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1 「1-10 : 결혼식 초야(初夜)」 =========================
“아, 좋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을 거 같다.”
같은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하는지 자각조차 못한 채 중얼거렸다. 하지만 누가 나한테 뭐라고 할 수 있을까. 거의 일주일 만에 하는 목욕이다.
목욕이 아니라 샤워만 한다 치더라도 늘 적당히 비누칠하고 끝냈던 내가 목욕탕에서 극락을 느끼고 있다니. 인생이란 정말이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다.
허공에 떠다니는 감미로운 향기는 이미 혜린이 목욕을 마쳤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였고, 난 잔향(殘香)을 맡으며 이 냄새는 아마 평생이 지나도 나한테는 날 일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약 두 시간을 목욕에 사용했을 정도니 냄새가 남을 만하지.
괴물과의 사투를 벌이고 계속 전진한지 약 한 시간이 지났을 무렵, 우리는 꿈에 그리던 마을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마을이라는 것이 RPG에서는 그렇게 쉽게 찾을 수 있었다면 이 고생은 하지 않았겠지.
처음에 마을을 발견한 순간 당장 들어가고 싶었지만 나와 그녀는 피에 물든 상태. 더군다나 한 명은 속옷차림에 한 명은 피에 젖은 차림. 실로 기괴한 조합이었다. 하지만 이런 기괴한 모습의 우리를 맞이한 것은 더욱 더 기괴한 모습의 여자들이었다.
흔히 말하는 ‘문지기’. 하지만 문제는 그 모습과 성별이었다. 문지기는 모두 여자였고, 그들은 가슴과 하반신의 중요한 부분만을 가린 채 문을 지키고 있었다.
상반신을 가리는 것은 수영복의 비키니와 같았지만, 가슴 부분에는 빛이 반사되는 강철이 골고루 코팅되어 있었고 하반신은 T팬티에 의해 가려지고 있었다.
T팬티의 앞은 나비처럼 화려한 무늬였고, 놀랍게도 사타구니나 팬티 위로 털 몇 가닥이 나와 있는 게 보였다. 혜린과 함께 다니며 가끔 그녀의 음모(陰毛)가 보이긴 했지만, 그건 어쩌다 보니 보였던 거다. 헌데 저 여자들은 어린애도 아니면서 저렇게 당당히 음모를 보이다니? 보고 있는 내가 절로 고개를 돌릴 정도로 쇼크였다.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허락한다며 뒤를 돌았을 때 보인 그녀들의 엉덩이 사이로 꼭 끼인 T팬티와 엉덩이를 보니 물건이 설 것 같았지만, 만약 그랬다간 트러블에 휩싸일 것 같아 어떻게든 물건을 죽여야만 했다.
문제는 그녀들의 복장뿐만이 아니었다. 마을 안에 들어서 여관을 찾는 도중 단 한 명도 ‘남자’를 찾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를 영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에 의문을 느끼기에는 나와 혜린은 너무나 정신과 육체가 피로했기에 결국 여관을 최우선으로 행동했고, 그 결과……난 지금 따뜻한 욕조 안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혜린이 먼저 씻으러 간 사이, 난 처음으로 RPG의 여관 & 식당을 겸하고 있는 카운터에 음식을 부탁했다. 빵이랑 스프 같은 걸 보니 서양을 베이스로 만든 RPG 세계관이라는 인상이 강했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배가 고프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신념 아래, 혜린의 몫을 제외한 음식을 깨끗하게 입 안으로 밀어 넣었다.
확실히 말하자면, 먹을 건 맛있었다. 안에는 크림도 없고 팥도 없었지만 그저 밀가루로만 이루어진 빵이 이렇게 맛있을 수 있는가를 몇 번이고 깨달으며 입을 움직였고, 사라져 가는 내 몫의 빵을 보니 내가 먹은 건지 누가 몰래 먹은 건지 구분이 되지 않을 지경이었으니까.
