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화
진우가 멀찌감치 바이크를 세워 놓고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발견한 것은 처음 보는 괴생물체가 마나 크리스털에게 일방적인 공격을 당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토칠라크에 생물이 있어?”
토칠라크에 도착한 이래로 처음 보는 움직이는 생물체였다.
“여기는 식물 밖에 없다고 했는데?”
하지만 진우는 곧 자신의 생각을 수정했다.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장소 부근에 흩어져 있는 잔해로 볼 때 공격을 받고 있는 상대는 몇 개의 과학적 장비를 가지고 있던 것으로 보였다.
지구의 그것과는 모양이 달랐지만 부근을 감시하거나 촬영하는데 쓰인 것으로 짐작되는 드론의 잔해가 흩어져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전투 장소 가까이에는 무중력 탈 것이 분명한 장치가 땅에 처박혀 있었다. 주변을 살피던 진우의 눈이 앞면이 거의 부서진 그 무중력 이동 장치 옆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짐칸에 실려 있다 떨어져 나온 듯한 배낭이 뒹굴고 있었다.
“간이 포털 장치로군.”
배낭의 찢어진 틈으로 그 역시 잘 아는 장비가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간이 포털 장치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마나 크리스털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있는 저 괴상한 생물이 토칠라크의 생물이나 원주민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괴생물체는 자신처럼 포털을 이용해 다른 행성으로부터 온 자가 분명했다.
“간이 포털 장치가 우주 공통 양식이던가?”
괴생물체는 진우가 니코레임 인 외에는 생전 처음 만나는 새로운 외계인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간이 포털 장치의 모양이 자신이 지구에서 많이 보았던 니코레임 인들의 그것과 너무나 유사했다. 진우는 그 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상대는 2m 정도의 키에 짙은 갈색의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정수리 부근까지 길쭉하게 솟아오른 귀의 한쪽은 반쯤 잘려 있었고, 납작한 코에 가늘지만 매섭게 보이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 온몸을 뒤덮고 있는 잘 발달된 근육과 손에 들고 있는 커다란 칼을 놀리는 솜씨로 볼 때 직업적인 전사나 군인 같았다.
“도와줘야 하나?”
칼에 맺힌 마나의 양이나 몸의 움직임, 공격을 이겨내는 방어력 등으로 볼 때 헌터로 치면 최소한 상급은 충분했고, 최상급에는 조금 미치지 못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미 싸움이 오래 되었는지 몸 여기저기에 제법 깊은 상처를 입고 있었다. 사방에서 폭풍처럼 몰아치는 마나 파편의 세기도 점점 막바지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본격적인 싸움이 진행된 시각부터 따져도 최소한 십 분 이상이 지난 것 같았다.
마나 크리스털과 한 번 싸웠던 경험이 있는 진우가 보기에는 더 이상 시간이 지나면 놈이 고도를 낮춰서라도 강제적으로 파편의 공격 강도를 높이려고 시도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이미 더 이상 견디기는 어려워 보이는데?”
상대는 진우처럼 마나를 보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마나 탐지 능력을 이용해 간신히 위험한 공격은 막거나 피하고 있었지만 그것도 거의 한계에 다다른 듯했다.
진우가 지켜보고 있는 사이에도 괴생물체의 몸에 나는 상처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었다. 온몸에서 초록색 피가 흘러나와 땅바닥에 작은 피 웅덩이가 만들어졌을 정도였다.
지구인이라면 이미 출혈로 인해 죽었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태였다.
진우는 바이크에서 가져온 활을 꺼내들었다. 마나 크리스털의 바로 밑이었다면 녀석의 공격 때문에 화살을 명중시키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곳과는 제법 멀리 떨어져 있었다.
희미한 구름 모양으로 하늘에 떠 있는 마나 크리스털의 형태로 볼 때 화살이 효과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을지는 불분명했다. 하지만 그는 일단 공격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진우는 화살 끝에 강력한 폭발형 마나를 실었다. 그는 있는 힘껏 활을 잡아당긴 상태에서 유도 화살용 마나 실을 길게 뽑아 하늘에 떠 있는 구름 형태의 마나 크리스털에 가져다 붙였다.
그가 보낸 마나 실이 놈의 가장자리에 다다르자 다행히 그냥 통과하지 않고 멈추는 게 보였다. 진우의 마나를 느꼈는지 마나 크리스털이 흠칫하고 몸을 떠는 것이 느껴졌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인사를 하마.”
