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렘어드벤처–당신의 아기를 낳고 싶어-33화 (33/235)

00033 「4-2 : 여행길(2)」 =========================

5일째로 접어드는 여행. 겨우 5일째지만 많은 일이 있었다. 우선 나타나는 괴물의 종류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이었다. 누가 들으면 ‘에이, 괴물 종류가 늘어나든 안 늘어나든 그놈이 그놈 아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거다.

솔직히 누가 괴물 종류 따위를 듣고 싶어 하겠는가? RPG 게임을 하면서 적을 쓰러뜨린 후 나오는 아이템이나 경험치에 신경을 쓰지, 괴물이야 뭐 아이템이랑 경험치 바치는 시다바리 아니겠는가?

헌데 괴물 종류 늘어난 게 뭐가 중요하냐고? 어……그게. 여자였거든. 흔히 말하는 서큐버스(Succubus)라는 괴물이었으니까. 서큐버스는 유럽 쪽의 옛 전설로 내려져 오는 괴물이다.

원래는 ‘인큐버스’라는 남자형 괴물이 있었지만 거기서 와전된 주제에 인큐버스를 씹어먹을 정도의 인지도를 자랑하지. 왜냐고? 여자니까! 아무리 괴물이라도 여자 괴물이면 빨아주는 게 남자거든.

한심하다는 눈으로 보지 마라. 나도 내가 한심한 거 아니까……. 본론으로 돌아와서, 서큐버스의 존재를 본 순간 나도 모르게 ‘헉!?’소리를 냈다. 처음에는 헐벗은 여자가 다가오길래 혹시 무슨 봉변이라도 당했나 싶었지. 혜린도 당황했었지만 메이와 로라는 ‘물러서세요!’라며 날 제지했다.

들은 바에 의하니……서큐버스는 마력을 빼앗아가는 괴물이었다. 생명까지 빼앗지는 않지만 꽤 많은 마력을 빼앗기에 마법을 쓰는 사람들한테는 꽤 위험한 부류에 속했다.

혼란(昏亂)시키는 마법을 걸어 움직이지 못하는 여성을 공격해 마력을 일정량 빼앗은 후 어디론가 가버린다고 했지. 1:1은 괜찮지만 다수로 모이면 마력 부족으로 빈사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위험한 괴물이었다.

사냥을 하기 전 어쩐지 도박을 하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괴물이라지만 여성. 과연 ‘자지의 맹세’의 효과가 적용될 것인가 어떤 것인가가 궁금했던 것이다. 난 언제든지 대응이 가능한 로라를 데리고 서큐버스한테 다가갔다.

자기한테 다가오는 사람은 드물었던지 눈웃음을 지으며 손가락을 살랑거리는 걸 보니 하반신이 불끈했고, 로라는 가볍게 내 좆을 두드렸다. 으윽, 그렇게 하지 말라고. 꽤 민감한데.

결과를 말하자면……가능은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무슨 소리냐고? 내 자지를 마치 새로운 장난감인양 핥고 빠는 그녀한테 ‘키스를 해봐’라고 했다. 상냥한 키스가 내 좆에 닿은 순간 이러한 메시지가 떴다.

[‘자지의 맹세’의 발동에 실패했습니다. ‘몬스터 테이밍’의 마법을 미습득(未習得)하였으므로 몬스터는 마법 발동 지정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이 말인즉슨 ‘몬스터 테이밍’이라는 마법을 배우면 서큐버스와 같은 여성형 몬스터도 내 몸종으로 삼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아쉬움을 달래며 서큐버스의 얼굴에 진한 좆물을 발사한 순간, 로라가 ‘너무해요……’라며 귀여운 목소리로 투덜거렸기에 앞으로 주의하자 싶었다.

