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성 헌터-98화 (98/235)

98화

선공은 언월도를 든 장신의 남자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자신의 언월도를 어깨 뒤로 크게 휘두르더니 곧바로 최현을 향해 내려치며 달려들었다. 최현은 앞으로 나서며 대도를 들어 그의 언월도를 막았다.

최현의 대도와 사내의 언월도가 강한 쇳소리를 내며 부딪쳤다. 두 사람의 팔뚝에 굵은 힘줄이 돋아났다.

“상급에 든 지 오래되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제법이군.”

장신의 사내가 최현과 도와 도를 맞댄 채 비틀린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누구 덕에 마나 운용 능력이 많이 늘어서 말이야.”

최현도 마주 웃어주며 대답했다.

도를 맞댄 채 나누었던 짧은 대화가 끝나자 두 사람은 입을 꾹 다물고 맹렬하게 서로의 무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캉, 캉, 캉.

장신의 사내는 무거운 언월도를 마치 나무 몽둥이를 휘두르듯 자유자재로 놀렸다. 무겁고 긴 무기였는데도 언월도가 움직이는 속도는 보통의 박도를 휘두르는 것과 다름이 없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했다. 하지만 최현 역시 대도에 마나를 강하게 실어 그것을 일일이 막아냈다.

간결하면서도 힘이 실린 움직임이었다. 그러면서 간간이 상대의 안쪽으로 파고들며 짧지만 날카로운 공격을 가했다. 최현의 그런 움직임은 장신의 사내가 긴 무기를 이용해 거리의 우위를 점하는 것을 효율적으로 봉쇄했다.

최현과 장신의 사내가 치열하게 접전을 펼치고 있는 동안 진우는 얼른 주변 상황을 살폈다. 하급 헌터로 보이는 한 명은 활을 들고 최현과 진우를 노리고 있었고, 나머지 네 사람은 검과 도, 도끼, 창 등의 무기를 들고 진우와 최현을 향해 조금씩 다가서고 있었다.

“일부러 우리를 쫓아온 거라면 분명히 나에 대해서도 듣고 왔을 텐데, 내가 상급 헌터라는 게 그렇게 믿기지가 않던가?”

진우는 공식적으로 더블형 상급 헌터로 알려져 있었다. 헌터 카드에도 그 점이 분명히 표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직접 겪어보기 전에는 그 점을 잘 믿지 않았다. 그걸 믿기에는 진우의 나이가 너무 어렸기 때문이었다.

“굳이 믿어달라고 하고 싶지는 않지만, 자꾸만 이런 시비가 생기는 것은 곤란하지.”

진우는 언월도를 든 장신의 사내를 제외한 나머지 전부가 포위를 하듯 거리를 좁혀 들어오는 것을 보자 일단 손에 들었던 검을 다시 검집에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만일을 대비해 가지고 나왔던 활을 꺼내들었다. 접혀 있던 진우의 활이 가벼운 손짓을 따라 활짝 펴지자 박도를 들고 있던 말상의 중급 헌터가 급하게 소리쳤다.

“어린 놈을 먼저 해치운다.”

그 말과 함께 네 명의 헌터가 신속하게 진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활을 들고 있던 하급 헌터도 박도를 든 사내의 말과 함께 시위를 힘껏 당겼다.

“늦었다.”

진우의 손에서 속사가 펼쳐졌다. 다섯 발의 화살이 순식간에 진우를 둘러싸고 있던 헌터들을 향해 날아갔다. 진우를 향해 달려들던 사내들은 어쩔 수 없이 달려들던 걸음을 멈추고 황급히 들고 있던 무기를 휘둘러 날아오는 화살을 막았다.

진우의 속사는 보통의 궁수들이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속도의 연속 사격이 가능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화살에 강한 마나를 실을 수는 없었다. 화살이 날아가는 속도도 아주 빠르지는 못했다.

그 때문에 달려들던 세 명의 중급 헌터들은 간발의 차이지만 진우의 화살을 막거나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활을 들고 있던 사내를 포함해 두 명의 하급 헌터들은 중급 헌터들만큼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컥.”

활을 들고 있던 사내가 들고 있던 활을 놓치고 어깨를 움켜쥐었다. 그의 어깨 부근에 진우가 쏜 화살이 깊숙이 박혀 있었다. 진우를 향해 겨냥하고 있던 사내의 활이 힘없이 땅에 떨어지면서 시위에 걸려 있던 화살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다른 한 명의 하급 헌터는 활을 든 사내보다 거리가 가까웠다. 그는 미처 반응도 해보기 전에 허벅지에 진우의 활을 맞고는 달려들던 자세 그대로 앞으로 나뒹굴고 말았다.

