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성 헌터-227화 (227/235)

227화

선공은 노르호지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몸 주변에 이십 개가 넘는 커다란 마나창을 만들어내더니 그것을 진우에게로 쏘아 보냈다. 하지만 그 순간 진우는 자신의 발밑에서 다가오는 거대한 마나의 흐름을 느꼈다.

진우는 그것을 느끼자마자 노르호지의 마나창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서 있던 자리에서 허공을 향해 높이 도약했다.

콰과과곽

그가 땅을 박차고 뛰어오르는 것과 동시에 바닥으로부터 날카로운 돌창들이 땅거죽을 뚫으며 솟아올랐다. 벨푸의 솜씨였다. 하지만 진우는 그 때 이미 지상으로부터 10여 미터 이상 떨어진 허공에 도달한 뒤 부드럽게 헤엄치듯 움직이며 노르호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치잇.”

암습이 실패했다는 것을 깨달은 노르호지가 땅으로 쏟아지던 마나창을 조종해 허공을 수평으로 움직이고 있는 진우를 향해 방향을 돌렸다.

카카카앙~

진우는 곧바로 노르호지를 공격하려던 몸을 멈추고 자신의 몸 주위에 두꺼운 마나벽을 만들었다. 그의 마나벽에 노르호지의 마나창이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마나창은 그의 마나벽을 뚫지 못했지만, 진우 역시 더 이상 허공을 움직이지 못하고 충격에 밀려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가볍게 땅에 착지한 그는 곧바로 수십 미터 가량 뒤로 물러섰다. 그가 내려선 자리로 벨푸가 만들어 던진 마나 송곳들이 우박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소리를 내며 빽빽하게 꽂혔다.

“초반부터 쉴 틈이 없이 몰아붙이는군.”

노르호지와 벨푸의 연합 공격은 정밀한 기계가 맞아 돌아가는 것처럼 물 샐 틈 없이 연속해서 이루어졌다. 그가 물러서자 노르호지와 벨푸가 급히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와 함께 그들 뒤에 서 있던 블리젠의 전사들 역시 조금씩 앞으로 다가서며 반원형의 포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진우는 그들의 일사불란한 모습에 자신이 오기 전에 이미 적지 않게 연습을 해서 손발을 맞추어 두었음을 알 수 있었다.

“협공에 능숙하구나. 너희 둘이 레비스를 상대하도록 선택되었던 게 우연은 아니었군.”

진우가 빈정거리듯 말을 하자 노르호지와 벨푸가 동시에 씨익 웃었다.

“필승의 조합이었지. 그리고 지금은 레비스를 쓰러뜨릴 때보다 더 강력해 졌고.”

그 말과 함께 노르호지가 손을 휘두르자 진우의 주위에 수많은 물방울들이 빽빽하게 생겨나 그를 감쌌다. 그것은 얼핏 진짜 물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마나로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허공에 맺힌 물방울들은 금세 차가운 금속처럼 변해 마치 사막의 모래바람처럼 회오리치며 사방에서 그를 향해 짓쳐들었다. 진우는 다시 마나벽을 만들어 마나 알갱이들이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

그 순간 벨푸가 재빨리 노르호지의 곁을 떠나 진우의 뒤로 돌아가더니 손을 앞으로 뻗었다. 진우가 서 있는 땅 밑으로부터 다시금 뾰족한 돌창들이 땅을 뚫고 솟아올랐다.

상하좌우가 모두 상대의 공격에 의해 둘러싸여 피할 곳이 없게 만드는 절묘한 협공이었다.

“핫.”

진우는 자신의 하체에 단단한 마나막을 만들어 보호하면서 발에 힘을 주어 자신의 발바닥을 뚫고 솟아오르려는 돌창을 그대로 눌러버렸다. 그의 발을 따라 땅 밑으로 흘러내린 마나와 밑에서 솟아오르려던 마나가 서로 부딪혀 잠시 진동하더니 땅거죽이 폭발을 하듯이 터져나갔다.

그 충격으로 인해 땅 속의 마나를 조종하던 벨푸가 잠시 몸을 비틀거렸다.

진우는 발밑의 마나가 해소되자 자신의 주위에 둘러싼 마나벽을 그대로 밖을 향해 폭발시켰다.

마나벽이 터져나가면서 주변을 돌던 회오리의 허리가 끊어지면서 틈이 생겼다. 그 틈을 뚫고 진우의 손에 든 마나검이 전방을 향해 길게 뻗어나갔다. 마나검은 앞으로 뻗어나가면서 점점 굵어지더니 곧 뾰족한 창이 되어 노르호지를 향해 쏘아갔다.

