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화
진우가 자신들의 훈련 프로그램을 받아들이겠다고 하자 타르코스 소장과 콴톤 의장은 크게 기뻐했다. 그러나 이어서 그가 그 대가로 포털 제작 기술을 지구인들에게 전해달라고 하자 갑자기 난색을 표했다. 타르코스가 나서서 진우를 설득하려고 애를 썼다.
“포털 제작 기술은 지구인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과학 수준으로는 앞으로도 수백 년이 지나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짐작 되는 것이네. 그건 지나치게 과도한 오버 테크놀로지야. 지구의 문명 발달에 오히려 혼란을 줄 걸세.”
“제 생각은 다릅니다.”
진우는 타르코스 소장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했다.
“니코레임 인들이 지구에 도착해 우호적인 자세를 보였던 그날부터, 당신들이 우리에게 헌터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무중력 자동차와 같은 고도로 발달된 문명의 이기를 전했던 때부터, 이미 우리의 혼란은 시작되었습니다. 한 번 시작된 혼란을 이제 와서 뒤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저는 우리 스스로 외계 행성을 개척해 나가는 것만이 그나마 그 혼란을 최소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에게 바다를 건널 수 있는 배를 주신 것은 감사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저희 힘으로 직접 노를 저어 가겠습니다.
”
그는 잠시 말을 끊더니 이번에는 콴톤 의장에게로 시선을 향했다.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저는 토칠라크에 계속 머물면서 그곳을 찾아오는 플레비크 인들만을 상대하겠습니다. 플레비크 인들이 직접 지구로 찾아올 때를 대비해서 전 세계 모든 정부에게 제 행방을 알려둘 거예요. 그리고 니코레임에는 한 발도 들이지 않을 겁니다.”
콴톤 의장은 진우의 단호한 눈빛을 한동안 들여다보더니 체념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곧 평의회를 소집해서 자네의 제안을 논의하겠네. 일주일 안으로 결과를 알려주지.”
“의장님, 그건.”
타르코스가 급히 말리려 했지만 콴톤 의장은 손을 들어 그를 제지했다. 그리고는 웃음 띤 얼굴로 진우를 쳐다보았다.
“확실히 지구인들은 우리와는 다르군. 니코레임 인들이 지구에 와서 가장 잘 한 일이 아마도 자네의 성장을 도운 일일 것일세. 그 점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네. 자네의 뜻은 평의회에서 충분히 전하겠네.”
“감사합니다.”
* * * * *
일주일 뒤 콴톤 의장은 진우의 제안이 평의회에서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페노닉스에서는 의원들 사이에 꽤 격렬한 토의가 있었지만 콴톤 의장이 강력하게 주장해서 결국 안건을 통과시켰다.
콴톤 의장은 그 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진우에게 평의회의 표결 결과만을 이야기했다. 그리고는 그에게 깊이 고개를 숙이고는 프랑스로 돌아갔다.
타르코스는 콴톤 의장이 돌아간 뒤 자신의 방에서 진우에게 프로그램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했다.
칠백년 전에 니코레임에서 동조 단계에 오른 마스바로크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는 동조에 오르고 나서 한동안 모든 일을 제쳐놓고 지배에 들기 위한 수련에 몰두하더니 어느 날 모든 수련을 중지하고 홀연히 니코레임을 떠났다.
“나는 스스로 지배의 단계에 오를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내 뒤에 나타날 동조 단계의 헌터들을 위해 남은 인생을 바치기로 했다.”
그는 그 말을 남기고 니코레임을 떠나 백 년 동안 넓은 우주를 헤매며 있는 수많은 행성들을 방문했다. 니코레임 인들의 평균 수명이 백 오십년 정도라는 것을 감안할 때 그로서는 말 그대로 죽기 직전까지 최선을 다해 지배 단계에 오를 수 있는 실마리를 찾고자 한 것이었다.
“니코레임은 유난히 마나가 풍성한 행성이라네. 그렇다고 특별히 강력한 마수가 사는 것도 아니어서 사실 강력한 헌터가 없어도 그다지 위험한 일이 생기지 않지. 마스바로크께서는 그렇게 도전이 없고 평온한 환경이 오히려 동조 단계에 오르는 것조차도 힘들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생각하셨지. 그래서 지배의 단계에 오르려면 니코레임이 아닌 다른 행성에서 훈련을 해야 한다고 보셨어. 그것도 니코레임의 평온한 환경 탓에 태어나면서부터 몸에 배인 느긋한 타성을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가혹한 조건 아래에서 말이야.
