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화
922번째 마수는 제페라는 조류형 마수였다. 녀석을 쓰러뜨린다면 진우로서는 신기록을 세우는 순간이었고, 그래서 제페는 당연히 첼스본의 기록에도 나와 있지 않은 난생 처음 보는 마수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온갖 머리를 쥐어짜내면서 동조의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버티던 진우로 하여금 싸움을 시작한 지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마나창을 만들게 한 놈이기도 했다.
사실 동조의 기술을 쓰지 않고 지금까지 버틴 것은 일종의 고집이었다. 첼스본은 과거 용사의 관에 도전할 때 901관부터 이미 동조의 기술을 사용했었다. 그래서 피엔다 행성 사람들도 그런 기술을 사용하는 용사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게다가 하이뇰 역시 진우가 동조의 단계에 올라섰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기도 했다. 이제 와서는 굳이 동조의 기술을 쓸 줄 안다는 것을 숨길 이유가 없다는 뜻이었다.
“그래도 신기록을 세울 때까지는 발현 능력만을 이용해서 돌파하고 싶었는데...”
그러자면 놈이 날개가 아파 더 이상 날지 못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진우가 조류형 마수를 처음 상대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제페는 이제까지 상대해왔던 보통(?)의 마수들과는 달랐다. 그만큼 하늘을 날아다니는 녀석을 지상에서 공격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마나라면 지나칠 정도로 충분한 양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진우였지만, 시간을 끄는 것은 지금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었다. 웬만한 녀석이기를 바라고 도전했는데, 제페는 전혀 웬만하지가 않았다.
“어이, 여기 천장은 높이가 100m 밖에 되지 않는다고.”
제페는 날개를 활짝 폈을 때의 몸 너비가 최소한 이십 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 녀석이었다. 진우는 그런 녀석이 자신에게는 새장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을 돔형 건물 안을 어떻게 저렇게 놀라운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것도 마음대로 방향을 바꿔가면서.
도전이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아 진우의 몸은 온통 흙투성이로 변했다. 돔의 천장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갈 정도로 날던 녀석이 한 번씩 그를 노리고 위에서 내리꽂힐 때마다 진우는 정신없이 땅바닥을 굴러야 했다.
제페의 날카로운 발톱이 그가 섰던 자리를 움켜쥐고 지나가면 바닥에 소가 쟁기를 끌며 지나간 것보다 더 깊은 고랑이 정확히 여섯 줄기씩 새로 생기곤 했다. 너무 빠르고, 너무 날카로웠다.
물론 진우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제페가 조류형 마수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활을 꺼내들었다.
돔 천장의 최대 높이가 100m라는 것은 그가 굳이 무찰시를 쓰지 않아도 녀석의 몸에 화살을 명중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실제로 진우는 수십 발의 화살을 쏘아, 쏘는 족족 제페의 몸에 적중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폭발형 화살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 관통형 마나가 잔뜩 실린 화살도 간신히 화살촉 부분만 놈의 피부를 파고 들 뿐이었다. 그나마 녀석이 힘차게 활갯짓을 하며 비행하다 보면 단단히 박히지 못한 화살들은 결국 힘없이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저게 분명 깃털은 아닌데 무슨 방탄복을 입고 다니는 거냐.”
허공에 마나창을 잔뜩 만들어 쏘아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하지만 진우는 그것을 꾹꾹 눌러 참으며 활을 버리고 검을 뽑아들었다. 그는 놈의 고도가 낮아지기를 기다려 도약해서 등 위에 올라타려고도 시도를 해 봤다. 하지만 놈은 그럴 때마다 재빨리 몸을 좌우로 기울이며 날개나 발톱으로 허공에 떠 오른 진우를 쳐냈다.
간혹 머리위에 두 갈래로 길게 갈라져 나온 뿔에 얻어맞아 속절없이 땅 위를 뒹굴기만 했다.
몇 번의 부질없는 시도 끝에 진우는 드디어 최상급 헌터의 능력만으로는 제페를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방송을 통해 자신이 형편없이 당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중계되었을 것이다. 그걸 생각하니 명성을 그다지 중시하지 않은 그로서도 저절로 이가 갈렸다.
