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성 헌터-133화 (133/235)

133화

##132화의 내용을 대폭 수정했습니다. 앞으로 진우가 치러야 할 수련 내용에 관한 부분입니다. 그 부분을 다시 뜯어 고쳤습니다.

12. 행성 야스간

야스간 행성에 있는 수많은 산 가운데에서도 쿤브룬 산은 높이보다는 넓이에 있어서 가장 유명한 산이었다. 가장 높은 봉우리의 높이는 삼천 미터를 조금 넘는 정도였지만, 파도처럼 계속해서 이어지는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반경 백 킬로미터가 넘게 뻗어 있었던 것이다.

그 넓은 지역을 빽빽하게 덮고 있는 수풀 사이로 수많은 골짜기와 개천이 숨어 있었다.

쿤브룬 산의 수많은 봉우리들 가운데 한 곳의 중턱에 있는 바위 투성이의 공터에 갑자기 포털이 열리더니 그곳으로부터 거친 가죽옷을 입은 사람 하나가 튀어나왔다. 강진우였다.

“휴우, 이 옷은 아무래도 감촉이 좋지 않은데, 계속 입고 다녀야 하나?”

진우는 포털을 나오자마자 몸에 걸치고 있는 옷을 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옛날에 흑인 노예들이 입었다는 베잠방이처럼 몸을 긁는 거친 느낌은 없었지만 그래도 야스간에 사는 마수의 가죽으로 만들었다는 새 옷은 부드러운 착용감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맨 몸에 팔뚝을 다 드러낸 조끼 하나를 걸치고 있는 상체는 그렇다 치더라도, 통만 크게 만든 가죽 바지는 느낌이 너무 딱딱해서 걸을 때마다 은근히 다리가 불편했다.

등에 맨 배낭도 역시 야스간에 산다는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것이었다. 튼튼해 보이기는 했지만 등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전혀 없고, 걸을 때마다 덜렁거려 신경이 쓰였다. 그는 떠나기 전 타르코스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도착 후에 야스간 인들을 만나면 그들은 아마 진우 군을 ‘아브칠’이라고 부를 겁니다. 저희 니코레임 인들 가운데 야스간 인들과 접촉했던 이들이 그렇게 불렸거든요. 아브칠은 아시겠지만 니코레임어로 헌터라는 뜻입니다.”

타르코스가 건네준 자료에 의하면 야스간에는 여러 인종들이 살고 있었는데,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주 종족들은 대부분 키가 1 미터를 조금 넘을 정도로 작았다. 사진으로 본 바에 의하면 그들은 매끈한 민머리에 정수리 부근에만 브로콜리 하나를 얹은 듯한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이 주먹 하나 넓이로 나 있었다.

그 머리카락의 색깔이 지역마다 일정해서 그것이 또다시 키작은 종족들 사이에서도 인종을 구분하는 주된 기준이 되었다. 정수리에 나 있는 머리카락의 양 옆으로 두 개의 나팔꽃 모양의 귀가 비스듬히 달려 있었는데, 그 귀가 사실은 코와 귀의 역할을 겸하는 것이었다.

대신 얼굴에는 코가 없었고, 머리 크기에 비해 엄청나게 큰 눈 두 개와 커다란 입이 하나 있었다.

“직접 보시면 아마 귀엽다고 느끼실 겁니다. 지구인들의 입장에서는 걸어 다니는 인형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글쎄. 사진으로만 봐서는 그다지 귀엽다는 느낌은 없었다. 물론 소현은 그 사진을 보고 손뼉까지 치며 엄청 좋아하기는 했지만. 그게 소현이 여자여서인지, 아니면 외계 생물학 전공자이어서 그런지는 알 수 없었다.

