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렘어드벤처–당신의 아기를 낳고 싶어-40화 (40/235)

00040 「4-9 : 여행길(9)」 =========================

모든 사람들한테서 주목을 받는다는 건 어떨 때는 기분 좋은 일이고, 어떨 때는 매우 곤란한 일이다. 자기가 잘 해서 주목을 받거나 칭찬을 받을 때는 좋지. 다들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니까. 다른 사람은 할 수 없는 일을 했기에 부럽다, 대단하다는 시선으로 날 보지.

하지만 자기가 잘못된 일이나 나쁜 일을 했을 때는 ‘어휴……쟤는 왜 저러냐?’ 같은 눈빛부터 시작해 비웃음, 시기, 조롱 등의 감정을 담아 사람을 본다.

아, 날 그렇게 보는 남자 새끼들을 다 후려 패고 싶다고 생각한 게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도 미리 말해둔다. 시발, 내가 이런 놈인데 뭐 보태줬냐?

마력증폭기인 구슬을 아이나의 동생인 아이라한테 전달하기 위해. 그리고 겸사겸사 그녀를 설득해 프레그넌트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도 우린 여행길을 서둘러야 했다.

하지만 부카케 마을에 오자마자 괴물이 마을을 습격하는 초유(初有)의 사태가 발생했기에 우린 싸울 수밖에 없었다. 싸울 힘이 있었고, 안 싸우면 다른 사람들이 죽으니까.

몸이 걸레짝이 되면서도 이기긴 이겼다만, 그 중 가장 심한 상처를 입은 건 나였다. 어둠 속에서 습격하기 좋은 병신. 난 코스튬을 입은 혜린한테도 못 이기는 연약하디 연약한 남자다.

거기, 그래 너. 내가 나 자신을 연약하다고 하니 ‘풋. 남자가 자기보고 연약하다니. 이거 뭐 병신도 아니고ㅋㅋㅋㅋ’라고 웃겠지? 그래. 맞아. 난 병신이지.

하지만 설령 아무리 멋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기를 습격하는 그 미친 괴물들이랑 마주친다면 누구나 병신이 될 거다. 인간이 아닌 생물이랑 싸워서 이길 리가 만무(萬無)하잖냐. 날 포함해 누구나 괴물한테는 병신이자 장난감이다. 먹잇감이기도 하고.

내가 가진 총은 전체 HP가 30% 이하가 되면 자동 사격 모드로 변하기에 그걸 써서 적들을 소탕했다. 목숨이 위험했던 미카도 구했고. 여차저차해서 그 미카와 아내가 된 것도 좋다. 그래, 좋은 일 해서 멋진 여자를 아내로 삼은 거니까.

만약 이 소설을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라면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어떤 상황에 처한 건지 쉽게 상상이 가리라. 그래……또 사람들 앞에서 섹스 중이다. 미카를 상대로 말이지…….

“흐응! 아읏! 똥구멍! 찢어질 거 같아! 흐윽! 앙! 앙♡”

그녀의 항문(肛門)에 힘차게 찔러 넣을 때마다 그녀는 아파 죽으려는 건지 좋아 죽으려는 건지 모를 교태(嬌態)를 부렸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경비대원들은 모두 우리를 보고 있었다.

“흐응! 얘들아! 아, 그, 끅!”

뿌지지직! 똥이 나왔지만 그렇다고 멈출 수는 없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좆물까지 끼얹어주마. 질척거리는 물똥 덕분에 피스톤 운동은 한결 편해졌고 그 기세를 몰아 더욱 더 자지를 박았다.

“아, 윽! 안 돼! 똥 싸! 부하들 앞에서 똥 싸버려!”

“미, 미카……사랑해요! 끅!”

생명의 액체는 노폐물(老廢物)의 상징, 똥과 함께 섞이며 흑갈색의 콘체르토를 연주했다. 내 좆의 뿌리, 털까지 더럽힐 정도로 많은 똥이 나왔다. 뿌지직거리던 똥은 내 허벅지와 발, 땅을 더럽히며 미카의 조신하지 못함을 탓하는 거 같았다.

“흐, 흐에……히히…….”

