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6 「2-5 : 신혼 생활(2)」 =========================
“예? 로라 씨와 따님, 두 명만요?”
“네. 역시……너무 갑작스럽죠? 안 될까요?”
곤란하다는 식으로 표현을 짓는 로라를 보니, 절로 보호욕구(保護欲求)가 일어나는 거 같았다. 하지만 이건 내가 바라지도 않던 찬스였기에, 곧바로 승낙을 해야 했다.
“아, 저야 상관없는데요.”
“정말 고마워요. 제 무리한 부탁을 들어주셔서.”
“어, 그리 무리하지는 않아요. 그나저나, 정말로 따님을 데려오실 건가요?”
“네. 한시라도 빨리……그 아이한테도 제가 느낀 감동과 용기를 주고 싶으니까요.”
어느 쪽이냐고 묻는다면, 경악과 충격입니다만. 그녀가 부탁한 건 다시 오픈 섹스를 하는 것이었다. 내가 이전에 벌인 게 꽤나 감명이 깊었던지, 그걸 다시 부탁한 거다.
나야 뭐, 좋지. 싫지는 않았다. 생명의 씨앗으로 낳는 것과는 달리, 나와 혜린은 섹스를 통해 사랑을 확인하고 아이를 만드니까.
하지만 이번에 로라가 부탁한 건 자기와 딸. 오직 두 명 앞에서만 섹스를 하는 것이었다. 아직 그녀한테 마법을 발동시키진 않았으므로, 이번 기회에 발동을 시켜야지. 단 두 명에 나와 혜린을 더하면 총 네 명. 딸이 좀 마음에 걸리지만……어떻게든 되겠지.
그나저나 섹스라고 하니 혜린이의 임신이 떠올랐다. 아마 아이는 이미 착상됐겠지? 솔직히 임신에 대해서는 뭐라 말을 못 하겠다. 아는 게 없으니까.
어찌 됐든, 그녀는 오늘 저녁 8시쯤에 부탁한다며 자리를 떴다. 옆에 있던 혜린은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었다. 웬 일이지?
“후후, 저 아줌마한테 나와 세린의 섹스를 보여줄 걸 생각하니 너무 좋은 거 있지?”
“하아…….”
한숨이 나온다. 정말 구제불능이군. 처음에는 누구보다 갈망했고, 그 후에도 좋았다. 하지만 2~3주를 살아보니 이제야 이해가 갔다. 현실 세상에서 성격은 달랐지만, 만약 대기업 사장이 혜린의 성격을 꿰뚫어본 거라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됐다.
혜린은 기본적으로 여성들한테 적대적(敵對的)이었다. 대놓고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진 않지만, 나한테 다가오는 여성들한테는 모두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게 틀림없다. 그야 뭐, 부부니까 같이 다니지만 혜린은 그게 너무 심했다. 지배욕(支配慾)? 독점욕(獨占慾)? 여하튼, 적어도 나를 혼자 놔둘 생각은 거의 없어보였다.
하루 종일 섹스를 하고도 만족스럽지 못한 건 좋다. 나도 좋아하니까. 하지만 인간관계에까지 이리저리 간섭을 해대서야, 자유를 느낄 시간이 어디 있냐? 내 선택은 처음에는 좋았지만 후에는 후회를 느끼는 종류였다.
누군가 이런 말을 하겠지. ‘그럼 싫어하지 말라고 명령하면 되잖아’라고. 하지만 감정의 일부분만 죽이는 것은 불가능했고, 그런 애매모호한 명령은 실행할 수 없었다. 감정을 없애면 말 그대로 충실한 인형이지만 그런 건 싫다.
타이르는 걸로 어떻게든 지금까지 왔다만, 이제 와서 내가 하나하나씩 모두 수동으로 입력하고 명령해야 한다니. 얼마나 귀찮은지 아냐?
혜린이의 몸을 맨 처음 지배했을 때는 말 그대로 초기화 상태고, 대신할 인격이 없었으니 충직하게 명령을 따라줬다. 하지만 감정이나 일부분의 기능만 정지시키는 게 불가능하니 이 지경까지 온 거라고. 제기랄.