“일반적인 관광 여행일 경우 되도록 야스간 인들의 눈에 띄지 않게 조심해서 움직입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 한꺼번에 포털을 타고 도착한 뒤에는 주로 사막을 통해 ‘약탈의 골짜기’까지 이동하지요. 농업과 목축에 주로 종사하는 야스간 인들은 사막에는 거의 출입을 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단순히 관광을 목적으로 잠깐 보고 오는 것이 아니라 소위 약탈의 골짜기라 불리는 곳에서 장기간 머물며 수련을 하려면 아무래도 물자의 보급이 필요했다. 그때에는 야스간 인들과 접촉해 그들의 도움을 얻는 것이 편했다.

다행히 야스간에는 키가 2m에 가까운 종족들이 소수이기는 하지만 존재했다. 그들은 주로 깊은 산속이나 먼 바다 한 가운데에 있는 섬 같은 곳에 아주 작은 규모의 공동체를 이루고 살고 있었다.

그래서 야스간에서 수련을 했던 니코레임 인들은 가끔 전설에 나오는 종족 행세를 하면서 약탈의 골짜기 인근의 야스간 인들과 접촉을 했다. 아직 고도의 문명을 발달시키지는 못한 그들에게 자신들이 행성 밖에서 온 외계인이라는 것을 되도록 숨기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 과정에서 니코레임 인들은 ‘거인 아브칠’, 혹은 간단히 ‘아브칠’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들이 자신을 헌터, 즉 ‘아브칠’이라고 소개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진우 군의 도착 장소는 일부러 사막이 아니라 쿤브란 산으로 했습니다. 야스간은 마나가 희박한 곳이라 맹수는 있어도 마수들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 다른 곳보다 자연적으로 산출되는 마나 스톤의 양이 제법 많지요. 아시다시피 자연적인 마나 스톤은 함유하고 있는 마나의 농도가 낮습니다. 질도 좋지 않지요. 그래서 마수를 잡으면 상대적으로 비싼 값으로 팔 수 있습니다.

쿤브란은 간혹 마수가 등장하기도 하는 곳이니 그곳에서 사냥을 통해 마수나 맹수를 몇 마리 잡으세요. 놈들의 가죽을 벗겨서 마을로 이동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물자를 구입하시려면 그걸 처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요. 진우 군을 아브칠이라고 믿게 하는 데에도 그게 좋을 테고요.”

진우는 일단 헌터 패드를 꺼내 도착 지점의 좌표를 입력해서 화면에 주변의 지도를 띄웠다. 그는 지도를 이용해 현재 자신이 있는 곳으로부터 목적지인 약탈의 계곡까지 이르는 경로를 살폈다. 이동 경로 중간에 들를 만한 마을이 세 곳 정도 있었다.

“마나를 빼앗는 약탈의 골짜기라... 그래서 가까운 곳에서는 포털 사용을 하지 말라고 했지?”

기록에 의하면 야스간에는 주변의 마나를 끊임없이 빨아들이는 괴상한 골짜기가 있다고 했다. 니코레임 인들은 야스간 행성에 마나가 희박한 이유는 아마 그 골짜기 때문일 거라고 했다. 그곳이 바로 진우가 목표로 하고 있는 수련 장소였다.

“도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마나를 빨아들였기에 행성 전체의 마나가 희박해질 정도야?”

야스간에도 옛날에는 제법 마나가 풍성했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야스간에 떠도는 전설에 의하면 수천 년 전에 갑자기 약탈의 골짜기가 주변의 마나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금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마나가 적어졌다는 것이다.

덕분에 마나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마수들이 대부분 멸종했고, 지금은 기껏해야 최하급의 마수들이나 가끔씩 깊은 숲속을 돌아다니는 정도인 모양이었다.

“처음부터 마나가 적었다면 모를까, 있다가 사라지면 타격이 큰 모양이네. 그래도 지난 몇 백 년간은 대기 중의 마나 농도가 크게 변한 것 같지는 않다고 했지? 그럼 어디서 조금씩이라도 마나가 새어 나오는 곳이 있다는 얘긴데...”