두 손을 짐승처럼 땅에 붙인 채 침을 질질 흘리는 그녀의 모습은, 로라를 위해 하루 동안 서비스를 하던 때와 매우 유사했다. 어……경비대장은 대부분 똥 싸는 이벤트라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걸까……. 아이나도 그랬다만 이 세상에서 똥은 내 생각 정도로 더럽게 여겨지는 거 같지는 않네. 다행이라 해야 할지…….

“대, 대장님…….”

다가온 병사가 머뭇거리며 그녀를 부축했고 미카는 움찔거리며 몸을 추스르려 했다. 똥과 정액으로 물든 비키니 아머를 가다듬지만……내가 보기에는 그닥 위엄은 없어보인다.

“기둥의 수리가 끝날 때까지 경계조(警戒組)는 결코 경계를 늦추지 마라. 이전처럼 놈들이 오면 곧바로 하늘에 라이트 마법을 날리고. 알겠지?”

“아, 알겠습니다.”

어색하게 대답한 그녀를 놔둔 채 미카는 내 뺨에 자기 뺨을 비볐다. 이런 애정 행각……주변에서는 그저 신기하게 보고만 있었다. 하긴 뭐……일단 결혼한 사이니까.

미카는 오늘 아침, 경비대원이 모인 곳에서 그들의 노고(勞苦)와 공로(功勞)를 치하하며 결혼 사실을 밝혔다. 결혼이란 것이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며 아기를 만드는 것이라 하자 모두가 부러워했다. 물론 결혼과 관계없이 섹스는 할 수 있다만…….

미카는 한 때 잃어버린 눈 때문에 자기 자신을 여자처럼 여기지 못하고 있었다는 걸 모두에게 알렸고, 병사들의 눈치를 보니 아무래도 알고 있는 듯했다. 그런 흉측한 눈에 아기 씨앗을 낳는 소중한 좆을 비벼대며 사랑을 고백했다고 하니 모두 부러워하는 눈으로 나와 미카를 봤다.

음……내 변태적인 가학성이 가끔은 도움이 되는구나. 앞으로도 열심히 변태 행각을 벌이자.

그런 병신 같은 생각을 하며 있었는데 사람들 앞에서 또 내 고환을 빨아들이며 아내가 된 걸 과시하려 했다. 혜린이한테 들으니 그렇게 빨아들이면 매우 위험하다 했고 가능하면 살살 자극을 주는 걸로 만족하라나…….

혜린이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혜린이도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한 거 같았다. 그저 아내인 자기들보다 미카가 몸으로 봉사하게 하는 편이 빚도 갚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경비대원들과 함께 그 공로를 치하받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아내 선언을 하니 모두 다 ‘하아……그럼 그렇지……’라는 눈빛으로 날 봤다. 하하, 이게 바로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들의 시선이다. 저런 눈빛 받으니 기분 어떻냐고? 죽고 싶다.

눈 때문에 자신감을 잃은 자기를 사랑해주고, 눈두덩이에 좆까지 비볐다는 소리를 들으니 세 명의 표정은 뭔가 미묘했다. 아무 상담 없이 아내를 만든 건 그렇지만, 그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점은 인정해줬다고 해야 할까?

로라는 자기 친구인 미카가 상처 때문에 그렇게까지 괴로운 줄은 몰랐기에 용서해주겠다고 했다. 메이도 상처 입은 여성을 도와준 것에 대해서는 기뻐했고.

혜린이한테는 아무래도 내 마음을 담은 선물을 해줘야 기분이 풀릴 거 같다. 사실……혜린이가 귀띔을 해준 덕분에 미카랑 관계를 가질 수도 있었던 거고. 혜린이한테 많은 걸 해주지 못한 게 이 정도로 미안한 걸 보니 정말 많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거 같구나. 신세린.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 기둥 수리를 도와주며 미카와 사랑을 나누고 있는 중이다. 몇 번이고 사정을 했지만 누가 경비대장 아니랄까봐 회복 마법까지 간간히 걸어주는 배려 덕분에……솔직히 죽을 맛이다.

부카케 마을의 촌장은 아이나보다 훨씬 연상의 여자였다. 괴물 습격 당시 사실상 피난처(避難處)로 쓰였던 건물 안에서 괴물이 들어올 수 없도록 결계(結界)를 치고 있었다고 한다.