행성을 이동하기 위한 포털 장치를 얻기 위해 가끔씩 고향별에 들르는 것을 제외하면 마스바로크는 백 년 동안 줄곧 니코레임 밖으로만 떠돌아다녔다. 그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자신이 경험했던 일들을 정리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니코레임에 돌아왔을 때에는 나이가 이미 이백 살에 이르렀을 때였다.
“마스바로크께서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일 년 동안 거처에 칩거하면서 ‘마스바로크 견문록’이라는 책을 쓰셨지. 그 책은 지금도 고위급 헌터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필독서라고 할 수 있어. 그 책에서 그 분은 다섯 곳의 행성을 지목하셨네. 그리고 지배의 단계에 들고자 하는 동조 단계 헌터라면 반드시 찾아가서 수련을 해야 할 곳이 그 행성들에 있다는 말을 덧붙였지.”
“그럼 그 마스바로크라는 분은 지배의 단계에 오르셨나요?”
진우의 질문에 타르코스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은 니코레임 행성에 너무 잘 적응한 탓에 결국 실패했다고 하더군. 그러면서 자신이 못 이룬 꿈을 나중에 나타날 다른 영웅들이 풀어주기를 바라셨네.”
마스바로크가 죽은 뒤에 이백 년에 한 명 꼴로 두 명의 헌터가 더 동조 단계에 들었다. 그들은 마스바로크가 자신의 책에서 말했던 행성을 찾아가 수련을 했다. 그러나 그들 역시 지배 단계에 오르는 데에는 실패했다.
“두 명의 영웅 모두 돌아와서는 자신이 경험했던 일들을 책으로 냈네. 그런데 삼백 오십년 전의 영웅이었던 첼스본은 수련을 마친 뒤 자신의 책에서 우리에게는 충격이라고 할 수 있는 말을 했어. 그는 니코레임에서 태어나 자란 이들은 영원히 지배의 단계에 들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네. 결국 마나가 풍부한 환경에서 태어나 자란 이들에게는 동조의 단계에 드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었지. 그 이상은 무리라는 거야. 다만 그가 자신의 책에서 마지막으로 한 말이 있네. 바로 ‘마나를 보는 자, 마나를 지배하리라’는 것이었지. 그는 니코레임 인들 가운데에서도 마나를 직접 볼 수 있는 자가 나타난다면 타고난 불리함을 이겨내고 지배의 단계에 들 수 있을 거라고 했어.”
그 뒤로도 삼백년이 넘도록 마스바로크의 견문록에 언급된 행성들을 찾는 니코레임 인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대개는 성지 순례에 가까운 방문 여행이었지만 간혹 그곳에서 어린 아이를 직접 낳아 키우려는 시도를 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오히려 더 나빴다. 그렇게 낳은 아이들은 동조는커녕 오히려 마나 각성마저 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았던 것이다.
결국 수억 년의 세월 동안 이룩된 진화의 결과를 한두 세대 만에 뒤집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하지만 그런 노력 덕분에 해당 행성들에 대한 정보는 아주 상세한 부분까지 계속 누적될 수 있었다.
“자네에게 주는 자료에는 세 명의 영웅이 쓴 책과 그동안 니코레임 인들이 그 행성들에 관해 축적한 모든 정보가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네. 그리고 이것을 받아두게. 귀에 꽂는 번역기일세.”
타르코스는 진우에게 조그만 상자 하나를 주었다. 진우가 그것을 열자 안에는 귀에 꽂는다기보다는 쏙 들어갈 것 같은 자그마한 장치가 여러 개 들어 있었다.
“앞으로 자네가 방문해야 할 다섯 곳의 행성에는 모두 문명을 건설한 종족들이 살고 있네. 행성에 따라서는 지구처럼 언어의 종류가 많은 곳도 있지. 자네가 그들의 언어로 말을 할 수는 없겠지만, 그걸 귀에 넣고 다니면 상대의 말을 알아들을 수는 있을 거야. 본래는 니코레임 언어로 번역되게 만들어졌지만 이곳에 온 뒤로 우리가 개조해서 한국어로도 통역이 되게 만들었네.”