어쨌든 지금은 일단 물물교환에 쓸 사냥감을 구하는 것이 먼저였다. 진우는 허리에 매달린 검을 툭툭 쳤다.

배낭에도 활이 하나 매달려 있었다. 둘 모두 진우가 본래 쓰던 것이 아니라 전에 이곳을 방문했던 니코레임의 헌터들이 야스간에서 구한 것들이었다.

동조 단계에 올라서면서 무기가 필요 없어진 그였지만 소위 말하는 아브칠 노릇을 하기 위해서는 그래도 시늉으로라도 사냥꾼의 무기를 가지고 다닐 필요가 있다고 해서 가져온 것이었다.

진우는 주변에 넓게 마나 탐지를 펼친 채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마을 쪽으로 방향을 잡고 산을 타기 시작했다. 어차피 거리로 볼 때 적어도 며칠은 가야 하는 곳이니 가는 길에 걸리는 짐승들을 겸사겸사 사냥하며 이동할 생각이었다.

*  * * * *

서걱

진우가 휘두른 검에 최하급 마수 한 마리의 목이 힘없이 떨어졌다. 녀석은 진우가 동조를 사용하자 체내의 마나가 동결되고 말았다.

그 바람에 마수는 제자리에 못이 박힌 듯 꼼짝도 못하고 겁에 질린 채 눈만 떼굴떼굴 굴리고 있다가 단칼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야스간 행성에서는 명색이 최상위 포식자였던 녀석치고는 너무나 허망한 죽음이었다.

“조금 미안하네. 하지만 이거야말로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짓이라 나도 어쩔 수 없다.”

진우는 녀석의 배를 갈라 안에서 마나 스톤을 꺼낸 뒤 가죽을 벗기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들을 사람이 아무도 없는 변명이었지만, 과거에 비해 사냥이 너무 쉬워졌다는 느낌 때문인지 자기도 모르게 그런 말을 뱉고 말았다.

그는 벗겨낸 마수의 가죽을 들고 근처의 개울을 찾아 핏물을 깨끗이 씻어냈다. 그리고는 물에 젖은 가죽을 대충 닦아 부근의 나뭇가지에 걸어 물기를 말린 뒤 차곡차곡 개어 배낭 위에 얹었다. 그걸 어깨에 둘러매자 이미 적지 않은 맹수와 마수를 사냥한 탓에 배낭 위로 쌓인 가죽의 높이가 자신의 키를 넘어서고 있었다.

“슬슬 마을을 향한 길로 나가는 게 좋겠다. 이 정도면 필요한 물자를 구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  * * * *

진우가 마지막으로 마수를 잡은 곳으로부터 이틀을 더 걸어 드넓은 쿤브린 산을 거의 빠져나왔을 때였다. 그가 서 있는 산 중턱 아래로 멀리 내려다보이는 도로 위에 지구로 치면 소달구지 같은 탈 것이 길을 따라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진우는 품에서 헌터 패드를 꺼내 자신이 보고 있는 것에 대한 정보를 찾았다.

“달구지 맞군. 그런데 앞에서 달구지를 끄는 동물은 팜플이라고 했나? 그럼 팜플의 목에 건 밧줄을 조종하는 두 난쟁이가 야스간 인이겠군.”

팜플이라는 동물은 늑대보다는 크고 소보다는 작은 네발 동물이었다. 뿔 같은 것은 없고 뭉툭한 얼굴에 가늘게 찢어진 눈을 하고 있어 보기에는 얼핏 사납게 생겼지만 생각보다 온순한 동물이었다. 하지만 녀석은 체구에 비해 워낙 힘이 좋고 걸음이 빨라 야스간 인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길들여 부리는 일종의 가축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다만 고기를 먹을 수는 없어 기르던 팜플이 죽으면 야스간 인들은 마치 가족이 죽은 것처럼 슬퍼하며 정성스레 장사를 지내준다고 했다.

