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성 헌터-49화 (49/235)

49화

6. 헌터 학교 대항 무투 대회

스카디안 행성에서 돌아온 이틀 뒤 2학기가 개학했다. 그 짧은 이틀 동안 진우에게는 제법 많은 일들이 발생했다.

타르코스 소장과는 함께 지구로 귀환했지만 진우의 마나량 측정 때문에 다음날 다시 만나야 했다. 1학년들은 방학 때 케이튼에서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면 의무적으로 몸에 쌓은 마나량을 측정 받아야 했다. 진우의 마나량은 타르코스 소장이 헌터 양성소의 마나량 측정실에서 다른 사람들을 물리고 직접 측정했다.

“3320P가 나왔네. 이건 신기록이라고 하기에도 황당할 정도의 양이군. 한국에서는 조승운 교관이 현재까지 910P로 가장 마나량이 높았는데, 자네하고는 비교가 안 되는군.”

진우도 자신의 마나량에 적지 않게 놀랐다. 높을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실제의 측정값은 예상 수치를 훨씬 웃돌았다. 타르코스 소장이 잠시 고민을 하더니 진우에게 당부했다.

“측정 기록 보고는 33P라고 하겠네. 측정기에 남은 기록도 그렇게 바꿔 두도록 하지. 그것만 해도 이번 1학년 중에서는 가장 높은 축에 속할 거야. 아직은 자네의 능력에 대한 것을 조금 더 숨겨두는 게 좋겠네.”

진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품에서 마나 크리스털을 꺼내 타르코스 소장에게 건네며 몇 가지 부탁을 했다. 새로운 마나 크리스털을 찾았다는 얘기는 이미 처음 만났을 때 해 두었다.

조승운 교관은 물론 장수덕 박사와 그의 딸 장소현까지 모두 마나 크리스털의 권리에 대해 한사코 손을 저으며 사양했기에, 진우는 이것 역시 팔기보다는 수련을 하는데 사용하기로 했다.

“번거롭게 자꾸 부탁만 드려서 죄송해요. 마나 크리스털을 조금 다르게 가공했으면 해서요. 푸른색은 머리에 두르는 헤어밴드의 장식으로 만들고, 붉은색은 허리띠의 버클을 약간 두껍게 만들어서 그 안에 넣었으면 좋겠어요. 이 둘이 처음 얻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서로 공명을 일으키는 것이 아무래도 함께 가지고 수련을 하면서 좀 관찰을 하려고요. 필요한 비용은 제가 드릴게요. 이런 일을 부탁드릴 분이 소장님밖에 없어서 계속 죄송해요.”

타르코스 소장이 씩 웃으며 말했다.

“비용은 신경 쓰지 말게. 일주일 안으로 만들어서 보내 주겠네.”

*  * * * *

멜리사와 나르샤는 개학 직전이 되어서야 지구로 귀환했다. 나르샤의 마나는 상당히 안정이 되어 있었고, 새로 배운 기술들도 몇 가지는 어느 정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진우에 비하지는 못하더라도 나르샤의 재능도 상당히 뛰어나다는 멜리사의 평가는 역시 정확했었다.

멜리사는 진우와 만난 자리에서 곧바로 중급 궁술1을 통과시켜 주었다.

“중급 궁술2는 나르샤에게 신청하거라. 여기서는 나한테 신청해도 어차피 지난 학기처럼 혼자서만 배울 수는 없을 거야. 학기가 시작할 때 신청하는 거니까 말이야. 그리고 어차피 곧 영국으로 돌아가야 할 거 같다. 요즘 영국 헌터들 분위기가 좀 이상하다는 연락이 와서 말이야.”

조승운으로부터 스키디안 행성에서 있었던 일을 대충 들었는지 멜리사는 떠나기 전까지도 진우에게 몸조심 하라고 신신당부를 하며 무중력 비행기에 올랐다.

*  * * * *

권일도의 반응은 대충 진우가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잘 다녀왔냐?”

안부를 묻는 말에 진우가 대답을 하려고 하는데 권일도가 먼저 선수를 쳤다.

“조교관님에게 대충 얘기 들었다.”

“......”

“고생했다.”

그리고는 진우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어 주었다. 권일도가 진우를 보며 드물게 히죽하며 웃어 주었다. 진우도 마주 웃었다.

*  * * * *

오랜만에 진우를 보고 반가워서 방방 뜨던 정태는 자신이 이번 마나량 측정에서 18P를 기록했다고 자랑하다가 진우의 측정 수치가 33P라는 말을 듣고는 급거 기가 죽었다.