나머지 세 명의 중급 헌터들은 진우의 엄청난 속사를 막아내느라 잠시 움찔했지만 자신의 동료들이 쓰러진 것을 보더니 곧바로 이를 악물며 진우를 향해 재차 덤벼들었다.

진우는 들고 있던 활을 옆으로 던져버리고 다시 검을 꺼내들었다. 그의 얼굴에 차가운 미소가 피어올랐다.

세 명의 중급 헌터들은 진우를 가운데 두고 세 방향에서 동시에 덤벼들었다. 진우는 그들의 공격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정면에서 검을 뽑아들고 달려드는 헌터들 향해 크게 걸음을 내딛었다. 상대의 검이 진우의 가슴을 향해 곧게 찔러 들어왔다.

진우의 검이 상대의 검에 비스듬히 부딪혀 그것을 흘려내었다. 그와 동시에 정면에서 왼쪽을 향해 휘둘러졌던 검이 충돌의 반동을 이용해 방향을 바꾸면서 공격하던 사내의 허리를 베고 지나갔다.

“윽.”

정면의 사내가 고통으로 얼굴을 찌푸리며 몸을 비틀하는 사이에 그의 몸 뒤로 돌아간 진우가 사내의 등을 발로 차서 밀어버렸다. 진우의 뒤에서 달려들던 두 명의 중급 헌터 가운데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치우친 방향에서 달려들던 한 사람이 엉겁결에 자신에게로 밀려오는 동료의 몸을 붙잡았다.

그 사이에 진우는 나머지 한 명의 중급 헌터에게로 짓쳐 들었다.

세 명이 협공하던 상황에서 졸지에 진우와 일대일로 맞서게 된 상대가 눈을 부릅뜨며 손에 들고 있던 도끼를 휘둘렀다. 상대의 도끼에 맺힌 검붉은 색의 마나가 진우의 눈에 뚜렷이 보였다.

무거운 도끼와 가벼운 검이 부딪혔는데도 오히려 도끼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허공으로 밀려 올라갔다. 그 사이 진우의 검이 도끼를 든 상대의 어깨를 빠르게 찔렀다가 빠져나왔다.

“아악.”

제법 탄탄한 몸집을 하고 있던 상대가 짧은 비명을 지르며 쥐고 있던 도끼를 놓치고는 허겁지겁 뒤로 물러났다. 그 사이에 동료의 몸을 붙잡았던 다른 한 명인 말상의 중급 헌터가 진우의 등 뒤를 향해 박도를 내려치며 달려들었다.

“합.”

기합을 지르며 덤벼드는 상대를 향해 빙글 돌아선 진우의 검이 내려치는 상대의 박도 옆면을 강하게 때렸다.

뒤에서 덤벼들던 사내의 박도가 진우의 검에 맞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손에서 벗어나 멀리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순간 진우의 검이 달려들던 사내의 목젖을 지그시 눌렀다.

“더 할 텐가?”

진우가 순식간에 다섯 명의 헌터들을 무력화시키자 최현과 장신의 사내도 싸움을 멈추고 뒤로 물러섰다. 진우가 앞에 있는 사내의 목젖에 검을 댄 채로 언월도를 들고 있는 장신의 사내를 쳐다보았다.

상대 일행 중에 유일한 상급 헌터였으니 그가 일행을 이끄는 입장에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진우의 질문도 당연히 장신의 사내를 향한 것이었다. 그런데 사내의 표정이 복잡했다.

그의 표정을 확인한 진우의 눈매가 꿈틀거렸다.

‘망설여?’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든 진우는 주변을 향해 마나를 퍼트렸다. 그러자 그의 감각에 이백여 미터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사람의 기척이 느껴졌다. 순간 머리를 스치는 생각에 진우는 고개를 들어 허공을 살펴봤다.

오른쪽으로 조금 멀리 떨어진 키 큰 나무의 가지 사이로 몸을 살짝 숨긴 비행 드론이 떠 있었다. 짐작이 맞았다.

‘이 자식들이.’

진우는 입술을 깨물고 앞에 있던 말상 사내의 관자놀이에 강한 일격을 먹였다.