원해서 안 건 아니지만, 가짜 인격에서 생긴 질투심이나 감정을 조정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게다가……최근 로라를 비롯해 괜찮다 싶은 여자들이 천지에 있으니 혜린 하나한테만 눈이 갈 리가 없잖아? 이곳에서 하렘을 만들기로 했는데, 단 한 명의 여자한테 묶여 있어서야 이야기가 안 되지. 경비대에 들어가는 걸 싫어했듯이, 겨우 한 명만을 위해 평생을 쓸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렇다고 혜린을 이대로 놔두면 그건 그거대로 골치다. 후우……뭘 어떻게 해야 하나. 사냥을 할 때에는 정말 최고였지만, 이대로라면 정말 마을에서의 내 인생은 영원히 혜린한테 잡인 채 끝날 거 같았다. 아, 씨발. 어쩔 수 없지. 저녁을 먹고 내 자지에 뺨을 비비며 황홀해하는 혜린한테 조용히 말을 걸었다.
“혜린아.”
“응?”
“그, 왜 그렇게 마을 사람들을 싫어해?”
쪽. 내 좆에 키스를 한 혜린은 갈색 머리카락을 가볍게 넘기며 당연하다는 양 말을 했다.
“내가 세린 아내니까.”
“그, 어. 나도 니가 아내라서 기쁘긴 한데……그. 너무 적대적이면 주변 사람들의 눈이 안 좋을 거야.”
“뭐 어때?”
제기랄. 뭐 이따위 인격이 다 있담? 난 속으로 분을 삭이며 단어를 조심스럽게 골랐다.
“이곳에서 사는 이상, 모두와 조화롭게 살아야지. 사이가 안 좋으면, 언젠가 나가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고.”
“그럼 다른 마을 가서 살면 되지 뭐.”
시발! 이제야 확신이 섰다. 이 무책임함은 틀림없이 원래 이혜린의 것이었다. 아, 그렇군. 대강 짐작이 간다.
완전히 다른 인격이 아니라, 나한테 순종적이거나 복종적이긴 하지만 그 본연의 성격. 나태함이나 무책임함. 혹은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은 여전했다.
좆됐다. 내 머릿속을 채우는 세 글자가 블루 스크린처럼 머리에 새겨졌다.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하나. 전투 때만 이 인격을 부르자니 평상 생활과 섹스에서 진짜 이혜린이 과연 얘만큼 날 만족시켜줄까? 설마. 불가능하겠지. 그렇게 적극적인 성격이 아니었으니까 이렇게 된 건데.
말로 타일러 봤지만……그렇다고 내 말을 잘 듣는 것도 아니다. 말할 때는 ‘알았어’로 대답하지만, 알긴 개코가 아냐. 적대적으로 대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도 도발적으로 행동하면 내 말을 무시하는 거나 다름없잖아.
어휴, 시발! 왜 여기 와서도 이 지랄이람! 몸과 마음이 내 거가 되면 뭐하냐? 내 마음에 안 드는데! 난 불편한 기색을 최대한 숨기며 이 태도를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야만 했다.
“그렇게 로라 씨가 싫어?”
“그럼! 남의 남편한테 꼬리치다니, 꼴불견이잖아? 헤어진 남자를 노린다면 또 몰라도, 세린한테 꼬리치는 건 눈 뜨고 못 봐!”
현실에서 걸레라고 불렸던 니가 할 말은 아니다만……. 하지만 여자인 혜린한테도 그렇게 보였을 정도니, 확실히 나한테 마음이 있긴 있는 거 같다.
나와 혜린은 저녁을 대략 5시 정도에 먹는다. 즉, 약속 시간인 8시까지 대략 2시간 반 정도 남았다는 건데. 딸이야 둘째 치더라도, 로라를 상대로 이 이상 도발을 한다면 내가 곤란하다.
로라의 새로운 인격이 어떤 건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마법을 발동 안 시킬 수도 없고. 그냥 얘랑 확 헤어져 버려? 머리가 아파올 거 같은 순간, 한 줄기의 빛이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어? 어, 어쩌면 될 수도 있겠는데? 갑자기 지나간 생각이지만, 과거를 토대로 찬찬히 생각해보니 어쩌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내 자신감을 점점 채워줬다. 그, 어쩌면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게 모조리 다 잘 풀릴 수도 있겠어!
