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화
“그래서 지금 전초 기지의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 겁니까? 빠른 시일 내에 기지를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는 겁니까?”
정부 쪽에서 참석한 사람 가운데 하나가 그렇게 물었다. 헌터 협회장인 전순호가 쓴웃음을 짓더니 그 말에 대답했다.
“지금 질문하신 말에 제대로 된 대답을 하려고 정찰대를 파견하는 겁니다. 하지만 방금 기지장이 설명한 내용만 보아서도 상황이 심각한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기지에 파견됐던 직원들이 빠져나온 뒤에 마수들이 알아서 도로 물러간 게 아니라면 말이지요.”
그러자 다른 사람이 또 질문을 했다. 삼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비교적 젊은 사람이었다.
“그럼 정찰대를 보낼 게 아니라 처음부터 헌터들을 대량으로 투입해서 섬멸작전을 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정부로서는 기지를 하루속히 회복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전순호는 무표정한 얼굴로 방금 질문한 사람의 얼굴을 쏘아보았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진우는 왠지 그가 화를 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헌터들은 군인이 아닙니다. 작전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바쳐도 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런 식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의뢰를 내봤자 아마 나서는 헌터들이 없을 겁니다.”
“아니 헌터들은 이 나라 국민이 아닙니까? 정부가 운영하는 전초 기지가 마수들에게 점령당했는데, 헌터들이 자신의 안전만을 계산하며 손 놓고 있다는 게 말이 됩니까?”
타앙~
헌터장의 말에 발끈해서 정부 쪽 인사가 쏘아붙이는 순간 진우의 옆에서 손바닥으로 거세게 책상을 내려치는 소리가 들렸다. 조승운이었다. 그의 얼굴이 약간 붉어져 있었다.
“어이, 젊은 친구. 자네가 어느 부서에서 나온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국민만 나라를 지키는 게 아냐. 나라도 국민을 지키는 거지. 헌터들도 이 나라 국민이 맞아. 그러니까 자네가 나라 밥 먹는 사람이 맞다면 헌터들 목숨을 가볍게 생각하지 말란 말이야. 걔들이 무슨 용병인 줄 아는 게야? 외계 행성 전초 기지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그거 잃었다고 나라라도 빼앗긴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건가? 애초에 헌터들이 마수들하고 피를 흘리며 싸우지 않았으면 저 기지 자체가 저기에 세워지지도 않았어. 쥐뿔도 모르면서 함부로 떠들고 싶으면 총 한 자루 들고 자네가 앞장서서 한 번 덤벼들어 보든가. 자네가 선두에 선다면 내가 확실히 뒤는 받쳐 주지. 어때? 해 볼 텐가?”
조승운의 살벌한 기세에 기가 질렸는지 얼굴색이 약간 핼쑥해 진 정부쪽 인사가 약간 말을 더듬으며 대꾸했다.
“아, 아니. 도대체 누구신데 그렇게 함부로 반말을...”
전순호 협회장이 입가에 고소를 지으며 다시 개입했다.
“포털 관리 위원회 준비 위원장을 맡으신 조승운 옹이십니다. 그리고 방금 말씀하신 분은 청와대 비서실에서 나온 사공현 비서관입니다. 인원이 많아 서로 안면이 없으신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잠시 흥분들 하신 것 같은데, 두 분 다 조금 가라앉히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자리가 이러니 나중에 인사들 나누시지요.”
청와대 비서관쯤 되는 사람이 요즘 세간의 이슈가 된 포털 관리 위윈회 준비 위원장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소리였다. 한 마디로 직무 태만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진우는 속으로 혀를 찼다.
분위기를 환기시킨 전순호가 다시 말을 이었다.
“사공 비서관께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헌터들에 대한 의뢰비용은 작지 않습니다. 정찰 없이 인원을 투입하려면 무조건 중급 이상의 헌터들을 중심으로 최대 인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아무리 정부라고 해도 그 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헌터가 죽기라도 한다면 그 보상금 액수도 만만치 않지요. 이번 정찰대 파견에도 이미 백억 가량의 비용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기지를 조속히 회복하고 싶은 정부의 입장은 이해합니다만 단계를 밟아 진행하는 편이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을 것 같습니다.