난 다시 한 번 입맛을 다시며 욕조에 손을 얹었다. 욕조는……돌 같은 걸로 만들었나. 하지만 이해할 수가 없다. 욕조 옆에는 수도꼭지가 있었고, 그걸 돌리면 샤워기를 통해 뜨거운 물이 나오는 구조. 대체 이건 뭐가 어떻게 된 거냐?
중세시대에 수도꼭지가 있었을 리가 없다. 하지만 틀면 나오는 뜨거운 물과 욕조의 재질 등을 통해 추정하자면 이건 서양 문명을 바탕으로 해 최첨단의 기술을 도입했다고밖에 해석할 길이 없었다.
……대체 무엇 때문일까.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근 채, 그저 감탄만 할 게 아니라 분석을 해야만 했다. 문명권이 너무 뒤섞여도 많이 뒤섞였다. 우선 나를 필두로 볼까.
나나 이혜린은 동양인이다. 대한민국이라는……적어도 RPG에 참전할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나 인종, 국적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JRPG라는 장르를 구축한(물론 JRPG가 많이 까이는 것은 상식이다) 일본에서 사람을 추출했으면 모를까, 그 옆에 있는 우리나라. 그것도 나나 이혜린 같이 전혀 싸움과는 인연이 없는 사람을 뽑다니. 대체 인선 기준이 어떻게 됐길래 이 따위로 사람을 뽑는 거냐?
나나 이혜린을 주인공이라고 친다면, 우리가 가진 무기나 아이템도 마찬가지다. M16A1? M16A1이라니? 월남전에서 그 위력을 과시했던 M16A1은 현재 대한민국 국군이 K2 소총과 병행되어 쓰여지고 있는 무기다.
물론 미국에서도 사용은 했지만 내 M16A1에 적혀진 총번이나 총기제조 및 언어는 한국어가 베이스였다. 도대체 판타지에서 소총을 쏴대며 레벨업하는 게임이라니. 개소리도 이런 개소리가 없다.
무엇보다 가장 처음 메시지를 봤을 때의 그 문구가 마음에 걸렸다. 하렘 어드벤처……. 대체 무슨 말이냐. 그럼 게임은 들어본 적이 없다만, 그대로 해석을 한다면 하렘 모험……하렘을 만들며 모험을 하는 RPG로 분류해도 손색은 없을 듯 했다. 아니, 오히려 있다면 문제다.
이 이상 수상하거나 이상한 것이 있다면 이쪽이 곤란하다. 만약 하렘을 목표로 하기 위해 여성 캐릭터밖에 없고, 그들을 권유해 모험에 참여시킬 수 있다면…….
문지기나 여관 주인마저 동료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미친!!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세계관을 채택한 거지?
문제는 여기서 끊어지지 않는다! 내가 왜 여기에 왔고 무얼 해야 원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부터 시작해 온갖 것이 의문투성이다.
“……여기서 생각한다고 뭐가 되겠냐.”
뜨거운 물을 얼굴에 부으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지금 나는 여관에 있고 목욕중이다. 지금은 쉬는 시간이다. 그 지옥에서 마을로 진입할 수 있었어……조금 쉬더라도 누가 뭐라고 하겠어? 애초에 뭐라 할 사람도 없잖아? 혜린도 만족하는 것 같았고.
……그러고 보니 혜린의 태도가 약간 달라진 거 같았다. 조금이지만 내 곁에 다가오는 것 같았지. 두려워서 그런 건지, 고마워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만. 어쨌든 서로 협력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닐 것이다. 나쁜 일이면 곤란하지.
몸 구석구석을 씻은 후, 남은 물 처리를 끝낸 나는 비치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았다. 아, 진짜 시원하다. 앞으로 자주 해야겠군. 하긴 뭐, 내일도 할 거니까.
