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성 헌터-126화 (126/235)

126화

의원들이 모두 지구로 돌아간 뒤에 타르코스는 잠시 이야기를 나누자는 콴톤 의장의 요청에 따라 귀환을 미루었다. 그 역시 진우가 참가했던 무투 대회 이후로 계속해서 아스탄의 일이 마음에 걸렸던 터라 이 기회에 그 문제에 관해 진지하게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콴톤 의장은 그가 고민하고 있던 그 문제를 직접적으로 꺼냈다.

“아스탄이 아무래도 염려되네.”

“어떤 점이 걱정되십니까?”

타르코스의 질문에 콴톤은 잠시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마침내 결심을 한 듯 입을 열었다.

“자네도 알겠지만 과학이 발달한 행성의 거주민들이 다른 행성을 정복한 뒤에도 굳이 거주 행성을 아예 바꾸려고 하지 않는 이유는 그럴 경우 멸종하거나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기 때문이네.”

타르코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행성이든 고유의 환경이나 조건이 다 달랐다. 그런 환경 속에서 적게는 수억 년, 많게는 수십억 년에 걸쳐 진화해 온 생명체들은 육체적인 면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진화를 거듭하며 적응해 왔다. 그런 과정에서 모든 생명체들은 행성 고유의 특성을 지니기 마련이었다.

그런 생명체들은 다른 행성으로 옮겨지면 대개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멸종하거나 새로운 형태로 진화했다. 니코레임처럼 마나가 풍부한 행성에 살던 생명체에게서는 그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문명을 발달시킬 정도의 지성체들이라면 진화를 통해 육체와 정신 모두에 걸친 적응에 실패할 경우 멸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다행히 멸종을 면하더라도 새로운 행성에 알맞은 형태로 변이하는 게 일반적인데, 그런 변이는 보통 정신적인 변이를 동반하기 때문에 적응이 끝난 후에는 이미 본래의 정체성을 유지한다고 보기 어려웠다.

자아 개념이 강한 문명 종족들은 그런 이유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 한 거주지 자체를 옮기는 것을 무척 꺼려했다.

“한 세대 정도는 괜찮겠지. 그러나 몇 세대가 지나면 더 이상 본래의 행성인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어. 우리가 지구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을 백 년으로 한정한 것은 그런 이유도 컸네. 그런데 간혹 유난히 새로운 행성에 대한 적응 능력이 큰 사람들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아스탄이 그런 경우에 속한 것 같아.”

말을 하는 콴톤 의장의 얼굴은 우려와 탄식 같은 것이 섞여 있었다. 그의 얼굴을 본 타르코스는 그동안 망설여왔던 말을 꺼내고 말았다.

“아스탄이 지구인화 한 것 같다는 말씀입니까?”

콴톤 의장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원래부터 매우 영특한 친구였네. 그래서 그런지 지구의 환경에 대한 적응 능력도 지나치게 좋은 것 같아. 지구인들은 개인주의와 이기심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말은 개인의 자유를 주장하면서도 사실은 대다수가 자신의 생존에 더 집착한다는 건 자네도 알 거야. 그렇지 않다면 오랜 옛날부터 그렇게 개인의 자유를 억누르는 강력한 권력이 끊임없이 형태를 달리하며 지금까지 존속할 리가 없잖은가. 분명히 낮지 않은 수준의 문명을 건설했으면서도 여전히 욕구에 몰두하는 동물적인 속성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는 점도 특이하지. 아마 현재의 인류가 너무 빠른 시간 동안 진화와 발전을 거듭한 탓인지도 몰라. 그런데 아스탄이 그런 지구인의 속성을 점점 닮아가는 것 같아.”

“생존을 위한 개인적인 욕구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말씀입니까?”

“그래. 그가 최근 이기적이라는 평을 듣는 일부 기업가들과 권력 지향적인 헌터들과 비교적 가깝게 지내고 있다는 얘기가 많이 들려. 아마 우리가 지구를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정착의 단계를 밟을 때를 대비한 작업이겠지. 하지만 만약 그가 현재의 상태에서 한 걸음만 더 나간다면 플레비크 인들과 직접 협상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게 내 생각이네.”