서큐버스는 다른 몬스터들처럼 독성(毒性)이 없었지만 함부로 섹스를 할 수는 없었기에 그녀를 놔둔 채 다시 여행길에 올랐다. 아쉬움이 꽤 컸지. 그도 그럴 것이……마을 여성들은 모두 ‘자지의 맹세’에 걸렸지만 실제 전투에 쓰기에는 여러 모로 힘들었다. 날 위해서 고기 방패로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하지만 저 몬스터들은 달랐다. 여성형 몬스터는 말 그대로 여자의 형상을 한 ‘괴물’이다. 내 멋대로 다루어도 아마 비난이나 죄책감을 받을 일은 덜할 것이다. 게다가 말을 잘 듣는 괴물이라면 나중에 테이밍을 함으로써 프레그넌트의 경비 업무에 도움이 될 지도 모르잖아?

나름 괴물을 이용할 궁리를 하며 우리는 여행길을 재촉했다. 이미 한 번 가본 경험이 있었던 로라였기에 그녀를 따라 최대한 안전하고 빠른 길을 찾는 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서큐버스를 발견한 것 외에는 특별한 일이 없었던 3일차였다.

4일차에 접어들며 괴물에 대해 또 새로운 걸 알 수 있었다. 몬스터는 서로 협력이나 공존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시퍼런 색의 접근형 괴물이 왜 서큐버스와 함께 있지 않았을까 하고 질문하니 괴물은 자기와 다른 개체(個體)는 바로 배제(排除)하려 하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라 했다.

난 지금까지 ‘으윽, 이렇게 여러 종류의 괴물이 한 번에 습격하면 진짜 죽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 접근전, 촉수 등 그런 것들이 동시에 오면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위험하지 않은가 싶었지.

헌데 내 생각과는 달리 괴물은 자기와 다른 종(種)일 경우 철저하게 배제하려 했다. 그 결과, 어떤 괴물은 특정 구역에서밖에 나오지 않게 됐다. 프레그넌트 주변에 있는 녹색 촉수 괴물이 이 부근에서 나올 일은 없다는 말이었다.

전투는 좋아하지 않았지만 경험치와 돈은 매우 짭짤했다. 난 벌써 12를 찍고 있었고 로라도 레벨이 22로 올랐다. 혜린의 레벨은 7, 메이의 레벨도 7. 레벨 업과 함께 얻는 부수입이 짭짤하니 이젠 소규모 전투를 여러 번 하는 게 즐거울 정도였다.

마을에 대해 물어보니 부카케 마을은 프레그넌트에 비해 무기나 마법에 관련된 분야가 발달했다고 들었다. 우리에 비해 경비 업무가 빡세고, 사람들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무기 등에 몰두하게 된 덕분이겠지.

무기가 발달했다는 건 거기서 파는 무기의 종류가 프레그넌트보다야 많다는 뜻이겠지. 그곳에 가서 메이의 단검을 다른 걸로 바꿔주자 싶었다. 혜린이의 옷도.

로라는 올 라운더에 소드 스킬까지 쓰고 있고, 메이는 마법사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나 다름 없는 배리어 재킷을 쓰고 있다. 하지만 혜린은 사실상 자기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옷을 입은 거나 마찬가지니까……. 또 마음에도 걸렸다만……다른 옷에 비해 상당히 후졌다는 느낌이 든다. 좀 더 제대로 된 옷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경험치, 돈뿐만 아니라 아이템도 몇 개 얻었다만 쓰레기에 가까웠다. 단검보다 더 작은 투척용 나이프. 젠장. 일회용 나이프를 뭐 하러 쓰냐? 가면 매각 확정이다. 좀 더 좋은 걸 달라고. 하긴 괴물들한테서 옷 같이 고급 아이템을 드롭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랐지.

5일차. 오늘이다. 난 흥분하고 있었다. 로라가 말하기를 ‘이대로라면 저녁 전에는 부카케에 도착할 거 같아요’라고 했다. 그녀들도 꽤나 흥분한 거겠지. 노숙은 꽤나 힘든 거였으니까.

게다가……그녀들과 사랑을 나누기에는 허허벌판은 적합하지 않았다. 많아도 두 발 정도를 빼고 아쉬워하는 그녀들을 볼 때마다 빨리 도착했으면 싶었다.

