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성 헌터-160화 (160/235)

160화

사냥꾼 협회에서의 자격시험은 활을 쓰지 않고 검 하나만을 들고 치렀다. 진우는 처음에 하급 사냥꾼 자격증을 얻을 수 있을 정도의 간단한 시범만으로 시험을 통과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진우의 생각을 들은 헤이둑은 고개를 저으며 그가 가진 실력을 다 보여줄 것을 부탁했다.

“상급 사냥꾼의 자격을 얻지 않으면 유데르하에 대한 사냥 의뢰를 받을 수 없을 거네. 물론 자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굳이 유데르하를 잡으러 갈 필요는 없어. 하지만 혹시라도 도전할 생각이 있다면 상급 자격증을 얻어야 할 거야.”

그래서 진우도 마음을 바꾸어 상급 사냥꾼 자격증을 따기로 했다. 그러나 정작 자격시험에 응했을 때 그는 자신이 이 시험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것을 금세 깨달았다.

시험은 모두 세 가지였다. 첫 종목은 추적술이었는데, 시험은 사냥꾼 협회 뒤편에 마련된 경사진 숲 속에서 치러졌다. 감독관들이 미리 설치해 놓은 여러 가지 마수들의 흔적을 찾아 해당 마수의 종류와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진우는 하마터면 첫 시험에서 탈락할 뻔 했다. 흔적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정작 그 것이 어떤 마수의 것인지 판단하는 게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매덤 행성의 마수들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던 것이다.

그는 시험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던 자신의 경솔함을 자책했지만, 그나마 아슬아슬한 점수로 탈락을 면하고 추적술 시험에 통과할 수 있었다. 처음의 생각과는 달리 결국 마나 탐지 기술을 최대한 활용한 덕분이었다.

“저놈 도대체 뭐야?”

감독관들은 진우가 내놓은 시험 결과에 혀를 찼다. 마수들의 흔적이 어디에 있고 그 흔적들이 가리키는 방향이 어느 곳인지는 모조리 찾아냈으면서도, 정작 그 마수들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거의 대답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첫 시험에서는 그나마 흔적을 모두 찾았다는 점이 좋게 평가되어 간신히 통과를 할 수 있는 점수를 얻는데 그치고 말았다. 만약 진우가 나머지 두 시험에서 감독관들의 입이 딱 벌어질 정도의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면 그는 상급 사냥꾼 자격증은커녕 아예 시험에서 떨어질 뻔 했다.

*  * * * *

두 번째 종목인 마나 운용능력 시험은 사냥꾼 협회의 전용 훈련장에서 실시되었다. 진우의 경우에는 검을 사용하겠다고 신청했기 때문에 시험 방법 역시 그에 맞추어졌다.

시험이 실시되는 훈련장에는 서로 다른 위치와 높이에 설치된 다양한 크기의 철봉이 백여 개나 설치되어 있었다. 땅에 세로로 박아놓은 것이 있는가 하면, 줄에 매달려 공중에서 그네처럼 흔들리는 것도 있었다.

진우는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철봉을 베거나 부수도록 요구받았다. 모든 철봉을 벨 필요는 없었지만 시간이 모두 지날 때까지 그가 베는데 성공한 철봉의 크기와 개수, 위치 등을 감안하여 점수가 매겨졌다.

“하압~”

진우는 시험이 시작되기 전에 대충 훈련장에 있는 철봉들의 위치를 확인한 다음, 시작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철봉들 사이를 종횡무진으로 누비면서 그것들을 하나하나 베어나갔다. 마지막 철봉이 커다란 소리를 내며 땅으로 미끄러져 내렸을 때에는 제한 시간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그가 준비된 백여 개의 철봉을 순식간에 모두 베어버리자 지켜보고 있던 감독관들은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 말았다. 특히 진우가 마지막에 설치된 1m 두께의 쇠기둥 다섯 개를 그대로 잘라 버리자 사냥꾼 협회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저게 베어질 수도 있는 건가?”

책임 감독관이 다른 두 감독관을 쳐다보며 그렇게 묻자,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애초에 그 쇠기둥은 누군가 베어 넘길 것을 예상하고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었다. 다만 등급 측정에서 가장 높은 난이도를 설정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일종의 상징 같은 것이었는데, 진우가 그것마저 모조리 베어버린 것이다.

“저걸 다시 만들어 달라고 하면 위에서 잔소리깨나 듣겠는데요.”

