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렘어드벤처–당신의 아기를 낳고 싶어-66화 (66/235)

00065 「7-4 : 항문희진 & 얼짱은채(1)」 =========================

“미, 미카. 거기 있는 두 명은……?”

내가 말을 더듬자 미카는 ‘아? 얘들?’이라며 그녀들을 본다. 그녀들의 옷은 찢겨진 상태였다. 까놓고 말해 맨 처음, 이 세상에 와서 혜린이를 봤을 때가 기억난다. 그때는 속옷만 입은 앙칼진 병신 계집애였지만 지금은 쓸 만한 아내가 됐지.

시라누이 마이의 코스튬을 입은 미카도 원래 살던 세상의 사람 눈에서 보면 좀 특이하지만……그녀들의 옷은 차라리 미카가 나아 보일 정도로 찢겨져 있었다. 원래라면 몰라보는 게 정상이지만 난 설마 싶어서 그녀들의 이름을 묻는다.

“혹시……그쪽 분은 ‘항문선녀(肛門善女)’ 항희진 씨 아닌가요?”

찢겨진 셔츠와 핫팬츠를 보니 헐벗은 마을 여자들보다 더 매력적인데……. 넓은 이마. 보조개가 들어가는 예쁜 얼굴. 혜린이만큼은 아니지만 살짝 탄 느낌을 주는 육체미가 찢긴 핫팬츠 사이로 보이니 당장이라도 박아주고 싶었다.

“저, 절 아세요?”

“물론이죠. 유명하신 분이셨고, 팬인걸요?”

물론 딸감으로 썼을 때의 이야기지만, 그걸 말할 필요는 없지. 그녀는 놀라워하며 기뻐했다. 아마 이 이상한 세상에서 자기를 아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 거겠지. 또 한 사람은 빨간색의 긴팔 옷과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재킷처럼 지퍼가 달린 옷의 왼쪽─그녀 기준─에는 ‘기호 1번 독재당(獨裁黨)’이라는 이름이 있었고, 오른쪽에는 ‘박은채’라는 그녀의 이름이 약간 찢겨나간 채 붙어 있었다.

“그쪽 분은……독재당의 박은채 씨. 맞죠?”

“아, 예!”

긴장을 했던 걸까. 옷을 쥔 채 대답하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예전, 선거에 관련된 운동을 할 때 보였던 미소나 미모가 잘 보이지 않았다. 이해가 간다. 웃으면서 있을 곳이 아니니까. 미소는 볼 수 없다 치더라도 옷이 찢겨나간 상태에서 뭐가 좋다고 웃겠어?

“세린. 얘들 알아?”

미카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릴 보고 있었다. 아, 이런……이곳은 사람이 너무 많다. 우선은 자리를 옮겨야만 했고, 적당한 장소를 모색해야 했다.

“미카, 와줘서 고마운데. 어……일단 경비대에 갈까? 거기 있는 사람들도 데리고. 아무래도 그 사람들의 상태가 좀 심상치 않은 거 같은데.”

“나야 상관없지. 원래 경비대에 갈 생각이었으니까. 난 얘들을 모르지만 확실히 치료나 휴식이 필요할 거야. 괴물들한테 습격당할 뻔했었거든.”

“괴물들한테? 어……이 부근?”

미카가 ‘괴물’이라고 했지만 괴물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프레그넌트 주변에 있는 괴물은 늘어나는 신축성 촉수를 써서 사람들 때리거나 잡는 부류다.

초록색의 피부를 가졌기에 부카케 근처의 괴물과 약간 비슷한 색상이지. 숲 같이 어두운 곳에서 얼핏 보면 분간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부카케 근처의 괴물은 파란색인데다 다리 사이에 날카로운 촉수칼날이 있었다. 등에 촉수가 많이 달렸는가. 아니면 점점 사람한테 다가오는가. 이게 바로 두 괴물의 결정적인 차이였다.

멀리서 짤짤이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녹색 촉수 괴물과 달리, 파란 괴물은 많은 수로 사람을 덮치는 육탄전을 선호했다.