타르코스는 진우가 상자를 품에 넣는 것을 보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플레비크 인들에게 고향별을 뺏기고 비행선으로 탈출한 뒤로 우리는 우주 공간에서 십년 동안 머물면서 니코레임을 되찾을 방법을 연구했지. 그러나 아무리 고민을 해도 결국 한 두명의 동조 단계 헌터를 길러내는 것으로는 플레비크 인들을 물리치기 힘들다는 결론에 도달했네. 게다가 우리 가운데에서는 언제 새로운 동조 단계의 헌터가 나타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
그는 말을 멈추고 자신의 두 손으로 진우의 손을 굳게 잡았다.
“그래서 우리는 비록 니코레임 인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동조 단계에 이른 플레비크의 상급 전사 서너 명을 한꺼번에 상대할 수 있는 강력한 헌터를 양성하기로 했네. 그런 헌터를 키워낼 수 있는 행성의 첫 번째 조건으로 택한 것이 마나가 전혀 없는 행성이었어. 마스바로크를 비롯한 과거의 동조 단계 헌터들이 내뱉었던 탄식을 역으로 생각하기로 한 거지. 그런 우리의 발상은 결국 들어맞았네. 자네가 나타났으니 말일세. 진우 군. 자네가 마나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나는 드디어 전설이 현실화 될 수 있을 거라는 꿈을 가질 수 있었네. 나는 자네가 그 행성들에서 수련을 마치고 나면 최소한 니코레임을 지배하고 있는 두 명의 플레비크 상급 전사들을 물리치고 니코레임을 탈환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어. 부탁하네.”
이미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결심한 터였으므로 타르코스의 부탁이 새삼스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진우는 그의 이야기를 듣자 이상하게 두려움보다는 강렬한 호기심을 느꼈다. 첫 번째로 행성을 탐사하고 돌아왔던 마스바로크를 비롯해 언급된 장소를 방문해 수련했던 동조 단계의 헌터들은 하나같이 지배 단계에 오르는데 실패했다. 그러니 그 수련들이 만만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도전하고 싶었다.
수련의 경지를 높이는 것은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았다. 단계가 오를수록 만족보다는 갈증이 더 심해지는 이상한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언제 떠나면 되지요?”
진우가 결심을 굳힌 듯 그렇게 묻자 타르코스가 대답했다.
“출발은 언제든지 할 수 있네. 자네가 준비를 갖추는 대로 포털을 열어줄 걸세. 하지만 그전에 자네한테 준 자료들을 충분히 숙지하고 출발하는 것이 좋을 거야. 첫 번째 방문해야 할 행성은 야스간이네.”
진우는 타르코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약간 굳은 얼굴로 그에게 부탁했다.
“제가 야스간으로 떠나면 그 사실을 니코레임에 있는 플레비크 인들에게 알려주세요. 그래야 그들이 지구로 저를 찾아오지 않을 테니까요.”
타르코스는 진우의 말을 듣더니 아무런 대답 없이 한동안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는 무언가 망설이는 듯하다가 결국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그렇게 하지.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주게. 자네를 만난 것은 우리 니코레임 인들뿐만이 아니라 내게도 개인적으로 큰 행운이었네. 자네와 함께 하는 동안이 내 일생 중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어. 부디 몸조심하고 무사히 돌아오게.”
진우는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 * * *
아스탄은 헌터 학교 지하에 숨겨두었던 포털을 타고 니코레임 행성에 도착하자 곧바로 예전의 관청 건물이 있던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 벨푸가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도착하던 날 벨푸를 볼 수가 없었다.
“주인님께서는 노르호지 님을 보러 가셨다. 열흘 뒤에나 오실 것이다. 너에 관한 이야기는 들었다. 주인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너는 얌전히 이곳에서 기다리면 된다.”
그를 맞이한 중급 전사가 말한 이곳은 감옥이었다. 니코레임 인들이 살던 때에 지하 창고였던 곳을 플레비크 인들이 점령한 뒤에 감옥으로 개조한 것이었다.