“김도훈 그 재수탱이도 20P가 나왔다는데. 나는 왜 아는 놈들 중에 정상적인 놈들이 없냐.”

1학년 중에 200명 이상은 5P가 채 안 나온다. 나머지 200명 중 100명 가량도 10P를 넘지 못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 면에서 정태의 마나량 수치는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다만 그가 친구를 잘못 사귀었을 뿐이었다.

*  * * * *

헌터 학교의 교장과 교감을 만났을 때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펄스너 교장은 진우를 꼭 안고서 등을 토닥여주며 여러 가지 위로의 말을 해 주었다.

반면에 최명도 교감은 멜리사마저 기어코 진우의 중급 궁술1을 통과시켜 준 것을 가지고 분을 이기지 못해 했다. 그는 진우의 통과 승인에 대해 재검증을 하고 싶어 했지만 결국 펄스너 교장이 막아서고 나섰다.

“훈련 과목의 통과 승인 여부는 교관들의 권한입니다. 교장이나 교감이 나서는 것은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 교관들을 믿어야지요.”

그는 교관 평가 회의라도 열어 세 명의 교관에 대해 문책을 하고 싶어 했지만 그 시간 멜리사는 이미 교관 자리를 내놓고 출국을 준비하고 있었다. 조승운은 아무리 교감이라고 해도 함부로 건드리기 어려운 존재였고, 권일도만 가지고 문제를 삼기에는 형평성이 맞지 않았다.

권일도 자신도 굳이 교관 자리에 연연하는 편이 아니었다.

애초에 진우의 과도하게 빠른 훈련 과목 통과 승인들이 정상적인 일이 아니기는 했다. 그렇더라도 그런 과도한 통과 승인을 해 준 교관들이 나름 명성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교감도 고려했어야 했다. 한 발짝만 물러서서 다시 생각을 해 보면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첫 단추를 잘못 끼운 탓에 불필요한 미움만 깊어갔다.

*  * * * *

진우가 조승운과 함께 허진행 헌터 협회장을 만났을 때는 양쪽 모두 품에 칼을 안은 것처럼 싸늘하게 날 선 긴장감이 방 안을 맴돌았다.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허진행을 때려죽일 것 같아 보이던 조승운은 의외로 본인을 만나자 얼굴에 여유있는 표정을 지었다.

“자네한테는 아쉽겠지만 우리 둘과 장수덕 박사 부녀를 제외하고는 모두 그놈의 레드 플라워한테 그만 먹혀버리고 말았네. 보고서는 미리 작성해서 자네 비서실에 맡겨 두었으니 나중에 천천히 찾아서 읽도록 하게. 물론 거기에는 레드 플라워라는 이름 대신 그냥 괴물이라고만 했지만 말이야.”

허진행이 싸늘한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보고서는 나중에 꼭 챙겨보도록 하죠. 최상급 마나 헌터가 이렇게 능력이 좋을 줄은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역시 대단하십니다.”

조승운은 그 말에 그냥 씩 웃었다.

“내가 나이가 있긴 하지만 아직은 누구 때문에 객사할 정도는 아니지.”

“나이가 있으시다니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이제 기력도 딸리실 텐데 너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과하신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난 네가 뭘 믿든지 자네가 상관 안 했으면 좋겠어. 하지만 지금부터 하는 말은 자네가 좀 상관을 해야 할 거야.”

조승운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웃음이 사라졌다. 그는 허진행의 어깨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헌터는 자기를 죽이려고 하는 맹수를 그냥 두지 않는다. 네놈이 먼저 이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었으니, 나도 네 놈을 사냥할 수밖에. 하는 짓을 보니 조만간에 끝장을 볼 일이 있을 것 같구나.”

허진행의 입에 일그러진 웃음이 맺혔다. 그가 진우를 바라보았다.

“이 학생이 교관님 마지막 제자입니까? 이번에 어린 나이에 고생이 많았겠군요.”

진우가 씩 웃었다.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잊기 어려울 것 같은.”

허진행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당돌하구나. 자기 스승을 많이 닮았군.”

조승운이 진우를 끌어당기며 대화를 끊었다.

“당돌하기는 네놈만큼 할까. 볼 일은 다 끝났으니 이만 돌아가겠다.”

그 말을 끝으로 방을 나서던 조승운이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한 마디를 덧붙였다.

“구조활동은 끝났고, 보고서도 제출했으니, 계약한 보수 20억은 오늘 중으로 보내야 할 거다. 안 그러면 늙은이 깽판이 뭔지 경험하게 될 거야.”