난 혹시나 싶어 촌장이 도망갔나 싶었는데 모두를 위해 결계까지 치고 있었다니. 내가 얼마나 타락한 세상에서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다. 대한민국 썩었다니까…….

뭐? 자기가 살던 세상을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냐고? 오히려 그 반대다. 이렇게 말을 안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4계절이 뚜렷하며 아름다운 민속 풍습과 정(情)을 가진 나라라고? 미쳤냐? 촌장이라는 사람이 안 보이길래 ‘혹시 도망친 건가?’라고 나는 생각했다. 이는 내가 대한민국이라는 특이성을 지닌 나라에서 살았기에 그런 것이라 자부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약칭 한국)은 6.25 전쟁을 통해 남북이 분단된 특수한 나라다. 현재 한국은 휴전중(休戰中)인 나라며 언제든지 전쟁이 재발할 수 있기에 청년들을 군대에 입대시킴으로써 그 평화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 난 육군이었지만 길어도 2년. 짧으면 1년 10개월 혹은 그보다 아래의 군 복무를 함으로써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있지.

문제는 이 군복무. 병역의 의무는 모두한테나 공평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높으신 대가리들. 흔히 말하는 대기업, 국회의원, 금수저 아들들은 병역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가 컸다. 오죽하면 아들이 군복무를 하지 않은 것 때문에 대통령 선거에서 떨어진 사람이 나올 정도일까?

물론 병역 면제에는 나름대로의 사정과 이유가 있겠지만 소중한 자기 아들들을 보내는 부모님한테 있어서 그런 건 변명에 지나지 않다.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말을 자기들한테는 적용시키지 않는 주제에 남한테는 가볍게 말하다니. 그런 면에서 볼 때 군복무는 매우 특별한 케이스가 아닌 이상 갈 수밖에 없었다.

근데 군복무를 갔다 온 사람은 알 것이다. 이게 얼마나 좆같은 건지. 청춘 같은 20대의 1년 10개월. 아니……뭐. 대략 2년이라 치자. 그 2년을 좆같다 못해 씹창 같은 한국을 위해 바쳐야 한다니. 봉급? 많이 안 준다. 요즘엔 생필품도 잘 안 준다고 하던데 뭘 바라냐?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사람들을 내무실(생활관) 안에 때려 박아 조화를 이루라 하지만 그게 잘 되면 군복무 부적응, 가혹행위 등이 나타날 리가 있겠냐?

각지에 있는 청년들을 때려 박으니 군대가 유지되긴 하지만 안은 썩어 들어가는 거나 마찬가지다. 자기보다 못난 놈, 이상한 놈의 지시에 따라야만 하는 좆같은 환경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만 알리라!

근데 웃긴 건 높으신 시발놈들은 병사들의 목숨을 종이조각처럼 본다는 거다. 당장 군대에서 일어난 범죄를 봐라. 군납비리(‘방산비리’라고도 불린다)와 같은 범죄 행위를 당연하다고 보며, 걸렸는데 국방장관이라는 새끼가 하는 말이 ‘군납비리는 생계형 비리’라고 한다. 하하, 청춘과 몸, 시간 등 온갖 것을 다 버리고 온 젊은이들은 그 빌어먹을 범죄자를 위해 죽어도 된다 이건가? 참…….

높으신 분들의 자제분은 군대에 안 가거나 공익으로 빠진다. 그러면서 젊은이들한테는 애국과 희생을 강요한다. 하지만 전쟁이 나면? 틀림없이 공항이나 높으신 새끼들을 태운 비행기가 대한민국을 떠나겠지. 안 봐도 비디오다. 초대 대통령이라는 작자가 전쟁 나자 한강 인도교를 폭파시켜 자기만 살 길 찾아 떠났는데 무슨 말이 필요하랴?

그런 타락한 나라에서 자란 나한테 있어서 높으신 분이 위급한 순간에 없다는 건 ‘토꼈다’. 쉽게 말해 도망갔다는 식으로밖에 인식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반응과 말을 지켜보니 오히려 그 반대였다.