마나 크리스털의 공격을 받고 있던 괴생물체가 기어코 목이 잘리며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확인한 진우는 혀를 차며 화살을 쏘았다. 그가 시위를 놓자 강력한 마나가 실린 화살이 말 그대로 쏜살같이 마나 크리스털을 향해 날아갔다.
쾅
마나 크리스털의 본체가 있던 상공 1Km 정도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의 여파 때문에 놈의 본체가 살짝 옆으로 밀려나는 것이 보였다.
“너도 보기에만 투명하지 형체마저 없는 건 아니라는 말이지?”
진우는 화살을 날리는 것과 동시에 이미 검을 뽑아들고 전속력으로 전투가 벌어지고 있던 장소를 향해 달려고 있었다. 이미 예상하고 있던 일이기는 했지만, 그가 날린 화살은 마나 크리스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는 못한 것 같았다. 그러나 어느 정도는 충격을 받은 듯, 놈이 고도가 약간 낮아지면서 남아 있던 마나 파편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녀석은 진우가 달려오는 것을 감지하고는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자리를 뜨려고 하였다. 놈의 몸체가 본래 있던 자리를 벗어나 고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어림 없다.”
진우는 토칠라크에 도착한 이래 처음으로 허리에 매고 있던 반중력 벨트를 작동시켰다. 그 동안은 자신의 마나 운용 능력으로 토칠라크의 중력에 적응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자 반중력 벨트를 착용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마나 크리스털과의 첫 싸움 이후로 생각을 바꾸어 바이크의 배낭 속에 넣어두었던 반중력 벨트를 다시 꺼내어 찼다.
간섭을 시도하기에는 너무 높이 떠 있는 마나 크리스털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반중력 벨트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서였다.
진우는 마나 크리스털과의 거리가 좁혀지자 반중력 벨트의 출력을 최대한 높였다. 순식간에 몸에 가해지는 중력의 크기가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몸이 가벼워지면서 앞으로 달려가던 그의 속도가 순간적으로 빨라졌다.
“하압.”
힘찬 기합소리와 함께 땅을 박차자 진우의 몸이 마치 하늘을 향해 쏘아올린 포탄처럼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마나 크리스털을 향해 날아갔다. 녀석은 설마 진우가 그렇게 높은 곳까지 뛰어오를 줄은 몰랐는지 아직도 주춤거리며 느리게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 둘 사이의 거리가 급격하게 좁혀졌다.
* * * * *
마나 크리스털과의 거리가 확실히 100m 안으로 좁혀졌다는 생각이 들자 진우는 바로 놈의 본체에 마나 간섭을 시도했다. 마나 크리스털을 포함하여 그 부근의 마나가 살얼음이 끼듯 얼어붙는 것이 느껴졌다.
‘시간이 문제군.’
몸에 가해지는 중력을 최대한 줄였으므로 하강 속도 역시 훨씬 느려지기는 했다. 하지만 중력이 줄었다고 해서 진우가 언제까지나 새처럼 허공에 떠 있을 수는 없었다. 몸이 다시 떨어지기 전에 마나 간섭을 통해 놈의 마나를 최대한 동결시키고, 동시에 주변의 마나를 움직여 마나 크리스털을 지상으로 밀어내야 했다.
녀석과의 거리가 다시 멀어지기 전까지 마나 간섭이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자신에게 승산이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놈은 다시 멀리 도망가 버리고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진우는 최대한 정신을 집중시켜 마나 크리스털은 물론 놈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마나를 조정했다. 놈의 주변에서 간섭을 받아 굳어있던 마나들이 마나 크리스털을 지상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녀석은 깜짝 놀라 자신을 아래로 밀어붙이는 마나에 필사적으로 저항하려 했지만, 본체가 가지고 있던 마나마저 이미 진우의 간섭을 받아 굳어버린 상태라 효과적으로 버텨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진우의 몸이 서서히 지상을 향해 낙하하는 것과 함께 마나 크리스털 역시 땅으로 계속 밀려 내려가기 시작했다.
진우는 자신과 마나 크리스털 사이의 거리가 다시 멀어지기 전에 녀석의 본체를 최대한 지상 가까이까지 밀어내고 싶었다. 하지만 역시 그의 몸이 땅에 떨어지는 것이 먼저였다. 잠시 좁혀졌던 둘 사이의 거리는 진우의 하강 속도가 점차 빨라지면서 다시 멀어지고 말았다.
