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화
“어서 오게. 벌써 한 달 만인가? 조금 자주 찾아오지 그랬나?”
지구에 막 귀환했을 때 인사를 하기는 했지만 그 동안 집을 사고 수련을 하느라 외부와 거의 연락을 하지 않고 지냈다. 타르코스 소장에게 받은 은혜를 생각하면 날마다 문안 인사를 드려도 모자랄 지경이었던 터라 진우는 필요한 일이 있을 때만 그를 찾는 게 조금 미안했다.
이런 저런 안부를 묻는 인사가 끝나자 진우는 먼저 지난 반 년 간 혼자서 헌팅을 하면서 모아두었던 마나 스톤들이 들어 있는 주머니를 꺼냈다. 윌러킹의 마나 스톤이 워낙 커서 주머니가 빵빵했다.
포털을 나오면서 가지고 있던 마나 스톤을 보고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다른 일들에 정신이 팔리다 보니 여태 처분하지 않고 금고에 넣어 둔 채 있었던 것이다.
“이걸 좀 처분했으면 해서요. 돌아오자마자 팔았어야 했는데 깜빡하고 있었네요.”
진우가 꺼내 놓은 마나스톤을 살피던 타르코스 소장이 그의 말을 듣고는 싱긋 웃었다.
“얼핏 듣기로는 뭔가 수련을 하고 있다고 들었네만 성과는 있었나?”
“네. 아직 더 수련을 해야 하지만 일단은 문제가 될 가능성은 없앤 거 같아요.”
진우는 지구로 돌아와서 타르코스 소장을 처음 보던 날 무니악 행성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그는 조승운과 타르코스 소장에게는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숨기지 않았다.
이야기를 들은 타르코스 소장은 진우가 혼자서 윌러킹을 사냥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사실에 크게 기뻐하면서도 새로 얻은 금색 크리스털을 다루는데 조심할 것을 당부했었다. 조승운은 짐작대로 진우가 의뢰를 처리했던 방식에 대해 책망과 염려를 함께 했지만, 타르코스 소장은 그보다는 진우의 성장에 더 기대감을 표시했다.
소장은 직원을 불러 진우가 꺼내 놓은 마나 스톤을 측량해서 가격을 산출하라고 지시한 후, 비서를 시키지 않고 직접 차를 타서 내 놓았다.
“무니악 행성 전초 기지 북쪽에 있던 폭풍이 사라졌다는 것을 프랑스에서도 확인했나 보더군. 자네가 팔았던 기름주머니 때문에 이미 윌러킹이 사냥됐다는 것은 그들도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이 된 거지. 함께 윌러몬을 사냥했던 헌터들 역시 캐나다로 돌아가 자네의 활약을 정식으로 보고했네. 덕분에 일반인들을 잘 모르겠지만 헌터들 사이에서는 강진우라는 이름이 제법 유명해졌어.”
예상은 하고 있던 일이었지만, 아직은 자신에 대해 여러 사람에게 알려지는 것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웠다. 돌아오자마자 소현에게 시비를 걸던 이석진이라는 녀석을 쫓아 보내는 과정에서 이름값이 때로는 불필요한 말썽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러나 그 반대로 그 때문에 골치 아프거나 번거로운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서 내 생각에는 자네 헌터 카드의 등급을 중급에서 상급으로 올리는 게 어떨까 싶네. 이미 윌러킹을 사냥했다는 것이 알려진 마당에 계속 중급을 고집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겠나? 너무 빠른 성장이기는 하지만 어차피 그 점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으니까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 헌터 훈련을 받기 시작한 지 1년 반 만에 중급 헌터가 된 사람이 다시 6개월이 지난 뒤 상급 헌터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예전처럼 그렇게 크게 놀라지는 않을 걸세.”
맞는 말이었다. 진우도 윌러킹을 사냥할 때부터 이미 그 점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었다. 현실적으로 중급 헌터가 받는 의뢰비와 상급 헌터가 받는 의뢰비는 수준이 달랐다. 그만큼 귀한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이미 이백 억이 넘는 돈을 가지고 있는 진우의 입장에서는 돈 보다는 자신의 성장에 더 관심이 있었다. 그래도 무니악에서 겪었던 것처럼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다른 헌터들이 함부로 자신을 넘볼 생각을 하는 일이 자꾸 반복되는 것은 사양이었다. 상급 헌터는 중급 헌터 몇몇이 어떻게 해 볼 생각을 쉽게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알겠어요. 이번에 헌터 협회에 들러서 헌터 카드 등급을 갱신할 게요. 내친 김에 신체형과 사수형 두 분야에 대해 더블이라는 점도 그냥 공식적으로 밝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차피 사냥을 하게 되면 숨길 수 있는 일도 아니니까요.”
