 충격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은채를 몰아붙이는 장면에서는 제가 생각하던 이세계 시리즈의 약점이나 맹점 등이 다 나옵니다. 전투부터 시작해 돈, 쉴 곳, 문명의 차이, 기계의 충전 및 수리 등. 요즘 나오는 이세계물은 그런 걸 그냥 자동 혹은 마법으로 해결한다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잘 흘러가는 게 아닙니다.

세상 일이 그렇게 쉽게, 자기 뜻대로 흘러가는 게 아니라는 것 정도는 이미 독자분들도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몸서리가 칠 정도로 말입니다.

지금까지 은채에 대한 정보가 자세히 나왔다면 이번 편에서는 희진에 대한 정보가 많이 나옵니다. 캐릭터의 모티브는 아마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처절하게 살아가던 희진한테 욕을 하던 걸로 끝나는 이번 편. 제가 쓰긴 했는데 참 막장이네요. 그래도 저희가 살아가는 현실을 보면 그런 말도 쏙 들어갑니다.

나라가 거의 망한 수준이나 다름없는데 하렘 어드벤처 같은 건 쨉도 안 되겠죠. 나라 하나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던 연놈들이 셀 수 없이 많잖아요? 그런 거에 비하면 세린은 매우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멘트에 대한 답변입니다.

流江님, 맹세에 대한 저항은 매우 어렵다고 봐주시면 됩니다. 완전한 지배나 조종은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깨질 정도로 약하지는 않다……정도겠죠. 명색이 주인공인데 쉽게 제압당하면 그건 그거대로 처량할 거 같네요.

게임이나 만화 같은 곳에서는 주인공의 필살기가 공략당할 경우, 새로운 필살기나 파워업된 필살기를 가져오곤 합니다. '자지의 맹세'가 깨졌다고 해서 '초(超) 자지의 맹세' 같은 게 나오면 안 그래도 막장인 소설이 더 막장으로 굴러가겠죠. 그건 역시 좀 피하고 싶습니다.

탄핵 이야기에 관해서는……재판관이랑 문재인 암살예고 보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와, 이젠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놓고 법을 부정하며 살인예고까지 하는구나 싶었죠. 진짜 이러다 살인청부업자라도 나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박근혜 5촌 살인 사건부터 시작해 마티즈 강제 탑승(말이 좋아 이렇지, 사실상 암살이나 자살을 위장한 타살이라고 봐도 되겠죠) 등. 여기가 진짜 민주주의 국가 맞나 싶을 정도로 미쳐날뛰는 걸 보니 웃음밖에 안 나옵니다.

Ulpius님, 저희 부대도 상근을 써서 작업을 시키긴 시켰습니다. 문제는 작업 외에는 별 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상근 생활관은 그야말로 개판이었습니다. 주간과 야간 말뚝 근무하던 사람들은 누가 보든 말든 대놓고 생활관에서 핸드폰 만지작거리며 놀고. 하지만 현역은 혹시나 수상한 기계나 물건 있을까봐 소포까지 다 뒤졌습니다. 뒤지는 건 이해하는데 왜 그런 엄격함을 상근한테는 적용 안 시켰던 걸까요. 그냥 한숨만 나옵니다.

로리콤MK님, 변기라뇨. 박근혜와 최순실은 그럴 가치도 없습니다. 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그 두 명은 진짜 모티브로 삼을 가치도 없습니다. 그건 그냥 악마에요. 무능하면서 자기 이익과 명분은 다 챙기려고 발악하는 악마들.

그런 악마들이 작정하고 'ㅎㅎㅎ대한민국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면 어떻게 될까?'라며 실컷 날뛰었죠. 그 결과가 바로 이겁니다. 세상 어느 천치가 이걸 옳다고 긍정할까요. 박사모 같은 병신집단이 아닌 이상은 절대 인정 안 합니다.

그 박사모들조차 돈으로 움직이는 집단이고, 박근혜가 김정일한테 편지 보낸 것을 봤을 때 박사모에서 나온 사람들도 있었죠. 자기 이익을 위해 국민을 개돼지 노예처럼 부리는 것도 모자라 적성국가인 북한의 지배자한테 편지까지 갖다바치다니. 이거 뭐……진짜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더 심각한 게 뭔지 아시죠?

깔 게 이거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거.

탄핵인용. 꼭 되어야 합니다.

반드시 될 거라고 믿습니다.

대한민국이 살아남기 위해서 말입니다.

P.S - 요즘 철혈의 오펀스를 보니 무너져가는 철화단이 차라리 한국보다 나아보였습니다. 걔들은 대부분 다 미쳤지만 자발적으로 목숨이나 바치지, 박사모는 돈 때문에 나라와 민족을 팔아먹잖습니까.

철화단을 한국에 비교하다니, 너무한 거 아니냐고요?

오죽하면 걔들이랑 비교를 하겠습니까?

그 정도로 나라가 막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철화단은 그나마 용역 정치 깡패지, 우리는 나라잖아요.

전국구급으로 망하게 생겼는데 오죽하면 철화단이랑 비교를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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