”
돈 얘기가 나오자 사공현이라는 비서관의 입이 쏙 들어갔다. 얼굴에는 떫은 표정이 가득했지만 애초에 별다른 사전 지식이나 조사 없이 참석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부 쪽 사람이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는 것이야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얘기하면 다른 사람들의 반감을 사기 쉽다. 말 그대로 아직은 젊은 사람이었고, 직위에 걸맞은 현명함은 미처 갖추고 있지 못한 듯했다.
“일단 잠정적인 계획은 이달 안으로 새들 행성에 소규모의 정찰대를 파견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 참석하신 곤 클랜의 김상곤 클랜장께서 자신의 클랜원들을 데리고 정찰을 갈 예정입니다.
정찰 인원과 기간, 필요한 장비 및 의뢰비를 포함하여 예상되는 비용은 미리 배포한 자료에 나와 있는 대로입니다. 인원의 변동이 있을 경우 동원되는 헌터의 경력이나 등급에 따라 의뢰비에도 약간의 변동이 있을 겁니다.
시간이 촉박하니 별다른 이견이 없으시면 이 자리에서 먼저 정찰대 파견 여부를 결정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찰대 파견은 별 반대 없이 신속하게 결정되었다. 애초에 사공현 비서관이라는 인물이 쓸 데 없는 군소리를 하지 않았더라면 결정에 필요한 시간이 더 절약되었을 것이다.
파견될 정찰대를 중심으로 사흘 후 조금 더 축소된 인원으로 본격적인 작전 회의를 열기로 하고 그날의 회의는 끝났다. 조승운은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줬지만, 진우는 자신이 사흘 내에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 *
회의가 있은 뒤 이틀 후 진우는 소현을 만나 식사를 함께 하다가 새들 행성에 의뢰를 받아 가게 될 지도 모르겠다는 얘기를 했다.
“새들 행성이라고? 거긴 아빠가 잘 아는 곳인데.”
진우의 얘기를 들은 소현이 조금 의외의 이야기를 했다.
“장박사님이 잘 아신다고? 어떻게?”
“거기 개척 초기에 외계 생물학자들이 많이 파견을 나갔었거든. 그때 행성 여기저기를 다니시면서 연구를 하셨어. 그 결과를 바탕으로 논문도 여러 편 발표하고 책도 하나 내셨어. 아빠한테 혹시 참고가 될 만한 자료가 있으면 달라고 해 볼까?”
“그래? 그럼 귀찮으시겠지만 부탁한다고 말씀 좀 드려 봐.”
“귀찮기는? 있는 자료 챙겨주시는 건데.”
장박사가 들으면 딸자식 소용없다고 할 얘기를 태연히 내뱉은 소현은 바로 다음날 책이 아니라 장박사를 직접 데리고 진우의 집으로 찾아왔다. 마침 토요일이었다.
“소현이에게 집을 장만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이제야 와 보는군. 혼자 지내기에는 꽤 넓군 그래.”
진우의 인사를 받은 장박사가 웃으면서 집을 둘러보았다. 그의 손에는 꽤 두툼한 자료 뭉치가 들려 있었다. 그는 진우에게 자료들과 함께 크리스털 메모리를 건네주었다.
“가지고 온 자료들은 모두 이 크리스털 메모리에도 담겨 있네. 혹시 출력된 것으로 보는 걸 편하게 여길지도 몰라 종이로 된 자료도 함께 가지고 왔네.”
장박사는 전혀 귀찮아하지 않았다. 오히려 진우와 함께 자신이 가지고 온 자료들을 펼쳐 놓고 그가 반드시 참조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 내용들을 설명해 주었다.
한참 자료를 뒤적이며 장박사의 설명을 듣던 진우가 문득 기지 주변의 사진을 조합해 만든 지도 가운데 한 곳을 가리키며 물었다.
“여기는 호수가 있는 곳인가요?”
지도에 표기된 축적으로 볼 때, 기지에서 북서쪽으로 이백 오십 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곳이었다. 긴 쪽이 10Km 가량 되어 보이는 길쭉한 모양의 지형이 사진 속에서 짙은 푸른 빛을 띠고 자리하고 있었다.