밤인데도 불구하고 파란 촉수 괴물이 개떼 같이 몰려왔는데 그걸 어떻게든 버텼던 미카가 얼마나 괴물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지.

독에 중독되긴 했었지만 내가 구한 후에 효과를 보일 정도로 꾹 참았던 그녀를 생각하니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내가 남편으로서 그녀의 슬픔을 잘 풀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

“아니. 나도 오늘 점심쯤에 만난 거야. 점심을 가볍게 먹고 이제 프레그넌트의 성벽이 보이는데 살려달라는 비명이 들리지 뭐야? 그래서 가봤더니……얘네들이 있었어. 근데 입은 옷이 아무리 봐도 이상했거든. 무기를 가진 것도 아니었고, 마법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좀 이상했지만, 일단 구해는 줘야 할 거 같았거든.”

무기를 가지거나 마법을 쓸 수 있는 건 이 ‘하렘 어드벤처’에서는 기본일지 몰라도, 내가 살던 세상에서는 그러다 잡혀가지. 미국이라면 모를까 우리 한국에서는 도검마저 소지 허가증이 필요했다. 그런 규제가 있었기에 아마 한국의 살인률이 지금 같은 거겠지. 총이나 칼 소지가 자유롭게 허가 됐으면 헬 게이트가 열렸을 거다.

만약 내가 이런 힘을 가지고 간다면……별로 악용할 생각은 없지만 지금 꼴 보기 싫은 정치계 인사나 국회의원은 죽여 버리고 싶네.

대통령? 말이 필요하냐? 내가 얼마나 한국과 현 정부를 좆같이 생각하는지는 모두가 알 텐데? 물론 혜린을 제외한 아내들은 모르지만.

미카를 데리고 경비대에 간 후 기숙사로 향한다. 로라의 방 옆에는 아직 빈 방이 많았기에 그 중 미카가 묵기에 적절한 곳을 찾아달라고 로라한테 부탁했었지. 친구이기도 했고 내 아내라는 동질감도 있었기에 그 중 가장 괜찮은 방을 찾을 수 있었다.

방에 들어가니 미카도 ‘오오, 경치 좋네. 로라한테 고맙다고 해야겠는걸?’이라며 웃었다. 좋아해주니 다행이군.

미카와 함께 데리고 온 두 명은 여전히 나와 함께였다. 그녀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혜린이한테만 해야겠군. 어차피 다른 사람들한테 말해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는 정보다. 다른 세상에서 활동하던 정보나 지식 따위, 이 세상에서는 하등 쓸모없는 것이다. 난 이미 그걸 깨달았다. 저들은 그걸 깨닫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

엉덩이를 그대로 보여주는 은빛의 비키니 아머를 실룩거리는 걸 보니 당장 안아주고 싶었지만……참아야 한다. 내 뒤에 있는 두 명을 보니 정말 미치겠군. 묻고 싶은 것도 있지만 당장 때려눕힌 후 박아주고 싶은 마음이 요동친다. 참아라……참아야지, 신세린. 즐거운 건 나중에 맛봐야 진정한 의미에서 ‘즐겁기’ 마련이다.

“미카. 우선 저녁부터 먹죠. 거기 두 분도, 따라오세요.”

조심스럽게 대답을 하며 나와 미카를 따라온다. 역시……두 명은 괴물과 여러 가지 말도 안 되는 현상으로 인해 패닉에 빠진 거 같군. 그렇다면 약간 즐겨도 괜찮겠지. 왼손으로 미카의 어깨를 휘감은 후 그녀의 왼쪽 가슴을 주물거렸다. 원래 세상이었다면 현행법상 바로 성추행범으로 잡혀가도 변명할 수가 없는 행동이지.

[원래 세상이었다면]의 이야기다만……! 미카는 ‘헤헤, 세린……모두가 보는 앞에서 박을래? 난 언제든지 OK라구……’라며 암캐 같은 소리를 지껄여댔다. 뒤를 보니……큭큭. 얼굴이 걸작이군. 놀란 채 입을 막은 두 명을 보니 정말 당장 실내 섹스를 하고 싶었지만……참자고. 너희 둘 중 한 명한테는 직접적이진 않지만 적지 않은 원한이 있으니까.