돌아서 나오는 두 사람의 등 뒤로 문이 거세게 닫혔다.

*  * * * *

스카디안 행성으로 출발하기 전에, 조승운은 진우에게 공짜로 일을 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었다. 그러나 정작 귀환하고 나자 진우는 물론 생존자 전원이 생각 외로 엄청난 돈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타르코스 소장이 구조대를 끌고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진우 일행은 인근을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레드 플라워들이 뱉어 놓은, 정확히는 싸 놓은 금들을 모았다. 레드 플라워들은 한 자리에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자리를 옮기고는 했는데, 그들이 있던 자리에는 여러 가지 금속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

진우 일행은 그런 곳들을 찾아 다니면서 그런 금속들 가운데 금만 골라서 모았다. 그렇게 모아서 가져온 금의 양이 워낙 많아서 그걸 다 처리하자 진우를 비롯한 생존자 4명은 모두 100억이 넘는 엄청난 돈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금의 시세가 1 그램에 5만원 정도였는데, 넷이서 가져온 금이 200Kg이 넘었던 것이다.

진우는 그 중에서 30억을 받았다. 그것도 조승운과 장박사가 50억을 주려고 한 것을 그가 극구 사양해서 그나마 액수를 줄인 결과였다.

게다가 조승운이 자신이 헌터 협회로부터 받은 20억 가운데 10억을 또 진우 통장에 넣어 버렸다. 진우가 펄쩍 뛰었지만 소득을 나누지 않는 헌터는 동료를 가질 자격이 없다고 딱 잘라 말하는 바람에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시할 수밖에 없었다.

*  * * * *

2학기가 개강하고 일주일 쯤 지나 타르코스 소장이 진우가 부탁한 마나 크리스털 가공품을 보냈다. 이번에도 최현을 통해서였다.

푸른 마나 크리스털은 고급스런 헤어밴드 중앙에 달린 동그란 머리 장식 속에 들어갔다. 푸른색 바탕에 엷은 하늘색 물결 무늬가 있는 얇은 가죽위에 이레지움으로 마나 크리스털을 감싸고 은색 광택이 부드럽게 엿보이는 푸른 색의 합금으로 코팅한 장식이 달려 있었다.

쓰고 있으면 명상을 할 때처럼 머리가 시원해졌다.

붉은 색의 마나 크리스털 역시 이레지움으로 만들고 붉은 금색의 합금으로 코팅된 약간 두툼한 버클 속으로 들어갔다. 허리띠는 크롱 가죽을 특수 처리한 재질로 만들어서 부드러우면서도 질긴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머리띠와는 달리 벨트를 차고 있으면 아랫배에 따스한 온기가 전해졌다.

2학기 들어 신청한 세 과목, 중급 검술2와 중급 격투술2, 그리고 중급 궁술2는 모두 일주일 만에 통과 승인이 났다. 권일도와 조승운에게는 이번에도 진우 외에는 신청한 학생이 없어서 별 문제가 없었는데, 나르샤가 맡고 있는 궁술2는 진우 외에도 4명의 학생이 더 있었다. 그래서 다른 학생들의 불만을 없애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통과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시험을 치러야 했다.

마침 나르샤가 이번 학기에 개설한 궁술 과목은 연사 능력에 중점을 둔 것이어서 진우는 예의 25m부터 200m에 이르는 다섯 개의 표적에 각각 20발의 화살을 연사해서 맞히는 시범을 보였다. 초급과는 달리 3개의 동심원이 그려진 표적지였다.

진우가 쏜 화살은 모두 정 중앙의 원 안에 들어갔다. 연사 속도를 최대로 올려 발사한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학생들을 경악시키기에는 충분했다.

물론 나르샤도 이번에는 억지를 부리지 않았다. 함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모두 2학년이었는데도 진우의 통과 승인에 아무 불만도 터트리지 못했다.

덕분에 오후 시간이 몽땅 비게 된 진우는 간간이 세 명의 교관들을 만나 대련 겸 수련을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일반 교과 과목을 공부하는 데 투자했다. 어차피 상급 전투 훈련 과목들은 학기 중에는 수강 신청을 허락하지 않았기에, 남는 시간에 일반 교과목을 공부하는데 투자하기로 했다.

진우는 가능한 한 헌터 학교를 일찍 졸업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려면 오전의 일반 교과도 되도록 빨리 통과를 받아야 했다.