그와 함께 마나 간섭을 통해 놈의 몸을 밀어내던 힘도 자연스럽게 풀리고 말았다.
진우가 간섭을 통해 가하던 힘이 풀리자 마나 크리스털은 황급히 하늘 높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나가 굳어버렸던 충격이 아직 채 풀리지 않아 그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어림없다.”
진우는 발이 땅에 닿자마자 다시 놈을 향해 수직으로 도약했다. 마나 크리스털은 어떻게 하든 진우를 뿌리치려고 했지만 본래의 높이에 채 도달하기도 전에 진우의 간섭이 다시 시작되었다. 녀석의 몸이 주춤하더니 도로 밑으로 끌어내려지기 시작했다. 둘 사이의 지루한 싸움이이 시작되었다.
얼핏 보아서는 마치 제자리 뛰기를 반복하는 듯한 모양새여서, 별로 보기 좋은 광경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옆에서 보고 있는 입장이었다면 하늘 위로 날아가는 끈 떨어진 풍선을 잡으려고 제자리 뜀을 하며 팔짝거리는 어린 아이의 몸부림 같은 짓이었다. 하지만 정작 마나 크리스털을 잡으려는 진우의 입장에서나, 그를 뿌리치고 도망가려는 놈의 입장에서나 필사적인 싸움이 계속되고 있었다.
“됐다.”
진우가 한 번씩 도약해서 떨어질 때마다 조금씩 마나 크리스털의 본체가 밑으로 끌어내려졌다. 그러다 어느 순간 진우의 몸이 마나 크리스털을 지나 오히려 그보다 더 높은 곳까지 치솟아 올랐다. 진우는 떨어져 내리는 순간을 이용하여 놈의 본체에 최대한 강력한 마나 간섭을 시도했다.
둘 사이의 거리가 아주 가까워지면서 진우의 간섭이 강력해지자 희미한 구름처럼 보이던 마나 크리스털이 드디어 투명한 결정의 형태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진우는 놈의 곁을 지나는 순간 두 손에 마나를 잔뜩 불어넣고 놈의 본체를 꽉 움켜쥐었다. 하지만 그건 실수였다.
“아악.”
녀석의 본체를 손으로 쥐는 순간 마치 벼락을 맞은 듯한 강력한 충격이 온몸을 강타했다. 마나 크리스털의 본체에서 엄청난 양의 전기가 발생해 진우의 손을 따라 몸속으로 흘러 들었던 것이다.
예상치 못한 공격이었다. 진우는 하마터면 놈을 놓칠 뻔 했으나 이를 악물고 손을 떼지 않았다.
머리카락이 올올이 곤두서고 온몸의 근육이 마치 불에 올려놓은 오징어처럼 비틀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는 눈앞이 아득해지는 충격에 입을 딱 벌렸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두 손은 여전히 형체를 드러낸 마나 크리스털을 꽉 붙잡고 있었다.
‘이번에 놓치면 두 번 다시 기회가 없을 거야.’
몸속의 마나를 모조리 끌어올려 온몸을 헤집는 전기의 충격을 최대한 버텨냈다. 그러는 동안에도 둘의 몸은 점점 빠른 속도로 지상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떨어져 내리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마나 크리스털의 저항도 격렬해졌다.
놈은 진우에게 전기를 내뿜는 것도 모자라 본체를 부들부들 떨며 어떻게 하든 그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쳤다.
쿵
드디어 그의 몸이 땅으로 거칠게 떨어졌다. 아무리 중력을 최대한 줄였다고는 하지만 지상에서 수백 미터 이상 높은 곳에서 떨어져 내린 충격은 작지 않았다.
정상적인 착지였다면 별 문제가 없었겠지만 전기 충격으로 인해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다. 진우는 떨어지는 순간 땅바닥을 구르면서 순간적으로 마나 크리스털을 움켜쥐었던 손을 놓고 말았다.
“으윽.”
그는 신음을 내뱉는 와중에도 다시 손을 뻗쳐 마나 크리스털을 잡으려고 하였다. 하지만 녀석은 이미 진우의 손이 닿지 않는 범위까지 상승해 있었다. 느리기는 하지만 조금씩 힘을 회복하는지 마나 크리스털은 점점 하늘 위로 올라가는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
“안 돼.”