“미카 같이 예쁜 아내라면 언제든지 OK지만……뱃속의 아이한테도 맛있는 걸 먹여주고 싶네. 얼른 가자.”

왼쪽 눈의 안대를 쓰다듬으며 말하자 그녀도 좋아했다. 경비대의 식사는 메뉴는 정해져 있지만 영양부터 시작해 맛의 밸런스 등을 잘 고려한 식사였다. 일반 성인 남성은 하루에 2400Kcal를 소모한다는 걸 들은 적이 있다. 남자는 아니지만 근무부터 시작해 개인 단련을 하는 그들한테 식사는 필수이자 오락이었다.

촌장이긴 하지만 부대 시설을 이용했기에 혜린을 비롯한 내 아내들과 함께 식사를 먹으니 참……대가족이 따로 없었다. 식사를 하던 두 명은 조심스럽게 ‘혹시 저기 계신 분은……이혜린 씨 아닌가요?’라고 물었고 난 그렇다고 했다. 얼핏 들으니 현실 세상에서 행방불명 처리가 된 거 같은데……. 자세한 건 나중에 들어야겠군.

저녁을 먹은 후 나와 혜린, 미카에 의해 구조된 두 명. 이렇게 네 명만이 남게 됐다. 아이나와 아이라는 미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었지.

부카케에 있던 경비대장 자리는 그 다음 실력자한테 넘겨줬다고 했으니 사실상 경비대장급 클래스의 실력자가 두 명이나 한 마을에 있는 거다. 경비대의 전력증강을 싫어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미카 또한 만나보지 못했던 아이나와 아이라를 만나 정착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다. 경비대장의 능력을 살려 경비대 소속이 되는 것부터 시작해 이 마을에 대한 걸 듣고 싶다고 했지. 다들 착하다니까……나 같으면 일단 땡땡이 치는 방법부터 생각할 텐데.

하긴……내가 아무리 더럽다고 해도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두 명 중 한 명만큼 더럽지는 않겠지만.

로라와 메이는 안나와 니나를 데리고 다시금 산책을 갔다. 미카는 아이나와 이야기하겠지만 모녀끼리 마을을 다니며 친목을 다지는 것도 좋겠지. 모녀간의 레즈비언 섹스를 즐기는 것도 좋겠고. 크으……정말이지. 기쁘기 한량없다.

헐벗은 두 명은 현재 은빛 비키니 아머를 입고 있었다. 원래라면 경비대한테 지급되는 것이지만 내가 특별히 부탁한 결과 재고품을 얻게 됐다. 권력의 힘을 휘두르는 건 별로 안 좋아하지만……알몸보다는 훨씬 더 야한 비키니 아머가 눈요기가 되니까.

두 명의 여성은 원판이 꽤나 반반한 편이었기에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얼마나 매력적이었냐면……그래. 내가 발기를 할 정도? 두 명은 놀라며 날 봤고 그 표정 안에는 경악과 약간의 분노가 있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죽기 싫으면 여기 있을 수밖에 없을 텐데? 이 세상은 우리가 살던 곳과 달리 괴물이 득실거린다. 내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아이나한테 일러바치면? 그 날로 세상하직 오 ^0^/

비겁하다고? 이봐, 반대지. 난 이 마을 사람들을 위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온갖 괴물을 토벌했다. 그뿐이라고 생각하냐? 아이나의 동생을 만나기 위해 한 달이나 여행을 했으며, 도중에 죽을 뻔도 했다. 이 나이에 납치당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지.

그게 다면 이야기나 안 하지. 아이라는? 분노와 증오에 사로잡힌 그녀의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했고, 여기 와서도 최대한 그녀를 변호했다. 궁디 팡팡 맞은 거야 내 탓이 아니니까 뭐라 못 하겠다만. 야, 아이라. 궁디 팡팡 맞았다고 나한테 화풀이 하지 마라. 내가 때렸냐? 그러게 그 소중한 걸 누가 태우래?

