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화
머리를 말린 뒤 대충 옷을 갈아입고 식당에 내려갔더니 벌써 의뢰자 두 사람과 예의 중급 헌터들은 물론 세드릭까지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야, 세드릭. 너는 로비를 지켜야지 왜 여기 내려와 있어?”
“지금 로비에 올 사람 아무도 없어. 지누도 어서 이리로 와 앉아. 내가 이분들 얘기를 미리 들었었는데,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몰라. 지누도 들으면 차마 이번 의뢰를 거절하지는 못 할 거야. 암 사람이라면 그래서는 안 되지.”
녀석의 설레발에 잠깐 어이가 없었지만 진우는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제대로 된 코스 요리가 끝나고 마지막에 디저트가 나오자 아만다라는 여자가 자신들이 하려는 의뢰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듣고 보니 과연 그냥 외면하기에는 조금 답답한 사연이기는 했다.
‘로렌조 오일’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그 영화에 ‘부신백질이영양증’이라는 다소 생경한 병명이 나온다.
약자로 ALD라고 쓰고, ‘로렌조 오일병’이라고도 부르는 이 병은 어머니로부터 전해 받은 X염색체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하는 유전병이었다. 몸 안에서 ‘긴 사슬 지방산’이 분해되지 않고 뇌에 들어가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희귀질환이었다.
나이가 들어 30세 전후에 발병하면 크게 위험하지는 않은데, 문제는 ‘5~10세’ 사이에 발병할 경우였다. 이 때에는 일단 발병한 뒤 그냥 방치하면 6개월 만에 시력과 청력을 잃고, 2년 내에는 식물인간이 된 후 결국 사망하게 되는 무서운 병이었다.
치료제도 없었다. 영화의 실존 인물인 미카엘라 오도네가 올리브유와 평지 씨 기름을 혼합해서 만든 ‘로렌조 오일’은 긴 사슬 지방산의 생성을 억제해 주는 역할을 했지만, 이것도 신경세포의 파괴는 막지 못했다.
골수 이식을 통해 치료하는 방법이 개발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시술 성공률이 절반을 약간 넘는 정도에 그쳤다.
“그러니까 댁의 아드님이 그 로렌조 오일병, 아니 ALD에 걸렸단 말입니까?”
진우가 묻자 아만다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다 제가 죄가 많아서 그래요. 그 병은 엄마 때문에 생기는 거예요. 다 제 잘못이에요.”
진우는 차마 더 묻지를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자신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죄로 아들이 병에 걸렸다는 죄책감을 가진 여자였다. 의학 지식이 많지 않은 진우로서는 그게 맞는 말인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아니라고 섣불리 위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울고 있는 아만다를 침통하게 지켜보고 있던 그녀의 아버지가 아만다를 대신해 입을 열었다.
“제 손자, 그러니까 아만다의 아들인 케인은 골수 이식에 적합한 사람을 찾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그 아이는 로렌조 오일을 먹여도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지금 발병한 지 석 달이 지났는데, 이대로 두면 눈과 귀를 모두 잃고 고통에 시달리다가 결국은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슴 아픈 사연이기는 했지만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그거하고 이번 의뢰하고는 무슨 관계가 있는 겁니까? 윌러몬을 잡아달라는 의뢰는 저도 처음 들어보는 거라서요.”
그러자 듣고 있던 세드릭이 나섰다.
“그게 말이야, 이십 년 전에 우리 프랑스 과학자들이 이곳에서 잡은 윌러몬의 뱃속에 있는 기름 주머니를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말이야, 그 안에 있는 기름이 ALD에 특효약이라는 게 밝혀졌다는 거야. 그걸 10년 이상 복용하면 병의 증상을 없애주는 것뿐만이 아니라 골수 이식을 할 필요도 없이 완치가 된다는 연구 결과가 몇 년 전에 나왔거든. 놀라운 일 아니야?”
이 자식이 그런 걸 어떻게 다 알지? 뺀질거리기만 하고 좀 무식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녀석도 역시 나름 프랑스 헌터 학교 졸업생이라는 건가? 수상하다는 눈빛으로 세드릭을 째려보자 녀석이 움찔하는 것이 보였다. 흠... 역시 수상해.
이번에는 지켜보고만 있던 두 명의 중급 헌터 가운데 한 사람이 말을 꺼냈다. 신체형 마나 헌터로 짐작되는 사람이었다.