한 마디로 함부로 건드리면 팜플 자신이 아니라 기르던 주인에게 심하게 미움을 받을 수 있는 동물이었다.

진우는 헌터 패드를 집어넣고는 쏜살같이 산을 타고 내려가 그들을 앞질러 도로 한복판에 내려섰다. 거기서 배낭을 내려놓은 뒤에 달구지가 산모퉁이를 돌아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팜팜, 팜팜.”

길을 따라 달구지를 몰고 오다 진우를 발견한 야스간 인 가운데 한 명이 깜짝 놀란 듯 거친 호령을 하면서 달구지를 멈췄다. 그 자리에서 한동안 진우를 관찰하던 그들은 서로 무언가를 속닥거리는 듯하더니 그 중 한 명이 달구지에서 풀쩍 뛰어내렸다. 그리고는 잰 걸음으로 달려와 그의 앞에 딱 멈춰 섰다.

진우는 자기 앞에 선 야스간 인의 얼굴을 살펴보고 싶었지만 훨씬 키가 큰 그에게는 상대의 정수리 부근에서 금빛으로 동그랗게 반짝거리는 머리카락만이 눈에 들어왔다.

달구지 쪽에서 뭐라고 급하게 소리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진우가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니 달구지에 타고 있던 야스간 인이 자신 쪽을 향해 어지럽게 손을 휘두르고 있었다.

아마 눈앞의 인물에게 무언가 주의를 주려는 듯 했다. 그때 진우가 내려보고 있던 인물이 갑자기 위로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의 얼굴 가득히 자리 잡은 두 개의 눈이 진우를 빤히 바라보며 깜박거렸다.

‘정말로 귀엽잖아?’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장화신은 고양이처럼 순진함이 가득한 눈망울이 눈앞에서 깜빡이자 진우는 자기도 모르게 빙그레 웃음을 짓고 말았다. 그러자 상대는 고개를 갸웃하고는 겁도 없이 진우의 몸 여기저기를 손으로 쿡쿡 찌르기 시작했다. 여전히 달구지에 탄 채로 있던 야스간 인이 그 모습을 보더니 펄쩍 뛰어내려 진우를 향해 허겁지겁 뛰어왔다.

“아치. 너 그러다 저 아브칠이 화를 내면 어떡하려고 그래? 아브칠은 마수도 사냥하는 힘이 센 종족이란 말이야. 빨리 사과해.”

뒤늦게 뛰어와 진우를 쿡쿡 찔러대던 이의 팔을 확 잡아 챈 야스간 인이 펄쩍펄쩍 뛰며 야단치는 소리가 귀에 넣어둔 통역기를 향해 들려왔다. 진우는 다시 한 번 저도 모르게 웃음을 짓고 말았다.

“하지만 티브리, 저 아브칠은 순한 거 같은데? 저 봐. 지금도 웃고 있잖아.”

아치라고 불린 야스간 인은 상대가 왜 그렇게 화를 내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티브리라는 이름의 인물을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아치를 보며 티브리는 답답하다는 듯이 자신의 가슴을 탕탕 치더니 상대를 한 번 째려보고는 진우를 향해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모필로 마을의 티브리라고 합니다. 저희들에게 혹시 무슨 볼 일이 있으신지요?”

진우는 그의 말을 알아들었지만, 자신의 의사를 표시할 방법이 없었다. 통역기 덕분에 상대의 말을 알아듣기는 해도 그들의 언어를 말로 하는 방법은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타르코스는 그가 야스간의 종족 가운데 하나인 것처럼 행세하기를 요구했기 때문에 언어를 변환시킨답시고 품에서 헌터 패드를 꺼낸다든가 하는 짓을 할 수는 없었다. 그는 잠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느라 티브리의 얼굴만을 멀뚱멀뚱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그런 진우의 모습을 본 아치가 티브리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아브칠은 모두 벙어리라는 말이 맞나 봐. 말을 못하는 것 같은데? 그런데 우리가 하는 말은 알아듣는 걸까?”