이토록 많은 것을 이뤄냈지만 내가 뭘 바란 적이 있냐? 돈을 달라고 한 적도 없거니와 권력을 달라고 한 적도 없다. 그저 내 사랑하는 아내들과 평화롭게 삶을 보내고 싶을 뿐이다. 정말 그것뿐이었다. 그게 신기하다고 느끼는 건 그러한 걸 바랐던 나도 마찬가지였다.

원래라면 돈, 전설의 무기, 호화로운 집, 최고의 권력 등을 바라는 게 정상이다. 아니……보통 RPG에서 퀘스트나 어려운 적을 해결하면 그런 거 주잖아. 헌데 나는 솔직히 그런 거에 관심이 없었다. 그저 아내들과 평온한 시간을 보내는 것. 그걸로도 충분했다.

그런 내가 비키니 아머 두 벌 정도를 부탁한다? 기쁜 마음으로 가져다줄걸? 몇 번이고 말하지만 난 이 마을에 공헌했다. 그 정도의 권리는 있다. 하물며 명령이 아니라 부탁이었으니까.

당장 내가 이 여성을 죽여도 나보고 뭐라 하지는 않을 거다. 아마 ‘세린이 대화를 통해 판단한 결과, 위험한 인물이었다’라고 생각하겠지. 그 정도로 이 세상은 위험했다. 이런 위험한 세상에서 자기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건 미친 짓이다.

아, 나는 했다. 아이라 데려오겠다고 했지. 니들은 그러지 마라. 좆 된다. 그땐 진짜 좆 되는 줄 알았어 시발……!!

“어머, 두 명 다 화가 났나 보네?”

혜린이가 그렇게 말하자 두 명은 혜린이를 봤다. 혜린이는 능숙하게 내 바지를 벗겨 발기한 자지를 공기 중으로 노출시킨다. 그 자지에 ‘쪽’하며 키스하자 두 명의 표정은……큭큭. 정말이지 볼 만한데. 핸드폰이 있었으면 카메라로 찍었을 거다. 틀림없이.

“있지, 세리인~. 저 두 명, 이 마을이 별로 마음에 안 드는 거 같은데……밖으로 내쫓을까?”

아아, 혜린! 넌 정말 멋진 여자야! 내 마음과 생각을 정말 잘 읽는다고! 일부러 말끝을 질질 끌며 코맹맹이로 말하자 두 명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들은 ‘실수했다……’와 같은 표정으로 나와 혜린을 본다.

“왜? 난 좋은데.”

“그치마안~. 저 두 명, 나나 세린이 별로 마음에 안 드는 거 같은데? 세린 덕분에 저렇게 예쁘고 좋은 옷을 입었는데 고맙다는 소리도 안 하고. 세린이 아니었다면 경비대 방에서 따뜻하게 잘 수도 없었을 텐데? 배가 불렀다니까?”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 로라와 결혼한 나는 경비대 시설의 이용에 큰 제한을 받지 않는다. 훈련이나 근무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토벌의 경우 100% 내가 들어가므로 일종의 실전 전투 부대에 소속된 느낌이었지. 그렇다고 내가 놈팽이처럼 시설을 막 부수거나 하는 것도 아니니까. 전부 내 덕분은 아니지만, 거기에 확실히 내 노고가 포함되긴 했다.

“너무 그러지 마, 혜린아. 생각해줘서 고마워. 아마 여러 가지 일을 겪어서 패닉 상태가 된 거겠지. 우리가 따뜻하게 보살펴줘야 하지 않겠어?”

이런 말을 하며 그녀들의 얼굴과 가슴, 비키니 아머로 가려진 보지를 본다. 아아, 이 세상에 온 건 내 인생 최고이자 궁극의 행운이었을 거다. 목숨 걸고 장담할 수 있어.

Viva HAREM ADVENTURE!!

정말 최고다!

“두 분 다 앉으세요. 죄송합니다. 너무 매력적인 두 분을 보니 그만……발기를 해버렸네요.”

두 명은 분노와 치욕감에 쌓인 채 어쩔 줄 몰라 하는 거 같았다. 그나마 한 명. 항희진은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고 박은채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분노를 안은 채 자리에 앉는다. 너희가 뭘 할 수 있는데? 그냥 입 닥치고 앉을 것이지. 튕기기는.