겨우 하루 묵고 ‘마을 나갈 거에염 ㅋㅋㅋ 빠이빠이~ 전투해서 레벨업하고 돈 많이 벌어야지~’같은 병신짓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애초에 내가 뭐가 아쉬워서 이 마을에서 나가야 하나? 오늘 들어왔는데 내일 나가야 한다는 법도 없고, 혜린도 그렇게 급하게 움직일 수는 없을 거다. 몸과 마음 둘 다 피폐해졌으니 조금은 쉬어야지.
둘이라도 숙박비는 30원. 단위가 좀 그렇다만, 적어도 지금 돈이라면 열흘 이상 묵어도 큰 지장은 없었다. 그 괴물이랑 싸우며 아이템과 돈이 자동드롭되는 게 이럴 때 도움이 되다니. 거 참…….
문을 여니 안의 열기가 나갔고, 밖의 차가운 공기가 몸을 감쌌다. 으으, 춥구만. 다행스럽게도 여관에서 쓸 수 있는 취침용 가운이 있었다는 점 또한 이 여관을 높게 평가해주는 이유 중 하나였다. 그 피 묻은 걸 다시 입으라니, 개소리도 작작 해라.
“어, 나왔어?”
“아, 예.”
웃음을 짓는 혜린을 보니 정말 미인은 미인이다. 깨끗해진 피부를 감싼 가운 위로 봉긋 솟은 가슴을 보니,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것 같았다.
어떻게 된 게, 거의 헐벗은 것보다 옷을 입고 있는 쪽이 더 매력적인 걸까. ‘섹시 가수’라는 타이틀을 그냥 얻은 건 아니라고 증명하듯, 그녀의 행동은 하나하나가 요염했다.
의식하지 않도록 행동하기가 어렵군. 침대는 두 개가 있었지만 어느 쪽이든 상당히 사이즈가 컸다. RPG에서 여관에 쓸데없이 침구류가 많은 이유는 파티 인원을 최대로 채웠을 때 모두가 잘 수 있는 이벤트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헌데 두 개밖에 없다는 것은 최대인원이 두 명이거나, 사람 수에 따라 침구류의 수가 달라진다고 해석해야겠지.
침대에 걸터앉은 채 조작윈도우를 불렀다. 무기는 총 네 개. 하나는 내 M16A1. 또 하나는 단검. 몽둥이와 도끼는……파는 게 나을까.
안타깝게도 내구도는 알 수 없었다. 이도류처럼 휘두르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혜린이 그런 멀티태스킹이 가능할 정도로 뛰어난 사람으로 보이지도 않고, 괜히 맞지도 않는 스타일로 싸우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논외(論外). 그냥 팔아버리자.
“어, 혜린 씨.”
“왜?”
“어……지금 무기 말고 가지고 싶으신 무기가 있으세요?”
”무기? 아. 그러고 보니, 지금 쓰고 있는 칼. 너무 짧아서 쓰기가 어렵던데.”
30cm짜리 단검이라지만 괴물의 촉수를 피해 안으로 파고들기에는 너무나 짧았다. 역시 장검을 사야겠군. 문제는 방어구다. 가능하다면 방패도 사고 중장갑(重裝甲)도 사주고 싶다만…….
돈이 되려나. 만약 안 된다면 둘이 어느 정도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초보 방어구라도 사야만 했다. 기껏 쉴 곳을 찾았더니 쉬지는 못하고 계속 생각만 하네. 후우……RPG를 많이 즐겼다면 모를까, 어렸을 적에 접한 신기함에 몇 번 해본 게 전부였지.
드래곤 퀘스트나 파이널 판타지, 이스 이터널 등 일본의 명작으로 불리는 판타지 시리즈를 단 한 번도 클리어 하지 못한 나한테 있어서 RPG라는 건 실로 미지의 세계나 다름없었다. 그런 곳에 들어와 버리다니. 운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그래도 살아남은 걸 보니 운은 좋구만.
“내일은 일단 무기랑 옷을 구하려고 하는데……괜찮아요?”
“어, 그건 괜찮은데…….”
전투의 피로와 지금까지의 긴장감이 풀려서일까. 당장이라도 쓰러질 거 같았지만, 그녀의 대답은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거 같았다.