말을 하는 두 사람의 얼굴이 모두 심각해졌다. 그가 정말로 플레비크 인들과 접촉해서 이쪽의 정보를 넘겨준다면 자칫 지금까지 추진해 왔던 모든 계획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콴톤 의장이나 타르코스 소장 모두 아스탄이 이미 플레비크의 중상급 전사인 루살카와 남몰래 연락을 취하고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로서도 아스탄이 그렇게 빨리 자신의 생존을 위해 선수를 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동족의 본성을 너무 믿었던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것이 니코레임 인의 장점이자 한계였다.

타르코스는 심각하게 고민을 하다 입을 열었다.

“그럼 어떻게 합니까? 앞으로는 진우의 행적에 대한 정보를 회의 때 숨길까요? 아니면 아스탄을 구금하기라도 해야 합니까?”

관톤 의장은 타르코스의 말에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할 수는 없다는 걸 자네도 잘 알지 않는가? 공동의 관심사에 관한 것을 공개하지 않고 숨긴다거나 증거도 없이 동족을 감금하는 것은 모두 우리의 본성과 대원칙을 어기는 일이네. 그렇게까지 한다면 우리가 이 먼 행성으로 망명을 시도하면서까지 고향으로 돌아갈 계획을 진행시킬 필요가 없지. 우리는 설사 멸망을 한다고 하더라도 죽는 그 순간까지 니코레임 인으로 살아야 하네. 그런 말을 하다니. 자네도 이제 반쯤 지구인이 다 된 것인가?”

타르코스도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 역시 해 본 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답답한 마음을 숨길 수는 없었다.

“그럼 어떻게 합니까? 앞으로 아스탄만 회의에서 제외시킬 수도 없지 않습니까?”

“숨기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가야지. 동조 단계의 헌터를 훈련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 승인되었으니 앞으로는 그를 되도록 외계 행성에서만 머물게 하는 수밖에 없어. 진우 군이 지구에 머무는 기간을 최대한 줄여야 하네. 그가 지구에 머물고 있지 않다면 플레비크 인의 특성상 그를 직접 찾아가지 지구로 쳐들어오지는 않을 걸세. 그들이 기껏해야 최상급 헌터에 불과한, 그들의 분류에 따르면 상급 전사에도 이르지 못한 우리들을 없애러 지구로 오지는 않을 거야. 이곳은 마나가 전혀 없어 그들로서도 살기 어려운 행성 아닌가.”

“하지만 그건 진우 군에게만 너무 희생을 강요하는 방법입니다. 만약 상급 전사 둘이 한꺼번에 덤빈다면 현재의 진우 군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저희는 지구인에게 그런 희생을 강요할 자격이 없습니다.”

타르코스의 반박에 콴톤 의장도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알아. 그러니까 진우 군이 이번에 지구로 귀환하면 솔직히 다 털어놓고 협조를 부탁하는 수밖에. 만약 그가 거절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자네 말마따나 우리는 그에게 부탁을 할 수는 있지만 강요할 수는 없으니까. 애초에 우리의 계획 자체가 모두 몰살하느니 차라리 실날같은 희망에라도 최후의 기대를 걸자는 몸부림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잖은가. 선택은 진우 군의 몫이네.”

니코레임 인들은 오랜 기간 동안 지구인을 관찰해 왔다. 그 결과 이익을 대가로 그들을 설득하는 방법은 너무 위험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얼핏 보면 그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처럼 보였지만 이익은 욕심에 기반하는 것이었다. 그들이 살펴본 바에 따르면 지구인들의 욕심은 무한 증식하는 미생물처럼 한 번 충족이 되더라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욕심을 만들어내는 속성이 있었다.