“캐나다에서 온 맥커힐이네. 자네도 중급 헌터니까 알겠지만, 윌러몬은 헌터들에게는 별로 매력적인 사냥감이 아니네. 중급 헌터 두 사람이면 위험을 무릅쓰고 사냥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안전을 생각한다면 세 사람 정도는 덤벼들어야 큰 부상 없이 해치울 수 있지. 그런데도 얻을 수 있는 것은 고작 별로 크지도 않은 마나 스톤 한 개뿐이니까 수지가 안 맞는 거지. 그래서 지구에도 연구 목적으로 쓰이는 것 말고는 윌러몬의 기름이 거의 없네. 한 마리에서 나오는 기름 주머니를 모두 차지해야 10년 이상을 장기 복용할 수 있으니 쉽지 않은 일이지. 병에 시달리는 가족을 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다는 표현이 맞을 걸세.”
진우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도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따라가게 되는 거 아닌가요? 저는 한 번도 윌러몬을 사냥하기 위해 헌터들이 움직인다는 얘기를 못 들었습니다.”
맥커힐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다시 입을 열었다.
“자네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하지만, 그동안 윌러몬이 전혀 잡히지 않았던 것은 아니네. 그 중에는 의뢰를 받아 이루어진 사냥도 있었지. 워낙 흔하지 않은 일인데다가 별로 유명한 마수도 아니어서 소문이 나지 않았던 것뿐일 걸세. ALD는 10만명 가운데 한 명 정도가 발병하는 희귀병이고, 발병한 이들이 모두 윌러몬의 기름이 없이는 살 수가 없는 것도 아니니 아무래도 자주 사냥된다고 하기는 어렵겠지.”
그리고 값비싼 의뢰비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도 많지는 않았겠지. 진우는 대충 사정이 이해가 되었다. 중급 헌터 한 명에게 의뢰를 맡기려면, 포털비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대략 원화로 3억~6억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윌러몬을 잡으려면 3명의 중급 헌터가 필요하니까 의뢰비용으로만 10억 이상의 돈을 내야 하는 것이다. 그 돈을 내고 의뢰가 성공한 경우에도 얻는 것은 고작 기름 주머니 하나다.
처음부터 돈을 더 내고 의뢰하지 않는 이상 마수를 잡아서 나오는 마나스톤의 소유권은 헌터에게 있었다. 돈이 어느 정도 있지 않으면 윌러몬을 잡아달라는 의뢰를 할 엄두를 내기도 어려울 거다.
진우는 눈물을 흘리며 앉아 있는 아만다를 바라보았다. 진우가 특별히 여자의 눈물에 약하다든가 하는 감성파는 아니었다. 그러나 무풍지대에 사는 대형 윌러몬도 아니고, 일반 윌러몬 한 마리를 잡는 것은 진우에게 아주 손쉬운 일까지는 아니더라도 크게 어려운 일이라고 할 정도도 아니었다.
게다가 다른 중급 헌터들도 두 명이나 따라 나서는 일이다. 의뢰자의 사정이 딱하기도 하거니와,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는 의뢰이기는 했다.
문제는 진우가 원래 폭풍 지대에서 일반 윌러몬을 잡는 것이 아니라 무풍지대까지 들어가 대형 윌러몬을 사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지나가는 길에 한 마리 같이 잡아주는 정도야 어렵지 않지만, 일단 의뢰를 마치면 돌아와서 의뢰인에게 결과를 알리고 의뢰비를 결산해야 한다는 점이 걸렸다. 그렇게 되면 일이 번거롭게 된다.
진우는 다음번 무풍지대에 대한 도전을 끝으로 결과에 상관없이 무니악 행성을 떠날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그 이상의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지구를 떠난 지 너무 오래되었다.
“윌러몬 한 마리만 잡으면 되는 겁니까? 그 한 마리면 10년 이상 복용할 수 있다는 말이 맞는 건가요?”
“네. 한 마리면 됩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복용하는 것이 아니고, 그나마도 다른 기름에 섞어 희석시켜서 먹습니다. 한 마리만 잡으면 완치될 때까지 먹을 수 있는 양을 얻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진우의 질문에 아만다의 아버지가 얼른 대답했다. 진우의 고민이 깊어졌다.
“이번 의뢰비로 얼마를 생각하고 계신 겁니까?”
진우의 질문에 아만다의 아버지가 대답했다.
“헌터 한 사람 당 오십만 PC를 내겠습니다. 여기 와서 들은 얘기지만 폭풍지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바람 때문에 무중력 자동차가 아니라 무한궤도 차량이 필요하다고 들었습니다. 그 임대비용을 대겠습니다. 그밖에 필요한 장비의 사용료라든가 의뢰 기간 동안의 숙식비도 저희가 모두 지불하는 조건입니다.”