“고생을 많이 하셨던 거 같은데……우선 자기소개부터 하죠. 제 이름은 신세린입니다. 이쪽은…….”

“예, 대한민국의 섹시 가수 이혜린! 잘 부탁해요♪”

혜린이 일어나 화려하게 돌며 인사했다. 두 명은 어떤 표정을 지으면 좋을지 몰라 했고 난 그런 두 명을 무시한 채 혜린과 키스를 했다. 앉아 있던 두 명 중 처음으로 인사를 한 건 항희진이었다.

“항희진입니다. 그……세린 씨라고 부르면 되나요?”

“네. 희진 씨에 관해서는 인터넷을 통해 본 적이 있어요.”

항희진은 2006년 때 혜성 같이 나타난 여자였다.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엉덩이 속살이 훤히 보이는 패션을 선보였다. 가슴을 훤히 보인 채 젖꼭지를 주변으로 빨간색의 축구공 무늬를 마킹함으로써 굉장한 인기를 끌었었지.

가슴도 가슴이었지만 엉덩이를 모조리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었던 패션이었기에 [엉덩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지. 개중에서는 ‘젖가슴에 축구공을 그린 여자’라고 해 [축구공녀]라고 하기도 했다. 그녀는 나름 유명세를 타며 영화나 TV 드라마에 출연하곤 했지만……연기력이 좋은 것도 아니었고 굉장한 미모를 지닌 것도 아니었다.

그런 와중에 그나마 믿을만한 건 노출이었지만 까놓고 말해 매년마다 굉장한 미모와 노출의 걸그룹이 등장하는 요즘 시대다. 점점 나이가 들며 아줌마처럼 변해가는 그녀의 인기는 가면 갈수록 떨어졌고……결국 그녀가 연예계에서 사라지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신내림’이었다.

집안 사정 상 무속인 집안이었던 그녀는 결국 신내림을 받게 됐고 ‘항문선녀’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됐었지. 사람 따라 법명(法名)이 다르거나 특이하긴 하지만, ‘항문선녀’라니. 참으로 그녀의 본질을 잘 나타낸다고 칭찬을 해야 할지, 저딴 법명이 어디 있냐고 비웃어야 할지…….

무속 사이트를 운영하기도 했지만 유료 서비스를 했기에 사람들은 떨어져 나갔고, 그 실적마저도 그리 신통치는 않았던 걸로 기억난다. 인터넷에서도 ‘관심병 아니냐?’라고 엄청 까였었으니까…….

최근에는 인터넷 BJ를 함으로써 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아이템 등을 노골적으로 구걸한다고 인터넷에 게시됐었지. 딸감으로 쓰는 건 좋아하지만 너무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그녀를 보니 세월에 장사 없구나 싶었다.

나이? 혜린이가 올해로 36이니 비슷하거나 좀 많겠지. 정말 웃겼다. 혜린이와 희진……이. 희진이라고 부르자. 어차피 내 자지에 얼굴을 비벼댈 미래가 보이니까. 둘 다 연예계를 목표로 노력했었다. 혜린이는 몸까지 팔았고 희진이는 알몸까지 대중한테 선보이며 연예계의 스타를 목표로 삼았었지.

그 결과? 혜린이는 대한민국에서 누구나 알아주는 섹시 가수가 됐고, 희진이는 나락으로 빠져 매니악한 사람 아니면 아무도 몰라주는 늙다니 BJ(Broadcasting Jockey)가 됐다.

무속인이 아니라 BJ로 쳐주는 이유? 무속인 중에는 희진이보다 뛰어나거나 예쁜 여자가 더 많으니까 무속인 분야에서도 상대가 안 됐으니까.

같은(비슷한) 나이의 여자가 같은 곳을 노렸지만 한 명은 대성했고 한 명은 좆망했다. 이게 바로 한국 연예계지. 씁쓸한 현실이다. 희진이 옆에 있는 여자……박은채를 보니 그녀는 불안한 얼굴로 날 본다. 그렇게 보지 말라고……박아주고 싶어지잖아?