괴물이 점점 없어지는 건 좋기도 했고 슬프기도 했다. 전투의 피로는 없다만 짭짤한 부수입이 없어지니까. 벌어놓은 걸로 얼마나 많은 물품을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노력해봐야지. 대략 3시 정도 됐을까? 저 멀리서 보이는 어렴풋한 형체에 로라는 활짝 웃었다.

“드디어 다 온 거 같네요. 일주일도 안 걸려서 다행이에요. 저도 슬슬……그. 세린이랑 푹 자고 싶었거든요.”

풍만한 가슴과 따뜻한 모성애(母性愛)를 가진 여성이 이토록 귀엽게 변할 수 있다니……. 진짜 사기다. 나도 동의를 하며 더욱 더 스피드를 높인다. 가까이 가며 보니 꽤나 특이한 마을이군.

프레그넌트가 성벽으로 둘러싸인 반면, 이곳은 2m 정도의 빛나는 기둥이 촘촘하게 세워져 있었다. 기둥 사이에는 초록색의 철조망이 반짝이고 있었고, 그게 마법이라는 사실을 곧 알 수 있었다.

문지기는 우리와 같은 은색의 비키니 아머였다. 나비 모양으로 된 비키니 아머 사이에 삐죽 튀어나온 털을 보니 정말 달아오른다. 그녀들 앞에서 당장 아내들을 안고 싶었지만……참자. 참아야 한다.

“환영합니다. 이곳은 부카케 마을입니다.”

“수고하십니다. 프레그넌트의 경비대장, 로라입니다.”

다른 마을이라지만 경비대장이라는 직책은 역시 꽤 강했다. 곧바로 자세를 고쳐 경례하는 걸 보니 한국이나 여기나 짬이 최고구나 싶더군.

“환영합니다, 로라 경비대장님. 실례지만 어떤 일로 오신 것인지……?”

“어보션 마을로 가기 위해 들르게 됐습니다.”

“어보션 말씀이십니까? 여기서도 2주를 더 가야 할 텐데……긴 여행길이 되겠군요.”

“예. 떠나기 전까지는 이곳에서 잠시 묵을 생각이에요. 미카는 있나요?”

“미카 대장님 말씀이십니까? 계십니다만, 경비대 막사에 계실지 기둥 설치를 지휘하고 계시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헌데 그, 옆에 계신 분들은……?”

로라는 둘째 치더라도 우리야 뭐 처음 볼 테니까. 괴물은 아니니 통과는 쉬울 거다.

“제 딸과 친구. 그리고……남편입니다.”

“남편이요? 그, 실례지만 그게 무엇인지……?”

“함께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 사이에요. 자세한 건 나중에 말씀드려도 괜찮을까요? 여행의 피로가 꽤 커서요.”

“실례 많았습니다. 그럼, 편안한 시간 보내시기를…….”

여행의 피로가 큰 건 사실이었으니까. 로라의 안내를 받으며 주변을 둘러보니 프레그넌트와는 분위기가 꽤 달랐다. 프레그넌트의 사람들이 보통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면 이곳 사람들은 꽤나 근육질이 붙은 여자들이 많았다. 무기점이 하나밖에 없는 프레그넌트와 달리 꽤 다양한 품목을 갖춘 곳이 두세 곳 이상 보였다. 좋군.

여자들도 매력적이었다. 근육질의 여성들은 가슴이나 소중한 부분을 드러낸 채 운동을 하고 있었고, 커다란 빨통과 탱탱한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무술이나 검술 훈련을 하고 있었다. 크윽……정말 죽이는데.

아직 낮인데도 하반신이 욱신거린다. 이런 내 시선을 눈치 챘는지 로라는 ‘절 소홀히 대하면 안 된다구요?’라며 귀엽게 핀잔을 줬다. 으으……맞는 소리긴 하다만.

5시가 되기 전에 가깝지만 여관을 잡은 우리는 곧바로 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아이템 창에 보관 중인 음식들도 좋지만, 역시 모락모락 김이 솟아오르는 음식을 오랜만에 먹으니 죽인다. 빵과 고기를 번갈아 먹으니 수북했던 음식들은 모습을 순식간에 감추었다. 아아……맛있었다.