그러자 티브리가 급히 아치의 입을 손으로 막고는 진우를 향해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저기, 얘가 아직 어려서 잘 몰라서 그렇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저희 말을 다 알아들으시는 거죠?”

진우는 그 말에 다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듣고 있던 아치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그 모습이 너무 깜찍해서 진우는 또 웃고 말았다. 진우가 계속 웃기만 하자 다소 마음이 놓였는지 티브리가 다시 진우를 향해 물었다.

“그런데 저희가 뭐 도와드릴 일이라도 있습니까? 혹시 여기서 누굴 기다리고 계시는 건가요?”

그의 질문에 진우는 잠시 생각을 하다 자신의 배낭 위에 놓인 가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리고는 다시 마을이 있는 쪽을 향해 손짓을 했다. 그러자 티브리의 얼굴이 환해졌다.

“혹시 사냥하신 짐승들의 가죽을 저희 마을에서 파실 생각인가요? 그러시다면 제가 마을까지 안내하겠습니다.”

다행히 티브리는 진우의 손짓에 담긴 의미를 금세 알아차렸다. 진우가 그의 말에 다시 고개를 끄덕이자 아치가 다시 진우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럼 저희랑 함께 달구지를 타고 가요. 우리 팜퍼스는 힘이 좋아서 아저씨가 타도 문제가 없을 거예요.”

야스간 인은 팜플을 가족처럼 대한다고 하더니 아마 이름까지 붙여준 모양이었다. 진우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이고는 배낭을 짊어지고 그들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 달구지 위에 몸을 실었다.

두 명의 야스간 인은 진우가 자신들의 말을 순순히 따르자 신이 났는지 달구지를 몰면서도 진우에게 계속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진우는 그들의 말을 통해 지금 향하고 있는 마을의 이름이 모필로라는 것과 마을의 인구가 대략 이천 명 정도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농업과 목축을 주된 생업으로 하고 있는 곳이었다.

진우는 그 말을 들으며 그렇다면 자신의 본래 목적대로 그곳에서 식량을 구하거나 필요한 물품을 구하기 쉬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다시 얼굴 가득히 만족스러운 웃음이 떠올랐다.

============================ 작품 후기 ============================

공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진우의 향후 수련에 관한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진우의 수련에 관한 부분은 세 가지 정도의 시놉시스를 놓고 고민했습니다. 그 중 하나를 택해서 글을 썼는데 쓰면서도 내내 불편한 점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글의 분량이 과도하게 길어지는 반면 재미는 오히려 떨어지고, 전개에도 무리가 많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글을 올리면서도 내심 불안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댓글에 올라온 독자들의 견해를 보니 역시 제가 마음에 걸려하던 곳을 정확히 찔러주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결론적으로 제가 이 글을 쓸 때 제일 처음 생각했던 시놉시스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세 가지 중에 제일 먼저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게 조금 단순하다 싶어 바꿨었는데, 그러다 보니 오히려 무리한 설정이 되고 만 것 같습니다. 결국 아닌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욕을 먹더라도 처음 제가 쓰기로 했던 방식대로 쓰면서 욕을 먹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수련의 내용을 바꾸는 바람에 미리 써두었던 글은 모두 날리고 새로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마 두 편 연참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교정이나 검토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쓰면야 쓰겠지만 그건 지금까지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에 대한 도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잖아도 계속되는 오타 때문에 민망함이 많습니다.

오늘은 한 편만 올리고 내일부터 다시 연참에 들어가겠습니다. 마침 휴일이니 하루 종일 글을 쓰는 게 가능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미 쓴 글을 고치는 일이라 어제 읽으셨던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그렇게 하는 편이 더 재미있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아 자꾸 민폐를 끼칩니다. 죄송합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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