웃음이 절로 나왔고, 내 웃음을 본 혜린은 뭐가 즐겁냐고 물었다. 오늘 밤을 위한 비밀이라고 말하니 그녀는 웃었다. 으음, 자기를 위해 뭘 생각하고 있다고 짐작한 건가? 뭐,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조금은 틀렸다는 거지만.
어찌 됐든, 오늘 밤. 나와 혜린은 로라와 그녀의 딸 앞에서 다시금 섹스를 할 것이다. 원래라면 많은 여자들 앞에서 해야겠지만, 최근에는 레벨 업이나 돈부터 시작해, 마을 변두리에 있는 괴물들을 사냥하느라 꽤나 바빴다. 그녀들도 내가 언제 다시 이벤트를 열지 궁금해 했지만, 나나 그녀들이나 생존을 우선시 했으니까.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유. 그리고 이 세상에 대한 정체가 가장 마음에 걸렸다. 이곳에서 생활을 하며 발견한 것들 중 매우 놀라웠던 건, 그녀들이 쓰는 언어나 시간 개념이었다.
원래라면 판타지 세상에서는 말이 안 통하거나, 달이 세 개 뜬다거나. 여하튼, 현실과는 다른 또 다른 현실에 놀라기 마련이다. 그런 이벤트가 한두 번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허나 이곳에 와서 생각했고, 마을 게시판에 붙은 글들을 보니 정말 놀라웠다. 한글로 적혀져 있었으니까. 어떻게 이 언어를 쓰냐고 물으니 예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언어라고 했다. 그건 말이 안 된다.
한글은 대한민국애서 쓰는 언어이고, 외국인들이 가장 배우기 어려워하는 S급의 외국어다. 그걸 로라라든가 하는, 외국인들이나 다름없는 생김새와 이름을 가진 여자들이 막 쓸 수 있는 레벨의 언어가 아니었다.
시간 개념 또한 마찬가지였다. 시간을 궁금해 하면 모두의 앞에 시간을 알려주는 조그마한 윈도우가 생성됐다. 마치 게임 메시지 같은 시스템에 대해 모두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기에 황당한 건 나였다. 그 덕분에 내가 활용하는 홀로그램 윈도우에 대해 큰 의문을 안 가지는 건 고맙다만…….
도대체 이 세상은 뭐지?
언어는 한국어, 홀로그램 윈도우 등을 쓰는 오버 테크놀로지의 시대. 하지만 여자들만 가득하고 남자나 결혼, 좆 등의 개념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전무(全無)한 세상이라니. 이건 마치 나 같은 남자. 판타지 세상을 꿈꾸는 사람만을 위해 개척해놓은, 알짜배기 세상 같았다.
하지만 세상에 결코 공짜는 없다. 아무런 생각 없이 펑펑 쓰는 수돗물도 사실 물 부족 국가를 초래하게 만드는 원인이며, 경제 관념 없이 펑펑 돈을 쓰다가 사채에 손을 대서 죽는 사람들도 허다하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으며, 있다 하더라도 한정된 것이었다. 즉, 이렇게 내 입맛에 딱 맞게 구축(構築)된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아! 물론 하고 싶은 말은 안다. 난 그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 와서 강간, 결혼, 동정 떼기 등 온갖 걸 다 경험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이 세상에 의문을 품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가면 갈수록 내 의심과 불안을 크게 만드는 세상에 공포감마저 느낄 정도다.
누가 대체 날 여기로 소환했을까? 왜 혜린이랑 같이? 그리고 내가 쓰는 이 능력의 정체는? 이런 세상을 만든 이유는?
질문 리스트를 만들지 않으면 까먹을 정도로 많은 질문들이었기에 실제로 중요한 것들을 몇 개 적어서 나름대로의 가설(假說)을 적기도 했지만, 속 시원한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야 당연하겠지. 내가 한 짓은 아니니까.
궁금한 건 또 있었다. 바로 다른 마을과 여자들의 존재다. 이 마을 외에도 다른 마을이 존재하고 있다. 비록 가보지는 못했지만 광장에 드나드는 타지(他地) 사람들을 보며 그런 것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
다른 마을은 어떨까? 나랑 같은 처지에 처한 사람이 있을까? 물론 남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은 정말 없지만, 이런 상황에서 나와 같은 고민을 공유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좋지 아니한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불안에 난 한숨을 다시 내쉰다. 정보가 너무 없다. 정보가 있다 한들 그걸 뒷받침해줄 지식도 없고. 답답한 마음을 지우지 못한 채 난 아이템 창을 열었다. 최근 얻게 된 쓸모없는 무기 등을 매각(賣却)하여 산 방어구가 하나. 이걸 입힐 사람은 이미 정해놨다.