하나의 방에 네 명이 들어갔지만 꽤 넓었기에 문제는 없었다. 그녀들은 침대에 눕자마자 내 곁으로 몸을 기대며 피로를 푼다. 아직 낮이니까 참아야겠지…….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거야?”

“음. 글쎄. 혜린이 너는 뭐 하고 싶은 거 있어?”

“마을이나 한 번 둘러볼까 싶어서. 로라는?”

“전 미카를 찾아가볼 생각이에요. 경비대장인 그녀한테 오랜만에 인사나 하려구요.”

“메이는?”

“전 엄마랑 같이 가볼까 싶어요. 여기에 와본 건 처음이지만 엄마 친구분한테 인사도 드리고 싶구요.”

장하다 내 딸. 머리를 쓰다듬으며 앞으로 서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대강 정했다. 난 혜린과 함께 이 마을을 둘러보며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살 예정이었다. 아이템 처리에 살 것도 있고. 이왕 여기에 온 거, 쉬기 전에 쇼핑도 하고 싶었으니까.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키스를 한 후 로라와 메이는 경비대 막사(幕舍)로 향했다.

오랜만의 맛있는 식사와 침대, 편안한 휴식에 기뻤던 걸까? 혜린은 팔짱을 끼며 가볍게 콧노래를 부른다. 역시 가수. 음정(音程)이 대단한데.

문지기뿐만 아니라 순찰을 하는 경비대의 모습 또한 기본적으로 내가 있던 마을과는 꽤 달랐다. 근육이 보기 좋게 잘 잡힌 모습이 매우 매혹적이라 하반신이 아주 들떴군 들떴어.

혜린도 나름 근육이 있고 로라의 경우 식스팩 같은 건 없었지만 잘 단련된 몸이었기에 혜린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메이는 매끈한 몸이었고 사실상 마법 습득에 최선을 다했기에 근력 운동을 할 필요성은 없었겠지. 근접 무기를 쓰는 경우도 잘 없었고. 나를 포함한 파티에 대해서 예전에도 그랬지만 간략히 설명하자면…….

혜린 ▶ 접근전(화염 속성) + 원거리 투척 공격

로라 ▶ 근·중·장(近·中·長距離) + 마법 + 소드스킬 = 올 라운더

메이 ▶ 원거리 마법 + 코스튬 부가 마법(번개 속성)

로라가 가장 독보적(獨步的)으로 강했고 그 다음이 메이. 혜린은 나랑 같은 세상에서 왔으니 논외(論外)지만, 이제 슬슬 그녀도 파워업을 할 때다.

“세린. 부탁이 있는데…….”

“응?”

혜린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녀가 날 불렀다. 부탁? 설마 내가 혜린이의 옷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는 걸 눈치 챈 건가? 역시 여자다. 나랑은 눈치 스킬 자체가 달라. 기쁘게 사주자.

“걱정 마. 안 그래도 우리 사랑스러운 혜린이 옷 사려고 했으니까.”

“어? 옷?”

“……엥? 너, 옷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었어?”

혜린이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었다는 양 ‘아닌데?’라고 했다. 으응? 내가 헛다리 짚었나? 그럼 뭐지?

“그……둘이서 오붓하게 다니는 거잖아.”

“응.”

“요즘 나한테 신경 많이 못 쓰고 있는 거, 알지?”

갑자기 약점을 찔리니 할 말이 없었다. 그야 뭐……메이나 로라는 최근 전투에서 매우 큰 활약을 하고 있기에 그 노고(勞苦)를 치하하기 위해 애정을 많이 보여줬다. 물론 혜린도 활약했지만 그 두 명이 워낙 먼치킨이어야지……. 상대적으로 미안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던 걸 그녀도 알고 있었던 거겠지.

“부탁이 뭔데?”

“……그, 나랑 같이……알몸으로 마을을 다녀줄 수 있어?”