“맞네. 굉장히 풍부한 마나를 함유한 물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네. 새들 행성의 대기와 지표수가 전체적으로 많은 마나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저 호수는 유독 마나 함유량이 많았지. 그 때문에 부근에 여러 가지 동물들과 마수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었지.”
진우는 며칠 전 회의실에서 발표되었던 자료를 떠올렸다. 그 자료와 설명에 의하면 호수는 마수들이 접근해 왔던 방향에 놓여 있었다.
‘저 호수와 마수의 이동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을까?’
진우는 고개를 흔들었다. 너무 지나친 생각이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관심이 가는 면이 있었다.
사진으로 된 지도에 나타난 호수 주위에는 호수로 흘러드는 하천이나 개울이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수가 마르지 않는다는 것은 따로 물이 들어오는 곳이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럴 경우 대개의 호수는 지층 가운데 물을 머금은 대수층이나, 지하를 관통해서 흐르는 지하수로부터 흘러드는 물을 공급받는다. 즉, 호수 위가 아니라 바닥이나 그 주변의 경사면을 통해 물이 공급되는 것으로 볼 수 있었다.
유독 그 호수에만 마나 함유량이 많다는 것은 호수로 유입되는 지하수 중에 짙은 농도의 마나를 품은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가능케 했다.
‘마수들이 침공하기 보름 전에 지진이 발생해서 기지가 가라앉았다고 했지?’
내진 설계까지 되어 있는 기지 건물이 반파가 될 정도라면 기지 밑의 지반에 꽤 깊은 침하가 있었다는 뜻이었다. 기지 밑에 지진으로 인한 공동이 생겨 그리로 짙은 마나를 함유한 물이 스며들거나 고인 것이라면? 그렇다면 마나가 짙은 곳을 따라 이동하기를 좋아하는 마수들의 대규모 이동을 설명할 수 있었다.
한 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 * * *
사흘 후에 헌터 협회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진우는 김상곤에게 자신도 정찰대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상곤은 눈으로만 웃음을 지으며 진우의 참여를 환영했다.
대신 클랜의 부클랜장인 최진석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팡팡 두드려 주었다. 다른 클랜원들도 진우를 마치 새로 얻은 신입 대원처럼 반기는 분위기였다.
진우는 김상곤이 보기에는 무뚝뚝해 보여도 평소에 클랜원들과의 인간관계를 잘 관리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의는 진우를 비롯한 곤 클랜원과 조승운, 헌터 협회장인 전순호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기지에 설치되어 있는 정규 포털은 작동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포털이 파괴되어 완전히 새로 지어야 할지, 아니면 부분적인 수리만으로도 재가동시킬 수 있는 상태인지를 확인하는 것도 이번 정찰대의 임무가 되었다. 다만 그것은 기지 내의 상태에 따라 좌우될 수 있는 가변적인 임무였다. 너무 강한 마수들이 많이 몰려 있으면 기지 내로 진입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 회의에서 전초 기지장이 설명한 마수들의 특성에 대해서는 진우는 물론 클랜원 모두 자세히 조사해서 이미 숙지한 상태였다. 진우는 장박사로부터 기지를 습격한 것으로 확인된 모든 마수에 대해 거의 강의에 가까운 설명을 들었다.
장박사는 덧붙여 확인된 것 이외에도 기지를 습격했을 가능성이 있는 다른 마수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싶어했다. 구체적인 내용과, 진우를 염려하는 더 구체적인 잔소리가 곁들인 길고 긴 강의였다.
“천구란 놈은 진짜 조심해야 한다.”
조승운이 다시 한 번 진우를 비롯한 곤 클랜원들에게 신신당부했다.
“그 놈의 공격은 눈으로 확인하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공격해 온다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늦는다.
감으로 느끼고 감으로 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하기 쉬워. 앞발 한 방으로 사진에서 보았던 가사리나 동티 같은 놈들은 그대로 찢어버리는 괴력을 지닌 놈이다. 두억시니 같은 중상급 마수도 굴복시켜 어깨 위에 올라타고 다닐 정도로 지배력도 강하지. 놈의 살기에 주눅 들면 그것으로 끝이다.
정신 바짝 차리거라.”
그의 말에 진우가 질문을 했다.
“스승님은 천구와 싸워 보신 적이 있으세요?”