안 그래도 이름 때문에 ‘박은 채’ 혹은 ‘보지랑 엉덩이에 박아주고 싶은 여자, 박은채’라는 섹드립이 뜨곤 했었지. 이름이랑 생김새 때문에 좀 심한 게 아닌가 싶었지만 실제로 보니 하반신이 움찔댄다. 박아주고 싶어서 박은채라는 드립은 결코 과한 게 아니었을 정도로 예쁘군.

“그……박은채입니다. 2016년 독재당의 예비 후보로 출마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독재당이라니. 참으로 엄청난 이름이었다. 독재를 하겠다는 거나 다름없지 않은가? 하지만 예전부터 엄청난 지지율을 받았고, 야당이 너무 병신짓을 많이 했기에 당선되는 건 여당밖에 없었다.

잘 해서 여당이 된 게 아니라 주변의 정당이 너무 병신이라서 된 거다. 이렇게 까면서 설명하는 걸 보는 사람들은 이미 눈치 챘겠지?

그래. 그 설마다.

그녀가 예비후보로 들어간 독재당은 오래 전부터 헬조선을 만드는 데에 기여한 씨발 좆같은 현재 정부이자 여당이었다. 예전 대통령부터 현재까지, 대략 7~8년에 걸쳐 대한민국을 헬조선으로 만드는 데에 기여했지. 생각만 해도 이가 갈렸다. 다른 세상에 와서도 나를 빡치게 만들다니. 아아……정말 최고다 너희는.

겨우 25살밖에 안 된 여자가 독재당을 지지하는 건 두 가지 경우다.

첫 번째. 머리가 텅 빈 병신이다. 청년 실업부터 시작해 공약이었던 기초연금 파기, 친 대기업정책으로 중소기업 죽이기, 계약직과 파견직의 정규직 전환을 막는 노동개혁법이라는 이름의 개악법 등, 정말 엄청난 숫자의 미친 짓을 저지른 정당. 그게 바로 독재당이었다.

25살이면 대학 졸업한지 좀 됐거나, 학자금 관련으로 최근 졸업했거나 한 케이스다. 현역 신분이 학생인 채로 입후보 할 수는 없잖아. 즉, 청년 실업에 좋든 싫든 속하게 된다. 그런 여자가 독재당에 예비 후보로 들어갔다는 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두 가지로 간략하게 줄인다면……첫째. 그냥 병신이라고밖에 말을 못 하겠다.

자기와 자기 또래 친구들을 계약직, 파견직으로 만들어 정당한 노동자의 권리를 빼앗는 놈들한테 들어가다니. 제정신이냐? 미쳤다고밖에 생각이 안 된다.

하지만 이 미친 행동을 정당화시키고도 남을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자기도 독재당의 파워를 빌려 출세 한 번 해보겠다 이거지. 아니, 독재당이 그녀의 힘을 빌린다고 해야 하나?

현실이 어렵지만 모든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건 아니었다. 그런 가운데 엄청난 미인. 대학을 갓 졸업한 그녀가 나타나니 대가리가 안 돌아가는 꼰대는 좋다고 표를 넣는다. 그녀가 태어난 지방에서는 같은 출신이라고 표를 넣는다. 남자는 또 예쁘다고 표를 넣는다.

아무 생각없이 준 표가 모이고 모여서 다시금 독재당을 강하게 만들었고 이는 독재당과 박은채. 양쪽한테 모두 이득이었다.

결과? 독재당은 예쁜 여자를 앞세워 독재당의 입지를 보다 굳건하게 만들었다. 박은채한테 있어서는 독재당의 표를 얻어줬으니 그녀의 출세에도. 그리고 앞으로 소속될 독재당의 당원 중 한 명으로서도 막강한 파워와 발언권을 얻게 됐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정말 서로한테 좋은 결과밖에 없는 Win-Win 전략이었다.

문제는 그 전략과 성과가 대한민국의 암울한 현실을 더 바닥으로 처박아 만들었다는 거였다만. 더 이상 한국에 살지 않는 나와 혜린이었지만 우리가 있든 없든 헬조선이 망하는 스피드는 더욱 빨라질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희진이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와 혜린한테 독재당은 한국을 그 모양 그 꼴로 만든 악의 근원이었다.