……정신줄이 안드로메다 저 멀리로 날아간다. 아득히 멀리로 날아간 정신줄을 붙잡아 머릿속에 다시 쑤셔 박은 후 그녀가 한 부탁을 반복했다.

“그, 다 벗고?”

“으응. 어차피 여기 사람들, 모조리 벗고 다니잖아.”

그건 그랬다. 옷을 안 입은 채 훈련을 하거나 체력 단련. 혹은 우리가 들어올 때 봤던 기둥을 정비하느라 아예 윗옷을 벗은 채 일하는 사람들도 간간히 보였다.

모조리라고 말하긴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당히 개방적이었다. 프레그넌트에서는 힘든 일이나 거친 일을 하는 일이 별로 없었으니까…….

“처음에 우리가 결혼식 초야를 보낼 때도 그랬잖아, 여보야~♡”

큭……정말 귀엽군. 자기가 강간당했을 때의 기억마저 날 벗기기 위한 핑계로 쓰다니. 상관없겠지. 난 그 자리에서 옷을 벗는다. 내가 옷을 벗는 건 아무래도 좋았다만, 하늘을 향해 우뚝 선 자지를 보자 대부분의 여자들이 나와 혜린이를 주목했다.

혜린이는 ‘후후, 어때요? 제 남편 자지랍니다~’라며 소리치고 싶어 했다. 남편을 자기만족을 위해 주목받게 만들다니……이런 못된 여자는 내 정의의 자지로 오늘 밤 죽여줘야겠군.

이렇게 말하는 나 또한 기분이 좋았다. 목욕이나 샤워를 허허벌판에서 할 수는 없었다. 좆물과 오줌 냄새로 찌든 옷을 벗으니 상쾌한 기분이었다. 뭐……내 몸에 그 냄새는 묻었겠지만.

지나가며 주위를 보니 우리를 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혜린이도 기분이 좋은지 딱딱하게 굳은 유두를 내 손에 비비며 숨을 가쁘게 내쉬고 있다. 남편과 아내가 쌍으로 변태군.

무기점을 가니 내 예상대로 많은 무기가 있었다. 미리 메이한테 말해서 돌려받은 단검은 별로 쓰지도 못했다만, 그거보다야 좋은 것으로 바꿔줘야겠지. 명색이 아빠인데. 무기 외에도 투척용 나이프를 매각하니 많지는 않지만 돈을 얻었다. 좋아. 옷을 볼까…….

“혜린아. 마음에 드는 거 있어?”

“으음……여기에서 파는 옷들은 대부분 만화나 그런 거에서 나오는 옷, 맞지?”

“응. 로라나 메이. 전부 다 그런 걸 생각하며 골랐거든.”

“그럼 나도 세린이가 골라주라. 난 봐도 잘 모르고, 괜히 비싸면서도 안 좋은 거 고를 바에야 너한테 맡기는 게 나아.”

“그래도 되겠어?”

“그럼……내 남편이 하는 일인데?”

사람들 앞에서 일부러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대답하던 혜린은 내 자지에 가볍게 키스했다. 요즘에는 자지에 키스하는 게 평범하게 하는 키스보다 훨씬 횟수가 많은 느낌이다. 그렇게까지 말해주니 나도 가만히 있을 순 없지. 물론 그녀의 코스튬 또한 이미 해제시켜 놓은 상태였다. 서로 알몸이라 했으니까.

옷의 종류는 생각 이상으로 풍부했기에 바로 정하긴 어려웠다. 주변의 무기점을 좀 더 둘러봐야겠군. 그때였다.

“잠깐.”

“응?”

나 부른 건가? 다짜고짜 반말이라니. 뒤를 도니 그곳에는 꽤 하얀 피부의 여성이 서있었다. 내 키가 170정도인데 그보다 높다는 건……180 이상인가?

배의 근육은 로라보다 훨씬 강인해보였고, 은빛의 비키니 아머를 입고 있다. 그렇다는 건 경비대 소속이라는 건데. 허리춤에는 이전 로라한테서 볼 수 있었던 검이 있었다. 대장을 나타내는 하얀색 망토도.

“경비대장……?”