조승운은 잔뜩 찌푸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 새들 행성 전초 기지를 개척하던 초창기에 녀석과 부딪힌 적이 있었다. 내가 막 최상급의 경지에 올라섰을 때였지. 세 시간 동안의 사투 끝에 놈을 간신히 물리치기는 했지만 전투 도중에 중급 헌터 세 명이 목숨을 잃고, 상급 헌터 한 명이 크게 다쳤다.
당시만 해도 아직 중급이나 상급 헌터가 귀하던 시절이라서 타격이 컸지. 지금도 놈과 일대일로 맞붙으면 이긴다고 자신할 수가 없다. 되도록 놈과는 마주치지 않도록 조심해라. 혹시라도 마주치게 되면 반드시 전 클랜원이 목숨을 걸고 협공해야 한다.
일단 싸움이 시작되면 후퇴하거나 도망간다는 생각은 버려야 할 게다. 그 놈은 도망가는 사람을 먼저 공격한다.
지독한 놈이지.”
한 마디로 일단 싸우면 죽을 각오로 덤벼야 한다는 뜻이었다. 동시에 이번 정찰대의 인원으로는 되도록 싸움을 피하는 게 좋다는 말이기도 했다. 진우는 슬쩍 김상곤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의 얼굴은 냉막하게 가라앉아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진우는 느낄 수 있었다.
‘굳이 피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 같군.’
일부러 찾아가서 도발하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김상곤의 얼굴을 본 순간 진우는 그가 천구를 일부러 피하려고 하지도 않을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형수님을 생각해서라도 최선을 다해야 하겠네.’
박화정의 뱃속에는 이제 겨우 5개월 된 태아가 들어 있었다. 진우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이번 의뢰에 대한 의뢰비로 클랜장인 김상곤은 20억을 받기로 했다. 상급 헌터이자 한 클랜의 클랜장이기도 한 그에 대한 대우였다.
부클랜장인 최진석과 진우는 각각 15억씩 받기로 했다. 진우도 이미 공인된 상급 헌터, 그것도 더블형이기는 했지만 일단은 그 액수가 적당하다는 데에 조승운도 동의했다.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적다는 점이 작용했다. 하지만 진우는 그 액수에 불만이 없었다. 나머지 다른 대원 세 명은 모두 5억씩 받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진우보다 훨씬 경험이 많은 그들이 단지 헌터 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자신의 삼분의 일에 불과한 의뢰비를 받는데 아무리 실제 실력은 최상급이라고 할지라도 그 이상을 받는 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개의 간이 포털 장치와 그것을 운용하기 위해 필요한 마나스톤이 지급되고, 개인 무기를 제외한 모든 식량과 장비 일체를 제공받는 조건이었다. 정찰대원 가운데 총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진우가 유일했는데, 실탄을 공방에서 제작하는 비용까지 정부에서 부담했다.
아마도 전순호 협회장이 정부와 꼼꼼하게 사전 조율을 한 것 같았다. 정찰과 촬영을 위한 비행 드론도 함께 가져가기로 했다.
최대한 정보를 모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출발 시간은 열흘 뒤로 잡았다. 장비 점검과 클랜 자체의 구체적인 정찰 계획을 확정하기 위한 사전 점검 및 회의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한 번도 함께 손발을 맞춰 본 적이 없는 진우와 클랜원들의 합동 훈련 시간이 필요한 측면이 컸다.
정부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일찍 보내고 싶어 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조승운과 전순호마저 나서 강력하게 주장한 덕분에 진우로서는 소중한 시간을 벌 수 있었다. 9일 동안 진우는 헌터 협회의 모의 훈련장에서 클랜원들과 진한 땀방울을 흘려야 했다. 그리고 훈련이 끝나고 하루를 쉰 뒤 일행은 모두 새들 행성으로 출발했다.
진우와 곤 클래원들은 헌터 협회에 모여 간이 포털 장치를 열고 전초 기지에서 50Km 떨어진 사과나무 숲을 좌표로 지정하여 포털을 탔다. 각자의 등에 무거운 배낭을 멘 일행들이 하나 둘 포털 너머로 사라졌다.
진우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마지막으로 포털로 뛰어들었다. 몸 전체가 뒤집히는 감각이 또 다시 진우를 사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