치료형을 겸한 트리플이라는 점은 아직 드러내지 않기로 했다. 더블까지는 전 세계에 그래도 몇몇이 존재했지만 트리플은 진우가 유일했다.
만약 그 사실마저 알려진다면 더블과는 그 의미와 파장이 다를 것이다. 동조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발판이 확실히 마련되었다는 뜻이기 때문이었다.
그럴 경우 진우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로서는 아직 거기까지 불편을 감당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부탁드릴 게 있어요.”
진우는 타르코스 소장에게 새로운 형태의 장검 제작을 부탁했다. 그동안 계속 고심한 끝에 금색 마나 크리스털을 늘 사용하는 장검 안에 집어넣을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검 손잡이부터 검신의 끝까지 이르는 일체형으로 만들어진 장검이 필요했다. 손잡이부터 검신의 중앙을 따라 검첨에 이르기 직전까지 대롱 모양으로 길고 가느다랗게 속을 파서 마나 크리스털을 그 안에 넣을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진우가 수련실에서 가끔 검을 들고 훈련할 때마다 마나 크리스털이 진우의 팔목에 들러붙어 그 움직임에 유독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고 생각한 방법이었다.
진우의 설명을 들은 타르코스 소장은 그와 함께 구체적인 모양에 대해 한참 토론을 한 뒤 보름 뒤에 오라고 했다. 단순히 대롱 모양으로 속을 파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롱의 내부에 다시 이레지움으로 코팅을 하고, 손잡이에 뚜껑을 달아 필요할 때는 마나 크리스털을 마음대로 꺼낼 수 있어야 했다.
게다가 검신 중앙에 대롱을 만들기 위해서는 중앙 부분을 약간 도톰하게 만들어야 했고, 그렇게 하면서도 검의 탄력과 내구성을 함께 유지시켜야 했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타르코스 소장은 지구의 공방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기술을 이용해서 직접 검을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 * * * *
진우의 통장 잔고가 또 다시 백 억 가까이 늘었다. 윌러킹의 마나 스톤이 꽤 높은 값을 받기는 했지만, 피잘리에서 채취한 마나스톤을 비롯해 그동안 모아 두었던 마나 스톤들을 몽땅 처분하고 나니까 제법 많은 돈이 한꺼번에 들어왔다.
집과 차를 사면서 꽤 돈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통장 잔고는 그 돈이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전보다 훨씬 불어났다.
“중급 헌터 이상부터는 걸어 다니는 기업이라고 하더니, 그 말이 실감이 나네.”
헌터 협회에서는 헌터 카드를 갱신하러 들렀다가 새로 취임한 헌터 협회장이 잠깐 보자고 하는 바람에 그의 사무실에 들렀다.
“나, 전순호다. 조승운 스승님에게 너에 대해서는 미리 귀띔을 받았다. 오랜만에 막내가 생겨서 반갑구나. 사석에서 만나면 형님이라고 불러라.”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진우를 반갑게 맞아준 전순호는 조승운이 받아들였던 제자 가운데 세 번째 인물이었다. 첫째 제자가 헌팅 중에 사망한 뒤로 조승운의 계보로 치자면 현실적으로 둘째 제자에 해당하는 그는 상급 헌터였다. 조승운의 제자들 가운데에는 드물게 치료형 마나 헌터였다.
온화하면서도 강직한 성품으로 주변에 인망이 두터웠고, 그동안 헌터 협회의 일에 관여한 경험이 많아 허진행이 죽고 난 빈자리에 새로운 협회장으로 추대되었다. 허진행 때문에 크게 데인 경험이 있는 조승운이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준 덕도 있었다.
‘형님으로 부르기에는 나이가...’
아버지뻘 되는 사람에게 형님으로 부르기에는 사십대 중반인 전순호의 나이가 너무 많았다. 그렇다고 사극의 등장 인물도 아닌데 사형이니 하는 호칭을 쓸 수도 없었다. 진우는 그냥 웬만하면 협회장님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형님이라고 부르려면 조금 적응이 필요할 것 같았다.