모두를 구하기 위해 어디에선가 노력하고 있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러했고. 충격을 받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행해지다니!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중에 혜린이한테만 슬며시 내 마음을 털어놓으니 혜린도 ‘응……여긴 우리 생각보다 더 순수하고 아름다운 곳 같아……’라고 동의했다. 진짜 씹창이다, 대한민국. 헬조선이라는 별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니라니까?

본론으로 돌아가서, 아이나보다 연상인 그녀는 이번 활약에 대해 매우 깊은 감사를 표했다. 딱히 이득을 위해 한 짓이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죽지 않았다는 기쁜 결과에 일조(一助)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것에 대한 감사 표시로써 우리의 여행이 보다 빠르고 안전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말에 난 속으로 적지 않게 기뻐했다.

괴물들과 싸우며 깨달은 건 앞으로의 여행이 절대 편안해지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었다. 당장 괴물들과 맞붙어서 상처를 입은 미카를 봐라. 개떼 같이 몰려온 그 괴물들처럼 이보다 더 악랄하고 영악하게 우리를 괴롭힐 걸 생각하니……으으. 진짜 살 떨렸다. 난 그런 위험한 싸움에 아내들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당연하지만 나도 사람이기에 레벨 업(경험치)이나 돈에 대한 욕심은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을 위해 싸우기에는 너무 적이 강하고 많았다. 우리의 목적지는 아이라가 있는 어보션이며 목적은 그녀를 만나는 것이다. 전투가 메인(主)이 되고 목적이 서브(副)가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보통 RPG에서는 마을을 구해주면 보물을 주거나 좋은 아이템을 준다. 난 대강 그런 식으로 생각했기에 어떻게 도와줄 거냐 물으니 생각지도 못한 답변이 나왔다.

“텔레포트를 사용해 여러분을 다음 마을인 자멘(ザーメン ; semen)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두 번 놀랐다. 첫 번째로 놀라게 만든 요소는 ‘텔레포트’였다. 이 세상에 마법이 있는 건 이미 옛날에 알았다만, 텔레포트 같은 고위급(高位級) 마법이 존재할 줄이야. 쓸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도 신기했다만, 내 주변에는 그런 마법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사정을 들으니 이 부카케 마을은 거듭된 괴물과의 싸움으로 인해 무기의 질이 다른 마을에 비해 월등하게 올라갔다고 했다. 그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마을에서도 원할 정도로 훌륭하다고는 상상도 못 했었기에 그 부분에 다시금 놀랐다.

무기뿐만 아니라 배틀 코스튬도 준다고 하니 확실히 대단하긴 대단했다. 나도 얼른 내 옷과 혜린이 선물을 사야겠다고 잡생각을 잠시 했다.

하지만 주문이 많으면 당연히 물품. 즉 부피가 많아진다. 더럽게 많은 무기를 가지고 밖에 나갔다간 바로 괴물한테 습격당하기 십상이었기에 부카케 마을에서는 매우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 결과 도출해낸 해답이 텔레포트였다.

텔레포트는 말 그대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마법이다. 일본의 2대 만화신 중 한 분인 토리야마 아키라(鳥山明) 선생의 드래곤볼. 그 드래곤볼의 주인공인 손오공이 쓰는 ‘순간이동’도 엄밀히 말해 저 텔레포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손오공이 쓰는 순간이동은 이동하고자 하는 곳에 자기가 아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제약(制約)이 있다. 아는 기가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아는 사람이 없는 곳이라면 아무리 가까운 곳에도 이동할 수 없다는 소리다. 편한 건지 불편한 건지 애매하다만, 적어도 텔레포트에 가까운 기술이긴 하다.

하지만 텔레포트라는 게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는 거 같았다. 우선 발동하는 데에 큰 마력을 잡아먹었다. 경비대 소속 중에는 전투가 아니라 마법에 특화된 마법사 계열 경비대원도 존재했기에 그들의 마력을 빌려 발동시킨다고 했다.

로라가 속해있던 프레그넌트는 기본적으로 마법이나 전사계열처럼 클래스를 나누진 않는다. 필요하면 근접 전투, 성벽에서는 마법을 쓰는……적절한 때에 적절한 힘을 발휘하도록 훈련됐기에 이 부분은 로라도 ‘배울 부분이 많네요’라고 말했다. 나도 이 부분에 대해서 들었을 때 ‘여기처럼 전사와 마법사로 나누어 인재를 양성시켜야 하나?’라고 고민했을 정도니까.