“어림없다.”

노르호지는 거대한 대도 형상으로 마나를 실체화시켜 자신을 향해 쏘아져오는 진우의 마나창을 쳐냈다.

까앙

그의 마나검과 진우의 마나창이 부딪히면서 노르호지의 몸이 뒤로 죽 밀려나고 말았다. 진우는 마나검을 휘둘러 충격을 상쇄시키고는 곧바로 밀려나는 노르호지의 몸을 쫓아 앞으로 돌진했다.

“멈춰라.”

뒤에 서 있던 벨푸가 급히 손에서 길쭉한 채찍 같은 형태로 마나를 실체화시켜 진우의 몸을 향해 쭉 뻗었다. 닿기만 하면 무엇이든 부숴버릴 것 같은 마나 채찍이 앞으로 나아가는 진우의 몸을 낚아채기 위해 무서운 속도로 날아왔다.

진우는 할 수 없이 전진을 멈추고 돌아서서 자신의 향해 다가오는 마나 채찍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따다다다당

여러 차례의 거친 충돌음과 함께 벨푸의 마나 채찍이 도막도막 잘려 허공으로 흩어졌다. 그 순간 뒤로 물러났던 노르호지가 기마용 창처럼 두껍고 긴 마나창을 만들어 진우를 향해 총알처럼 달려들며 내질렀다.

“야압!”

진우는 뒤로 몸을 젖혀 노르호지의 마나창을 피하는 것과 동시에 손으로 땅을 짚고 재주를 넘더니 그 반동을 이용해 그대로 노르호지의 가슴을 노리고 두 발을 내질렀다. 내질러지는 그의 발끝에 어느새 선명한 푸른색의 마나가 실체화되어 덧씌워져 있었다.

“우욱.”

노르호지는 다급히 마나창을 거두어들여 진우의 공격을 막아냈지만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마나창이 산산이 부서졌다. 그와 함께 그는 본래 있던 자리로 다시 주르륵 밀려나고 말았다. 밀려나는 그의 입가로 실날 같은 핏줄기가 내비쳤다. 진우의 발에 담긴 힘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고 내상을 입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진우 역시 벨푸의 공격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그가 발을 내지르고 난 뒤 허공에 엎드린 것과 비슷하던 자세를 막 웅크리려던 순간 또 다시 땅을 뚫고 전보다 훨씬 두꺼운 돌창들이 그의 배와 가슴 등을 노리고 솟아나왔다.

따앙

진우는 급해 땅을 향하고 있던 몸의 전면에 마나벽을 만들었다. 하지만 돌창이 부딪히는 충격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그는 돌창에 밀려 허공으로 높이 떠오르고 말았다. 순간적인 충격으로 인해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저도 모르게 입에서 헛바람이 새어나왔다.

“죽어라.”

자신의 공격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었음을 직감한 벨푸가 재빨리 도약하면서 허공으로 솟아오른 진우의 몸을 향해 거대한 대도를 형상화시켜 내리쳤다.

따앙~

진우는 허공으로 떠오르던 자세를 뒤집어 두 손으로 마나검을 움켜쥐고 벨푸의 대도를 막아냈다.

우지직

워낙 강한 힘이 담긴 공격이었다. 두 사람의 기운을 이기지 못한 도와 검에 작은 실금이 생기더니 동시에 퍽 하고 터져나갔다. 허공에서 공격을 받은 진우의 몸은 다시 충격에 밀려 땅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상에는 노르호지가 마나를 거대한 언월도 모양으로 형상화시켜 그를 향해 휘두르고 있었다.

“하압.”

진우는 짧은 기합소리와 함께 농구공만한 마나를 실체화시켜 지상으로 떨어지는 벨푸를 향해 내던졌다. 그 반동으로 인해 그의 몸은 허공에서 옆으로 죽 밀려났다. 그의 몸이 밀려난 자리를 노르호지의 대도가 날카롭게 바람을 가르며 지나갔다.

“받아랏.”

노르호지는 회심의 일격이 실패했음을 깨닫자 곧바로 대도를 없애고 땅으로 떨어져 내리는 진우를 향해 철편처럼 납작한 마나를 무수히 만들어내어 쏘아 보냈다.

따다다당

진우는 다시 마나검을 휘둘러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마나 철편을 일일이 쳐내면서 노르호지를 향해 다가갔다. 그의 검과 부딪힌 철편들이 부서지면서 다시 마나로 돌아가는 바람에 그와 노르호지의 사이가 잠시 희뿌연 마나 안개로 가려졌다.