전순호의 도움으로 헌터 카드를 승급시키는 일은 일사천리로 끝났다. 체내 마나량은 일단 800대가 나오도록 조정해서 측정을 통과했다.
그것만 해도 주변의 놀라움을 샀지만 진우로서는 힘들게 마나를 통제한 결과였다. 헌터 양성소에서 타르코스 소장과 둘이서 측정했을 때에는 오천이 넘는 마나량이 나왔었다.
궁술과 검술 모두에 대한 시범을 보여 더블이라는 점도 명확히 드러냈다. 두 분야 모두 상급 헌터라는 판정을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더블형 상급 마나 헌터가 탄생한 것이다.
“스승님에게 미리 언질을 받기는 했지만,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정말 놀랍구나.”
전순호는 놀라움과 대견함이 섞인 눈으로 진우의 측정 결과를 지켜보았다. 그리고는 새로 갱신한 헌터 카드가 나올 때까지 자신의 방에서 기다리자며 다시 협회장 사무실로 데리고 간 자리에서 작은 목소리로 진우에게 속삭였다.
“혹시 치료 기술을 배우고 싶은 생각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해라. 내가 적극적으로 도와주마. 세계 최초의 트리플 헌터가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스승님 제자 가운데 나온다면 여러 가지로 나쁠 게 없으니까.”
자신이 얘기해 놓고도 그다지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는 듯한 웃음을 웃는 전순호를 바라보면서 진우는 속으로 조금 미안함을 느꼈다. 진우는 이미 그가 얘기하고 있는 트리플 헌터였다. 일부러 속이고 싶지는 않았지만 조승운도 굳이 얘기하지 않은 것을 스스로 밝히기는 어려웠다.
* * * * *
본래 지구에는 한 달 가량 머무를 생각이었는데 또 다시 생각보다 체류 기간이 길어졌다. 보름을 기다려 타르코스로부터 새로 받은 검에 금색 마나 크리스털을 집어넣고 나니, 녀석도 진우도 새로운 검에 적응하기 위한 연습을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훈련을 할 때마다 생각보다 기간이 늘어나네.”
무니악에서도 마나 폭탄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검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명상을 할 때마다 금색 마나 크리스털을 꺼내 천의 형태로 만들어 무릎 위에 올려놓고 수련을 했었다. 하지만 타르코스 소장이 만들어 준 검에 녀석을 집어 넣고 난 뒤에는 명상을 할 때에도 밖으로 꺼내지 않고 그냥 검만 뽑아서 양 무릎에 걸쳐 둔 채로 명상을 하는 훈련을 했다. 외계 행성에 나갔을 때에는 마나 크리스털을 꺼내지 않고 명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때를 대비한 연습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이레지움에 둘러싸인 채로 갇혀 있어서 그런지 교감의 강도가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십여 일을 계속 그렇게 하자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교감의 강도가 다시 많이 강해졌다. 그걸 보며 문득 든 생각이 있었다.
“앞으로는 지구에 있을 때에는 마나 크리스털들을 모두 꺼내놓고 명상 훈련을 해 봐야겠네.”
그건 나중의 일이고 일단은 마나 크리스털이 주입된 검을 가지고 하는 훈련에 집중했다. 검신에 주입된 마나 크리스털이 진우의 마나 운용에 적응하면서부터 재미있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발현이 가능한 신체형 마나 헌터들이 자신이 사용하는 무기에 마나를 싣는 목적은 대개 두 가지였다. 강도를 높이고 파괴력을 증가시키는 것이었다.
검이나 도를 쓰는 경우에는 절삭력을 증가시키는 쪽에 치중했고, 창이라면 관통력을 증가시켰다. 진우는 검을 사용했으므로 당연히 검의 강도를 늘리고 절삭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마나를 운용했다.
그런 진우의 마나 운용에 반응해 금색의 마나 크리스털이 검의 강도와 절삭력을 늘리는 쪽으로 교감을 해 온 것이다.
단지 내에 마련된 수련실에서 진우는 제법 굵은 철봉을 향해 새로 만든 검을 휘둘렀다.
싹둑
지름이 10cm에 이르는 철봉이 깔끔하게 베어졌다. 마치 공장에서 절삭기를 이용해서 잘라낸 것처럼 단면이 깨끗했다.