다른 한 명의 감독관이 그렇게 말을 하자 책임 감독관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세 번째 종목인 대련 시험에서는 협회 내에 있는 중급 사냥꾼들이 모두 나섰다. 모두 다섯 명이었는데, 평소보다 많은 인원이었다.

그나마 이곳이 수도인 제하이어 내에 있는 사냥꾼 협회 본부였기 때문에 가능한 숫자였다. 지부가 위치한 보통의 큰 도시에는 협회 내에 상주하는 중급 헌터라고 해봤자 고작 한두 명이 전부였던 것이다.

진우가 두 번째 시험에서 쇠기둥을 모두 잘라버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냥꾼 협회는 애초의 계획을 급히 바꿔 부랴부랴 최대한의 중급 사냥꾼들을 대련 시험에 동원했다. 그러나 정작 대련이 시작되자 다섯 명 모두가 불과 1분을 견디지 못하고 나가떨어졌다. 그나마 진우가 사람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손에 사정을 두었던 덕분에 그 정도라도 버틴 것이지, 본격적으로 마음을 먹고 힘을 썼다면 대련은 아마 시작하자마자 끝났을 것이다.

시험이 끝났을 때에는 대련에 임했던 중급 사냥꾼들은 물론, 옆에서 지켜보던 다른 사람들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  * * * *

심사가 끝난 뒤 사냥꾼 자격증을 받으러 간 자리에서 책임 감독관이 진우에게 발부해 준 것은 상급이 아니라 중급 사냥꾼 자격증이었다. 그것을 본 헤이둑이 옆에 있다가 발끈해서 항의를 했다. 그러자 책임 감독관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지금은 상급 사냥꾼 자격증을 주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을 했다.

“왜 안 된다는 겁니까? 실력이 충분하다는 걸 이미 다 봤잖습니까?”

정작 본인인 진우는 가만히 있는데 헤이둑이 더 화를 내며 대들 듯이 따졌다. 그러자 책임 감독관이 그를 달래며 사정을 설명했다.

“원래 상급 사냥꾼 자격증을 주려면, 시험 과정에 다른 상급 사냥꾼이 입회해야만 하네. 설마 처음 사냥꾼 자격시험에 응하는 사람이 상급을 넘볼 거라고는 솔직히 생각을 하지 못한 게 사실이야. 뭐, 우리 실수도 있기는 해. 그렇다고 몇 년에 한 번 해당자가 나올지 알 수도 없는 마당에 심사 때마다 상급 사냥꾼을 입회시킬 수도 없지 않은가.”

헤이둑이 여전히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을 풀지 않자 그가 다시 타이르듯이 이야기를 했다.

“더구나 지누라는 사람은 첫 시험의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 싸우는 실력은 대단할지 몰라도 사냥꾼으로서의 종합적인 완성도는 아직 낮다는 거지. 일단은 중급으로 만족하고 차츰 성과를 쌓아서 다시 신청을 하도록 하게.”

진우로서는 자신의 자격증이 중급이냐 상급이냐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헤이둑의 입장에서는 그게 중요한 문제였다. 상급 사냥꾼 자격증을 얻지 못하면 유데르하를 퇴치하는 사냥 의뢰를 받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진우는 헤이둑이 왜 저렇게 화를 내며 초조해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잠시 궁리를 하다 책임 감독관에게 물었다.

“상급 사냥꾼 한 명도 없나요?”

책임 감독관은 그의 질문을 듣고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명색이 사냥꾼 협회 본부인데 그럴 리야 있나. 한 분 있기는 하네. 협회장님이 바로 상급 사냥꾼이시지. 하지만 그 분은 그렇지않아도 지금 유데르하를 퇴치하는 문제 때문에 궁궐에 불려가셨네.”

“그분과 대결 할게요. 이기면 상급 자격증 주나요?”

진우의 당돌한 말에는 헤이둑조차 깜짝 놀라고 말았다. 사냥꾼 협회장은 글로다이트 최고의 실력을 가진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그 외에도 상급 사냥꾼이 두 명 더 있었지만, 연륜과 경험에 있어서는 그를 따라갈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진우의 얘기는 너무 당돌한 것이었다.

그의 말을 들은 책임 감독관의 눈매 역시 사나워졌다.

“젊은 친구가 나이에 비해 대단한 실력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기특하게 생각했더니, 너무 건방지군. 스승이 누구였는지 모르겠지만, 추적술 시험 결과를 봐도 그렇고 너무 한쪽으로만 제자를 가르쳤어. 협회장님이 어떤 분이신데 자네와 대결을 한다는 말인가? 허튼 소리하지 말고 그만 돌아가서 열심히 경력을 쌓게. 자네 나이에 중급 사냥꾼 자격증을 받은 것만 해도 대단한 거야.”