응?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 파워가 가장 센 독재당을 골랐다고? 설마. 박은채한테 ‘최근 노동자의 힘을 보다 약하게 하는 노동 개혁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라고 물으니, 주변에 있는 사람의 눈치를 보곤 아무런 말도 못한 채 보류를 하더군. 괜히 입 바른 말 했다가 독재당 높은 대가리들한테 눈 밖에 나기 싫으니까 그랬던 거겠지.

머리가 텅텅 빈 것도 해당됐다. 가장 큰 문제를 물으니 ‘청년실업이 줄어들고 있다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했다.

청년실업은 청년들이 직업을 잃어간다는 소리다. 실업이 줄어들면 좋으면 좋았지 나쁘지는 않다. 오히려 실업률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게 정부의 일이다.

헌데 이 멍청한 년은 자기가 청년 취업을 말하는 건지, 청년 실업을 말하는 건지조차 제대로 구분을 못했다. 즉……멍청하면서도 자기의 미래와 안위만을 생각하는 타입이라는 거다. 정말이지 구역질이 나오는군.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났다.

딱히 그녀한테 ‘친구들이랑 같이 실업을 해라!’라고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 미쳤냐? 실업을 강요하게? 그럼 적어도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를 끼치지는 말았어야지. 안 그래도 힘든 청년실업을 주도하는 독재당에 들어가 그들과 함께 밝은 미래를 만들려 하다니? 사실상 자기 또래의 청년들을 팔아먹은 거잖아!?

힘든 인생을 사는 젊은이들한테 희망을 주지는 못할망정 그들의 고통과 어두운 미래를 밟아 자기 미래만을 챙기려 하다니. 멍청하면서도 출세욕이 강한 타입의 인간은 싫어했고, 내 앞에 있는 박은채가 그러했다. 망할 년……. 한 번 놀려볼까?

“예전 인터뷰는 잘 봤어요. 청년실업이 줄어들다니. 안타깝네요.”

“네? 아, 그건……저. 말을 잘못해서……실업이 줄어들면 그. 좋은 일이에요.”

하아……. 속으로 한숨이 나왔다. 자기가 무슨 말을 내뱉는지도 모르는 바보라니. 이런 바보한테 표를 던지는 꼰대들도. 그리고 바보들도. 모두 헬조선을 바꾸고 싶어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거기서 영원히 살고 싶어 하는 건지. 참으로 알 수가 없었다.

근본적인 문제라면 이런 바보가 정치에 나갈 수 있을 정도로 한국의 정치계가 막장이라는 것이다만.

더 이상 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박은채한테 증오를 느끼는 건, 그녀가 속한 독재당을 싫어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힘든 현실을 이용해서라도 살아남으려는 은채 자체도 싫었기 때문이다. 기회주의적인 것도, 누군가를 이용하거나 짓밟아서 살아남으려는 것도.

내가 지금, 여기 있는 ‘하렘 어드벤처’의 세상에는 어울리지 않으니까 말이지…….

============================ 작품 후기 ============================

웃우우우우────웃!!

플로듀서! 다시금 이 캐릭터가 부활했어요!

건담 플라우로스는 커녕 전투씬조차 한 번 없었던 철혈의 오펀스에서 따온 플로듀서가 아니에요!

덧붙여 플레임 파워를 쓰는 프로듀서라고 해서 플로듀서라 부르는 것도 아니에요!

이제는 거의 대부분 기억하지 못하는 플로피 디스크를 사용하는 프로듀서! 그래서 플로듀서인 거예요!

웃우우우웃! 알아듣지도 못할 말을 횡설수설하며 지껄이는 걸 보니 틀림없이 미친 작가인 거예요!

웃우우우우우────웃!

이제 2월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취업조차 못하는 무능력한 작가를 보며 따스한 눈빛을 보내주시는 거예요!