“그래. 내 이름은 미카. 이 부카케의 경비대장이지!”

오렌지색 머리카락은 로라와 달리 숏컷(Short Cut)이었다. 격하게 움직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기르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그런 부류에 들어가지 않을까. 비키니 아머도 그랬지만 하얀색 망토가 결정적이었다.

그나저나 저 여자……왼쪽 눈에 안대를 하고 있네. 그 여자의 왼쪽 눈(그 여자 입장에서. 내 쪽에서 보면 오른쪽이다)에는 검은색의 안대가 묶여져 있었다. 눈병이라도 걸린 걸까?

“왜? 내 눈이 신경 쓰여?”

“예? 어, 그게…….”

역시. 사람의 시선을 바로 눈치 챌 정도라니. 우리 마을의 경비대장인 로라와는 달리 꽤나 호전적인 성격 같았다. 로라랑 어쩐지 안 맞을 거 같은 성격인데.

“요 부근의 괴물들은 성질이 존나 더럽거든. 덕분에 베였어. 볼래?”

안대를 드는 그녀의 행동에 나는 괜찮다고 했다. 내가 미쳤냐. 남의 상처를 보고 싶어 하게. 그저 특이해서 봤을 뿐. 아무리 ‘볼래?’라지만 남의 상처를 자세히 보고 싶은 마음은 없었기에 거절하는 건 당연했다.

그러자 자기를 미카라고 소개한 여자는 ‘……그렇겠지. 하긴, 누가 보고 싶어 하겠어? 이런 흉한 상처……’라며 중얼거렸다. 어……혹시 내가 실수한 건가?

“저, 저희한테 무슨 용무라도 있으신지……?”

“아, 그래. 맞아. 그게 문제였지. 너, 이방인(異邦人)이지?”

조금 전까지 뭔가를 중얼거리던 그녀는 그제야 자기가 해야 할 일이 생각났던지 조금 전의 시원스러운 말투로 나한테 물었다. 보통은 이런 변화에 놀라야 하지만 내가 보통 병신이 아닌지라, 다른 부분에서 감동을 받고 있었다.

오오, 이방인이라니. 이 어찌나 멋진 말이란 말인가. 여행자도 좋고 나그네도 좋다만, 이방인이라는 말도 꽤나 멋진 말이었다. 실제로 내가 그 대상이 되니 좀 거시기하다만…….

“동료와 함께 들어왔습니다.”

“알아. 우리 마을의 경비대원들은 그냥 가고 싶다고 보내줄 정도로 얌전한 성격이 아니거든. 다들 한 성깔해. 괴물이랑 맞붙어야 하는데 그 정도 깡은 있어야 하지 않겠어? 뭐, 그건 됐고……. 내가 널 부른 이유, 아냐?”

“옷을 벗고 다녀서입니까?”

옷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다른 여자들도 벗고 있었으니 벗었다만, 만약 거슬린다면 다시 입으면 그만이니까. 사고는 치고 싶지 않았고 조용히 일을 해결하고 싶었던 내 마음은 그녀의 발언에 무참히 부서졌다.

“아니. 옷은 됐어. 더우면 벗을 수 있으니까. 문제는……그거지.”

그녀가 손을 들어 가리킨 것은 지금도 우뚝 선 내 좆이었다. 응? 이게 왜?

“단도직입적(單刀直入的)으로 묻지. 너, 괴물이냐?”

스르릉 거리는 소리를 내며 검을 빼든다. 분위기가 확 달라졌고 그제야 제대로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여자, 대답 여하에 따라 진심으로 날 죽이려고 하겠군. 칼을 든 채 날 바라보는 그녀는 혜린이를 본다.

“이봐, 여자. 괴물한테 잡힌 거라면 물러서. 우리 마을에서 괴물 새끼가 난동 치는 건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못 봐주니까.”

여자라도 반하겠군. 구릿빛의 피부지만 상냥한 로라와는 달리, 새하얀 피부지만 성질은 한 가닥 하는 여자라. 대조적인 그녀들을 생각하니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는 긴장감과 함께 내 자지를 더욱 더 꺼덕거린다. 자, 이제 어떻게 한다…….