각 마을이나 수도권에는 정해진 텔레포트 에어리어(Teleport Area)가 존재하며, 그곳을 통해 파는 물건과 필요한 사람들을 보낸다고 했다. 괴물 퇴치를 인정받아 우리는 특별히 그 텔레포트 에어리어를 통해 다음 마을로 향할 수 있다고 하니 참으로 기뻤다만…….

두 번째로 날 놀라게 한 원인이 바로 그 마을 이름이었다. 자멘(ザーメン ; semen)이 뭐냐고? 일본어 발음이지만 쉽게 말해 정액, 좆물, 자짓물을 뜻하는 단어였다.

지금까지 프레그넌트, 부카케, 레이프, 어보션 등이 나왔는데 설마 이런 식으로 통수를 맞게 될 줄이야……. 정말이지 이 ‘하렘 어드벤처’의 마을 이름 선정 기준은 대체 어떻게 생겨 먹었나 싶었다.

혜린도 그걸 듣고는 혀를 낼름 핥았다. 괴물이 오지 않았다면 오랜만에 사랑스런 아내를 안을 계획이었건만……. 선물에는 미안한 마음도 담고 싶었다만, 그 선물로 혜린과의 코스튬 섹스를 즐기고 싶은 것 또한 내 마음이었다. 빌어먹을…….

텔레포트는 기동하는 데에 마력이 크게 들 뿐. 시간은 1분 내외로 끝난다고 했다. 여행 5일차에 이 마을에 도착했다만, 괴물 퇴치 때문에 내가 다쳐서 거의 하루 이상을 소비해버렸다. 오늘로 7일차인데 뒤늦은 출발 등을 완전히 메우고도 남을 방법에 우린 모두 기뻐했다. 적어도 이곳에서 조금 더 쉬면서 정비를 할 시간이 늘었다는 거니까.

옛날이었다면 당장 보내달라고 했겠지만 내가 다친 걸 포함해, 마을의 치안은 꽤나 위험한 상태다. 괴물 때문에 파손된 기둥의 복구부터 시작해 당장이라도 놈들이 노리지 않을까 싶은 곳을 살펴봐야 했으니까.

우리 마을은 아니지만 이렇게 된 것에 ‘아, 우리 책임은 아니니까 뭐……실컷 놀아도 상관없죠?’라는 말은 할 수가 없었다. 나 그 정도로 쓰레기는 아니라니까…….

나를 포함해 내 아내들. 이 순간만큼은 미카는 잠시간 제외됐다만 별로 따돌리려는 뜻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난 텔레포트로 번 시간을 우리의 휴식이나 유흥(遊興)이 아닌, 이 마을의 평화를 위해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모험의 2주차가 되는 14일을 텔레포트로 출발하기로 하고, 남은 시간을 바로 ‘그것’에 쓰고 싶다고 말했다.

아마 다들 눈치 채지 않았을까? 그래. 바로 ‘괴물 퇴치’다. 프레그넌트 때에는 마을이 가까웠고 성벽이라는 이점(利點)까지 살려 괴물퇴치를 실컷 할 수 있었지만 이곳은 달랐다. 괴물이 정말 마음먹으면 부술 수 있는 기둥. 그리고 위험한 괴물들의 영악한 공격. 그 모든 걸 놓고 탱자탱자 시간만 보내기에는 너무나 위험했으니까.

하물며 내 아내가 된 미카가 이 이상 괴로워하는 것 또한 보고 싶지 않았기에 난 괴물퇴치를 주장했다. 로라나 메이는 ‘역시 세린이에요’, ‘아빠! 멋있어!’라며 나한테 동조해줬다.

후후, 그래. 내가 스타일은 좀 여러 번 구겼다만 너희 남편이자, 아빠이기도 하다. 이런 남자, 어디서 쉽게 못 찾는다니까? 자뻑에 빠지며 혜린이를 보니 혜린이는 이해한다는 눈치였다.

괴물 퇴치는 내일부터 나가기로 하고 오늘은 기둥 수복 및 간단한 순찰을 돌기로 하며 이야기는 끝났다. 경비대에 일시적이지만 협력하는 것이었고 그 내용 또한 하드(Hard)한 것이었기에 식사와 침실은 경비대에서 제공하기로 했다. 그게 사실 당연한 것이기도 하고.