그러나 진우는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애초에 그가 반드시 유데르하를 사냥할 필요가 있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왕이면 매덤 행성에 왔으니 이곳에서 가장 강한 마수라는 유데르하를 상대해 보고 싶은 생각도 어느 정도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절차를 핑계 삼아 자격증을 주는 것을 거절하자 은근히 심통이 났던 것이다.

협회장이 상급 사냥꾼이라면 대련은 안 되더라도 내일 그를 입회시켜 시험을 다시 보면 될 것이 아닌가?

“유데르하 사냥 의뢰 주세요. 그럼 상급 사냥꾼 자격증 없으면... 돼요.”

책임 감독관은 아직 제대로 된 말을 하지 못하는 진우를 쳐다보았다. 말은 이상하지만 의도는 충분히 알아들었다. 하지만 그는 조용히 손을 들어 출입구 쪽을 가리켰다.

“지금 당장 얌전히 돌아가게. 그렇지 않으면 발부했던 자격증마저 압수당할 거야. 나를 더 이상 화나게 하지 말게.”

이번에는 헤이둑이 나서서 굳이 버티는 진우를 억지로 끌고 나갔다. 그가 공연히 유데르하가 사냥되는 모습을 보겠다고 하는 바람에 잘못하면 진우의 앞길을 망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밖에서 기다리다 결과를 전해 들은 미즈락과 카리엘은 자기 일이 아닌데도 협회의 완고한 사무처리에 흥분했다. 그들 역시 진우가 상급 사냥꾼 자격증을 받기를 몹시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불만을 의식해서인지, 다음날 일이 조금 묘하게 풀리기 시작했다.

*  * * * *

“협회장님이 우릴 부른다고요?”

헤이둑은 여관으로 자신들을 찾아온 협회의 사람을 향해 그렇게 물었다. 삼십 초반의 협회 직원은 헤이둑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방금 했던 말을 되풀이했다.

“네. 오늘 점심 식사 후에 협회에서 기다리시겠답니다. 어제 시험을 쳤던 지누라는 분에게 협회로 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는 그 말을 마치고 돌아갔다. 그가 돌아가자 미즈락이 걱정스러운 어투로 입을 열었다.

“이제 와서 다시 대결을 해서 상급 사냥꾼 자격증을 주겠다는 건 설마 아니겠죠? 혹시 어제 그 일 때문에 우리를 괘씸하게 생각하는 건 아닐까요?”

그의 말에 카리엘마저 고개를 끄덕이며 표정을 흐렸다. 하지만 헤이둑은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고개를 저었다.

“협회장님이 그렇게 속이 좁은 분이라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너무 앞질러 걱정하는 것도 좋지 않아. 지누는 어떠냐? 그래도 명색이 협회장이라는 분이 부르는 건데 내 생각에는 가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진우는 헤이둑의 말이 아니더라도 협회장을 만나보고 싶었다. 이 나라 최고의 사냥꾼이라는 사람이었다. 그를 보면 매덤 행성의 사냥꾼들 수준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을 것 같아 호기심이 동했던 것이다.

*  * * * *

글로다이트 사냥꾼 협회의 최고 책임자인 제파레스는 눈앞의 젊은이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이 젊은 친구가 어제 협회 내의 중급 헌터 다섯 명과의 대련에서 상대를 순식간에 쓰러뜨렸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그러기에는 너무 어려 보였던 것이다.

“헌터 협회장을 맡고 있는 제파레스네. 어제 젊은 친구 하나가 우리 협회의 중급 헌터들에게 망신을 주었다고 하기에 어떤 친구인가 궁금해서 불렀네. 그런데 내가 짐작했던 것보다 더 어린 것 같아. 정말 대단하군.”

그는 칭찬인지 질책인지 다소 애매한 말을 하더니 진우에게서 시선을 돌려 헤이둑을 바라보았다.

“어제, 협회에 돌아와서 듣자하니 자네들이 유데르하 사냥 의뢰에 관심이 있다고 들었네. 사실인가?”

“네. 사실입니다.”

헤이둑은 협회장의 질문에 간단히 대답했다. 그는 대답을 하면서도 협회장이 왜 새삼스레 그걸 묻는지 조금 걱정이 되었다. 제파레스는 헤이둑의 긴장된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얼굴에 엷은 미소를 짓고는 다시 진우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진우라고 했던가? 자네가 어제 시험에서 상급 사냥꾼 자격증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불만이 있다고 들었네. 나하고 대결을 하고 싶다고까지 했다면서?”