내 음흉한 계획에 스스로 뛰어들고 싶었던 건지, 어떤 건지 모르겠다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생각을 하다 보니 벌써 이렇게 시간이 지난 건가.
8시가 되자마자 문을 두드리는 걸 보니, 로라도 참 힘들 거 같다. 경비대장 하랴, 자기 딸 키우랴. 게다가 혜린이의 도발에도 응해줘야 하고. 그런 식으로 보자면 내가 참 자유롭게 살긴 사네.
문을 여니 그곳에는 망토를 입지 않은, 보기 드문 모습의 로라가 서있었다. 그녀의 살구색 머리카락은 여전히 구릿빛 피부와 잘 어울렸고, 흰색 스타킹 또한 절묘한 색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다른 사람한테 보여 봐야 나한테 득 될 건 없었기에 들어오라 했다.
그녀와 함께 들어온 여자는 로라보다 약간 키가 작았다. 로라의 가슴은 혜린이보다 훨씬 컸다. 지금 혜린이 입고 있는 시라누이 마이의 닌자 코스튬이, 오히려 로라한테 가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움직일 때마다 가슴이 출렁거렸고, 그 점 또한 혜린이 적대감을 품는 원인 중 하나가 됐겠지.
하지만 로라와 함께 들어온 여자는 키는 로라보다 작으면서 가슴은 로라보다 더 컸다. 두 명이 움직일 때마다 커다란 가슴이 출렁거렸고, 혜린은 ‘흥……가슴만 크다고 다가 아니라구’라며 말했다. 나름 허세를 부릴 생각 같았겠지만, 작아지는 목소리는 그녀의 솔직한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다.
로라가 구릿빛 피부에 살구색 머리카락. 그리고 연보라색의 눈동자라면 그녀와 함께 들어온 여자……딸이겠지. 로라의 딸은 북숭아빛 머리카락이었다. 좀 더 분홍색에 가까운 색이었고 그 색깔의 머리카락 또한 구릿빛 피부에 잘 어울렸다. 어머니와는 반대로 검은 스타킹을 신고 들어온 게 나이스 초이스였다고는 차마 말을 못 하겠군.
눈동자색은 더욱 진한 보라색이었고, 서로 머리카락이랑 눈동자. 그리고 스타킹의 색깔 등을 비교하니 딸이라기보다는 나이차가 약간 있는 언니와 여동생 느낌이 물씬 풍긴다. 하긴, 그럴 만도 하지.
이곳에서 아이를 낳기 위해 ‘생명의 씨앗’을 쓰는 건, 이전에 들었다. 하지만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는 급격하게 성장한다. 나올 때는 보통 아기처럼 나오지만, 얼마 안 되어 급격하게 성장. 대략 1~2개월 만에 20세에 가까운 체격이 된다.
성장이 빠르니까 늙는 것도 빠르지 않냐고? 이 세상에는 ‘늙은이’라는 개념 또한 없었다. 즉, 영원히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한 채 나이만 먹는다는 거다. 엘프 뺨치는 세계관과 사람들이었다. 그걸 들었을 때 또한 ‘대체 이 세상은 왜 이렇게 짜여져 있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사람이 태어나, 살아가다, 죽는다. 이 절차는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헌데 태어나서 살아가는 건 정상적으로 해놨으면서 나이를 먹거나 노사(老死)에 대한 개념은 일부러 없앤 거 같았다.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일종의 신(神)에 가까운 존재가 아닐까.
당연한 소리지만, 체격이 20살이라는 건 한국식으로 말해 성인이다. 이 말은 아이가 태어나는 데에 걸리는 3개월. 그리고 자라는 시간. 총 합쳐도 5~6개월 만에 어엿한 성인이 탄생한다는 거였고, 그렇게 짧은 시간 동안 이 세상의 규칙이나 구조에 대해 잘 알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이딴 세상이 된 원인을 굳이 따지자면, 아청법이나 로리. 초등학생 따위를 적으면 잡혀갈 거 같으니 무리한 세계관을 만드는 작가 새끼 때문이겠지. 이 말을 하니 ‘데, 데긱! 아닌 데슥! 그런 거 아닌 데슥!’이라며 발뺌하는 작가가 보인다만, 작가를 믿을 바에야 지나가는 개를 믿는 게 더 정신 건강에 좋을 거 같다.