다만 전에는 전혀 생각을 못하고 있던 새로운 과목을 하나 더 신청했는데, 니코레임 행성어가 그것이었다. 처음 타르코스 소장과 펄스너 교장에게 동시에 그런 권유를 받았을 때 진우는 사실 조금 망설였다. 하지만 왠지 다른 때와는 달리 집요할 정도로 끈질긴 권유를 받고, 마침 학기에도 여유가 있는 것 같아 수강신청을 했다.

교사는 펄스너 교장이었고, 학생은 진우 혼자였다. 이 과목을 듣는 다른 학생이 전교에 진우 말고는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  * * * *

진우가 늘 하는 새벽 명상과 수련을 제외하면 거의 하루 종일 공부만 하고 있자, 정태가 넌지시 도대체 몇 과목을 공부하는 거냐고 물었다.

“이번 학기말에 통과 시험을 12개 보려고.”

“뭐? 12개? 그게 인간으로서 할 짓이냐? 가능하기냐 하냐고.”

“응”

“이, 외계인보다 더한 지구인 놈.”

정태가 헤드록을 하고 낑낑대다가 제 풀에 주저 앉았다.

“나, 어디서 좀 사람같은 놈을 친구로 사귀어야 할까 봐. 아~, 인간의 냄새가 그립다.”

진우는 매일 인간의 냄새를 맡으며 살고 있었다. 정태 덕분에.

*  * * * *

허진행은 사무실에 혼자 앉아 곰곰이 생각했다.

스카디안 행성에서 조승운을 없애려고 계획했던 일은 결국 실패했다. 나름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조승운은 장박사 부녀와 자기 제자를 데리고 무사히 귀환했다. 도리어 그가 보냈던 헌터들은 아무도 돌아오지 못했다. 조승운이 해치웠을 것이다.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는데 선뜻 믿겨지지가 않았다.

아무리 조승운이 강하다고 해도 혼자 힘으로 반중력 장치까지 멈춘 상태에서 그가 보낸 인원들을 모두 해치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실제로 일이 그렇게 되었으니 믿지 않는다고 해도 소용없는 일이었지만, 아무래도 머리속 한 구석이 개운하지가 않았다.

아직 세상에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년 상반기쯤에는 외계인과 지구인들 사이에 포털 관리 권한 이양에 관한 협정이 맺어질 가능성이 컸다. 외계인들보다는 지구인들이 각국의 이견을 조정하느라 시간을 잡아먹고는 있지만, 어쨌든 결국 포털에 대한 관리 권한은 지구인들에게 이양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했다.

외계인들이 일정한 조건만 만족시켜주면 포털 관리 권한을 이양해 줄 뜻을 이미 밝혔기 때문이었다.

그럴 경우 한국 정부에서도 지금까지 외계인들이 해 오던 포털 관리를 대신할 기구가 필요했다.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었지만 대개 정부에서 새로운 조직을 하나 만들어 포털을 관리하거나, 아니면 헌터 협회가 그 일을 떠맡는 쪽으로 의견이 좁혀지고 있었다.

명분은 양쪽 모두에 있었다. 그리고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포털 관리 권한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것을 모를 수는 없었다. 그 때문에 양쪽 의견을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치열한 힘겨루기와 물밑 작업이 동원되고 있었다.

정부에서 새로운 조직을 만들 경우, 그 조직의 장으로 가장 물망에 오르는 사람이 바로 조승운이었다. 한국 최초의 헌터이자, 외계인들과의 문명 교류 초기에 많은 희생을 딛고 탄생했던 소수의 선발 헌터 중에 한 사람이었다.

헌터 학교가 세워진 이후 지금까지 줄곧 교관 생활을 한 그는, 일개 교관으로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의 높은 인지도와 막강한 인맥을 가지고 있었다. 조승운 이외의 다른 두 명의 최상급 헌터는 독자적인 헌팅에만 전념했던 이들이고, 지금은 이미 일선에서 어느 정도 은퇴한 상태였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조승운도 나이가 일흔이었지만, 그 나이를 따지기에는 본인의 건강 상태가 지나치게 좋았다.

어차피 조승운과는 그가 헌터 학교 학생이고, 조승운이 교관일 때부터 악연이 쌓여 온 처지였다. 허진행과 조승운은 인간적인 기질부터 시작해서 거의 모든 점에서 물과 기름처럼 서로 맞지 않았다.

조승운을 제거할 수 있다면 판세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가져오는 것이 가능했다. 미운 놈 없애고 그 대가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무엇을 망설일 것인가. 그래서 벌인 일인데 결국 이쪽이 노골적으로 이빨을 드러낸 모습을 확인시킨 꼴만 되었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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