그러자 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상급 사냥꾼 자격증 괜찮아요. 하지만 대결은 좋아요.”

진우가 그렇게 말을 하자 협회장은 갑자기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한참동안 소리를 내며 혼자 웃더니 여전히 말똥말똥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진우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내가 이제 몸이 늙어서 대결은 힘들 것 같군. 하지만 그 대신 조건을 하나 내걸지. 유데르하에 대한 사냥 의뢰를 받고 싶다고 했지? 원래 상급 사냥꾼이 아니면 그런 위험한 마수에 대한 의뢰는 허락할 수 없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내가 힘을 써서 자네들이 의뢰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주겠네. 그리고 만약 자네들이 유데르하를 쓰러뜨리고 돌아오면 그때 가서 상급 사냥꾼 자격증을 주는 걸로 하지. 어떤가?”

진우나 헤이둑으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헤이둑은 왠지 마음속에 불안한 생각이 살짝 들었다.

‘공식적인 자격이 없는 사람들에게 유데르하 사냥 의뢰를 받을 수 있게 해 주겠다고? 무슨 속셈이지? 설마 우리가 다 죽어도 좋다는 건가?’

하지만 그가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진우가 먼저 협회장의 제안을 승낙해 버렸다.

“좋아요. 유데르하 잡을게요.”

헤이둑은 진우를 말리려고 살짝 손을 뻗었다가 속으로 한숨을 쉬며 팔을 내렸다. 이미 내친걸음이었고, 애초에 바라던 일이었다. 하지만 일은 분명히 자신의 뜻대로 진행되고 있었는데, 오히려 마음 한 구석에는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떠나지 않고 있었다.

다른 일행들도 석연치 않은 생각이 있었는지 여관으로 돌아오던 길에서 걱정 어린 말을 주고받았다.

“이대로 유데르하에 대한 사냥 의뢰를 받아도 괜찮은 건가요? 전 뭔가 계속 찜찜해서 영 개운치가 않아요.”

카레일이 그렇게 말을 하자 미즈락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말이야. 우리가 원한 일이기는 하지만, 정상적으로는 협회에서 말려야 하는 거 아닌가? 왜 갑자기 협회장이 저렇게 선선히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는지 모르겠네.”

헤이둑은 잠자코 있었지만 그 역시 그들과 같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도대체 뭐지? 무슨 속셈인 거야?’

*  * * * *

진우와 헤이둑 일행이 돌아가자 협회장은 위층에 있던 자신의 사무실로 올라갔다. 그곳에는 별 특징이 없는 얼굴을 한 사내 하나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파레스는 그를 보며 고개를 살짝 숙이고는 입을 열었다.

“그들에 대한 처리는 사브남 사무장께서 말씀하신 대로 했습니다. 유데르하에 대한 사냥 의뢰를 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해도 괜찮겠습니까?”

제파레스의 말을 들은 사브남 사무장, 정확하게는 플레비크의 상급 전사인 투르가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유데르하 정도는 그들 일행이 별 무리 없이 쓰러트릴 수 있을 겁니다. 협회장께서는 그들이 의뢰를 완료하고 돌아오면 상급 사냥꾼 자격증을 주시고 크게 치하해 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 일에 대해 널리 알려주시고요.”

제파레스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번 일이 사브남이라는 사무장을 통해 전달된 지시이기는 했지만, 사실은 그의 뒤에 있는 이티삿 내무대신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티삿 내무 대신의 뜻이라면 그게 곧 전하의 뜻이기도 하다는 얘기지. 그런데 전하께서는 왜 저 젊은이에게 관심을 가지시는지 모르겠군. 나이에 비해 실력이 대단한 친구인 것은 분명하지만, 전하께서 어떻게 저런 어린 친구에 대해 알고 계신 거지?’

사실 그것은 협회장의 착각이었다. 모든 것은 투르가의 의도에 따른 것이었다.

진우가 ‘지누’라는 이름으로 술사 자격증을 얻었을 때부터 이미 그에 대한 일은 투르가에게 보고가 되고 있었다. 그가 매덤 행성에 온 이유를 잘 알고 있었던 투르가는 진우가 술사 선발 대회에 반드시 참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그는 술사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는 사람들에 대해 매일 자신에게 보고가 되도록 자신의 노예가 된 내무대신에게 지시했다.

‘지누’라는 이름의 새로운 술사가 등장했다는 보고가 올라왔을 때 그는 혼자서 미소를 지었다. 일은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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