이곳에 오더라도 자신이 환영받지 못하리라는 것쯤은 아스탄도 예상하고 있었다. 그것을 감안해서 여러 가지로 준비해 둔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벨푸는 만나지도 못하고 생전 처음으로 감옥에까지 갇히고 나니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이곳 시간으로 열흘이면 지구 시간으로는 이십 일에 가까운 기간이었다. 진우가 이미 지구로 귀환했으니 니코레임 인들은 그를 위해 준비한 프로그램에 따라 진우를 다시 외계 행성으로 보낼 가능성이 컸다.
그는 그 프로그램의 내용을 대강은 알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진우가 앞으로 어떤 행성을 방문하게 될지는 정확하게 몰랐다. 일이 꼬이면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게 되자 그로서는 초조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아스탄이 감옥에서 끌어내어진 것은 벨푸가 노르호지를 만나 동조에 오른 지구인, 즉 진우에 대해 자세한 논의를 하고 돌아온 다음날이었다. 그 논의 결과에 따라 노르호지는 당분간 니코레임에 더 머물기로 했다.
그는 본래 슬슬 니코레임을 떠나 플레비크로 돌아가거나 다른 행성으로 거처를 옮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니코레임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두 명이 동원되기는 했지만, 본래 한 행성에 둘 이상의 상급 전사가 머무는 경우는 플레비크 말고는 없었다. 그래서 자신도 이곳은 벨푸에게 맡기고 조만간 머무는 행성을 바꾸려고 했었다. 그런데 벨푸가 말한 지구인이 니코레임으로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는 문득 호기심이 동해 마음을 바꾼 것이었다.
“네가 이곳에 온 것은 지구의 좌표와 정보를 우리에게 전하려는 것이었겠지?”
벨푸는 자기 앞에 끌려나와 무릎을 꿇고 납작 엎드린 아스탄을 보며 물었다.
“그렇습니다. 강진우라는 동조 단계의 헌터를 만나시려면 지구에 가셔야하지 않습니까? 제 자유와 생존을 약속해 주시면 지구에 관한 정보를 드리겠습니다.”
그러자 벨푸가 코웃음을 쳤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아스탄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그 정보는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었다. 우리는 더 이상 지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지 않으니까. 하지만 전에 했던 약속을 그냥 무시하기도 그러니 너에게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저, 저를 노예로 삼으시려는 겁니까?”
아스탄이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벨푸가 갑자기 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살얼음이 낀 듯한 냉정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너처럼 약해빠진 녀석을 노예로 삼아서 뭘 하려고? 솔직히 다 귀찮으니까 그냥 죽여서 치우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야. 전에 너를 만나 한 약속이 아니었다면 분명히 그렇게 했을 거다. 하지만 이제 지구의 위치에 대한 정보가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으니 그 약속을 그대로 지키기도 어려워. 마침 노르호지가 네 이야기를 듣고 너에게 관심을 보이니 그에게 보내겠다. 너에 대한 처분은 그가 결정할 거야.”
아스탄은 간이 오그라드는 심정을 꾹 참으며 최대한 낮게 움추린 채 벨푸에게 물었다.
“지구에 대한 정보의 가치가 떨어진 이유를 물어도 되겠습니까?”
그의 말을 들은 벨푸가 쯧 하고 혀를 찼다.
“네가 말한 강진우라는 자가 이미 지구를 떠나 야스간으로 간 모양이다. 그곳의 좌표는 물론이고, 앞으로의 일정까지 담은 자세한 계획을 우리에게 보냈다.
콴톤이 직접 포털을 열어 전송한 모양이더군. 하지만 아직은 그 말의 사실 여부를 분명히 확인할 수 없으니 너를 당장 죽이지는 않을 거야. 그렇더라도 나는 더 이상 네놈과 치졸한 거래를 계속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 그러니 여기서 그냥 죽든가 아니면 노르호지에게 가서 그에게 자비를 청해라. 어떻게 하겠느냐? 선택해라.
”
아스탄은 속으로 콴톤에게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욕을 하면서 고개를 땅에 처박았다.
“노르호지님에게 가겠습니다. 아량을 베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아스탄의 운명은 또 다시 하나의 언덕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