오십만 PC면 한화로 5억원 가량이다. 결국 이 사람들은 아이 하나를 구하기 위한 비용으로 포털비용까지 따져서 대충 20억에 가까운 비용을 쓰기로 한 것이다. 고민하던 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 조건을 한 가지만 들어주신다면 이번 의뢰를 수락하겠습니다.”
식탁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눈이 진우에게로 향했다.
“일단 폭풍 지대에 들어가 윌러몬을 잡아 기름주머니를 채취하는 데까지는 의뢰 내용대로 일을 진행시키겠습니다. 다만 그 일을 끝낸 다음에 저는 거기서 머물면서 개인적인 탐사를 더 할 일이 있습니다. 일을 마치고 같이 돌아올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사실 무한궤도 차량도 제 몫으로 따로 한 대가 더 필요합니다.
그 때문에 드리는 말씀인데 저로서는 떠나기 전에 의뢰비를 먼저 전액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만다와 그녀의 아버지 얼굴에 난처한 빛이 떠올랐다. 두 중급 헌터의 표정도 굳었다. 진우가 하는 말이 상식 밖의 요구였기 때문이었다.
보통 헌터들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계약금으로 의뢰 비용의 10~30%를 미리 받고, 나머지는 의뢰가 완수된 뒤에 결산했다. 의뢰 계약은 서로의 신용을 믿고 구두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처럼 낯선 사람들 간에 의뢰가 이루어질 때에는 대개 전초 기지장이나 그에 준하는 인물, 혹은 대리인들이 공증을 선 계약서를 작성했다.
만약 그 계약서를 지키지 않게 되면 의뢰자나 헌터가 속한 국가의 헌터 협회에서 계약서에 의거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진우는 그런 통례를 무시하고 의뢰비 전체를 선불로 달라고 요구했다. 헌터들이 계약을 어기게 되면 나중에라도 처벌을 받게 되므로, 고작 의뢰 하나로 헌터 생활을 그만둘 게 아닌 이상 의뢰비만 받고 도망을 갈 리야 없었다. 그러나 진우가 돈만 받고 정작 의뢰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을 가능성은 있었다.
한 마디로 사냥 도중 태업을 하고서는 나중에 윌러몬이 너무 강력해서 버티기가 어려웠다고 우기면 일이 골치 아프게 되는 것이다.
“대신, 의뢰비를 30만 PC만 받겠습니다. 제가 탈 무한궤도 차량에 대한 임대료도 제가 지불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그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저는 이 의뢰를 포기하겠습니다.”
딱 부러지는 말이었다. 세드릭이 당황해서 진우를 말리고 나섰다.
“아니, 지누. 나야 지누랑 여기서 오래 알고 지냈으니까 당연히 지누를 믿지만, 여기 다른 분들이야 그냥 지누 얼굴만 믿고 그렇게 하기는 조금 곤란하지 않겠어? 그렇잖아도 이분들이 그동안 지누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고 얼마나...”
“지금 그 얘기는 여기 있는 의뢰인들 뿐만 아니라 우리들도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하는 말인가?”
지금까지 한 마디도 않고 있던 사내가 세드릭의 말을 자르며 입을 열었다. 맥커힐과 함께 있던 또 다른 중급 헌터였다. 하관이 갸름하고 눈매가 날카로운 사내였다. 진우가 사내의 얼굴을 쳐다보자 맥커힐이 그를 소개했다.
“나랑 같이 동업하고 있는 월터라고 하네. 같은 캐나다 출신이지. 사수형 중급 헌터일세.”
맥커힐이 진우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 역시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 떠올라 있었다.
“네. 압니다. 저를 완전히 신뢰할 수 없어 하는 심정도 이해하고 있고, 저 때문에 공연히 더 많은 돈을 받는 모양이 된 두 분이 불편해 하시는 것도 압니다.
이번 의뢰의 중심이 은근히 어린 제가 된 것 같은 모양새도 보기 좋지 않은 게 사실이고요. 물론 돌아올 때 생길 수도 있는 위험을 두 분이서 해결해야 한다는 점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사정이 있습니다. 의뢰인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저 역시 제 계획을 포기하고 두 분의 사정만을 들어드릴 수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두 헌터는 기분이 나빠 보였지만 그렇다고 더 이상 진우를 몰아 세울 수도 없었다. 헌터가 의뢰를 받는 것은 선택이지 의무가 아니었다. 진우는 자신의 조건을 분명히 말했고, 이제 결정은 의뢰인과 나머지 두 헌터의 몫이 되었다.
“부탁드릴게요.”
아만다가 눈물 자국이 묻어 있는 얼굴을 들고 말했다.