“좋다. 이 자식.”
진우는 제페의 비행 방향을 가늠해 놈의 전면에 백여 개나 되는 마나창을 띄웠다. 10분 정도의 싸움 끝에 진우가 비교적 쉬운 상대라고 생각하고 자신만만해 하던 녀석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둥실 떠오른 마나창에 깜짝 놀라 다급하게 날개를 저으며 멈추려고 했다.
“가라.”
차라리 그냥 뚫고 지나갔으면 그나마 덜 맞았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제페가 억지로 몸을 공중에 멈추려고 시도하는 바람에 진우의 명령에 따라 쏜살같이 날아간 마나창들은 여지없이 녀석의 몸을 깊숙이 파고들고 말았다. 제페의 날개에 적중된 마나창들이 주먹만한 구멍을 숭숭 뚫고 지나가 버리자, 놈의 날개도 더 이상 제 구실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꺄욱~”
굳이 날개에 뚫린 구멍이 아니더라도 몸에 박힌 마나창 때문에 제페는 첫 일격에 이미 숨이 거의 끊어져 있었다. 진우가 만든 마나창이 사라짐과 동시에 힘을 잃은 놈의 몸뚱이가 하늘에서 떨어져 땅바닥에 거칠게 처박혔다.
제페는 땅위에 떨어져서도 돔형 건물의 구석을 향해 한참을 데굴데굴 굴러가더니 결국은 고개를 힘없이 바닥에 떨어뜨렸다. 잠시 후 놈의 몸이 사라지고 진우는 922관 도전에 성공했다는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 * * * *
진우가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은 피엔다 행성 전체를 진동시켰지만 다른 누구보다 메심헤네스 일행의 가슴을 벅차게 만들었다. 그가 첼스본의 기록을 깼다는 것은 정말로 크리켄데르 용사의 관을 끝까지 정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증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화면에 비친 진우의 공격 장면은 그가 과거의 첼스본처럼 전설로만 전해지던 동조 단계의 용사라는 사실을 입증해 주었다.
사실 진우가 동조 단계의 기술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 그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가슴 속의 의구심이 물러가고 대신 희망과 기대가 더욱 강하게 자리를 잡았다.
진우는 그날 저녁 또 한 차례의 길고 긴 인터뷰를 끝내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가 호텔 로비에 와 있다는 메심헤네스의 연락을 받았다. 그가 로비로 내려가자 이번에는 메심헤네스가 먼저 그의 손을 잡고 호텔 출구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그는 진우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씩 웃으며 말했다.
“셔퍼는 프론트에 맡기고 올라왔습니다.”
그의 연락을 받고 이미 자신의 셔퍼를 방에 두고 내려왔던 진우는 아무 말 없이 예전의 호텔 뒤편 길로 그를 데리고 나갔다. 사방이 탁 트인 곳으로 나가자 메심헤네스는 그를 향해 손바닥 두 개 크기의 얇은 패널을 하나 건넸다.
“이거 찾느라고 고생깨나 했습니다.”
“마나 공급 장치 설계도 말입니까?”
진우가 패널을 받으며 그렇게 묻자 메심헤네스가 씩 웃었다.
“설계도는 찾는 것은 물론 쉽지 않았지요. 하지만 들고 계신 그 패널을 구하는 것이 더 어려웠습니다. 통신 기능은 전혀 없이 저장된 화상만 띄울 수 있는 장치입니다.
생산이 되지 않은 지가 이미 오래 된 물건이지요. 그 안에 설계도를 넣어 두었습니다. 외부 카메라에 노출되지만 않는다면 그걸 통해 도면을 보아도 시스템이 알 수 없을 겁니다.
”
메심헤네스는 지난 번 경험을 통해 진우가 시스템을 피하려고 하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가 왜 그러는지 궁금하기는 했지만 메심헤네스는 아무 말 없이 일단 진우가 원하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
“고생하셨습니다. 용사의 관을 정복하면 반드시 포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이만.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밖에 오래 나와 있는 것이 힘들어서요.”