내가 이 마을에 있을 시간은 안 그래도 한정되어 있었다만, 괴물 퇴치와 남은 여행길을 생각하면 더욱 더 미카와 함께 있을 시간은 줄어들었기에 이렇게 오픈 섹스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사람들 앞에서 거리낌 없이 옷을 벗고 다니는 ‘하렘 어드벤처’지만, 역시 오픈 섹스는 부담이 크군. 다른 사람들 신경까지 쓰며 즐겨야 하니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부담이 크다.

똥으로 젖어버린 하얀 망토. 아니, 갈색 망토를 쓴 그녀를 욕하는 이는 없었다. 이 ‘하렘 어드벤처’는 혜린이의 말대로 정말 순수한 곳 같았다. 어지간해서는 못된 사람이나 뒤틀린 성격을 지닌 사람이 거의 없었으니까 말이지. 메이 같이 순수한 아이가 이용당하지 않을까 걱정했다만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없었다.

기둥은 무사히 원래대로 되돌아왔다. 저 멀리서 미카와 내가 사랑을 나누는 걸 지켜보던 아내들한테 미안하다만……어쩔 수 있겠냐. 아이나와 마찬가지로 미카도 나와 헤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니까.

항문 섹스까지 끝나자 로라는 미카와 함께 회의를 하기로 했다. 내일부터 괴물퇴치를 위해서 필요한 정보를 위해서라지만, 미카를 데려가던 로라의 눈에는 약간이나마 노기(怒氣)가 서려 있었다. 미카……미안해.

혜린과 메이. 오랜만에 이렇게 걷는구나. 내 왼쪽에는 혜린. 오른쪽에는 메이가 있었다. 함께 걸으니 참으로 좋다만 혜린이가 웃는 걸 보니 정말 미안한 마음밖에 안 들었다.

“그, 미안해. 혜린아.”

“어? 뭐가?”

“……멋대로 아내를 한 명 더 만들어서.”

메이는 ‘아빠. 나는?’이라고 했기에 ‘물론 메이한테도 미안하단다’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상처 입은 사람이라는 부분에서는 메이와 미카는 닮아있었다. 자기 자신한테 자신감을 가지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부분도.

단지 메이는 당시 매몰차게 대하던 로라 때문에. 미카는 잃어버린 눈과 자기 자신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었지. 무엇이든 간에 그 상처를 가진 채 살아가는 건 보고 싶지 않았다.

“후후……미안하긴. 그야 뭐 놀라긴 했지만……미카도 사정이 있어서 그런 거였잖아.”

“그렇긴 해도. 내가 한 짓이 무조건 옳다고는 할 수 없잖아.”

좀처럼 볼 수 없는 자학(自虐)에 혜린이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렇다고 모른 척하면서 즐길 것만 즐겼다면 화냈을 텐데?”

“모른 척할 수가 있겠냐……. 그럼 내가 인간 새끼냐? 짐승이지.”

“잘 아네. 짐승인 거.”

이래서야 내가 나 자신을 짐승이라고 인정한 거나 마찬가지군. 혜린이는 농담이라며 키스를 했다.

“나한테 너무 신경 쓰지 마. 그야, 나만 바라보지 않는 건 좀 질투도 나지. 그치만 원래 그런 거잖아? 이 ‘하렘 어드벤처’는.”

그녀한테 ‘하렘 어드벤처’에 대해 말했을 때 처음에는 무슨 미친 소리냐는 얼굴로 날 봤었지. 하지만 자지의 맹세를 포함해 이 세상의 뒤틀림을 설명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었다.

그녀도 실제로 ‘자지의 맹세’의 효과로 인해 인격까지 바뀐 적이 있는데 안 믿을 수가 있겠냐? 설령 안 믿는다 치더라도 눈앞의 현실이 원래 있던 세상과 다른 것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가 없었으니까.

“혜린아.”

“응?”

“……사랑해. 정말 사랑해.”

“응. 나도 사랑해. 근데 세린아. 좋아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건 좋지만 너무 신경만 쓰다간 둘 다 지칠 거야. 그러니까……그냥 믿어봐. 메이도 우리 눈치만 살피는 세린은 싫지?”