“저희에게는 마냥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없어요. 다른 중급 헌터를 구할 수 있는 가능성도 지금으로서는 없고요. 그냥 믿고 부탁드릴게요. 윌러몬의 기름주머니를 꼭 구해주세요.”
아만다의 아버지가 그녀를 말리려는 듯 손을 들었다가 한숨을 내쉬며 도로 내려놓았다. 그 역시도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직 어려 보이는 진우의 태도가 못내 미덥지 못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나머지 두 헌터들도 일을 맡지 않겠다고 할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진우의 눈이 두 헌터들을 향했다. 당신들은 어떻게 할 거냐고 묻는 눈빛이었다. 맥커힐과 월터는 잠시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해서 나이도 어린 자세의 당돌한 요구가 불쾌한 것은 사실이네. 하지만 의뢰인도 자네의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했고, 어쨌든 윌러몬을 잡을 때까지만 자네가 잘 협조해 주기만 해도 큰 문제는 없는 듯하니 그렇게 하는 걸로 하지. 우리도 의뢰를 수락하겠네.”
지켜보고 있던 세드릭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우, 정말. 끝까지 사람 가슴 조이게 하네. 그럼 얼른 얼른 계약서를 작성하지요. 다들 기지장님 사무실로 올라들 가세요. 제가 기지장님에게 연락을 드릴게요.”
기지장인 클로비스 라네스는 진우가 남쪽 바다로 훈련을 떠난 사이에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 있었다. 그는 흔쾌히 계약서에 공증을 서 주었고, 의뢰인들이 진우와 두 헌터에게 계약금을 건네주는 것도 확인해 주었다.
모든 전초기지에서는 그런 계약에 대한 공증의 대가로 계약금의 1%를 계약 당사자 쌍방으로부터 수수료로 받았다. 그로서도 공증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계약금의 인도는 얇은 카드 접속기를 이용하여 서로의 카드를 연결시키고 지문확인과 비밀 번호를 입력시킨 뒤 사인을 해서 승인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끝냈다. 헌터들은 그런 접속기를 모두 하나씩 가지고 다녔다. 외계 행성에서 이루어지는 현지 거래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차량의 점검과 식량과 식수를 비롯한 사냥에 필요한 모든 장비들은 진우와 두 헌터가 상의하여 종류와 수량을 정했다. 그 목록을 받아든 세드릭은 왠지 평소와는 달리 열심히 사냥 준비를 도와주었다. 그런 세드릭에게 아만다와 그의 아버지가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별일이네 저놈이. 생각보다 정이 많은 건가?’
출발은 다음날 아침 일찍 하기로 하고 진우는 방에 올라가 개인 점검을 시작했다. 소총과 활, 검 등의 무기를 정비하고, 실탄과 화살도 미리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진우는 윌러몬 사냥이후 무풍지대까지 들어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개인용 텐트를 비롯한 여러 가지 장비를 더 준비해야 했다. 이번에는 무풍지대의 대형 윌러몬을 반드시 잡을 생각이었다.
============================ 작품 후기 ============================
어제 글을 올리고 나서 달린 코멘트를 보니 확실히 독자들마다 취향이나 성향이 참 다르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남에게 절대로 틈을 보이지 않고 단호하게 자신의 정당한 이익을 취하는 주인공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고, 그와는 달리 조금은 인간적인 면모가 묻어나는 주인공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진우는 단호할 땐 단호하기도 하지만 틈이 전혀 없는 캐릭터는 아닙니다. 인간적인 면모도 있고요. 제가 다른 글을 쓰게 되면 또 다른 성격의 주인공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일단 이 글에서는 주인공의 캐릭터를 그렇게 설정했습니다.
뭐 아직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사람이 인생을 몇 번씩 살다가 회귀한 회귀물의 주인공처럼 냉정하고 단호한 빠꼼이인 것도 이상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나이가 들면서 진우도 성장하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렇습니다.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는 항상 모든 파트가 완결된 상태로 시작했습니다. 지금 이 파트인 무니악 행성편도 이미 결말이 다 나 있는 상태입니다.
여러분들이 지금은 잘 이해가 안 되는 일들도 끝까지 보면 어떤 거는 이유가 밝혀지는 것도 있을 겁니다. 안 그런 것도 물론 있겠지만요. 다만 이미 완결이 난 스토리는 제가 설정이나 개연성 부분에서 실수한 것이 아니라면 되도록 그대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늘 부족하지 않게 쓰려고 하는데도 쓰고 나면 항상 부족합니다. 저로서는 그냥 여러분이 제 글을 읽으시고 재미는 많이, 스트레스는 적게 받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게 참 마음같이 되지 않아서 고민이기는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