중급 헌터만 되더라도 자신의 검이나 도로 쇠를 잘라내는 것은 가능했다. 물론 마나 운용 능력이나 체내 마나량에 따라 자를 수 있는 두께나 잘린 단면의 상태는 달랐다.
지름 10cm의 철봉이라면 중급 헌터들이 한 번에 잘라낼 수 있는 두께는 아니었다. 그러나 마나 크리스털의 교감 능력이 더해진 진우의 검은 너무나 쉽게 그 일을 해냈다. 마나를 최대한으로 불어 넣은 것도 아니었다.
“너 제법이구나.”
철봉을 자른 것은 진우의 마나였다. 운용 능력이 갑자기 좋아진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금색 마나 크리스털의 교감 능력이 개입하자 운용되는 진우의 마나가 증폭되고 절삭력이 크게 증가했다.
너무나 미세해서 진우로서도 얼핏 체감하기가 어려웠지만, 마나를 주입시키고 검을 휘두를 때마다 아주 빠른 진동이 검신에서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마나 크리스털은 없던 것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마나의 운용이 강해지면서 검신에서 진동이 느껴진다는 얘기는 보통의 마나 헌터들이 검에 마나를 발현시킬 때에도 자연스럽게 절삭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아주 미세한 진동이 일어난다는 것을 뜻했다.
최상급 헌터인 진우 스스로도 그동안 마나를 사용하면서도 그것이 사용하는 무기에서 정확히 어떤 작용을 일으키는지는 미처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일을 통해 그는 어느 정도 마나 발현의 방식을 이해할 수 있었다.
* * * * *
진우가 두 달이 넘는 훈련을 통해 금색 마나 크리스털과 새로 얻은 검에 대한 적응 훈련을 거의 마쳐가던 때에 조승운이 뜻밖의 손님을 데리고 그의 집을 찾아왔다. 곤 클랜의 클랜장인 김상곤과 그의 부인인 박화정이었다.
“어서 오세요, 스승님. 형님하고 형수님도 반갑네요.”
혼자 사느라 먹을 게 변변치 않을 거라며 밑반찬을 비롯해 이것저것 음식을 잔뜩 해들고 찾아온 박화정의 배가 살짝 부풀어 있었다. 헌터 일을 하느라 늘 날씬한 체형을 유지하던 그녀였다. 진우가 차마 내색은 하지 못하고 박화정을 쳐다보자 그녀가 밝게 웃으며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나, 아이 가졌어. 이제 5개월 째야.”
옆에서 조승운과 김상곤도 웃고 있었다.
“그동안 소식이 없어서 둘 다 은근히 걱정이었는데 드디어 아이가 들어앉은 모양이다. 녀석 상급 헌터면 뭐 하냐. 아이 만드는 것도 그렇게 느려 터져서야, 원.”
“우와, 축하해요 형수님. 형님도요.”
조승운의 은근한 구박을 겸한 설명에도 김상곤은 그저 좋은지, 그 얼음 같은 무뚝뚝함을 무너뜨리고 아주 엷기는 하지만 미소를 지었다.
박화정이 가져 온 음식을 차려 함께 식사를 하고 차를 한 잔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조승운이 헛기침을 하며 일부러 찾아온 용건을 꺼냈다.
“이번에 반드시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겨서 상곤이네 아이들을 어디로 좀 보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보다시피 화정이가 배가 저래서 당분간은 의뢰를 받아 움직일 수가 없게 되었다. 본래는 너에게는 부탁하지 않을까 했다만, 협회장이 한 번 맡겨보는 게 어떠냐는 얘기를 하더구나. 공식적으로 더블형 상급 헌터라는 것도 밝혔으니 의뢰를 받아 일을 해서 그걸 직접 증명해 줄 필요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이야. 다른 헌터들과 함께 팀을 이루어서 일을 하는 것도 경험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얘기도 하더구나. 그 말도 맞는 것 같아서 상곤이하고 의논했더니 이 녀석도 너라면 화정이 대신 함께 일을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동의했다.
네 생각은 어떠냐?”
진우로서도 마침 외계 행성에서의 수련을 위해서라도 슬슬 다시 헌팅에 나설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훈련도 거의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었고, 김상곤의 클랜이라면 함께 일을 하면서 경험을 쌓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무슨 일인데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면 같이 할 게요.”
조승운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
“새들 행성으로 가야한다. 그곳의 전초 기지가 마수들에게 점령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