퍼억

사내의 눈이 풀리면서 그대로 기절해서 넘어졌다. 박도를 들었던 사내를 쓰러트린 진우는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던져 놓았던 활을 집어 들었다. 진우가 활을 들어 자신을 겨누는 것을 본 비행 드론이 눈치를 챘는지 가지 사이에서 빠져나와 빠르게 도망가기 시작했다.

“늦었다.”

진우는 마나의 실을 길게 늘여 비행드론에 붙였다. 유도 화살이었다. 마나의 실을 이용해 목표물을 고정시키는 속도가 과거보다 훨씬 빨라졌다. 시위를 놓자 진우의 손을 떠난 유도 화살이 지그재그로 비행하며 도망가는 드론을 쫓아 허공을 날았다.

폭발형 마나가 실린 진우의 화살이 도망가던 드론을 쫓아가 기어코 명중시켰다. 드론은 필사적으로 몸을 흔들어댔지만 결국 굉음을 내며 터져버리고 말았다. 허공에서 산산이 부서진 드론의 잔해가 사방으로 후드득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드론이 폭파된 것을 확인했는지 진우의 마나 탐지에 걸려들었던 사람의 기척이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갔다. 생각 같아서는 쫓아가서 놈을 해치우고 싶었지만 지금은 이곳에 있는 헌터들을 처리하는 게 먼저였다.

비행 드론이 진우의 화살을 맞고 폭파되는 것을 본 장신의 사내와 막 정신을 차리고 깨어나던 말상 사내의 낯빛이 변했다. 그들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본 진우의 얼굴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지독한 놈들이네요. 특히 최소한 두 놈은 살려둘 가치가 없어요.”

진우가 활을 접어 등 뒤에 걸어 매면서 최현을 향해 말했다. 최현도 드론이 폭파되는 것을 보고는 사정을 짐작했는지 눈빛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동료의 목숨까지 희생시킬 생각을 하면서 우리를 함정에 빠트리려 했다는 말이군. 이런 놈들이 나하고 같은 헌터라는 게 창피할 지경이군.”

진우는 검을 빼어들며 언월도를 든 장신의 사내 앞에 섰다.

“설마 모두가 자기 목숨까지 내걸면서 이 일에 참여했을 리는 없고, 눈치로 봐서는 이 자하고 저 박도를 들고 있던 얼굴 길쭉한 놈은 계획을 알고 있던 거 같아요.”

진우의 말에 최현이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

“남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놈들의 목숨을 굳이 무겁게 대해 줄 필요는 없지.”

그러더니 장신의 사내 앞에 가서 선 진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 언월도는 네가 상대할 테냐?”

진우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드론까지 동원해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는 놈들이었다.

최현의 실력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되도록 빨리 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섰다. 진우의 생각을 짐작한 듯 최현도 아무 말 없이 대도를 들고 다른 헌터들에게로 향했다.

언월도를 든 장신의 사내가 어이없다는 듯한 웃음을 지었다. 진우도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진우의 의사를 확인한 최현이 대도를 들고 말상의 사내에게 다가갔다. 최현은 나머지 다섯 명을 살려 둘 생각이 없었다.

최현이 보기에 진우는 아직 살인에 대해 면역이 약했다. 그렇지 않다면 아까 놈들을 부상시키는 선에서 끝내지 않고 단숨에 목숨을 끊었을 것이다. 진우의 나이를 감안하면 그것을 탓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놈들을 살려 보내 더 골치 아픈 일이 생기게 놔둘 수는 없었다.

최현이 살벌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습을 본 말상의 사내가 주춤거리며 물러서더니 잽싸게 몸을 돌려 진우가 날려버렸던 박도를 향해 달려갔다.

“어림없다.”

놈의 행동을 본 최현이 이를 악물고 말상의 사내에게 달려가 대도를 휘둘렀다.

서걱

중급 헌터인 사내로서는 무기를 들고서도 상대하기 벅찬 최현의 대도를 피할 수 없었다. 미처 떨어진 박도를 집기도 전에 그의 목이 단숨에 잘려 땅 위를 뒹굴었다.

“이 개자식들이.”

말상 사내의 죽음을 확인한 장신의 사내가 눈에서 살기를 줄기줄기 뿜어내며 진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진우의 눈에 그의 언월도에 서린 짙은 마나가 뚜렷이 보였다.

크기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의 차이가 나는 무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진우의 검에 부딪힌 사내의 언월도는 그대로 튕겨 나가고 말았다.

“천구의 앞발에 비하면 가볍군.”