“아뇨. 경비대장님. 잘못 보신 거예요.”

순간, 내 옆에 있던 혜린이는 매우 침착한 목소리로 미카한테 말했다.

“그도 그럴 게 이 ‘남자’는……제 남편인 걸요?”

혜린이는 자세를 낮춘 후 내 불알을 빨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나도, 미카도 놀랐지만 혜린은 ‘내가 알아서 할게’라며 마치 사탕을 빨 듯 내 고환을 정성스럽게 핥는다. 만약 내가 괴물이라면 혜린이 이와 같은 행동을 할 리가 없다는 걸 그녀도 알고 있겠지. 수많은 괴물들과 싸워봤을 테니까.

내가 밖에서 보던 괴물이 아니라는 건 어떻게든 증명이 된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계심을 없앤 건 아닌 거 같군. 저 칼을 집어넣을 생각이 없어보이니까. 칼을 여전히 빼든 채 다가오는 미카를 보며 혜린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 작품 후기 ============================

어제 처음으로 홍보 아이템을 써봤습니다. 500M를 소비해서 쓰는 거였는데 조금은 효과가 있던 거 같아 다행입니다. 개인적으로는 1일 아니면 3일짜리 메인 홍보 아이템을 쓰고 싶었는데……게시판을 찾아보니 쓰기가 엄청 어렵더군요. 우선은 500M 소비 홍보 아이템을 쓰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1일 혹은 3일짜리 홍보 아이템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듭니다.

드디어 새로운 마을로 들어온 세린 일행. 이제는 혜린이 쪽에서 함께 나체 산책을 권유할 정도로 캐릭터가 달라져 버렸습니다. 새로운 캐릭터 또한 등장했기에 이야기는 점차 고조되어갑니다. 앞으로의 여행길이 늘 순탄하지만은 않겠지만…….

네? 왜 여행길이 늘 순탄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냐고요? RPG를 비롯해 온갖 게임에서 주인공을 방해하는 세력이 등장하기 마련이잖습니까. 이벤트라면 피해갈 수라도 있는데 그게 스토리상 강제 발생 이벤트라면 얄짤 없이 진행해야 합니다. 강제 전투 이벤트에서 적이 졸 강하면요?

……그래서 용기전승2는 에디터 써서 진행했습니다. 중반쯤에 보라색 긴 머리 가진 적(보스)이었는데……존나 강했어요. 아니, 진짜로. 레알. 시간이 10년 이상 흐른 지금 싸워보라 해도 아마 질 거 같습니다. 진짜 토 나올 정도였어요.

그래서 에디터를 썼는데……엄청 쉽더군요. 하루만에 단숨에 클리어-엔딩 테크트리를 탔습니다. 원래 에디터 같은 건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었는데……그건 진짜 장난 아니었어요.

새롭게 나온 여캐는 '미카'입니다. 그 이름을 보고 '철혈의 오펀스'를 생각하신 분들이 있다면……어, 정말 아닙니다. 저도 이름 짓고 나중에 '아, 맞다. 오펀스 주인공이랑 이름 겹치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펀스에 나오는 주인공은 애칭이 미카고, 실제 이름은 더 길었기에 별 신경도 안 썼었거든요. 애초에 여자 캐릭터에 남자 이름을 집어넣을 정도로 전 변태가 아닙니다.

캐릭터의 이름은 특성이나 성격, 관계 등을 생각하며 짓습니다만……거의 50% 이상은 마음 내키는 대로 짓습니다. 앞으로 나올 여성 캐릭터들의 이름을 보며 애니나 게임 캐릭터들을 떠올리신다면……제 생각과 겹쳤을 가능성도 높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

P.S - 혹시 윈도우 태블릿 쓰시는 독자분 계신가요? 태블릿으로 문서작성 해볼까 싶은데 주위에 가진 분이 없어서요. 윈도우 태블릿 가지고 계신 분은 태블릿 문서작성에 대해 간결하게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