메이는 이 말을 듣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메이한테 ‘아빠가 이거 해줄까? 저거 해줄까?’라며 매일 귀찮게 굴면 그렇잖아.”

“아, 그건 그럴 거 같아요. 아빠한테 보살핌 받는 건 좋지만 그게 계속된다면 좀 그렇겠어요. 저나 혜린이 언니. 엄마를 사랑하는 건 좋지만 무조건적으로 걱정만 하는 게 사랑은 아니잖아요.”

딸이라지만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메이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자 깜짝 놀랐다. 그렇구나. 나도 모르게 그녀들을 걱정하기만 했다. 내 행동이 절대적으로 옳은 건 아니었다만 그렇다고 그녀들의 눈치만 봐서는 오히려 그녀들한테 더욱 큰 부담이 될 뿐이겠지.

“아내 많이 만들고 하반신 여기 저기 박아대는 건 좀 그렇지만……그렇다고 이혼하자며 생떼 쓰는 일은 없을 테니까. 그러니 너무 우리 눈치를 볼 건 없어……흐읍?”

왼손으로는 혜린의 머리를. 오른손으로는 그녀의 등을 껴안은 채 키스를 했다. 갑작스러웠지만 오랜만이었기에 그녀는 눈을 감은 채 혀를 썼고, 나도 혀를 쓰며 그녀와의 교감을 강하게 했다.

“와아, 아빠 자지가 벌떡거려요!”

메이는 오랜만에 본 발기에 자기 뺨을 부비며 기쁨을 표시했다. 오늘은 아내들을 위해 이 한 몸 불살라야겠군. 내일 사냥에 지장이 갈 수도 있지만, 내일 일은 내일이고 오늘 일은 오늘이다. 오늘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자, 내일 최선을 다할 수 있겠는가?

궤변과 같은 변명을 곱씹으며 아내들과 함께 경비대로 향했다. 그녀들과 가벼운 저녁 식사 후 난 혼자 무기점에 왔다. 물론 혜린과 내 옷을 사러 말이지. 남성용이긴 했지만 코스튬이란 결국 게임이나 만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옷. 이 세상에서 그 효과에 대해 나만큼 잘 아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

혜린이가 입고 있는 ‘시라누이 마이 여자 닌자 코스튬’은 미카한테 줄 생각이었다. 투척용 무기인 부채를 무한정으로 생성시킬 수 있는데다, 안 그래도 경비대장급의 힘을 지닌 그녀다. 비키니 아머도 어울린다만 화염 속성까지 들어간 코스튬이라면 분명 요긴하게 쓸 수 있겠지.

이번 전투를 통해 내 약점은 여지없이 드러났다. 바로 접근전이다. 사격은 둘째 치더라도 나한테 가까이 온 적에 대해 난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 샌드백처럼 처맞기만 했지. 자동사격 모드가 아니었다면 죽었을 거다.

당장 MP에는 걱정이 없다만, 자동사격모드의 사용은 내 HP가 30%이하가 됐을 때다. 그 상태에서 잘못 맞았다간 바로 저세상으로 갈 수 있었고, 난 그딴 건 원하지 않았다. 위급할 때 쓰는 대단한 힘보다는 평소에도 쓸 수 있는 안정적인 힘이 더 좋으니까.

혜린을 위해서. 그리고 나 자신의 약점을 커버하기 위해서 내가 살 코스튬은 이미 정해놓은 상태였다. 난 그 코스튬을 입은 채 싸우고 섹스를 나눌 내일을 기대하며 자지를 부풀렸다. 내일 괴물퇴치(사냥)은 틀림없이 어제 싸웠던 것보다 더 편할 것이라 자신하며…….

============================ 작품 후기 ============================

후기가 시작되면 이제 슬슬 독자들도 'ㅋㅋㅋ자, 오늘은 작가가 어떤 약을 빨고 후기를 썼을까?'라고 기대하겠죠. 네? 기대 안 한다고요? 안 해도 됩니다. 그렇다고 작가가 약빠는 걸 멈추지는 않을 테니까요.