진우는 속이 뒤집히는 것 같은 충격에 기절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최대한 정신을 집중해서 다시 놈에게 마나 간섭을 시도했다. 간신히 진우의 손을 벗어나 도망가던 녀석이 지상 50m 부근에서 우뚝 멈춰 섰다.
놈의 본체가 부르르 진동하는 것이 보였다. 그때부터 진우와 마나 크리스털이 두 번째 싸움이 시작되었다.
* * * * *
진우는 전기 충격으로 인해 몸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마나 크리스털 역시 괴생물체와 벌였던 한 번의 싸움으로 인해 적지 않게 자신의 능력을 소진한 상태였다. 게다가 진우의 마나 간섭 능력은 녀석으로서도 처음 겪는 강력한 것이었다.
끌려 내려가는 것은 간신히 면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다시 올라가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버티는 것이 고작이었다. 진우 역시 놈을 다시 끌어내리기에는 힘이 벅찼다.
그런 대치 상태가 한동안 계속되었다. 마나 크리스털과 진우 모두에게 힘겨운 싸움이었다.
서로 온 힘을 다해 버티는 상태가 30분가량 지날 무렵 진우의 눈이 문득 자신이 주저앉아 있던 자리 옆을 향했다. 손을 뻗으면 간신히 닿을 만한 거리에 붉은 마나 크리스털이 땅에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아까 땅에 떨어지던 충격 때문에 주머니에서 빠져나온 모양이네.’
마나 크리스털과의 첫 번째 싸움으로 인해 장신구에서 빠져나온 두 개의 크리스털을 진우는 그동안 계속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녔었다. 그런데 워낙 높은 데에서 떨어지면서 땅바닥을 구르는 바람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붉은 크리스털이 주머니에서 빠져나왔던 것 같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진우는 한 손을 뻗쳐 붉은 마나 크리스털을 쥐고는 다른 주머니에 있던 푸른 마나 크리스털을 마저 꺼냈다. 두 개의 마나 크리스털을 양 손에 나눠 쥔 그는 최대한 정신을 집중시킨 상태에서 교감을 시도했다.
‘도와 줘.’
마음 속으로 간곡하게 도움을 호소했다. 녀석들은 곧 진우의 호소에 반응했다. 두 마나 크리스털이 진우의 마나를 조정하더니 곧바로 음과 양의 마나로 분리하기 시작했다.
‘어? 이건 아닌데.’
마나를 음과 양으로 분리하는 것은 평소 명상 훈련에 들 때마다 진우가 반복하던 일이었다. 두 마나 크리스털은 진우의 호소에 응답하기는 했으나, 하필이면 평소의 수련 때 하던 방식대로 마나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일시적으로 몸 속의 마나가 가진 힘을 약화시키는 작용을 했다.
그 바람에 잠시 진우의 마나 통제력이 약해지면서 허공에 떠있는 투명한 마나 크리스털에 대한 간섭이 약해졌다. 놈의 고도가 조금 더 높아졌다.
진우가 다급하게 나뉘어졌던 마나를 다시 합치려고 하자 다행히 가슴 속에 있던 와카반의 마나 기관이 활동을 시작했다. 녀석은 둘로 나뉜 진우의 마나를 강제로 합하더니 그것을 빠른 속도로 전신에 돌리기 시작했다.
예상 밖의 마나 흐름에 잠시 당황하는 듯하던 두 손의 마나 크리스털들은 곧 새로운 흐름에 동조하여 진우의 마나 흐름을 적극적으로 돕기 시작했다. 마나 크리스털에 대한 진우의 간섭이 다시 강화되었다.
고도를 조금씩 상승시키고 있던 놈의 본체가 다시 멈춰서더니 이번에는 거꾸로 밑으로 당겨지기 시작했다.
진우는 허리에 차고 있는 검의 손잡이를 열어 금색 마나 크리스털을 마저 꺼내 놓았다. 벌어지고 있던 상황을 느끼고 있었던지 곧바로 그의 옷 속으로 들어와 배꼽 부근에 철썩 달라붙었다. 그런데 그 모양이 평소와 같은 얇은 천이 아니라 동그란 구슬 형태였다.
호두알만한 구슬로 변한 녀석은 배꼽 부근에 달라붙자마자 진우의 마나 흐름을 맹렬하게 증폭시키기 시작했다. 허공의 마나 크리스털이 밑으로 당겨지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진우와 놈의 싸움이 세 번째 단계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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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조금 풀렸습니다.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