“뭐 바라시는 점이라도 있나요?”
“그, 정말 미안한데. 너무 힘들어서 그런데……내일 무기를 바꾸거나 팔러 간다면 혼자 가면 안 될까……?”
이건 좀 예상외의 말이었다. 나 혼자? 그 정도로 피곤했나?
“쭉 숲에서 싸우고 도망치다 보니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내일은 푹 쉬고 싶거든.”
“어, 예. 상관없어요. 그럼 무기는 제가 적당하다 싶은 걸로 살게요.”
비록 내가 그녀를 싫어하긴 하지만, 그녀의 부탁은 충분히 들어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도 당장 지쳐서 쓰러질 거 같은데 나보다 약한 그녀를 이리 저리 끌고 다니는 건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었으니까. 게다가, 나도 그녀가 빨리 잠들어줬으면 했다.
그녀가 먼저 잠드는 걸 확인한 후 스테이터스 메뉴를 열었다. 스테이터스 파티 인원에는 ‘이혜린’이라는 이름이 추가되어 있었다.
유일한 마법, ‘자지의 맹세’로 그녀를 파티에 추가했지만 맨 처음 그녀한테 당한 것은 따귀였다. 난 그 당시 ‘어? 몸종이라며? 몸과 마음을 바친다며?’ 와 같은 분노와 위화감을 느꼈지만, 괴물의 습격과 그로 인해 여자가 죽는 사건을 겪었기에 거기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물론 혜린이 잘 때 스테이터스 메뉴를 확인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혜린이라는 이름을 터치하니 이런 문구가 떠올랐다.
[마법 지정 대상에 대해 마법을 발동시킬 경우, 새로운 마법을 배우게 됩니다. 플레이어의 임의선택(任意選擇)에 따라 파티 인원을 육성시킬 수 있습니다. 파티 인원의 직업, 성향 등은 플레이어에 의해 정해지게 되므로 이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캐릭터에 대한 자세한 설정은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마법을 배우는 건 좋지만 힘을 가지게 된 혜린이 날 공격하거나 하면 좆되잖아. 난 다른 사람을 배신하는 건 싫지만, 배신당하는 것도 참을 수 없었다. 아니, 막말로 혜린이 지켜주다가 걔 위해 죽으면 걔만 좋은 일 겪는 거지. 내가 뭐 희생양도 아니고. 그런 건 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녀는 자고 있었고, 주변에는 적이 없기에 마법을 확실하게 발동시킬 절호의 기회였다. 난 이름을 터치했고, 새로운 문구가 떴다.
[‘이혜린’을 대상으로 마법이 성공적으로 발동됐습니다. 캐릭터의 상태나 생각을 모두 파악하실 수 있으며, ‘자지의 맹세’ 조건 만족 후 곧바로 발동하고 싶으실 경우 ‘발동하고 싶다’고 생각해주시면 ‘조건만족=발동’이 됩니다.]
음, 그렇군. 한 마디로 지금까지는 등짝에 칼 맞을까봐 겁나서 못 했는데, 앞으로는 ‘내 좆에 입을 맞춘다’라는 조건을 만족시키자마자 마법을 발동시키고 싶다 생각하면 바로 적용된다 이거군. 편리하네.
스테이터스 창에 뜬 혜린의 정보는 의외로 평범했다. 레벨1, HP는 70, MP는 70. 남자와 여자의 체력 차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녀의 상태는 전체적으로 나보다 낮았다. ‘수면 상태’라는 글자와 함께, 그 옆에는 ‘생각’이 보였다. 오오, 생각도 읽을 수 있는 건가?
천천히 나타나는 그녀의 생각을 읽은 순간, 난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건 뭔가 잘못된 거라고 생각했지만, 계속 이어지는 생각의 내용을 읽은 나는……내가 할 일을 금방 정할 수 있었다.