아마 독자분들 중에는 '테? 이 소설이 재미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한 가지는 확실한 테치! 정상이 아닌 작가가 미친 후기를 쓰는 게 소설보다 더 재미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는 테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안타깝습니다. 아아, 님은 갔습니다.

여기서 '님'이라고 해서 '님은 사회주의를 뜻하는 겁니다→개소리 집어쳐!→안 되겠소, 쏩시다!'를 생각하시는 분은 상당한 내공을 지닌 분이십니다. 틀림없이 디씨합갤 필수 요소를 엄청 즐기신 분이시겠죠. 전 디씨는 거의 안 갑니다만 디씨합갤 필수 요소 중 하나인 심영 선생님을 모를 정도로 무신경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님'은 프로듀서입니다. 그렇습니다. 더 이상 프로듀서는 없습니다. 플로듀서도 없습니다. 플레임 파워를 쓰는 프로듀서도 아니거니와 건담 플라우로스와 관계된 프로듀서도 더 이상 없습니다. 아, 플라우로스는 원래부터 없었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기체니까 딱히 언급할 필요는 없었네요. 여하튼……프로듀서는 없습니다.

이제부터 어떻게 후기를 진행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ㅋㅋㅋ 작가가 여전히 약을 빨고 있군! 그래야 내가 읽는 소설의 작가답지! 이대로 청와대로 쳐들어간다! 와장창!' 과 같은 텐션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많이 고민해야만 했습니다. 언제까지고 웃우우우우를 쓸 수는 없으니까요.

그 이전에……나이 30줄 가까이 먹은 남자가 변성기 지나고도 남은 쉰 목소리로 '웃우우우웃!' 따위를 외친다니. 생각만 해도 극혐이네요. 자기 자신의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얼굴을 찡그릴 정도입니다. 우선 코멘트에 대한 답변부터 드리겠습니다.

열심히쓸게요님, 얀데레는 개인적으로 꽤 좋아하는 타입입니다. 그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순종적+맹목적인 사랑이니까요. 아직까지 '미래일기'를 읽은 적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얀데레에 대해 꽤 괜찮게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정도'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말이죠. 중요하니 두 번 말씀드렸습니다. 정도를 넘은 얀데레요? 112로 역관광→인생은 실전이야 테크트리입니다.

로리콤MK님, 다 같은 신사라니! 너무나 기쁜 말입니다! 그러니 112는 지웁시다. 서로의 은밀한 페티쉬를 아웃팅하자고요. 아, 전 할 것도 없네요. 이 소설 자체가 제 페티쉬와 욕망을 미친 듯이 때려 박은 거니까요. 제가 봐도 참 막장 소설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流江님, 벌레라면 혹시 앞으로 나올 이종족에 대해 말씀하시는 건가요? 이종족과의 연애나 19금 노선은 있지만 벌레는 없습니다. 벌레라는 종족을 안 넣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개인적으로는 벌레류를 싫어해서요. 예전에 살던 집에서 바퀴벌레가 엄청 나왔었기에 벌레. 특히 해충이나 바퀴벌레라면 치를 떱니다. 겨드랑이 페티쉬는 어디까지나 페티쉬 중 하나니 소름을 느끼실 필요는 없습니다. 예? 그럼 BL로 페티쉬로 넣을 거냐고요? 어허, 이 분이! 상상만 해도 무서운 말씀 하십니다!

이상입니다. 늘 댓글 남겨주시는 세 분께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요. 프로듀서도 더 이상 없고.

……없어?

……프로듀서는 더 이상 없어?

하, 하지만……내 등에! 이 가슴에……데, 데복! 때리지 마는 데슥!

그렌라간 패러디로 약 좀 빨아볼까 싶었던 것뿐인 데슥! 데, 데긱!

알았는 데슥! 뻔하디 뻔한 패러디 말고 괜찮은 후기를 생각하는 데슥!

젠장! 패러디로 속 편하게 후기 좀 적을까 싶었는데……그럴 수도 없겠네요.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자정 넘어서 소설을 올릴 생각이니 더욱 더 열심히 약을 빨아둬야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되시기를 바랍니다. 늘 건강 챙기시기를…….

P.S - 얀데레라고 하니 마마유가 떠오르네요. 마마유에 대한 감정을 건덕후식으로 말하자면…….

이 감정……틀림없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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