노르호지는 진우의 사나운 기세에 잠시 몸을 뒤로 물리려 했지만, 그 순간을 노리고 불쑥 튀어나온 진우의 검이 그의 심장을 향해 곧장 찔러왔다.

“헙.”

노르호지는 크게 놀라 미처 무기를 만들어내지도 못하고 급한 김에 왼팔에 마나를 덧씌워 그의 검을 막았다.

카앙

진우의 검이 노르호지의 마나막을 살짝 뚫고 들어가 그의 팔에 얕지 않은 상처를 내었다. 뒤로 물러서는 그의 왼팔에서 핏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확실히 대단하군. 과거의 레비스 못지않아.”

노르호지의 말은 진심이었다. 그는 진우와의 거리를 더 벌리면서 치료용 마나를 둘려 왼팔에 난 상처를 회복시켰다. 순식간에 상처가 아물며 출혈이 멈췄다.

진우는 노르호지의 말에 피식 웃었다. 녀석은 상처를 회복시키기 위해 일부러 말을 걸고 있었다. 그럴 여유를 주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그 역시 잠시 주변의 상황을 점검해서 자신의 판단대로 이 싸움을 끌고 갈 수 있을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노르호지의 뒤에 반월형으로 늘어서 있는 블리젠 전사들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마치 진우와 노르호지를 포위하듯 에워싸고 있었지만 자신들의 싸움에는 감히 끼어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마나벽과 마나창을 비롯한 실체화된 마나들이 허공을 날아다니는 전장에 잘못 끼어들었다가는 잠시도 견디지 못하고 헛된 죽음을 당할 가능성이 많았던 것이다.

진우는 저들과 자신의 사이에 조금 더 거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자 한 손을 내밀어 노르호지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였다. 덤비라는 뜻이었다. 그것을 본 노르호지와 벨푸의 얼굴에 굵은 핏줄이 돋아났다.

“건방진 애송이가...”

말은 앞에 있는 노르호지가 했지만 공격은 뒤에 있던 벨푸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노르호지가 입을 여는 순간 진우의 등을 향해 거대한 도끼를 만들어 내던졌다.

진우는 몸을 틀어 도끼를 피하며 마나검을 휘둘러 벨푸를 향해 찔러 들어갔다. 그 순간 벨푸가 내던진 도끼가 속도를 줄이더니 허공에 멈춰 섰다.

노르호지는 앞으로 달려들며 그 도끼를 그대로 받아들어 다시금 진우를 향해 던지고는 돌아선 진우의 뒤를 노리고 돌진했다. 달려드는 그의 손에는 거대한 검이 실체화되어 있었다.

완벽한 합공이었다.

“타앗.”

두 손에 마나를 덧씌워 그대로 진우의 검을 막아낸 벨푸는 두 손을 뻗어 그의 손을 단단히 붙잡았다. 그의 손을 쥔 그의 얼굴에 진한 웃음이 배어 있었다. 진우는 벨푸의 속셈을 눈치 채고 그대로 오른발을 뻗어 벨푸의 옆구리를 가격했다.

퍼억

“우욱.”

벨푸가 다급한 비명을 내지르는 순간 진우는 왼발을 축으로 삼아 거꾸로 상대의 손목을 붙잡고 빙글 자세를 바꾸었다. 진우의 등을 향해 거칠게 베어지던 노르호지의 대검이 거꾸로 벨푸를 노리는 꼴이 되었다.

“쳇.”

노르호지는 급히 검의 방향을 바꾸어 벨푸의 손을 잡은 진우의 어깨를 노렸다. 그 순간 진우가 벨푸의 손을 쥔 채로 뒤로 몸을 쭉 빼어 이동했다.

노르호지는 물러서는 진우를 노리고 계속해서 대검을 휘두르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벨푸의 손을 살짝살짝 이동시키며 그의 몸으로 검을 막아서는 진우로 인해 차마 끝까지 대검을 휘두를 수 없었다. 그들과 블리젠 전사들 사이의 거리가 어느 정도 떨어졌다는 판단이 들자 갑자기 진우가 벨푸의 몸을 놓으면서 그의 아랫배를 향해 손을 깊숙이 찔러 넣었다.

퍼억

다급히 마나막을 만들기는 했지만 진우의 손에 배를 허용한 벨푸는 헛바람을 내뿜으며 다가서던 노르호지의 품에 안겼다. 노르호지는 다급히 그의 몸을 안아들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진우는 몸을 움직여 그들의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그가 움직인 곳에는 싸움 전에 던져놓았던 배낭이 떨어져 있었다.