처음부터 이익을 대가로 내놓다 보면 결국은 그들이 더 이상 내놓을 것이 없을 때까지 지구인들의 요구는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결국 니코레임인들은 이익과 이익을 맞바꾸는 교환을 시도하는 방식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지구인들과 니코레임 인들은 근본적으로 가치에 대한 관념 자체가 달랐다. 그런 두 행성 사이에서 서로가 줄 수 있는 이익이나 가치를 담보로 한 거래는 오히려 오해와 분쟁을 낳을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그들은 처음부터 지구인들에게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은혜를 베풀기로 했다. 지구인들로서는 꿈도 꾸지 못하던 선물을 먼저 주자. 그들의 문명이 정상적으로 발전하는 것을 비틀거나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줄 수 있는 것을 먼저 주자. 그렇게 해서 니코레임인들은 지구인들에게 새로운 과학 기술과 마나를 체화해서 헌터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전자는 그들의 선물이었고, 후자는 그들의 소망을 담은 핵심적인 계획이었다.

니코레임 인들은 지구인으로서 헌터가 되는 사람 중에 동조의 단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이가 나타나면 그에게 솔직하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어찌 보면 아주 수동적인 방법이었지만 그들이 판단하기에는 그것이야말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계획이었다.

만약 동조 단계에 든 헌터가 진심으로 자신들을 돕겠다고 하지 않고 거래를 청해 오면 그때 가서 협상을 시도하는 것이 차라리 나았다. 그렇지 않고 사전에 줄 수 있는 패를 모두 꺼내 놓으면 오히려 감당할 수 없는 요구를 해 올 가능성이 훨씬 커질 게 분명했다. 그리고 지금은 먼저 솔직하게 도움을 요청할 때였다.

콴톤 의장의 말이 끝나자 타르코스가 다소 불만이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아스탄은 당분간 그대로 둡니까?”

“아니야. 지금까지는 동족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되도록 그의 의사를 존중하는 입장을 취해왔지만 계속 그대로 둘 수는 없겠지. 회의에 참석하는 걸 막을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는 그에 대한 감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걸세. 니코레임 인 모두의 소망이 담긴 계획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감시가 시작되면 설사 그가 간이 포털 장치를 이용해서 다른 행성으로 가더라도 최소한 그의 행적 정도는 파악할 수 있을 거야. 우리도 대비할 것은 대비해야지.”

확실한 대비책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타르코스는 콴톤 의장의 말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의 방법을 요구한다면 그것은 니코레임 인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방식이었다. 콴톤 의장의 말마따나 그럴 거라면 애초에 이렇게 고민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  * * * *

페노닉스 행성에서 있었던 긴급회의에서 돌아온 아스탄은 며칠 후 다시 지구를 떠나 영국이 관리하는 킹스글로리 행성으로 향했다. 명목은 휴가였다.

그는 킹스글로리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다음날 혼자서 며칠 동안 근처의 절경을 구경하겠다며 무중력 자동차를 몰고 나가 버렸다. 하루 동안 직접 무중력 자동차를 몰아 기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이동한 그는 인적이 닿지 않는 곳에 도착하자 간이 포털 장치를 설치했다.

거기서 그는 지구인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새로운 행성으로 이동했다.

아스탄은 새 행성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또 하나의 간이 포털 장치를 설치했다. 그리고는 지금은 플레비크 인들이 점령한 그의 고향 니코레임 행성에 있던 고정 포털 장치를 목표로 하나의 메시지를 전송했다. 그는 포털을 통해 종이에 플레비크 어로 쓴 글을 보낸 뒤 그곳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시작했다.

플레비크 인들이 니코레임을 점령한 뒤 고정 포털을 그냥 두었을지 아니면 없애버렸을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그는 일주일 동안 연락을 기다리고, 그때까지 소식이 없으면 이번 계획을 포기할 생각이었다.

메시지를 보낸 뒤 사흘이 지났을 때 그가 야영을 하고 있던 곳 부근에 포털이 열리더니 그곳에서 플레비크 인 세 명이 걸어나왔다. 그 중 한 명은 아스탄도 잘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그는 세 명의 플레비크 인들 가운데 가운데에 있는 인물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니코레임 행성 사람인 아스탄이 플레비크의 상급 전사인 벨푸님을 뵙습니다.”

아스탄의 인사를 받은 벨푸가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나에게 메시지를 전한 자가 너인가? 지구인 가운데 동조 단계에 들어선 자가 있다고 했는데 그게 사실인가?”