로라와 딸을 보며 겉모습부터 시작해 온갖 걸 생각했지만, 이렇게 보니 정말 똘추 같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잡념(雜念)을 없앤 후 다시 로라를 바라봤다.
“정말 고마워요, 세린. 저희 때문에…….”
“하하, 아뇨. 다름 아닌 로라 씨의 부탁인데요. 사랑스러운 여자의 부탁을 거절하다니, 남자가 할 짓이 아니죠.”
내 바람기가 충분한 말에 로라는 화색(和色)이 돌았고, 혜린은 얼굴을 대놓고 찌푸렸다. 이곳에서 살면서 남자와 여자의 개념에 대해서는 이미 설명을 마친 상태다. 뭐, 까놓고 말해 남자는 나 하나. 나머지는 모두 여자니까 알기 쉬웠겠지.
“이 아이는 제 딸, 메이에요. 메이, 인사드려요.”
“그, 메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고, 가슴골이 대놓고 보였기에 하반신이 더욱 아프다. 후후, 좋았어. 오늘은 정말 운수 좋겠는데.
“저기, 아직이야? 얼른 시작하자 세린!”
이 빌어먹을 년이……. 기껏 좋은 구경하고 있는데 분위기를 망치다니. 최근 들어 혜린에 대한 내 호감도는 매우 낮아졌기에 표정을 구길 수밖에 없었다.
후후, 지금까지 날 귀찮게 하고 고민하게 만든 죗값. 오늘 치르게 해주마. 탁자에 다소곳이 앉은 그녀들을 흘겨보며 혜린은 옷을 벗으려 했지만, 난 그걸 제지했다.
“아, 혜린아. 괜찮아.”
“응? 옷 입고 할 거야?”
“아니. 그게 아냐.”
난 호흡을 한 번 한 후, 로라를 향해 걸어갔다. 이미 바지를 벗은 상태였기에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내 빳빳한 자지. 그리고 그런 자지와 내 얼굴을 번갈아보며 얼굴이 붉어진 로라를 향해 난 내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한 첫 마디를 내뱉었다.
“로라 씨……저와, 섹스해 주실래요?”
============================ 작품 후기 ============================
다시 월요일이 와버렸습니다. 후우……저번 주만 하더라도 격주근무였는데 다음 주에는 회식이 있습니다. 연말이니 이것저것 한다지만 이쯤 되니 한숨만 나오네요. 회식은 좋지만 당연히 일 다 끝 마치고 하겠죠. 일을 안 한 채 회식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입니다.
ㅇㅈㅂㅇㅂ님, 주인공이 강해져서 하렘을 만들기 바라는 마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주인공의 생각도 생각이지만 이미 제목 수준에서 하렘을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물씬 풍겨져 나옵니다. 점차 여성들이 늘어날 테니 즐겁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레이미사샤님, 주인공 성격이 정신 없는 건 작가와 비슷합니다. 작가의 정신상태를 적당히 주무르고 덧붙여서 만들었다고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여자친구Two은비님, 말씀하신 하렘 멤버 중에는 실제로 나중에 추가되는 인원도 있습니다. 우주까지는 못 갈 거 같네요. 행성 간 이동이 불가능한데다 이 작품은 SF가 아니라 판타지 계열이라……그래도 말씀하신 것들 중 일부는 나올 겁니다. 기대해주세요.
판소원더풀임님, 아헤가오 더블피스는 진리입니다. 시마무라 우즈키의 에헤가오 더블피스도 진리구요.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몰라요.
열심히쓸게요님, 항상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상입니다. 바빠서 코멘트에 대한 대답을 자주 못 남겨드리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회식 후 아침에 올릴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어느 정도) 동일한 시각에 업로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날씨에 주의하며 건강 관리 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P.S - 선작, 구독, 추천, 코멘트, 서평. 무엇이든 간에 감사히 받고 있습니다. 첫 노블인데도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합니다. 독자분들과의 교류가 이토록 중요한 거구나 하고 다시금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