† † † † † † † † † † † † † † † † † † † † † † †
판타지 세상이라지만, 비가 내리는 걸 보니 나도 그녀도 할 말을 잃었다. 어차피 그녀는 오늘 계속 여관에 있을 예정이지만 이렇게 비가 내리니 여기가 현실인지 판타지 세상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긴……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중요한 건 바로 오늘 밤이다. 자기 생각이 읽히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맛있게 스프를 먹고 있었고, 나도 마음속으로 웃으며 식사를 즐겼다. 무기점뿐만 아니라 여러 곳을 들르며 정보를 모았고, 내가 돌아왔을 무렵에는 대략 저녁 5~6시를 넘은 때 정도였다.
“어머, 기분 좋아 보이네?”
웃으며 들어오는 나를 보며 그녀는 말했고, 난 그녀와 이미 차려진 저녁상을 보며 즐겁게 대답했다.
“예. 좋은 물건도 샀고, 오늘은 아주 멋진 날이 될 거 같아서요.”
“비가 오는데?”
“비랑은 관계없이, 멋진 기념일이 될 거예요. 자세한 건 식사 후에 말할게요.”
원래라면 식사를 하며 여러 이야기를 하기 마련이지만, 밥을 먹은 후에 중요한 걸 이야기하겠다는 내 말 때문이었을까? 그녀는 조용히 식사를 했다.
결국 모든 걸 다 먹고 여관 사람─이 사람마저 알몸 에이프런이라는, 시대를 초월한 패션을 자랑하고 있었다─이 들어와 식기를 정리한 다음에야 말문을 열 수 있었다.
“그래, 뭐 때문에 그렇게 표정이 좋아?”
“아, 그게. 오늘 정말 좋은 물건도 사고……무엇보다 정말 멋진 날이 될 거거든요.”
“무슨 날인데 그래? 좋은 일이면 같이 좀 알자.”
“아, 음. 그럼 말씀드릴게요.”
내가 일어서자 그녀는 흠칫 놀라는 표정이었다. 내 하반신은 부풀어 올라 있었다. 발기한 사람은 원래 어기적거리며 일어나기 마련이지만, 나는 그런 걸 신경 쓰지 않고 일어났기에 혜린은 내 좆이 분기탱천(憤氣撐天)한 걸 금방 볼 수 있었다.
난 만면(滿面)에 웃음을 띤 채 바지를 벗었다. 내 자지가 빳빳하게 서있었고, 그녀는 ‘어멋!’이라며 놀랐다. 후후, 귀엽군.
“무, 무슨 짓이야!? 너 미쳤어?”
“미치다뇨, 남편될 사람한테 너무하네요.”
“……뭐?”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들은 표정이었다. 하긴, 예전의 나라도 이런 말을 들었다면 놀랐을 거다. 하지만 난 예전의 내가 아니라 현재의 ‘신세린’이며, 이건 내가 꼭 해야 하는 일이었기에 웃음을 담은 채 말했다.
“오늘은 저와 당신이 결혼하는 날이랍니다. 혜린 씨……아니, 혜린아.”
그렇게, 나와 그녀의 결혼이 이 방……아니, 이 세상에 울려 퍼졌다.
============================ 작품 후기 ============================
드디어 1챕터가 끝났습니다. 현실에서 저런 짓을 하면 따귀 + 성희롱(or 성폭행)으로 구속되겠죠. 소설을 쓰긴 하지만 현실과 창작물의 세계는 명확하게 구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 그러면 힘든 건 자기 자신이니 말입니다.
이 후로는 19금 정사 및 H씬이 많아지므로 19금 요소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좋은 전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늘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드립니다. '열심히쓸게요'님, 늘 댓글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하게 업로드하는 작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P.S - 회사에서 올리는 건 관뒀습니다. 차라리 아침 일찍 일어나서 업로드를 하고 말죠. 회사의 컴퓨터로 업로드하는 것도 어렵지만 다른 사람 올까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작업하다니. 역시 사람 할 짓이 안 되는구나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