아스탄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자신을 쏘아 보는 그의 두 눈에 어린 기세에 자신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들고 만 것이었다.

그는 수십 년 전에 보았던 벨푸의 전투 장면을 떠올렸다. 그와 또 다른 상급 전사의 협공 아래 자신들의 영웅이었던 레비스가 쓰러지던 모습을 아스탄은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네. 그렇습니다. 본격적으로 헌터 수업을 받기 시작한 뒤 고작 3년 밖에 되지 않은 자입니다.”

아스탄의 말을 들은 벨푸의 눈살이 살짝 찌푸려졌다.

“뭐라? 고작 3년? 지금 그 말같지 않은 농담을 나보고 믿으라는 건가? 우주에 있는 어떤 행성의 종족도 3년만에 상급 전사가 될 수는 없다. 메시지에 있는 네 말이 제법 신빙성이 있다고 해서 일부러 왔는데 아무래도 헛수고를 한 것 같군.”

벨푸의 몸에서 사나운 기세가 일어나 아스탄을 덮쳤다. 아스탄은 하마터면 뒤로 물러나려는 몸을 간신히 버틴 채 떨어지지 않는 입을 억지로 열어 말을 이었다.

“지구의 시간으로 3년입니다. 니코레임이나 플레비크의 시간으로는 1년 반이 조금 넘습니다.”

벨푸의 얼굴에 허탈과 짜증이 뒤섞인 표정이 떠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손을 들었다. 상대를 죽일 결심을 한 것이다.

“증거가 있습니다. 증거를 보시고 처분을 결정해 주십시오.”

올라갔던 벨푸의 손이 뚝 멎었다. 그러자 아스탄이 재빨리 헌터 패드를 내밀어 하나의 동영상을 띄웠다. 거기에는 진우가 마나로 이루어진 구체에 휩싸였다가 그것을 흡수하는 장면이 재생되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있는 벨푸의 표정이 시시각각으로 변했다. 재생이 모두 끝나자 벨푸가 다시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저 자는 몇 개의 마나 크리스털을 흡수한 건가?”

“저희는 최소한 3개를 흡수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거짓말!”

벨푸는 갑자기 버럭 고함을 질렀다.

“플레비크의 상급 전사도 보통의 마나 크리스털이라면 2개까지 흡수하는 게 한계다. 그 이상의 마나 크리스털을 흡수한 자가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 그런데 뭐? 3개가 최소라고? 네놈 속셈이 도대체 뭐냐? 왜 그따위 거짓말을 하는 거지? 죽을 때까지 처참한 고통에 시달리고 싶으냐?”

아스탄은 그 자리에 넙죽 엎드려 자신의 말을 믿어달라고 애걸하고 싶은 것을 꾹 참고 다리에 힘을 주었다. 여기서 엎드린다면 자신이 굳이 목숨을 걸고 여기까지 와서 이들을 부른 이유가 무의미해졌다.

“제가 고작 헛소리나 하려고 플레비크의 상급 전사인 벨푸님을 여기까지 오시게 만들었겠습니까? 제 말은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단 하나도 농담이나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믿어주십시오.”

벨푸는 거의 비장함에 가까운 아스탄의 얼굴을 한참동안 들여다보았다. 아스탄에게는 피가 마르는 시간이 지난 뒤 드디어 그가 입을 열었다.

“좋다. 일단 네 말이 모두 사실이라고 치자. 하지만 이상하군. 내 얼굴을 알고 있다는 건 네놈이 예전에 니코레임에서 탈출한 무리들 가운데 한 명이라는 뜻인데, 이제와서 이런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이유가 뭐지? 나에게 바라는 게 뭐냐?”

아스탄은 드디어 승부수를 던질 때가 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들키지 않게 심호흡을 한 뒤 자신이 그동안 계속 하고 싶었던 말을 던졌다.

“제 자유입니다. 니코레임에서 종속의 낙인을 찍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게 제 소망이고, 현재 니코레임을 지배하고 있는 벨푸님에게 바라는 것입니다.”

외계 행성의 넓은 초원에 한동안 숨막히는 침묵이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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