어색한 웃음을 띤 채 진우를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인 메심헤네스는 호텔을 향해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외계 행성을 나가기 위해서는 개활지에서 견디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진우의 충고를 받아들여 그동안 꾸준히 적응 훈련을 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활짝 열린 공간에서 오래 버티는 것이 쉽지는 않았던 것이다.
* * * * *
진우는 다음날 아침 해가 뜨자마자 패널을 들고 다시 바닷가로 나갔다. 그곳에서 패널을 켠 그는 메심헤네스가 저장해 놓은 마나 공급 장치의 설계도면을 자세하게 살펴보았다.
“재밌군.”
무려 한 시간 이상을 뚫어져라 패널을 들여다보던 그는 피엔다 행성에서 제일 큰 용사의 관이 왜 하필이면 크리켄데르에서도 바닷가에 접하고 있는 곳에 세워졌는지를 알 수 있었다.
“바다 밑으로부터 마나를 끌어들이신다? 그럼 그쪽부터 손을 봐야겠군.”
피엔다 행성은 마나가 풍부한 곳이었다. 그래서 과거에는 이 행성에도 마수들이 활발하게 돌아다니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마나가 풍부한 곳이라고 해도 용사의 관처럼 막대한 마나를 사용하는 곳이 있으면, 주변의 마나를 끌어들여 사용하는 데에 제한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길거리를 다니는 것도 꺼려하는 사람들이 바다를 이용할 리가 없지. 덕분에 바다는 넘치는 마나를 간직한 채 버려지다시피 한 상태일 것이고.”
메심헤네스가 건네준 마나 공급 장치 도면에 의하면 용사의 관에 사용되는 마나는 모두 다 인근의 바다 밑에 설치된 마나 집약 장치로부터 끌어 모아진 것들이었다. 그럴 것이라고 짐작은 했지만, 설계도를 보니 그 점이 더욱 확실해졌다.
진우는 도면을 연구하며 하이뇰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 * * * *
결정이 되면 먼저 진우에게 연락을 취하겠다던 하이뇰은 아직까지 진우를 찾지 않았다. 고스티스 축제가 시작된 지 석 달이 지나고 있었다.
진우는 축제가 끝나기 전에 하이뇰을 처리하고 싶었다. 그러자면 그의 정체성을 지닌 인공지능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했다. 하이뇰은 자신이 어디에나 있다고 했지만, 그건 시스템 전체를 활용하여 모든 것을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진우는 그처럼 놀라운 성능을 지닌 인공지능이라면, 소위 말하는 본체가 반드시 어딘가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확신했다.
짐작이 가는 곳은 있었다. 아니, 비록 홀로그램 영상을 통해서 만나본 것이 전부였지만, 하이뇰의 성격으로 볼 때 반드시 그곳에 있을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있었다. 바로 용사의 관이었다.
“녀석은 용사의 관이 자신의 자부심이라고 했지. 그렇다면 놈의 인공지능도 분명히 그곳 어딘가에 있을 게 틀림없어.”
그리고 정말 용사의 관에 인공지능의 본체가 있다면 가장 커다란 건물, 그리고 가장 많은 마나를 사용하고 있는 돔형 건물이 최적의 장소일 것이라는 게 진우의 생각이었다.
“같은 인간들도 눈 아래로 보던 놈인데, 자신보다 못한 다른 시스템이 용사의 관에서 가장 중요한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을 조종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았겠지.”
900단계를 넘어서자 같은 상급 마수라고 해도 등장하는 마수의 강함이 질적으로 달라졌다. 크기가 보통이 넘는 놈들은 말할 것도 없고, 비교적 작은 체구를 가진 놈들도 기가 막힐 정도의 민첩성이나 근력을 보여주었다.
그 중에는 상상도 못했던 기묘한 공격 기술을 구사하는 녀석들도 있었다. 그런 마수들을 구현시키고 조종하려면 보통의 마나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돔형 건물은 용사의 관에서, 아니 피엔다 행성 전체에서 가장 많은 마나를 운용하는 곳이었다.
“그리고 놈의 인공 지능 역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마나를 필요로 할 것이고.”