그 배낭은 진우가 평소에 가지고 다니던 것보다 유난히 컸다. 바닥에서 배낭을 집어든 진우는 품 안에서 조그만 마나스톤 하나를 꺼내들었다.

그 위에는 복잡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이게 뭔지 알겠나?”

진우가 그들을 향해 마나스톤을 보여주자 노르호지와 벨푸의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

“그건....?”

그들이 말을 채 다 뱉기도 전에 진우가 손에 든 마나스톤에 자신의 마나를 주입시키더니 허공에 던졌다. 던져진 마나스톤은 그와 두 명의 상급 전사 사이에서 빛을 내며 부서졌다.

그와 동시에 그들을 둘러싼 주변에 돔 모양의 결정화된 방벽이 생성되었다. 진우는 방벽이 잘 설치되었는지 확인하듯 둘러보더니 곧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예전에 페르일이 나를 찾아 약탈의 계곡으로 찾아왔을 때, 이런 장난감을 몇 개 가지고 있었지. 그 뒤로 틈틈이 이걸 연구해 보았는데 말이야. 잘 하면 나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더라고. 그래서 이번에 하나 만들어 보았지. 마나 구속 필드라고 했지 아마?”

진우의 말을 들은 노르호지와 벨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우리가 블리젠 전사들을 동원시킨 이유를 눈치 챘다는 뜻이군.”

진우의 얼굴에 가소롭다는 뜻의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봐, 그건 눈치 채고 어쩌고 할 정도로 대단한 수작도 아니야. 내가 이걸 펼친 이유가 저 밖에 있는 블리젠 전사들이 너희들에게 마나를 전송해 줄까 봐 걱정이 되어서 그런 것 같나?”

노르호지의 얼굴이 흉악하게 이그러졌다.

“그게 아니라면 마나 구속 필드를 펼친 이유가 뭐냐?”

그의 질문을 받은 진우가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 그는 커다란 배낭에서 세 개의 간이 포털 장치를 꺼내들었다.

보통 간이 포털 장치는 완전히 분해해서 휴대에 편리하게 가지고 다니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진우가 배낭에서 꺼내든 것은 세 개 모두 부분별로 조립이 완료되어 있어서 몇 번의 조작만으로도 간단히 완전한 포털 장치를 설치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는 그것들을 꺼내어 상대에게 보여주었다.

“별 건 아냐. 이걸 다 설치할 동안 밖에 있는 녀석들이 이 안으로 들어와 방해하는 걸 막으려는 거지. 그리고 지금부터 하려는 일 때문에 공연히 피해를 입는 것을 막자는 뜻도 있고 말이야.”

그 말과 함께 진우의 몸에서 강력한 마나가 발산되었다. 조르크 행성에서 깨달음을 얻었을 때 배운 능력이었다. 진우는 그것을 디키오 마을까지 찾아왔던 벨라토르를 향해 시범적으로 사용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얻은 자신감이 이번 블리젠 행에서 자신이 생각했던 계획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었다.

진우의 마나가 노르호지와 벨푸를 덮치자 그들은 순간적으로 이질적인 마나가 자신들의 머리를 파고드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 머리가 깨어지는 것 같은 고통이 그들을 찾아왔다. 하지만 난생 처음 당하는 고통보다 더 큰 일은 온몸이 마비되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몸을 움직일 수가 없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동조 단계에 든 이후로 타인에 의해 몸을 구속당한 경험이 없었던 그들은 등골이 서늘할 정도로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고통에 신음을 하며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동안 진우는 재빠른 움직임으로 간이 포털 장치의 설치를 완료했다. 잠시 후 그의 조작에 따라 세 개의 간이 포털 장치가 검은 구멍을 열었다. 이동 준비가 끝난 것이다.

“자 그럼 함께 가자고.”

진우는 아직도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노르호지와 벨푸에게 달려들어 그들의 팔을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그들을 각각 한 명씩 간이 포털 장치를 향해 집어 던졌다. 노르호지와 벨푸의 몸이 순식간에 포털 장치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진우는 마나 구속 필드 밖에서 격렬하게 결정화된 격벽을 두드리고 있는 블리젠의 전사들을 돌아보고는 씩 웃더니 바닥의 배낭을 집어 들고 하나 남은 포털의 구멍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들이 떠나자 간이 포털 장치는 곧바로 동작을 멈추며 부서졌다. 남은 것은 텅 빈 마나 구속 필드와 그것을 둘러싼 채 넋이 나간 모습으로 서 있는 블리젠 전사들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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