입으로는 '하핫, 제 능력이 모자란 탓이죠'라며 말하며 속으로는 '제기랄! 내 가치를 깨닫지 못하는 병신들뿐이야!'라며 세상을 탓하는 개막장 씹변태 작가 새끼에요! 생각해보니 이딴 놈한테 보낼 따스한 눈빛이 있다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고통받은 사람들한테 그 눈빛을 보내주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웃우우우우웃! 셀프디스 쩔어주는 거예요! 웃우우우우우우────웃!!

……뭐, 그런 고로. 후기입니다. 이번 주 마지막 이야기네요. 새로운 여성 캐릭터가 나왔습니다. 게다가 그 새로운 캐릭터가 세린이나 혜린이 있던 현실 세상에서 온 여자들이라니. 작가인 제가 봐도 참 그렇네요. 새로운 독자분들을 유입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기존의 독자들한테 새로운 자극과 호기심을 주기 위한 것인지.

어느 쪽이든 간에 썩 훌륭하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의 모티브는 어차피 나중에 후기에 적을 테고, 제 블로그나 같은 관심사를 가지신 분이라면 금방 눈치 채실 수도 있겠죠.

새 캐릭터 중 한 명인 '박은채'. 은채가 소속한 정당의 모티브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독재당이라니. 제가 지었지만 정말 쩔어주게 잘 지었는 당명이라 생각합니다. 독재당이 현실의 어느 당에 대치되는지 따위는 굳이 말씀드릴 필요도 없을 겁니다. 그토록 후기에서 깠고 본문에서도 깠던 곳인데 모를 리가 없죠. 신 캐릭터인 박은채 및 독재당을 읽을 때 웃음이 나오신 분이라면 아마 잘 알 거라 생각합니다.

아! 박은채의 모티브는 절대 박근혜는 아닙니다. 이건 마티즈나 그런 게 무서워서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진짜 순수한 마음에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박근혜 같은 사람을 하렘 어드벤처에 쓴다고요? 독자분들 눈 버릴 일 있습니까? 작가인 저조차 그딴 글은 쓰고 싶지 않습니다. 이름이 비슷하다고 해서 혹시나 모티브를 박근혜로 쓴 거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 단박에 대답드리겠습니다.

박근혜는 이 소설에 나올 자격이나 가치조차 없습니다.

대답 끝.

쓸 사람이 없어 그런 걸 쓰겠습니까? 이름조차 표시하고 싶지 않아 '그런 거'로 적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어쨌든, 새롭게 등장한 두 명은 이야기가 끝날 때쯤이면 아시겠지만 좀 이질적인 캐릭터입니다.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래는 코멘트에 대한 답변입니다.

열심히쓸게요님, 18일날 신청한 반반무 신청이 아직까지 신청 상태입니다. 저번 주 토요일에 신청한 게 아직도 대기 상태 ㅋㅋㅋㅋ 그냥 사실상 반쯤은 포기했습니다. 혹시나 표지 운운할까봐 표지도 바꿨습니다. 이쯤 되면 그냥 장사 안 하겠다는 뜻 같아요. 언제까지 이 따위로 하나 웃으며 지켜보는 상태입니다.

流江님, 그 부분에 대해서는 세린의 언급이나 몸 상태의 변화로 깨닫는다고 대답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라한테 '너 임신했어'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몰랐듯이 본인이 임신한 것에 대해서는 바로 깨닫지 못합니다.

단, 이미 임신해서 성장하기 시작한 태아에 대해서는 조금씩 자각할 수 있게 되며 낙태 등의 경우 정신붕괴와 함께 플레이어(신세린)에 대한 의존도와 충성심이 올라가기에 금방 파악할 수 있습니다.

본문에서 낙태로 인해 아기가 죽었을 때 마구 찾는 것은 정신적 충격을 받음과 동시에 '아기가 죽어버렸다'라는 것을 인지했기 때문입니다. 적긴 했는데 이렇게 자세히 말씀드리는 건 굉장히 오랜만인 거 같네요. 놓치기 쉬운 부분까지 세심하게 봐주신 流江님께 다시금 감사의 인사를 딉니다.

이상입니다. 2월의 마지막 주네요. 감기 걸리시지 않도록 늘 몸조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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