진우가 자신의 검에 있는 힘껏 마나를 불어넣으며 도와 검의 충돌로 인한 반동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나는 장신의 사내를 향해 검을 찔러 넣었다.

사내는 급히 언월도를 강하게 틀어쥐어 찔러들어오는 진우의 검을 막았다.

캉, 캉, 챙.

장신의 사내는 사력을 다해 진우의 검을 막아내면서도 가슴 한 구석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 자식, 상급이 아니다.’

같은 상급이라면 자신의 무거운 언월도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밀릴 수는 없었다. 사내는 진우의 공격에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자신에게 의뢰를 낸 도널드 만하임에게 속으로 이를 갈았다.

‘개자식. 갓 상급이 된 놈 하나하고 실력이 의심스러운 어린 상급 하나라고 하더니.’

실력이 의심스러운 것은 맞았다. 그런데 그게 상급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게 문제였다.

진우의 검에 부딪힐 때마다 언월도가 울리면서 손아귀와 손목에 점점 힘이 빠졌다. 이대로는 결국 무기를 놓치고 무기력하게 당하는 수치를 당할 것 같았다. 사내는 체내의 모든 마나를 언월도에 불어 넣으면서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하압~”

정신없이 진우의 검을 막아내기만 하던 사내가 무기가 부딪히는 반동을 이용해 잠시 물러서는가 싶더니 곧바로 기합을 내지르며 진우를 향해 언월도를 휘둘렀다. 진우는 그의 언월도에 맺힌 푸른 마나의 색깔이 순간적으로 진해지는 것을 보았다.

‘어리석긴.’

싸움 도중에 흐름을 무시하고 급격하게 마나를 쥐어짠 일격을 가한다는 것은 요행을 바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힘으로 상대의 방어를 한 방에 무력화시킬 자신이 없다면 함부로 써서는 안 되는 방법이었다. 궁지에 몰렸다는 뜻이었다.

진우는 들고 있던 검에 마나를 더 불어넣고 오히려 앞으로 다가갔다. 그 상태에서 검을 왼쪽 상단으로 짧고 빠르게 비껴 올려쳐서 사내의 언월도를 등 뒤로 흘려버렸다. 그리고는 바로 부딪히는 반동을 이용하여 검을 왼쪽 위로부터 아래로 베어 내렸다.

서걱

사내의 오른 손이 언월도를 쥔 채 잘라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잘려진 사내의 어깨에서 핏줄기가 분수처럼 터져 나왔다. 고통과 공포에 짓눌린 사내가 놀라움에 두 눈을 커다랗게 치뜨는 순간 그의 허리 어름에서 한 바퀴를 돌아선 진우의 검이 곧바로 사내의 목을 파고들었다.

“큭.”

진우의 검이 장신 사내의 목을 뚫고 뒤로 삐져나왔다. 그의 눈에서 순식간에 빛이 사라졌다.

진우가 검을 빼내자 사내의 몸은 진우의 검을 따라 앞으로 쓰러졌다. 목과 어깨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가 숲 속에 짙은 피비린내를 풍기며 바닥을 적셨다.

“끝낸 거냐?”

최현이 쓰러진 사내를 착잡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진우를 향해 물었다.

“네.”

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주위를 돌아보니 그 사이에 최현이 나머지 다섯 명을 모두 해치웠는지 여기저기에 사내의 일행들이 목이 잘리거나 가슴이 베어진 채로 쓰러져 있었다.

“어쩔 수 없는 거다. 상대의 목숨을 뺏기 위해 칼을 들었으면 자기 목숨도 내 놓을 각오를 해야 하는 거야. 마수를 상대해야 할 놈들이 사람을 해치기 위해 덤벼든 것부터가 잘못된 거지.”

진우가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진우도 안다. 그렇더라도 사람을 죽이고 나서 기분이 유쾌할 수는 없었다.

그는 이런 상황이 달갑지 않았다. 그리고 이해도 되지 않았다. 굳이 남을 괴롭히지 않아도 자기 몫의 삶을 살기에 충분한 힘을 가진 사람들이 헌터였다. 그런데 이들은 도대체 무엇을 더 얻으려고 이러는 걸까. 그런 생각으로 어두운 얼굴을 펴지 못하는 진우의 머리 위로 이니스프리의 태양이 울창한 수풀 사이를 비집고 내려와 비추고 있었다.

시간은 아직 한낮이었다.

============================ 작품 후기 ============================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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