진우는 메심헤네스가 가져온 마나 공급 장치의 설계도를 통해 그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현재로서는 아무런 증거가 없는 추측일 뿐이었다. 하지만 진우에게는 자신의 추측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 * * * *
동조의 기술을 사용하자 900관을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진우가 용사의 관을 돌파하는 속도는 오히려 더욱 빨라졌다. 그것은 진우가 지닌 마나량은 물론이고, 그것을 운용하는 솜씨도 이미 삼백년 전의 첼스본을 뛰어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가 950관마저 깨버리자 크리켄데르 용사의 관이 완전히 정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굉장히 현실적인 것으로 변했다. 모든 사람들이 진우가 새로운 관에 도전할 때마다 방송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다양한 매체들에서 그가 용사의 관을 완전히 정복할 경우를 가정한 예측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진우, 용사의 관 정복 후에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
“절대 금기, 과연 깨질 것인가?”
“피엔다 행성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여론의 동향.”
용사의 관이 완전히 정복될 경우, 해제를 요구할 수도 있다는 세 가지 절대 금기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어떤 금기를 해제시키는 것이 가장 좋을지에 대해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여론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저마다의 의견을 내며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여론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진우는 허탈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았던 것은 어처구니없게도 ‘금기를 해제하지 않고 그냥 둔다’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건 당연한 거야.”
파토스의 말이었다.
“시스템을 중지시킨다는 것은 피엔다 인들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 나는 오히려 그 항목에 찬성한 사람들이 소수라도 있다는 것이 더 신기해. 우리는 이미 시스템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으니까 말이야. 피엔다 인들에게 시스템이란 마치 숨을 쉬기 위해 공기가 필요한 것처럼 당연한 것이 되었으니까.”
그 점은 이해가 되었다. 용사 양성 학교 출신들 가운데에는 외계 행성으로 갈 수 있는 포털이 열리기를 바라는 이들이 가장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도 당연했다.
그것은 용사들의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테니까. 하지만 금기를 해제했으면 좋겠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요구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항목을 본 진우는 인상을 쓰며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피엔다에 실제로 살아 있는 마수를 다시 등장시켜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기 때문이었다.
“마수가 돌아다니면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텐데 왜 그걸 원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거지?”
진우는 여론 조사 결과를 보고 파토스에게 그렇게 물었다. 파토스는 진우의 말에 쓴웃음을 지었다.
“지금 사람들에게 마수란 전혀 무서운 존재가 아니야. 살아서 돌아다니며 인간을 해치는 놈들에 대한 경험이 없으니까. 마수가 무섭다고는 해도 보통 사람들에게는 결국 용사의 관에서 사냥당하는 구경거리일 뿐이지. 지금까지 천 년 이상을 그래왔거든. 그들도 이성적으로는 마수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실제 마수가 돌아다니는 것도 재미있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걸? 본래의 자연스러운 생태계를 되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말이야.”
지금 용사의 관에서 마수들을 쓰러뜨리는 용사들이 실제로 필드에서 놈들과 마주치면 과연 어떻게 될까? 진우는 아마 대부분이 헛되이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보았다. 아무리 수련을 열심히 하고, 용사의 관을 통해 생생한 경험을 하더라도 어쨌든 훈련은 훈련일 뿐 실전이 아니었다.
용사의 관에서 등장하는 마수들은 실제가 아니었다. 아무리 똑같이 흉내 낸다고 하더라도 야생의 마수들이 내뿜는 흉흉한 살기마저 완벽히 모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실제 마수와 마주치면 아마 몸을 제대로 움직이는 것도 힘들 거야.”
진우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백보를 양보해서 용사들이 빼어난 솜씨를 발휘한다고 해도, 그것이 마수들에 의한 민간의 피해를 완전히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진우는 두 번째 금기만은 절대로 해제시켜달라고 요구할 생각이 없었다.
============================ 작품 후기 ============================
200회를 축하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진우를 비롯해 제 글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의 판단이나 선택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달아주시는 분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판단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저라고 해서 무슨 대단한 지식이나 현명함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피엔다 행성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원하는 미래이자, 동시에 절대로 원하지 않은 미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로서는 진우라면 할 법한 선택이 흐트러지지 않게 글을 끌고 나갈 뿐이지요. 하지만 진짜 저런 세상이 있다면 한 번쯤 저도 가보고 싶기는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